위로가기 버튼
오피니언

신도청시대와 행정수요

경북도청을 이전하는 문제는 가장 뜨거운 감자였다. 대구광역시에 더부살이를 한 지 수십년이 지나는 동안 “경북도내로 이전해야지. 해야지”말은 하면서도 역대 어느 도지사도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행정기관은 행정수요를 따라가야 한다”는 정설화된 논리와 “도청은 지역 균형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국토균형발전론이 맞서 있는 상황에서 어느 한 쪽 편의 손을 들어주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당시 안동지역에서는 “관청은 양반의 고장 안동에 와야 한다”면서 학자들을 대거 동원해 세미나를 열고 `안동당위론`을 제창하는데 사활을 걸 정도였다. 그런데, 포항, 구미, 경주, 영천 등 동남부지역에서는 이렇다 할 유치운동이 보이지 않았다. “행정기관은 당연히 행정수요가 많은 곳에 와야 한다”는 생각으로 느긋이 결정을 기다리기만 했던 것이다. 그러나“우는 아이 젖 준다” “무는 개를 돌아본다”는 속담이 맞아들어갔다. 여론조사에서 `균형발전론`이 우세를 보였고, 김관용 지사는 용단을 내려 `안동·예천 접경지역`으로 결정했다.균형발전론을 지지하던 경북 북부지역 자치단체들은 환영일색이었으나, 행정수요가 많은 동남부지역에서는 `걱정`이 많았다. “대구에 있는 도청까지 가는 시간은 1시간인데, 안동까지 가는 시간은 2시간 30분”이란 것이 가장 큰 불만이었다. 한 나절에 도청 볼일 다 보던 시대가 가고, 하루를 길거리에서 허비해야 하는 `시간낭비`의 시대가 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동남부에서 안동까지 고속도로가 생기고, ICT기술을 십분 활용하면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행정업무를 볼 수 있으니, 교통문제는 해결되지 않겠는가 하는 말도 있었지만, 행정업무란 것이 상당수 보안을 유지해야 하므로 `온라인 처리`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었다.경북은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지역이다. 포항과 구미는 공업지역이고, 경주와 고령은 역사문화지역이며, 북부 내륙지역은 농업지역이고, 영덕 울진 감포 구룡포는 어업지역이다. 농업·공업·역사관광·수산업이 공존하는 지역은 행정도 복잡하기 마련이고, 걱정거리도 여기서 나온다. “농업 임업지역에 치우친 도청이 공업 수산업 관광업 지역의 행정수요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감당할 것인가. 그 행정 낭비와 시간 낭비를 무엇으로 보완할 것인가”하는 것이 과제였다.`동남권 도시들이 안동까지 갈 도로`는 아직 지지부진하다. 해양·수산 관련 행정수요가 많은 해안도시들은 “수산어업전담 업무를 떼어달라”고 요청한다. 공업·문화관광지역은 “제2청사를 달라”고 한다. 모든 요구가 `낭비`를 줄이는 목적을 가졌으니 그 타당성은 충분하다. 균형발전론에 의해 입지가 결정됐으니, 이제 행정수요에 의해 기능을 나누는 것이 합리적이다. 3선으로서 `뒷모습이 아름다운`도지사가 되기를 기대한다.

2015-06-24

正論의 길로 다시 나서며

다친 경제를 복구하기 위하여올해는 본지가 탄생 25주년을 맞았다. 사람의 나이도 25세면 헌헌장부이듯이 본지도 연륜에 걸맞는 위풍을 갖췄다고 자부한다. 1990년 2월 10일 일간신문 등록증(가-96호)을 교부받았고, 2월 23일 창간호를 냈다. 경북지역 첫 종합일간지였다. 본지는 그동안 단 한번의 결호(缺號) 없이 한결같이 지역민과 애환을 함께하며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해왔고, 22일로 지령 7천호를 맞았다. “언론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언론을 선택하겠다”란 잠언을 늘 되새기며 우리는 언론의 사명을 한 호 한 호 속에 새겼다. 지역 언론은 지역 혁신의 견인차가 돼야 한다는 사명감이었다.본지는 올해 4년 연속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우선지원 대상사로 선정됐다. 이것은 흔치 않은 일로서 “신문 다운 신문의 역할을 수행해왔음”을 정부가 인정한 것이다. 어떤 역경 속에서도 언론의 품격을 잃지 않았고, 지역의 충실한 대변자로서의 역할에 부족함이 없었음을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인증한 것이다. 우선지원 대상자로 선정되는 과정은 매우 엄정하다. 위원들이 다각적으로 은밀한 조사를 통해 여론을 듣고, 지역민의 평가를 종합해서 결정한다. 국회인사청문회보다 더 까다로운 종합평가를 통해 우리 경북매일은 4회나 연이어 발전기금을 받는 신문사가 됐다.본지는 2010년 4월 1일 대구·경북기자협회에 가입했고, 그 해 8월 27일 한국기자협회에 가입했으며, 2013년 1월 18일 사옥을 현재의 위치에 확장 이전했다. 또 그해 11월 15일 지역신문 컨퍼런스 금상을 수상했으며, 네이버 뉴스스텐드와 제휴하게 됐다. 2014년 4월 4일 한국신문상을 수상했고, 그 해 10월 8일 한국지역언론보도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와 같은 성과는 독자 여러분들이 본지를 믿어주고 밀어주신 은덕이라 생각하며 그 고마움을 마음에 새긴다.올해 창간 25주년 기념일에도 독자 여러분을 초청해서 성대한 잔치를 베풀고자 했으나. 메르스 때문에 그런 자리를 만들지 못한 것이 여간 유감스럽지 않다. 메르스가 공기전염은 되지 않고, 병원 내에서만 감염된다는 것과 지역에서는 한 두 명에 불과한 감염자만 냈을 뿐이어서 `청정지역`이라 할 수 있으나, 만에 하나 있을 지도 모르는 위험을 완벽히 차단하기 위해 `직원들만의 조촐한 기념식`으로 스물다섯살 생일을 자축하기로 한 것을 독자 여러분은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위험한 지구지구가 점점 위험해져간다. 인간이 지구를 해치니 지구도 병을 앓는다. 온실가스를 쉴새 없이 뿜어내니 대기중의 오존층에 구멍이 났고, 자외선의 과다투과로 피부암 위험이 높아진다. 지구가 불안정해지면 거기 살고 있는 인간과 동식물도 병에 걸린다. 노스트라다무스는 예언했다. “하늘에서 공포의 대왕이 내려오리라” “서쪽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1년후 전염병이 창궐하리라” 지구와 생명체의 재난을 미리 내다본 말이 아닌가.`지구의 병`은 인간정신의 교란으로 이어진다. 지난 해의 세월호 참사는 정상적인 인간상식으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인간정신도 불안정해지고 있음을 반증하는 일이었다. 또 전염병은 수시로 발생한다. AI, 구제역, 에볼라, 신종플루, 사스, 에이즈 등은 동물과 인간이 걸리는 전염병이다. 시도 때도 없이 들이닥치는 전염병이야 말로 `하늘에서 내려온 공포의 대왕`이 아니겠는가. 이번에 우리나라를 덮친 메르스를 미국과 중국은 `간단히` 물리쳤는데, 우리나라는 세월호때 처럼 비상식적으로 대처하다가 `재앙`수준의 피해를 입었다. 사스와 에볼라와 신종플루를 퇴치하던 그때의 그 한국인이 아니었다. 왜 그랬을까. 인간정신이 불안정해지고 있음이 아닌가.`전염병과의 전쟁``공포의 대왕에 대한 저항`이 본격적으로 벌어지는 지구촌. 그 재앙은 본질적으로 인간이 불러들인 것이다. 지금 당장은 `무기`를 만들어야 하겠지만, 궁극적으로 `화난 지구를 달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온실가스를 줄이고 지구온난화를 막는 일이 근본 해결책이다.생활경제를 살려야메르스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우리나라는 `세월호 이상의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거시정책과 수출 투자 등 미시정책, 4대(공공·노동·금융·교육)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를 반드시 살려내겠다”고 했다. 수출 둔화, 내수 부진을 앓고 있는 한국경제에 메르스까지 덮치니, 이는 실로 설상가상이었다. 관광이 다소 숨통을 틔우나 했더니 메르스가 그 길까지 막아버렸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가뭄이 가세했다. 메르스공포에 가뭄불안까지 겹치니, 이것은 `재앙` 이었다. 지난 한 달 간에 날려버린 시가총액이 6조원이다.최근에 내린 비로 메르스도 한풀 꺾이는 추세다. 가뭄도 다소 해갈됐다. 전국에서 내린 비는 `하늘에서 내려온 축복의 대왕`이었다. 비소식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시련의 고비가 지나가고 회생의 때가 오고 있다. 고진감래(苦盡甘來)라 했다. 상처받은 경제를 복구하는 일은 정부가 할 것이고, 우리는 메르스공포를 하루빨리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와야 한다. 타격 입은 소비경제를 다시 살려내야 한다. 그리고 `재배량 감소와 가뭄`때문에 천정부지로 뛰는 농산물 가격에도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 매점매석 상인들의 악덕을 소비자들이 격파해야 한다.4대강 사업을 두고 시비거는 자들이 많지만, 이번 가뭄을 겪고 보니 그것은 `희망`이었다. 16개 보가 확보한 물을 경작지까지 흘려보낼 통수관 매설사업을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 올해 25살이 되는 본지는 더욱 성숙한 안목과 식견으로 지역에 꿈과 희망을 주는 논조를 성실히 이어갈 것이다. 본지를 믿어주고 이끌어주신 독자 여러분들에게 다시한번 고개숙여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2015-06-23

생태계 교란과 유해생물

온실가스로 인한 온난화로 지구생태계가 균형을 잃으면 대규모 홍수와 극심한 가뭄, 그리고 새로운 전염병이 발생한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앓는 인수공통감염병(zoonosis)이 극성을 부리는데, 신종 전염병의 75% 이상이 그러하다. 에이즈는 챔팬지와, 에볼라는 박쥐와, 메르스는 낙타와 사람이 함께 걸린다. 게다기 털진더기와 모기 처럼 병을 옮기는 매개체까지 늘어나면 전염병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진다. 지구가 점점 더워지면 이런 해충들의 번식도 늘어나고, 인간은 쉴새 없이 전염병과의 전쟁을 치뤄야 한다. 이를`가이아의 복수`라 한다. 사람이 자연을 망가뜨리니 자연이 사람에게 복수하는 것이다.경주 동대봉산 무장봉 정상에서 산 입구까지 3.5㎞ 구간 곳곳에 돼지풀 등 각종 생태계 교란종이 군락을 이루며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이곳은 억새군락지로 유명한데, 외래종이 억새군을 잠식한다. 최근 경주국립공원사무소는 직원들과 자원봉사자 70여명이 돼지풀·개밀·큰기름새·오리새·애기수영 등 생태계 교란식물 제거작업에 나섰다. 산 정상에는 억새군이 조성되어서 탐방객들이 몰려드는데, 근래 들어 생태교란식물이 세력을 넓히는 바람에 수시로 제거해주어야 한다.바다생태계 교란도 심하다. 매년 적조와 해파리 때문에 애를 먹는다. 최근 경북도는 어업기술센터, 국립수산과학원, 시·군, 해양경비안정서, 수협, 어업인 등이 모여 적조 해파리 대책회의를 열었다. 해파리는 이미 떼를 지어 나타났고, 적조 또한 7월 초순경에 발생할 것이 예상된다. 회의에서는 유해생물 예찰시스템, 액화산소 214, 적조경보기, 어선동원, 황토확보, 양식장 입식량 조사 등 기관별 사전 준비사항을 점검했다.이상욱 경북도 동해안발전본부장은 “지난해에는 39일간 적조가 지속하면서 양식장 21개소에서 63만 9천 마리의 어패류가 폐사돼 7억8천900만원의 피해가 발생했었다”면서, 적조와 해파리 피해 예방을 위해 기관별 역할분담과 철저한 사전 준비를 통해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 협조체제를 강화하고, 단계별 매뉴얼에 의한 대비체제를 확립해줄 것을 당부했다.지구환경의 파괴와 교란은 반드시 보복을 초래한다는 것을 이번에 우리는 뼈저리게 실감했다. 중동감기(메르스)라는 낯선 전염병이 닥쳤고, 당시 우리나라의 기후가 `고온 건조`해서 중동지역의 기후와 닮아 있었으니, 매르스가 더 극성을 부린 것이다. 우리로서는 처음 당하는 일이라 미온적으로 대응하다가 호된 대가를 치뤘다. 온 나라가 메르스와의 전쟁에 돌입한 것이다. 다행히 최근에 내린 비에 의해 `저온 다습`으로 바뀌면서 메르스도 힘을 잃어가고 있다.온실가스와 지구온란화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기업활동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느슨하게 대응할 일이 아니다.

2015-06-22

방역요원들을 힘껏 응원하자

이번에 전국적으로 내린 비로 메르스가 다소 주춤하다. 기온은 내려가고 습도는 올라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방역요원들은 한동안 더 고생해야 한다. 그런데 사투를 벌이는 방역요원을 힘빠지게 하는 악성 이기주의가 아직도 있다. 대구의 첫 메르스 환자와 그 아내가 대구시 남구청에 근무한다는 이유로 남구 공무원과 그 가족들을 기피한다. 이들에게 어린이집은 “당신네 아이는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전화를 걸었다. 남구청에서 전화로 햄버거 등을 주문하면 “배달해줄 수 없다”고 거절한다. 이렇게 차별 박대를 당하니, 환자들이 병을 숨기는 것이다. 악성 이기주의가 최대의 적이다.대구의 한 영어학원은 “확진자의 아들이 다니는 모 중학교 학생들은 받지 않겠다”는 문자메시지를 학원생 부모 1천여명에게 보냈다. 이에 대구시교육청은 현재 이 학원의 등록 말소절차를 진행중이라 한다. 서울의 한 소방관의 아들은 학교에서 `바이러스`라는 별명을 얻었다는 전화를 받고 억장이 무너졌다. 그 소방관은 환자 이송 전담반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보호복과 고글, 마스크, 장갑, 덧신 등을 착용한다. 폭염에 금방 땀투성이가 된다. 호흡조차 불편해 얼굴이 빨갛게 부어오른다. 방역요원들은 집에도 자주 가지 못한다.환자들은 한결같이 “불안해할 필요 없다”고 말한다. 58세된 포항의 환자도 “메르스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병이라고 생각한다”고 했고, 76세된 할머니 환자는 “병원에 떼지어 문병가지 말라”고 충고했다. 43세 된 환자는 완치판정을 받았는데, “병보다 외롭고 답답한 것이 더 큰 고통이었다. 낫겠지 하는 긍정적 생각이 도움됐다”고 했다. 지병이 없는 사람은 `감기 한 번 앓은 것`정도였다. 지나친 공포감이 문제를 더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한국의 방역체계를 믿는다 했고, 방역요원들을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대구 협성중 3학년 학생들은 자가격리중인 급우 김모군에게 위문편지를 보냈다. 손으로 쓴 편지 21통은 주민센터를 통해 전달됐다. 김군의 아버지가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김군도 자가격리됐는데, 두 차례에 걸친 검사에서 음성반응을 보였으나 아직 집에 갇혀 있다. 초등학교 아동들이 고사리손으로 쓴 “힘내세요” “응원합니다”라 쓴 그림편지도 방역요원들에게 큰 위로가 된다. 이런 그림편지를 병원 로비에 전시해놓았다.자가격리자가 많은 서울 송파구민들은 격무에 시달리는 방역공무원들을 위해 성금을 모았고, 잠실4동 주민들은 성금 50만원을 들고 보건소를 찾았다. 한국방역협회 5천여 회원들은 자원봉사에 나서 다중시설 소독을 하고, 단체헌혈에 나섰다. 지칠대로 지쳐 있는 방역요원들을 응원하는 일이 메르스 조기 종식의 길이다.

2015-06-22

당신들이 진정한 영웅입니다

`메르스 괴담`이 점점 진화해간다. “메르스는 이미 통제불능상태다. 걸리면 자가면역력 있는 사람만 낫고, 후유증이 무조건 남는다” “건강한 어린이 메르스로 사망”“인구청소 수준”이런 괴담을 SNS에 퍼트리는 세력이 있다. “메르스가 아니라 탄저균이 돈다”는 괴담으로 주부들이 공포에 떤다. 유언비어인 줄을 알지만 공포감을 어쩔 수 없어서 친정이 있는 제주도로 피난가는 사람들도 있다. 이 나라를 잘못되게 하려는 세력들이 지금 `때를 만난듯` 준동한다.일부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부모가 K병원에 다니면 손을 들라”고 해서 의료인의 자녀를 조사했다고 하며, 의사와 간호사 의료기사 등의 자녀를 조기 귀가시켰다. “그런 아이들과 놀지 마라”는 부모도 있다. 메르스 확진이 나왔거나 환자가 다녀간 병원의 의료진들은 언제 바이러스에 노출될 지 모르는 `전장의 한가운데`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데, 자녀들까지 어린 마음에 상처를 입으니, 의료인들은 2중·3중의 적과 싸우는 중이다. 심지어 어떤 아파트 단지는 “의료인들은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해 달라”고 요청한다는 것이다.이렇게 몰상식하고, 극단적 이기주의에 사로잡힌 인간들이 있지만, 우리 의료진들은 `태극기 휘날리며` `포화속에서`묵묵히 임무를 수행한다. 얼마전 에볼라가 번진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 우리 의료진이 자진해서 달려가기도 했다. 한국에는 슈바이처와 이태석 신부가 많다. 삼성서울병원 로비 전광판에는 “그래도 우리는 끝까지 환자 곁에 있을 겁니다”란 글이 떠 있다. 이 병원 최모 간호사가 직원 식당 게시판에 써 놓은 글을 올린 것이다. 한 줄의 글이 그 어떤 웅변보다 깊은 울림을 준다. 우리 의료인들은 이런 정신을 가지고 있다.한림대 통탄성심병원의 김현아(41) 간호사는 정성으로 간호하던 환자가 별세하자, “그녀를 격리실 창 너머로 바로보며 저는 한 없이 사죄해야 했습니다. 미리 알지 못해 죄송하고, 더 따스하게 돌보지 못해 죄송하고, 낫게 해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란 글을 썼다. 그리고 “N95마스크를 쓰고, 방호복을 겹겹이 입고, 환자를 돌본 뒤에는 손이 부르트도록 씻는다”고 했고, 한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그런 마스크와 방호복을 입는 것이 가장 힘들다. 숨 쉬기 어렵고, 화장실 가는 것도 고역이다”라고 했다. 찜통더위 속에서 온몸이 땀에 젖는다.메르스사태가 예상외로 길어진다. 의료진들의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 체력이 떨어지고 면역력이 약해지면 감염위험도 높아진다. 이들에 대한 지원대책이 시급하다. 군병원의 전문인력을 파견하는 일도 생각해볼 일이다. 그리고 이 사태가 마무리된 후에는 이 살신성인의 의료인들을 표창하고 훈장이라도 내려야 한다. 그들이 바로 `진정한 영웅`이기 때문이다.

2015-06-19

이럴 때일수록 침착하자

요즘의 양상을 적절히 표현한 말은 설상가상(雪上加霜)이다. 눈이 내린 위에 서리까지 덮였다. 메르스가 장기전을 편다.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현상이다. `한국형 메르스`라는 변종이 아닌가 해서 역질전문가들이 예의 분석중이다. 메르스가 이렇게 빠른 전파력을 보인 적도 없다. `초기대응 잘못`에만 책임을 돌리기에는 바이러스가 너무 강하다. 건강한 젊은이까지 걸리니, 우려가 점점 공포로 변해간다. 가뭄이 또 문제다. 중국에서 불어오는 건조한 대기가 남태평양에서 올라오는 저기압을 가로막아 비가 오지 않는다고 한다. 비바람이 불고 구름이 두껍게 덮이면서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지만, 빗방울은 끝내 보이지 않는다. 예년에는 여기 저기에서 기우제를 지냈지만 올해는 그마저 포기한 모양이다. 비가 내려 습도를 올리고 기온을 내려야 메르스도 숙질 것인데, 기상이 이러하니 국민들도 자포자기에 빠진 것 같다.물가도 이상징후를 보인다. 메르스 때문에 시장의 매기가 바닥권인데, 매기가 없으면 당연히 가격이 내려야 할 것이지만 오히려 올라간다. 가뭄때문에 농작물 생육이 부진하고 출하량이 적어진 탓이지만, `농업의 해갈이`가 주원인이다. 지난해 과잉 경작으로 값이 폭락했으니 올해는 그 반대현상이 일어난다. 적게 가꾼 데다가 생육이 부진하니 출하량이 적고 그러니 가격이 올라간다. 가격동향이 파악되면 중간상인들이 준동한다. 매점매석이 가격폭등을 부추기는 것이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서 수입물량을 늘려 소비자를 보호할 것이다.양파는 지난해보다 80% 올랐고, 무는 66%, 배추는 80%, 마늘은 45%, 대파는 36% 올랐다. 이달 말까지 비 다운 비가 오지 않으면 가격은 더 뛸 것이다. 고랭지 채소가 가뭄으로 흉작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소방헬기로 강물을 퍼다가 뿌리지 않는 한 고랭지 채소를 살릴 방법이 없다. 채소가격이 뛰니 수산물과 삼겹살 가격도 뛴다. 삼겹살은 25%, 오징어는 33%, 고등어는 35% 뛰었다. 소비는 줄어드는데 가격은 올라가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진다.대구의 공직사회도 제정신이 아닌 모양이다. 대구 남구청 주민센타공무원들은 함께 근무하던 직원이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는 날 주민 30명과 함께 회식을 하고 술도 같이 마셨다. 질병본부가 제시한 메르스 메뉴얼을 완전히 무시한 행동이었다. 확진판정을 받은 공무원은 물론 같이 근무하던 공무원들 역시 주민들에게 고의로 전염시키기로 작정을 한 게 아닌가. 참으로 `개념 없는`모습이고, 이해하기 힘든 처신이다.이럴 때일수록 정신을 차리자. 설상가상의 우환속에서 모두가 우왕좌왕하면 더 무서운 수렁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 이 고비만 잘 넘기면 우리나라는 `성장통`을 치러내고 한층 더 성숙해질 것이다.

2015-06-19

`문병 문화`부터 고쳐야

이제 한국에 메르스 안전지대는 없다. 대구시가 “메르스 청정지역 대구로 오세요”라며 관광객 유치운동을 벌인지 며칠 되지도 않아 환자가 발생했다. 병원감염이 메르스 전파의 원인이라 `서울과 수도권의 대형병원에서 문병한 사람`은 일단 메르스 보균자로 봐야 할 지경이다. 포항의 한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던 교사 1명이 감염자로 확진되었지만, 신속한 격리조치로 확산기미는 보이지 않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그런데 `청정지역 선포`까지 한 대구시에서 첫 환자가 나왔다는 것은 대단한 충격이다. 대구가 정말 청정지역이기를 바랐던 그 기대가 깨어지니 허탈할 따름이고, 특히 그 환자가 공무원이라는 사실이 더 충격적이다. 공무원은 일반 시민을 계도하는 입장에 있고, 누구보다 메르스 안전수칙을 잘 지켜야 할 임무가 있는 사람인데, 그런 사람이 먼저 걸렸다는 사실은 “정말 개념 없는 공무원”이란 탄식을 자아내게 한다. 과거 한때 “영혼 없는 공무원”이란 말이 유행했었는데, 그것이 지금 재현되고 있으니, 공직사회에 대한 불신이 증폭될까 걱정이다.대구시 남구 주민센터에 근무하던 K씨(52)는 어머니의 허리병 때문에 서울삼성병원 응급실을 다녀왔고, 다음날 현대아산병원에 들렀다가 KTX로 대구에 왔는데, 대전에 살고 있는 누나와 동행했으며, 그녀 또한 K씨와 같이 양성판정을 받아 대전 모병원 음압실에서 치료중이다. K씨는 발열 등 이상증세를 느끼면서도 의료기관에 신고하지 않았고, 회식 모임에서 술잔을 주고 받았으며, 목욕탕까지 갔다. 그러던 중 증세가 심각하게 느껴지자 비로소 의료기관을 찾았고, 1차·2차 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게 됐다.다행히 그의 가족들은 음성으로 나와 일단 자가격리에 들어갔지만, K씨가 밀착 접촉을 한 사람은 30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 그 중에서 지병이 있거나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면 발병 가능성이 있으니 걱정이다. K씨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 사람들은 각별히 조심해서 `발병`까지 가지 않고 가볍게 넘어갔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예로부터 “병은 자랑하라”고 했지만, 전염병에 관한 한 자랑하는 사람은 없다. 심정적으로 “걸렸구나”하고 판단이 서더라도 남들이 모르게 자가치료를 하려 한다. 그래서 메르스가 일파만파로 번지는 것이다.상(喪)을 당한 사람에게 문상을 가는 일이나, 입원한 사람을 문병하는 일을 우리는 미풍양속으로 여겨왔다. 슬픔과 아픔을 한께 나눈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전염병에 관한 한 문병(問病)은 악덕이다. 그리고 1인실을 특실이라 해서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것도 탈이다. 선진국들에는 그런 문화가 없다. `전염병 확산 방지`를 최대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병원문화도 이제 선진국형으로 바뀌어야 하겠다.

2015-06-18

박인비는 가뭄에 단비였다

나라 전체가 깊은 시름에 빠져 있다. 메르스는 한 달 넘게 물러갈 기미가 없고, 비는 내리지 않는다. 대통령은 외교를 젖혀두고 `국민 위로`에 몰두한다. 정치권은 “대통령 사과부터 하라”면서 “박근혜정부 들어 불운만 이어진다”며 정치공세를 편다. `메르스 괴담`은 전염병보다 무섭게 재생산되고, 민심은 갈수록 뒤숭숭하다. 이럴 때에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을 박인비 선수가 가져왔다. 그는 15일 미국여자골프(LPGA) 투어에서 메이저대회를 3년 연속 제패하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로써 박인비는 메이저대회 3연패를 달성한 3번째 선수가 되었다. 남여 골프를 통털어 메이저 3연승과 메이저 3연패를 함께 이룬 것은 박인비가 유일하다. 뿐만 아니라 2위를 한 김효주는 14번홀에서 홀인원을 했다. “세계골프는 한국 낭자들의 놀이터”란 시기 질투 섞인 평가가 나오지만, 우리나라로서는 이보다 기쁜 소식이 없다. 의기소침해 있던 국민들의 얼굴에 웃음이 돌게 했다. 특히 10번홀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뜨리고도 버디를 잡아낸 것은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속담을 연상시키면서 국민들에게 큰 용기를 주었다.한국 여자골프는 왜 세계를 놀라게 하는가. `맏언니` 박세리가 LPGA에 진출한 1998년 이후 지금까지 약 30% 가량을 한국 여자가 석권하게 됐는데, 그해에 박세리가 우승하면서 `세리 키즈`를 낳았다. 골프천재라 불리우는 김효주, 태권소녀 출신의 김세영, 장타자 장하나, 지난해 국내 신인왕 백규정 등 스타들이 줄을 이었다. 외국 선수들은 중·고교때부터 골프를 시작하는데, 한국 선수들은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골프채를 잡는다. 딸의 재능을 미리 알아차린 부모들의 권유에 의한 조기교육이다.선수들이 LPGA로 대거 이동한 것은 2016년 리우올림픽 때문이다. 그 때부터 골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데, 선수라면 누구나 올핌픽 무대를 꿈꾼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세계랭킹 15위까지 우선적으로 자동출전권을 주기로 했고, 국가별로 최대 4명까지 선발된다. 결국 올림픽 무대에서도 한국낭자들끼리의 경쟁이 될 공산이 크다. 그리고 박인비는 박세리에 이어 골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일은 시간문제다. 40세 이상, 심사위원회 통과 등 규정이 있기는 하나, 박인비는 그 모든 조건을 다 갖추고 있다.한국 양궁과 마찬가지로 골프도 정신력이 관건이다. 박인비는 어떤 난관에서도 흔들림이 없었다. “방심하거나 한눈을 팔거나 다른 생각을 하면 꼭 중요한 시점에서 실수가 나오기 마련이다. 항상 자신을 과대평가하지 않으려고 하는 게 나의 골프철학”이라고 했다. 부동심·항상심 수련이 그의 성공 비결이었다. 우리 국민들도 그런 정신력으로 이번 메르스와 가뭄을 이겨냈으면 한다.

2015-06-18

가뭄 극복에 힘을 모을 때

전국적으로 가뭄이 심각하다.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 등 중부지역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농업용수는 물론 식수까지 공급받아야 할 지경이다. 속초시는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8시간 제한급수를 한다. 물의 도시라 불리우는 강원도 정선군조차 수개월째 급수지원을 받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강원도 일부와 경북 북부지역에서는 찔끔비와 함께 우박까지 내려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안동, 상주, 영주 등에서는 최대 2mm 가량의 우박이 떨어져 사과, 복숭아, 고추 등 밭작물의 잎과 열매가 일부 파손됐다. 지난달 강원도 내 강수량은 22mm로 평년의 23%에 불과하다. 강릉과 태백 등 고랭지 무 배추의 경우 720ha에 파종을 해야 하지만, 현재 33%에 머물고 있다. 옥수수는 생육부진으로 알이 작아지면서 말라죽는 현상까지 발생해 출하량이 급감할 것이 예상된다. 강원도 경기도의 고랭지 배추와 무는 전국의 98%를 차지하는데, 자칫하면 2010년도의 `배추대란`때보다 더 심각할 것이라 한다. 농민들은 급수차로 물을 주고 있지만, 저수지와 강물까지 마르면 그것조차 불가능할 것이고, 가뭄이 계속되면 올해의 농작물 가격은 폭등할 것이고, 외국 농산물을 수입해야 할 것이다.경북지역의 동해안과 북부지역도 비상사태다. 모내기조차 어려운 곳이 있고, 고추 마늘 양파 감자 등의 생육도 부진하다. 식수 공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울진 최대 지방상수도 취수원인 남대천이 말라가고 있으니, 울진읍 죽변면 북면 등 7천여 가구에 공급되는 수돗물이 한계에 다달았다. 왕피천의 보조 취수장에 모터를 가동해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으나 가뭄이 이대로 계속되면 제한급수가 불가피하다.고령군 지역에서는 가뭄에 병해충까지 발생했다. 고온에 가뭄이 계속되면 설상가상으로 병해충까지 덤비는데, 우박과 함께 올해 농사에 적신호가 켜졌고, 농산물 가격의 폭등과 매점매석이 예상되고, 외국산 농산물을 수입해야 하는 사태가 벌어질 조짐이다. 경북도농업기술원 영양고추시험장은 고추 진딧물 발생이 지난해보다 빨리 왔다며 방역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메르스에 가뭄까지 겹쳐 `국란` 수준의 재해다. 민심이 뒤숭숭하고, 정부에 대한 불평 불만이 증폭되는데, 이럴 때일수록 국민들이 슬기롭게 대처해야 하겠다.상주지역에서는 실의에 빠진 농가 돕기에 팔을 걷었다. 함창읍은 행정기관 공무원들과 함창향우회 회원 등 30여명이 농가의 양파 수확을 도왔다. 남원동의 공무원 30여명도 양파 수확을 도왔고, 북문동 새마을지도자회 회원 20여명은 `사랑의 모내기`를 했다. 무더위에, 가뭄에, 메르스로 민심이 뒤숭숭한 이런 때일수록 이웃을 돕는 온정의 물결이 넘처났으면 한다. 그것이 슬기롭게 국란을 극복하는 길이다.

2015-06-17

지역 국회의원들의 역할

지역출신 국회의원들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크고 작은 예산 확보는 물론 지역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KTX동해선을 직선화해 소요시간을 20분 이상 줄인 이병석 의원, 초선 의원이지만 그동안 길러놓은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해내는 박명재 의원, 경북 북부지역 의원이지만 포항이 고향인 강석호 의원은 음으로 양으로 포항발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번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FIRA) 이전문제도 지역 국회의원들의 힘이 아니었으면 강원도 동해시에 뺏길 뻔했다. FIRA 포항지사는 2011년 1월 출범 당시 포항시청 앞에 사무실을 차렸는데, 그동안 임차료 부담을 느끼면서 이전을 검토해왔고, 특히 강원도 동해시가 “FIRA는 동해안의 중앙에 오는 것이 업무효율상 최상이다”란 논리를 앞세워 유치의사를 밝혀왔다. 그러나 어느 도시든 공공기관을 뺏기는 것을 좌시할 도시는 없으니, 포항시와 어업인들은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존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국회의원들의 노력에 의해 존치 쪽으로 가닥이 잡혔고, 북구 용흥동의 옛 해경 청사를 유력한 사무실 이전지로 꼽고 있다.공공기관을 뺏겨 본 지역은 그것이 어떤 아픔인지 잘 안다. 당초 포항에 있던 국립수산원 동해수산연구소가 1997년 강릉으로 옮겨갔다. 당시 어업인들도 이 일에 대해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수산 관련 행정기관들은 동해안의 중심지에 위치하는 것이 옳다”는 논리에 밀려 “그런가 보다”고 했었지만, 뺏기고 보니 이게 보통일이 아님을 깨달았다. 행정기관 하나가 더 있고 덜 있고에 따라 도시의 품격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번 FIRA 이전문제에서만은 결코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것이 포항 어업인들의 각오였고, 포항시도 그 뜻을 받들어 적극적으로 나서서 `임대료 부담 최소화`를 목표로 이전지를 물색했다.FIRA는 이명박 대통령 재임 당시에 출범했고, 바다목장과 바다숲, 인공어초 조성, 수산종묘 방류 등을 수행해왔다. 본부는 부산시에 있고 전국에 동·서·남해와 제주도 등에 4개의 지사를 두었는데, 동해지사는 자연스럽게 `대통령의 고향` 포항시에 유치되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자 강원도 동해시가 “사무실을 제공하겠다”는 조건을 내세워 뺏어갈 궁리를 했고, 포항시는 뺏기지 않기 위한 노력을 경주했으며, 결국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이 적극 나서고, 포항시가 좋은 조건을 제시함으로써 동해시가 스스로 물러서게 만들었다.정부가 재정난에 시달리면 국유재산을 매각하게 되는데, 옛 포항해경청사도 기획재정부가 언제 매각하려 할 지 모른다. 결국 `안정적인 장소`를 물색해야 할 것인데, 이 문제는 포항시와 어업인들이 꾸준히 소통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일이다.

2015-06-17

메르스공포를 극복해야 한다

역학조사요원이 없는 한국은 메르스라는 낮선 바이러스에 맥없이 무너졌다. 전문인력이 부족한 방역당국은 우와좌왕했고, 보건전문가와 비전문가가 엇박자를 냈고, 언론들은 보도경쟁을 벌였으니, 국민들의 공포감은 깊어갔다. 외국인들은 “메르스가 한국땅을 온통 뒤덮은 모양”이라 생각하며 관광일정을 줄줄이 취소했고, 국민들도 “사람들 사이로 바이러스가 둥둥 떠다닌다”고 생각하면서 출입을 삼가했다.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전문가도 부족하고, 이를 권위 있게 국민에게 알려주는 기관도 없어서 빚어진 왜곡현상이다.전염병이 돌때 마다 `불안감을 해소시키려는 노력들`도 보여진다. 이번 메르스에서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은 최근 서울 동대문 밀리오레 상점가를 찾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상인들과 대화를 하고, 의복과 머리끈과 머리핀 등을 구입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에게는 “곧 종식될 것이니, 중국에 가시거든 안심하고 한국에 와도 된다고 말해주세요”라고 당부했다.대통령은 동대문시장을 방문하기 전에 서울대병원을 찾아가 “모두 헌신해주시니 완쾌돼 퇴원하는 분들도 자꾸 늘어나고 해서 이것이 바로 이 병을 이겨낼 수 있다는 증거”라며 의료인들을 격려하고, 국민들도 너무 위축되지 말기를 바란다고 했다. 건강한 사람은 잘 걸리지도 않고, 걸려도 가벼운 증상으로 넘어가고, 한번 걸렸다 나으면 항체가 생겨 다시 걸리지 않으니, “살짝 한 번 걸려보는 것도 좋겠다”고 농담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과잉불안이 오히려 `병`이다.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최근 메르스환자가 다녀갔다는 이유로 환자들의 발길이 급격히 줄어든 병원을 굳이 찾아갔고, 메르스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해 의료진들을 격려했다. 부산의 한 국밥집은 메르스환자가 다녀갔다는 이유로 손님이 급감했는데, 김 대표는 딸 외손녀와 함께 이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병원 이외의 지역에서는 감염되지 않는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다. 지도층들이 이렇게 모범을 보여주는 것은 공포감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대구시는 `메르스 청정지역`임을 부각시키면서 관광에 역발상으로 대응하고 있다. 15, 16일에는 중화권 가이드 75명, 22, 23일에는 동남아 가이드 40여명, 30일에는 일본 및 구미주 가이드 15명을 초청해 대구 곳곳의 잘 알려지지 않는 관광명소를 소개할 계획이다. 서문시장과 모노레일 등을 답사하고 마지막 날에는 개선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위축돼 있는 모습보다는 적극적으로 극복하려는 노력이 한결 돋보인다. 한편 새누리당 홍지만 의원은 “참외, 수박 등 제철 과일은 비타민C가 풍부해 메르스 예방에 좋다”며 제철과일 먹기 운동을 제창했다. 불안감을 떨치고 소비경제를 진작시키는 것이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최대 과제이다.

2015-06-16

`역학조사관` 양성을

노스트라다무스의 “하늘에서 공포의 대왕이 내려오리라” “서쪽 하늘에서 전쟁이 발생하고 1년 후 전염병이 창궐한다” 같은 예언서의 귀절들이 새삼 거론된다. 근래들어 AI, 구제역 같은 가축전염병과 사스, 에볼라, 메르스 같은 전염병이 연이어 닥친다. 이것은 바이러스 자체보다 더 큰 공포를 몰아오니, `공포의 대왕`이라 할만하다. 중동지역에서는 쉴새 없이 전쟁이 일어나고, 전쟁은 늘 전염병을 달고 다닌다. 그러니 `전염병 창궐`이란 예언도 맞다.세계는 지금 `전염병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우리는 AI나 구제역과의 전쟁에서 간신히 `승전`했고, 사스와 에볼라를 무사히 막아냈지만, 그만 메르스에 뚫려버렸다. 이것은 “전쟁무기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주장을 불러온다. 정신을 차릴 여유도 없이 연이어 덮치는 전염병은 장차 어떤 재앙을 지구촌에 불러올지 알 수 없다. `지구재앙`을 예고하는 일들이 계속 나타난다.미국 작가 맥스 블룩스의 베스트셀러 소설이고, 2013년 영화화된 `World War Z`는 지구재앙을 그렸다. 전염병 같은 인류의 대재난이 세상을 온통 엉망으로 만들고, 권력과 사회규범이 사라진 후 인간이 살아남을 방법을 제시한 소설이다. 영화는 `좀비 바이러스`가 감염돼 `변종인류`가 만들어지고, 이것이 지구촌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해 도시를 아수라장으로 만드는데, 이에 맞서는 `제리`의 활약을 그렸다. 그는 군에서 바이러스 전담부대에서 근무했고, UN소속 역학조사관을 지내기도 했다.강대희 서울의대 학장은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미국 질병관리본부 역학전문요원 (EIS) 과정을 2년간 이수한 `제리`같은 인물이다. “EIS는 행정능력, 정책입안능력, 현장에서 스태프들을 지휘하는 프로듀서로서의 능력 등 총체적 자질이 요구된다. 그들은 질병의 원인과 본질을 추적하는 수사관이다. 미국 EIS의 연간 예산은 11조원인데, 우리나라는 전혀 없다. 이번에 우왕좌왕하다가 뚫린 것도 역학조사관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 학장은 `역학조사관` 양성이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반드시 필요한 `무기`라고 했다.이번 메르스사태에서 정부당국과 국민들은 `바이러스와의 싸움`이 아니라 `공포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보건당국과 교육당국이 갈등을 빚기도 했다. 겁을 먹은 교육부가 휴교조치를 내렸던 것은 매우 어리석은 정책이었다. 세계보건기구 합동평가단이 이를 두고 “비과학이 과학을 압도한 사례”라고 평가했고, 이에 따라 학교들이 수업을 재개했다. `병원감염`뿐인 메르스는 학교와 전혀 관계 없었는데, 학생들의 수업권만 뺏었다. 이런 사회적 낭비를 막기 위해서라도 역학조사관은 반드시 필요하다.

2015-06-16

메르스 의료진에 격려를

한국에서는 처음 접하는 중동감기여서 전문가가 부족하고, 정부도 우두망찰하다가 골든타임을 놓쳤다. 중동감기의 진원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의료진들이 환자 진료를 거부하기도 했고, 병원 응급실에서 의사들이 감염되자 4명이 사표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의료진들은 그렇지 않았다. 잠깐 잠깐 쪽잠을 자며 근무하는 간호사와 교대 없이 일하는 의사들의 피로도는 심각하다. 피로 누적과 체력 저하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의료진들은 메르스에 감염되기 쉽지만, 그들은 불평 없이 묵묵히 사명에 충실하다. 그런데, 도와주지는 않고 방해만하는 부류들도 있다. 지난 11일 국회 메르스 대책특위 첫 회의가 열렸는데, 콘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할 보건·의료당국 요인들이 이 회의에 불려나가 7시간 가량 묶여 있었다. `발목잡기의 고수`들이 가장 화급한 메르스 방역에도 그 버릇을 못 버렸다. 이날 회의장 안에는 15명 가량, 회의장 밖에는 20명의 관계 공무원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국회의원들의 따지기·호통치기는 습관성이었다. “전국적으로 실시간 음압병상 상황을 공유해야 하는데 아직 안 돼 있다”고 따지다가 “공유 돼 있다”는 대답이 나오자 머쓱해진 의원도 있었다.한 야당의원이 “삼성병원이 뚫려서 전파자가 나오고 있다”고 하자, 정두련 내과과장이 “우리 병원이 뚫린 것이 아니라, 국가가 뚫린 것”이라고 맞받아친 것이 괘씸죄에 걸렸다. 한 의원이 “이렇게 답변하는 걸 그대로 두고 보느냐”면서 “지도명령권을 발동해 응급실 폐쇄조치 뿐 아니라 삼성병원 전체를 폐쇄해야 한다”고 호통을 쳤다. 국회의원들의 甲질도 습관성이다. 그 바쁜 사람들을 불러다 놓고 꾸벅꾸벅 조는 의원들도 있었다.보건소 직원, 격리병원 의료진, 119소방관, 경찰 등은 메르스 전선(戰線) 최전방에서 싸우는 전사들이다. 격리병실에 들어가는 사람은 발병위험을 감수하는 의료진 뿐인데, 고글, 마스크, 병호복, 양압호흡기 등의 장비를 착용한 채 24시간 교대근무를 한다. 보건소 직원들은 방문상담과 상담전화에 지쳐 있다. 전화상담원은 주·야간 12시간 근무를 하며 하루 평균 50통 이상의 전화를 받고 있다. 소방관들은 취약지대 소독에 투입된다. 그들은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이 일을 한다는 말도 못한다.포항의 보건소 직원들도 상담전화에 시달리며 지쳐가고 있다. 매일 새벽 2~3시에 퇴근할 정도로 통화량이 많고, 메르스괴담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전화도 빗발친다. 최고 40분씩 전화통을 놓지 않는 상담자도 적지 않다. 조금이라도 짜증난 목소리를 내면 바로 욕설·막말이 터져나온다. 심지어 보건소까지 찾아와 따지고 항의하는 사람들도 있다. 고생하는 이들에게 위로와 격려는 못할 망정 더 지치게 해서는 안 되겠다.

2015-06-15

신기술 개발의 중심, 포항

근래에 들어 포항의 신기술 개발이 줄을 잇는다. 세계 최초로 콘크리트 폴리싱로봇을 개발했고, 고망간강으로 층간소음을 줄였고, 보호·비보호 겸용 좌회전신호를 도입해 상당한 경제적 효과를 거두었으며, 폐열로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포스코, 포스텍, RIST 등을 중심으로 그동안 간간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지만, 이렇게 한꺼번에 줄이어 발표된 적은 없었다. 중동감기로 의기소침해 있는 국민들에게 용기를 주는 일이어서 더 의미가 깊다.지곡동에 있는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은 경주에 있는 (주)폴리시스와 공동으로 세계 최초 무인지능 `스마트 큰크리트 폴리싱로봇`을 개발했다. 분진이 발생하는 작업현장에 사람이 하기 어려운 폴리싱을 로봇이 대신하게 된 것이다. 특히 로봇이 센서를 통해 작업경로를 인식, 스스로 알아서 전체 작업공정을 수행한 것은 로봇선진국에서도 시도하지 않은 기술이다. 이로써 향후 5년간 국내 270억원, 국외 80억원의 매출이 기대되고, 나아가 약 7천억원 규모의 세계시장을 선점할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화재 현장이나 바닷속 깊은 곳에 로봇이 투입되는 기술은 개발돼 있지만, 건설현장의 로봇은 처음이다.포스코는 최근 포스코건설 등 국내 주요 건축전문사와 공동으로 리모델링 아파트용 고망간강 바닥판 개발을 완료, 층간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15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는 바닥 콘크리트 두께가 120mm안팎에 불과하고, 최근의 건축기준에 따라 신규로 지어진 아파트보다 30%이상 얕다. 그래서 층간소음으로 이웃간 분쟁이 심했다. 그러나 고망간강 제품을 활용하면 바닥 콘크리트 두께를 추가 보강하지 않아도 바닥충격음이 크게 개선된다. 향후 포스코는 리모델링 아파트뿐 아니라, 신축 아파트용 고망간강 바닥 제품의 국가인증도 취득해 저진동 다양한 건축의 층간 소음을 줄이는데 활용할 계획이다.포항시와 북부경찰서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보호·비보호 겸용 좌회전 신호 운영체계(PPLT)가 연간 56억원의 유류비 절감효과와 이동시간 감소효과를 내고 있다. 양 기관은 2009년 7월부터 PPLT 50개소를 지정 운영했으며, 지난 5월 현재 삼거리 69개, 네거리 50개 총 119개의 PPLT를 운영하고 있는데, 효과가 예상 외로 커 올해는 15개 정도 추가할 예정이다.포스텍은 정부가 추진중인 친환경 전기 생산기술인 `산업용 폐열 회수 열전발전 시스템`개발에 선정돼 향후 5년간 100억원의 정부예산을 지원받게 됐다. 포스텍의 창의IT융합공학과 백창기 교수와 RIST 강덕홍 교수가 공동연구팀을 구성해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열전발전은 열에너지를 직접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기술이다. 포항이 창조경제의 메카로 부상되고 있으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2015-06-15

과잉반응이 낳은 사회병리

중동에서 온 여름감기 하나가 나라를 온통 뒤집어놓더니 급기야 대통령의 외교일정까지 바꾸어 놓는다. 지병이 있는 고령의 환자들 외에는 가볍게 지나가는 감기인데, 초기에“사망률 40% 운운”기사가 나오면서 `치명적 악성 바이러스`로 둔갑했다. 그 40%는 `고령의 지병 있는 환자의 사망률`이었는데, 이것이 그만 `감염자의 40%`로 오인되었다. 처음 보는 낯선 감기 바이러스여서 그런 오해도 있을 수 있겠지만, `보도의 신중성`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 필요하다.당초 정부는 국민의 불안감을 염려해 신중모드였고, 질병의 전개상황을 조심성 있게 발표한 것은 그리 나무랄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정치권이 이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함으로써 중동감기는 엉뚱한 방향으로 비화됐다. 서울시장이 “중앙정부를 믿지 못하겠으니 서울시가 따로 대처하겠다”면서 불난 집에 부채질을 했고, 정부에 대한 불신감을 증폭시켰다. `낯선 감기에 정부 불신`까지 겹치니, 불안감은 공포감으로 발전됐다. 정치권의 `질병포퓰리즘`이 태산명동(泰山鳴動)에 서일필(鼠一匹)을 불렀다.중동감기는 질병 자체보다 그것이 초래한 사회적 병리현상이 더 무섭게 퍼지고 있다. 수도권 학교들이 휴교를 하니, 학생들이 갈 곳이 없어 PC방에 몰린다. 학교에서 체계적으로 방역을 하는 것보다 나쁜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인터넷에는 “애완동물이 기침을 하는데, 혹시 메르스 아닌가요”란 글이 올라온다. 낙타에서 온 바이러스이니 동물에도 감염될 것이라는 상상을 한 것이다. 점심을 학교 급식으로 해결하는 습관때문에 집에서 점심을 굶는 학생들이 생겨서 `건강상태`가 나빠지기도 한다.경찰이 음주단속을 미온적으로 하자 음주운전이 부쩍 늘었다. 음주측정기를 통해 메르스가 감염될 수 있다는 이유로 경찰은 “명백한 음주운전자에 대해서만 음주측정을 하라”는 업무지시를 각 지방청에 하달한 것이다. 그 결과 만취상태가 아니면 대리운전을 부르지 않게 되었고, 대리운전업계는 “손님이 절반 이상 줄었다”고 하소연한다. 경찰이 `메르스 책임`을 면하기 위해 음주운전을 부추긴다는 볼맨소리도 나온다.사법기관으로부터 소환통보를 받은 형사피의자가 “메르스 검사를 받았는데 결과가 나올때까지 출석할 수 없다”고 버티기도 하고, 경찰이 `검사 받은 사실 없음`을 알고 재차 소환통보를 하면 “열이 심하게 나고 기침이 나서 도저히 출석할 수 없다”고 둘러대는 사기 피의자도 있다고 한다. 사기꾼들은 중동감기도 사기에 교활하게 이용한다.마스크가 품귀현상에 빠지자, 가격이 폭등한다. 공장도 가격이 1200원이고 소매가 3500원인데, 이것이 1만원대로 뛰어올랐다. 그래도 없어서 못 판다는 것이다. 근거 없이 부풀린 불안감 공포감이 불러온 사회병리현상이다.

2015-06-12

가뭄 극복에 집중할 때다

온통 메르스에 매몰되어서 가뭄걱정은 뒷전에 밀렸다. 그러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4월까지는 다소 해갈이 됐으나 5월부터 지금까지 비 다운 비가 없다. 모내기철에는 물이 대량으로 소요되는 데, 지금 저수지는 거북등처럼 메말라 있고, 남부지역은 그나마 견딜만 하지만 경북 북부지역은 `심각단계`라 할 수 있다. 개천물까지 말라 모내기를 못한 농가가 적지 않다. 가뭄 때문에 마늘종이 나오지 않고, 이 상황이 계속되면 마늘 양파의 흉작이 예상된다. 흉작이 예상되면 중간상인들의 매점매석이 자행되면 가격폭등으로 소비자들이 골탕을 먹는다. 서둘러 관수대책을 세워야 할 일이다.울진, 봉화 등 북부지역은 계곡물이 말라 암반관정을 개발하고, 운반급수와 제한급수를 하는 중이고, 일부 지역은 소방차로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일부 마을은 하루 4~6시간씩 제한급수를 실시하고 있다. 그동안 메르스걱정 때문에 가뭄에 대한 관심이 밀렸으나, 메르스도 이제 숙지는 단계에 접어들었으니, 모든 관계기관과 주민들이 가뭄대책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군위군(군수 김영만)은 3억2천500만원을 긴급 방출해서 가뭄에 대비키로 했다. 양수기와 굴삭기를 지원하고, 노후 양수정과 펌프를 긴급보수하고, 지하수를 뽑아내기 위해 관정 7개를 개발한다. 그리고 군 농업기술센터를 중심으로 가뭄대책반을 구성하고, 중점 지도반을 편성해서 향후 전개될 위기에 대처키로 했다. 7월까지 비 다운 비가 내리지 않고 가뭄이 계속되면 가뭄에 잘 견디는 작물로 대체해야 한다. 메밀, 팥, 가을감자 등이 대체작물인데, 그 준비도 미리 해놓고 있다.영주시(시장 장욱현) 문수면은 최근 면사무소 마당에서 기우제를 지냈다. 기우제란 다른 대책이 없을때 최후의 수단으로 `하늘에 비는 `전통적 구원의식이다. 그러나 인력(人力)으로 할 수 있는 데 까지 해봐야 한다. 산불이 났을때 처럼 소방헬기와 소방차가 동원되고, 지하수를 개발하는 등 `하늘의 자비`를 구하지 않아도 될 `인간의 노력`을 동원해야 한다. 가뭄으로 가슴이 타들어가는 농민들을 위해 일손돕기를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영덕군 종합민원처리과 직원 20여명은 인근지역 농가를 찾아 감자캐기 봉사를 했다. 어려울 때 일수록 농촌봉사는 더 빛이 난다.고온에 가뭄이 계속되면 강과 저수지에 녹조가 발생한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최근 낙동강 달성보 상류 고령교와 우곡교 상류에 녹조가 생겼다고 발표했다. 이 녹조는 4년째 나타나는데, 해결책은 수문을 여는 것이다. 녹조는 맹독성 물질인 남조류를 포함하고 있어서 식수원 안전을 위협한다. 정부적 차원에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 남부지역은 다소 나은 편이지만, 중부지역의 가뭄은 심각하다. 메르스공포에서 벗어나 가뭄걱정을 할 때가 되었다.

2015-06-12

지나친 `중동감기` 우려증

`메르스`란 말 자체가 공포감을 준다 해서 이를 바꿔 부르자는 의견이 나왔다. 새누리당 이철우 국회의원이 일리 있는 의견을 냈다. 메르스는 사실상 `유행성 감기`정도인데, 낯선 이름을 붙여 놓으니, 무슨 악성 전염병이라도 되는 듯이 두려움에 떤다. 전국의 언론들이 갖은 호들갑을 다 떠는 바람에 `중동감기`는 매우 부당한 악명을 떨치게 됐다.급기야 대통령도 방미일정을 연기했다. 16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 등 외교일정이 빼곡했던 만큼 결코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 것이지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 안전`을 최우선시할 수밖에 없는 대통령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었으리라. 청와대 김성우 홍보수석이 “아직 국민이 불안해하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은 국민안전을 챙기기 위해 방미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힌 것도 그런 맥락에서일게다.그러나 메르스는 `병원에서만 감염`되는 감기인데, 길 걷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쓸 필요는 없다. 기침하는 환자가 곁에 없는 데도 낯선 사람만 보면 겁을 먹는 것도 지나친 건강우려증이다. 중동감기가 번진 곳은 수도권과 충청도 일부지역인데, 다른 지역까지 긴장하는 것도 황당하다.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지만, 공포감이 나라경제를 좀먹는 걸 생각하면 되짚어볼 일이다.언론들이 사실을 과장하는 바람에 외국 언론들도 한국을 마치 `전염병 제조창`처럼 인식하고, 한국에서 오는 사람을 모두 보균자 취급을 한다. 관광일정을 취소하고, 한국 상품에도 병균이 묻어 있는 것처럼 잘 사려 하지 않는다. 외국 기자들도 “한국 언론은 마치 내부의 적 같이 보도한다”고 혀를 찬다. 일본 언론은 결코 그렇게 보도하지 않는다. 그 심각했던 일본 동북부의 쓰나미와 원전 사고 때의 보도태도를 보면, 그들은 `애국과 애민`을 먼저 생각하며 자제했다.`불안감`을 이용한 악덕 상혼도 날뛴다. 공기청정기를 파는 상인들은 “메르스 바이러스를 완벽 차단하는 공기살균기”란 선전문구를 내걸었다. 중동감기가 공기로는 전염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살충제를 내뿜는 소독기를 팔면서 “메르스 99% 차단”이란 선전문구를 넣은 업체도 있다. 감기치료제는 본래 없는데도 한 한의원은 “메르스 예방과 조기 치료제”라고 선전했다.8월에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열리는데, 그 포스터에 낙타가 등장한다. 실크로드를 주제로 하다 보니, 중동의 상징물인 낙타가 등장하는 데, 중동감기의 매개체라 이것을 그냥 쓰도 되느냐고 논란이다. 또 낙타를 들여와서 관람객들이 낙타 타기 체험을 하는 계획을 세웠다가 취소하기도 했다. 8월이 되면 다들 중동감기를 잊어버릴 때인데, 미리부터 걱정들이 많다. 이래저래 후유증이 우려스럽다.

2015-06-11

지역경제를 위한 안간힘

지난해에는 세월호사건으로, 올해는 메르스로 곤욕을 치른다. 메르스는 일종의 감기이고, 감기바이러스의 특성상 7일 안팎에서 치유되며, 한 번 걸리면 항체가 생기는데, 이것이 중동의 낙타에서 왔다 해서 우리는 지나친 공포감에 휩싸였다. 병 자체보다 공포감이 더 무서운데, 우리나라 언론들은 지나친 경쟁 보도로 불안감을 더 키운 측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번 주가 고비라 한다.울릉도는 전염병 청정지역이었다.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니 공기전염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포감 때문에 관광객이 급감하고 있다. 당초 예약 단계에서는 만선(滿船)이었으나, 취소자가 자꾸 늘어나더니 예약의 절반도 못 채운 채 운항을 해야 한다. 울릉도·독도 관광수입과 오징어 등 특산물 판매로 생활을 유지하는 울릉군민들인데, 사태가 이러니 한숨만 나온다. 메르스가 이번 주를 끝으로 한풀 꺾이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포항지역 시민들은 매우 성숙한 시민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포항성모병원이나 세명기독병원, 그리고 메르스 거점병원으로 지정된 포항의료원 등에서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별 동요 없이 진료를 받고 있다. 메르스의 `병원감염`때문에 병원 가기를 꺼리던 환자들도 정부의 정보공개로 기피증은 없어졌고, “본원에는 메르스 확진 및 의심환자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란 안내간판을 내걸어 환자들을 안심시칸다. 정부를 믿지 못하고 병원에 대한 불신감이 없지도 않지만, 평소에 신뢰를 잘 구축해놓은 병·의원들은 지금 건재하다. “눈 내리고 삭풍 부는 겨울이 돼봐야 소나무와 잣나무의 결기를 안다”는 옛 명언이 그대로 통한다.중동감기 때문에 온 나라가 공포에 매몰되고, 이 소식이 실시간으로 세계에 퍼지니, 한국의 경제는 또 한 번의 수난을 당한다. 간신히 살아나던 소비경제가 다시 얼어붙었다. 관광수입은 치명적으로 줄어들었다. 화장품 등 인기 품목들도 매기가 없다. 나라 경제 전체가 서리를 맞은 상황에서 지역경제라고 무사할 리 없다. `변종감기`하나가 이렇게 치명상을 입힌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그러나 `서리 맞은 뱀`처럼 엎어져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포항은 다시 용기를 내 일어서고 있다. 유관기관들이 합심해서 지역경제를 살리자고 나섰다. 울산지역의 노사와는 달리 포항지역 노사는 `항구적 평화선언`을 해서 외국 기업들이 불안감 없이 이 지역에 투자할 여건을 마련하고 있다. 또 유관기관들이 `투자유치단`을 구성해서 힘을 모으기로 했다. 노사는 “노사 불이의 정신으로, 기업유치, 일자리창출, 소비증대, 대·중소기업 상생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고, 기관들은 구체적인 실천항목을 선정했다. “변화는 지역에서 시작된다” 포항의 움직임이 국가 전체에 힘을 주는 동력이 됐으면 한다.

2015-06-11

`메르스 호들갑` 이제 그만

메르스는 `독감의 한 종류`이고, 많이 순한 독감이다. 사람들은 일반독감에 대해서는 `개인의 사정`으로 치부하고 혼자 알아서 치료한다. 그런데 메르스에 대해서는 온 나라가 야단법석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낙타에서 발생한 독감이 사람에 전이되었고 그것이 한국인에게 감염됐는데, 환자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일반 독감환자 처럼 돌아다닌 것이 화근이었다. 사람들은 왜 메르스에 놀라는 것일까. `새로운 독감`이기 때문이고, 난치병을 가진 환자가 숨지는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순한 독감`이지만 중증환자에게는 치명타를 가하는 양면성을 가진 메르스 바이러스의 특성 때문이다. “온몸을 두들겨 맞은 듯이 아프고, 쉴새 없이 기침이 나온다”고 호소하는 감염자는 극히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 가벼운 발열증상을 보이다가 조리(調理)만 잘하면 자연치유된다. 심지어 자기가 감염됐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가 슬그머니 낫기도 한다. 건강에 이상이 없는 사람들은 염려할 것이 없다.예로부터 한국인은 `고추장 체질`이라 한다. 매운 고추를 고추장에 찍어 먹는 식성인데, 이는 `한국인의 탁월한 면역력`을 대변한다. 매운 음식을 먹지 못하는 일본인들은 이질(痢疾)이 중병이지만 한국인들은 “고추장에 밥 비벼서 먹으면 그냥 낫는” 병이다. 아이들이 고뿔에 걸리면 어른들은 “밖에 나가서 뛰어놀다가 오라” 하는 `처방`을 내린다. 약보다 면역력을 키우라는 뜻이다. 그래서 한국인은 체질적으로 면역력이 강하다.독감바이러스는 수 없이 많은 변종을 만들어낸다. 의학자들은 바이러스를 따라다니면서 백신을 만들어내지만, 항상 뒤진다. 그래서 “독감 바이러스를 잡을 치료제나 백신은 없다”는 항복선언을 한 것이다. 이번의 메르스 바이러스도 마찬가지다. 치료제가 따로 없으니 사람들은 불안하다. 그러나 기특하게도 독감바이러스는 `평균연령이 7일 안팎`이어서 잘 쉬고 영양상태를 균형 있게 유지하면 일주일만에 자연치유된다. 이번 메르스도 이번 주가 고비라 한다. 더 이상 전염되지 않고 환자들도 많이 퇴원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워낙 철저히 `전파경로`를 차단하기 때문이다.외교부와 보건복지부는 주한 외교사절들을 불러 메르스 설명회를 열었다. “메르스 변종은 없다” “세계보건기구도 한국여행에 대한 어떤 권고조치도 내린 적 없다” “한국은 철저한 차단조치를 취하고 있으니 염려할 것이 없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대구시는 `세계로 향한 대구음식` 박람회를 예정대로 11일부터 14일까지 열기로 했다. 입구에 `열화상감시카메라`를 설치해 감염의심자를 가려내면 걱정할 것이 없다는 용기이다. 서울에서 16세 고교생이 감영됐다 하나 매우 경미한 증상이라 한다. 이번 주를 고비로 메르스 호들갑이 잦아들기를 바란다.

2015-06-10

경제와 정치 분리 외교

임진왜란 후 조선과 일본은 `원수의 나라`가 된다. 그러나 선조(宣祖)는 1607년 일본에 친선사절단을 파견한다. 조선은 일본에 잡혀간 포로들을 데려와야 하고, 일본은 당시 유교 선진국이었던 조선과의 관계를 원만히 할 필요가 있었다. 양국은 `실리외교`를 선택했다. 조선통신사는 그 후 11차례나 파견됐고, 1910년 한일합방까지 230년간 평화를 유지했다. 그러나 한국은 `평화를 가장한 뒤퉁수 치기`를 자행한 일본에 대한 악감정을 버리지 못한다. 그 악행을 반성하거나 사죄하지 않는 일본과는 실리외교도 없다.한·일간 군사정보 교류협정은 무산됐고, FTA도 답보상태이며, 정상회담은 바랄 수도 없다. 외국의 정치가와 학자들은 은근히 훈수를 둔다. “정치와 경제·문화를 분리하고, 실리외교를 펼 때다. 악감정은 악감정이고, 실리는 실리다” 그러면서 국제정치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는 말을 되뇐다. 북한의 계속되는 핵실험과 마사일 발사 등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동북아의 안정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감정`보다 `역학관계`를 먼저 생각하라는 것이다. 미국이 일본을 끌어안고, 쿠바와 손을 잡는 `대인배 풍모`를 참고하라는 충고도 나온다.중국은 일본에 대해 태평양전쟁의 악감정을 가지고 있다. 노구교사건, 난징대학살사건, 인체실험, 근로자 강제동원 등 이른바 `대동아공영권`정책의 희생자였고, 영토문제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중국은 최근 일본과의 `실리외교`로 돌아섰다. 양국 재무장관들은 최근 5차 회담을 열었고, 내년에 또 6차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양국 재무장관들은 공동성명에서“세계경제가 전반적으로 심각한 구조조정을 겪고 있다는 점을 공감하고, 변덕스러운 물가, 선진국들의 양적 완화가 초래하는 위험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고 했다.중국은 일본과의 경제교류에는 협력하고 친선관계를 유지하지만, 정치와 과거사문제에는 조금도 틈을 주지 않는다. 중국은 2차세계대전 당시 중국의 만행을 담은 새로운 사료 38종 560건을 추가로 공개했다. 일본은 끝없이 증거인멸을 시도하지만 중국은 그럴 수록 더 열심히 자료를 수집하고 집대성하고 있는 것이다. 대륙적 기질이 섬나라 근성을 길들이겠다는 것이다. 최근 그 사료들을 전시했다. 1944년 베이징에서 강제노동에 동원된 근로자 12만명의 명단도 나왔는데, 그 근로자 대부분이 13~14세 미성년자였다고 한다.경제·문화와 정치를 분리하는 실리외교는 요즘의 화두이다. 한·일 양국 국회의원들은 친선 바둑대회와 축구대회를 열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원로들은 바둑대회로, 젊은 의원들은 축구대회로, 양국은 대화의 물꼬를 열 계기를 마련하려는 것이다. 향후 한일FTA 같은 경제교류로 나아갈 길을 만들어내기를 기대한다.

2015-06-10

`지역문화재단`의 역할

정부는 지난해 7월 `지역문화진흥법`을 제정했다. 중앙정부에 의해 획일적으로 시행되던 문화정책은 분명 한계가 있었다. 지역마다 다른 것이 문화의 특성인 데, 이것을 하나의 틀 속에 넣는다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비정상이다. 그래서 지역문화진흥법을 제정해서 지역문화의 특성을 살리고, 민간 전문가를 중심으로 특화사업을 발굴하며, 정부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문화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점도 있다. 기존의 `지역문화원`과 `지역문화재단`간의 업무분담을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다. 말 그대로, 재단(財團)은 기금을 조성해서 문화예술계를 지원하는 조직이다. 그 `기금`을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 중앙정부 지원금, 지방정부 지원금, 민간 출연금 등이 모여져서 마치 장학재단 처럼 운영되는 조직이 될 것이다. 그동안 문화원은 `기금`과는 무관하게 지원금으로 `문화사업`만 해왔다면, 지역문화재단은 `지역문화단체들의 문화산업 개발을 지원하는 일`을 하게 될 것이다.그러나 문화원과 문화재단 사이에는 업무상 겹치는 부분도 있을 것이고, `지원의 방향`을 결정해야 할 일도 생길 것이다. 문화재단이 기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하는 문제, 어떤 방향으로 지원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결정해야 한다. 물론 `지역특성에 맞는 문화자원을 개발`하는 일에 초점을 맞춰야 하겠지만, 전통문화에 집중할 것인가, 현대문화·미래문화에 집중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가닥을 잡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문화원을 그동안 해왔던 방식대로 운영할 것인가, 아니면, 지역문화재단의 지원금으로 운영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결정해야 할 일이다.그동안 문화원은 지역의 전통문화를 연구·개발하고, 이를 묶어 자료집을 발간하는 일을 많이 해왔고, 전통문화를 재현하는 사업도 해왔다. 그것은 지역문화 진흥의 한 축이 되었고, 매우 바람직한 사업이었다. 그렇다면 이 일은 그대로 살려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대신 지역문화재단은 현대 문화예술과 미래 문화예술 진흥에 촛점을 맞추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가령, 실험예술가를 육성한다든가, 전혀 새로운 시도를 하는 문화예술인들을 돕는 데 재원을 사용하는 일에 지역문화재단이 집중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것이다.포항시는 문화도시 시범사업지로 선정돼 향후 37억여원의 지원을 받게 됐다. 이병석 의원이 대표발의한 `지역문화진흥법`과 관련 있는 일이다. 이로써 경북 최대의 도시, 환동해 중심도시로서의 품격을 갖출 계기가 마련됐으며, 지역문화재단이 설립되면 포항시는 `산업과 문화예술이 잘 어울리는` 도시가 될 것이다. “벽이 있으면 미술작품이 걸린다”는 말처럼 경제적 뼈대가 마련되면 문화예술이 그 속을 채우게 된다.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지혜를 모을 때이다.

2015-06-09

`메르스 공포증`이 더 문제다

보건당국의 안이한 대응 때문에 온 나라가 공포감에 휩싸여 있다. 대인(對人)기피증도 생긴다. 사람을 만나면 그가 혹시 환자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그래서 이웃간의 정도 떨어진다. 메르스 공포감이 점점 더 삭막한 사회로 만들어간다. 사람은 자주 만나고 모이고 하는 동안에 공동체 의식이 생기는데, 그런 유대감이 자꾸 사라져간다.“전염병보다 전염병에 대한 공포·불안감이 더 문제다”란 말이 나온다. 전염병 전문가에 따르면, 메르스 바이러스는 의외로 `순힌 바이러스`라 한다. 건강한 사람은 감염돼도 별 증상 없이 저절로 치료되고, 감염 자체가 잘 되지 않기도 한다. 메르스에 걸린 부모를 간병하던 자녀들이 늘 한 병실에 있었는데도 멀쩡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몸에 다른 질병이 없고, 면역력이 있는 젊은 사람은 염려할 것이 전혀 없다는 말이다. 언론들이 `사망자`보도를 요란하게 해서 불안감과 공포감을 키웠다. 사망자들은 대체로 80세 안팎의 고령자들이었고, 폐렴 등 다른 질환을 가졌던 사람들이다. 그래서 “메르스에 의한 사망인지, 폐렴에 의한 것인지 모호하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경북대 의대 감염의학과 김신우 교수는 “메르스 공포감이 더 큰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했다. 대구 경북에는 환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고, 감염의심자들도 감기·몸살·독감 환자들이었지 메르스 감염자들은 아니었다. 감염자나 감염의심자들은 그 신원이 밝혀져서 철저히 관리되고 있으니 우리 지역으로 바이러스가 들어올 가능성은 극히 낮다. 환자의 입에서 튀는 침에 의해서만 감염되고 공기감염은 없으니, 환자와 마주 앉아 대화를 하지 않으면 감염될 일은 없다. 그런데도 지역사회가 불안감 때문에 각급 학교들이 휴학을 한다. 만에 하나 환자가 발생할 경우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염려 때문이다.10월에 있을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두고도 걱정을 한다. 중동 등 실크로드 주변 국가의 공연단을 초청하는 일을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다. 과민성 불안감이다. 7월에는 각 지역에 여름축제가 벌어지고 해수욕장이 성업할 것인데, 그것을 걱정하는 소리도 들린다. 지금 온 나라가 일제히 `메르스 퇴치`에 집중하고 있으니, 7월 이전에 문제는 사라질 것이다. 전문의들은 “생활에 변화를 줄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병이 없는 사람은 비누로 손 씻기, 마스크 착용만 해도 충분하고, 당뇨, 폐질환, 신장병 등이 있는 노인들은 당분간 집에서 섭생을 잘 하면 될 것이다.메르스는 백신도 없고 치료제도 없다 해서 불안감이 증폭됐지만, 젊은이들은 크게 염려할 필요가 없고, 걸려도 몸조리만 잘하면 잘 낫고, 한 번 걸린 후 항체가 생긴 사람은 환자를 간병해도 된다. 지나친 불안감이 전염병 이상으로 우리사회를 해친다.

2015-06-09

인간의 아름다운 본성

영화 `태극기 휘달리며`는 1951년 6·25동란때의 실화다. 고 강영만 하사는 자진 입대했다. “전쟁터에 나가면 대부분 전사편지가 온다”고 했던 시절이다. 그는 왜 자진입대했을까. “2년 전에 먼저 입대한 동생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대답이었다. 형제는 다 전사했다. 동생 강영안 하사의 유해는 바로 수습돼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으나, 형의 유해는 지난해 4월에야 전투 현장이었던 강원도 인제 1052고지에서 수습됐다. 영화 `포화속으로`는 학도의용군의 실화다. 형산강을 두고 피아간 결사항쟁을 했다. 경주 포항지역 중학생(5년제)들이 대거 김석원 장군 휘하로 들어갔고, 대부분 전사하거나 부상했다. 영화는 친구를 살리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전우애를 그렸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죽음을 피하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친구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본성도 가졌다.사람들은 왜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제물로 던질까. 정신과학자들이 이 문제를 놓고 많은 연구를 했다. 전쟁다큐멘터리를 제작한 미국 언론인 서배스천 융거는 “많은 군인들이 전쟁을 그리워한다. 죽음과 살인이 아니라, 전우애를 그리워한다. 생사의 갈림길에서는 자신의 생명보다 전우의 생명을 먼저 생각한다”고 했다. 심리학자들은 “눈앞에 절대적 위기가 닥치면, 인간의 신체와 두뇌엔 엄청난 양의 도파민과 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그래서 자신의 생명은 안중에 없다”고 한다. 행동경제학자들은 `극단적 이타주의론`을 주장한다. “남의 위기를 보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순식간에 뛰어들게 돼 있는 것이 인간본성”이란 설명이다.동양에는 `사단칠정론`이 있는데 그 중에는 `측은지심`도 있다. 갓난 아이가 물웅덩이를 향해 기어가면, 비록 살인강도라 할지라도 얼른 아이를 안아 부모에 전해주는 것이 인간본성 중의 측은지심이라는 것이다. 일본의 한 지하철에서 취객이 철로위에 뛰어들었고, 전차가 마악 달려온다. 그때 한국인 이수현씨가 철길에 뛰어내려 그를 구하고 자신은 생명을 잃었다. 이런 정신상태가 측은지심이라는 것이다. 계산을 할 겨를 없이 `극단적 이타심(利他心)`이 발휘되는 것이다.전장에 나가는 군인, 해적선과 맞서는 해군 특전단, 화마 속으로 뛰어드는 소방관들, 흉기를 든 범죄자들과 맞서는 경찰관들, 이들은 생명을 걸고 임무를 수행한다. 자신의 생명보다 남의 생명을 먼저 생각하는 직업군들이다. 나라 잃은 통한을 풀기 위해 목숨걸고 독립운동을 했던 순국선열들, 6·25동란때 산화한 젊은 생명들, 그들의 애국충절을 기리는 현충일을 보내면서, 역사에 기록된 이름들과 함께 `기록되지 않은 이름`들도 기려야 한다. 임진왜란 당시 화진포 화산불해변에서 왜군을 물리치고 전원 사망한 흥해 민간인들의 숭고한 희생도 우리는 기억해야 하겠다.

2015-06-08

아동학대는 사회적 범죄다

학대받고 자란 아이들은 그 상흔을 평생 가슴에 안고 살아가다가 어떤 계기가 되면 그것이 복수심으로 나타날 수 있다. 많은 범죄자들이 털어놓는 `과거사`속에는 어릴때 당한 학대와 소외감과 모욕감 등이 들어 있다. 우연히 범죄자가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아동학대는 `범죄예비군`을 만들어내는 행위이다. 우리나라도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이 많이 선진화되었다. 과거에는 `남의 가정사`로 취급했으나 지금은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게 되었다.아동학대는 물리적 폭력만이 아니다. 심리적·정신적 학대도 아이들에게 깊은 상처를 준다. 어두운 방에 가두어두고 문을 잠그거나, 다른 아이들 앞에서 모욕을 주는 행위도 아동학대다. 우리나라 법원은 이런 정서적 학대에 대해서도 처벌을 한다. 그러나 그 형량이 대체로 미온적이라는 점이 개선돼야 할 점이다. 대부분 가볍게 처벌하고, 학대 받은 아동이 학대한 부모와 격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를 학대하는 습관을 가진 부모는 점점 더 학대 강도를 높이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솜방망이 처벌로는 아동학대를 줄일 수 없다.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아동학대로 실형을 선고받은 비율은 28.5%이고, 집행유예가 46.2%였으며, 범금형은 23.3%이고, 선고유예가 1.6%, 가정법원 소년부 송치가 0.4%였다. `아동학대의 사회적 파장`을 생각할 때 집행유예가 많다는 것은 아동학대를 방치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학대행위자의 80%가 부모인데, 학대받은 아이가 대부분 그 부모에게 돌려보내지는 것 또한 문제다. 보호시설이 모자란다는 것은 정부가 그만큼 아동학대에 무관심하고, 예산 배정에 인색하다는 뜻이다.선진국은 엄격히 대응한다. 가해자 처벌과 아동의 보호를 동시에 진행한다. 누구나 신고할 수 있고, 신고가 접수되면 24시간내에 초기대응을 한다. 미국은 아동보호법과 아동복지법 등 2가지 법에 근거해서 학대받는 아동을 철저히 보호한다. 경북 칠곡이나 울산의 아동학대 사망사고 같은 것은 결코 선진국에선 일어나지 않는다. `신고철저-강력한 처벌-아동 격리`가 신속적절히 이뤄지기 때문이다.어린이집 아동학대 문제가 한동안 요란했는데, 그것이 아직 근절되지 않고 있다. 1살짜리 아이가 운다는 이유로 때리고 베란다에 집어던진 보육시설 원장에게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안동의 한 영·유아 어린이집 원장은 보육사업보다 보육시설 매매 전문 브로커로 일해왔다. 위생도 엉망이고, 경영도 그러하니 보육교사들이 집단으로 사표를 내고 항의를 했으며, 안동시는 실태 파악에 들어가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부실운영은 아동학대로 이어질 수 있다. 가정과 어린이집 모두 `사회적 감시와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

2015-06-08

롯데의 용기도 가상하다

국민타자 이승엽(39·삼성 라이온즈)이 끝내 400호 홈런을 날려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는 3일 롯데 자이언즈와의 경기에서 3회 말에 큰 포물선을 그렸다. 롯데 선발투수 구승민이 정직하게 던진 공을 받아친 것이다. 큰 포물선을 그린 공은 우측 외야로 날아갔고, 한 관중의 손을 맞고 장외로 넘어가 풀숲에 숨어버렸다. 많은 관중들이 `400호 홈런 공`을 찾으려 하다가 다 포기했지만, 천안에서 온 김재명(43)씨가 끈질기게 보물찾기를 해 마침내 `로또`를 쥐었다. 야구광인 그는 아내에게 등산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포항 구장으로 왔고, “공을 기증하고 싶지만, 아내와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했다.“투수의 용기가 없으면 홈런도 없다”고 한다. 투수는 강타자 앞에서 `정직한 공`을 뿌리기 어렵다. 맞기 싫은 것이 공통심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의로 4사구를 던져 포수는 서서 공을 잡고, 타자를 걸려보내곤 한다. 그러나 `국민타자`쯤 되는 강타자를 상대할 때는 상황이 다르다. 관중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관중들은 승부보다 강타자의 홈런을 보기 위해 입장표를 산다. 그 기대를 그르치면 대소동이 일어나고, 투수는 두고두고 비난을 받는다. 그 예가 2003년 부산 사직구장에서의 일이다.2003년 9월 27일 롯데의 투수 가득염(현 두산 코치)은 이승엽과 맞섰다. 그는 `맞기 싫어서`고의로 볼 넷을 던졌다. 야구장은 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관중들은 쓰레기를 던졌고, 경기는 중단됐다. 무려 1시간 34분이나 지난 후에야 경기가 속개됐다. 가득염은 “벤치의 지시를 따랐지만, 두 딸이 관중석에서 있었는데, 비겁한 아빠의 모습을 보인 것이 마음 아팠다”고 술회했다. 한편 이정민은 그 해 이승엽에게 56호 홈런을 내줘 `허용투수`란 꼬리표를 달았고, 김원형은 이승엽에 솔로포를 내준 후 `대기록의 희생양`이 됐다. 그것은 비난이 아니고 `용기 있고 정직한 투수`라는 칭찬에 가깝다.박찬호(42)는 LA 다저스 시절 의연한 공을 던져 홈런을 맞았지만, 관중들과 상대팀으로부터 박수와 감사의 인사를 받았다. `홈런 타자들`이 타이기록으로 팽팽히 맞서 있는 상황에서 고의사구를 던져 한 타자를 골탕먹이는 일을 박찬호는 하지 않았고, 그래서 그의 성가는 더 높았다. 스포츠맨쉽을 정직하게 발휘한 선수라는 칭송이 돌아온 것이었다.이번에 롯데 벤치와 구승민 투수는 포항에 큰 선물을 주었다. 강타자를 피하지 않고 정면승부를 벌임으로써 400호 홈런을 허용했고, 전국에서 모여든 관중들에게 큰 기쁨을 주었으며, 포항야구장은 야구사의 한 획을 긋게 되었다. 이승엽의 400호를 축하하는 한편 롯데 측의 용기에도 박수를 보낼만 하다. 스포츠의 감동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2015-06-05

보건당국을 혁파해야 한다

중동권을 제외하고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발생하는 나라는 한국 뿐이다. 3차감염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보건당국의 안일한 대처로 골든타임 36시간을 놓친 실책이 `메르스 눈사태`를 몰아왔다. 이 일은 세월호와 다르지 않다. 오히려 후유증과 악영향은 그보다 심하다. 중국이 `사스`로 후진국이란 오명을 쓴 것과 같이 한국은 메르스로 후진국이란 낙인이 찍혀버렸다. 중국인들은 “선진국이라던 한국도 별 수 없구만”이라 한다. 국격(國格)이 형편 없이 추락했고, 국제사회에서 한국을 보는 시선이 싸늘하다. 전염병 하나 잘못 다스린 죄가 엄청난 나라 망신을 초래했다.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개미 한 마리도 그냥 지나치지 않게 하겠다는 자세로 대응하겠다”고 했지만, 첫 환자는 확진 때까지 10일 간이나 격리되지 않았으며, 이 환자를 간호하던 딸은 이상증세를 느껴 당국을 찾아가 격리치료를 스스로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나중에 그 딸은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았다. 일개 개인보다 멍청했던 보건당국이었다. 중동을 다녀온 감염자들이 국내외를 마구 돌아다니면서 메르스를 퍼뜨릴 동안 당국은 “3차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역사회로의 전파는 없다”며 한가로웠다.메르스 대란이 불러온 해악을 보자. 주식시장은 매일 급락을 거듭한다. 경제가 얼어붙는다는 말이다. 내수진작을 위해 경제부서가 갖은 수단을 다 동원하는 중인데, 보건부서의 실책 때문에 백약이 무효다. 관광객들은 무더기로 해약한다. 화장품·말하는 전기밥솥·휴대폰·어린이 식품·의류·정형 성형 등이 이른바 `재미보는 관광상품`인데, 그것이 된서리를 맞았다. 일본의 엔저 때문에 가뜩이나 수출이 어려운데 멍청한 보건당국이 찬물까지 끼얹었다.교육장관은 각급 학교의 휴교를 지시했는데, 보건장관은 엇박자를 놓는다. “적절한 조치가 아니다”라며 여전히 느긋한 태도다. 격리조치를 당하는 의심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벌써 1천300명이나 되고, 3명이 사망했으며, 방어망이 뚫려 지방에도 환자가 생기는 대란(大亂)수준의 사태가 눈앞에 와 있는데, 보건당국은 무슨 배짱으로 아직 한가한 소리나 하고 있는지, 정신감정이라도 해보고 싶다.보건복지부 수뇌부에 보건 전문가가 없다. 문 장관은 기초연금 도입을 위해 임명된 연금 전문가이고, 장옥주 차관은 법대를 나와 행정고시를 거친 행정전문가이지 보건 전문가는 아니다. 이 `문외한들`이 진두지휘를 하고 있으니, 국민은 당국의 말을 믿지 않게 되었고, 감염자들도 환자인 줄 모르고 마구 돌아다녔으며, 결국 사태가 이 지경에까지 온 것이다. 보건당국 혁파를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보건 전문가들로 수뇌부를 채워야 한다. 세월호 후 해경과 안전행정부를 징벌했듯이 보건당국도 그렇게 손봐야 한다.

2015-06-05

귀농·귀어촌 해볼만 하다

귀농 귀어촌을 적극적으로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다. 정년이 60세로 늘어난다 하나 55세에 대부분 퇴직하는데, 그 `젊은 인력`이 무직자 생활을 하면서 `100세시대`를 살아간다는 것이 끔찍하다. 사람이 `일`이 없으면 `살아 있는 사람`이라 하기 어렵다. 넉넉한 연금을 받는 퇴직자들이 많겠지만, `수입`이 삶의 보람을 채워주지는 못한다. 청년실업도 문제지만 `잉여인력`도 문제다. 그래서 정부와 자치단체들은 이 인력들을 농촌과 어촌에 불러들여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농림수산식품부는 일선 시·군의 도시민 유치활동을 돕고 있는데, 공모로 선정된 기초단체에 3년간 3억원을 지원한다. 귀농인의 이사와 집수리, 농기계 구입 등에 필요한 돈이다. `귀농인의 집`과 `농업창업지원센터`도 조성해서 귀농인들이 거기 머물며 영농기술을 배우고 영농체험을 하게 한다. 또 처음 농사를 시작하는 귀농귀촌인들에게는 최대 3억5천만원을 융자해주고 금리도 3%에서 2%로 낮춰주었다. 일선 시군들도 각종 인센티브를 내걸고 있다.경북 봉화군 명호면 청량산 비나리마을은 `귀농 1번지`로 꼽힌다. 70가구 중 20가구가 귀농인인 이 곳은 `귀농인의 집`도 6채 있다. 1년간 머물면서 농사체험을 하며 적응할 기회를 준다. 귀농실패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ICT기술을 가진 귀농인들은 도시인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판로를 개척하고, `공장농업`으로 인력을 최소화하면서 수익을 극대화한다. `자연속의 삶`은 덤이고 `일`이 생기니 대부분 만족한다.인구가 줄어드는 지자체들은 `귀농인 지원 조례`를 만들었고, 군청 내에 전담부서까지 차렸다. 또 도시인 귀농교육을 위한 `전원생활학교`를 열었다. 줄어드는 농촌인구문제를 귀농으로 채우려는 것이니 실로 상생의 정책인 것이다. 봉화군의 경우 지난해 처음으로 129명이 순증했다. 군 전체 인구의 11%이상인 4천여명이 2000년 이후 귀농 귀촌했다. 군은 귀농인이 운영하는 산촌유학 홈스테이인 `청량산 풍경원`을 가지고 있다. 오전에는 초등학교에서 공부하고, 오후에는 오디 따먹기, 오리알 달걀 줍기, 독서와 운동으로 자연 속 삶을 만끽한다. 박노욱 군수가 일찍부터 준비해서 지금은 `가장 잘 갖춰진 산촌유학지`로 꼽힌다.귀농 귀촌만 있는 게 아니다. 귀어 귀촌도 꾸준히 늘어간다. 경북 포항, 영덕, 울진 등은 배산임수(背山臨水)형이어서 밭농사도 짓고 어업활동도 할 수 있다. 배를 구입해서 직접 조업을 할 수도 있고, 수산물 가공 판매를 할수도 있다. 체계적으로 준비하면 도시보다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고, 직장스트레스도 적어 삶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하는 귀어촌인들이 많다. 정부도 이들을 위한 지원책을 적극적으로 다양하게 마련해야 하겠다.

2015-06-04

바이러스와의 전쟁

세상이 점점 험악해진다. 사람이든 가축이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다. 새들은 조류독감을 전파하고, 소와 돼지는 구제역 홍역을 겪더니, 급기야 사막지역의 낙타까지 메르스 바이러스의 매개체가 되고 있다. 잊혀질만 하면 새로운 전염병이 닥치니 보건당국도 정신을 차릴 수 없고,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 “보건당국의 책임이다. 장관 물러가라” 등등 비난의 소리만 난무한다. 이번 메르스는 우리나라에서는 낯선 바이러스이고, 방역체계 또한 그리 조밀하지 못해 초기대응에 실패했다. 미국이나 독일 등 다른 나라들은 미리 예측하고 `길목`을 지켜 초전박살을 한 덕분에 최소한의 희생으로 마감했는데, 우리나라는 지금 `메르스와의 대전`을 선포하고, 정부기관 전부가 전사(戰士)로 나서고 있으며, 당초 `수도권의 일`로만 알고 있었으나 그 방어망이 뚫려버렸다. 3차감염자가 없기를 간절히 바랐으나 그것 또한 허망하게 됐고, 사망자 2명이 나오면서 `전시상황`으로 변했다.바이러스는 다양한 변종을 만들어낸다. 전염병균도 상황변화에 따라 진화한다. 그래서 백신을 만드는 연구는 단 하루도 쉴 수 없다. 한 종의 바이러스 치료제를 만들어내면 또 다른 변종이 나타나기 때문에 백신연구는 항상 바이러스의 진화를 따라다녀야 한다. 메르스는 백신이 만들어지기 전에 퍼졌으니 방역당국이 손을 쓸 방도가 없었다. 그런데 메르스가 한국에서 유독 극성인 것이 문제다. 일본에서는 “중동과 한국을 다녀온 사람 모두 검사 대상”으로 정했다. 한국을 `2차 숙주`로 본 것인데, 왜 이렇게까지 됐을까. 그래서 `한국형 메르스 변종`이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의심도 든다.`제2의 중동 붐`을 일으키려는 시점에서 메르스 파동은 분명 악재이다. 일본이 중동과 한국을 싸잡아 `메르스 근원`으로 취급하는 것은 `한국의 경제영토`가 넓어지는 것을 시기 질투한 점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국내적으로 `메르스 괴담`을 확산시키는 세력이 준동하는 것도 사회불안과 혼동을 조장하려는 음흉한 술책일 수 있다. 결국 우리는 바이러스 자체와의 전쟁뿐 아니라, 나라를 해치려는 세력들과의 전쟁도 함께 수행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바이러스와의 전쟁에 모두 참전해야 한다. 정부에만 맡길 일이 아니라 지자체도 나서야 하고, 국민들도 방어망 구축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손씻기를 철저히 하고, 사람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하고, 폐질환이나 신장질환자와 노약자들은 휴식과 영양에 차질이 없게 주의해야 한다. 마스크는 예방에 최선책인데, 하루 쓰고는 버리는 것이 좋다. 어린이들의 병원 출입은 금해야 하고, 의심증후가 나타나면 지체 없이 검사를 받아야 한다. 다만 지나친 염려와 공포감 때문에 의료기관이 타격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

2015-06-04

`메르스 괴담`부터 차단을

정부가 신뢰를 잃으면 `괴담`이 난무한다. MB정부 초기 `광우병 괴담`을 돌아보면 유언비어의 해악을 알 수 있다. 가축전염병이 퍼질때나, 세월호 참사 같은 국가적 재난이 닥쳤을 때 마다 괴담을 지어 퍼트리는 세력이 있어서 사회를 혼란과 불안에 빠뜨린다. 우리나라는 그런 불순세력을 법치·민주주의라는 명목으로 끌어안고 힘들어 한다.이번 MERS사태에서도 예외 없다. 보건당국을 믿지 못하니 `괴담세력`이 더 활개를 친다. 공원이나 영화관 같은 사람 많이 모이는 장소는 입장객이 크게 줄고, 물티슈, 항균비누, 구강청결제, 마스크 등이 잘 팔리고, 고깃집은 마늘과 김치가 불티난다. SNS를 통해 “주한미군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신종 생화학 무기”“한국에 백신을 팔아먹기 위한 미국의 음모”“메르스는 주한미군 기지에 배달된 탄저균 때문”이라는 터무니 없는 괴담이 떠돌고, 국방부가 “주한미군은 생화학 무기를 만들지 않고, 오산 미군기지에 배송된 탄저균도 완벽하게 멸균됐다”며 진실을 밝혔지만, 사람들은 괴담 쪽에 귀를 더 크게 열어놓고 있다.모 병원은 메르스 환자가 거쳐가 폐쇄됐다는 소문이 퍼졌지만 그 병원을 정상 운영되고 있다. “외신에서 한국 상황을 `긴급재난 1호`로 지정했다”란 루머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단계 중 `주의` 단계로 밝혀졌다. “메르스는 공기 중으로 전파된다”는 괴담은 사실이 아니고, 환자와의 2m이내 거리에서 기침 등으로 인한 침으로 전파된다는 것이 진실이다. 우리나라에서 유독 메르스 환자가 많이 나오고, 환자가 사망하면서 괴담은 더 맹렬히 퍼진다.메르스 환자가 미국은 2명, 영국은 4명(3명 사망), 독일은 3명(1명 사망)으로 조기 차단에 성공했지만, 우리나라 보건당국은 `오판·과신·고집`때문에 골든타임 36시간을 놓쳤다.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할 일이다. 선진국은 `메르스가 도착할 것`을 예측하고, 그 `길목`에서 기다리다가 박멸했는데, 우리나라 보건당국은 뒷북이나 치다가 시기를 놓쳤다. 메르스의 정체도 파악하지 못했고, 대처 능력도 수준 이하였다. 메르스 환자가 중국으로 간 것을 막지 못해 외교적 문제로 까지 번진 일은 심각한 국가적 망신이다.경주의 모 병원에 `격리 병실`이 있어서 환자 한 명이 입원해 있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지역사회가 바싹 긴장한다. 곧 여름 피서철이 다가오는데, 이러다가 특수가 실종될 것이란 우려도 높다. 악성 전염병과 악성 괴담이 함께 퍼지면 외국 관광객도 발길을 끊는다. 2009년 신종플루 때도 그랬다. 사람 많이 모이는 대규모 행사는 줄줄이 취소돼 지역경제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었다. 전염병보다 괴담이 더 무섭다. 지역민들이 슬기롭게 대처해서 괴담이 맥을 쓰지 못하게 해야 한다.

2015-06-03

새들의 고향, 안동호

강과 호수가 있는 곳에는 새들이 오고, 조류학자들과 탐조객과 사진 작가들이 모여드는 관광명소가 된다. 경남 주남저수지는 청둥오리떼가 신비로운 군무를 펼치고, 독도는 `새들의 고향`이란 이름을 얻었다. 창령 우포늪에는 희귀 조류들이 서식하면서 많은 구경꾼들이 `새구경`하러 온다. 예전 그 흔하던 제비가 지금 보기 어려워진 것은 `제비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환경 훼손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실감나게 한다. 그래서 지금은 새 한 마리, 곤충 한 개체가 귀한 대접을 받게 됐다.과거 일본의 모 지방지에 실린 사진 한 장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시냇물 징검다리를 농부 한 사람이 건너고 있는데, 흰 두루미들이 물에서 어울려 놀고 있는 장면이었다. 그 사진은 곧바로 `환경보호의 상징`이 되었다. `새와 사람이 어울려 살아가는 마을`은 바로 관광명소가 되었다. 과거에는 제비가 사람의 집 처마밑에 집을 짓고 사는 일이 `예삿일`이었지만, 지금은 `특별한 일`이 된 것은 바로 “우리의 자연이 이렇게 파괴됐다”는 것을 말해준다.쇠제비갈매기는 제비 모양의 갈매기이다. 이 새는 본래는 낙동강 하구의 모래톱에 서식했었는데, 개발바람이 불어닥치고, 바닷물이 넘쳐들어오고, 물고기 등 먹이환경이 열악해지면서 쇠제비갈매기들은 살길을 찾아 안동호를 찾아왔다. 낙동강 하구의 다른 철새들도 차츰 내륙지역의 강과 호수로 이사를 한다. 호수에는 빙어 등 먹이가 풍부하니 살만 하다고 여긴 모양인데, 귀한 손님이 온 것이다.지난달 30일 경북대 박희천 조류연구소장 등 조류학자들과 환경단체 회원들이 안동호 모래섬을 찾아왔다. 모래섬에는 쇠제비갈매기 둥지 62개가 발견됐고, 모두 300여 마리가 서식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안동시는 인공으로 모래섬을 조성했는데, 둥지 6개가 새로 발견돼 `새들의 고향`으로 만들어가는 일이 성공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학자들은 어미의 생태적응 과정과 새끼들의 발육상태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무인적외선 카메라를 설치하고, 일부 새에는 위치추적장치를 달아 행동반경을 조사하기로 했다. 개발바람은 새들의 서식환경을 파괴하지만, 전문가들은 새들이 정착하도록 도와준다.멍청한 사람을 흔히 `새대가리`라 부르며 비하하지만, 새가 머리 나쁘다는 것은 오해다. 먼 길을 갈때 人자 모양의 행렬을 짓는 것은 날개짓 바람을 이용해 힘을 적게 들이기 위함이며, 선두를 수시로 바꾸는 것은 무리의 힘을 안배하기 위한 지혜이다. 쇠제비갈매기 새끼들도 낯선 사람이 접근하면 배를 뒤집어 죽은 척하고, 일부는 사람과 우호적 관계를 맺고자 접근하기도 한다. 놀라운 생존의 지혜이다. 안동호 쇠제비갈매기 서식지를 잘 보존해서 철새들의 천국으로 만들면 안동에 또 하나의 관광자원이 생기게 된다.

2015-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