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울지 않는 법이다 개똥 밟은 듯 쓱쓱 문대고 힘차게 나가야 한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혼자 멀리 가야 한다 그래야만 사랑이 완성이 된다 동행은 없다, 둘은 태초부터 귀찮았다 너는 포항으로 가고 나는 감포로 간다 망해산에 올라서는 길등재를 잊고 하산하여 길등재에서는 망해산을 잊는다 바람이 따귀를 때리며 사랑은 그런 것이라 한다 너는 도시로 가고 나는 다시 산으로 간다 잘 먹고 잘 살아라, 축복과 저주를 하며, 사랑에 강약(强弱)이 있을 수 없지만 남자는 슬쩍 흐려지는 그런 눈물, 흘리지 않는 법이다. ……. 길등재는 포항 정천리에서 장기면으로 가는 관문 격의 고개로, 정상 부근에서 주차할 수 있기 때문에 여기서 산행을 시작하면 쉽게 오래 산등성이 길을 걸을 수 있다. 출발부터 먹고 들어간다. 사람들은 그런 것을 대체로 선호한다. 생색도 내고 실리도 챙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살이나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그럴 수 없다. 과정은 생략되지 않는다. 오래 걷고 길게 울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길등재 뿐일까. 삶은 교묘한 장치로 장식되어 있다. 결국, 나의 좌표를 확인하고 목적지를 설정하는 것은 오직 자신의 몫이다. 그렇다고 사람을 사랑하지 않을 수는 없다. 오직 사람! /이우근 시인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2026-05-20
봉숭아 꽃물 손톱 끝에서 사라질 가을이 두려워, 지난 여름에 한껏 치열했다 내 존재와 삶의 방향에 대해, 짝다리로 껌을 씹으며 모퉁이라도 지키자는 거들먹거리던 시린 마음, 고운 달빛 스미는 마을에서 누군가를 기다렸다, 정말 배가 고팠다 때론 절망할 때가 희망의 시간이라 말하지만 그건 개소리에 불과하다 정말이지 시간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그래서 공부를 선택한다 인간의 중세(中世)를 지나 지금도 여전한 야만의 시대를 살면서 자멸에 접어들었음을 지극히 자각할 때,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에 깃털을 돋는다고 말하지만 그렇게 지성은 다시 싹튼다고 하지만 나는 다만 모르겠다 말한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도시락처럼 반드시 지참해야 할 하나의 중요한 덕목이 필요하다 이익이 없는 몰두에 집중하는 것은 혹은 미친 짓일지라도, 인문학의 이름으로 하염없이 부질없는 미친 짓을 강행하더라도, 무작위(無作爲)의 공부의 대열의 끝에서 진리 하나의 그 끄트머리를 불끈 잡으려 총총 길을 나서겠다고, 분연히 잠수함의 토끼, 광산의 카나리아가 되어, 개새끼들에게 공부하라고 할 수는 없으니 우리라도 조금 넓어지면 더 무얼 바랄까. …… 삶을 지탱하는 소소한 내재적(內在的) 힘은 거대한 권력보다 훨씬 낫다. 자생(自生)이 없으면 껍데기에 불과하다. 나를 지배하는 절대권력은 오직 나에게서만 나온다. 헌법보다 인권, 좁쌀만한 나의 인성으로 나를 지배하지 않으면 늘 남에게 휘둘리는 것은 물론 존재 자체가 없다. 그래서 사는 것이 무섭다. 그래서 화요일, 사띠스쿨 가는 길은 괴롭고 외롭고 귀찮고 성가시고 무겁다. 그래서 잘 놀려고 한다. 어떤 계산도 하지 않는다. 좋은 사람이 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다만, 극진하게, 좀 핍진적(逼眞的)으로, 나아가자 한다. 이런 모임이 있다는 것은 포항이란 도시엔 축복이다. /이우근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2026-05-13
불특정 다수 혹은 평범한 삶이라 해도, 그럼에도 그 지평의 확산, 무한을 꿈꾸지 않는, 산다는 것의 현장의 악다구니의 와중에도, 애기똥풀처럼,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이 세상의 권력이다 정귀원은 그런 사람이다 그의 야성(野性)은 순수(純粹)의 위장(僞裝)이다 폭언(暴言)은 당부와 염려의 교묘한 기교 툭, 등을 치는 폭력은 가장 강력하나 부드러운 채찍으로 나의 허위를 직설적으로 응징한다 말뚝의 팔뚝으로 작물(作物)을 키우는 묵직한 섬세함은, 다시 말하지만 위장이다 아무튼 불가해하더라도 이해하지 못할 일은 없다 굵은 어깨의 뒷모습이 참 든든한 것이, 뭉개고 저항하며 같이 가자고 한다는 거, 그 생애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 모습이 가을비 같기도 하고 그러나 봄비에는 영원히 다다르지 못하더라도 둔중한 온기는 오래 간다 그래서 사람이 아름답다는 것을, 천천히 걸으며 증명하고 있다, 멈춤은 없다 집 떠난 자식들 대신하여 동네 어른들 목숨 저당잡힌 밭과 논, 그 일을 그가 모두 대신하는 것이 확실한 증거다 여불때기*의 선한 둥금을 그는 선험(先驗)으로 안다 사람 귀한 동네, 세상의 길을 돌고 돌아 중얼거리며 그는 가고 있다. *흔히들 ‘비탈’이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모퉁이’를 지칭한다. ................. 무항산 무항심(無恒産無恒心), 나는 그 뜻을 아직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물질만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이 문제라는 것만은 어렴풋이 안다. 다행인 것은 언제나 세상에는 스승이 있고 도반이 있다. 이 시의 친구가 대체로 그러하다. 중국 작가 위화는 말했다. “몸의 다른 털이 눈썹보다 나기는 늦게 나지만 자라기는 길게 자란다.” /이우근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2026-05-06
허밍으로 노래할 시기에 생목으로 노래를 한다는 것은 단지 밥벌이의 대체재가 아니라 인생을 관조(觀照)하고 지관(止觀)하는 것이고 조망(眺望)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거리의 악사라 말한다, 그 어느 거리에도 존재하지 않는 사람. .............. 사람들은 노래에서 혹은 음악에서 위안을 찾지만, 그것이 마스터베이션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고통으로 인식하고 각인해야 한다. 즐거운 것으로 착각하면 영원히 방관자가 된다. 나는 그의 목소리에 익사(溺死)한다. /이우근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2026-04-29
좀 개념이 있다면 이제 수도산은 팽개치고 모갈산으로 돌아갈 때, 불의와 불화에 저항한 서러운 역사를 안다면 당신의 이마에 박힌 대못부터 뽑아야 한다 아직도 기생충인가! 그렇다면 똥은 항문의 철학이다 시대정신은 몸과 학문의 결과이므로 잘 걸러내어야 한다 수도(修道)도 아니고 수도(水道)라니, 모갈산이다. ......................... 참 주관적인 표현으로 여기서의 불의는 단종과 일제 강점 시기를, 불화는 한국전쟁을 말하고자 했다. 사람들은 질문에 익숙하지 않은 고질병을 앓고 있다. 기생하고 살았기 때문이다. 질문은 의심을 배경으로 한다. 무심코 사용하는 언어로 삶의 품격을 평가받을 수 있다. 문제는 지금 우리에게 그런 것이 있기나 한가? 포항 중심가에 일산(日産)의 망령이 아직도 서성이고 있다. /이우근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2026-04-22
만약에, 내가 충신이 아니어서 직언 잘못 씨부려 유배를 가는 길에 벚꽃백리길을 지난다면 좀 서러우면서도 기꺼이 즐거울 것이다 집착하지 않으면 더 큰 것이 온다 죽장휴게소 들러 김밥과 컵라면을 먹는다 꾸덕꾸덕하고 쫀득하다 이만한 봄소풍도 없을 듯 문득 두바이쫀득쿠키라는 말이 생각났다 먹어본 적은 없지만 다만 그것에 열광하는 잡종들의 혼미한 취미에 똥물을 퍼부어버리라는 결기를 세운다 그 인생이 한때 불리워질 뿐인 유행가 같다는 것을 그들은 생각할까 몰라 그 가벼운 잡것들에게 저 날리는 꽃잎보다 가볍다는 충고를 할 순 없지만 어쩌면 벚꽃백리길이 지옥의 문이 될 수 있다고 이빨을 쑤시며 생각했다. 나는 내 삶이 관광이 아니라 사람의 길을 찾는 여행이길 바란다 .................... 눈부신 것이 다 황금과 다이아몬드도 아니고, 실생활에 필요한 것도 아니다. 그 가치는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고, 나는 나의 가치를 고양하기 위해 더욱 엎드린다. 수요도 없기에 누리는 그 무한의 가치가 좋다. 가난이 풍요롭다. 비난해도 아무렇지도 않다. 누가 나를 구원해줄 건가? 없다. 나만이 나를 구원한다. 비굴(卑屈)은 굴기(崛起)를 지향한다. 경계하지 마시길, 나의 세계에서만 작동하는 정신승리이므로! /이우근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2026-04-15
청명(淸明)에 피부가 되어버린 두엄더미에 가까운 양말과 팬티를 벗어 빨래하기 좋은 날 참 찬란한 남루. ..................................... 창랑의 물이 흐리면 나의 발을 씻을 것이며(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 창랑의 물이 맑으면 나의 갓끈을 씻을 것이다(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굴원의 시를 새삼 읽는다. /이우근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2026-04-08
동해를 한입에 삼킨 바다 꼬리가 몸통을 흔들 수도 있다고 악마의 디테일이 살랑거리며 몽돌이 지도리가 되어 들락날락 맨몸으로 바다에 닿기, 해인(海印)은 엿 바꿔 먹고 통속의 책이라도 읽어야 한다고 책갈피가 되어도 좋다고 부추기는 파도 몇 푼 돈은 개나 주라고, 흥환 바다에서 양말을 벗는다. ........................................... 차를 타고 휙 지나가면 그 바다를 결코 볼 수 없다. 목소리가 높으면 몽돌을 감싸는 파도 소리를 들을 수 없다. 그런 행위가 불행이라 생각한다. 나는 아무 것도 못하는 무지랭이의 상급(上級)이다. 다만 포기하지 않고 함부로 무릎 꿇지 않는다. 나아갈 때나 물러날 때를 막론하고 어깨동무하고 간다. 파도가 그렇다. 가끔 게거품을 물어서 그렇지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 특징이다. /이우근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2026-04-01
내 성격이 거칠다고 나의 사랑의 과정이 생략된 건 절대 아니에요 내가 햄버거만 먹는 건 또 아니에요 내 마음을 사소한 것들이 데워준다는 사실과 내가 코스모스를 좋아한 건 치명적 약점이었지요 내 주먹은 단지 손가락들의 고아원 나는 전봇대에 기대서서 추억과 희망의 껌을 씹어요 나의 반대편의 것들의 인력(引力)이 나를 무릎 꿇게 해요 나를 키운 건 양희은 아줌마 나를 압박하는 건 조용필 아저씨 나는 다만 폭발력이 부족한 게 흠이에요 나는 아마 이 시대의 피가 아닌가 봐요 나는 쉽게 타협할 줄도, 그런 기교도 없어요 나는 지금 희망은 별로 없지만 그러나 가능성 그 자체라고 굳게 믿어요 나는 다만 가난의 절망이 그것으로 끝날까 봐 걱정 정도는 해요 내가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의심도 해요 내 마음만 바꾸면 새파란 창문 하나쯤은 만들 수도 있어요 나의 음악은 휘파람이고요 나는 늘 상대가 없는 싸움만 하고 있어요 나는 결국 싸움의 과정 그 자체이며 그것은 끝이 없으리라 나름대로 야무지게 생각하고 있어요. ........................................ 위대한 수학자 존 포보스 내쉬 주니어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그가 생각하는 걸 나도 생각한다고 그가 생각하리란 걸 나는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을 두고 나라고 할 것인가! /이우근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2026-03-25
야야 선생은 낮고 잔잔하고 빛나지 않으므로 빛남 법보다 마음이 앞섬 글보다 세상이 우선 늦게 가지만 생각보다 빠름 인간우선주의 최전선에서 뭉개고 있음 물 한 모금 나눠마시자고 바가지를 내밀어 그것이 빈 잔이어도 달리 설명이 필요하지 않음 다만, 더불어 가자고 가만가만 우레의 침묵 도무지 정답이 없음의 특별한 장점 혼돈의 질서에 대략난감, 그 다정함 그저 ‘단디’ 해라고만 한다 나는 그를 삶 그 먼 길에서 만나지 않아도 매일 만난다 지랄스럽게 즐거운 일이다. …. 그는 누구에게나 야야라 부른다. 물론 윗사람은 예외다. 그에게는 더 이상의 인간도 없고 더더욱 그 이하의 인간도 없다. 그래서 나는 야야 선생이라 칭한다. 이 야야는 여여(如如)의 다른 이름이다. 신기하다. 그의 곡선(曲線)은 직선(直線)보다 목적지에 빨리 도착한다. /이우근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2026-03-18
신념이 과장되면 교조적으로 되기 쉽지만 객관적 결과로 증명이 된다면 가치의 소금꽃이 핀다 새벽별, 낮달의 빛을 띤다 존재는 썩으면 흙으로 돌아가지만 정신은 앙스트불뤼테의 경우도 있다 썩어 일상의 이익과 향기가 되는 것은 시간의 힘, 지켜보는 자의 깡다구가 필요한, 화학적이지만 인간적인 가역반응(可逆反應)을 자체적으로 형성시키는 것, 응축된 시선과 감각의 일관성의 문제에 집중한 결과는 젓갈도 와인이 되는 소박한 기적이 되어 먹고 사는 일에도 잠재적 기여를 한다. 곡강천이 마침내 먼 길에 이르면 바다가 마중을 나온다 도리어 바다에서 내륙으로 아름다운 역류(逆流)를 한다. *앙스트불뤼테 : 전나무는 자신의 생존이 마지막에 다다랐다고 판단이 되면 필사의 노력으로 다시 꽃을 피우며 되살아난다는 생물학적 용어, 젓갈의 그러한 내재적 미학(內在的 美學)을 담보하여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 필생(畢生)의 작업임을 감당하지 못하면 흔한 사람이 되고 만다. ..................... *일가(一家)를 이룬 사람의 말은 그저 담담하다. 두려움을 극복했기 때문이다. 그 긴 세월의 역경의 과정을 마음속에 잘 정리해 두었기에 복기(復記)할 필요도 없어 체화된 기억으로 반응하기에 흔들림이 없다. 젓갈 만드는 그 과정은 구도(求道)의 자세와 닮았다. 그저 평범하면서 가장 낮게 오래 빛난다. 이성자 대표는 자신과 삶에 이긴 사람이다. 오래 기다리는 사람이 최우의 강자다. 승리자에게 모든 것을! /이우근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2026-03-11
제자리를 잘 지키는 것이 나아감보다 융숭함을 본다 개고생 끝에 오롯하게 생업을 유지하며 사람을 환대할 줄 아는 그 사과꽃 미소는 고난의 끝에서 길어 올린 소박한 인고의 결실이다 젊은 날의 방황과 설움과 밥벌이의 고난을 그는 항시 기억하며 살고자 한다 불평등 혹은 격차가 더욱 깊어지는 시절에 그는 사람의 길을 생각하며 국수를 끓인다 치열함과 절박함을 함께 녹여 낸다 따스한 세상이 그의 종착역이지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제자리 지킴의 가치가 더욱 선연해진다. 술자리에서 보수와 진보를 두고 침 튀길 때 세상사에 별 관심 없는 그가 농담으로 무심히 던진 말이 자정 넘어 집으로 오는 길, 유독 귀에 남는다 청송 옆에 진보 있다 그 말은 먹고 사는 형편의 이리 불편함과 어려움을 슬쩍 일깨워 주려는 헛기침일지도 모른다 각설하고, 그는 살아가는 일에 늘 충실하며 진보적이라는 사실은 자명(自明)하다 과수원칼국수는 자명리(自明里)에 있다. …. 이 시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자명과 청송과 진보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 그러나 청송이라 불려지기를 바라는 사람이 너무 많다. 진보는 아득히 바라볼 뿐이다. 그리고 지명을 특정적으로 지칭하지 않음을 양해 바란다. 나는 다만 모든 사람들의 얼굴에 봄빛 가득한 사과꽃이 피길, 이런 무책임한 말을 하는 나를 적당히 욕해 주시길. 신영학의 말에서 왜 이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으나 그 말에 함축된 의미가 너무 의연해서 오래 밤길 걸으며 생각했다. 마음으로 쓴 엽서는 반드시 목적지에 도착한다. 그렇지만 우체부의 걸음이 휘청일 수도 있다. /이우근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2026-03-04
AI고 나발이고, 지랄발광을 떨어도 그것들은 꽃과 나무를 기르지 못한다 천천히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면 미지(未知)와의 살가운 통성명(通姓名)으로 조금 사람이 되는 느낌 깨방정 알뜰살뜰 미세한 느낌 담은 우리말, 나 이리 몰랐을까 몰라 거들먹거리며 살았음을 반성하며 밥 한 끼보다 나은 생활적 산책 인문학적 문해력의 표준전과라 할 만하다 우리가 반강제로 약속해 버린 규범의 법보다 오래 길을 걸어 무질서의 반듯함으로 정착한 나무와 풀이, 필생으로 이룬 정답에 가깝다 풀잎에 몸을 주었다 나무와 희롱을 나누었다 이만한 방탕은 아내도 이해하리라 타박타박 걸어 청하중학교 교정, 소나무 아래에 젠장, 넋을 두고 왔다. ……… 마음을 다하여 가꾼 도심공원이 있는 곳에서는 범죄율이 현저하게 낮다고 한다. 버릇없고 무례한 부모와 그 아이들은 식물원으로 유배를 보내야 한다. 침묵의 언어를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나무와 풀은 많은 말을 한다. 우리가 못 들을 뿐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그런 것들을 외면한다. 경청은 삶의 태도이다. 막스 베버는 삶에 대한 자세로 열정, 책임, 균형을 말했다. 식물은 그대로 실천한다. 부도덕한 열정, 선택적 책임, 평균이 없는 균형이 난무한다. 영혼이 없는 좀비와 같은 식물인간(植物人間), 나아가 식식식(食飾式) 인간의 세상에서 살고 있지는 않은지 나에게 묻는다. 지식의 비관으로 방탕한 낙관을 씹는 맛도 있어야 살아갈 힘을 얻는다. /이우근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2026-02-25
그는 관념을 거부한다 없는 신을 숭배하는 사람을 개무시하고 허상에 머물지 말라고 일갈한다 통념에 카운터 펀치를 날린다 좌절은 없다 이 물신(物神)의 시대에 인문과 명상, 사람의 길을 모색한다 길 없는 길을 뚫고 닦는다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캔디 정신의 소유자다 훌륭한 또라이다. ….. 집념은 의식을 확대한다. 반복은 완성을 지향한다. 효용성의 문제가 아니다. 막스 베버는 말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볼 줄 아는 단련된 실력, 어려운 현실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단련된 실력, 그 현실을 내적으로 감당할 줄 아는 단련된 실력을 갖춘 사람이 필요하다.” 그가 그런 사람인 줄은 모르겠으나, 그 방향에 대해서는 나는 공감한다. 모르겠다. 지랄을 하더라도 지치지만 않으면 된다. /이우근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2026-02-18
나는 봤다 사파이어 바이올렛 너머의 아득한 깊이 가늠할 수 없는 향기 나는 그렇게 오롯한 존재의 증명을 봤다 현현(顯現)의 부처님일까 싶기도 했다 쑥부쟁이처럼 들판을 누비는 밥벌이의 수고로움 일렬종대로 혹은 하 수상한 세월에 대한 부역이어도 내 새끼 목구멍은 포기할 수 없는 가당찮은 세월 견디고 주무르며 적당히 타협하며 이합과 집산의 현란한 블루스 그렇게 지금까지 왔다 세상의 안녕함을 기원하며 늘 맞이하는 새벽부터 안개와 비바람은 적대적인 존재였지만 친구이기도 했다 죽도시장의 새벽은 언제나 경건했다 저항과 연대의 교과서는 언제나 시장이라는 사실은 적확하다 거기서 생성되는 언어는 생멸의 가치를 초월하는 진리였다 하여 명분이 멸치 대가리에 불구한 훈장을 스스로 달기도 했다 부끄럽지 않으니 그것도 충분한 퍼포먼스, 쑥스럽기도 하지만, 정당하다, 참 아득하게 견딘 삶, 인생은 명예가 아니라 원죄에 가까운 작란(作亂)이었지만 충실하게 살았다는 현장검증에 부합하는 것은 대략적 진실이다 축복된 삶이라 생각하며 남루해도 차갑지 않으니 오후의 햇살이 오히려 따갑다. 오래 살았으니 참 고맙고, 따신 온기 나누었으니 더 고맙다 사파이어 바이올렛의 삶이라고 눈부시게 말하지만, 전달도 안 될 미진한 삶이라 겸손해 하시지만 그러나 끝내 누군가를 위한 삶이었네 그렇게 모진 생애의 페이지를 고이 다듬으며, 어머니 몸으로 법언(法言)을 하시네 죽도시장의 완결판 위키피디아라 할 만하네. … 죽도시장의 ‘할매죽집’의 어머니는 55년 이상의 장구한 세월을 팥죽과 녹두죽과 호박죽으로 허기 너머의 달콤한 시간을 선물해 주셨다. 인고의 세월을 건너며 삶의 한 전형을 보여주셨다. 그 장도(壯途)는 생업을 너머 선험적인 헌신이었다. 내 친구의 어머니이므로 나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호사가들의 구라에 의하면 어머니들이 신의 대리인이라 말하지만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어머니는 존재 자체다. 신의 대리인이라는 거창한 말을 들먹이는 자들에게 십구 문 짜리 기차표 찹쌀 흑고무신으로 마빡을 후려치고 싶다. 어머니는 죽지 않는 불멸과 불후의 존재다. 어머니이므로. /이우근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2026-02-11
울릉도 소등어리 초지 소등어리 초지를 내려다보고 있으면 삶이라는, 다이제스트의 팔만대장경을 보는 듯 그러나 아무도 읽지 못하고 그럴 필요도 없다 파란 지붕의 집 한 채가 있는데, 심성이 고약하나 정갈할 것 같은 주인이 살고 있음이 분명하나, 확인할 길은 없다 다만 광대하면서 좁쌀 같은 마음에 점 하나 찍는 그 배포는 썩 마음에 든다 나는 아직 집 한 채도 없는 가난뱅이지만 무색하게도 마누라 집에 얹혀 살고 있으니 최후로 가난하지 않다 소등어리 초지를 내려다보고 있으면 모두가 가난하면 아무도 가난하지 않고* 광활한 공허에 머물 수 있음에 기쁨의 치를 떤다 축약본 팔만대장경을 내려다보며 오줌을 누면 울릉도가 온통 따스해진다 생각하며 이것이 나의 울릉도에 대한 욱여넣음과 쟁여놓음이니, 그러나 부디 헛발질이기를. *피터 모린의 말에서 빌렸다. ..................................................................... 사랑은 언제나 사랑 그것이다. 사랑은 유기적인 것에 대한 공감이며, 부패의 운명을 가진 유기체의 감동적이고도 방종한 포옹이다. 사랑은 아무리 근엄한 사랑이라 해도 육체적이지 않은 일은 없고, 아무리 관능적인 사랑이라 해도 근엄하지 않은 일은 없다. 토마스 만의 소설 ‘마의 산’에 나오는 문장이다. 그리고 한 시집의 제목을 생각한다. ’아름답고 쓸모없기를‘. 소등어리 초지를 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이우근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2026-02-04
깔쌈하다는 경상도 촌말이 있어요 검색해 보세요 당신들이 울릉도 갈 때, 천 명이 넘는 손님들이 타는 크루즈, 객실의 바닥과 소금기 가득한 계단, 당신들이 싸지르는 화장실 청소를 이 사람이 합니다 어찌 보면 너무 일에 집착해 답답해 보이기도 합니다 소주도 꼭 한 잔만 해요 술자리 끝나면 후배들 선배들 다 챙겨 보내요 그야말로 인생의 바닥을 싹쓸이하는 사람이에요 해충박멸, 방역과 청결, 하는 일 모두가 얼굴만큼 깔삼해요 기부도 잘 해요, 왼손은 몰라요, 부자도 아니에요 알릴 일도 아니고 그러지도 않아요, 그냥 해요 시니컬한 허세, 그러나 진정성 가득한 포스 덜떨어진 애교가 볼 만해요 그리고 맨발 달리기의 전도사예요. 비오는 날엔 시내를 맨발로도 달려요 영일대 바닷가를 죽자고 달리는 미친 사람이 이 사람입니다 거기에 더한 일도 합니다 시 한 편 제대로 못 외우는 이 삭막한 시대에 그는 삼 백 편의 시를 외우고 있고 필요로 하는 곳마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 낭송을 합니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정말 열심입니다 정말이지 읽고 외워 인문을 함양하고 달리고 달려 신체를 구축하고 쓸고 닦아 생활을 바로 세우는 실존적인 삼종(三種) 세트 인간, 말릴 재간이 없습니다, 지켜보며 응원합니다 후배지만 선배 같아요, 그렇습니다 일부에 충실하여 전부를 말하는 사람이 이 사람입니다. ….. 순수하다고 해서 맹탕일 필요는 없다. 생업은 치열할 뿐만 아니라 더러는 더럽고 저급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그것을 고요히 받아들이고 사랑하고 순화시키면 주위가 고요해진다. 그렇다고 고요가 적막은 아니다. 시장의 소음 속에서도 적막의 흐름을 아는 사람이 있고, 또 그것이 적막임을 모르면서도 그 적막을 지배하는 능력자들이 도처에 있음을, 본인은 몰라도 나는 안다. 그런 사람이 정말로 영적으로 뛰어난 인물이다. 가장 잡놈이라 불릴 사람에게서 경지를 이룬 사람의 불가해한 능력을 보는 것은 대낮에 등불을 보는 것과 같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너무 멀리 와버렸거나 도태되었다. 그들의 마을에 가고 싶다. /이우근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2026-01-28
불후의 명곡 영일만 친구로 평생을 잘 먹고 살았다는 가객 최백호 형님을 보면서 저 얼굴로도 잘 산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노래가 깊다고 짐작했지 우리도 그에 뒤지지 않는다고 낄낄대며 우리를 위로했지 누군가의 평가에 머물지 않고 너는 네 쪼대로 살았기에 자못 훌륭했다 최백호를 강제소환한 이유가 여기 있다 누구나 빚을 지고 살지만 시장 사람들 뜻 모아 그 소박한 살림 부풀리려 자네 아버지의 지극한 계 모임의 꿈이 파산되었어도 그 모든 빚을 자식된 도리로 다 갚은 일은 참으로 탁월했다 재래시장의 시스템을 파괴하지 않고 온전하게 성실하고도 충분히 지불을 했다 그리하여 지금 너는 헐벗고 아프다 그러나 최대한 뭉개고 살면 발바닥에 땀이라도 나서 그 열기로 내일을 기약하리라 다만 다시 못 올 세상에 대해 미련은 미련없이 팽개치고, 그리고 흉기에 가까운 얼굴로도 우리 그럭저럭 잘 살았다 우리가 생업(生業)에 몰두하다 보니 조금 구려도 그것도 나름의 향기라 생각한다 행주든 걸레든 구분하지 않고 닥치는 대로 사람들 돌보며 살았다 자부하자 삶이 초라했어도 누추하지는 않았다 누군가에게도 짐이 되지 않았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 오후의 자잘한 햇살을 쬐면서 담배를 꼬나문다 인생은 저 파릿한 연기와 같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막걸리 한 잔 때리고 노을 속으로 잠입하여 우리를 바사삭 태워 버리자, 다시는 이 세상에 태어나지 말자꾸나. ….. 아버지의 빚을 아들이 갚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법을 잘 몰라도, 그런 정도는 안다. 상속을 거부하면 되니까. 이 친구는 거액의 모든 빚을 다 갚았다. 아버지의 명예가 아니라 아들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했으니. 가족의 명예까지 생각했으니,. 이 나라의 장남의 책임은 무엇인가? 그 일이 끝났을 때 그는 병들고 말았다. 몸이 따라주지 않으면 병들게 마련이다. 그런데도 행복하다고 입술 질끈 깨물고 말한다. 그 궁핍을 고난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 근기는 도대체 무엇인가? 술집이나 식당에 가면 거지 취급을 받으며 문전박대를 당하는 일이 가끔 있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다. 타인을 이해하고 자신을 용납하기 때문이다. 도대체 그 수승한 겸손은 어디까지인가? /이우근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2026-01-22
구룡포 바다를 장악하려면 구룡포에서 멀어져야 한다 박바위가 제격이다 거기는 공허의 공간이나 단단하게 마음을 다지는 힘줄이 있다 전각 하나 없어도 마음에 그것을 세울 평평함을 제공한다 그렇게 세상을 지배하는 기운이 있다 바위 끝에 서서 구룡포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차가움이 인간의 체질임을 박바위는 지적한다 그것은 냉혈(冷血)이 아니라 침착과 질서이다 따스해지려면 더욱 차가워야 한다 우리는 언제든 꽁초처럼 버려질 수도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한때의 뜨거움으로 영원을 추구할 수는 없다 박바위는 걸어온 먼 길을 스스로 지우며 안으로 다른 길을 만들고 있다. …….. 박바위로 가는 길은 참 아늑하다. 반드시 걸어서 도착해야 한다. 수신(修身)에서 멈추어야 한다. 제가(齊家)와 치국(治國)과 평천하(平天下)는 나중의 일이다. 그러한 책무를 감당하고자 하는 잡놈들을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치세에 지치면 박바위에 가서 자신을 뒤집어놓고 잘 관찰하면 길이 보인다. 그러나 살아가는 것은 늘 첩첩산중이라, 그곳에서 바라보는 겹겹의 수묵화와 같은 산들이 상징적이다. 박바위에서 생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잠시의 위안으로, 돌아봄으로, 진통제와 같지만, 혹은 박하사탕 같지만, 하나의 길이 된다. /이우근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2026-01-14
이런 큰 마을이 있다니, 높이로는 칠 백 미터, 대관령 평창보다 정선 육백마지기 못하지 않다 앵초와 잡풀, 쑥부쟁이 근처의 천문대가 무슨 소용이니 하지만 생활 밖에서도 더 나은 바른 생활이 있다 우리가 미처 따르지 못했지만, 두마, 사람의 큰 마을이 있네 스페이스가 아니라 유니버스의 충분한 공간 참 친절한 맹랑한 공간에서, 별을 보고 돈을 지불한 사람이 없는 것처럼 하늘을 본다는 것은 쉬운 일이나 별의 감촉은 어떨까, 하늘은 과연 둥글까, 그래서 사람을 이해하는 것은 가득한 믿음이 필요하다 우리가 사랑하는그 별은 이미 사라졌을 지도 모른다, 우리가 맹목적으로 그리워할 뿐, *포항 북구 죽장면에 있는 마을 ….. 위치가 높다고 사람이 높은 것은 아니다. 빛나는 것은 스스로 빛나지 누가 부추겨 빛나는 것은 아니다. 역할에 충실해야지 그것을 누리면 안 된다. 말이 좋아 별을 만진다는 것이지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도 그 마을은 보기에 적당했다. 내가 명시하는 적당하다는 말은 뛰어남을 능가한다는,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은 얻을 수 없다는 서투른 표현이다. 이 의미를 확대재생산을 한다면 회생불가능의 부작용이 뒤따를 것이다. 거시는 미시에서 완성이 된다. 적절하게 산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이우근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2026-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