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동 전쟁 여파로 확산되는 원료 수급 불안에 대응해 화학물질 등록 절차를 대폭 완화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10일부터 수급 위기 화학물질에 대해 등록 절차 특례를 조기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적극행정 심의를 거쳐 시행되는 것으로, 기업의 원료 확보 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글로벌 공급망 병목이 심화되면서 국내 기업들은 기존 공급처를 대체하거나 원료를 직접 수입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화학물질은 수입 전 반드시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하고, 유해성 시험자료 확보에 통상 3개월 이상이 소요돼 긴급 대응에 어려움이 컸다.
이에 따라 정부는 수급 위기 화학물질에 한해 등록 신청 시 제출해야 하는 유해성 시험자료를 ‘시험계획서’로 대체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기업은 우선 등록을 마친 뒤 정해진 기간 내에 관련 시험자료를 사후 제출하면 된다.
특례 적용 대상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협의해 지정하며, 석유화학·도료·플라스틱 등 해외 원료 의존도가 높은 업종이 주요 수혜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이번 제도는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에 반영돼 이달 내 시행될 예정이다. 특례는 전쟁, 국제분쟁, 무역 제한 등으로 공급 차질이 발생한 경우에 한해 2027년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기업의 대체 공급망 확보를 앞당기고 생산 차질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계자는 “비상 경제 상황에서 기업 현장의 애로를 신속히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며 “법령 개정을 조속히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