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도 정상이고 심장도 큰 이상이 없고 산소포화도도 정상인데 가슴은 계속 답답하다. 숨이 끝까지 들어가지 않는 느낌이 들고 자꾸 한숨을 쉬거나 하품을 하게 된다. 가슴이 꽉 막힌 느낌 때문에 불안하고 심한 경우에는 공황장애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단순히 폐의 문제라기보다는 몸 전체의 긴장 패턴이 무너져 있는 경우가 많다. 현대인들은 하루 종일 앉아서 생활하는데 목은 앞으로 빠지고 어깨는 안으로 말리며 등이 굽는다. 이 자세가 오래 지속되면 갈비뼈 움직임이 줄어들고 흉곽 자체가 굳어버린다. 원래 숨을 들이마실 때는 갈비뼈가 부드럽게 벌어지고 횡격막이 아래로 내려가야 하는데 안 좋은 자세로 흉추와 늑골이 굳어 있으면 이 움직임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결국 숨을 쉬어도 폐 윗부분만 얕게 쓰게 되고 숨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런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많은 경우 목과 어깨가 굳어 있다. 목 옆에 있는 사각근은 흉추 1, 2번에 붙어 호흡 보조근 역할을 하는데 스트레스와 긴장 상태가 지속되면 이 근육이 과도하게 굳어버린다. 그러면 숨을 쉴 때마다 목으로 억지로 호흡하는 패턴이 만들어진다. 숨이 답답한 환자들을 보면 목과 어깨가 돌처럼 굳어 있는 경우가 많다. 또 자율신경 실조시 이런 증상이 생기는데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교감신경이 과하게 항진되고 몸은 계속 긴장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심장이 빨리 뛰고 근육이 굳으며 호흡도 얕고 빠르게 변한다. 문제는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몸이 정상적인 호흡 패턴 자체를 잊어버린다는 점이다. 숨을 충분히 쉬지 못하니 몸은 더 불안해지고 불안해질수록 호흡은 더 짧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한의원에서 진료를 하다 보면 이런 환자들은 단순히 호흡만 불편한 것이 아니다. 두통, 어지럼증, 가슴 두근거림, 소화불량, 만성피로, 불면증 등의 화병 증상을 함께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몸 전체의 긴장과 자율신경 균형이 함께 무너져 있는 것이다.
치료는 단순히 가슴만 보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의 구조를 같이 봐야 한다. 굽은 흉추와 말린 어깨를 교정하고 경추와 갈비뼈 움직임을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추나 치료로 굳어 있는 척추와 흉곽의 움직임을 회복시키고 긴장된 목과 어깨 근육을 풀어주면 호흡이 훨씬 편해지는 경우가 많다. 초음파를 이용해 목 주변의 긴장된 근육과 흉추의 자율신경을 정확하게 자극하면 환자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다. 이와 함께 화를 내릴 수 있는 약재들로 구성된 한약을 같이 복용하면 더 빨리 호전 반응이 일어난다.
또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자세를 줄이고 중간중간 가슴을 펴주는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숨을 억지로 크게 쉬려고 하기보다는 배가 천천히 움직이는 복식호흡을 연습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잠을 잘 자지 못하거나 스트레스가 심한 사람들은 몸의 긴장을 낮추는 것이 우선이다. 몸이 편안해져야 호흡도 편안해진다. 목, 갈비뼈, 척추, 횡격막, 자율신경이 모두 함께 움직여야 편안한 호흡이 만들어진다. 검사상 큰 이상이 없는데도 계속 숨이 답답하다면 단순한 폐 질환이 아니라 몸 전체의 긴장과 균형 문제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