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산업 대전환 없인 미래 없다” vs 추경호 “힘 있는 시장이 성과 만든다” 신공항·행정통합·재정·청년 문제까지 충돌…보수 결집 넘어 ‘경제 생존 경쟁’으로
대구시장 선거전이 사전 투표일을 눈앞에 두고도 후보간 초박빙 판세를 보이는 것은 ‘대구의 위기’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유권자들이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와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를 두고 ‘누가 대구의 성장동력을 만들것인가’에 대해 다들 깊이 고민하기 때문에 두 후보간 지지도가 대접전 상태로 유지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지금까지 두 차례 열린 대구시장 후보 TV토론회는 유권자들의 선택에 많은 도움이 됐을 것이다.
지난 22일 TBC 대구방송이 주관한 첫 TV토론회에서는 대구경북(TK)신공항 건설 지연과 행정통합 무산 등에 대한 책임론을 두고 김 후보와 추 후보가 얼굴을 붉혀가며 설전을 벌였다. 김 후보는 문재인 정부 행정안전부 장관과 국무총리를 지냈고, 추 후보는 윤석열 정부 경제부총리와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냈기 때문에 대구현안 해결과 관련한 재직당시의 행적을 두고 공방전을 벌인 것이다.
대표적인 쟁점이 TK 행정통합 무산 책임론이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이 시도민과 경북 북부 주민들을 제대로 설득하지 못했고, 대구시의회의 반대에 추 후보 측근도 관여했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추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총회 및 시도의회는 찬성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정청래, 추미애)가 법사위 등에서 발목을 잡았다”고 반격했다. 당시 두 후보는 반도체·미래산업 육성, 대기업 유치와 관련해서도 각각 “힘 있는 여당 시장”, “경제 전문가" 타이틀을 강조하면서 맞섰다.
지난 26일 밤 대구시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대구MBC에서 열린 2차 토론회에서도 김 후보와 추 후보는 발언 기회를 얻을 때마다 서로를 향해 숨 막히는 공세를 퍼부으며 송곳검증을 이어갔다. 이 토론회에서는 두 후보 외에 개혁신당 이수찬 후보도 참석했다.
2차 토론회 역시 상대 후보의 공약에 대한 비판이 주메뉴였다. TK신공항 건설과 관련해, 추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지금 대구의 한 해 살림을 살면서 앞으로 빌릴 수 있는 한도가 약 5000억원 남짓한데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5000억원을 빌리고 나면 대구가 재정 운영을 할 수 있겠나”라고 따졌다. 김 후보는 “법안(신공항 특별법)을 통과시킬 때 추 후보도 공동발의를 했다. 거기에 ‘공자기금을 빌린다’라고 돼 있다”면서 “그것을 가지고 빚 돌려막기라고 말하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추 후보의 테슬라 제2 아시아 공장 대구유치 공약에 대해 “테슬라는 10년 동안 협상하던 인도 공장 건립을 백지화했다. 올해 1분기 베를린 공장 가동률이 65% 수준에 불과했다. 무슨 방식으로 유치하겠다는 것이냐”라고 물었다. 추 후보는 이에대해 “미래 자동차의 가능성을 본다. 대구는 전기 자율 자동차의 중소·중견기업 기술력이 굉장히 강하고 인력도 좋다”며 “부지도 싼값에 제공할 수 있다. 각종 세제 혜택 등을 통해서 적극 유치할 생각"이라고 응수했다.
공약의 실현가능성을 두고 중앙정부와의 연줄도 거론됐다. 김 후보는 추 후보를 향해 “경제부총리를 지냈기 때문에 중앙정부 인맥이 강하다는 것만으로 대구 현안이 해결되지는 않는다”면서, 정부 예산과 국책사업 추진에 대한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여당프리미엄’을 가진 자신이 더 대구시장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거친 설전도 있었다. 추 후보는 김 후보 공약을 두고 “재원 대책 없는 장밋빛 공약”이라고 했고, 김 후보는 “경제 관료 마인드로는 산업화도 못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를 밀어붙였듯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한 문제”라고 받아쳤다.
이날 밤 늦게까지 토론회를 지켜본 대구 정치권 한 관계자는 “1차 토론회에서는 네거티브 성격이 다소 강했지만 2차 토론회는 상대후보 공약에 대해 철저하게 검증하는 시간이었다"면서 “결국 유권자들이 두 차례 토론회를 통해 누가 침체된 대구경제를 살릴 적임자인지를 현명하게 가려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