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기자수첩)스타벅스 논란⋯마치 ‘마녀사냥' 사회 같다

김재욱 기자
등록일 2026-05-27 14:06 게재일 2026-05-28
스크랩버튼
스타벅스 논란 본질은 기업 실수 넘어선 과잉 정치화
비판보다 낙인, 설명보다 편 가르기만 남았다

스타벅스의 5·18 관련 마케팅 논란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공방의 소재로 변질돼 사회적 갈등요인이 되고 있다.

스타벅스가 역사를 폄훼한 행태는 충분히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정부주도로 불매운동까지 펼쳐지는 것은 과유불급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26일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이벤트에 대해 직접 국민에게 사과했다.  "국민과 5·18 유공자들에게 상처를 드린 점을 깊이 사과드린다“며 몇번이나 고개를 숙였다.

신세계그룹은 자체 진상 조사 결과 이번 이벤트가 5·18을 겨냥해 고의적으로 기획된 정황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실무자들은 날짜가 5·18과 겹친다는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 채 행사를 진행했고, 4단계 결재를 거치는 동안 상급자들도 문제 의식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다.

신세계그룹의 심각한 리스크 관리는 물론 비판받아야 할 문제지만, 대통령이나 장관까지 나서서 공격을 퍼부을 일은 아닌 것 같다. 

현재 온라인에서는 정치권이 가세하면서 “의도적 조롱”, “역사 왜곡”, “극우 코드” 같은 자극적 표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 기업의 단순 실수가 순식간에 전국적인 진영 대결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는 “민주화운동 모독”이라고 했고, 반대편에서는 “과잉 반응”이라고 맞받았다. 기업의 부주의라는 본질은 사라지고, 결국 또 편 가르기만 남았다.

요즘 한국 사회는 어떤 논란이 터져도 정치가 개입한다. 기업 광고 하나, 연예인 발언 하나도 금세 진영 논리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정치권은 갈등을 조정하기보다 지지층이 반응할 만한 강한 메시지를 먼저 꺼내 든다. 그 순간 논란은 더 이상 사실과 책임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편이냐, 상대 편이냐”의 싸움으로 변한다.

사과를 해도 “쇼”라고 하고, 해명을 하면 “변명”이라고 몰아붙인다. 실수와 악의를 구분하지 못하는 분위기 속에서 여론은 점점 더 극단으로 흐른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러한 흐름이 사회 전체를 피로하게 한다는 점이다. 표현 하나에도 정치적 낙인이 따라붙자 사람들은 점점 실수 자체를 두려워하게 된다. 맥락보다는 자극적인 해석이 우선하고, 차분한 설명보다 분노가 더 빠르게 소비된다.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할 정치가 오히려 갈등과 음모를 증폭시키니까 사회전체가 병드는 것이다.

 대구시장에 출마한 민주당 김부겸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정 회장이 책임을 분명히 하고 사과한 만큼 이제 이 정도 선에서 그쳤으면 한다”고 했고,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도 “국민적 아픔을 앞세워 끝없는 정치적 낙인찍기와 마녀사냥식 압박을 이어가는 모습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거듭 사과를 하고 책임자 문책에 나선 만큼 이제 논란을 수습할 때도 됐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사회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