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교구 115년 역사상 ‘최초’ 부교구장···교구장 승계권 가져 현직 교구장이 타 교구 부교구장 대주교로 이동한 것도 한국 천주교회 첫 사례
천주교 대구대교구 역사상 처음으로 교구장 승계권을 지닌 ‘부교구장 대주교’가 탄생했다.
천주교 대구대교구는 교황 레오 14세가 5월 26일 로마 시간으로 정오(한국 시간 오후 7시)에 현 청주교구장인 김종강 시몬 주교를 천주교 대구대교구 부교구장 대주교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임명으로 김 대주교가 떠난 청주교구장 직위는 공석이 된다.
교회법상 부교구장(Coadjutor Bishop)은 교구장 승계권이 없는 일반 보좌주교(Auxiliary Bishop)와 명확히 구별된다. 현직 교구장을 보좌하는 것은 같지만, 교구장직이 공석이 될 경우 별도의 절차 없이 자동으로 교구장직을 승계하는 권한과 의무를 지닌다.
1911년 대구대목구로 출발해 1962년 대교구로 승격된 대구대교구는 그동안 이문희 주교(1972년), 서정덕 주교(1994년), 최영수 주교(2001년), 조환길 주교(2007년), 장신호 주교(2016년) 등 여러 보좌주교를 맞이한 바 있으나, 공식 승계권을 지닌 부교구장을 맞이하는 것은 115년 교구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현직 교구장 주교가 다른 교구의 부교구장 대주교로 임명돼 자리를 옮기는 사례 자체도 한국 천주교회 역사상 최초의 일이라 교계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국 천주교회에서는 교구장의 고령이나 건강 문제 등으로 안정적인 승계가 필요할 때 교황청에서 부교구장을 임명해 왔으며, 앞서 광주·부산·수원·원주·제주교구 등에서도 부교구장 임명을 통해 사목의 연속성을 확보한 사례가 있다.
이번 임명 역시 현재 대구대교구장인 조환길 대주교(1954년생, 만 71세)가 교회법상 사임 권고 연령인 만 75세(2029년 11월)를 수년 앞두게 됨에 따라, 향후 교구 행정의 공백을 막고 안정적인 세대교체를 준비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김종강 대주교는 1965년 충북 청주 출생으로,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대신학교)을 졸업하고 1996년 6월 사제품을 받았다. 청주교구 학산 본당 주임신부를 거쳐 로마 교황청립 그레고리오대학교에서 교회사를 전공했으며, 교황청립 성바오로 국제선교신학원 부원장을 지냈다.
2010년 귀국 후에는 청주교구 청소년사목국장, 대전가톨릭대학교 교수,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관리국장 등을 역임하며 교구 사목과 행정, 신학교 교육 등 다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후 2022년 3월 청주교구장으로 임명되며 주교품을 받았고, 현재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장 및 청소년사목위원장 직무도 수행 중이다.
대구대교구 관계자는 “풍부한 사목 및 행정 경험을 갖춘 김종강 대주교의 부교구장 임명을 통해 교구 사목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교구 운영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천주교 대구대교구는 제10대 교구장인 조환길 대주교가 이끌고 있으며, 2025년 말 기준 164개 성당, 532명의 사제와 51만 명의 신자가 소속돼 있다.관할지역은 대구광역시, 경상북도 포항·경산·경주·구미·김천·영천시, 고령·성주·울릉·청도·칠곡군 등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