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년제 대표 창작 교육 활동···AI 시대 속 인간의 창의성과 공존을 묻다 학생들이 직접 기획부터 설치·발표까지 주도···전공 자긍심 높여
포항예술고등학교가 격년제로 운영하는 대표적 창작 교육 활동인 ‘설치미술제’를 개최했다. 올해는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전환기 속에서 아날로그적 예술 활동이 지닌 가치를 되새기고, 학생들이 직접 학교 공간을 해석해 대형 입체 작품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포항예술고등학교(교장 홍태기)는 최근 교내에서 재학생과 교직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26학년도 포항예술고 미술과 설치미술제’ 개막식을 열었다.
설치미술제는 재학생들의 창의적 사고와 표현 능력을 기르기 위한 행사다. 예술이 교실을 넘어 학교 공간과 일상 속으로 확장되는 경험을 제공하는 데 목적을 둔다.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학교 공간을 해석하고 다양한 재료를 탐구하며, 협업을 통해 하나의 작품을 일구어내는 실천적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번 미술제는 학생들이 전공 역량을 바탕으로 주제 의식을 작품에 담아내고, 시대적 흐름과 사회적 감수성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학생들은 사전 계획 수립부터 역할 분담, 재료 선정, 제작, 설치, 최종 발표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주도적으로 수행하며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과 소통 능력을 체득했다.
올해는 다채롭고 묵직한 주제 의식을 담은 작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AI 기술의 발전 속에서 인간 고유의 창의성을 탐구한 ‘공존의 연못’, 우리 사회의 혐오 기준에 질문을 던지는 ‘지네의 개화’, 인간 내면의 이중성을 형상화한 ‘심원(心圓)’ 등이 대표적이다. 학생들은 작품을 통해 사회와 인간,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교내 공간에 입체적으로 풀어냈다.
미술과 전교생이 학년별 전공별로 팀을 이뤄 총 11개 작품을 제작했으며, 이를 교내 미술관과 교내 첫 관문인 입구 등에 나눠 선보였다.
특히 이번 미술제는 AI 기술이 확산하는 디지털 시대에 사람이 직접 손으로 만들고 재료의 물성을 체험하는 예술 활동의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학생들은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도구와 재료를 안전하게 사용하며 작품 제작에 몰두했다. 이 과정에서 인내심과 집중력, 협업의 중요성을 몸소 익혔으며, 이는 향후 전문 예술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소중한 자양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개막식에서는 참여 팀의 대표 학생들이 직접 작품의 제작 의도와 과정을 설명하며 관람객의 이해를 도왔다. 학생들은 자신감 넘치는 발표로 학교 공간의 예술적 변화를 소개하며, 전공에 대한 자긍심과 공동체 애정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포항예술고 홍태기 교장은 “이번 설치미술제는 학생들이 대형 작품을 제작하며 서로 협력하고 배려하는 예술공동체를 이루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창의적 활동을 통해 숨겨진 적성을 계발하고 자신감을 키우는 뜻깊은 교육의 장이 되었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