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마케팅 AI 심층 분석-개인화 추천과 광고 타겟팅의 원리

등록일 2026-06-07 17:29 게재일 2026-06-08 16면
스크랩버튼
Second alt text
서용운 계명대 글로벌 창업대학원 벤처창업학과 교수

가게를 하는 사장님이라면 한 번쯤 겪어 보셨을 일이다. 어제 인터넷에서 검색한 운동화가 오늘 아침 인스타그램에 다시 뜬다. 카카오톡 친구 목록 아래에 내가 어제 클릭한 상품이 광고로 떠 있다. 유튜브를 켜자마자 어쩌면 내가 좋아할 만한 영상이 나란히 줄지어 있다. 같은 시간 같은 앱을 열어도 옆자리 손님과 내 화면은 다르다. 가게에서도 사정은 같다. 우리 매장 광고를 네이버에 올리려고 보면 ‘어떤 손님에게 보일지’ 같은 옵션이 줄줄이 나오고, 카카오톡 채널에 단골 알림을 보내려 해도 ‘관심 상품을 본 사람’에게만 보내는 기능이 따로 있다. 누가 이렇게 손님을 골라 주는 걸까. 그 보이지 않는 점원의 이름이 바로 ‘마케팅 AI’이다. 우리 가게의 매대 진열을 누가 정하는지가 매출을 좌우하듯, 스마트폰 화면의 진열대도 누군가가-정확히는 어떤 알고리즘이-정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계의 분석에 따르면 잘 만든 개인화 추천은 고객 만족도를 평균 20퍼센트, 구매 전환율을 10~15퍼센트 끌어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회는 이 보이지 않는 점원의 일하는 방식을 들여다보고, 우리 가게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편리함 뒤에 어떤 그림자가 숨어 있는지를 함께 살펴본다.

Second alt text
마케팅 AI는 개인화 추천과 타겟팅으로 효율을 높이나 필터버블의 그늘도 존재한다. 사진은 시장 골목에서 단골들이 가게에 들르는 모습과 매운맛 라면이 놓인 모습을 통해 AI가 사람과 물건을 짝지어 주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미지. /서용운 제공

■ 추천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 ‘비슷한 사람’과 ‘비슷한 물건’
마케팅 AI가 추천을 만들어 내는 원리는 의외로 단순한 두 가지 발상에서 출발한다. 첫째는 ‘비슷한 사람’을 보는 방식이다. 가게로 치면 단골 김 씨가 즐겨 사는 물건을 비슷한 취향의 박 씨에게 권하는 셈이다. 김 씨와 박 씨가 같은 음료를 좋아하고 같은 시간대에 들르는 단골이라면, 김 씨가 새로 시도한 메뉴를 박 씨도 좋아할 가능성이 크다는 단순한 짐작이다. 영화·도서·상품을 비슷한 패턴으로 사고 보는 사람들끼리 무리를 짓고, 그 무리에서 인기 있는 것을 권한다. 아마존 매출의 약 35퍼센트가 이 방식의 교차 추천에서 나온다는 통계는 업계의 오래된 지표이다. 둘째는 ‘비슷한 물건’을 보는 방식이다. 내가 매운맛 라면을 좋아하면 비슷하게 매운 다른 라면을 권하는 식이다. 영화라면 장르·감독·배우·분위기 같은 요소를 잘게 쪼개 비슷한 작품을 찾아 준다. 넷플릭스는 이 두 방식을 함께 쓰며, 시청자가 본 영상의 약 75~80퍼센트가 검색이 아닌 추천을 통해 발생한다고 자사 연구진은 밝힌 바 있다. 같은 회사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개인화 추천은 해마다 약 10억 달러에 달하는 고객 이탈 비용을 줄여 주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의 AI는 한발 더 나아가 사람과 물건을 한 장의 거대한 지도에 점으로 찍고, 점과 점 사이의 거리를 재서 가까운 것을 권한다. 비슷한 취향의 사람끼리는 가까운 동네에 모이고, 비슷한 종류의 물건끼리도 가까운 골목에 진열되는 셈이다. 결국 시장 골목에서 단골을 알아보고 입맛에 맞는 반찬을 권하는 일이, 컴퓨터 안에서 수억 명을 상대로 1초 안에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단지 그 점원이 24시간 졸지 않고, 손님 한 명 한 명의 발걸음을 모두 기억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 광고가 나를 알아보는 방법···쿠키와 행태 정보의 시대
추천이 ‘무엇을 보여줄까’의 문제라면, 광고는 ‘누구에게 보여줄까’의 문제이다. 사장님들도 인터넷 광고비를 집행하다 보면 ‘맞춤 광고’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어떻게 광고가 내 손님을 찾아낼까. 오랫동안 그 비밀의 열쇠는 ‘쿠키(cookie)’였다. 우리가 어떤 사이트를 거쳐 어떤 상품을 보았는지를 따라다니며 기록하는 작은 꼬리표이다. 한 가게에서 본 신발이 다른 사이트에서 다시 광고로 뜨는 까닭이 바로 이 꼬리표 덕분이다. 그러나 흐름이 바뀌고 있다. 사파리·파이어폭스 같은 브라우저는 이미 이 꼬리표를 차단해 왔고, 구글도 2025년 4월 결국 일괄 폐기 계획을 철회하고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방식으로 돌아섰다. 인터넷을 열 때마다 마주치는 ‘쿠키 동의’ 팝업창은 그 변화의 신호이다. 흐름은 분명하다. 남의 발자국을 몰래 따라다니는 광고에서, 자기 손님이 남긴 발자국을 정성껏 기록하는 광고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가게가 직접 모은 단골 명부, 멤버십 카드 사용 내역, 자체 앱의 방문 기록 같은 것이 바로 ‘1차 데이터’이다. 외부 추적이 어려워질수록 내 손님의 발자국이 더 귀해진다는 뜻이다. 카드사 데이터나 외부 데이터를 사오는 시대에서, 우리 가게 손님을 우리가 직접 기록하는 시대로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국내에서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2024년 1월 ‘맞춤형 광고에 활용되는 온라인 행태 정보 보호 정책 방안’을 내놓아 광고 사업자의 책임을 구체화했고, 2025년 개인정보 처리방침 작성지침도 한층 강화됐다. 손님의 자기결정권을 광고 효율보다 앞세우자는 사회적 합의가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가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손님의 정보를 함부로 다루지 않는 일이 곧 신뢰의 출발점이라는 사실이 새삼 분명해지고 있다.

■ 소상공인에게 열린 도구들···네이버·카카오, 그리고 포항의 가능성
좋은 소식은 마케팅 AI가 더 이상 대기업만의 무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네이버는 2017년 도입한 추천 시스템 ‘AiRS’를 블로그·쇼핑·뉴스로 넓혔고, 중소상공인을 위한 AI 광고 솔루션 ‘애드부스트 쇼핑’을 통해 이를 쓴 가게의 신규 구매자와 주문 건수가 약 60퍼센트 늘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에서 바로 쓰는 ‘AI 메이트 쇼핑’과 광고주용 ‘모먼트 AI’를 잇따라 내놓아 대화창에서 “주말 친구 생일 선물 추천해 줘”라고 물으면 AI가 골라 주는 단계까지 왔다. 카카오 측은 다음 앱과 카카오톡 쇼핑탭에 추천 기능을 적용한 직후 상품 클릭이 50퍼센트 이상 늘었다고 보고했고, 카카오재팬이 운영하는 일본 웹툰 서비스 ‘픽코마’는 추천 도입 이후 첫 열람의 절반 이상이 추천을 통해 발생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S25 출시 캠페인에서 AI 광고 솔루션을 자사 쇼핑몰에 접목한 사례, 메타의 자동화 광고 ‘어드밴티지 플러스’가 일부 캠페인에서 장바구니 전환 비용을 70퍼센트 가까이 줄였다는 사례도 잇따른다. 포항·경북도 예외가 아니다. 포스코그룹은 마케팅 본부와 포스코DX를 중심으로 거래선별 수요 예측·맞춤 견적 같은 B2B 영역에서 AI 마케팅을 키워 가고 있다. 동네 가게에도 활용의 여지는 충분하다. 죽도시장의 어물전 사장님이 단골의 구매 주기를 메모해 두는 일, 영일대 카페 사장님이 손님이 즐겨 시키는 음료를 기억해 두는 일, 호미곶 펜션 사장님이 손님이 어느 계절에 어떤 방을 선호하는지 기록해 두는 일, 그것이 바로 1차 데이터의 출발점이다. 종이 장부도 좋고, 네이버 예약·카카오톡 채널·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같은 무료에 가까운 도구도 좋다. 거기에 네이버·카카오의 AI 광고 도구를 보태면 적은 예산으로도 더 정확한 손님에게 닿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영일대 산책객을 자주 받는 카페라면 ‘근처에 있는 30대 여성’에게만 광고가 가도록 설정할 수 있고, 명절 선물용 과메기를 파는 가게라면 작년 그 시기에 구매한 단골에게만 알림이 가도록 할 수 있다. 광고비 10만 원으로도, 1만 명에게 무작위로 보내던 시절과 달리 1000 명의 적합한 손님에게 닿을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다만 처음부터 완벽한 도구를 찾기보다, 우선 한 달치 단골 명부를 정리하는 일부터 시작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Second alt text
추천 알고리즘이 만든 거품 안에서 스마트폰을 보며 바깥 세상의 다양성과 차단된 모습을 표현한 일러스트. /서용운 제공

■ ‘추천된 나’는 진짜 나일까··· 알고리즘 너머의 인문학
마케팅 AI는 분명 편리하다. 그러나 그늘도 있다. 2011년 미국의 시민운동가 엘리 패리저는 ‘필터버블(Filter Bubble)’이라는 말을 만들었다. 알고리즘이 우리에게 보여 주는 것만 보여 주는 동안,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좁은 거품 안에 갇히게 된다는 경고이다. 광고 알고리즘은 우리가 클릭한 것을 더 보여 주고, 우리는 더 자주 클릭한다. 그 되먹임 속에서 ‘내가 골라 본 것’과 ‘추천이 보여 줘서 본 것’은 점점 구별이 어려워진다. 시장 골목을 한 바퀴 돌며 우연히 마주친 새 가게, 동네 책방에서 무심코 손에 든 책, 옆 가게 사장님과 나누는 잡담 속에서 듣는 다른 동네 이야기, 이런 우연한 만남이 점차 줄어든다는 뜻이다. 18세기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계몽을 “자신의 이성을 스스로 사용할 용기”라고 정의했다. 그 시선으로 보면 추천 알고리즘이 가장 두려운 점은 부정확함이 아니라, 너무 정확해서 우리가 다른 선택지를 떠올릴 기회조차 빼앗는다는 데 있다. 지난주에 다룬 저널리즘의 가짜뉴스 문제처럼, 추천 알고리즘도 사회의 공통 화제와 다양성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이다. 가게의 입장에서도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AI가 골라 주는 손님에게만 광고가 나가면, 새로 가게를 알릴 기회를 놓치는 손님은 누구인가. 알고리즘이 만들어 내는 안락한 거품은, 무엇을 보여줄지뿐 아니라 ‘무엇을 보지 않게 할지’까지 정한다는 점에서 가볍지 않은 문제이다.

가게를 새로 여는 분이라면 마케팅 AI를 잘 다루는 일이 곧 경쟁력이다. 사업 계획을 짤 때 흔히 쓰는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라는 표가 있다. 그 안의 아홉 칸 중 ‘어떤 손님인가’와 ‘어떤 통로로 만날 것인가’는 바로 마케팅 AI가 가장 큰 도움을 주는 영역이다. 시장 조사부터 경쟁사 분석, 손님의 모습 그리기, 트렌드 파악까지 AI에게 물어 며칠 안에 자료를 모을 수 있다. 다만 AI가 그려 주는 손님의 모습은 어디까지나 숫자의 그림자이다. 진짜 손님의 사정과 마음은 결국 사람과 사람의 대화, 가게 문을 열고 나누는 인사에서 드러난다. 시민의 입장에서도 같다. 내가 보는 화면이 누군가의 선택의 결과임을 알아채는 일, 그리고 가끔은 알고리즘 바깥의 정보를 일부러 찾아보는 습관이야말로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교양이다. 책장에서 한참 펴 보지 않은 책을 꺼내 드는 일, 평소 잘 안 가던 골목 책방을 둘러보는 일, 알고리즘이 권하지 않은 우연한 만남이 우리를 우리답게 만든다는 사실은 디지털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다.

/서용운 계명대 글로벌 창업대학원 벤처창업학과 교수

AI를 활용하고 주도하는 자가 살아남는다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