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진 장관 현장 방문해 혁신 사례 점검 “학교 통합 넘어 교육의 질 높인 모델”
“한 학급에 학생이 몇 명 정도 됩니까?”
“17명 정도 됩니다.”
“20명 이하군요.”
10일 오후 3시 대구 군위군 군위중학교.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수업이 진행 중인 교실을 둘러보다 학교 관계자에게 학생 수를 물은 뒤 잠시 고개를 끄덕였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날 교육부는 군위중학교에서 ‘교육혁신선도지역 기본계획(시안)’과 ‘소규모학교 혁신을 통한 지역 교육력 제고 방안’을 발표하고 지역 교육혁신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최 장관을 비롯해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김진열 군위군수, 군위교육지원청 관계자, 학교장,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 대표 등 20여 명이 참석해 소규모학교 혁신 모델과 지역 교육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강 교육감은 군위의 대구 편입 과정에서 교육 분야가 가장 큰 과제였다고 밝혔다.
강 교육감은 “2021년 군위 편입 발표 이후 학생 수가 100명가량 줄어들면서 학교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을지 고민이 깊었다”며 “통합보다 더 중요했던 것은 아이들에게 충분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초·중·고 교육력을 먼저 강화하고 국제 프로그램과 미래학교 프로그램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며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신뢰가 쌓이면서 지금은 통합의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강 교육감은 군위 모델의 성공 요인으로 군위군의 적극적인 지원과 교사들의 헌신을 꼽았다.
그는 “군 차원의 방과후 프로그램과 해외연수 지원, 교원 지원이 이뤄졌고 교사들이 긴 출퇴근 시간을 감수하며 학생들을 위해 노력했다”며 “이제 군위 교육은 세계 수준의 교육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열 군수는 “소멸 위기 지역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교육 소멸”이라며 “교육이 무너지면 아이들이 떠나고, 아이들이 떠나면 지역도 사라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학교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거점학교 추진 당시 학부모 반발도 있었지만 ‘학교보다 아이를 보자’는 생각으로 설득했다”고 설명했다.
김 군수는 “행정이 할 수 있는 지원은 모두 하겠다는 각오로 나섰다”며 “3년 만에 장관이 직접 찾을 정도의 교육혁신 모델로 성장한 것이 놀랍다”고 전했다.
교육 현장에서는 변화된 학교 분위기를 보여주는 사례들도 소개됐다.
김기선 군위중학교 교장은 “토론과 협력 중심 수업으로 바꾸면서 교실이 조용한 공간에서 학생들이 활발히 소통하는 공간으로 변했다”며 “학생들 간 관계가 좋아지면서 학교폭력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또 “학생 주도 동아리가 크게 늘었고 플래그풋볼 동아리는 창단 3개월 만에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했다”며 “테니스부는 국제대회 입상자와 소년체전 메달리스트를 배출하는 성과를 냈다”고 소개했다.
학부모 대표로 참석한 문기환 군위초 운영위원장은 국제바칼로레아(IB) 교육과정 도입 이후 학생들의 변화와 교육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전하며 지역 교육혁신이 정주 여건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 장관은 참석자들의 발언을 들은 뒤 “지역 교육혁신은 교육청만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와 학교,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해야 가능하다”며 “군위 사례가 전국 소규모학교 정책의 중요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앞서 최 장관은 강 교육감, 김 군수와 함께 군위중학교 시설을 둘러보며 현장을 점검했다.
최 장관은 4층 교실에서 수업을 참관한 뒤 교무실과 상담실, 미술실 등을 차례로 방문했다. 복도에서 만난 교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수고가 많으십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본관과 연결된 강당까지 둘러본 최 장관은 통합 거점학교로 운영 중인 군위중학교의 교육환경과 시설 현황을 세심하게 살폈다.
특히 교실에서 학생 수가 17명이라는 설명을 듣고 “20명 이하군요”라고 반응한 장면은 학령인구 감소가 지방 교육 현장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읽혔다.
교육부는 이날 현장 의견을 바탕으로 교육혁신선도지역 정책과 소규모학교 지원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