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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영덕군 산림 카르텔 감사는 끝났지만, 책임은 끝나지 않았다

박윤식 기자
등록일 2026-06-15 16:43 게재일 2026-06-1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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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부 박윤식

산림청이 영덕군 숲 가꾸기 사업을 감사한 이유는 단순했다. 국민 세금이 투입된 사업이 계획대로 집행됐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산림청 감사에서 나무를 솎아내지 않았거나 작업 자체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들이 확인됐다. 전체 68건 가운데 일부만 표본 감사했음에도 문제가 드러났다. 결국 산림청은 영덕군에 전수조사를 지시했다.

주민들이 의문을 품는 지점은 감사 결과에만 있지 않다. 영덕군은 전수조사를 직접 수행하지 않았다. 사업 수행 주체였던 산림조합이 조사 과정에 참여했고, 산림조합은 다시 민간업체에 용역을 맡겼다.

감사에서 문제가 확인된 사업이라면 더욱 엄격한 검증 절차가 뒤따라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사 과정의 독립성과 객관성이다. 그런데 조사 과정에는 이해관계자가 포함됐다. 감사 대상이 사실상 검증 과정에 참여한 구조였다. 주민들이 결과를 선뜻 신뢰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수조사 결과 역시 개운치 않았다. 영덕군이 작성한 ‘산림청 감사 지적사항 보완작업 완료 단계 점검 및 실적 보고’를 보면 전체 68건 가운데 30건이 보완작업 대상으로 분류됐다. 이 가운데 5건은 끝내 ‘미실행’ 상태로 남았다.

미실행 내역에는 작업대상지, 제거목 및 수집, 작업로 등이 누락된 내용이 포함됐다. 산림청 감사 이후에도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책임을 묻는 과정은 보이지 않는다. 누가 감독 의무를 소홀히 했는지, 왜 사업이 누락됐는지, 왜 감사 지적사항이 모두 이행되지 않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충분하지 않다.

감사는 있었다. 문제도 확인됐다. 그러나 책임자는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산림청 감사에서 사업 누락과 부실 시공 정황이 확인되고, 전수조사에서도 미실행 사업이 남아 있었음에도 해당 산림조합에 대한 227억 원 규모의 추가 사업 위탁 논의는 계속됐다. 최근에는 산림조합장을 둘러싼 유흥접대 의혹까지 제기돼 경찰에 고발장이 접수됐다. 고발 내용의 사실 여부는 수사기관이 판단할 문제다.

의혹은 사실이 부족해서 커지는 것이 아니다. 대개 책임이 보이지 않을 때 커진다. 주민들이 궁금한 것은 베어지지 않은 나무 몇 그루가 아니다. 왜 문제가 반복해서 확인되는데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가 하는 점이다.

영덕군은 산림조합을 감독하는 기관인가. 아니면 산림조합을 보호하는 기관인가. 감사는 끝났을지 모른다. 그러나 책임에 관한 질문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다.

산림청 감사와 전수조사, 그리고 자체 점검을 통해 문제점이 확인됐음에도 영덕군은 왜 다시 산림사업 대행위탁을 추진하려 했는가. 이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 없이는 행정의 책임을 둘러싼 의문도 쉽게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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