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내 퇴진 압박 확산 속 당권 경쟁 돌입 9월 의회 재개 전 새 당수 선출 전망 후임 유력 버넘 “생활비 부담 완화·변화 필요”
스타머(Keir Starmer) 영국 총리가 사임 의사를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총선 압승으로 집권한 지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퇴진을 결정하면서 영국 정가가 다시 격랑에 휩싸이게 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는 2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당 대표직과 총리직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노동당은 오는 7월 9일부터 새 당수 선출 절차에 들어가며 후임 지도부는 의회가 재개되는 9월 이전 선출될 전망이다.
스타머 총리는 “당이 새로운 지도자를 원한다는 점이 분명해졌다”며 후임 당수가 선출되면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임은 최근 노동당 내부에서 확산된 이른바 ‘스타머 퇴진론’의 결과로 풀이된다. 노동당에서는 수개월 전부터 지도력 교체 요구가 이어졌으며 일부 각료들이 잇따라 사퇴하면서 지도부에 대한 압박이 커져 왔다.
특히 최근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버넘(Andy Burnham) 그레이터맨체스터 시장이 압승을 거두면서 당내 권력 구도 변화가 본격화됐고, 스타머 총리의 퇴진 요구도 급속히 확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임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버넘 시장은 영국 경제의 근본적 변화와 생활비 부담 완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외교·안보·국방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은 아직 제시하지 않고 있다.
영국은 현재 높은 국가부채와 이자 부담, 장기 저성장, 재정지출 구조조정 난항, 국방비 증액 압력 등에 직면해 있다. 주요 7개국(G7) 가운데 차입 비용이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른 상황에서 차기 지도부가 경제 회복과 재정 안정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떠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차기 노동당 지도부가 출범하더라도 재정 여력이 제한적인 만큼 정책 변화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계 투자은행 시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버넘 체제가 들어서더라도 불안정한 재정 여건 속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