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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원전 선택의 갈림길에 선 영덕군… 정부 정책 변화 상처 아물지 않아

영덕군이 다시 원전 논쟁의 중심으로 끌려 들어가고 있다. 인구 감소와 지역 경제 침체, 대형 산불 피해까지 겹친 상황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신규 원전 건설 공모는 생존을 고민하는 지방정부에 사실상 거부하기 어려운 선택지로 다가온다. 막대한 지원금이 약속된 이 공모는 위기에 몰린 지역에는 탈출구처럼 보이지만, 한 번 결정하면 되돌릴 수 없는 갈등과 책임을 지역에 떠넘기는 구조라는 비판도 동시에 나온다. 영덕군의 현실은 절박하다. 지방소멸 위험 지수는 해마다 높아지고, 지역 경제를 떠받치던 산업은 이미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여기에 대형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한 재정 부담까지 더해지며 군 안팎에서는 “이대로는 버틸 수 없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꺼내 든 신규 원전 건설 공모는 재정난에 몰린 지방정부에 ‘현금이 보장된 유일한 카드’로 비친다. 실제로 군 내부 실무진 사이에서는 공모 참여를 전제로 한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영덕군의회 한 군의원은 “국비 지원이 절실한 상황에서 정부가 마련한 공모를 외면하기는 쉽지 않다”며 “집행부 내부 분위기가 매우 복잡하다”고 전했다. 김광열 영덕군수는 공식적으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김 군수는 “현재로서는 찬성도 반대도 아닌 상태”라며 “정부의 공식 공모가 시작되고 정책 방향이 분명해진 뒤에야 군의 입장을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 동의가 전제되지 않으면 신청하지 않겠다”며 여론조사나 주민투표를 최우선 조건으로 내세웠다. 문제의 본질은 정부의 방식에 있다. 정부는 ‘공모’라는 형식을 통해 지자체들이 스스로 원전 유치 경쟁에 뛰어들도록 만들었다. 자발적 선택이라는 외형을 갖췄지만, 실상은 재정 여력이 취약한 지방정부에 위험한 결단을 떠넘기는 구조다. 원전 건설 과정에서 발생할 사회적 갈등과 정책 실패의 책임은 고스란히 지자체와 지역 주민의 몫이 된다. 영덕군민들의 시선은 엇갈린다. 일부는 지원금을 통한 지역 경제 회복을 기대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안전 문제와 환경 훼손, 공동체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한 번 갈라진 지역 사회는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원전 유치는 단순한 개발 사업을 넘어 공동체의 존립과 직결된 사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같은 불신은 과거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천지원전 추진 당시 정부로부터 받은 지원금 380억 원은 사업 중단 이후 이자까지 더해져 409억 원을 반환해야 하는 부담으로 돌아왔다. 여기에 소송 비용과 행정력 낭비, 주민 간 갈등까지 더해지며 지역 사회는 깊은 상처를 입었다. 김 군수는 최근 읍·면 연두방문 주민 간담회에서 정부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원전은 최소 10년 이상 걸리는 초장기 사업인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뒤집히면 그 피해는 결국 지역이 떠안게 된다”며 “이런 구조에서는 국가 정책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면서도, 정책 변경 시 지자체를 보호할 구체적인 책임 구조나 법적 안전장치는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는 지역을 국가 에너지 안보의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중앙집권적 사고의 연장선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영덕군은 당분간 정부의 공식 공모 절차와 국회 논의 과정을 지켜보며 대응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

2026-01-27

대구문예회관, ‘2026 올해의 청년작가’ 5인 선정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주)삼보모터스 삼보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진행한 ‘2026 올해의 청년작가’ 공모에서 최종 5명의 작가를 선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공모는 대구·경북 지역 연고를 가진 만 35~45세 청년 작가들을 대상으로 한 시각예술 분야 지원 사업으로, 엄정한 심사를 거쳐 권세진(회화), 방정호·서현규(이상 영상·설치), 이성경·이혜진(회화) 등 5인이 선정됐다. 2025년 12월 15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된 공모에는 총 61명의 작가가 지원했으며, 평면(42명), 입체(설치·7명), 미디어(영상·12명) 분야에서 고루 응모자가 몰렸다. 1차 포트폴리오 심사와 2차 면접 심사를 거친 결과, 동시대 시각예술의 감각과 태도를 독창적으로 탐구하는 작품 세계를 지닌 작가들이 선정됐다. 권세진은 빛과 대기의 변화로 시간의 흔적을 회화에 담아내며, 방정호는 생명과 기술의 융합을 영상으로 시각화해 미래 생명체의 가능성을 탐색한다.서현규는 인공지능과 인공생명의 존재론을 인공생명체의 진화로 풀어내고,이성경은 그림자와 반사된 풍경을 통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회화로 표현한다. 이혜진은 사라지는 존재의 상실감과 삶의 일시성을 장소의 흔적을 기록하는 작업으로 조명한다. 선정 작가들은 창작 지원금과 도록 제작, 대구문화예술회관 내 스페이스 하이브 1~5전시실 제공, 평론가 매칭 등 전시에 필요한 지원을 받는다. 오는 11월 3일부터 12월 27일까지 열리는 전시에서는 작가 세미나와 심사를 통해 대상 1인에게 삼보미술상과 함께 상금 3000만 원이 수여될 예정이다. 김희철 대구문화예술회관장은 “삼보문화재단과의 협력으로 지역 청년 작가들의 창작 역량을 키우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이번 전시가 작가들이 자신만의 시각적 언어를 확장하고, 지역 예술계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27

여야, 트럼프 관세폭탄 투척에 충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국회의 입법 지연을 이유로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되돌리겠다고 선언하면서 여야가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이재명 정부의 ‘꼼수 외교’가 초래한 결과로 규정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2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자화자찬했던 한미 관세 합의가 얼마나 취약한지 드러났다”며 “비준 동의가 필요한 사안을 MOU(양해각서) 형태로 처리해 국회 검증 절차를 외면한 정부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관세 인상의 원인을 야당의 입법 비협조로 돌렸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서 “한미 전략적 투자 MOU는 행정적 합의로 국회 비준 대상이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인액트(enact·법 제정)’라는 표현을 쓴 것은 국회 입법에 주목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러한 이견은 이날 오후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도 평행선을 달렸다. 국민의힘은 합의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국회 비준 절차를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민주당은 소모적인 비준 논쟁 대신 특별법 처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여야는 29일 본회의를 열어 민생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으나, 관세 대응을 위한 특별법 처리 일정이나 구체적인 안건 수에 대해서는 28일 추가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6-01-27

이해찬 전 총리 빈소 조문 행렬···정·관계 인사들 “시대의 동지 잃었다”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의 빈소가 27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면서 정·관계 인사들과 시민들의 조문 행렬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베트남 출장 중 별세한 고인의 시신은 이날 오전 6시 53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상임 장례위원장을 맡은 김민석 국무총리를 비롯해 우원식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등이 공항에서 고인을 영접했다. 빈소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 등의 조화가 나란히 놓였으며, 이 대통령은 업무를 마친 뒤 빈소를 찾아 직접 조문한다. 장례 첫날부터 빈소는 추모객들로 붐볐다. 김민석 총리는 조문 중 눈물을 보였고, 우원식 의장은 한동안 영정 앞에서 말을 잇지 못했다. 이외에도 김부겸·한명숙 전 국무총리,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등 전·현직 정관계 인사들이 잇달아 빈소를 찾아 추모했다. 전국적인 추모 열기 속에 대구에도 고인을 기리는 분향소가 마련됐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이날 대구 중구 삼덕동 당사 내 김대중홀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분향소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개방되며, 장례 일정이 종료되는 오는 31일까지 대구 시민들의 조문을 맞는다. 대구시당 관계자는 “고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한 축을 굳건히 세운 정치 지도자로, 국가와 국민을 향한 책임 정치의 모범을 보여주신 분”이라며 “고인의 숭고한 뜻과 정치적 유산을 기리기 위해 분향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분향소에 대구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가운데 직장인 이모(40)씨는 “아직 더 하실 일이 많은 분인데 갑작스럽게 별세해 안타깝다”며 “이 전 총리가 민주주의를 위해 평생을 바친 헌신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베트남 출장 중이던 지난 23일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현지 병원에서 치료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25일 별세했다. 장례는 27일부터 31일까지 기관·사회장으로 진행된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1-27

6선 주호영, 출마 기자간담회 “지방 소멸 막을 경기 규칙 바꿀 것”

국회부의장인 국민의힘 주호영(6선·대구 수성갑) 의원이 27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존의 방식으로는 지방 소멸을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지역 살리기의 새로운 경기 규칙을 만들기 위해 출마한다”며 다시 한번 대구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주 의원은 지난 25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었다. 주 의원은 이날 대구의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 문제를 ‘구조적 한계’로 규정했다. 그는 “대구는 매년 인구가 1만 명씩 줄고, 지역 대학 졸업생 2만 명 중 절반 이상이 취업을 위해 수도권으로 떠나는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면서 “30년간 기업 유치를 외쳤지만,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오히려 벌어졌고 경북은 전국 10대 소멸도시 중 4곳이 포함될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회 입법과 중앙정부 협의를 통해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방이 실제로 자생할 수 있는 새로운 경기 규칙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라면서 △지역별 법인세 차등 부과 △기업 본사 소재지 상속세 인하 △규제 프리존 도입 등 기업이 스스로 찾아올 수 있는 환경 조성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대구의 숙원 사업인 K-2 전투비행단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국가 차원의 해결’을 약속했다. 그는 “대구 도심 한가운데 전투비행단이 있어 지금까지 소음 보상에만 9000억 원 이상이 투입됐다”며 “공군기지 이전에는 20조 원 이상이 필요해 지자체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국가가 나서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급부상한 대구·경북 행정통합 문제에 대해서는 ‘선(先) 통합, 후(後) 보완’ 원칙을 재확인하며, 다른 지역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속도감 있는 추진을 강조했다. 주 의원은 “지금까지 대구 시장 경선을 했지만 형식적이었다. 대구의 문제는 장유유서”라며 “좋은 풍토긴 해도 지역 발전에는 도움이 안 된다.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며 정면 승부 의지를 다졌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6-01-27

한동훈계 축출, 국민의힘 당내 갈등 본격화하나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친한(친한동훈)계 핵심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게 사실상의 제명 조치인 ‘탈당 권유’를 의결하면서 여권 내 계파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전날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해 ‘탈당 권유’ 처분을 내렸다. 윤리위는 징계 사유로 김 전 최고위원이 언론 인터뷰 등에서 “다양한 매체에 출연해 현재의 지도부를 지속해 타격하며 당내 분란을 주도해 조장했다”는 점을 들었다. 특히 당 지도부를 향한 비판을 “당의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 특정 여론조사만을 소개하며 다시 지도부를 추가 공격하는 매우 계획적이고 용의주도한 매체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라고 규정했다. 탈당 권유는 10일 이내 재심을 청구하지 않거나 자진 탈당하지 않으면 별도 절차 없이 제명되는 중징계다. 이는 당무감사위원회가 권고했던 ‘당원권 정지 2년’보다 수위가 높아진 것으로, 친한계 축출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동훈 전 대표는 즉각 페이스북을 통해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한 전 대표는 “당원이 당 대표를 비판하면 당에서 내쫓아야 한다는 반민주, 반지성적인 말을 윤리위 결정문에서 대놓고 하고 있다”며 “이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북한 수령론’, ‘나치즘’ 같은 전체주의, 사이비 민주주의”라고 직격했다. 또한 “지금 국민의힘에서 불법 계엄이 진행 중”이라며 “‘윤 어게인’ 사이비 보수로부터 진짜 보수를 지켜내겠다”고 했다. 김 전 최고위원 역시 “나치 주장을 보는 것 같다”며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반면 당권파는 징계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 절차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한 전 대표 징계를) 유보해서는 안 되고 이번 기회에 빨리 결정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고,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도 “29일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은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강 대 강 대치 속에 당내 소장파 의원들은 지도부의 결단을 만류하고 나섰다. 초·재선 의원 중심의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 조찬 회동에서 한 전 대표의 징계 재고를 촉구했다. 간사인 이성권 의원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오히려 내부 사람들조차 배제하는 정치가 맞느냐, 당 밖에 있는 개혁신당과 연대하자면서 내부 사람들까지 배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고 우리 당 지지자 상당수의 신뢰를 저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단식을 중단하고 입원 치료를 받아온 장동혁 대표는 26일 퇴원해 이르면 28일 당무에 복귀할 전망이다. 정치권의 시선은 오는 29일 열릴 최고위원회에 쏠려 있다. 이날 회의에서 윤리위가 이미 결정한 ‘한동훈 제명안’이 의결되면 국민의힘은 돌이킬 수 없는 분당 수준의 파국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6-01-27

포항성모병원, 지역 최초 24시간 부인과 응급진료·수술 시스템 가동

포항성모병원이 지역 최초로 24시간 부인과 응급진료·수술 시스템을 구축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이번 시스템 가동으로 포항성모병원은 365일 24시간 언제든 부인과 응급환자에 대한 진료와 응급수술이 가능한 의료체계를 갖추게 됐다. 그동안 갑작스러운 부인과 응급수술이 발생할 경우 타 지역 대학병원으로 이동해야 했던 지역민들의 불편과 의료 공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성모병원은 이번 체계 구축을 통해 포항 지역은 물론 경상도 전반에서 발생하는 부인과 응급환자에 대해서도 신속한 진료와 수술이 가능한 의료 거점 역할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병원은 산부인과·응급의학과·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로 구성된 24시간 응급 진료·수술 전담팀을 상시 운영한다. 응급 상황 발생 시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입원 병상과 함께 응급 CT·MRI 등 영상 진단 장비, 다빈치 SP 로봇 등 첨단 의료 장비도 즉시 가동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특히 신속한 판단과 수술 여부가 생명을 좌우할 수 있는 부인과 응급질환에 대해 초기 진단부터 응급수술, 입원 치료까지 병원 내에서 원스톱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포항성모병원 산부인과는 그동안 부인과 질환을 중심으로 최소침습 복강경 수술과 로봇수술 등 전문 진료 역량을 꾸준히 강화해 왔으며, 이번 24시간 응급진료·수술 시스템 가동을 계기로 경상도 지역 부인과 응급의료 체계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영복 포항성모병원 산부인과 주임과장은 “부인과 응급상황은 시간과의 싸움인 경우가 많다”며 “이번 24시간 진료·수술 체계 구축을 통해 지역을 넘어 경상도 내 부인과 응급환자들이 보다 안전하고 신속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6-01-27

李 대통령 “국회 입법 너무 느려 일 할 수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지금 국회가 너무 느려서 일을 할 수가 없는 상태”라며 정부 정책의 입법 속도에 대한 답답함을 드러냈다. 야권은 여대야소 정국에서 이 같은 대통령 발언이 나온데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체납된 국세 외 수입의 징수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정부 출범) 8개월이 다 돼 가는데, 정부의 기본적인 정책 방침에 대한 입법조차도 20%밖에 안됐다”고 말했다. 임광현 국세청장이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하자 이 대통령은 “충분히 이해하겠지만 국회의 입법 속도가 너무 느리다”며 “계속 기다릴 수는 없으니 그 전이라도 각 부처 명의로 (인력을) 뽑아서 파견하든지 합동 관리를 해 주면 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임 청장은 “입법하는 것이 더 빠를 것 같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국회가 지금 너무 느려서 어느 세월에 (입법이) 될지 모른다. 그때까지 기다리실 거냐”고 따져물었다. 여대야소 정국에서 “국회가 너무 느려서 일을 할 수 없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은 다소 납득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야권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여소야대였던 윤석열 정부에서는 민주당의 입법 저지로 주요 정책들을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반면, 이 대통령이 지금 처한 정치적 환경은 과거 어느 대통령과 비교해 불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이 야당 대표였던 시절에 비하면 지금 국회의 입법 속도는 그야말로 빛의 속도”라며 “본인이 야당 대표 때 얼마나 국정을 철저하게 마비시켜 왔는지 되돌아보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성 의원은 “온갖 말도 안 되는 위헌적인 악법들도 숫자로 밀어붙여서 마구 통과시켜 대는 것이 지금의 국회고 여당”이라며 “지금 이 속도도 느리다고 불평하려면 과거 자신이 야당 대표였던 시절 저질렀던 온갖 패악질과 역대급 발목잡기나 반성하라”고 비판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6-01-27

엄마밥이 그립나요? 아는 사람만 찾아가는 집밥 맛집으로 가요

학창 시절부터 살아온 친정 동네가 죽도동이다. 다니던 교회도 그 동네였고, 목욕탕도 지금껏 그 언저리에 있는 신일탕이다. 친정엄마와 목욕탕에서 시원하게 때를 밀고 나면 딱 점심때다.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막창집 지호네가 있다. 예약하고 젖은 머리가 미처 마르기 전에 도착하면 돌판이 데워져 먹기 딱 좋을 시간이다. 지호네 가장 큰 장점은 깔끔하다는 것, 보통의 고기 구이집에 가면 구울 때 튄 기름으로 바닥이 미끌거리기 마련인데 이 집은 늘 깨끗하다. 예약하고 갔더니 상차림이 준비된 상태라 바로 굽기 시작했다. 상차림에 나온 반찬은 시절 반찬이다. 오늘은 상큼한 진저리 나물 무침으로 나와서 입맛을 돋웠다. 고기가 익기 전 맛보다가 한 접시 해치웠다. 봄이면 냉이, 달래를 비롯한 나물 반찬이, 여름엔 취나물이나 고구마 줄기가, 가을엔 방풍나물이나 고춧잎이 상에 오른다. 사이드 메뉴지만 주인공처럼 젓가락을 유혹한다. 삼겹살과 막창 반반 주문했다. 함께 구우라고 고구마, 양파, 마늘, 양송이를 따로 내왔다. 돌판에 고기를 얹고 사이사이 이것들을 끼워 넣었다. 고기 기름이 빠지는 아래쪽에 잘 익은 김장 김치를 올리면 완벽한 세팅, 지금 미나리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함께 구우라고 또 주신다. 미나리 삼겹살 먹으러 가면 미나리 값을 따로 받는데 이렇게 주셔도 남느냐고 여쭈니 그냥 웃으신다. 그러고선 새로 무친 굴김치를 맛보라며 또 주셨다. 상에 빈틈이 없어서 놓을 자리가 없을 정도다. 지글지글 고기가 익었다. 깻잎 위에 상추, 상추 위에 쑥갓, 그 위에 막창과 파 재래기, 익은 김치, 장아찌 등을 올리니 쌈이 커서 크게 입을 열어도 씹기 힘들 정도다. 명이나물에도 싸 먹고 익은 미나리와 함께 한 입, 동치미에도 한 입 하다 보니 배가 찼다. 사장님~ 밥 주세요. 후식 타임이다. 드뎌 이 집에 진짜 맛있는 밥이 나왔다. 소주를 마신 남편은 밥이랑 열량이 같다며 주문하지 않고 내 밥을 반 나눠 달라고 했다. 싫어! 지호네 밥은 여느 밥집의 밥과 결이 다르다. 쌀값이 제일 비싼 향쌀이다. 한번 사 볼까 싶어 검색하니 20킬로에 8만 원이 넘었다. 허걱 하며 포기 했다. 윤기가 도는 밥에 옥수수가 별처럼 박혀 토독 씹는 맛을 보탰다. 다른 식당에서는 밥을 미리 해서 공기에 담아 따뜻하게 보관하다가 손님상에 나오지만, ‘지호네’는 고기를 굽기 시작할 때 압력솥을 불에 앉힌다. 고기가 쌈으로 싸져 판 위에서 거의 사라질 즈음 쉭쉭 압력추가 돌아간다. 금방 한 밥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법이다. 이 집 밥을 더 맛나게 거드는 메뉴, 된장찌개를 함께 주문해야 한다. 열 가지 넘는 재료를 넣어 우린 물에 미더덕과 꽃게가 합작해서 감칠맛을 극대화 시켰다. 아들은 된장찌개만 팔아도 먹으러 오고 싶은 맛이라고 했다. 밥을 아껴먹으려 해도 된장찌개 한 숟가락에 밥 한 숟갈 이렇게 하다 보면 금방 바닥이 보인다. 밥 한 그릇 추가! 우리가 단골이라 주시는 것인지, 제철 과일을 매번 주신다. 오늘은 주근깨 콕콕 박힌 빨간 딸기였다. 상큼하다. 참외, 수박, 사과 등등 반찬처럼 그 계절에 많이 나오는 과일이다. 정수기 위에 믹스커피랑 사탕은 덤이다. 생수 말고 여러 약초를 큰 주전자에 끓여서 상차림 전에 마시라고 권한다. ‘지호네’ 밥은 보약이다. 겨울에만 하는 굴국밥도 제대로 맛을 낸다. 다른 곳에서 장사 하다가 이 자리로 옮긴 지 6년째라고 했다. 아는 사람만 찾아오는 동네 맛집이다. 주차장은 따로 없어서 길가에 눈치껏 해야 한다. 경북 포항시 북구 칠성천길 28-2, 옛 동해정비공장 뒤편이다. 연락처:010-6222-0654. /김순희 시민기자

2026-01-27

겨울, 간서치(看書癡)가 되기 좋은 시간

차가운 겨울 날씨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드문드문 보이는 거리의 사람들도 시장 안의 상인과 차들도 모두가 움츠리고 있는 모습이다. 이 추운 겨울이 반가운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바깥 활동이 활발하지 않아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집 안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이 겨울에 빠져들기 좋은 것을 딱하나 꼽으라면 ‘책 읽기’일 것이다. 도서관에서, 열람실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아이와 부모 할 것 없이 포근한 책 속의 문장을 따라가는 눈빛들이 열정적이다. 부지런한 사람들의 발걸음이 어느새 도서관 주차장을 꽉 채웠다. 아파트 단지 안의 작은 도서관은 아이들이 책을 대출하고 반납하는 손길로 바쁘다. 독서회 회원들도 만나지 못하는 시간 동안 읽은 책을 공유한다. 누군가는 신문에서 만난 한 줄을 나누고 또 시와 함께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추천한 책을 소개한다. 모두가 책으로 행복해진다. ‘책만 보는 바보’라 칭하던 조선의 대표적인 독서가인 이덕무도 찬 바람이 숭숭 드나드는 겨울날, 허름한 초가집에서도 책을 읽으면 추위를 이겨냈다고 한다. 아무래도 겨울은 이덕무처럼 간서치(看書癡)가 되기에 좋은 시간이다. 초등학교 때를 떠올려보면 겨울방학이 되면 아침이나 저녁을 먹고서 이불 속에서 맛난 겨울 간식을 먹으며 소년잡지 속의 ‘꺼벙이’ 만화를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다. 물론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온 역사책이나 동화책도 있었다. 다음에 읽을 사람은 연락망으로 서로 얘기를 해서 책을 돌려보았던 것 같다. 지금 우리를 간서치로 만들어줄 책은 많지만 그중 고전이 최고다. 물론 아이와 함께라면 그림책도 좋다. 지난 목요일 커뮤니티센터에서 영어 수업하기 전, 도서관에 들러 오래전 보았던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과 요즘 다시 읽기 하는 양귀자의 ‘모순’을 빌리기로 했다. 고전이라 생각하면 떠오르는 책이 영미 소설인데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과 고민하다가 ‘폭풍의 언덕’을 고른 건 다음 달에 개봉하는 영화를 궁금해하면서 다시 읽고 싶기도 해서였다. 소설을 떠올리면 황량한 겨울의 이미지가 영국 요크셔 지방의 강한 바람과도 어울릴 것 같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이 바람이 느껴지니 지도에서 요크셔 지방을 찾아보았다. 런던보다 한참 위쪽에 위치해 있다. 소설 속의 지역을 생각하니 확실히 바람과 잘 어울린다. 주인공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을 생각하면서. 저녁을 먹고 아이들에게 다시 읽은 소설 이야기를 했다. 브론테 자매들도 추운 겨울날 모여서 책과 자신들이 지어낸 이야기로 긴 겨울을 보내지 않았을까 상상해 본다. 양귀자의 모순도 요즘 필독서가 된 책이다. 덕분에 독서 모임에서도 읽었다. 책 속의 주인공이 결혼하기 전에 두 남자를 두고 고민하는 모습이 새롭다. 주인공 이름에서부터 모순이 느껴지지만 마지막 안 진진의 선택처럼 특별할 것 없는 우리 삶이 모순투성이라는 걸 인정해야 할 것 같다. 독서회의 한 회원은 처음과 다르게 나이 들어서 다시 보니 안 진진처럼 선택하지 않았을까 말했다. 고등학생이 된 아이들은 지금까지 그 인기가 멈출 줄 모르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다시 읽는다. 그리고 해리포터와 관련한 물건이 있으면 사 모으기 바쁘다. 여전한 해리포터 사랑이다. 밤이 깊고 조용한 겨울, 간서치(看書癡)의 즐거움을 누려보시길. /허명화 시민기자

2026-01-27

봉화 산골, 짜장면에 담긴 따뜻한 이야기

짜장면 한 그릇 주문하여 나눠 드시던 노부부의 옛 기억을 지울 수 없어 시작한 산골 마을 짜장면 봉사활동. 벌써 9년째 하고 있는 엄춘석, 손영빈씨 부부는 올해도 어김없이 봉화군 오지마을을 누비고 있다. 엄씨 부부의 선한 영향으로 함께 칼갈이 봉사를 하고 있는 이상섭씨와 더불어 마술과 이미용 재능기부를 함께 하겠다는 분들도 동참해 산골 어르신들께 환한 웃음을 전달하고 있다. 부부는 본업을 쉬어가는 1월부터 시작하여 한 달 반 동안 봉화군 36개 오지마을을 돌면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짜장면 한 그릇 드시기 어려운 산골로 짜장면을 요리할 수 있는 손수 제작한 트럭을 운전해 다닌다. 엄춘석씨는 1990년대 봉화군 춘양에서 중식당을 몇 년 운영하였고 현재는 토목건설 사업을 하고 있다. 1990년대 중식당을 운영할 때 노부부들의 짜장면 한 그릇에 대한 안타까운 기억들이 많이 남아 있다고 한다. 돈을 아끼려고 할아버지 혼자 짜장면을 시켜 드리는 할머니도 있었고, 할아버지 혼자 식당에 들어와 짜장면을 드시고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다 드시고 나올 때까지 식당 밖에서 서성거리고 계시는 모습도 봤다. 한 그릇을 시켜 두 분이 나누어 드시는 분들의 모습이 세월이 흐른 뒤에도 가슴 한쪽에 아린 기억으로 남아 짜장면 봉사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2018년부터 시작한 나눔활동은 올해도 춘양면 소로리, 도심3리, 물야면 두문리 등 영하의 날씨에도 매일 진행 중이다. 얼마 전 봉화군 춘양면 황터마을에서도 엄씨는 조리를 하고 부인 손씨는 환한 미소로 어르신들께 정성스럽게 짜장면 대접을 하고 있었다. 특히 거동이 불편해 마을회관에 나오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각 가정으로 배달까지 하는 세심한 배려도 아끼지 않았다. 산간마을 어르신들은 드시고 싶어도 읍내로 나오지 못한 분들이 많다. 몸이 불편해서도 그렇고 짜장면 드시겠다고 시내로 나가기란 추운 겨울날 어렵다 그것 때문에 엄씨가 36개 마을을 다니고 있는 것. 특히 도심3리 황터마을에서는 칼과 가위 등을 갈아주는 재능 나눔에 오래전부터 동참하고 있는 이상섭씨와 새롭게 동참한 마술사 이준용씨, 미용사 최옥순씨가 재능기부 활동을 함께 하였다. 마을회관에 모인 어르신들께 마술을 보여 드리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고, 추운 겨울날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위해 이·미용 봉사를 했다. 고된 농사일로 병이 든 노인들은 경로당에 모여 겨울을 보내거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나 배우자 없는 독거노인들은 홀로 외롭게 사는 분들이 많다. 이분들에게 따뜻한 짜장면 한 그릇의 온기가 추운 겨울을 이길 힘을 주고 있다. 어른 공경에서 나오는 나눔 활동으로 봉화 산골마을을 훈훈하게 만들고 있는 엄춘석, 손영빈 부부의 짜장면 한 그릇은 단순한 짜장면 한 그릇이 아니다. 노부부, 홀로 사는 어르신들의 우울증과 외로움을 해소해 정서적 도움을 주는 데도 기여를 하고 있다. /류중천 시민기자

2026-01-27

원전 집적지 경북, 원전허브 도약 기회 잡아야

이재명 정부 출범 후 탈원전 등을 놓고 원점에서 재검토되던 정부의 원전건설 계획이 예정대로 추진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6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따라 2038년까지 신규 대형원전 2기와 소형 모듈원전(SMR) 1기를 신설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전력수요 급증과 탈탄소 전환이라는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신규 원전건설이 불가피해서라고 한다. 또 원전 필요성에 대한 높은 국민적 공감 여론이 형성돼 애초 생각했던 탈원전 기조에서 벗어나기로 했다는 것이다. 국내 원전 26기 중 절반인 13기는 경북에서 운영된다. 경북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피해지역이다. 2017년 이전만 해도 경북 영덕과 울진 등에 6기의 원전을 추가로 건립하기로 하였으나 백지화됐다. 윤석열 정부 들어 울진의 2기가 다시 건립되기 시작했지만 영덕 천지원전 사업은 모두 백지화됐다. 원전 유치로 영덕군은 정부로부터 받은 특별지원금 380억 원을 이자를 붙여 되돌려주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2022년 11월까지 가동하기로 했던 경주의 월성 1호기는 2018년 6월에 조기 폐쇄됐다. 문 정부의 이런 조치로 경북도는 탈원전에 따른 경제적 손실액이 무려 28조 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신규 원전건설 계획이 유지된 것은 원전을 주요 산업으로 안고 가는 경북으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정부는 조만간 원전 부지 공모 절차에 착수하게 되는데, 현재 경주, 영덕, 울진 등이 후보지로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져 신규 원전 건립에 경북이 유력하다. 특히 차세대 원전으로 불리는 SMR은 원전 인프라가 우수한 경주에서 국가산단을 추진 중인 사업이어서 경북은 국내 원전산업의 허브로써 이미 탄탄한 기반을 잘 갖추고 있다. 경북에는 원전 13기와 함께 한국수력원자력 본사를 비롯해 원자력환경관리공단, 원자력연구기관 등이 많이 포진하고 있어 원전 생태계 조성에도 매우 유리하다. 정부의 신규 원전 건설이 경북 원전산업의 새로운 도약 기회가 돼야 할 것이다.

2026-01-27

국힘, 이제 ‘自害정치’ 그만둘 때 안됐나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26일 ‘당론에 어긋나는 언행’ 등의 이유로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탈당 권고’를 결정하면서 당 내분이 재발하는 모습이다. 김 전 최고위원은 대표적인 친한계(친한동훈계) 인사로 꼽힌다. 앞서 사건을 조사한 당무감사위원회가 윤리위에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지만, 윤리위가 징계 수위를 더 높인 것이다. 탈당 권고는 당규에 따라 10일 이내에 탈당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윤리위 의결 없이 자동 제명된다. 이후 최고위 의결을 거치면 제명이 최종 확정된다. 국민의힘 윤리위는 지난 14일 새벽 당원 게시판 사건의 관리 책임 등을 물어 한동훈 전 대표에게 제명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선 장동훈 대표 단식 기간 주춤했던 친한계에 대한 ‘찍어내기’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탈당 권고는 한 전 대표를 몰아내기 위한 ‘예고편’이라는 해석이다. 장 대표는 곧 당무에 복귀하고 29일에는 최고위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는 ‘한 전 대표 제명’이 의결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장 대표 단식이 계기가 돼 “이제 논란을 끝내야 한다”며 제명 쪽으로 기류가 확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에는 한 전 대표 지지자들이 서울 여의도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징계 철회를 요구하자,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 “한동훈에게 시급한 것은 정치가 아니라 치료다. 제명당하면 오은영 선생님부터 찾아가길 권한다”고 조롱했다.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도 한 전 대표 제명 문제를 두고 격론이 벌어졌다고 한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처럼 당내 갈등이 확산될 경우 지지층 분열은 불 보듯 뻔하다. 최근 민주당은 조국혁신당에 합당을 제안하면서 지방권력 장악을 준비하고 있는데, 국민의힘은 또다시 내홍의 늪 속으로 빠져들고 있으니 안타깝기 짝이 없다. 최근 20%대 바닥을 헤매는 당 지지율을 생각하면, 이제 ‘자해(自害)정치’를 그만둘 때가 되지 않았나.

2026-01-27

TK 행정통합 “속도보다 주민 동의와 정당성이 핵심”

경북매일신문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서진국) ‘2026년 1월 정례회의’가 27일 본사 1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독자권익위원들은 이날, 지난 1월 한 달간 경북매일에 실렸던 기사들을 되짚어 보며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독자권익위원들의 경북매일 지면에 대한 의견과 건의사항을 정리했다. △서진국(전 포항시 북구청장) = 경북매일신문이 최근 1월 22일 자 등을 통해 대구·경북(TK) 행정통합 논의를 지속적으로 기사화하고 있는 점은, 지역 사회의 중요한 현안을 공론의 장으로 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 있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행정통합은 단순한 정책 협의나 행정 효율의 문제가 아니라, 시·도의 존립 구조와 주민의 삶의 방식 자체를 바꾸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과거 영일군과 포항시 통합 역시 충분한 숙의 과정 없이 추진되었고, 통합 이후에도 지역 간 갈등과 행정적 불균형이라는 과제를 남겼다는 점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이번 TK 행정통합 논의는 시·도의회 논의나 행정 절차를 거친다 하더라도, 최종적으로는 주민이 직접 결정할 수 있도록 주민투표법 등 관련 법령에 따른 절차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주민 동의와 정당성이며, 충분한 설명과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한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이상준(향토사학자) = 21일 자 5면에 실린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수탈역사 담는다’ 기사를 잘 읽었다. 지금까지 구룡포 일본인 가옥 거리는 ‘근대문화’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채 일본인의 번영과 향수만 소비됐다. 그러나 그 번영은 조선의 어족자원과 지역민의 삶을 짓밟은 수탈 위에 세워진 것이었다. 수탈의 역사를 지운 전시는 왜곡이며, 왜곡된 문화유산은 또 다른 가해다. 13년 만의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재추진은 면죄부가 아니라 바로잡을 마지막 기회다. 아울러 관광을 위한 미화가 아니라, 식민지 지배의 실체를 정면으로 드러내는 전시로 바뀌지 않는다면 국가등록문화유산이라는 이름을 붙일 자격은 없다. 포항시가 10월까지 사업비 5000만원을 투입해 용역을 진행한다고 하는데, 이번 용역에는 이 점을 고려하여 학술 자료 정리와 국가유산청 등록신청서 작성, 그리고 현장 조사 이전까지 전시물과 설명 문구 전반을 수정·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건의한다. △박춘순(전 포항시여성단체협의회장) = 21일 홈페이지에 실린 ‘포항시 겨울 바다의 낭만과 먹거리 관광 마케팅 본격화’라는 타이틀의 기사에 의하면 포항시가 ‘겨울 바다의 낭만과 먹거리’를 앞세운 관광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고 한다. 겨울 바다와 제철 미식을 결합한 콘텐츠를 통해 겨울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는데, KBS2 예능 프로그램을 통하여 포항의 대표 겨울 별미인 과메기를 활용한 이색 요리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고, 구룡포와 죽도시장, 호미곶 등 포항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와 드라마 촬영지를 따라 걷는 여행도 겨울철 인기 콘텐츠라 한다. 또한 도심 속 물길을 따라 동빈항과 영일만을 감상하는 ‘포항 운하 크루즈’는 포항만의 겨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대표 체험으로 꼽힌다. 포항의 미래를 밝힐 대표적인 산업이 철강뿐 아니라 관광 문화가 대안일 수도 있겠다. △김미정 ODS 다문화교육연구소 포항지사장 = 16일 홈페이지에 실린 ‘경북교육청 다문화교육 선도학교·한국어 학급 공모 추진’ 기사를 잘 읽었다. 포항은 산업단지, 항만, 농어촌 지역의 이주 배경 가정 증가로 다문화 학생이 급증하며 교육 현장의 현실적 문제에 직면했다. 언어 장벽, 학습 격차, 또래 관계 어려움 등이 대표적이다. 경북교육청의 다문화 교육 확대 정책은 이러한 상황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의 단순 ‘적응 지원’에서 나아가 ‘다문화이해교육’이 필요하다. 이는 모든 학생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배우는 미래 지향적 교육으로, 교내 갈등을 줄이고 다양성을 수용하는 시민 육성의 토대가 된다. 포항의 산업 구조와 인구 변화를 고려할 때 다문화이해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학교에서의 작은 변화가 지역 사회의 건강한 다양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현자(라온재심리상담연구소장) = 22일 홈페이지에 실린 ‘한강 소설, 전미 NBCC 어워즈 소설 부문 최종 후보에 이름 올려’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미국을 대표하는 문학상 중 하나인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소설 부문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번역본 역시 원작의 정서를 훼손하지 않아 해외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는 한강의 문학적 성취가 언어 장벽을 넘어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며, 한국 문학의 국제적 위상을 재확인시켰다. 특히 노벨문학상 수상자임에도 소박한 행보로 주목받는 작가의 모습은 더욱 의미 깊다. △류영재(전 포항예총 회장) =23일 자에 게재된 시민기자의 “우리는 어떤 리더를 선택할 것인가”라는 기사는 6·3지방선거를 앞둔 현시점에서 시의적절한 내용이라 생각한다. 개그맨 고(故) 전유성이 청도를 떠나며 방치되었던 ‘철가방 극장’의 철거와 그 자리에 새롭게 추진 중인 ‘청도문화살롱’ 건립의 과정을 조명하며, 행정권한의 잘못된 사용은 결국 지역민들의 피해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지방자치는 주민의 삶과 직결되는 가장 가까운 정치이므로 지자체장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행정능력 뿐 아니라 소통의 자세, 비판을 수용하는 태도, 그리고 권력을 어떤 방향으로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철학이 요구된다. 곧 다가올 6·3지방선거가 더욱 중요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선거는 단순히 인물을 바꾸는 절차가 아니라 우리 지역을 위해 행정권한을 책임 있게 사용할 사람이 누구인가를 판단하는 과정이다. △황병기(전 포항시 도시해양국장) = 23일자 19면에 게재된 ‘영일만항 북극항로 관문 역할, 국가 계획으로’ 제하의 사설에 의하면 정부는 국정과제인 북극항로시대를 주도하는 ‘K해양강국 건설’을 위해 올 상반기 중 북극항로 거점항만 조성 계획수립을 위한 용역에 착수할 것이라 한다. 이에 따라 해수부는 부산을 해양수도로, 부산-울산-경남을 해양수도권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며, 북극항로를 중심으로 포항, 여수, 광양, 진해, 부산, 울산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경제벨트 조성이 목표라 한다. 영일만항의 북극항로 관문항 역할은 현재의 정부 구상대로라면 반드시 수행돼야 하고 영일만항은 이런 요구에 부합하는 여러 가지 강점을 갖추고 있다. 애초부터 정부 항만 계획에 대북전진기지, 환동해 중심항만으로 주목을 받았으며, 철강과 이차전지와 같은 배후산업이 발달해 산업지원 측면에서 영일만항의 존재감은 더욱 크기 때문이다. △노정구(포항대 학생입학처장) = 대구·경북 전시&공연 라인업 시리즈<1>로 지난 6일 자에 보도되었던 대구콘서트하우스 편에 이어서 시리즈<2>로 구성된 19일 자 대구미술관 편을 관심있게 살펴보았다. 2026년에 개관 15주년을 맞은 대구미술관은 ‘시대정신을 품은 미술관’을 새 슬로건으로 내걸고 전시·교육·연구 역량 강화와 시민 소통 확대에 나선다. 올해 3월부터 11월까지 총 9회의 전시를 기획 중이며, 전통 서화부터 프랑스 유명 미술관과의 국제전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교육, 수집 및 연구 분야도 광역시의 위상에 걸맞게 계획하고 있다니 최근 제2관의 건립에 착공한 포항시립미술관과 인근 지자체의 미술관 간의 협력 방안도 논의해 볼만한 일이다. △이형(포항학산종합사회복지관장) = 12일 자 14면 ‘여국현 시인 ‘한국 현대 서정시’ 출간 기념 북콘서트’ 기사에 의하면 영문학 박사이자 시인인 여국현씨가 직접 시를 선정하고 시적 감성을 살린 영문으로 번역한 ‘한국 현대 서정시’를 출간, 이를 기념하는 북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 현대시 100주년을 맞아 기획된 프로젝트로 한국 문학과 영어권 문학의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기획됐으며, 시와 번역의 매력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자리로 기대를 모았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 등 타 지역의 문인들과 포항문인협회, 문예아카데미 회원들을 비롯한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이 참석하여 열기를 더했는데, 지역 문학인들의 소망으로 수년째 추진을 이어오고 있는 한흑구문학관 건립의 동력이 되었으면 좋겠다. △김민규(포항 대동중 교장) = 23일 홈페이지에 실린 '경북교육청 학년 전환기 학생 위한 마음성장학년제’ 본격 운영이라는 기사를 관심 있게 읽었다. 오늘날의 젊은 세대를 ‘MZ세대’니 ‘신인류’라 부르며 그들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느끼는 기성세대인지라 자연히 전환기 학생들의 마음성장에 관심이 끌릴 수밖에 없었던 까닭일 것이다. 경북교육청이 초등학교 5학년과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회정서교육 학년제인 ‘마음성장학년제’를 올해부터 본격 운영한다는데, 학년 전환기에 겪는 정서적 불안과 관계 갈등을 예방하고, 회복탄력성을 기를 수 있도록 교실 속에서 사회정서역량을 체계적으로 학습하도록 설계됐다고 한다. 경북교육청의 ‘마음돌봄정책’ 시행을 적극 환영하며, 학교 내의 사회성 학습이 향후의 사회생활에서 긍정적으로 발현되기를 기대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27

6·3 지방선거 최대변수된 ‘TK 행정통합’

대구·경북(TK) 행정통합이 6·3 지방선거의 핵심 쟁점이 되면서 시장·도지사 선거 구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대구시장·경북도지사 주자들은 행정통합이 실현될 경우에 대비해 출마를 준비하고 선거전략도 짜야 해 머리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통합단체장 선거는 정치적 무게감이 현재와는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커져 공약이나 자금조달, 캠프 구성 등에서 완전히 새롭게 준비해야 한다. 현재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출마를 서두르고 있는 예비주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TK 행정통합에 대한 의견이 찬·반으로 나뉘어져 있다. 행정통합에 대해 찬성하는 예비주자들이 다수이긴 하지만,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찬성론자들은 “이번에 기회를 놓치면 TK가 영원히 낙오된다”는 입장인 반면, 신중론자들은 “공론화 절차와 공감대 형성 없이 행정통합을 밀어붙이기 식으로 추진하면 안 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행정통합에 찬성하는 대구시장 예비 주자들은 대체로 인지도가 높은 현역의원들이다. 이미 시장 출마를 공식화 한 주호영(수성구갑)·추경호(달성군) 의원은 “행정통합이 빠를수록 좋다, 이번에 기회를 절대 놓치면 안 된다”고 했다. 조만간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이는 윤재옥(달서구을) 의원도 “우리가 손 놓고 있다가는 ‘죽 쒀서 남 주는 꼴’이 될 수 있다”며 행정통합에 찬성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주자로 꼽히는 홍의락 전 의원은 “TK행정통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며 찬성했다. 반면 최은석(동구군위갑) 의원은 “행정통합은 돈(인센티브)으로 밀어붙일 사안이 아니다”라며 반대했고, 홍석준 전 의원도 “행정통합은 사실상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경북도지사 여야 예비주자들의 입장도 첨예하게 엇갈린다. 그동안 TK 행정통합을 주도하며 3선에 도전하는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지금이 우리가 원하던 행정통합을 실현할 골든타임”이라고 했고, 여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이며 도지사 출마설이 나오는 임미애 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도 “광역 단위 행정통합은 국토 균형발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정부의 강한 의지다. 환영한다”고 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이강덕 포항시장은 행정통합에 대해 반대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행정통합은 지방선거용 이벤트”라며 평가절하했고 최 전 부총리는 “도민 공론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며 절차상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이 시장은 “주민의 목소리를 배제하고 진행되는 통합 논의는 매우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지방선거 캠페인 과정에서 행정통합에 대한 쟁점이 예비주자들의 주요 토론의제가 되는 것은 자연스럽고 바람직하다. 그리고 찬반 의견이 엇갈리는 것도 당연한 현상으로 봐야 한다. 자신의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다양한 의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 호남이나 충청, PK 지역 지방선거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다만, 유권자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누가 통합특별시의 ‘초대 단체장’ 역량을 갖췄는지를 기준으로 지지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심충택 정치에디터 겸 논설위원

2026-01-27

국가도 각자도생

각자도생(各自圖生)은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쓰지 않는 한국에서만 통하는 사자성어다. 그 출처는 조선왕조실록 선조편에 나온다. 임진왜란이 터지면서 왜적들의 약탈과 횡포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자 선조는 백성들에게 각자 살길을 찾아나서라고 권하는 대목에서 이 말이 등장했다고 한다. 나라가 국민을 지켜주지 못하니 백성들이 알아서 살길을 찾아가라는 뜻이다. 공동체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공동체 속의 각자가 알아서 제 살길을 찾아 나서는 것을 보통 각자도생이라 부른다. 트럼프 대통령 2기 정부가 출범하면서 트럼프 발 안보 불확실성이 세계를 흔들고 있다. 미국의 방위망을 믿고 있던 유럽도 혼란에 빠졌다. 미국은 독일주둔 미군감축을 공식화하고, 유럽 국가들의 국방비 증액을 압박한다. 러시아에 대한 위협은 유럽에 맡기고 그들은 중국 견제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미국이 밝힌 2026년 국가방위전략에 북한 억지의 1차적 책임은 한국이 지고 미국은 결정적이지만 제한적 지원에 그친다는 입장을 명시하고 있다. 한미방어 구조를 미국 주도에서 한국 주도 미국 지원방식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 한국의 강력한 군사력과 높은 국방비, 견고한 방위산업, 의무복무를 들었고 이것만으로 한국은 북한 억제의 1차적 책임을 질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바이든 정부가 안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목표로 했던 국방보고서 내용과는 전혀 다르다. 미국이 세계 수호자임을 자처하던 시대가 물러가고 있다. 미국은 미국 수호자일 뿐이다.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 우리가 갈 길도 각자도생이다. 자강만이 국가를 지켜줄 뿐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6-01-27

멈춰 선 갈채

겨울의 끝자락은 언제나 시리고도 투명하다. 작년 12월, 차가운 공기가 채 가시기도 전 아버님은 당신이 평생을 지탱해온 견고한 육신을 잠시 내려놓았다. 평생을 공직이라는 좁고도 곧은 길 위에서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걸어오신 분이다. 남들이 빠른 길, 쉬운 길을 택해 앞서나갈 때도 아버님은 정직이라는 무거운 보따리를 내려놓지 않았다. 그래서였을까. 당신의 진급은 늘 동료들보다 한 뼘씩 늦었고 그만큼 당신의 어깨에 내려앉은 노을은 남들보다 조금 더 깊고 고즈넉했다. 아버님은 한 번도 그 ‘늦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들인 남편이 사회라는 거친 파도 속에서 한 단계씩 위로 솟구칠 때마다 당신은 세상 그 누구보다 환한 미소로 아들의 이름을 불러 주었다. 아들의 승진은 아버님에게 단순한 직급의 상승이 아니었다. 당신이 고집스럽게 지켜온 그 정직한 삶의 방식이 아들의 생(生)을 통해 비로소 만개하고 있다는 가장 확실하고도 유일한 증명이었으리라. 아버님에게 아들은 당신의 인생이라는 문장을 완성하는 마지막 마침표이자 가장 화려한 수식어였다. 새해 첫 아침, 남편의 손에는 잉크 냄새도 채 가시지 않은 새 명함이 쥐어져 있었다. 아버님이 그토록 기다리셨을 아들의 성취가 오롯이 박힌 작은 종이 한 장, 그러나 운명은 잔인하게도 그 순간 앞에 깊고 어두운 강을 하나 놓아버렸다. 뇌졸중이라는 불청객은 아버님의 의식 속에 깃든 기억의 등불을 하나둘 꺼뜨렸고 이제 그 강 건너편에서 아버님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요양병원의 창백한 조명 아래, 남편은 아버님의 초점 없는 시선 앞에 그 명함을 내밀었다. “아버지 저 진급했어요. 명함 새로 나왔어요.” 목소리는 허공을 맴돌다 차가운 벽에 부딪혀 돌아왔다. 평소 같았으면 명함의 모서리를 조심스레 받아들고 몇 번을 어루만지며 아들의 이름을 소리 내어 읽으셨을 분이다. ‘장하다 내 아들’그 인자한 웃음과 사투리 섞인 칭찬 대신 돌아오는 건 규칙적이고도 서늘한 기계의 숨소리뿐이었다. 돌이켜보면 아버님이 견뎌온 지루하고 올곧은 시간은 아들을 위한 밑거름이었다. 당신의 진급이 늦어졌던 것은 무능함이 아니라 타협하지 않는 영혼이 지급해야 했던 귀한 세금이었음을 나이가 들어갈수록 깨닫는다. 아들은 그 비옥한 정직의 토양 위에서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어 마침내 오늘날의 푸른 숲을 이루었다. 부모는 자식을 위해 온 생애를 바쳐 기다려 주지만, 정작 자식이 부모의 갈채를 필요로 하는 순간에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우리는 늘 ‘조금만 더 있으면, 이번 일만 마무리 되면’이라는 유예의 언어로 효도를 미룬다. 그러나 생의 시계추는 자식의 성공을 기다려 줄 만큼 너그럽지 않았다. 아버님의 정직함이 아들의 명함 속에서 깊이 뿌리 내려 결실을 보았을 때 정작 그 뿌리의 주인은 자신의 꽃향기를 맡지 못하는 적막의 세계로 유배를 떠나버렸다. 이 지독한 비대칭성이 우리가 생에서 마주하는 형벌이 아닐까. 인생은 어쩌면 어긋나는 타이밍의 연속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부모의 뒷모습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될 즈음 부모는 이미 고개를 돌려 저 멀리 노을 지는 언덕을 넘어가고 있다. 아들의 명함에 박힌 글자를 읽어줄 한 사람의 시선은 멈춰버렸다. 아버님의 침묵은 세상의 모든 소음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뒤 남겨진 갯벌처럼 황량하고도 깊은 슬픔을 머금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고 싶다. 아버님의 육신은 비록 아들을 알아보지 못할지라도 당신의 깊은 심연(深淵) 어딘가에 남아 있는 영혼의 감각은 아들의 성취를 느끼고 계실 것이라고. 아들의 명함에 묻어있는 긍지가 당신의 고단하고 외로운 삶을 따스하게 어루만지고 있을 것이라고. 기다려 주지 않는 시간 앞에서 자식은 늘 죄인이 된다. 하지만 아버님이 보여주신 강직한 삶의 궤적은 이제 아들의 삶 속에서, 또 손주들의 삶 속에서 다시 시작되고 있다. 부자(父子)가 맞잡은 손등 위에 명함을 올려두고 바친 아들의 눈물 한 방울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아버님의 따스한 시선에 바치는 마지막 헌사처럼 보였다. 비록 육신의 대화는 멈췄지만 아버님이 물려주신 따뜻한 영혼의 언어는 아들의 생애를 통해 메아리칠 것이다. /김경아 작가

2026-01-27

정부, 올해 지역·중소 언론 지원 대폭 확대

정부가 올해 지역·중소 언론사의 디지털 전환 지원 및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을 대폭 강화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27일 “지역 언론의 공공성과 다양성을 강화하고, 디지털 미디어 환경 변화 속에서 경영난을 겪는 지역·중소 언론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올해 지역·중소 방송 대상 지원 예산은 지난해 79억원에서 약 2.5배 확대된 202억 원으로 책정됐다. 우선 지역방송사의 취재 지원에 지난해(13억원)보다 대폭 확대된 35억 원을 투입하며 디지털 전환에 신규 예산 79억 원을 편성했다. 또한 54억원(지난해 44억원)을 투입해 지역의 고유한 문화·자원을 활용한 프로그램 등 지역 밀착형 프로그램 제작을 지원한다. 지역 신문 지원도 대폭 강화된다. 지역신문발전기금은 지난해 대비 35억원 증액한 118억원을 편성했으며 지역신문의 디지털 역량 강화와 심층 보도 품질 향상에 집중 투입한다. 특히, 지역신문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지원하는 ‘지역신문 제안사업’ 예산은 지난해 3억 원에서 5배 이상 증액된 20억 원으로 확대하고, 지역사회 현안의 심층 취재를 지원하는 ‘기획취재 지원’ 예산도 지난해 대비 2배 증가한 10억 원으로 편성했다. 디지털 취재 장비 임대 예산은 30억5000만원으로 2배 가량 증액됐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27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 대구서 출판기념회 개최…시장 출마 가능성 주목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대구에서 출판기념회를 개최하는 것을 두고 차기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최근 출간한 저서 ‘위풍당당 이진숙입니다’를 계기로 오는 2월 9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출판기념 북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지역에선 이 전 위원장의 이번 출판기념회를 두고 정치적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통상 출판기념회가 정치권 입문이나 선거 출마의 전초전으로 활용돼 온 만큼, 이번 대구 행사 역시 출마 가능성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구는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이 전 위원장이 그동안 보여온 강경 보수 노선과 언론·유튜브 활동을 통해 쌓아온 인지도가 일정 부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진숙 전 위원장이 중앙 정치보다는 상징성이 큰 대구시장 선거를 통해 정치적 입지를 다지려는 전략을 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이 전 위원장은 아직 대구시장 출마 여부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주변 인사들 역시 “정치 참여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으나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진 바 없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편 대구시장 선거를 앞두고 여권 내 후보군이 다수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진숙 전 위원장이 실제 출마에 나설 경우 보수 진영 내 경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1-27

경북도의회 대구·경북행정통합 표결 앞두고 집행부와 공방전 펼쳐

경북도의회가 대구·경북행정통합 표결을 앞두고 27일 열린 대구·경북행정통합 특별위원회 제3차 회의에서 행정통합 추진 방향에 대한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정부의 인센티브 발표 이후 열린 경북도의회 차원의 첫 공식 회의에서 집행부는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경북북부권을 중심으로 다수 도의원들은 지역 소외와 졸속 추진을 우려하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당초 간담회로 예정됐으나, 논의의 무게감을 반영해 공식 회의로 격상된 이날 회의에서 지역별 의원들의 우려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특히, 행정통합을 통한 권한 확대와 지역 경쟁력 강화를 주장하는 집행부와, 지역 소외와 졸속 추진을 우려하는 도의원들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김재준 의원(울진)은 “행정통합은 대도시 중심 편중을 심화시켜 동해안·북부권은 변방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고, 도기욱 의원(예천)은 “군위군 대구 편입 이후 신공항 이전이 급속히 진행됐는가. 통합 효과는 객관적 용역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홍구 의원(상주)은 “‘선통합 후조율’은 바람직하지 않다. 충분한 여론 수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임병하 의원(영주)은 “답을 정해놓고 밀어붙이는 식이다. 효율 중심 행정은 북부지역을 철저히 외면할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동업 의원(포항)은 “지방소멸 대응을 말하면서도 인구감소지역 대책은 없다. 주민 호응을 얻으려면 구체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호진 경북도 기획조정실장은 “특별법안은 중앙 권한 이양, 재정 특례, 인허가 의제 처리, 글로벌 미래특구 지정 권한 등 323개 조문과 307개 특례를 담고 있다”며 “재정 지원 방식에 대해서는 법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실수가 없도록 챙기겠다”고 말했다. 회의장 분위기는 집행부의 강한 추진 의지와 의원들의 날카로운 반론이 맞서며 긴장감이 감돌았다. 일부 의원들은 “도민 공론화 과정이 선행되지 않으면 행정통합은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번 이번 특별위원회 회의 내용과 상관없이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찬성으로 흐르는 분위기다. 경북북부권 한 의원은 “내일 표결에서 북부권 의원들이 반대해도 숫자에서 밀려 결국 찬성 의견이 과반수 이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의원은 “그동안 (대구·경북 행정통합)무산됐던 지난 두번의 분위가와 지금 분위기는 분명 차이가 았다”며 “이번 기회를 놓치면 자칫 미래 성장 동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비공개로 개최된 경북도의회 의원총회에서는 대구·경북 행정통합과 관련 의원들의 다양한 의견수렴과 향후 추진 방향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돼 찬성론과 신중론 등 의원 간 열띤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휴식 시간 없이 두 시간 이상 진행된 이날 총회에서 의회운영위원회 이춘우 위원장은 “행정통합이 중차대한 사안인 만큼 주민의 대의기관으로서 각 지역을 대표하는 의원들의 다양한 입장과 의견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며 “계속해서 도의회의 총의를 모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북도의회는 28일부터 시작되는 제360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지난 22일 이철우 지사가 제출한 대구·경북행정통합에 관한 의견 제시의 건을 상정해 처리할 방침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6-01-27

“깨끗한 바다, 우리의 손으로”···포스코 포항제철소 해양환경지킴이봉사단, 이가리 해변 정화

포스코 포항제철소 해양환경지킴이봉사단이 지난 주말 포항 북구 이가리 해변에서 해양환경 정화활동을 펼쳤다. 봉사단원과 가족 등 29명은 이날 이가리 마을회관에서 출발해 해변 일대를 따라 이동하며 플로깅과 비치코밍 활동을 진행했다. 플로깅은 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활동이며, 비치코밍은 해변에 떠밀려온 표류물과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는 환경 정화 활동이다. 참가자들은 궂은 날씨 속에서도 약 5시간 동안 해양쓰레기를 수거했다. 해양환경지킴이봉사단은 2023년 창단 이후 매년 약 30회의 정기 봉사활동을 통해 영일대, 이가리, 구룡포 등 포항 지역 주요 해변을 중심으로 정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와 함께 그린피스 등 사외 환경단체와의 환경 캠페인, 산불 피해 복구 활동 등 지역사회 환경 보호를 위한 다양한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포항제철소 제강설비부 김영학 단장은 “한파 속에서도 깨끗한 포항 바다를 지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한 단원들의 실천이 매우 뜻깊다”며 “앞으로도 지역 환경 보호를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교육·문화·환경 개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해왔다. 최근 3년간 포항제철소 직원과 봉사단은 사회공헌 활동 공로로 대통령 표창, 경상북도지사상, 포항시장상 등 총 26건의 수상 실적을 기록했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2026-01-27

대구 시민단체, 대구·경북 행정통합 속도전 비판

대구지역 시민단체들이 대구·경북 행정통합 추진 방식에 대해 정부와 여당, 대구시, 경북도를 향해 강하게 비판했다.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대구참여연대, 지방분권운동 대구경북본부는 27일 공동 성명을 내고 “정부는 6·3 지방선거에서 통합 단체장을 선출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행정통합은 반드시 주민 공론조사와 주민투표를 거쳐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정부와 여당은 선거제도 개혁에는 손을 놓은 채 행정통합을 선거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선거 일정에 맞춰 졸속으로 통합 내용을 채운다면 행정통합은 결국 알맹이 없는 ‘빈 껍데기’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부와 여당이 20조 원 규모의 재정 지원을 미끼로 지방을 줄 세우고 있다”며 “중앙정부가 지방에 구조적으로 권한을 이양하는 실질적인 지방분권 정책 없이 재정 지원만 앞세운다면 전국이 ‘재정 지원 쟁탈전’으로 변질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주민 참여가 배제된 ‘위로부터의 통합’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단체들은 “제9대 지방의회 임기가 불과 5개월밖에 남지 않았고, 대구시는 시장이 없는 권한대행 체제”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기관의 협상과 의결만으로 행정통합을 확정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준비되지 않은 통합은 청사 위치와 예산 배분 등을 둘러싼 지역 갈등만 초래할 것”이라며 “이번 선거에서는 행정통합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 제시에 그치고, 차기 선거까지 최소 4년 이상의 설계와 검증, 숙의와 합의를 거친 뒤 통합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선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1-27

지역의사제 본격화 땐 수험생·학부모 60% “해당 의대 지원 의사”

지역의사제가 본격 시행될 경우 중·고 수험생과 학부모 10명 중 6명은 해당 의대에 진학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학 이후 장기적으로 해당 지역에 취업·정착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도 절반을 넘어서며, 제도 도입 시 의료 인력 분산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27일 종로학원이 지역의사제와 관련해 중·고 수험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도 도입이 확정될 경우 ‘해당 의대에 지원할 의사가 있다’는 응답은 60.3%로 집계됐다. ‘매우 그렇다’는 30.1%, ‘그렇다’는 30.2%였다. 반면 진학 의사가 없다는 응답은 24.3%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5일간 97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지역의사제 시행 시 지원 자격을 얻기 위해 해당 지역으로 이동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했다. ‘이동이 늘어날 것’이라는 응답은 69.8%로, 이 중 ‘매우 그렇다’는 28.6%, ‘그렇다’는 41.2%였다. 제도 도입이 실제 인구 이동과 교육 환경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진학 의사가 있는 이유로는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을 것 같아서’가 39.6%로 가장 많았고, ‘의사가 되고 싶어서’(39.4%)가 뒤를 이었다. 이어 ‘등록금·기숙사비 등 혜택’(10.5%), ‘지역의사로서의 공공적 의미’(8.3%) 순이었다. 반면 진학 의사가 없는 이유로는 ‘지역 장기 거주에 대한 부담’(40.6%)과 ‘지역의사라는 낙인에 대한 우려’(32.9%)가 꼽혔다. 지역의사제로 의대에 진학한 이후 장기적으로 해당 지역에 취업·정착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50.8%가 ‘그렇다’고 답했다. 복무 기간 10년에 대해서는 ‘적당하다’는 응답이 46.2%로 가장 많았으며, 제도가 입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라는 응답(53.8%)이 ‘부정적’(25.5%)을 크게 웃돌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험생 입장에서 지역의사제는 단순한 의료 정책이 아니라 의대 정원 확대와 맞물린 입시 변수로 인식되고 있다”며 “합격선이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와 지역 이동 가능성이 결합되면서 전략적 진학 선택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경인권 내 적용 지역과 비적용 지역 간 이동, 서울권에서 경인권으로의 연쇄 이동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입시 구조와 인구 이동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는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교육계에서는 지역의사제가 정책적으로 확정될 경우 의료 인력 분산이라는 목표뿐 아니라 입시 구조 변화, 학생 이동, 지역 정착 문제까지 복합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1-27

경북 동해안, 신규 원전·SMR 유치 경쟁 가세

정부가 신규 원자력발전소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방침을 밝히면서 경북 동해안 시·군이 원전 유치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과거 원전 부지 지정과 해제, 주민 갈등을 겪었던 지역까지 다시 움직이면서 경북도 역시 전면 지원에 나서는 모습이다. 27일 경북도와 해당 지자체에 따르면 영덕군은 정부가 추진하는 신규 원전 건설 공모에 참여할 방침이다. 영덕군은 과거 천지원전 건설이 추진됐다가 중단된 영덕읍 석리 일대를 신청 대상지로 검토하고 있다. 영덕군 관계자는 “한국수력원자력에 확인한 결과 조만간 공모가 진행될 예정이라는 답변을 받았고, 이에 맞춰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덕 천지원전 1·2호기 건설은 2015년 정부 계획에 따라 영덕읍 석리·매정리·창포리 일대 324만㎡에 추진됐으나, 2017년 탈원전 정책 기조 속에서 백지화됐다. 사업 중단 이후 일부 토지가 매입된 상태에서 장기간 방치되며 주민 간 찬반 갈등이 이어졌다. 분위기가 달라진 계기는 지난해 3월 발생한 경북 대형산불이었다. 산불이 영덕읍 석리와 노물리 등 해안 마을까지 확산되면서 지역 공동체가 큰 피해를 입었고, 이후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원전 유치를 통한 지역 회생론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당시 마을에는 ‘인구감소·소득감소, 원전만이 답이다’, ‘석리마을 주민은 원전 유치에 100% 찬성한다’는 문구의 현수막이 내걸리기도 했다. 경주시는 SMR 유치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주시는 양남면 월성원자력본부 인근에 SMR을 건립하고, 감포읍 어일리 일대에 SMR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해 관련 기업을 집적시키겠다는 구상을 세워두고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현재 경주와 함께 부산 기장이 SMR 유치에 나설 것으로 보여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며 “정부 공고가 나오면 곧바로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북도는 기초 지자체의 신청을 전제로 전면 지원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도는 경주·울진을 축으로 형성된 ‘동해안 원자력벨트’를 기반으로 신규 원전과 SMR을 모두 유치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현재 도내에는 경주 5기, 울진 8기 등 모두 13기의 원전이 가동 중으로, 전국 원전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재정 여건이 열악하고 인구 감소가 심각한 상황에서 원자력과 SMR은 지역의 중요한 먹거리 산업”이라며 “기초 지자체가 먼저 유치 신청에 나서면 도는 주민 수용성 확보와 정부 대응을 포함해 적극적으로 발맞춰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타 지자체와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두 사업 모두 경북이 유치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6-01-27

'내 일’이 있는 포항, ‘내일’이 있는 포항으로

포항은 지금 도시의 ‘체력’이 떨어지고 있다. 산업은 흔들리고, 청년은 떠나고, 원도심은 비어간다. 골목의 불이 하나둘 꺼질 때, 시민은 본능적으로 안다. “이 도시가 지금 방향을 잃고 있구나”. 포항은 분명 위대한 산업도시였지만, 그 위대함이 시민의 삶으로 곧바로 이어지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이제 포항은 스스로 묻고 답해야 한다. ‘내 일’은 어디에 있는가? 그리고 ‘내일’은 무엇으로 만드는가?. 지금 포항의 문제는 단순한 불황이 아니다. 구조의 문제다. 철강은 여전히 포항의 중심이지만, 세계 시장은 관세와 공급과잉, 탄소 규제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산업을 지탱하는 비용 구조는 악화하고, 협력업체와 하도급 노동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충격이 먼저 전달된다. 한편, 청년들은 “포항에서 커리어를 만들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확신을 갖기 어렵다. 일자리와 주거, 문화, 교육, 의료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여야 하는데, 이 연결이 약하다. 이대로는 산업도, 도시도, 삶도 함께 지치게 된다. 그래서 포항의 해법은 분명하다. 산업을 살리되, 시민이 체감하는 방식으로 살려야 한다. 기업만 성장하는 포항이 아니라, 시민의 월급과 가게의 매출, 아이들의 미래와 부모의 안심으로 이어지는 포항이어야 한다. ‘내 일’이 있어야 ‘내일’이 있다. 그 첫 단추는 산업의 재설계다. 철강을 버리자는 것이 아니라 철강을 지키면서, 수소와 이차전지, AI, 신소재, 바이오, 해양에너지 같은 신산업을 철강과 연결해 포항형 산업 생태계를 완성해야 한다. 기업이 투자할 만한 조건은 결국 원가와 전력, 물류, 인력, 규제의 문제다. 포항은 이 기반을 다시 다져야 한다. 산업이 숨을 쉬어야 일자리가 생기고, 일자리가 늘어야 인구가 붙는다. ‘내일’은 산업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삶이 견딜 만해야 한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에 가고, 늦은 밤에도 불안하지 않고, 가까운 곳에서 치료와 돌봄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청년이 즐길 문화와 도전할 공간이 있어야 하고, 어르신이 존중받는 사회적 안전망이 갖춰져야 한다. 포항의 원도심은 개발이 아니라 사람이 돌아오는 재생으로 되살려야 한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이 살아야 지역경제의 혈관이 다시 뛴다.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는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생활 속 작은 불편이 줄어드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포항은 지금 ‘다시 설’ 시기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도시는 결국 실행력에서 갈린다. 말로 위로하는 시대는 지났다. 시민이 묻는 것은 단순하다. “언제, 무엇이, 어떻게 바뀌나?” 포항은 바뀔 수 있다. 산업의 힘과 바다의 가능성, 사람의 성실함이 있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시민의 삶을 중심에 두고, 산업과 생활을 하나로 묶어내는 시정의 방향이다. “‘내 일’ 있는 포항, ‘내일’이 있는 포항”. 이 말은 구호가 아니라 포항이 다시 살아나는 조건이다. 일자리 만들고, 삶의 질 높이고, 도시의 연결을 복원하는 일. 포항의 내일을 시민과 함께 다시 세우겠다. /박용선 경북도의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단체장 출마 희망자의 기고문을 받습니다. 후보자의 현안 진단과 정책 비전 등을 주제로 200자 원고지 7.5∼8.5장 이내로 보내주시면 지면에 싣도록 하겠습니다. 기고문은 사진과 함께 이메일(hjyun@kbmaeil.com)로 보내주세요. 외부 기고는 기고자의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6-01-27

경북도 ‘K-스틸법 시행령’ 대응 기업 간담회 개최

경북도는 ‘K-스틸법 시행령’ 에 반영할 핵심건의사항을 도출하는 등 위기의 철강산업 지원을 위한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경북도가 오는 6월 17일 시행 예정인 ‘K-스틸법 시행령’ 제정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6일 K-스틸 경북 혁신추진단과 현안 간담회를 개최했다. 추진단은 경북도와 포항시를 비롯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지역 주요 철강기업들이 참여해 지난해 12월 출범했다. 경북도에 따르면 현재 철강산업은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인해 조강 생산량이 2018년 대비 2024년 약 12% 감소했으며, 최근 3년간 산업용 전기요금이 75.8% 인상되는 등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포항 지역 철강업 경기실사지수(BSI)도 지난해 4분기 44를 기록하며 기준치(100)에 크게 못 미쳤다. 이에 이날 간담회에서 경북도는 업계 의견을 수렴해 시행령에 반영할 6대 핵심 건의 사항을 도출했다. 주요 내용은 △철강 전용 전기요금제 도입 △저탄소 전환 지원 강화 △저탄소 철강특구 우선 지정 △철강특위 지자체·업계 참여 보장 △위기지역 패키지 지원 △인허가·규제 특례 확대 등이다. 세부적으로는 전기요금 부담 완화를 위한 특례 마련, 수소환원제철·전기로 등 저탄소 설비 투자에 대한 재정 지원, 포항·광양·당진 등 주요 철강 도시의 특구 우선 지정 및 CCUS·수소 공급망 연계 확대 등이 포함됐다. 또한 국무총리 주재 철강 특별위원회 구성 시 지역의 실질적 참여를 보장하고, 산업·고용위기 지역에 대한 재정·세제·고용 지원 특례를 명시하며, 특구 지정 시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 규제 완화도 요청했다. 김미경 경북도 에너지산업국장은 “K-스틸법 시행령 제정은 우리 지역 철강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이번 간담회에서 수렴된 건의 사항이 시행령에 반영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북도는 앞으로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지역 철강업계의 건의사항이 시행령에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6-01-27

임이자 국회 재경위원장, 한·미 관세 문제 실질적 대응 나서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한국에 대해 상호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임이자 국회 재경위원장(국민의힘, 경북 상주·문경)이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미 관세 문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배수진을 쳤다. 임 위원장은 이날 구윤철 경제부총리와 직접 면담을 갖고 정부의 대응 방향을 면밀히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미 관세 문제는 단순한 통상 현안을 넘어 국내 산업과 고용, 국가 재정 전반에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적시했다. 이어 “당초 논의된 MOU 역시 ‘대미투자특별법’을 전제로 관세 인하를 소급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이었던 만큼, 사전에 충분한 검증과 국민에 대한 설명이 먼저 이뤄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국민의힘은 재정 부담과 산업 공동화, 고용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왔으나 검증 절차를 회피한 채 특별법 처리만 강행하겠다는 민주당의 주장 속에 국회 논의는 사실상 멈춰 섰고, 정부 역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강변했다. 특히, “이러한 공백 속에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매우 엄중한 신호”라며 “대한민국의 신뢰와 대응 역량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오늘(27일) 오후 구윤철 경제부총리와 직접 면담을 갖고, 정부의 판단과 대응 방향을 소상히 확인할 예정”이라며 “정부는 더 이상 상황을 미루지 말고 책임 있는 설명과 함께 국익을 지키기 위한 신속하고 실질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인규기자 ikkwack@kbmaeil.com

2026-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