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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EBS ‘세계의 명화’, 장국영·원영의 주연의 ‘금지옥엽’

EBS 1TV ‘세계의 명화’가 7일 토요일 밤 10시 45분 홍콩 영화의 황금기를 수놓았던 로맨틱 코미디의 걸작, 진가신 감독의 ‘금지옥엽(金枝玉葉)’을 방영한다. 1994년 제작된 이 작품은 성별과 정체성을 가로지르는 발칙한 상상력과 세련된 연출로 개봉 당시 평단과 관객의 찬사를 동시에 받았던 작품이다. 영화는 홍콩 최고의 여가수 로즈(유가령 분)와 그녀를 키워낸 프로듀서 샘(장국영 분)을 우상으로 여기는 열성팬 임자영(원영의-袁詠儀 분)의 엉뚱한 도전에서 시작된다. 자영은 이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 남성 신인가수 오디션에 남장을 하고 참가해 합격하게 된다. 샘은 미소년 같은 외모 속에 순수한 열정을 지닌 자영을 아끼며 음악적 교감을 나누지만, 자영이 남성인 줄 알면서도 싹트는 미묘한 감정에 당혹감을 느낀다. 여기에 샘의 연인 로즈까지 자영에게 이성적인 매력을 느끼며 세 사람의 관계는 복잡한 오해와 진실의 소용돌이로 빠져든다. 이 영화는 단순한 소동극에 그치지 않는다. 영화는 ‘우리는 상대의 성별을 사랑하는가, 아니면 그 사람 자체를 사랑하는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남장한 자영을 향해 샘이 느끼는 혼란은 사회가 규정한 성 역할의 틀을 깨고, 사랑의 본질은 결국 영혼의 이끌림에 있음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특히 90년대 홍콩 사회의 고정관념을 경쾌하게 비판하면서도 인물의 내면적 고독과 외로움을 섬세하게 짚어낸 점이 인상적이다. 장국영의 섬세한 멜로 연기와 원영의(袁詠儀)의 중성적이면서도 사랑스러운 매력은 이 영화의 독보적인 관전 포인트다. 여기에 당대 홍콩 음악 산업의 활기찬 분위기와 감각적인 연출이 더해져 시대를 초월한 로맨틱 코미디로서의 재미를 보장한다. 거짓된 정체성 속에서 피어난 진짜 사랑의 향기를 담은 영화 ‘금지옥엽’은 토요일 밤, 안방극장을 따뜻한 감동과 설렘으로 물들일 예정이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6-02-07

포항시립교향악단이 펼치는 베토벤 명곡 향연

포항시립교향악단이 베토벤의 명곡으로 특별한 무대를 선사한다. 포항시립교향악단은 오는 12일 오후 7시 30분 포항 효자아트홀에서 제220회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베토벤’을 주제로, 인간의 고뇌와 승리를 음악으로 승화시킨 거장의 작품을 집중 조명한다. 협연자로 나서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은 한국을 대표하는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의 리더이자 독보적인 솔리스트로 주목받고 있다. 예원학교와 서울예고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로 입학한 그는 김남윤 교수 문하에서 수학했으며, 독일 뮌헨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했다. 서울시향, KBS교향악단 등과 협연하며 국내외 무대를 누비는 그는 2007년 노부스 콰르텟을 결성해 ARD 국제콩쿠르 2위를 차지하며 세계 클래식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재영은 예원학교, 서울예고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영재 입학, 김남윤 교수를 사사하며 졸업 후 독일로 유학 가 뮌헨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했다. 이번 공연에서 김재영은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61’을 연주한다. 1806년 작곡된 이 곡은 3악장 구성, 장대한 팀파니 리듬, 후대에 추가된 카덴차 등이 특징으로, 바이올린의 화려한 기교와 오케스트라의 웅장함이 조화를 이룬다. 2부에서는 클래식 음악의 대명사라 불리는 베토벤 ‘교향곡 제5번 운명’이 연주된다. 이 곡은 단조로 시작해 장조로 마무리되는 독특한 구조로 점차 청력을 잃어가던 베토벤이 절망 속에서도 삶의 고통과 불확실함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완성한, 불굴의 의지와 희망을 담고 있다. 곡은 네 개 악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악장마다 독특한 분위기와 음악적 특징을 통해 드라마틱한 전개가 펼쳐진다. 1악장은 무게감 있고 긴장감 넘치는 동기로 청중을 몰입시키는 반면, 2악장은 차분한 선율로 내면의 평화와 위안을 전한다. 특히 목관과 현악기의 서정적인 선율은 고요한 삶의 정취를 그려낸다. 이어지는 3악장은 빠른 템포와 경쾌한 리듬으로 긴장감을 한층 끌어올린다. 4악장은 장대한 금관과 타악기의 폭발적인 음향으로 절정을 이루며 긴 여정을 마무리하고, 승리의 환희를 전한다. 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은 대중에게 ‘운명’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나, 이는 비공식적 별칭으로 출판 악보에도 표기돼 있지 않다. 차웅 포항시향 지휘자는 “베토벤은 청각 상실을 극복하고 불멸의 작품을 남겼다”며 “교향곡 5번은 그의 삶의 투쟁을 담은 걸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1악장의 강렬한 도입부는 운명의 도전을 상징하지만, 마지막 악장의 환희는 인간 정신의 승리를 노래한다”면서 “고통 속에서도 끝내 승리한다는 메시지가 청중에게 전해지길 바라며 작곡가 이름을 그대로 주제로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2-06

인간이 사라져 가는 전쟁 속에서 ‘최종 승자’는

기술은 언제나 전쟁의 양상을 바꿔 왔다. 화약은 중무장한 기사(騎士)를 고꾸라뜨렸고, 철도와 전신은 총력전을 가능하게 했으며, 원자폭탄은 전쟁의 대가를 인류가 감당 못 할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은 이전의 기술들과 결정적으로 다르다. 이전의 기술들이 인간의 능력을 ‘확장’했다면, AI는 인간의 역할 자체를 ‘대체’한다. 운명을 가르는 순간에 인간이 개입할 여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인간이 사라져 가는 전쟁에서, 인류는 과연 최종 승자가 될 수 있을까? 신간 ‘인간 없는 전쟁’(북트리거)은 이 물음에 응답하려는 시도다. 저자인 최재운 광운대 경영학부 빅데이터경영 전공 교수는 기술과 전쟁이 얽혀 온 역사를 개괄하고, 우크라이나와 중동 등 최근의 전쟁터에서 AI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톺아본다. 인간의 손아귀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는 기술이 야기할 윤리적 딜레마를 찬찬히 짚어 보고, 우리에게 주어진 ‘새로운 프로메테우스의 불’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고민한다. ‘인간 없는 전쟁’은 인공지능(AI)이 현대 전쟁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으며 초래하는 윤리적·사회적 문제를 심층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AI는 이전 기술과 달리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며 전쟁의 판도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AI의 발전과 군사적 활용은 막을 수 없는 흐름이다. 저자는 이러한 현실감각을 바탕으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되묻는다. AI 전쟁의 가장 큰 문제는 책임 소재의 불분명성이다. AI 오작동으로 무고한 희생자가 발생해도 법적·윤리적 책임을 물을 대상이 없다. 원격 전쟁에 익숙해진 병사들은 ‘일상과 전투의 괴리’로 인해 오히려 심리적 스트레스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소개된다. “AI는 생사 결정의 주체를 기계로 전환하며, 책임 소재마저 모호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섣부른 기술 낙관주의나 묵시록적인 비관주의, 양쪽 모두와 거리를 두고 ‘AI 시대의 인간다움’을 재고하기를 요청한다. 2023년 하마스와 휴전 중인 이스라엘군은 AI 시스템 ‘라벤더’(패턴 분석), ‘가스펠’(목표 특정), ‘웨얼스 대디’(위치 추적)를 활용해 표적을 식별하고 폭격을 수행한다. 인간 장교는 AI가 생성한 살생부를 20초 만에 승인하는데, 이는 “남성 여부만 확인하고 공격 결정을 내리는 수준”이라고 책은 전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드론 전쟁’의 실험장이다. 양측은 유선 드론, 엣지 AI 기술 등으로 통신 차단 상황에서도 자율 작전을 펼치며, AI 참모가 전략·전술을 제안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AI 드론부대는 통신 두절 시 스스로 최적의 작전을 수립한다. LLM 기반 AI는 정세 분석과 여론 조작까지 담당하며, 딥페이크 영상 유포와 사이버 공격이 일상화됐다. 저자는 “SNS 피드와 알고리즘도 전쟁의 첨병으로 변모했다”며 “트로츠키의 경구처럼 이제 전쟁은 우리에게 직접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한다. 실리콘밸리 기업들(팔란티어, 구글 등)은 AI 기술을 군사 목적으로 확대하며,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 지원 사례처럼 민간 기업이 전쟁을 좌우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저자는 “국제적 협약은 무력화됐고, AI 군비경쟁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안전한 AI를 만들기 위한 몇 가지 기술적 원칙을 제시한다. AI의 목표와 행동을 인간의 가치와 일치시키고, 의사 결정 과정을 추적할 수 있게끔 작동 프로세스를 투명화하고, AI를 즉각 중지할 수 있는 킬 스위치를 구비하고, 인간이 주도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설명 가능한 인터페이스를 구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술적 해결만으로는 부족하다. 저자는 “시민이 기업의 AI 개발 목적과 정부 정책의 투명성을 요구해야 한다”며 “작은 질문과 행동이 변화를 만들 것”이라 강조한다. 저자는 “AI 시대의 전쟁은 화면 너머 인간의 고통을 망각하게 만든다”며 “생명을 다루는 결정에는 반드시 인간적 책임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2-05

8개국 32명 스피노자 전문가의 기념비적 연구성과 담아

신간 ‘스피노자 편람 (‘The Bloomsbury Companion to Spinoza·그린비)은 빕 판 뷩어·헨리 크롭·피트 스테인바이커스·예룬 판 더 펜 등 8개국 32명 스피노자 전문가의 기념비적 연구성과로 철학자 바뤼흐 스피노자(1632~1677)의 거의 모든 것을 담은 입체적인 성과물이다. 기존의 편람류 도서가 스피노자 철학의 제 주제에 관한 논문을 묶어 출판했다면, ‘스피노자 편람’(그린비)은 스피노자의 생애(1부), 스피노자에게 영향을 준 이들이나 사조(2부), 그의 철학에 대한 초기 비평가들의 비평(3부), 스피노자 철학의 주요 용어 해설(4부), 그의 저작에 관한 소개(5부)와 스피노자 연구사(6부)를 다루는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구성을 하고 있다. 1부 ‘생애’는 세금 장부, 파문 문서, 교회 기록 등 1·2차 사료를 통해 스피노자의 삶을 연대기적으로 복원했다. 유대인 공동체 추방 사건, 홀란트 정치가 암살 관련 기록 등이 포함돼 역사적 맥락을 제공한다. 2부 ‘영향’에서는 데카르트, 스토아 철학, 유대교 신비주의, 17세기 신탁마니즘 등 스피노자 사상의 원천과 주변 사상가들의 관계를 분석한다. 3부 ‘초기 비평가’는 스피노자에 대한 당시 적대적 비평을 모아 당대의 논쟁적 평가를 재조명한다. 4부 ‘용어 해설’은 112개의 핵심 개념(신, 실체, 양태 등)을 20여 명의 전문가가 해설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5부 ‘저작 개요’에서는 ‘에티카’를 비롯한 주요 저작뿐 아니라 ‘히브리어 문법 강요’처럼 덜 알려진 작품까지 소개하며, 각 저작의 핵심 내용을 요약했다. 6부 ‘연구사’는 19세기 이후 스피노자 연구의 흐름을 정리해 그의 사상이 현대에 미친 영향을 입증한다. 스피노자는 토마스 홉스, 르네 데카르트, 존 로크, 고트프리트 빌헬름 라이프니츠와 함께 근대 철학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특히 질적 일원론(신과 세계가 동일하다는 주장)과 결정론적 자유 개념은 후대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들뢰즈와 가타리는 그를 “철학의 그리스도”라 칭하며, ‘차이와 반복’ 등에서 스피노자의 사상을 재해석했다. 헤겔은 “누구나 철학을 시작할 때 스피노자주의자가 되어야 한다”고 언급했고, 신유물론 계열 학자들(로지 브라이도티, 필리프 데스콜라 등)은 스피노자의 물질적 일원론에서 포스트-휴먼 담론의 실마리를 찾는다. 이번 완역본은 원서의 오류를 수정하고 세심한 해설과 역주를 추가해 학술적 완성도를 높였다. 진태원 교수는 “원서보다 나은 번역본”이라며 “학자의 성실함이 빚어낸 역작”이라 평가했다. 특히 1000쪽이 넘는 분량에도 불구하고 각 분야의 권위자들이 협력해 스피노자 연구를 집대성한 점에서 주목받는다. 스피노자의 사상은 종교적 관용, 정치적 자유, 자연과학적 세계관 등에서 현대 사회의 핵심 가치를 예견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2-05

포항문화원, ‘포항의 옛 지도’ 도록 발간···“역사·문화유산 재조명으로 지역 정체성 확립”

'지도로 읽는 포항의 500년 역사’. 포항문화원(원장 박승대)이 지역사의 정체성을 정립하고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전승하기 위해 ‘포항의 옛 지도’ 도록을 발간했다. 이번 도록은 조선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포항의 변천사를 지도를 통해 입체적으로 조명하며, 지역민과 연구자들에게 역사적 통찰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도시의 역사는 단순한 공간의 변화가 아닌 시간과 인간의 선택이 쌓인 결과물이다. 포항문화원은 이러한 역사의 흔적을 가장 생생하게 담은 매개체로 ‘지도’를 주목했다. 이번에 발간된 도록에는 조선 후기 고지도를 시작으로 근대 항만 지도, 산업화 시기 도시 확장지도, 현대의 포항을 담은 최신 지도까지 총 105점의 지도가 수록됐다. 각 지도는 단순한 위치 정보뿐 아니라 당시 사회의 공간 인식, 행정 체계, 도시 발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보여준다. 포항은 조선시대 동해안의 군사 요충지로 시작해 일제강점기와 산업화 시대를 거치며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을 이끈 핵심 도시로 성장했다. 현재는 해양·철강·문화가 융합된 도시로서 새로운 도약을 모색 중이다. 도록은 이러한 시대별 변화를 지도 위에 고스란히 기록해, 독자들이 포항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며 미래를 상상할 수 있게 한다. 이번 도록의 기획과 집필은 권용호 포항문화원 부설 포항문화연구소 위원이 주도했다. 그는 방대한 사료 수집과 고지도 판독, 근현대 지도 분석, 지역사 해석까지 전 과정에 참여해 학술적 깊이를 더했다. 특히 조선 전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지도를 한데 모아 포항의 역사적 흐름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점이 눈에 띈다. 권 위원은 편저자의 말을 통해 “옛 지도는 문헌에서 볼 수 없는 지역의 생생한 변화를 포착한다”며 “‘포항’이라는 이름의 유래부터 사라진 지명(포항창, 어룡사 해변, 석남사 등)까지 지도를 통해 확인하며 마치 ‘나만의 특권’을 누린 듯했다”고 전했다. 또한 “여러 기관과 개인 소장자들의 협력을 받아 자료를 모으고, 지도마다 해설을 달아 지역사 연구의 기초 자료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포항문화원은 이번 도록이 지역민에게는 자신이 살아가는 도시의 역사와 공간을 새롭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고, 학생들에게는 지역에 대한 인식을 넓혀주는 교육 자료로, 연구자에게는 포항 지역학을 심화시키는 기초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박승대 포항문화원장은 “지역의 역사를 기록하고 문화의 뿌리를 지키는 것이 문화원의 책무”라며 “도록을 바탕으로 전시, 시민 강좌, 역사 답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지역문화 활성화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도록에는 죽도와 해도 등 포항의 옛 지명이 담긴 지도부터 산업화 시기 철강 단지 확장 과정, 현대의 해안 개발 현황 등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이는 지역민들이 자신이 사는 공간의 역사적 의미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또한 학교 현장에서는 지도를 활용한 프로젝트 수업이나 토론 자료로 활용될 수 있어 교육적 가치가 높다. 이번 도록의 편저자인 권용호 박사는 포항 출신으로, 중국 난징대학교에서 고전 희곡을 전공하며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는 한동대학교 출강과 포항고전연구소 번역 작업에 참여하며 학문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고전 문학 연구를 통해 축적한 문헌 분석 역량이 지역사 연구에 큰 도움이 됐다”며 “앞으로도 포항의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해 후세에 전하는 일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2-05

대구문화예술회관 미술관, ‘기증작 특별전: 이음’ 12일 개막

대구문화예술회관(관장 김희철) 미술관은 2025년 기증자들의 사회적 공헌을 기리는 ‘기증작 특별전: 이음’을 오는 12일부터 3월 29일까지 스페이스 하이브 1~3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김영길(전 영진전문대학교 교수)·박은미(천석 박근술 유족) 등 개인 기증과 리안갤러리의 기관 기증, 2025 올해의 청년작가 신준민·이재호의 기증작을 포함해 회화·사진·서예·자료 등 70여 점을 선보인다. 이 전시는 기증으로 확장된 미술관 컬렉션의 가치와 문화적 의미를 관람객과 공유하며, 지속 가능한 기증 문화 확산과 지역사회 문화적 연대 강화를 목표로 한다. 전시 제목 ‘이음’은 ‘개인의 소장’이 ‘공공의 컬렉션’으로 이어지는 연결이자, 서로 다른 세대와 장르, 지역과 동시대가 만나는 교차점을 의미한다. 전시는 소장자가 작품을 공공과 공유하는 선택을 조명하고, 그 선택이 시민의 경험으로 확장되는 과정인 ‘이어짐’을 서사로 삼았다. 전시는 전시실별로 기증 작품의 다채로운 면모를 펼쳐 보인다. 1전시실은 한국 수채화의 거목 이경희를 중심으로 강운섭, 권영호, 김건규, 김우조, 김태, 박광진, 박항섭, 성병태, 이국봉, 이항성, 최돈정 등 지역 미술의 높은 예술성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2전시실에서는 영남 서화의 계보가 한눈에 이어진다. 석재 서병오, 긍석 김진만, 죽농 서동균, 천석 박근술의 작품을 통해 영남 서화의 계보를 한눈에 확인하며, 스승과 제자, 동시대의 교유와 전승이 어떻게 지역 미술의 뿌리가 됐는지 조명한다. 3전시실은 해외 작가 리사 루이터, 러셀 영, 디자인과 함께 고명근, 김두진, 차규선, 곽승용, 류현욱, 신준민, 이재호의 작품을 소개한다. 이는 ‘기증’이 과거의 보존을 넘어 현재의 실험과 미래의 해석으로 이어지는 통로임을 보여준다. 김희철 대구문화예술회관 관장은 “한 점의 기증은 소장자의 안목이 시민의 향유로 건너오는 가장 분명한 ‘이음’이라며 "이번 특별전이 작품을 매개로 기증의 가치를 공유하고 지역의 컬렉션을 더욱 풍부하게 연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무료 관람이며,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설 당일(17일)은 정상 개관하며, 19일은 임시 휴관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2-05

"포항 철강공단 옆 학교가 예술의 산책로가 되다···공공미술이 바꾼 일상“

회색빛 콘크리트 담장에 가려져 있던 대송초등학교의 담장이 색색의 그림과 철판 조각으로 물들었다. 거대한 포항철강산업단지의 굴뚝 연기가 하늘을 가로지르는 이곳에서,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가 차가운 공장 소음을 밀어내고 있다. 지난 3일, 포항문화재단이 펼친 공공미술 프로젝트 ‘아트 펜스’가 학교 담장을 예술의 산책로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2025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의 핵심 사업으로, 철강 산업의 상징성과 예술을 결합해 도시 공간을 재생한다는 목표로 진행됐다.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그간 ‘철’을 소재로 한 작품을 전시장에 선보이는 데 머물렀지만, 지난해엔 학교·공장·주택가를 잇는 일상 공간으로 무대를 확장했다. 특히 대송초등학교 아트 펜스는 철강 기업의 기술과 현장 역량이 지역의 일상 공간을 변화시키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한 의미 있는 사례로 주목받는다. 포항제철소 설비기술부 중앙수리섹션과 포항철강산업단지관리공단이 기술 지원을 맡았고, 지역 작가 이향희(회화)·정미솔(일러스트)씨와 대송초등학교 전교생이 직접 그림을 그리며 참여했다. “아이들이 고사리손으로 그린 그림과 발자국이 작품에 새겨졌어요. 이 길은 이제 아이들 자신의 이야기가 된 거죠.” (정미솔 작가) 담장에 설치된 작품은 세 가지 이야기로 구성된다. ‘복실이 꽃신’ 은 유기견 복실이가 가족을 찾는 포항의 원로 작가 박이득의 동화 ‘복실이 꽃신’에 정미솔 작가의 일러스트를 철판에 새겼다. 생명 존중 메시지를 산업 도시 아이들에게 전하기 위한 장치다. 이향희 작가의 ‘포항의 길을 따라’ 는 작가의 아버지가 철강공단으로 출근하던 길을 추상화로 표현했다. 작품 하단에는 아이들이 직접 찍은 발자국 도장과 그림이 더해져 “이 길의 주인공은 우리!”라 외친다. 겨울방학을 맞아 돌봄교실에 오던 아이들은 이제 3월 새학기가 되면 매일 아침 등굣길에서 예술을 만난다. 학부모 김모(38) 씨는 “담장에 펼쳐진 동화 속 풍경과 햇빛에 반짝이는 철판 조각을 보니 마음이 환해진다”며 미소 지었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아트 펜스는 ‘산업에서 일상으로, 전시에서 생활로’ 라는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의 지향점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며 “앞으로도 시민들의 일상이 곧 예술이 되는 다양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2-04

포항 인문학당 사띠스쿨, 김석모 박사 초청 ‘예술과 과학의 경계 허물기’ 강연 열어

포항 인문학당 침촌 사띠스쿨(Sati School·원장 공봉학)은 지난 3일 정기 인문학 특강의 일환으로 미술사학자 김석모 전 솔올미술관장의 강연을 개최했다. 김석모 박사는 독일 뒤셀도르프대학에서 미술사 분야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강릉 솔올미술관장을 역임한 후 현재 칼럼니스트와 강사로 활동 중이다. 김 박사는 강연에서 르네상스를 단순히 ‘인간 중심 사조’로 보는 통념을 반박하며 “기술과 상상력이 결합된 역사적 전환점”이라 강조했다. 특히 피렌체의 대성당 돔 설계를 완성한 브루넬레스키의 혁신 사례를 들어 “예술은 감각적 표현을 넘어 기술적 완성으로 현실을 재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 기업가인 일론 머스크 역시 넓은 의미에서 창의적 혁신가이자 예술가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며 “과학과 창의성의 융합이야말로 오늘날 르네상스의 정신을 계승하는 길”이라 역설했다. 김 박사는 한국 미술 교육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기법과 손 기술 중심 교육으로 인해 독창성이 훼손되고 있다”고 비판하며, 자신의 박사 논문 연구 결과를 인용해 “관람객이 미술 작품을 바라보는 평균 시간이 7.5초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는 “빠른 소비적 관람 문화가 작품의 심층적 감상 기회를 차단한다”는 분석으로 이어졌다. 또한 “미술 학교의 탄생 자체가 예술의 본질을 왜곡하는 계기가 되었다”며 “개념(컨셉)과 설계(디자인), 즉 사고의 체계가 예술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술사를 “밤하늘의 별들 사이에서 북두칠성과 같은 별자리를 찾는 과정”에 비유했다. “단순한 연대기 암기가 아닌, 인류의 질서와 의미를 탐구하는 학문”이라 강조하며 “미술은 정답을 배우는 게 아니라 새로운 질문을 만드는 작업”이라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참석자들에게 “단순히 작품을 소비하는 관람객에 머무르지 말고 삶의 모든 순간에서 이미지를 해석하고 새로운 의미를 창조하는 주체가 되어 달라”고 당부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2014년 5월 개원한 침촌 사띠스쿨은 ‘자유와 행복으로의 여행’을 모토로 삼아, 명상과 독서를 통해 개인의 내적 성찰을 이루고, 이를 사회적 변화로 연결한다는 신념으로 설립됐다. /임창희기자 lch8601@kbmaeil.com

2026-02-04

삶의 무게에 가려진 존재의 본질과 조우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극사실적인 모래 그림으로 유명한 김창영(69) 작가와 소장작품전으로 2026년 새해 전시를 시작했다. 미술관은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5월 17일까지 ‘김창영: 샌드 플레이, 존재와 기억의 방식’과 소장품전 ‘POMA Collection: Steel Sculpture’를 선보인다. 제1, 3, 4전시실과 초헌 장두건관에서 열리는 ‘김창영: 샌드 플레이, 존재와 기억의 방식’ 전에서는 47년 간 ‘모래’를 매개로 독창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해 온 김창영 작가의 예술세계를 조명한다. 총 3개의 장으로 구성되며, 작가가 직접 포항 해변에서 수집한 모래로 제작한 대형 설치작품을 포함해 총 4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From Where To Where’에서는 인간 존재의 성찰을, ‘SAND PLAY’에서는 회화의 물성을, 그리고 ‘Sand Play–Upward’에서는 이방인의 삶을 담았다. 또한 포항의 모래를 수집해 제작한 설치작품도 선보인다. 김창영의 작품은 모래사장의 표면을 얇게 떠낸 것 같은 화면 위에 발자국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모래라는 실제 만질 수 있는 물질과 그림이라는 허상을 동시에 나타낸다. 이를 통해 실체와 허상을 한 화면에 표현하며, 모래사장에 새겨진 발자국으로 사라진 존재(허)와 그 발자국이 증명하는 존재(실)를 동시에 담아낸다. 1980년 ‘발자국 806’으로 제3회 중앙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린 김 작가는 이후 일본으로 이주해 모노하의 스승 사이토 요시시게(1904-2001) 교수의 가르침을 받았다. 그는 쓰임이 다한 나무와 철을 작품의 프레임으로 사용하는 등 다양한 실험적 작품을 발표했고, 1979년부터 지금까지 모래를 매체로 한결같은 작품세계를 이어오고 있다. 김창영의 작품에는 인간의 모습이 사라지고 흔적만이 남아있다. 형상을 직접 재현하기보다, 인간이 머물렀던 자리에 남은 미세한 흔들림과 감각을 포착해 보이지 않는 존재를 더욱 선명하게 호출한다. 김창영 작가는 “45년 동안 이방인으로 살다 고국에 돌아와 ‘우리’ 안에서 전시를 할 수 있어 행복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제2전시실에서 열리는 2026 소장품전 ‘POMA Collection: Steel Sculpture’는 스틸아트 조각 17점을 ‘한 생애’에 비유해 세 구역으로 나눠 소개된다. 우리는 태어나고, 살아가며, 사라진다. 이 당연한 사실 속에는 수많은 질문이 숨어 있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질문을 통해 금속과 조각으로 이뤄진 작품들을 한 인물의 생애에 비유해 구성됐다. 1장 ‘물질에서 생명으로, 그 전환의 문턱’, 2장 ‘한 인물의 생애, 관계와 책임의 시간’, 3장 ‘밤과 새벽 사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생’으로 나뉘어 있다. 첫 번째 장은 사용된 뒤 버려진 철근과 금속들이 다시 세워지는 모습으로, 시련을 딛고 일어서는 몸을 연상시킨다. 이 구역의 추상·반추상 조각들은 인체를 왜곡하고 비워둔다. 금속은 차가운 물질이 아니라, 태동을 시작한 몸에 비유된다. 두 번째 장에서는 한 인물의 생애를 따라가며, 관계와 책임, 기쁨과 상처의 시간을 다룬다. 평온과 웃음이 잠시 찾아오지만, 무게도 함께 커져간다. 이 구역은 삶의 다양한 순간들을 통해 ‘사람으로 산다’는 의미를 묻는다. 세 번째 장은 죽음 이후의 시간을 상상한다. 죽음은 단절과 소멸이 아닌, 긴 쉼표로 표현된다. 종교와 민간 신앙, 영적 상상력이 뒤섞인 한국적 죽음의 이미지를 환기시키며, 죽음 이후에도 남는 기억과 흔적, 감정에 주목한다. 작품들은 구조와 상징, 빈자리와 울림으로 이를 드러낸다. 전시는 관람객이 자신의 삶과 연결된 질문들을 떠올리게 한다. “나에게 ‘지금 여기 살아 있다’는 감각은 어떤 모습인가?”, “내 몸 위에는 어떤 시간들이 쌓여 있는가?”, “누군가가 사라진 뒤에도, 계속 이어지는 것이 있는가?” 이 질문들을 품고 천천히 걷는 시간이야말로 전시가 관람객에게 건네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경험이다. 김갑수 포항시립미술관장은 “이번 상반기 전시는 영일만 해변을 연상시키는 ‘모래’와 포항의 정체성인 ‘철’을 매개로 삶의 궤적을 깊이 있게 사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전시 관람을 통해 삶의 무게에 가려진 존재의 본질을 마주하는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2-03

임진왜란 의병장 우배선 재조명, 뮤지컬 ‘월곡’ 문예회관 특성화 지원사업 전국 최대 1억8000만원 선정

대구 달서문화재단 달서아트센터가 제작한 창작 뮤지컬 ‘월곡’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주최, 주관 2026년 문예회관 특성화 지원 사업 공모에서 전국 95개 문예회관 중 최대 규모인 1억8000만원의 지원을 받게 됐다. 이번 선정은 뮤지컬의 지역 문화 콘텐츠로서의 가치와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결과다. 뮤지컬 ‘월곡’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대구 달서구 일대에서 의병을 이끌었던 월곡(月谷) 우배선(1569~1621) 장군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우배선은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의병장으로, 전쟁 중 작성한 ‘의병진 군공책’을 통해 전투 전략과 전황을 상세히 기록했으며, 이는 후대에 그의 리더십과 애국심을 증명하는 자료로 평가받는다. 작품은 이 기록을 토대로 우배선의 명석한 전술과 의병들의 투쟁을 역동적인 액션과 안무로 재해석했다. 특히 비슬산의 수려한 풍광을 배경으로 현대적 감각의 음악과 서사를 더해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2020년 리딩 공연으로 첫 선을 보인 ‘월곡’은 매년 업그레이드를 거듭하며 대구 지역의 대표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2021년 초연 이후 2022년 제16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초청작으로 참여했으며, 2023년과 2024년에는 김천·안동 등 타 지역 투어 공연을 통해 지역 간 문화 교류의 모범 사례를 만들었다. 2024년 예술경영지원센터 국비 지원사업 선정과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 2년 연속 수상으로 행정적·예술적 성과를 동시에 인정받았다. 2025년에는 주연 배우 이충주 캐스팅과 신규 넘버 작곡 등으로 작품 완성도를 높였으며, 이번 문예회관 지원사업을 통해 무대 세트 개선과 극본·음악 보완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달서아트센터는 이를 계기로 ‘월곡’을 지역 특성화 레퍼토리로 정착시키고, 공공 제작극장 모델 확립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성욱 달서아트센터 관장은 “뮤지컬 ‘월곡’의 선정은 달서아트센터의 제작 역량과 지역 예술인들과 함께 꾸준히 노력한 결과를 인정받은 성과"라며 "대구에서 출발한 공연 콘텐츠가 안정적인 공공 제작 레퍼토리로 정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2-03

경북의대 안행수필동인회, 2025년 연간집 ‘안행수필’ 제36호 발간

경북대 의과대학 동문들로 구성된 수필가 모임 ‘안행수필동인회(회장 정명희)’가 2025년 연간집 ‘안행수필’ 제36호(학이사 발간)를 발간했다. 1984년 창간호를 펴낸 이후 40여 년의 세월 동안 인술과 문학의 만남을 이어온 결과물이다. 이번 호에는 김병준 동인의 권두시 ‘시간의 상처’를 필두로 박언휘, 이재태 회원 등 33명의 동문이 집필한 70여 편의 수필이 담겼다. 정명희 회장(정명희소아청소년과 원장)은 “안행수필이 발족한 지 40년이 넘었다”며 “단일 의과대학 출신으로 구성되어 이토록 오랜 역사, 전통을 유지하며 끊임없이 동인지를 발간하는 곳은 경북의대 ‘안행수필’이 유일하다”고 자부심을 밝혔다. 동인회의 명칭인 ‘안행(雁杏)’은 기러기와 살구나무를 뜻한다. 기러기는 질서 있게 떼 지어 날아가는 ‘편안한 동행’을 의미하며, 살구나무는 의술을 상징한다. 살구나무가 의사의 상징이 된 것은 중국 오나라의 전설적인 의사 동봉(董奉)의 일화에서 유래했다. 그는 치료비를 받는 대신 병이 나은 환자들에게 살구나무를 심게 했는데, 훗날 이 울창해진 숲을 ‘행림(杏林)’이라 부르며 오늘날까지 인술(仁術)의 상징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경북의대 안행수필동인회는 이번 36호 발간을 통해 의사로서의 삶과 인간적인 고뇌, 그리고 따뜻한 시선을 문학적 향기로 녹여내며 지역 문단과 의료계에 귀감이 되고 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6-02-02

무사욕의 탁월한 리더십···'사람 박태준'의 길

“K-팝, K-뷰티, K-푸드 등에 이어서 요즘 들어 부쩍 K-방산, K-조선이란 말도 우리 국력에 대한 우리 국민의 자긍심을 드높이고 있는데 그 기반을 조성하는 역사적 대업에 ‘무사욕의 탁월한 리더십’으로 앞장선 박태준 회장의 삶과 정신은 우리에게 언제나 자랑스럽고 감사한 ‘K-축복’이다.”(‘K-축복’ 221쪽) 1985년 2월부터 2년간 포항공대(포스텍) 건설본부장을 맡아 그 책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던 이대공 애린복지재단 이사장의 말이다. 2011년 12월, 향년 84세로 서거한 박태준 포스코 창립회장의 생애와 정신을 왜 ‘K-축복’이라 부를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답한 책이 바로 ‘K-축복: 짧은 인생을 영원 조국에’(아시아)다. ‘박태준 평전’의 저자 이대환 작가는 2026년 새해, 그를 기리며 이 신간을 출간했다. 프롤로그, 1부, 4부는 박태준의 삶과 정신에 대해 작가가 쓴 에세이고, 2부와 3부는 국내 저명인사 13인과 해외 저명인사 17인이 35년∼40년 전에 남겨둔 박태준 리더십의 특질과 인간적 체취에 대한 글들로 엮었다. 고인의 영전에 띄우는 편지 10통 형식으로 구성한 프롤로그에서 작가는 박태준의 역사적 공적에 대해 세계 최빈국이라는 ‘궁핍 골짜기’의 한국사회를 ‘융성 대평원’으로 건네주는 철교(鐵橋) 건설 현장의 가장 탁월한 총감독과 같았다고 평가한다. 두 번째 편지에는 작가가 평전을 쓰기로 했을 때 ‘박태준의 생애와 정신과 투쟁을 그냥 묻어두는 것은 사회적 큰 손실이라는 작가의 담담한 발의’(14쪽)에 의거해 서로가 순정한 마음으로 긴 작업을 하게 됐다는 사연도 담겨 있다. 여덟 번째 편지에는 영남과 호남의 정치적 화합”을 외치는 고희(古稀)의 박태준 자민련 총재가 1997년 12월 5일 김대중(DJ) 대통령 후보와 함께 경북 구미시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게 된 시대정신, 경위, 연설 요지, 사진 등을 담고 있다. DJ는 고(故) 박정희 대통령과 화해하는 명연설을 남겼다. “고인이 경제에 7할을 바치고 인권에 3할을 쓴 분이었다면, 고인과 정치적으로 대결하던 시절의 나는 인권에 7할을 바치고 경제에 3할을 쓴 사람이었습니다”(26쪽) 대립과 갈등을 멈출 줄 모르는 우리 사회가 ‘국민통합의 디딤돌’로 삼고 기려야 마땅한 시대적 중대사였다. 그러나 그날 그 자리를 제대로 기억하는 사람조차 찾아보기 힘든 작금의 현실에 대해 작가는 개탄하는 심정을 하늘로 띄운다. 제1부 ‘박태준의 길, 천하위공의 길’은 이 작가가 박태준 정신을 탐구한 에세이 한 편이다. 2011년 1월 하노이국립대학 특별강연에 담겼던 ‘짧은 인생을 영원 조국에’라는 좌우명이 가리키는 대로 제철보국과 교육보국의 두 레일을 따라 완주하며 천하위공 사상을 실천한 박태준의 생애를 정신적 설계도처럼 그려놓은 글이다. 천하위공(天下爲公)이란 예기(禮記) ‘예운(禮運)편’에 나온다. 중국 신해혁명을 이끈 쑨원(孫文)이 중시했고, 해방공간에서 백범 김구도 소중히 여긴 말이다. 제2부 ‘박태준은 우리의 축복이다’는 한국경제의 근간을 만들고 작고한 11인과 생존한 2인의 박태준에 대한 인물평을 모은 글이다. “박태준은 경영자의 살아 있는 교재”(이병철 회장), “국영기업으로 종합제철을 성공한 것은 박태준이 총괄하는 포철뿐”(정주영 회장), “청렴한 박태준의 인품에 끌려 종합제철 기본계획을 그냥 넘겨줬다”(신격호 회장), “박태준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 국익(國益) 지상주의자”(류찬우 회장), “박태준의 청렴결백 철학과 바른 건의를 듣는 안목 덕분에 행복하게 일했다”(황경로 포스코 2대 회장) 등 거장들이 일찍이 밝혀놓은 박태준의 진면모를 대면할 수 있다. 제3부 ‘박태준은 한국의 축복이다’는 작고한 외국 저명인사 17인이 남겨둔 박태준에 대한 인물평을 모은 글이다. “박태준은 불같은 의지와 신념의 사내로서 거시적인 안목의 설계자”(후쿠다 다케오), “박태준은 진정한 애국심으로 무장한 국제 신사”(나카소네 야스히로), “박태준은 자유와 평등을 동시에 생각하는 리더십을 지녔다”(다케시타 노보루),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인 박태준은 한국의 행운”(헬무트 하세크), “마음을 휘어잡는 리더십을 지닌 박태준은 한국의 축복”(유고 세키라), “박태준은 미래지향적인 지도자이며 뛰어난 친화력의 소유자”(데이비드 로데릭), “박태준은 한국에 봉사하고 또 봉사하는 것을 지상명령으로 받아들인 사람”(로베르 미테랑) 등 외국 저명인사 17인이 예리하게 읽어냈던 ‘사람 박태준’의 인간적 체취·리더십·정신과 만날 수 있다. 제4부 ‘태어나서 곧 사라질 뻔한 포항제철이 전화위복의 새 지평을 열어젖히는 그 날까지’에는 1968년 4월 포스코 창립으로부터 1970년 4월 1일 영일만 백사장에서 마침내 포항제철 착공식이 열리는 날까지 끊임없이 이어졌던 갖가지 우여곡절과 고난의 사연들을 한 편의 드라마처럼 정리해놓았다. 작가는 ‘박태준의 하와이 구상’과 ‘대일청구권자금’으로 제철보국의 길로 나아간 포스코에 대해 이렇게 글을 맺었다. “역사가 간택하고 관장한 특정 개인의 운명이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인가? 그리고 그 운명은 포항종합제철, POSCO의 운명으로 전화될 수밖에 없었다. 역사 의지가 지명한 운명은 회피할 수 없고 바꿀 수 없다. 회피할 수 있고 바꿀 수 있는 것은 진작에 처음부터 운명이 아니다”(485쪽) 한편, 이 책의 끝에는 1992년 10월 5일 박태준 회장이 포스코 이사회에 제출한 ‘사임서’, 임직원들의 ‘철회 건의문’, 그의 ‘반려 이유’ 등이 특별자료로 첨부돼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2-02

또 다른 ‘이은결 매직’···신작 ‘META’ 설 무대

대한민국 대표 마술사,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의 환상적인 퍼포먼스가 설 연휴를 맞아 대구에서 펼쳐진다. 수성아트피아(관장 박동용)는 오는 13일부터 16일까지 대극장에서 총 5회에 걸쳐 ‘스테이지 S 시리즈’의 2026년 첫 공연으로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의 신작 ‘META’를 무대에 올린다. ‘스테이지 S 시리즈’는 수성아트피아의 대표 기획 프로그램으로,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대중적 공연을 엄선해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이번 무대는 2026년 데뷔 30주년을 맞이하는 이은결이 수성아트피아 대극장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으로, 그의 예술 세계를 집약한 역작이다. 공연은 ‘당신의 인식이 만든 또 다른 현실’이라는 주제로 시작해 AR·MR 등 디지털 기술과 VR, AI, 로봇 등 첨단 기술이 퍼포먼스와 결합해 차원 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관객의 스마트폰을 활용한 인터랙션이 더해져 관객의 주의·판단·선택·확신을 뒤흔들며 새로운 시각적 충격을 전달한다. 인지심리학에 기반한 이 무대는 관객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의심하도록 유도하며, 그 순간 전율을 일으키는 철학적 탐구로 이어진다. 딥페이크, 가짜 뉴스, AI 이미지 등 현대 사회의 이슈를 통해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믿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경이로운 현상은 단순한 마술 트릭이 아닌, 현실 인식에 대한 성찰이다. 특별 이벤트로는 밸런타인데이를 기념해 단 한 커플에게 맞춤형 프로포즈 기회가 주어진다. 공연 중 자연스럽게 연출되는 이 순간은 현실과 인식의 경계를 넘나드는 테마와 어우러져 평생 기억될 고백의 장면으로 완성될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작품의 메시지와 감정선을 공유하는 독창적인 경험으로 남을 것이다. 6세 이상 관람 가능한 이번 공연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함께 몰입할 수 있는 환상적인 엔터테인먼트다. 설 연휴 가족과 함께 체험하며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에 안성맞춤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2-02

영천 은해사 주지후보 선거 소청 결정 또다시 ‘연기’···9일 회의 열어 재논의

속보=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태성 스님)가 영천 은해사 주지 후보 선거 관련<본지 1월 23일 자 2면· 1월 29일 자 5면 보도> 소청 심사를 두 차례 연기하며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2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제428차 회의에서 소청 심사를 진행했으나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오는 9일 오후 2시로 결정을 연기했다. 이는 지난달 28일 첫 번째 연기에 이은 두 번째 연기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는 소청인 덕관 스님, 피소청인 성로 스님, 진술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의견 청취와 증거 심문 등 추가적인 확인이 이뤄졌다. 약 2시간 10분간 논의 끝에 선관위는 “증언 내용을 추가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결정을 미루고, 차기 회의에서 심의를 재개하기로 했다. 중앙선관위원장 태성 스님은“이번 사안이 중대한 만큼 법적 절차를 철저히 따져 신중히 판단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달 16일 은해사 주지 후보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에서 성로 스님이 55표를 얻어 덕관 스님을 1표 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하지만 이후 덕관 스님은 투표 당시 성로 스님이 투표 용지를 접지 않고 그대로 노출시켜 비밀투표 원칙을 위반했다며 지난달 19일 중앙선관위에 선거 결과 정정 등 소청을 제기했다. /윤희정·조규남기자

2026-02-02

케데헌 OST ‘골든’ K팝 최초 그래미상 수상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주제가 ‘골든‘이 제68회 그래미 어워즈 트로피를 손에 쥐었다. ‘골든‘은 1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LA에서 열린 그래미 어워즈 사전 행사에서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Best Song Written For Visual Media) 부문 수상작이 됐다. ‘골든‘은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K팝 장르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와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 1위를 석권하는 등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극 중 악령을 막는 마법진 ’혼문‘을 완성하는 노래인 골든은 넷플릭스 역대 조회 수 1위를 기록한 케데헌의 인기를 타고 히트곡 반열에 올랐다. 골든이 수상한 이 부문은 노래를 만든 작사·작곡자인 송라이터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이에 따라 ‘골든‘을 만든 한국계 미국 가수 이재, 작곡에 참여한 테디, IDO(이유한·곽중규·남희동), 24 등이 수상자가 됐다. K팝 작곡가 혹은 음악 프로듀서가 그래미 어워즈를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4는 수상 이후 “이 자리에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저희와 이 모든 과정에 참여한 가장 친한 친구이자 스승님인 ‘K팝의 개척자’ 테디형께 이 영광을 바친다“고 밝혔다. 골든 수상을 해외 주요 언론들은 긴급 뉴스로 전하며 비중있게 다뤘다. AP통신은 이 부문 수상자가 발표된 직후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골든‘이 시각매체용 최우수 노래 부문에서 수상하며 K팝 아티스트의 그래미 첫 수상 기록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이어 “(수상) 작곡가들은 영어와 한국어로 함께 수상 소감을 전하며 이 곡의 이중언어적(bilingual) 매력을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골든‘의 그래미 수상 소식을 신속히 보도하며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히트곡이 시각매체용 최우수 노래 부문에서 수상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글로벌 장르(K팝)의 오랜 갈증을 마침내 해소했다“고 평가했다. 골든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데헌의 주인공인 루미가 속한 3인조 K팝 그룹 ‘헌트릭스’가 부르는 노래. 비현실적으로 높은 고음(최고음 3옥타브 A)이 오히려 캐릭터성과 카타르시스를 부여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지난해 8월에는 미국 빌보드 ‘핫 100’ 차트와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를 동시에 석권했다. 특히 빌보드 메인 차트인 핫 100에서는 OST로서 매우 이례적으로 8주간 1위를 차지하는 진기록도 세웠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2026-02-02

“신자·지역민 함께 하는 열린 교회로”

"조선시대 순교자들의 흔적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천주교 대구대교구 제4대리구의 깊은 신앙의 뿌리를 지닌 신자들과 시민들이 함께 평화로운 사회를 이루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16일, 천주교 대구대교구 제4대리구 주교대리 신부로 부임한 최환욱(63) 신부의 포부다. 그가 관할하는 지역은 포항시, 경주시, 울릉군 등 경상북도 남부 지역의 27개 성당이다. 대구대교구 주교좌 범어대성당 주임 시절 문화예술을 접목한 선교 혁신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4대리구는 조선시대 순교자들의 흔적이 깃든 유서 깊은 지역이다. 경주 산내면에는 기해박해(1839년)와 병인박해(1866년) 당시 신자들이 은신했던 산내 동굴이 있으며, 포항 청하 출신으로 한국인 최초 사제 김대건의 수행자였던 김 프란치스코, 흥해로 유배된 최해두의 자책서 등 역사적 자산이 풍부하다. 최 신부는 “이곳의 신앙적 전통을 단순히 보존하는 것을 넘어, 현대인의 삶에 맞는 의미로 재해석해 지역민과 함께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최해두의 자책서를 뮤지컬로 제작하거나 김대건 신부와 김 프란치스코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최 신부의 대표적 프로젝트는 창작 뮤지컬 ‘4처’다. ‘성모 마리아의 인간적 고뇌’를 그린 이 작품은 지난달 18일 범어대성당에서 시연회를 가졌고, 3월 7~8일 범어대성당 봉헌 10주년 기념 공연에서 정식 무대에 오른다. 최 신부가 대본을 쓰고 음악감독 김호령 씨가 작곡한 이 작품은 신자 40여 명이 6개월 동안 연습했으며, “십자가 앞에서 예수님과 성모님의 마음을 그려낸 감동적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종교 예술이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도록 하는 것이 선교의 한 방법”이라며 지난 2009년 제4대리구 사목국장 소임 때 불교 합창단과 협업한 ‘상생과 평화’ 공연처럼 타 종교와의 교류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4대리구는 들꽃마을 민들레 공동체, 성모자애원 마리아의 집 등 14개의 사회복지시설과 경주의 근화여중고, 포항의 오천중고를 운영하며 지역 사회와 협력하고 있다. 최 신부는 “사회복지시설은 단순한 구호 활동을 넘어 신앙의 가치를 전파하는 공간”이라며 이주민 대상 언어 교육과 방문 미사 등 실질적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필리핀·베트남 커뮤니티 등 다문화 신자를 위한 문화 행사도 기획 중이다. 대구대교구는 2000년대 초 교구 규모 확대에 따라 5개 대리구로 분할됐으며, 각 대리구에는 주교대리 신부가 임명돼 교구장의 현장 업무를 분담한다. 최 신부는 “27개 본당이 자율적으로 운영되도록 지원하는 ‘본당 지원 센터’ 역할에 충실하겠다”며 “울릉도의 천부성당과 도동성당은 육지와 떨어져 있어 정서적 연결이 필요하므로 정기적으로 방문해 소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경주 진목정성지나 포항 청하 지역처럼 역사적 의미가 깊은 곳을 순례하며 신앙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최 신부는 “코로나 팬데믹 등으로 노인층 신자 수가 감소했지만, 온라인 미사에 익숙해진 신자들을 위한 새로운 사목 방식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신앙은 개인적 구원을 넘어 공동체의 빛이 되어야 한다”며 “역사적 자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신자와 지역민이 함께하는 열린 교회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신자들에게 “신앙은 개인적 구원을 넘어 공동체의 빛이 되어야 합니다. 신앙으로 하나 되고, 그 안에서 기쁨을 찾으며 하느님 공동체로 나아가길 바랍니다”라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2-01

사진작가 김훈, 美 뉴욕서 개인 초대전

포항의 대표 사진 예술가로 평가받는 김훈(66) 사진작가가 미국 뉴욕 갈라아트센터에서 초대 개인전을 연다. 김 작가는 사람과 사물, 풍경에 대한 개성적이고 깊이 있는 탐색을 통해 잔잔한 가운데 끝 모를 심연을 느끼게 하는 사진 작품으로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오는 18일부터 3월 1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총 22점의 작품이 출품된다. 전시 주제인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Where Are We Going)’는 ‘가다’라는 행위를 통해 삶의 방향과 존재의 시간을 묻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 작가의 사진 속 인물들은 모두 이동 중이거나 이동을 앞두고 있지만, 그들이 향하는 목적지는 명확하지 않다. 이들은 떠날지 말지를 고민하고, 가기 전에 무엇을 지워야 하는지, 무엇을 남겨야 하는지를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모두 미니어처 모형을 기반으로 구성·촬영됐다. 축소된 세계 속 인물과 풍경은 실제보다 더 또렷한 은유로 작동하며, 출발을 앞둔 망설임, 이미 시작된 이동의 불안,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의 순간을 포착한다. 김 작가는 메타픽션 기법을 활용해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물며, 삶의 단편에 무의식 속 허구를 더해 사진이 단순한 사실 기록을 넘어 서사의 숨결을 담도록 한다. ‘가다’는 물리적 이동을 넘어 삶의 시간 자체를 의미한다. 삶에서 삶으로, 삶에서 죽음으로, 그리고 우리가 지금 서 있는 이 시간에서 다음 시간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뜻한다. ‘가만, 여기 맞아?’, '난 놔두고 가', ‘가기 전에 지워야 할 것: 두려움’ 등 작품 제목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질문과 명령, 독백은 결국 하나의 물음으로 수렴된다. 갈라 아트센터는 2020년 8월 설립된 비영리 예술 기관으로, 은퇴한 한국인 건축가 제이미 장이 관장을 맡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지구촌 작가들에게 전시와 워크숍,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김훈 작가는 이번 초대전에서 40여 년간 사진을 통해 바라본 인간의 일상과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낸 작품들을 선보인다. 김훈 작가는 “포항 지역 사진가로서는 처음으로 뉴욕에서 전시를 열게 되어 부담이 크지만 기대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소란스러운 시대가 지나도 내 작업은 여전히 길 위의 외줄 타기 같다”며 “다음 걸음을 내딛기 위해 잠시 숨을 고른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가고 있지만 어디로 향하는지 모른다. 그럼에도 멈추지 않고 나아간다”고 덧붙였다. 김훈 작가는 2005년 동아국제사진전에서 최고상인 골드메달을 수상했으며, 일본 아사히신문 주최 국제사진살롱에서도 3회 수상하는 등 포항의 대표 사진 예술가 중 한 명이다. 현재 김훈사진학원을 운영하며 계명대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경북사진대전 및 신라미술대전 초대작가로서 2019 경상북도 문화상(조형예술 부문)을 수상했고, 동아일보사진동우회, 현대사진영상학회, 한국사진작가협회 자문위원으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2-01

[역사 칼럼] 정유재란 울산성 전투: 지옥의 성벽 위로 흐른 탐욕과 생존

전쟁은 기본적으로 모든 가치를 파괴하는 지옥이지만, 역설적으로 인간의 가장 밑바닥에 숨겨진 본능을 선명하게 드러내기도 한다. 420여 년 전, 정유재란의 막바지 혈투가 벌어졌던 울산성(울산왜성) 전투는 그 비극적 모순을 보여주는 역사의 현장이다. 당시 조명(朝明) 연합군은 승리를 위해 조선의 최첨단 공성(攻城) 장비들을 투입했다. 조선의 포(砲)는 위력적이었음에도 곡사(曲射) 능력이 취약해, 가파른 지형을 활용한 왜성의 방어벽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공성전의 일반적인 상식 또한 울산성에서는 통용되지 않았다. 대개 성(城)을 함락하기 위해서는 방어 측보다 압도적인 군사력(보통 10대1)이 필요하지만, 연합군은 2~3배 군사적 우위밖에 확보하지 못했다.(연합군 4만7500명, 왜군 2만9000명) 기술적 한계와 견고한 요새화는 결국 전투를 장기적인 고사(枯死) 작전으로 몰고 갔으며, 이는 성 안팎 모두에게 지옥문을 여는 계기가 되었다. 울산성을 사수(死守)하기 위한 왜군의 총집결도 패전의 한 원인이었다. 당시 일본군은 수군과 육군을 총출동시켜 울산성으로 모였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의 정치적 경쟁자였던 순천왜성의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까지 구원병으로 출정했다는 사실이다. 평소 극심한 반목 관계였던 이들이 생사 위기 앞에 전면적으로 협력한 모습은 당시 일본군에게도 울산성 수성이 얼마나 절박한 과제였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고립된 성 안의 풍경은 참혹했다. 보급이 끊긴 일본군은 군마(軍馬)를 잡아 허기를 채우고, 말의 피와 소변으로 목을 축였다. 기록에 남은 이 장면은 전쟁이 영토와 명분을 넘어, 한 모금의 물과 한 점의 살점을 두고 벌이는 원초적 사투임을 증언한다. 당시 왜군 종군(從軍)승려 경념(慶念)의 일기에는 “성 안에 물과 식량이 떨어져 오줌을 받아 마시거나 말을 잡아먹었다“고 “말고기를 먹고, 흙벽을 긁어 먹거나 종이를 끓여 먹는 등 처참한 상황이 계속되었다”고 적고 있다. 12월 엄동설한을 배경으로 전개된 전투에서 변변한 방한(防寒) 장비가 없었던 조선의 민초들의 동사자도 속출했다. 이 지옥 속에서 가장 이질적인 대목은 성벽을 넘나든 ‘물장수‘들의 이야기다. 매일 새벽, 물동이를 든 물장수들이 사선(死線)을 넘어 성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목숨을 걸고 가져온 물 한 병을 금과 은으로 바꿨다. 총탄이 빗발치는 전장 한복판에서 피어난 이 기묘한 상거래는 ‘상혼(商魂)‘이 절망의 끝에서 발현되는 인간의 지독한 본성임을 말해준다. 산성에서의 경험은 생존자들에게 지울 수 없는 낙인을 남겼다. 가토 기요마사는 일본으로 돌아가 구마모토성을 쌓으며 무려 130개의 우물을 팠고, 다다미조차 고구마, 토란줄기로 만들어 비상식량으로 쓸 수 있게 했다. 이는 울산성에서 겪었던 고립과 갈증에 대한 공포가 형상화된 트라우마의 기록이다. 울산성 전투는 군사적 충돌 외, 인간이 극한 상황에서 무엇을 가장 두려워하고 탐하는지를 보여주는 인류학적 보고서다. 금과 바꾼 물 한 병, 그리고 그 물로 연명했던 이들이 만든 찰나의 ‘시장‘은 전쟁의 명분보다 질긴 생존의 욕망을 증언한다. 울산성의 척박한 땅 위에 흐른 것은 피뿐만이 아니었다. 절망을 자양분 삼아 피어난 기묘한 상흔과 생존의 본능은, 420년이 지난 지금도 인간사의 본질을 관통하고 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6-01-31

[EBS 세계의 명화]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카모메 식당’

EBS 1TV ‘세계의 명화’는 31일 밤 10시 45분, 일본 영화의 대표적인 ‘슬로 무비’로 꼽히는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카모메 식당’(2006)을 편성했다. 이 작품은 갈등 구조 없이 일상의 단면을 담담하게 그려내며 일본 영화 특유의 미니멀리즘(단순함으로 미를 추구하는 문화·예술적 사조)을 정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화의 공간적 배경은 핀란드 헬싱키. 주인공 사치에(고바야시 사토미)는 이곳에서 일본식 가정식을 판매하는 작은 식당 ‘카모메’를 운영한다. 개업 초기에는 현지인들의 외면으로 손님이 없었으나, 일본 만화 주제가에 관심을 둔 핀란드 청년 토미를 시작으로 미도리, 마사코 등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하며 활기를 띤다. 영화는 이들이 식당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관계를 맺어가는 과정을 담는다. 특별한 연고가 없는 인물들이 음식을 분모(分母)로 교류하며 공동체를 형성해가는 모습은 현대 사회의 새로운 인간관계 모델을 시사한다. ‘카모메 식당’은 북유럽의 여유로운 풍광을 조명하는 동시에, 그 이면에 존재하는 고독을 놓치지 않는다. 흔히 복지국가나 낙원으로 인식되는 핀란드에도 슬픔, 외로움이 존재한다는 진리를 주인공의 시선을 통해 전달한다.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인, 가업을 잇지 못하고 방황하는 커피 장인(匠人)의 에피소드는 판타지적 배경을 현실 영역으로 끌어내리는 장치다. 영화는 이들이 겪는 내면의 상처를 극적으로 해결하기보다, 함께 식사하며 시간을 공유하는 행위 자체에 집중함으로써 감상적 환기를 유도한다. 작품 전반을 지배하는 것은 ‘여백’이다. 나오코 감독은 과장된 대사나 감정 과잉을 철저히 배제한다. 대신 식재료를 손질하는 소리, 오니기리를 만드는 손동작, 시나몬 롤이 구워지는 과정 등 일상의 시청각적 요소들을 정교하게 배치해 영상미를 구축했다. 화려한 연출 기법 없이 담백한 연기와 차분한 배경만으로 극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이 이 영화의 특징. 영화 속 사치에(さちえ)는 타협하지 않고 오니기리와 같은 소박한 메뉴를 고집한다. 이는 거대 담론보다는 개인의 취향과 일상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작품의 주제 의식을 상징한다. ‘카모메 식당’은 일상이 잠시 궤도를 이탈했을 때, 음식을 나누는 단순한 행위가 개인에게 어떤 심리적 안전망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6-01-31

윤명희 수필집 ‘내 마음의 못된 구석’ 발간

경주에서 활동 중인 수필가 윤명희(64)씨가 두 번째 수필집 ‘내 마음의 못된 구석’(교보문고)을 펴냈다. 이번 수필집은 지난 2022년 12월부터 경북매일신문에 연재한 글 45편을 묶은 것으로, 첫 수필집 ‘말대가리 뿔’ 이후 8년 만의 신작이다. 윤 수필가는 대구에서 태어나 오랜 기간 거주하다가 지난 2016년 “늦가을 나이에 고요를 찾아” 경주로 이주했다. 대구수필가협회와 경주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문단에 몸담은 지 20여 년. 그는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기 위해 글을 쓴다”라며 “무말랭이처럼 메마른 마음을 들여다보는 과정이 글이 되고, 그 글이 마른 가슴에 습기를 채운다”고 말한다. 이번 수필집은 과거 자신 안에 숨은 ‘못된 구석’을 마주한 성찰의 기록이다. “누군가를 섭섭해하고 미워했던 시간들, 시간이 흘러도 변명하고 싶었던 순간들”을 돌아보며, 작가는 “헛것을 붙잡느라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친 지난 시간이 아쉽다”고 고백한다. 특히 “‘그때 왜 그랬어?’라고 묻고 싶다가도, 상대 역시 나로 인해 상처받은 이야기를 쏟아낼지도 모른다”는 깨달음은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책은 교보문고의 POD(Print On Demand) 시스템을 통해 출간됐다. 표지 디자인부터 본문 편집까지 전 과정을 직접 맡아 “새로운 창작의 매력”을 느꼈다는 윤 수필가는 “작은 진전이지만, 독자와의 소통 창구를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윤명희 수필가는 2008년 계간 ‘현대수필’로 등단했으며, 현재 대구수필가협회와 경주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첫 수필집 ‘말대가리 뿔’(2018)을 비롯해 ‘경상도 우리 탯말’ 등 다수의 공저를 출간했으며, 지역 문예지에 꾸준히 작품을 발표해오고 있다. 2022년 12월부터는 경북매일 Essay 필진으로 참여중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31

광물 확보에 국가의 명운 달렸다

과거의 패권 전쟁이 영토와 석유를 중심으로 일어났다면, 21세기의 전쟁은 눈에 보이지 않는 광물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싸움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의 선임연구원 박준혁 저자는 그의 저서 ‘핵심광물 공급망 전쟁’(시크릿하우스)에서 핵심 광물을 단순한 자원이 아닌, 국가 산업 경쟁력과 안보, 외교 전략이 교차하는 ‘공급망 전쟁’의 핵심 요소로 조명한다. 21세기 전쟁의 새로운 전장은 바로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는 곳, 바로 핵심 광물 자원이다. 스마트폰, 전기차,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현대 문명을 지탱하는 모든 첨단기술의 뿌리에는 리튬, 코발트, 희토류와 같은 핵심 광물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은 반도체와 AI를 넘어 핵심 광물을 둘러싼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흑연과 희토류 수출 통제를 통해 공급망에서의 영향력을 드러내며, 미국과 EU는 핵심 광물 확보를 국가 전략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 법과 정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현재 공급망 전쟁에서 가장 앞서 있는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은 채굴(업스트림)보다 훨씬 중요한 정·제련과 가공 단계(미드스트림)에서 압도적인 지배력을 확보하며, 사실상 글로벌 핵심 광물 공급망의 ‘마스터키’를 쥐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가공 능력의 80~90%를 독점하고 있으며, 배터리 핵심 소재인 흑연과 리튬 제련 시장을 좌우하고 있다. 패권 경쟁 중인 미국은 그린란드를 차지하려 덴마크를 압박하는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며 핵심 광물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린란드는 막대한 희토류를 품고 있어 ‘유럽의 광물 창고’로 불린다. EU 역시 핵심원자재법(CRMA)을 통해 역내 채굴 및 재자원화 비중을 높이고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등 독자적인 산업 주권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자원 빈국인 한국은 어떻게 이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저자는 한국이 자원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공동 탐사, 기술 개발, 인력 교류 등을 포함한 입체적인 ‘파트너십’ 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자원 전문가를 양성하는 ‘사람에 대한 투자’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이 책은 총 6장에 걸쳐 전 지구적 핵심 광물 공급망 경쟁의 실체와 한국의 생존 전략을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1장에서는 세계화의 퇴조와 함께 부활한 자원 민족주의의 실체를 파헤치며, 그린란드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수싸움이 단순한 영토 분쟁을 넘어 광물 자원 확보를 위한 보이지 않는 전선임을 밝힌다. 2장에서는 디지털 전환(DX)과 AI 혁명이 가져온 광물 수요의 폭발적 증가를 분석하며, 반도체와 데이터센터가 핵심 광물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한다. 3장에서는 광물의 탐사부터 최종 제품까지의 전 과정을 추적하며, 요소수 사태를 통해 시장 조달을 넘어선 ‘공급망 내재화’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4장에서는 광산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기후 변화, ESG 규제 등이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을 진단하고, 5장에서는 폐배터리에서 보물을 찾는 ‘도시 광산’ 기술과 재자원화의 중요성을 다룬다. 마지막으로 6장에서는 리튬 직접 추출(DLE)과 AI 기반 광물 탐사 등 혁신적인 기술을 통한 미래 비전을 제시한다. 핵심 광물 문제는 특정 산업이나 기업의 고민을 넘어 국가 경제 전체의 회복력과 직결된 사안이다. 저자는 위기감을 과장하기보다, 공급망 충격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이유와 현실적인 대응 방안을 제시하며 독자가 현재의 국제 정세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29

故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의 삶과 사상

2022년 별세한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의 삶과 사상을 담은 회고록 ‘김동길 육성: 이게 뭡니까’(나남)가 출간됐다. 이 책은 김동길 교수가 남긴 칼럼과 저술을 모아 엮은 것으로, 일제강점기 평양에서의 학창 시절부터 해방, 김일성 체제 체험, 월남, 6·25 전쟁, 연세대 교수 시절, 유신독재 반대, 투옥, 재야 지식인의 길, 그리고 그의 마지막 성찰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다. 김동길 교수는 정확한 언변과 정연한 논리, 기발한 유머, 깊은 통찰력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논객이었다. 그의 화두는 항상 ‘자유’와 ‘정의’였으며, 이를 실천하고 알리는 것이 평생의 사명이었다. 유신독재 반대, 북한 주체사상 비판, 3김 정치 청산, 자유민주주의 수호, 태평양 시대 구상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단순히 보수 진영의 논객이 아니라, 진영 논리를 넘어선 가치를 추구했다. 김동길 교수는 “불의를 보고 침묵하는 것은 용기 없는 일”이라고 믿었으며, 시시비비를 직설로 가렸다. 그의 삶은 자유와 사랑의 실천에 중점을 뒀으며, 모든 인간이 추구하는 행복의 핵심이 사랑이라고 믿었다. 김동길 교수는 1928년 평안남도에서 태어나 연세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민주화 운동에 관여했고, 이후 보수 인사로 변신하여 국회의원직도 지냈다. 그의 제자인 김형국 서울대 명예교수가 그의 육성을 바탕으로 이 회고록을 엮었다. 이 책은 김동길 교수의 주요 발언뿐만 아니라 그의 삶의 여정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며, 한국 사회에서 논객의 역할이 단순한 해설자가 아닌 역사의 흐름을 읽고 대중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책임 있는 지식인이어야 함을 강조한다. 또한, 김동길 교수의 삶을 통해 지식인의 사회적 역할을 성찰하게 하며, 자유와 사랑의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한다. 김동길 교수는 인생의 주제를 사랑으로 삼았으며, 이는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를 넘어 나라와 민족, 전 인류를 아우르는 것이었다. 그는 독신으로 살면서도 수많은 사람과 소통하며 사랑과 연대의 가치를 나누었다. 대학에서는 2300명이 수강한 인기 교수였고, 5000회가 넘는 강연으로 30만 명의 청중을 만났으며, 100권이 넘는 저술로 독자들과 호흡했다. 이 책은 김동길 교수의 공적 자서전으로, 단순한 개인의 내면 고백을 넘어 한국 현대사의 굴곡 속에서 한 지식인이 어떻게 사유하고 말하고 행동했는지를 기록한 중요한 역사적 자료다. 서구 지식인의 자서전 전통을 잇는 이 책은 국내외 지식인의 공적 자서전 전통을 이어가며, 당대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지식인의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이행한 김동길 교수의 삶을 통해 한국 현대사에서 지식인이 차지해온 위치와 역할을 성찰하게 한다. 김동길 교수는 어린 시절 에이브러햄 링컨을 영웅으로 삼았으며, 그의 명연설은 김동길 교수에게 깊은 믿음을 심어줬다. 감옥에 갇혀서도 청년 죄수들을 가르치고 돌보며,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그의 신앙은 자존심이었고, 이는 인격과 연결되어 있었다. 그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라!”라는 메시지를 제자들에게 전하며, 옳다고 믿는 일에 목숨을 걸었다. “역사가의 일차적 임무는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사실대로 알아내는 것. 그러나 국가권력이 정치적 목적 때문에 과거사를 파헤치고, 그 권력을 정당화하기 위해 그 집권 세력의 구미에 맞게 풀이한다면, 이는 절대 용납해선 안 될 일이다.”(227쪽)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29

포항문화재단 ‘문예회관 특성화 지원 사업’에 창작 뮤지컬 ‘설보:여인의 숲’ 최종 선정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관하는 ‘2026년 문예회관 특성화 지원 사업’ 공모에서 창작 뮤지컬 ‘설보: 여인의 숲’이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선정으로 포항문화재단은 국비 9000만 원을 확보하게 됐으며, 이는 재단 설립 10주년을 맞아 지역 고유의 이야기와 문화자산을 기반으로 한 창작 역량을 인정받은 결과로 평가받는다. 특히 지역 문화를 발굴하고 이를 예술 콘텐츠로 제작‧확산하는 ‘문화의 발신지’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선정작품인 뮤지컬 ‘설보: 여인의 숲’은 포항시 송라면 하송리에 전해지는 ‘여인의 숲’ 설화를 모티브로 삼았다. 조선시대 실존 인물인 ‘김설보’ 여사의 삶을 중심으로, 여성의 선택과 실천이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연대와 돌봄의 가치를 이어왔는지를 섬세한 서사로 풀어낸다. 작품은 지역에 깃든 기억과 관계의 의미를 무대 위에 담아내며, 오늘날 관객에게 함께 살아가는 삶의 가치와 공동체 정신에 대한 깊은 울림을 전달하고자 한다. 포항문화재단은 2025년 쇼케이스를 통해 작품의 예술적 가능성과 확장성을 확인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오는 10월 본 공연을 개최할 예정이다. 향후 재단의 대표 창작 공연으로 육성하는 동시에 지역 축제 및 문화자원과의 연계를 통해 공연의 외연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재단 설립 10주년을 맞아 지역의 이야기와 문화자원을 창작의 토대로 삼아 동시대 관객과 소통하는 공연 콘텐츠로 구현하는 데 힘쓰고 있다"며 “앞으로도 축적된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이며, 포항만의 독창적인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29

포항문화재단, 청년들과 함께하는 머신아트랩 결과공유회 ‘Open Lab’ 개최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31일부터 2월 2일까지 머신아트랩 작업장(북구 우현동)에서 ‘그랜드 로보틱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머신아트랩 워크숍 결과공유전시회 ‘Open Lab(오픈 랩)’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동대학교 RISE 사업단이 주최하고 포항문화재단과 Machine Art Lab.(Engine42 Inc.)이 공동 주관한 워크숍의 최종 마무리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약 한 달간 진행된 워크숍에는 지역 내외의 대학생 등 청년 14명이 참여해 예술과 기술을 융합한 창작 활동을 펼쳤다. ‘Open Lab’은 참여자들이 직접 기획한 결과 공유 행사로, 단순히 완성된 결과물을 보여주는 기존 전시방식에서 벗어나 창작이 이뤄지는 ‘과정’에 집중한다. 워크숍 참여자들은 △전자공학 △공연·영상 △디자인·홍보 △기획·예술 등 4개 분야로 나뉘어 팀을 구성했으며, 서로 다른 전공을 가진 팀원들과 협업하며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고 창의적인 결과물을 도출해냈다. 전시에서는 각 팀의 작업 결과물뿐 아니라, 과정 중 겪은 시행착오와 해결 방식, 팀별 접근 법 등을 아카이빙 형태로 공유함으로써, 창작의 본질과 도전 정신을 관람객에게 생생히 전달할 예정이다. 전시 첫날인 31일에는 시민과 전문가가 함께하는 다양한 부대행사도 열린다. 오전에는 시민 체험 프로그램으로 머신아트랩 소개 및 팀별 작품 설명과 함께, 시민들이 직접 로봇(이아피)을 조작해보는 ‘내 친구 머신아트 : 나도 머신아티스트!’ 체험활동이 진행된다. 이어 오후 2시부터는 워크숍 참여자, 관계자, 전문가들이 함께하는 라운드테이블이 열려, 워크숍의 운영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확장 가능성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이 펼쳐질 칠 예정이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Open Lab’은 결과물뿐 아니라 청년들의 실험과 협업 과정을 시민과 공유하는 의미 있는 자리”라며 “참여자들이 직접 기획·실행한 방식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그들의 열정과 도전 정신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머신아트랩(Machine Art Lab)’은 포항문화재단이 추진하는 창의융합 사업의 핵심 프로젝트로, 예술가와 기술자, 기획자가 함께 협업하여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움직이는 대형 기계작품과 퍼포먼스를 개발하며, 지역 내 창작 생태계 조성과 융합형 예술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28

경북여성정책개발원, 경북 여성 '고려인’과 ‘사과 꽃내 속에서 삶을 영글어낸 여성들’ 두 권 발간

경북도가 디아스포라 여성 5인과 사과 농업 개척자들의 삶을 오롯이 담아낸두 권의 책을 출간하며, 지역 여성사 연구에 잊혀진 이들의 목소리를 복원했다. 경북도 산하 여성정책 연구 기관인 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하금숙)은 경북도와 함께 ‘경북여성 구술생애사’ 제13권 ‘경북 여성 고려인’과 ‘풀뿌리 경북여성의 삶이야기‘ 제8권 ‘사과 꽃내 속에서 삶을 영글어낸 여성들’ 두 권의 책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번 출판은 역사 속에 묻힌 경북 여성들의 삶을 구술 기록으로 보존하는 장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금까지 구술사 85명, 풀뿌리 삶이야기 28명의 이야기를 발굴·기록해왔다. 제13권 ‘경북 여성 고려인’은 중앙아시아 강제이주 고려인 1·2세의 후손인 3세대 여성 5인의 생애를 통해 한국 근현대사의 또 다른 축을 조명한다. 이들은 소련 해체 이후 복합적 이주 경험을 거치며 한국에 정착해 4·5세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수록 인물은 △1949년 러시아 사할린에서 태어나 우즈베키스탄·모스크바 등을 거쳐 경주에 정착한 김타마라 △1955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태어나 회계사로서 활동하다 손주를 돌보기 위해 한국으로 이주한 최타마라 △1960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태어나 일자리를 찾아 한국행을 택한 남편과 딸을 돌보기 위해 이주한 장이라이다 △1962년 투르크메니스탄 아슈하바트에서 군인의 딸로 태어나 극동 지역부터 독일, 벨라루시아까지 풍부한 이주 경험을 가졌던 김마야 △1964년 카자흐스탄 코스타나이에서 태어나 일자리를 찾아 한국에 왔다가 사고로 오른손을 잃은 후 카자흐스탄 장애인 사격 국가대표로 활동했던 김스베틀라나다. 제8권 ‘사과 꽃내 속에서 삶을 영글어낸 여성들’은 경북 북부의 척박한 환경에서 사과 농업을 통해 삶을 개척한 4명의 여성농업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들의 삶은 고추·담배 농사에서 사과 재배로의 전환기를 보여주는 동시에 지역 농업 발전의 초석이 됐다. 수록 인물은 △마흔둘에 남편을 따라 청송으로 이주해 사과농사를 시작해 아들·손자로 이어가며 사과농사로 반백년을 보낸 윤화연(92) △청송 토박이 농군으로 남보다 먼저 사과농사를 시작해 이제는 아들과 함께 사과농사를 짓는 이옥례(83) △결혼해 남편과 함께 시작한 농사일, 사과농장을 일구고 첫수확만 하고 떠난 남편몫까지 하느라 농사일에 인이 박힌 조은자(80) △사과 농사로 안동군에서 가장 많이 수확하기도 한 이정순(80) 등이다. 하금숙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은 “광복 80주년 기념으로 디아스포라 여성과 농업 선구자들의 목소리를 기록해 지역 여성사를 확장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여성의 목소리가 지역의 역사로 남도록 구술사 사업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27

대구문예회관, ‘2026 올해의 청년작가’ 5인 선정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주)삼보모터스 삼보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진행한 ‘2026 올해의 청년작가’ 공모에서 최종 5명의 작가를 선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공모는 대구·경북 지역 연고를 가진 만 35~45세 청년 작가들을 대상으로 한 시각예술 분야 지원 사업으로, 엄정한 심사를 거쳐 권세진(회화), 방정호·서현규(이상 영상·설치), 이성경·이혜진(회화) 등 5인이 선정됐다. 2025년 12월 15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된 공모에는 총 61명의 작가가 지원했으며, 평면(42명), 입체(설치·7명), 미디어(영상·12명) 분야에서 고루 응모자가 몰렸다. 1차 포트폴리오 심사와 2차 면접 심사를 거친 결과, 동시대 시각예술의 감각과 태도를 독창적으로 탐구하는 작품 세계를 지닌 작가들이 선정됐다. 권세진은 빛과 대기의 변화로 시간의 흔적을 회화에 담아내며, 방정호는 생명과 기술의 융합을 영상으로 시각화해 미래 생명체의 가능성을 탐색한다.서현규는 인공지능과 인공생명의 존재론을 인공생명체의 진화로 풀어내고,이성경은 그림자와 반사된 풍경을 통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회화로 표현한다. 이혜진은 사라지는 존재의 상실감과 삶의 일시성을 장소의 흔적을 기록하는 작업으로 조명한다. 선정 작가들은 창작 지원금과 도록 제작, 대구문화예술회관 내 스페이스 하이브 1~5전시실 제공, 평론가 매칭 등 전시에 필요한 지원을 받는다. 오는 11월 3일부터 12월 27일까지 열리는 전시에서는 작가 세미나와 심사를 통해 대상 1인에게 삼보미술상과 함께 상금 3000만 원이 수여될 예정이다. 김희철 대구문화예술회관장은 “삼보문화재단과의 협력으로 지역 청년 작가들의 창작 역량을 키우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이번 전시가 작가들이 자신만의 시각적 언어를 확장하고, 지역 예술계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27

TK 행정통합 “속도보다 주민 동의와 정당성이 핵심”

경북매일신문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서진국) ‘2026년 1월 정례회의’가 27일 본사 1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독자권익위원들은 이날, 지난 1월 한 달간 경북매일에 실렸던 기사들을 되짚어 보며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독자권익위원들의 경북매일 지면에 대한 의견과 건의사항을 정리했다. △서진국(전 포항시 북구청장) = 경북매일신문이 최근 1월 22일 자 등을 통해 대구·경북(TK) 행정통합 논의를 지속적으로 기사화하고 있는 점은, 지역 사회의 중요한 현안을 공론의 장으로 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 있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행정통합은 단순한 정책 협의나 행정 효율의 문제가 아니라, 시·도의 존립 구조와 주민의 삶의 방식 자체를 바꾸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과거 영일군과 포항시 통합 역시 충분한 숙의 과정 없이 추진되었고, 통합 이후에도 지역 간 갈등과 행정적 불균형이라는 과제를 남겼다는 점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이번 TK 행정통합 논의는 시·도의회 논의나 행정 절차를 거친다 하더라도, 최종적으로는 주민이 직접 결정할 수 있도록 주민투표법 등 관련 법령에 따른 절차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주민 동의와 정당성이며, 충분한 설명과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한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이상준(향토사학자) = 21일 자 5면에 실린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수탈역사 담는다’ 기사를 잘 읽었다. 지금까지 구룡포 일본인 가옥 거리는 ‘근대문화’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채 일본인의 번영과 향수만 소비됐다. 그러나 그 번영은 조선의 어족자원과 지역민의 삶을 짓밟은 수탈 위에 세워진 것이었다. 수탈의 역사를 지운 전시는 왜곡이며, 왜곡된 문화유산은 또 다른 가해다. 13년 만의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재추진은 면죄부가 아니라 바로잡을 마지막 기회다. 아울러 관광을 위한 미화가 아니라, 식민지 지배의 실체를 정면으로 드러내는 전시로 바뀌지 않는다면 국가등록문화유산이라는 이름을 붙일 자격은 없다. 포항시가 10월까지 사업비 5000만원을 투입해 용역을 진행한다고 하는데, 이번 용역에는 이 점을 고려하여 학술 자료 정리와 국가유산청 등록신청서 작성, 그리고 현장 조사 이전까지 전시물과 설명 문구 전반을 수정·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건의한다. △박춘순(전 포항시여성단체협의회장) = 21일 홈페이지에 실린 ‘포항시 겨울 바다의 낭만과 먹거리 관광 마케팅 본격화’라는 타이틀의 기사에 의하면 포항시가 ‘겨울 바다의 낭만과 먹거리’를 앞세운 관광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고 한다. 겨울 바다와 제철 미식을 결합한 콘텐츠를 통해 겨울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는데, KBS2 예능 프로그램을 통하여 포항의 대표 겨울 별미인 과메기를 활용한 이색 요리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고, 구룡포와 죽도시장, 호미곶 등 포항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와 드라마 촬영지를 따라 걷는 여행도 겨울철 인기 콘텐츠라 한다. 또한 도심 속 물길을 따라 동빈항과 영일만을 감상하는 ‘포항 운하 크루즈’는 포항만의 겨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대표 체험으로 꼽힌다. 포항의 미래를 밝힐 대표적인 산업이 철강뿐 아니라 관광 문화가 대안일 수도 있겠다. △김미정 ODS 다문화교육연구소 포항지사장 = 16일 홈페이지에 실린 ‘경북교육청 다문화교육 선도학교·한국어 학급 공모 추진’ 기사를 잘 읽었다. 포항은 산업단지, 항만, 농어촌 지역의 이주 배경 가정 증가로 다문화 학생이 급증하며 교육 현장의 현실적 문제에 직면했다. 언어 장벽, 학습 격차, 또래 관계 어려움 등이 대표적이다. 경북교육청의 다문화 교육 확대 정책은 이러한 상황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의 단순 ‘적응 지원’에서 나아가 ‘다문화이해교육’이 필요하다. 이는 모든 학생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배우는 미래 지향적 교육으로, 교내 갈등을 줄이고 다양성을 수용하는 시민 육성의 토대가 된다. 포항의 산업 구조와 인구 변화를 고려할 때 다문화이해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학교에서의 작은 변화가 지역 사회의 건강한 다양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현자(라온재심리상담연구소장) = 22일 홈페이지에 실린 ‘한강 소설, 전미 NBCC 어워즈 소설 부문 최종 후보에 이름 올려’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미국을 대표하는 문학상 중 하나인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소설 부문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번역본 역시 원작의 정서를 훼손하지 않아 해외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는 한강의 문학적 성취가 언어 장벽을 넘어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며, 한국 문학의 국제적 위상을 재확인시켰다. 특히 노벨문학상 수상자임에도 소박한 행보로 주목받는 작가의 모습은 더욱 의미 깊다. △류영재(전 포항예총 회장) =23일 자에 게재된 시민기자의 “우리는 어떤 리더를 선택할 것인가”라는 기사는 6·3지방선거를 앞둔 현시점에서 시의적절한 내용이라 생각한다. 개그맨 고(故) 전유성이 청도를 떠나며 방치되었던 ‘철가방 극장’의 철거와 그 자리에 새롭게 추진 중인 ‘청도문화살롱’ 건립의 과정을 조명하며, 행정권한의 잘못된 사용은 결국 지역민들의 피해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지방자치는 주민의 삶과 직결되는 가장 가까운 정치이므로 지자체장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행정능력 뿐 아니라 소통의 자세, 비판을 수용하는 태도, 그리고 권력을 어떤 방향으로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철학이 요구된다. 곧 다가올 6·3지방선거가 더욱 중요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선거는 단순히 인물을 바꾸는 절차가 아니라 우리 지역을 위해 행정권한을 책임 있게 사용할 사람이 누구인가를 판단하는 과정이다. △황병기(전 포항시 도시해양국장) = 23일자 19면에 게재된 ‘영일만항 북극항로 관문 역할, 국가 계획으로’ 제하의 사설에 의하면 정부는 국정과제인 북극항로시대를 주도하는 ‘K해양강국 건설’을 위해 올 상반기 중 북극항로 거점항만 조성 계획수립을 위한 용역에 착수할 것이라 한다. 이에 따라 해수부는 부산을 해양수도로, 부산-울산-경남을 해양수도권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며, 북극항로를 중심으로 포항, 여수, 광양, 진해, 부산, 울산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경제벨트 조성이 목표라 한다. 영일만항의 북극항로 관문항 역할은 현재의 정부 구상대로라면 반드시 수행돼야 하고 영일만항은 이런 요구에 부합하는 여러 가지 강점을 갖추고 있다. 애초부터 정부 항만 계획에 대북전진기지, 환동해 중심항만으로 주목을 받았으며, 철강과 이차전지와 같은 배후산업이 발달해 산업지원 측면에서 영일만항의 존재감은 더욱 크기 때문이다. △노정구(포항대 학생입학처장) = 대구·경북 전시&공연 라인업 시리즈<1>로 지난 6일 자에 보도되었던 대구콘서트하우스 편에 이어서 시리즈<2>로 구성된 19일 자 대구미술관 편을 관심있게 살펴보았다. 2026년에 개관 15주년을 맞은 대구미술관은 ‘시대정신을 품은 미술관’을 새 슬로건으로 내걸고 전시·교육·연구 역량 강화와 시민 소통 확대에 나선다. 올해 3월부터 11월까지 총 9회의 전시를 기획 중이며, 전통 서화부터 프랑스 유명 미술관과의 국제전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교육, 수집 및 연구 분야도 광역시의 위상에 걸맞게 계획하고 있다니 최근 제2관의 건립에 착공한 포항시립미술관과 인근 지자체의 미술관 간의 협력 방안도 논의해 볼만한 일이다. △이형(포항학산종합사회복지관장) = 12일 자 14면 ‘여국현 시인 ‘한국 현대 서정시’ 출간 기념 북콘서트’ 기사에 의하면 영문학 박사이자 시인인 여국현씨가 직접 시를 선정하고 시적 감성을 살린 영문으로 번역한 ‘한국 현대 서정시’를 출간, 이를 기념하는 북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 현대시 100주년을 맞아 기획된 프로젝트로 한국 문학과 영어권 문학의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기획됐으며, 시와 번역의 매력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자리로 기대를 모았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 등 타 지역의 문인들과 포항문인협회, 문예아카데미 회원들을 비롯한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이 참석하여 열기를 더했는데, 지역 문학인들의 소망으로 수년째 추진을 이어오고 있는 한흑구문학관 건립의 동력이 되었으면 좋겠다. △김민규(포항 대동중 교장) = 23일 홈페이지에 실린 '경북교육청 학년 전환기 학생 위한 마음성장학년제’ 본격 운영이라는 기사를 관심 있게 읽었다. 오늘날의 젊은 세대를 ‘MZ세대’니 ‘신인류’라 부르며 그들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느끼는 기성세대인지라 자연히 전환기 학생들의 마음성장에 관심이 끌릴 수밖에 없었던 까닭일 것이다. 경북교육청이 초등학교 5학년과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회정서교육 학년제인 ‘마음성장학년제’를 올해부터 본격 운영한다는데, 학년 전환기에 겪는 정서적 불안과 관계 갈등을 예방하고, 회복탄력성을 기를 수 있도록 교실 속에서 사회정서역량을 체계적으로 학습하도록 설계됐다고 한다. 경북교육청의 ‘마음돌봄정책’ 시행을 적극 환영하며, 학교 내의 사회성 학습이 향후의 사회생활에서 긍정적으로 발현되기를 기대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27

“시민·공간·콘텐츠 연결 플랫폼 강화, 포항만의 잠재력 극대화”

포항시가 출자출연기관인 (재)포항문화재단 이상모(63) 대표이사의 연임을 확정했다. 지난 2년간 보여준 혁신적이고 체계적인 문화 정책 추진 능력을 인정받은 결과라는 평가다. 이 대표이사의 임기는 2028년 1월 4일까지 2년이다.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포항문화재단을 대표해 재정과 사무를 총괄하며 지역 문화예술 진흥 및 발전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시민 문화 향유 증진 등 문화예술 관련 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자리다. 이상모 대표이사는 국회의원 보좌관과 부의장 수석비서관 출신으로, 동국대학교 인재교육원 교수와 (재)독도재단 대표이사 등 다양한 직책을 역임하며 풍부한 경험을 쌓아왔다. 2024년 1월, 제2대 대표이사로 취임한 그는 포항문화재단을 재정비하며 디지털 전환, 글로벌 협력 강화, 예술 생태계 확장에 초점을 맞춘 혁신적인 사업들을 추진했다. 지난 25일 그를 만나 앞으로의 구상을 들어봤다.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로 3년째가 된다. 그동안 가장 주력한 점은 무엇인가. △그동안 포항문화재단은 문화복지 강화, P(Pohang)-콘텐츠 산업 육성, 문화플랫폼 확장을 통해 도시 문화 혁신을 이끌었다. 특히 지난해 문화복지에서는 놀이형 전시 ‘우당탕탕! 지구탐험대’로 9600명의 관람객을 유치했으며, 4억8000만원 규모의 문화예술교육 예산을 확보해 생애주기별 프로그램(꿈의 오케스트라, 생활예술 교육 등)을 운영했다. P-콘텐츠 부문에서는 지역 설화 기반 공연 ‘설보:여인의숲’ 제작과 ‘2025 포항국제음악제’에서 동해안 별신굿을 창작·초연했다. 또한 AI·로봇 기술과 예술을 결합한 창작 지원으로 청년층의 혁신적 실험을 뒷받침했다. 문화플랫폼으로는 동빈문화창고 등 재단 공간을 연간 12만 명이 찾는 문화 허브로 성장시켰고, 시민 주도 플랫폼 ‘판플러스’로 생활문화를 활성화했다. APEC 연계 포항 불꽃&드론쇼와 전통 낙화놀이+미디어아트 결합 행사로 기술과 전통의 융합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를 통해 포항문화재단은 지역 자원 활용과 시민 참여 확대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문화 도시 기반을 마련했다.   -성과의 비결이 궁금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전환의 흐름 속에서 문화가 도시의 미래를 이끄는 힘이 되도록 새로운 도약을 준비했다. 문화복지와 문화민주주의 실현, P-콘텐츠 산업 육성, 점·선·면으로 이어지는 문화플랫폼 구축 세 가지 전략을 중심으로 도시 곳곳의 문화를 다시 깨웠다. 예술이 시민 곁으로 더 깊숙이 다가갈 수 있도록 공연·전시·창작 지원을 확대했다. 다양한 국비 공모를 통한 우수공연을 유치하고 자체기획 전시를 더욱 확대해 아이부터 어른까지 전 세대가 예술을 일상에서 만나는 기회를 열었다. -포항문화재단이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변화가 필요한 지점도 있을 텐데. △2026년은 인구 감소와 저성장, 산업 구조 전환이 본격화되는 시기로 도시는 문화 경쟁력을 새로운 생존 조건으로 요구받고 있다. 문화는 이제 선택적 여가가 아니라, 도시의 지속가능성과 공동체 회복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문화·예술 활성화와 지역사회 발전을 견인하는 핵심 문화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자 한다. 특히 창립 10주년을 맞아 ‘환동해 문화중심도시 포항’이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3대 전략, 13개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겠다.   -올해 계획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면. △2026년 3대 전략은 첫째, 문화복지 강화를 통한 일상 속 문화 확산 둘째, 포항형 원천 스토리와 지역 자원을 활용한 P-콘텐츠 산업 육성 셋째, 문화와 공간, 콘텐츠의 점, 선, 면을 연결하는 문화플랫폼 구축이다. 구체적으로 공연·전시 체계 정비, 생활문화 거점 ‘판플러스’ 사업, 문화기획 인재 양성을 통해 문화 접근성 확대, ‘김설보:여인의 숲’ 뮤지컬 제작, SODO 프로젝트, 첨단기술과 예술 융합으로 지역 특화 콘텐츠 산업 성장을 추진한다. 해양문화와 예술·기술을 결합한 동빈문화창고 융복합문화 허브 조성을 통해 시민·공간·콘텐츠가 연결되는 플랫폼을 강화할 것이다. -“포항만의 잠재력이 있다”는 말을 자주 해 왔는데. △취임하면서 지방이 문화의 수신자에서 발신자로 전환해야 한다고 마음 먹었다. 포항의 대표 축제랄 수 있는 ‘포항 국제불빛축제’는 라이트아트로 빛 콘텐츠를 강화했고, ‘장기유배문화축제’는 유배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탄생시켜 문화·관광·교육을 아우르는 도시형 축제로 도약했다. 포항 고유의 이야기인 북구 송라면 하송리 ‘여인의 숲’을 조성한 조선시대 실존 인물인 김설보 여사의 서사를 특화 공연 콘텐츠로 제작해 지역 자원 기반의 새로운 문화산업의 가능성을 실험했다. ‘제5회 2025 포항국제음악제’는 동해안 별신굿 장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창작곡 초연 등으로 포항의 문화적 위상과 국제적 연대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2025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SODO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해 달라. △환동해 공예산업 특화지역 조성사업의 하나로 추진되는 ‘SODO 프로젝트’는 Symbiosis of Design & Origin의 약자로, ‘디자인과 근원의 공생’을 뜻하며, 산업의 기억 위에 예술의 터전을 세우려는 중장기적 공예산업의 방향성을 담고 있다. 스틸아트공방, 동빈문화창고1969, 꿈틀로 창작지구를 연계해 구도심을 공예·융합예술 중심의 문화산업 벨트로 육성하고, 금속, 유리, 지화, 특수소재 등을 활용한 포항만의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해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자 한다. -2024년에 쇼케이스 공연으로 선보인 그랜드 로보틱스 퍼포먼스는 지난해 APEC 2025 정상회의 때 성공적인 데뷔를 하지 않았나. △지난해 10월 29일 포항시 북구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열린 APEC 2025 정상회의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며 준비한 ‘불꽃&드론쇼’에서 소개됐다. 시민과 관광객, APEC 경제인들까지 총 8만 명이 몰리며 장관을 이뤘다. 포항문화재단이 제작한 그랜드 로보틱스 ‘이아피’가 포항의 도시 재탄생을 주제로 한 SF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취임 직후부터 ‘수신지에서 발신지로!’를 모토로 제시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상이 있나. △예전의 포항은 철강 도시였다. 이젠 문화가 도시의 경쟁력이 되어야 한다. 포항은 도시 자체가 문화적 자산이다. 포항이 문화로 재밌고, 친절한 도시가 되면 좋겠다. 사라진 옛 포항의 유산, 기억들을 미디어 아트 등 첨단 현대 기술로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불빛축제는 도시투어 프로그램을 상설화하고 스틸아트 작품 아트 투어도 좀 더 고급지게 상설화해서 일상적으로 포항의 아름다움을 시민, 외지인들에게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부탁드린다. △문화예술 발전기금 조성을 통해 재단의 재원 구조를 안정화하고, 브랜드형 기금 모델과 후원 방식 다변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재정 기반을 마련하겠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26

예술 깊이·대중 감동 잇는 지역예술 트렌드 이끈다

(재)달서문화재단 달서아트센터(DSAC)는 2026년 새로운 비전으로 ‘예술의 깊이와 대중의 감동을 잇는 대구예술 트렌드의 중심 달서’를 제시하고 있다. 대구 최대 자치구인 달서구의 대표 문화거점으로서 지역 예술의 내실을 다지고 앞서가는 감각적인 기획으로 새로운 문화 트렌드를 선도하겠다는 포부다. 2004년 개관 이후 지역 문화의 중심으로 성장한 달서아트센터는 2020년부터 국내외 정상급 아티스트 초청 공연을 활발히 유치하며 프로그램의 전문성을 높여왔다. 또한 자체 콘텐츠 제작과 신진 예술가 발굴에 집중하며, 맞춤형 기획으로 전 영역에서 독창적인 정체성을 구축하고 있다. 달서아트센터는 청룡홀의 잔향가변장치 도입으로 세계적인 클래식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음향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와룡홀, 달서갤러리, 지역 최대 규모의 예술아카데미를 통해 대구 문화예술의 새로운 트렌드를 생산하고 확산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80여 회의 기획공연과 20여 건의 기획전시, 심도 있는 예술아카데미를 통해 지역 문화의 지평을 넓혔다. 2026년에는 국내외 최고 수준의 기획을 통한 예술 트렌드 주도,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는 자체 제작 프로그램 확산, 세대별·장르별 특화 축제를 통한 지역 예술 허브 구축,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수요자 중심 플랫폼 조성, 지역 예술계와의 협력 및 사회적 책임을 위한 나눔 실천이라는 5대 운영 방향을 설정하고 대구 문화예술의 혁신을 이끌어갈 계획이다. △DSAC 시그니처 시리즈: 세계 최고의 클래식 무대 달서아트센터는 ‘DSAC 시그니처 시리즈’를 통해 국제 콩쿠르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연주자들을 초청해 세계 클래식 무대의 현재를 조망한다. 4월에는 2013년 파울로 국제 첼로 콩쿠르 우승 이후 세계적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 전속 아티스트로 활동해 온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와 2021년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으로 국제 무대에 이름을 알린 피아니스트 박재홍이 함께하는 ‘키안 솔타니 & 박재홍 듀오 리사이틀’이 열린다. 5월에는 지난해 세계 최고 권위의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으로 국제적 주목을 받은 ‘에릭 루 피아노 리사이틀’과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금메달 수상 이후 활발한 연주 활동을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로 자리매김한 ‘선우예권 피아노 리사이틀’이 이어진다. 7월에는 2005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이자 ‘쇼팽의 환생’으로 불리는 ‘라파우 블레하츠’의 대구 첫 단독 독주회가 예정돼 있다. 9월에는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 첼로 부문 우승자 리사이틀’을 단독으로 선보인다. 10월에는 2017년 클라라 하스킬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이자 ‘동양의 모차르트’로 평가받는 ‘후지타 마오 피아노 리사이틀’이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한다. △DSAC 아트 셀렉션: 다양한 장르의 작품성 있는 공연 올해 처음 선보이는 ‘DSAC 아트 셀렉션’은 다양한 장르에서 작품성을 갖춘 공연을 선별해 소개하는 큐레이션 시리즈로, 3월에는 판소리 음악극 ‘긴긴밤’을, 4월에는 2022년 롱티보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이후 국제무대에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일본 차세대 피아니스트 마사야 카메이의 리사이틀과 하마마츠 국제 피아노 콩쿠르 준우승 및 청중상 수상으로 음악성을 인정받은 우시다 토모하루의 첫 내한 공연을 선보인다. 5월에는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 피아니스트 박종해 듀오 리사이틀’과 6월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의 데뷔 10주년 기념 콘서트’를 통해 완성도 높은 클래식 무대를 선보인다. 10월에는 월간 ‘한국연극’ 선정 공연 베스트7에 오른 고선웅 연출의 연극 ‘낙타상자’로 시리즈를 마무리한다. △DSAC 브랜드 콘서트와 시즌 콘서트 달서아트센터는 ‘DSAC 브랜드 콘서트’와 ‘DSAC 시즌 콘서트’를 통해 차별화된 콘셉트의 자체 기획 공연을 지속적으로 선보인다. ‘브랜드 콘서트’는 프라이빗한 구성 속에서 음악과 향기, 미디어 아트가 어우러지는 공감각적 클래식 음악회로, ‘시즌 콘서트’는 계절성과 세대별 취향을 반영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DSAC 프로덕션: 지역 서사를 담은 공연 콘텐츠 제작 달서아트센터는 ‘DSAC 프로덕션’을 통해 극장이 기획부터 제작 전반을 직접 주도하며, 지역 서사를 담은 공연 콘텐츠 제작의 모범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대표작인 뮤지컬 ‘월곡’은 2021년 초연 이후 큰 호평을 받으며 6년 차 공연에 접어들었다. △DSAC 아트 페스티벌: 장르별 전문성과 세대 감각을 반영한 예술 축제 ‘DSAC 아트 페스티벌’은 연중 단계적으로 구성된 예술 축제로, 4월에는 피아노 위크를, 5월에는 레몬 뮤직 페스티벌을 개최하며, 9월에는 달서청년연극제와 10월에는 달서현대춤페스티벌을 통해 장르별 예술 축제의 흐름을 이어간다. △지역 예술계 활성화를 위한 협력 프로그램 달서아트센터는 ‘DSAC 온 스테이지’를 통해 지역 예술인과의 상생을 이어가며, 지역 예술인 및 예술단체와 협업 제작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예술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DSAC 문화나눔 프로젝트: 공공성을 실현하는 문화나눔 ‘DSAC 문화나눔 프로젝트’는 지역민 및 소외계층에게 양질의 공연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며, ‘아모르 콘서트’와 ‘찾아가는 공연’을 통해 예술의 감동을 전하고 있다. △국내외 유명 작가 및 지역 대표 미술가와 함께하는 기획전시 달서아트센터는 ‘DSAC 특별기획전’을 통해 동시대 미술의 다각적인 시선을 제시하며, ‘DSAC 달서 아트 플래닛’을 통해 지역 시각예술을 대표하는 작가를 조명한다. △지역 미술계와 함께하는 협력 전시 ‘DSAC 로컬 아트 커넥션’은 지역 미술단체와의 협업 및 예술기관 간 교류를 통해 지역 미술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제시하며, ‘DSAC 신진작가 공모·초대전’과 ‘DSAC 갤러리 라온 기획전’을 통해 청년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한다. 이성욱 관장은 “2026년은 우리 지역의 문화적 내실을 다지고 예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국내외 우수 기획 공연을 유치하고 극장 자체 제작 프로그램을 확산하여 공립 극장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