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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아래 다 힘들다”... 울릉군, 세대 갈등 넘어 ‘구조적 소통’ 수술대

황진영 기자
등록일 2026-04-10 14:05 게재일 2026-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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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건 부군수 주재 ‘브라운백미팅’... “형식적 소통 한계” 지적 잇따라
남 건 울릉군 부군수(가운데)와 공직자들이 브라운 백 미팅을 가진 뒤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울릉군 제공


울릉군이 조직 내 경직된 소통 문화를 깨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단순히 MZ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세대 차이’로 치부되던 갈등을 조직의 구조적 문제로 정의하고, 실질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 모양새다.

군은 지난 9일 본청 제2회의실에서 남건 부군수와 6~9급 실무진 15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브라운백미팅’을 개최했다고 10일 밝혔다. 점심시간을 활용해 가벼운 식사를 곁들여 자유롭게 토론한 이번 미팅은, 수직적인 보고 문화에서 벗어나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날 미팅에서는 조직 내 소통 방식에 대한 날 선 비판과 현실적인 고충이 가감 없이 오갔다. 특히 참석자들은 소통의 단절이 특정 세대의 유별남 때문이 아니라, 과거부터 굳어진 관료제 특유의 구조적 문제라는 점에 입을 모았다.
 

브라운백미팅 참석자들이 형식적인 소통의 한계를 짚고 실질적인 소통 채널 구축 방안을 논의 중이다. /울릉군 제공


일부 직원들은 기존의 소통 방식이 상급자의 지시를 하달하는 ‘일방적 전달’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한 참석자는 “형식적인 회의보다는 실질적으로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자유로운 환경 조성이 우선돼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역지사지’의 관점이다. 하위직 공무원들의 고충뿐만 아니라, 중간 관리자와 간부 공무원들이 느끼는 책임감과 소통 과정에서의 어려움도 함께 공유됐다. 상호 이해가 전제되지 않은 일방적인 배려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군은 이번 미팅에서 제기된 아이디어들을 검토해 실행할 수 있는 과제부터 현업에 적용할 방침이다. 보여주기 식 행정에서 벗어나 내실 있는 프로그램을 지속 운영해 조직 내 신뢰와 협력의 문화를 단계적으로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남 건 울릉군 부군수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해 공감대를 형성한 의미 있는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채널을 가동해 경직된 조직 문화를 유연하게 바꾸고 행정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고립된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조직 내부의 결속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울릉군이, 이번 소통 혁신을 통해 해묵은 관료주의를 털어내고 ‘일하기 좋은 공직사회’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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