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새 예비후보 2명 연쇄 사퇴... ‘선거법 리스크’가 판세 흔들어 이철우·이상식 등 전·현직 의장 ‘구원투수’ 등판설 확산
울릉군 기초의원 나 선거구(서·북면)가 유례없는 ‘후보 실종’ 사태에 직면해 지역 정가가 격랑에 휩싸였다.
예비후보들이 이틀 사이 잇따라 사퇴하면서 선거판이 사실상 백지화되자, 불출마를 고심하던 전·현직 거물급 인사들의 이름이 다시 자천타천 거론되는 등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사태의 발단은 지난 8일과 9일, 이성배·이정태 예비후보가 차례로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시작됐다. 특히 이정태 예비후보는 사퇴 배경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자제했으나, 자신의 ‘불찰’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정태 예비후보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평시 식당을 운영하면서 이웃들에게 무료로 제공해온 선짓국이 선거법 저촉 소지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라며 “설령, 본인의 처벌은 감수하더라도, 음식을 나눈 주민들까지 선거사범으로 몰려 불이익을 받는 상황만은 막아야 했다”라고 토로했다. 지역 사회에 기반을 둔 후보로서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설명한다.
기초의원 2명을 선출하는 나 선거구에 현재 등록된 예비후보는 전혀 없는 상태다. 후보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자, 애초 출마를 접었던 지역 유력 정치인들의 움직임이 바빠지는 모양새다. 가장 먼저 이철우 전 울릉군의회 의장이 등판을 가시화했다. 이 전 의장은 10일 오전 울릉군 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하는 등 출마 의사를 굳혔다. 그는 “동생(이성배)의 사퇴와는 별개로 지역민들의 강력한 권유가 있었다”라며 예비후보 등록 대신 본 후보 등록에 나설 계획임을 밝혔다.
이상식 현 울릉군의회 의장 역시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의장은 “사태가 이렇게 되자, 지지자와 유권자들의 권유가 빗발치는 등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라며 “상황을 자세히 검토해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라고 답했다. 여기에 지지기반이 탄탄한 최병호 현 의원까지 본 후보 등록을 예고하면서, 나 선거구는 ‘정치 신인’들의 무대에서 ‘노련한 중진’들의 귀환 무대로 성격이 급변할 전망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단 이틀 만에 선거 구도가 완전히 무너지고 재편되는 과정을 겪고 있다”라며 “신인들의 사퇴로 생긴 공백을 관록 있는 인물들이 메우게 되면서, 선거의 쟁점 또한 ‘인물론’에서 ‘지역 회생론’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다.
후보 기근 현상이 빚어낸 이번 ‘무주공산’ 사태는 추가 후보 등록 시점까지 안갯속 정국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후보들의 도덕성 검증은 물론, 선거법 준수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분위기여서 향후 선거 국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