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의 요체는 삼권분립을 통한 권력 상호 간의 견제와 균형에 있다. 권력은 스스로 절제하기 어렵고,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하기 때문에 반드시 비판과 견제를 받아야 한다. 견제 없는 권력은 오만과 독선에 빠져서 국민을 배신하고 나라를 망치기 때문이다.
권력이 비판과 견제를 받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입법 권력을 장악한 민주당의 오만과 폭주가 그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민주당 의원 105명은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을 만들었고,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를 힘으로 밀어붙여서 증인 102명(이 중 검사는 40여명)을 야당과 협의 없이 채택했다. 오죽하면 친여성향의 유시민 작가까지도 민주당 의원들의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모임’에 대해 ‘미친 짓’이라고 비판했겠는가?
이러한 민주당의 정치행태는 국정조사를 명분으로 사실상 검찰에 공소취소를 윽박지르며 재판에 관여하는 것이니 입법 권력의 남용이자 삼권분립 훼손이다. 현행 국정조사법에는 “계속 중인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되어서는 안 된다”는 제한 규정(제8조)이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수사 또는 공소유지를 한 검사를 조사하겠다는 것이 도대체 말이 되는가?
그럼에도 민주당이 무리수를 두고 있기 때문에 그 목적이 대통령의 공소취소에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받게 되는 것이다. 대통령의 잘못이 없다면 현재 중단된 재판이 퇴임 후에 재개될 때 결백을 입증하면 되지 않겠는가? 그런데 왜 대통령 당선으로 중단되어있는 재판 자체를 없애려 하는가? 입법 권력과 집행 권력을 장악한 정부여당이 개인적·당파적 이익을 도모하는 것이 바로 ‘연성 독재’이자 ‘권력 남용’이 아닌가?
게다가 사법3법(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 법 왜곡죄)으로 사법부까지 장악하고 있으니 삼권분립은 형해화(形骸化)되었다. ‘재판소원법’은 사실상의 재판 4심제이고, 14명의 대법관을 26명으로 늘리는 ‘대법관 증원법’은 사법부를 자기편으로 만들기 위한 입법이다. ‘법 왜곡죄’는 더욱 해괴하다. 판사의 법 해석이 옳지 않을 경우 현행법에 따라 3심제를 통해 보완할 수 있음에도 굳이 ‘법 왜곡죄’로 처벌하겠다는 것은 판사에 대한 겁박이다. 이러한 행태가 바로 권력을 위한 위인설법(爲人設法)이 아닌가? 엄정한 독립성을 지켜야 할 사법부까지 정치화된다면 민주주의는 심각한 위기에 놓일 수밖에 없다.
이처럼 견제 없는 권력은 매우 위험한 길을 가고 있다. 아무리 법적 정당성이 있어도 도덕적 정당성이 없으면 자제되어야 마땅하지만, 그것은 희망사항에 불과할 뿐 권력의 속성상 쉬운 일이 아니다. 견제 없는 권력은 필연적으로 독재의 길을 가게 되고, 괴물이 된 권력이 절제할 줄 모르면 국가·국민·정권은 모두 불행해진다. 자제력을 잃은 권력의 남용은 결국 부메랑이 되어 자기파멸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변창구 대구가톨릭대 명예교수·정치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