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예비후보가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 들어서자 상인들의 지지 목소리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상인들은 “대구 경제 좀 살려주소”, “시장님 되면 서문시장 자주 오이소”, “이번엔 진짜 바꿔보입시다” 등을 외치며 환영했다. 김 후보가 서문시장을 공식 방문한 것은 대구시장 후보로 처음 출마했던 2014년 이후 12년 만이다.
연신 허리를 숙이면서 시장 골목을 도는 김 후보를 보고, 상인들은 한 목소리로 장사가 안된다고 말했다. 한 상인은 “지금 서문시장 안에 비어 있는 가게가 너무 많다”며 “장사가 안 되니 젊은 사람도 떠난다”고 말했다.
김 후보가 이날 동행한 권칠승·박해철 의원과 같이 찾은 서문시장 상인연합회에서도 민원이 쏟아졌다. 변기현 서문시장연합회장은 “교통과 주차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며 “손님들이 차를 대지 못하니 시장 자체를 안 오려 한다”고 말했다. 다른 상인은 “동산상가 쪽은 비가림 시설이 낮아 소방차 진입이 어렵다”며 화재 안전 문제를 거론했다. 야시장 상인들은 “비가 오면 장사를 접어야 한다”며 아케이드 설치 필요성을 제기했다.
10년째 진척되지 않는 4지구 재건축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상인들은 “한전 변압기 이전 문제를 시가 적극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후보는 연합회 상인들에게 "서문시장과 인접해 있는 옛 계성고 부지에 독립기념관 분관을 유치하겠다”며 “분관과 함께 대규모 공영주차장을 조성해 주차 문제를 풀겠다”고 말했다. 그는 “행정안전부 장관 시절 교부세 사업을 다뤘던 경험이 있다”며 “연도별 예산 확보 계획까지 세워 환경 개선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대구 경제 회복의 핵심으로는 신공항 건설사업을 꼽았다. 그는 “국채 연동 금리 방식으로 1조 원 규모 재원을 확보해 공항 이전과 주변 개발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며 “시장이 되면 첫날부터 정부 부처를 찾아다니며 사업을 밀어붙이겠다”고 말했다.
시장 순회가 시작되자 골목은 금세 사람들로 꽉 찼다. 시민들은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찍었고, 상인들은 악수를 청했다. 한 부침개 가게 상인은 “10년 전에 봤는데 다시 보니 더 잘생겨졌다”고 말했고, 김 후보는 웃으며 “그땐 50대였고 지금은 70”이라면서도 “얼굴은 늙었어도 일 하나는 제대로 하겠다”고 답했다.
일부 시민은 “민주당이 여기 왜 왔느냐”, “공소취소 특검법 반대”, “총리 시절 한 게 뭐가 있느냐”고 외치며 현 정부에 대한 거부감을 표시하기도 했지만, 김 후보는 별다른 대응 없이 일정을 이어갔다.
김 후보는 이날 저녁에는 대구 최대 번화가인 동성로로 이동해 구도심 상권 회복 방안을 내놨다. 동성로축제 현장을 찾은 뒤 구도심상인연합회와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였다.
상인들은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이들은 “승용차 접근이 막히면서 소비층이 외곽 쇼핑몰로 빠져나갔다. 대구백화점과 노보텔 등 랜드마크가 사라진 뒤 구도심 공동화가 심해졌다”고 했다.
김 후보는 “도시 정책은 시민 생활 변화에 맞춰 조정돼야 한다”며 “교통과 상권 활성화가 함께 갈 수 있는 방향에서 검토하겠다”고 했다.
상인들은 일본 롯폰기힐스식 복합개발 모델도 제안했다. 공공과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랜드마크 건물과 문화·상업 시설을 결합하자는 구상이었다. 김 후보는 “동성로를 단순 쇼핑 공간이 아니라 대구의 미래 이미지를 상징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바꾸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야권이 주 공격타깃으로 삼고 있는 ‘조작기소 특검법’과 관련해서는 “정치 싸움은 서울에서 하면 된다”며 “대구 시민들은 지금 경제를 살릴 시장을 원한다. 대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지로 경쟁해야 한다”고 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