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있는 2급 간부 인건비를 ‘쌈짓돈’처럼 전용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었던 대구 동구문화재단(본지 5월 7일자 8면 보도)이 이번에는 특정 인사 자녀에 대한 특혜 채용과 공공시설 내 불법 음주 회식 등 끝을 알 수 없는 비위 의혹에 휩싸였다.
11일 경북매일신문 취재에 따르면 재단의 석연치 않은 채용 결과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한 동구의원은 “블라인드 채용을 통해 선발됐다는 직원이 업무상 심각한 결격 사유로 수차례 경위서와 시말서를 제출했는데도 여전히 근무 중”이라며 “알고 보니 이 직원이 지역 전직 국회의원 사무국장의 아들로 밝혀졌다”고 폭로했다.
특히 해당 직원이 최근 사서 자격 논란이 있었던 안심도서관으로 전보된 것을 두고, 의회는 “전문성이 필요한 도서관을 문제 직원의 ‘유배지’나 ‘은신처’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며 강하게 질타했다.
재단 측은 “해당 직원의 주 업무는 청사 관리와 스마트도서관 시설 관리”라며 “사서 업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시설·행정 업무도 많기 때문에 일반 행정직 배치는 자연스러운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재단의 복무 기강도 무너진 것으로 드러났다. 아양아트센터 옥상에 직원 휴게 공간을 조성한다는 명목으로 예산을 전용해 별도의 공간을 만든 뒤, 이곳에서 월 1회꼴로 ‘삼겹살 술판’을 벌였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해당 구역은 공원으로 지정돼 화기 사용이 엄격히 금지된 곳임에도 불구하고, 이동식 가스버너와 장작을 동원해 바비큐 파티를 즐겼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2월 26일에는 승진 인사 발표 직전, 승진 예정자들이 참석한 대규모 음주 회식을 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공공기관의 기본적인 윤리 의식마저 실종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입찰 과정에서의 불투명한 행정 처리도 무리를 빚고 있다. 최근 7000만 원 규모의 공연장 조명기구 구매 입찰에서 재단 측은 입찰 참여 업체 전체가 아닌 특정 업체 1곳에만 단독으로 장비 시연 기회를 부여했다.
이후 해당 업체가 최종 낙찰자로 선정되면서 ‘특정 업체 밀어주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공공조달 업무의 핵심인 공정성을 기관 스스로 훼손했다는 점에서 향후 법적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크다.
재단 측은 “공개 경쟁 입찰과 외부 전문가 평가를 거쳐 적법하게 진행됐다”며 “특정 업체를 밀어주기 위한 구조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 지역 정치인은 “문제는 이런 이해되지 않는 의혹이 반복적으로 같은 기관에서 계속 터져 나온다는 점”이라며 “채용·예산·복무·계약 행정까지 총체적인 관리 부실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기관으로서 기본적인 윤리 의식과 신뢰가 무너졌다는 점에서 철저한 감사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