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년 인구가 50만 명 아래로 떨어지면서 지역 소멸 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자리·주거·교육·문화 등 정주 기반 전반의 취약성이 청년 유출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8일 경북연구원이 발간한 ‘GDI 이슈리포트’에 따르면 경북의 청년(15~39세) 인구는 2016년 약 68만 명에서 2025년 약 50만 명으로 27% 감소했다. 올해 4월 말 기준으로는 48만7000여 명까지 줄어들며 50만 선이 무너졌다.
전체 인구에서 청년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25.5%에서 지난해 20%로 하락해 전국 평균(25.3%)을 밑돌았다. 연구원은 청년 감소가 지역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북은 최근 10년간 매년 1만 명 이상 청년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2020년에는 2만13명, 지난해에도 1만1451명이 지역을 떠났다. 특히 대학 진학과 취업 시점인 20~24세 청년층의 유출이 두드러졌다.
경북 청년 인구의 42%가 포항·구미 등에 집중되고 있으며, 의성(11.2%), 봉화(11.0%) 등 일부 군 지역은 청년 비중이 11~13%대에 머물렀다.
여성 청년 유출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다. 2023년 기준 경북 여성 청년 순유출은 6340명으로 남성(3962명)의 1.6배에 달했다. 연구원은 양질의 일자리와 교육·문화 환경 부족이 이탈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농촌 지역의 성비 불균형도 심화되고 있다. 청송군의 청년 성비는 155.7, 울릉군은 163.2, 성주군은 144.7로 나타났다. 여성 청년 감소가 결혼·출산 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청년 유출은 지역 인프라 붕괴로도 이어진다. 학령인구 감소로 학교와 병원, 상권이 축소되고 생활 인프라가 약화되면서 추가 유출을 부르는 구조가 반복된다는 것이다.
실제 경북 인구는 최근 3년간 약 3만 명 줄었고, 월평균 2000명 수준의 감소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연구원은 청년들이 경북을 떠나는 핵심 원인으로 취약한 일자리 기반과 수도권 중심의 교육·훈련 구조를 꼽았다.
경북의 청년 정책 사업은 전국 최다 수준인 127개에 달하지만 상당수가 일자리 분야에 집중돼 있고 주거 분야 사업은 5.5% 수준에 그쳤다. 직무 역량 개발과 경력 형성 기회도 수도권에 집중된 것이 현실이다.
교육 인프라 편중도 문제로 지적됐다. 포항·안동·구미를 제외한 상당수 지역 청년들은 고교 졸업 이후 진학과 취업을 위해 지역을 떠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또 주거비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문화·교통·생활편의 시설 부족으로 청년층이 체감하는 정주 매력은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왔다.
연구원은 인구 위기 대응을 위해 청년 정착 정책을 저출생 대응의 핵심 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취업·주거·결혼·출산으로 이어지는 생애주기형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경북도 차원에서 청년센터가 없는 11개 시군에 거점형 청년 공간을 조성하는 등 지역 내 청년 정착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혜진기자 jhj1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