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코엑스를 물들인 ‘갤럭시 팝업’의 주역, 경주 우양미술관 상륙! 5월 29일부터 신설 ‘우양예술교육센터’ 개관 기념전 ‘아차차 Raté’ 개최 2023년 초대전 이어 경주와 두 번째 인연···내년 9월까지 대장정 4.5m 대형 조각부터 회화 86점·설치 7점···미술관서 3일간 현장 작업한 드로잉 최초 공개 주말 가족 나들이 겨냥한 풍성한 연계 교육 및 어린이 도슨트 프로그램 눈길
스마트폰 중독, 월요병 등 현대인의 일상을 위트 있게 포착해 전 세계의 사랑을 받는 프랑스의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장 줄리앙이 경주를 찾는다. 그는 단순한 선과 톡톡 튀는 색감으로 시각적 즐거움을 주는 동시에, 관람객 저마다의 다채로운 해석을 이끌어내며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모았던 주인공이다.
특히 지난해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The Galaxy UNFOLDERS(더 갤럭시 언폴더스)’ 체험존에서 제품의 특성을 자신만의 ‘종이’ 모티브와 연결해 개막 15일 만에 10만 명을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던 만큼, 이번 경주 전시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도 뜨겁다.
경주 우양미술관은 오는 5월 29일부터 2027년 9월 5일까지 미술관 내 1층 우양예술교육센터에서 장 줄리앙(Jean Jullien)의 개인전 ‘아차차 Raté’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어린이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예술을 스스로 경험하고 탐구하는 공간인 우양예술교육센터의 개관을 기념하는 첫 공식 전시다. 완성된 결과물 중심에서 벗어나 상상과 시행착오의 과정 속에서 예술의 참된 의미를 발견하려는 교육센터의 철학과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담아냈다.
전시의 타이틀인 ‘Raté(라테)’는 프랑스어로 ‘실패’ 혹은 ‘실패한 시도(failed attempt)’를 뜻한다. 하지만 작가는 이 단어를 좌절의 의미가 아닌, ‘사실상 실패한 시도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긍정의 메시지를 담은 유쾌한 시각적 언어로 비틀어낸다. 그의 작품 속 ‘Raté’는 구겨진 종이의 형상을 하고 있으면서도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서 있는 살아있는 존재로 묘사된다. 정제되고 완벽한 이미지만이 빠르게 소비되는 현대 사회에서, 장 줄리앙은 버려지고 구겨진 드로잉에 생명력을 불어넣음으로써 미완성의 생각과 실수가 또 다른 창조적 가능성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종이와 드로잉이라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트렌디함을 잃지 않는 그의 감각은 국내외 유수 기업들이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다. 이니스프리, 매일유업, 파리바게뜨 등 제과·뷰티 브랜드를 비롯해 최신 IT 기술을 접목한 갤럭시 인터랙티브 체험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군과의 협업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세대를 불문한 대중적 친숙함을 증명해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장 줄리앙이 미술관 현장에서 3일 동안 직접 작업하며 그려낸 90여 점의 생생한 드로잉을 공개해 기대를 모한다. 전시 공간은 총 86점의 회화와 7점의 설치 작품으로 꾸며지며, 관람객이 작가의 거대한 상상 세계 속으로 직접 걸어 들어가는 듯한 체험형 환경을 제공한다. 공간 곳곳에 배치된 구겨진 종이 형태의 대형 패널들과 조각들은 누군가의 작업실에서 막 튀어나온 자유로운 아이디어처럼 펼쳐진다. 그중에서도 4.5m 크기의 대형 조각 ‘페이퍼 보이(Paper boy)’는 무수한 아이디어로 가득한 창작의 풍경을 압도적인 스케일로 대변한다.
우양미술관과의 인연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가는 지난 2023년 3월부터 10월까지 우양미술관에서 열린 초대전 ‘줄리앙: 여전히, 거기’를 통해 이미 지역 관람객들과 깊은 교감을 나눈 바 있으며, 이번 예술교육센터 개관전으로 경주와 두 번째 뜻깊은 만남을 이어가게 됐다.
전시와 연계된 교육 프로그램도 풍성하게 준비됐다. 우양미술관 1층 연계교육프로그램 공간에서는 관람객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상설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메인 캐릭터를 포스터에 붓펜으로 직접 그려보는 ‘Draw Your Paper Boy’와 작가의 드로잉 워크시트를 완성해 종이비행기로 접어 전시장 내에서 날려보는 ‘아차차 Raté 비행기’는 관람객들에게 적극적인 개입과 상상력을 촉진한다.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3시까지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전문 큐레이터 연계 유료 프로그램(1인당 2만 원)인 ‘Draw, Crumple, Build’가 운영된다. 큐레이터와 함께 전시를 감상한 뒤 워크시트를 통해 그림 속 이야기를 확장하고, 작가의 드로잉을 바탕으로 뒷이야기를 그린 후 직접 구기고 찢으며 자신만의 입체 ‘페이퍼 보이’를 제작해보는 시간이다.
아울러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어린이 도슨트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오는 6월 1일부터 10일까지 자기소개서와 전시해설 시나리오 서류 심사를 통해 모집하며, 선발된 학생들은 미술관 큐레이터의 전문 교육을 거쳐 도슨트로 활동하게 된다. 활동 기간 교육센터 무료입장, 도슨트 임명장 및 봉사활동 확인서 발급, 미술관 행사 초청 및 굿즈 증정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정식 개막 전날인 5월 28일 오후 5시부터 8시까지는 장 줄리앙 작가가 직접 미술관을 찾아 관람객들과 만나는 ‘전시 프리뷰(Preview)’ 및 ‘작가 사인회’가 개최돼 미술 애호가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문을 여는 우양예술교육센터는 예술도서관, 워크숍 룸(Make room & Wake room), 전시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미술관 운영 시간(오전 10시~오후 6시, 월요일 휴관)과 동일하게 운영된다. 관람료는 성인, 학생, 어린이 모두 10000원으로 전 연령 동일하다. 20인 이상 단체 및 경주시민(신분증 제시 필수)은 약 20% 할인된 8000원에 관람할 수 있으며, 65세 이상 어르신 및 복지카드 소지자는 50% 할인 혜택이 적용된다.
우양미술관 이지우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라 불완전한 시도 속에서 피어나는 창작의 본질을 마주하는 기회”라며 “전시장을 찾는 모든 세대가 창작의 과정에서 ‘실수는 없다’는 용기와 상상력을 얻어 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