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후 7시 30분, 대구 비원뮤직홀에서 핸드팬 아트 콘서트 ‘THE 숨’이 열려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과 휴식의 시간을 선사했다. 이번 공연은 명상과 치유의 악기로 알려진 핸드팬(Handpan)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바쁜 일상에 지친 시민들에게 특별한 음악적 치유의 경험을 제공했다.
공연의 진행은 이번 공연의 주인공인 핸드팬 연주자 안유진이 직접 맡았다. 그는 먼저 공연명인 ‘숨’에 대해 설명했다. 이는 단순한 호흡을 넘어 잠시 멈춰 자신을 돌아보고 여유를 되찾는 시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한 관객들에게 “오늘 하루 깊고 편하게 숨을 쉬어본 적이 있나요?”라는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 삶의 여유를 되찾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이어 핸드팬을 처음 접하는 관객들을 위해 악기를 소개했다. UFO를 닮은 독특한 외형과 달리 영롱하고 몽환적이며 오묘한 소리를 내는 악기라고 설명해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또한 핸드팬을 주인공으로 한 1시간 분량의 공연은 국내 최초일 것이라며 공연의 특별함을 강조했다.
이날 무대는 안유진 연주자의 핸드팬을 중심으로 편곡을 맡은 변재벽 연주자의 피아노, 이효권 연주자의 플루트, 진혜빈 연주자의 바이올린, 이강수 연주자의 첼로가 함께해 풍성한 연주를 선보였다.
첫 곡은 안유진 연주자의 자작곡 ‘Blue Spring’이었다. 그는 곡 소개를 통해 “봄은 따뜻한 이미지지만 누군가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곡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연주를 듣는 동안 따뜻한 봄날 카페 창가에 홀로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고독을 느끼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작곡가가 담고자 한 감정이 음악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되는 순간이었다.
이어진 무대에서는 대중에게 친숙한 애니메이션 OST들이 연주되어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OST ‘언제나 몇 번이라도’는 바이올린과 플루트가 번갈아 선율을 이끌어가며 곡의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맑은 음색은 마치 마음을 깨끗하게 씻어주는 듯한 느낌을 전했다.
이어 ‘천공의 성 라퓨타’ OST ‘너를 태우고’와 ‘스즈메의 문단속’ OST ‘Suzume’에서는 주요 멜로디를 핸드팬이 담당하며 특유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했다.
또 ‘마녀배달부 키키’ OST ‘바다가 보이는 마을’과 ‘이웃집 토토로’ OST ‘이웃집 토토로’가 연주됐다. ‘이웃집 토토로’에서는 자연의 소리를 표현하는 타악기가 함께 사용되어 마치 숲길을 거니는 듯한 감성을 선사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OST ‘인생의 회전목마’에서는 안유진 연주자가 핸드팬 대신 장구를 연주하며 색다른 무대를 선보였다. 장구는 서양 악기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도 특유의 음색을 잃지 않았고, 각 악기의 개성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했다.
공연의 마지막은 ‘너의 이름은’ OST ‘아무것도 아니야’가 장식했다. 연주가 이어지던 중 옆자리에 앉은 어린아이가 하이라이트 부분을 작은 목소리로 따라 부르는 예상치 못한 장면이 그려졌다. 그러나 그 목소리는 소음으로 느껴지기보다 연주의 일부처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그 아이의 세계에 함께하는 기분이 들었다.
핸드팬의 영롱한 울림과 다양한 악기들의 조화로 완성된 ‘THE 숨’은 공연 제목처럼 관객들에게 잠시 멈춰 숨을 고르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선물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지냈던 여유와 쉼의 가치를 다시금 느끼게 한 뜻깊은 무대였다.
/김소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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