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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다를까”…복류수 실증시설 가동에 대구 시민들 기대와 우려 교차

김락현 기자
등록일 2026-06-17 18:17 게재일 2026-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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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수질 개선·투명한 검증·정책 지속성 과제로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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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김성환 기후부 장관과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이 복류수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대구시장직 인수위원회 제공

“대구 사람들은 30년 넘게 맑은 물 이야기를 들었지만 실제로 달라진 건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달라질까요?”

지난 16일 대구 달성군 문산정수장에서 열린 ‘낙동강 맑은 물 공급을 위한 복류수 실증실험 시설 가동식’ 이후 지역사회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1991년 낙동강 페놀 유출사고 이후 30년 넘게 이어져 온 대구 물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시도가 시작됐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신중한 시선으로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이날 가동된 복류수 실증시설은 낙동강 물을 직접 취수하는 대신 강바닥 모래층을 통과하며 자연 여과된 물을 취수한 뒤 정수장에서 다시 처리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여기에 강변여과수와 고도정수처리를 결합하면 보다 안전한 수돗물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가동식에서 “깨끗한 물을 공급받을 권리는 국민의 기본권”이라며 “낙동강 원수를 한강 수준으로 개선하고 복류수와 강변여과수 방식을 활용하면 안동댐 물 이상으로 깨끗한 물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구의 물 문제가 해결돼야 낙동강 하류 부산의 물 문제도 함께 해결할 수 있다”며 “이번 실증실험이 낙동강 유역 물 문제 해결의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이번 실증사업을 통해 하루 60만 t 규모의 안정적인 취수 가능 여부와 수질 안전성을 검증한 뒤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또 2030년까지 낙동강 주요 취수지점 수질을 1등급 수준으로 개선하기 위해 산업폐수 고도처리, 공공하수처리시설 방류수 기준 강화, 가축분뇨 관리 강화 등 종합대책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대만큼 우려도 적지 않다.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은 이날 축사에서 “대구 시민들은 낙동강 페놀사태 이후 물 문제에 대한 깊은 관심과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정부가 제시한 방식이 대구에 필요한 수량을 충족시킬 수 있는지, 한강 수준의 수질을 보장할 수 있는지, 수질 사고 발생 시에도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지역 전문가와 시민사회가 검증 과정에 함께 참여해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해야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복류수 기술 자체보다 낙동강 원수의 상태다.

현재 낙동강에는 산업단지 폐수와 생활하수, 축산분뇨, 농업 비점오염원 등이 유입되고 있으며 여름철마다 녹조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최근에도 낙동강 일부 구간에서는 녹조 경보가 발령되는 등 수질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달서구에 거주하는 최은수 씨(42)는 “아무리 정수 기술이 좋아도 녹조가 심한 낙동강 물을 마신다고 생각하면 불안한 게 사실”이라며 “원수 자체가 깨끗해졌다는 확신이 있어야 믿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수성구에 거주하는 김종대 씨(57)도 “해평취수장, 안동댐 이전 등 그동안 여러 대안이 나왔지만 번번히 무산됐다”며 “이번에도 또 다른 실험으로 끝나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반면 기대감을 나타내는 시민들도 적지 않다.

북구에 거주하는 최대중 씨(53)는 “물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정부와 대구시가 함께 추진하고 전문가 검증까지 진행한다니 이번에는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의 성패가 결국 시민 신뢰 확보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대구 물 문제는 해평취수장 공동 이용, 안동댐 도수관로 사업 등 다양한 대안이 지역 갈등과 정치적 변수 속에서 좌초됐다. 기술적 문제보다 사회적 합의 부족이 사업 추진의 걸림돌이 된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이번 사업 역시 단순히 복류수 기술의 효과를 입증하는 것을 넘어 수질과 수량, 경제성, 안전성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공개하고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과정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물환경학회와 대한환경공학회는 앞으로 실증시설 운영 결과를 공개 검증할 계획이다. 검증 과정에는 수질과 수량 확보 가능성, 녹조 발생 시 영향, 장기 운영 안정성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결국 이번 실증실험이 성공하더라도 대구 물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낙동강 본류 수질 개선과 오염원 차단, 지속적인 관리 체계 구축이라는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30년 넘게 이어져 온 대구의 물 숙원. 문산정수장에서 시작된 이번 실증실험이 해묵은 갈등과 불신을 넘어 시민들이 안심하고 물을 마실 수 있는 첫걸음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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