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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지도하다 피의자 된다”…‘참교육’ 열풍에 드러난 교실의 현실

김재욱 기자
등록일 2026-06-17 17:12 게재일 2026-06-1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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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 화제 속 교권 회복 논쟁 확산
대구서도 아동학대 신고 후 무혐의 사례 잇따라
교육계 “교권보호국보다 정당한 교육활동 보호할 법·제도 정비가 우선”
넷플릭스 ‘참교육’ 한 장면. /연합뉴스

“학생을 지도했다가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하고, 수개월간 경찰과 검찰 조사를 받습니다. 무혐의 처분을 받아도 교실로 돌아가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립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교사들 사이에서 예상 밖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이유다.

드라마는 가상의 국가기관인 ‘교권보호국’ 소속 감독관 나화진이 학교폭력과 교권 침해 문제를 강력하게 해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설정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무너진 교권과 교실의 혼란을 정면으로 다루면서 교육계 안팎의 관심을 끌고 있다.

대구 교육계는 교권 침해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드라마 속 교권보호국과 같은 조직을 신설하기보다, 교사들이 정당한 교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안전장치를 강화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생활지도 과정이 아동학대 신고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대구의 한 중학교에서 발생했다.

해당 교사는 학부모로부터 정서적 학대와 차별 등 6개 혐의로 고소당했다. 경찰은 교실 CCTV 등을 근거로 모든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과정에서 교사는 직위해제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해 12월 27일 6개 혐의 전부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수사 과정에서 교사가 학생을 지속적으로 배려한 정황과 학부모의 과도한 요구 내역 등이 확인되면서 판단이 뒤집혔다.

유치원 현장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대구의 한 유치원 교사는 2023년 원아 간 다툼을 말리는 과정에서 발생한 신체 접촉을 이유로 아동학대 신고를 당했고, 결국 해임됐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해 3월 해당 행위가 아동학대가 아닌 정당한 훈육과 중재 행위라고 판단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교사는 이후 복직 절차를 밟았다.

교육부가 지난달 발표한 ‘2024학년도 교육활동 침해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교권보호위원회 개최 건수는 4천234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3천925건, 92.7%가 교육활동 침해로 인정됐다. 전년도 5천50건보다는 감소했지만,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전인 2022학년도 3천35건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교사 대상 아동학대 신고 역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교육감 의견 제출 제도’ 시행 이후 접수된 교원 아동학대 신고 사건 385건 가운데 수사가 종료된 사건의 약 86%가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실제 기소로 이어진 사례는 3건에 불과했다.

교육계는 이를 두고 상당수 교사가 결국 무혐의 처분을 받지만, 수사 과정 자체가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대구지역 교사는 “무혐의가 나와도 수개월 동안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 것 자체가 엄청난 스트레스”라며 “생활지도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혹시 문제가 될까 봐 개입을 주저하는 교사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육계 관계자는 “교권보호국 같은 조직이 백 개 생겨도 법적·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효성이 없다”며 “중요한 것은 정당한 교육활동이 아동학대나 정서적 학대로 비화하지 않도록 명확한 기준을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현장에서는 악의적이거나 근거 없는 신고에 대한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교사가 최종적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더라도 수사와 징계 절차, 정신적 피해에 대해서는 사실상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법조계 안팎에서도 학생 보호 원칙이 강조되면서 일단 수사가 진행된 뒤 검찰 단계에서 무혐의 판단이 내려지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활지도와 아동학대의 경계가 여전히 모호하다는 것이다.

결국 ‘참교육’ 열풍이 던지는 질문도 여기에 닿아 있다. 현실의 학교가 원하는 것은 드라마 속 나화진과 같은 강력한 해결사가 아니라, 교사가 학생을 지도했다는 이유만으로 범죄자로 의심받지 않는 교육 시스템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권과 학생 인권을 대립 구도로 볼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생활지도와 교육활동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요구도 확산하고 있다.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를 어떻게 걸러낼 것인지가 향후 교권 회복 논의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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