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섬유개발연구원(KTDI)은 지난 17일 국내 섬유·의류 기업 실무진과 산학연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섬유·패션 산업의 그린 전환(GX) 전략과 글로벌 공급망 대응’을 주제로 ‘2026년 6월 KTDI Tech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유럽연합(EU)의 에코디자인 규정(ESPR), 디지털제품여권(DPP), 미판매 의류·신발 폐기 금지 등 글로벌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섬유·패션 산업 전반의 공급망 대응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데 따라 마련됐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은 단순한 규제 동향 소개를 넘어 공급망 환경 데이터의 관리·검증 체계와 자원순환형 제품 설계 전략을 함께 논의하며 기업들의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포럼에서는 글로벌 환경 규제 변화와 순환형 패션 비즈니스 모델, 저탄소·순환 소재 기술 전략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발표가 진행됐다.
먼저 KATRI시험연구원 문창헌 팀장은 “EU의 지속가능 제품 정책이 제품 설계와 공급망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의 입증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디지털제품여권(DPP) 제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원료와 공정, 제품 정보는 물론 환경영향 자료까지 공급망 전반에서 체계적으로 관리·검증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역량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오롱FnC 최유나 팀장은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RE;CODE)’ 운영 사례를 소개하며 순환형 패션 비즈니스 모델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최 팀장은 패션 재고와 산업용 소재를 활용한 업사이클링 사례를 통해 재고 의류의 해체와 재구성, 에어백·카시트 등 이종 산업 소재의 재활용 모델을 설명했다.
건국대학교 재료공학과 고준석 교수는 ‘GX-Tech 전략’을 주제로 바이오매스 기반 섬유와 탄소포집 섬유 소재, 폐의류 재활용 기술 등 저탄소·순환형 섬유 소재 기술 동향을 발표했다.
고 교수는 “기존의 페트병 재활용 중심 체계를 넘어 폐의류가 다시 섬유 원료로 활용되는 ‘파이버 투 파이버(Fiber-to-Fiber)’ 순환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를 위해 제품 기획과 설계 단계부터 재활용을 고려한 단일 소재화가 필요하며, 생산 전 과정에 대한 탄소배출 및 환경영향 데이터를 확보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표 후 이어진 간담회에서는 참석 기업들이 유럽을 중심으로 강화되는 환경 규제가 수출과 납품 과정에서 새로운 요구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성만 한국섬유개발연구원장은 “글로벌 공급망에서는 제품의 품질과 가격뿐 아니라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역량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며 “지역 섬유기업들이 환경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저탄소 순환형 제조 체계로 전환할 수 있도록 기술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