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원전 무산 8년 만에 신규 원전 부지 최종 선정 주민 수용성·부지 확장성 높은 평가 “지역 소멸 위기 극복할 마지막 기회“ 기대감 확산
경북 영덕군이 정부의 신규 원전 건설 부지로 최종 선정됐다. 2017년 탈원전 정책으로 천지원전 계획이 백지화된 지 8년 만이다.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위기에 직면한 데다 지난해 3월 초대형 산불 피해까지 겪은 영덕은 이번 원전 유치를 지역 재도약의 전환점으로 삼겠다는 기대감에 휩싸였다.
안타깝게도 경주가 선정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혁신형 소형모듈원전(i-SMR) 초도호기 건설 부지는 부산 기장으로 확정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은 17일 신규 원전 부지선정평가위원회 심의 결과 영덕군을 신규 원전 건설 부지로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1400MW급 대형 원전 2기를 건설하는 국책사업으로 수조 원 규모의 투자와 장기간 건설 사업이 수반된다.
이번 부지 선정 과정에서는 영덕군과 울산 울주군이 막판까지 경쟁을 벌였다. 한수원은 부지 적정성, 환경성, 건설 적합성, 주민 수용성 등을 종합 평가해 영덕을 최종 부지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덕은 주민 수용성과 부지 경쟁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6% 이상이 원전 유치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천지원전 추진 과정에서 이미 원전 관련 행정 절차와 주민 의견 수렴 과정을 경험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지 확장성 역시 영덕의 강점으로 꼽혔다. 과거 천지원전 예정구역으로 지정됐던 부지는 공모 기준을 크게 웃도는 면적을 확보하고 있어 향후 추가 원전 건설이나 관련 산업단지 조성 가능성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역사회는 환영 분위기다. 특히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지역 활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원전 건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실제 원전 건설이 본격화되면 수천 명 규모의 건설 인력이 장기간 지역에 머물게 된다. 관련 협력업체와 장비업체 진출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숙박업과 음식점, 건설업 등 지역 상권 전반에 경제적 파급효과가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3월 발생한 초대형 산불 타격을 입은 것도 지역민들의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피해 복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지역 경제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덕읍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산불 이후 지역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아 있었는데 원전 유치 소식이 전해지면서 오랜만에 희망적인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젊은 사람들이 돌아오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원전 건설 과정에서 지역 상생 방안과 안전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십 년 동안 운영되는 국가 핵심 시설인 만큼 주민 신뢰 확보와 투명한 정보 공개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영덕군 관계자는 “신규 원전 유치는 영덕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며 “정부와 한수원, 주민들과 긴밀히 협력해 지역 발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