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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도시 포항의 그늘···도심 곳곳 ‘고물상 난립’, 폐기물 환경법 위반 소지 곳곳

철강도시 포항의 또 다른 풍경은 도시 곳곳에 자리 잡은 고물상이다. 산업단지와 철강공장이 밀집한 도시 특성상 고철과 재활용 자원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이를 수거·유통하는 고물상 역시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그러나 최근 지역 곳곳에서 고물상과 관련된 환경 민원과 안전 문제가 잇따르면서 관리 체계의 허점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 업계와 관련 기관 자료를 종합하면 포항지역에서 영업 중인 고물상은 대략 120~160곳 안팎으로 추정된다. 철강 산업 기반 도시라는 특성 때문에 전국 평균보다 훨씬 많은 규모다. 문제는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소규모 개인 사업장 형태로 운영되면서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현행 제도에서 고물상은 두 가지 법 체계로 관리된다. 하나는 경찰이 관할하는 ‘고물영업 허가’이고, 다른 하나는 지자체가 관리하는 폐기물 재활용 관련 신고다. 그러나 일정 규모 이하 사업장은 폐기물 처리 신고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는 사실상 관리 밖에서 운영되는 사업장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도심 주변의 소규모 고물상들은 경찰의 영업 허가만 받은 채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폐기물 보관 방식이나 처리 과정에 대한 지자체의 환경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특히 일부 고물상에서는 고철과 폐전선, 폐플라스틱 등 각종 재활용 자재가 분리되지 않은 채 장기간 야적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잔재 폐기물이나 오염물질은 폐기물관리법 등 환경 관련 법 위반 소지가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실제로 고물상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은 단순 고철만이 아니다. 폐전선 피복, 플라스틱 잔재, 오염된 포장재 등 다양한 폐기물이 함께 발생한다. 이를 적절히 분리·보관·처리하지 않을 경우 명백한 폐기물 처리 기준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러한 관리 여부를 상시적으로 점검하는 체계는 사실상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환경 관리 기준이 제대로 적용되고 있는지 확인하기조차 쉽지 않다는 것이 현실이다. 포항 남구 오천읍과 연일읍, 북구 흥해읍 등 철강공단 주변에는 고철과 비철 금속을 취급하는 중소 고물상들이 밀집해 있다. 공장 폐자재와 철강 스크랩을 수거하는 업체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든 결과다. 여기에 도심 골목형 고물상까지 포함하면 주거지 인근에서도 쉽게 고철 야적장을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환경은 주민 생활과 직결된 문제로 이어진다. 고철 절단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 폐기물 적치로 인한 악취, 비산 먼지 등 생활환경 민원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폐전선이나 플라스틱 잔재 등이 뒤섞여 보관될 경우 화재 위험도 높아 주민 불안 요인으로 지목된다. 전국적으로도 고물상 화재는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 대부분 고철과 폐기물, 가연성 재료가 뒤섞여 적치된 환경에서 발생하며 한 번 불이 나면 대형 화재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좁은 골목이나 도심형 사업장의 경우 소방차 접근이 어려운 곳도 많아 위험성은 더욱 커진다. 또 다른 문제는 고철 도난과 불법 유통 가능성이다. 철강 가격이 상승할 경우 공사장 자재나 공공시설물 등이 도난되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발생해 왔다. 고물상은 거래 기록과 신분 확인 의무가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철저히 지켜지는지는 별도의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관리 부재다. 경찰은 고물영업 허가를 관리하고, 지자체는 폐기물 관련 신고를 담당하지만 두 제도 사이의 틈에서 상당수 사업장이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포항시가 지역 고물상 전체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지조차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공식적으로 공개된 전수 자료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업계 추정치만 떠도는 실정이다. 철강 산업이 유지되는 한 고철과 재활용 산업은 도시 경제의 한 축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산업이 주민 생활환경과 안전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방치된다면 이는 명백한 행정의 관리 문제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포항시가 고물상 실태에 대한 전면적인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찰의 고물영업 허가 자료와 지자체의 폐기물 관련 신고 자료를 통합해 지역 내 모든 사업장의 위치와 규모, 운영 실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폐기물 보관 상태와 처리 과정, 환경 관리 기준 준수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해 폐기물관리법 등 환경 법령 위반 가능성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철강도시 포항의 또 다른 산업인 재활용 시장. 그러나 관리되지 않은 고물상 난립은 언제든 환경 문제와 안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인이다. 포항시는 지역 고물상 전수조사를 즉각 실시하고, 폐기물 처리와 환경 관리 기준을 강도 높게 점검해야 한다. 도심 곳곳에 쌓여가는 고철 더미와 폐기물. 이 문제가 더 큰 환경 재난으로 이어지기 전에 행정의 철저한 대응과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2026-03-10

이 대통령 “주한미군 무기 반출돼도 대북억지전략 장애 안 생겨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촉발된 주한미군 전력의 중동 반출 우려와 관련해 “우리의 대북 억지 전략에 장애가 심하게 생기느냐고 묻는다면 저는 전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단언했다. 자주국방 역량을 자신하면서 일각의 안보 공백 우려를 일축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최근 주한미군 포대나 방공무기 반출이 논란이 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선 주한미군의 자산 재배치 움직임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주한미군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전적으로 기여하기를 기대하고, 또 지금까지 그래왔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그렇기에) 주한미군이 자국의 군사적 필요에 따라 일부 방공무기를 반출하는 것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고는 있지만 우리 의견대로 전적으로 관철할 수 없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압도적인 자체 국방력을 내세우며 주한미군의 무기 반출이 한국의 방위 태세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객관적으로 볼 때 대한민국의 군사방위비 지출 수준은 전 세계적으로 봐도 매우 높다. 국제기구가 평가하는 군사력 수준도 세계 5위일 정도로 군사방위력 수준이 높다”면서 “우리의 국방비 연간 지출 수준은 북한의 GDP(국내총생산)보다 1.4배 높다. 객관적으로 (한국의 국방력은) 북한과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북한의 핵이라는 특별한 요소가 있긴 하지만 재래식 전투역량, 군사 역량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사실 국가 방위는 국가 단위로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 언제나 최악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당장 전쟁이 벌어지는 것 때문만이 아니다. 혹여라도 외부의 지원이 없을 때 어떻게 할지를 언제나 생각해야 한다”며 “전쟁에 일상적으로 대비해야 하는 것처럼 국제질서의 영향으로 외부의 지원이 없어지는 경우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그런 경우에도 자체적으로 방위할 수 있도록 자주국방 역량을 충실히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6-03-10

국힘 개혁파, ‘절윤’ 결의에 대한 후속 조치 요구

6·3 지방선거를 80여 일 앞두고 국민의힘 소속 의원 전원이 ‘비상계엄 사과’와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담은 결의문을 전격 채택한 가운데 당내에서 계파를 막론하고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다만 개혁파와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는 당권파 인사 교체와 한동훈 전 대표 징계 철회 등 실질적인 후속 조치를 촉구하고 나서, 장동혁 지도부의 향후 행보에 따라 노선 갈등이 재연될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내 개혁파와 친한계 의원들은 이번 결의문 채택을 ‘최소한의 전제조건’으로 평가하며 지도부의 결단을 압박했다. 당내 개혁파 모임 ‘대안과 미래’ 간사인 이성권 의원은 10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서 “방향 전환은 아주 잘 이뤄졌다”며 “계엄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윤어게인’ 세력과의 결별까지 선언했기 때문에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윤어게인과 궤를 같이 하는 당직자에 대한 정리는 명확하게 해야 한다”며 추가 당권파 인사 교체를 주장했다. 이날 당내 소장파 김용태 전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SBS라디오에서 “지방선거를 이길 수 있다는 보장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전제조건”이라며 “결의로 끝나서는 안 되고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친한계에서도 실천적 방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우재준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절윤을 상징하는 인사들, 징계로 내보낸 사람들을 포섭하고 다시 함께하는 형태로 절윤의 의지를 보여줄 수도 있다”며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취소와 한동훈 전 대표 징계 철회가 절윤을 보여주는 실천적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결의문 내용이 모호하다며 날을 세웠다. 그는 KBS 라디오에서 “윤 전 대통령의 정치 복귀에 반대할 게 아니라 선명하게 계엄 옹호, 탄핵 반대, 부정선거 음모론에 반대해야 한다”며 “윤어게인 노선을 위해 부당했던 일련의 숙청·제명 정치를 정상화하지 않으면 이 결의문은 면피용이라고밖에 국민은 보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결의문 채택 이후 공천 미접수 강수를 두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긍정적인 태도로 돌아서는 등 일부 효과도 감지되지만, 장동혁 대표의 리더십은 여전히 시험대에 올라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장 대표 체제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힘들다며 ‘혁신’ 이미지를 앞세운 ‘조기 선대위 전환’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6-03-10

대구·경북 제조업 생산 회복··· 소비·고용은 여전히 부진

대구·경북 지역 제조업 생산과 수출이 증가세를 보이며 실물경제 일부 지표가 개선되고 있지만 소비와 고용은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발표한 ‘최근 대구·경북 지역 실물경제 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대구와 경북 모두 제조업 생산과 수출이 증가했지만 소비와 고용은 감소하는 등 지표 간 온도 차가 나타났다. 대구지역 제조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17.5% 증가하며 큰 폭의 회복세를 보였다. 기계장비, 자동차, 금속가공, 섬유 등 주요 업종이 대부분 증가한 영향이다. 제조업 출하도 18.9% 증가했고 재고는 6.1% 늘었다. 경북지역 제조업 생산도 5.9% 증가했다. 전자·영상·통신장비, 자동차, 화학제품 등의 생산이 늘며 전체 제조업 지표를 끌어올렸다. 제조업 출하는 2.7% 증가, 재고는 4.1% 증가했다. 수출 증가세도 이어졌다. 대구지역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7.5% 증가했고 수입도 25.1% 늘었다. 경북지역 수출 역시 29.8% 증가하며 반도체·전자제품과 철강·금속 등의 증가가 전체 수출 확대를 견인했다. 투자 지표도 개선 흐름을 보였다. 대구의 경우 설비투자 지표인 기계류 수입이 전년 대비 39.0% 증가했다. 건설투자 지표인 건축 착공면적도 49.7% 증가했다. 경북 역시 기계류 수입이 23.6% 증가했고 건축 착공면적은 98.3% 증가하며 건설투자가 크게 확대됐다. 반면 소비 지표는 지역 경기 체감을 낮추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대구의 대형소매점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8.9% 감소했다. 특히 대형마트 판매가 22.1% 감소하며 소비 위축이 두드러졌다. 경북의 대형소매점 판매는 26.5% 감소하며 감소 폭이 더 컸다. 승용차 신규 등록도 9.7% 줄어 소비 둔화 흐름이 이어졌다. 고용 지표도 악화됐다. 대구지역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7천400명 감소했고 고용률은 56.2%로 0.4%포인트 하락했다. 경북 역시 취업자가 1만5천400명 감소했고 고용률도 61.0%로 0.7%포인트 떨어졌다. 물가 상승률은 안정세를 보였다. 대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7%, 경북은 1.9%로 전월보다 상승폭이 소폭 둔화됐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거래 감소가 나타났다.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0.1% 하락, 경북은 보합을 기록했으며 토지 거래와 아파트 거래도 감소했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2026-03-10

“울릉도 가는 길, 바람 세기·멀미 지수까지 휴대폰으로 한눈에”

그동안 여객선사 등 일부 관계자들만 공유하던 해상 기상 정보가 일반 국민에게 전면 공개되면서, 울릉도에 오가는 주민과 관광객들이 모바일로 실시간 항로 상황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한국 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은 전국 주요 17개 여객선 항로의 해양 기상 정보를 시각화해 제공하는 ‘해양 기상 모니터링 플랫폼’ 서비스를 본격 공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서비스는 울릉, 포항, 동해 등 전국 연안에 설치된 해양기상관측장비(풍향·풍속계 등)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계기판 형태로 직관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이다. 이용객들은 전문가의 도움 없이도 현재 항로의 풍향, 평균 풍속, 순간 최대 풍속을 스마트폰으로 즉시 파악할 수 있다. 특히 기상 변화에 민감한 울릉 항로 이용객들을 위해 국립해양조사원과 협업한 특화 정보도 담겼다. 단순 기상을 넘어 ‘선박 운항 위험도 지수’와 ‘뱃멀미 지수’를 함께 제공함으로써, 이용객들이 더 안전하고 쾌적하게 여행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여객선사와 운항관리자 역시 이 실시간 데이터를 바탕으로 입출항 가능 여부나 예인선 사용 등을 더욱 정밀하고 신속하게 판단할 수 있게 돼, 해상 안전사고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공단은 현재 공식 누리집을 통해 제공 중인 이 서비스를 향후 해양 교통안전 정보시스템(MITS) 앱은 물론 네이버, 카카오 등 민간 플랫폼으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높은 적중률을 보이는 ‘내일의 운항 예보’ 서비스와 연계해 정보의 신뢰도를 높여나갈 방침이다. 김준석 이사장은 “과학적인 해양 기상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울릉 주민을 비롯한 여객선 이용객과 해양 종사자 모두가 안심하고 바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

2026-03-10

남한권 울릉군수, 현직이면서 왜 국힘 공천 신청 포기했을까... ‘무소속 출마’ 배수진

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남한권 울릉군수가 국민의힘 공천 신청을 포기하면서 무소속 출마로 방향을 틀었다. 재선 도전이 기정사실화된 현직 군수가 정당 공천을 스스로 내려놓고 독자 노선을 택한 것은 지역 정가에서 매우 이례적인 행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8일 마감된 국민의힘 경북도당 기초단체장 공천 접수 결과, 남 군수는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이는 당내 경선의 불확실성과 복잡한 정치적 역학 관계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2022년 무소속으로 당선된 남 군수는 지난 2023년 4월 국민의힘의 요청으로 재입당했다. 이후 대선과 총선에서 당과 보조를 맞췄으나, 지난 22대 총선 과정에서 보인 ‘중립적 태도’가 오히려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경쟁자인 남진복 도의원과 김병수 전 군수는 총선 당시 김병욱 전 의원과 현 이상휘 국회의원 측을 각각 적극 지원하며 당내 기반을 공고히 해왔다. 이 과정에서 군 장성 출신인 남 군수가 상명하복 중심의 조직 문화에는 익숙하지만, 중앙 및 지역 정치권과의 정무적 소통에서는 다소 괴리를 보였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남 군수의 공천 포기 결정에는 현실적인 ‘수 계산’도 깔려 있다. 최근 공천 심사 기준을 내놓은 국민의힘 공관위는 과거에 선거를 앞두고 탈당 후 무소속 등으로 출마했었으면 최대 10% 감점한다고 발표했었다. 비록 자신이 받은 지지율에서 10% 감점이지만 경쟁후보와 팽팽한 구도라면 이 감점율은 충분히 승패를 가를수 있을만큼 위력적이다. 울릉군수 국힘 공천을 두고 남 도의원 및 김병수 전 군수와 피말리는 접전을 벌이고 있는 남 군수로서는 이 감점율이 큰 부담이 됐을 수도 있다. 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10년간 대구·경북에서 공천 불복 탈당 후 무소속 당선된 사례는 나 혼자이며, 당의 요청으로 복당했음에도 감점 페널티를 적용하는 것은 억울하다”라고 성토했다. 4년 전 당내 경선에서 단 1표 차이로 탈락해 본선 무대조차 밟지 못했던 김병수 전 군수의 전례는 남 군수에게 큰 경각심을 준 것으로 보인다. 결과 예측이 어려운 당내 경선에 사활을 걸기보다, 무소속으로 출마해 군민들의 직접적인 평가를 받겠다는 실리를 선택한 셈이다. 남 군수가 무소속 출마로 가닥을 잡으면서 울릉군수 선거는 다자구도로 재편됐다. 현재 국민의힘 공천을 신청한 김병수 전 군수와 남진복 현 경북도의원,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신청한 정성환 전 울릉군의회 의장, 그리고 무소속 남한권 군수까지 가세하면서 본선은 치열한 ‘4파전’이 전개될 전망이다. 울릉군 총 인구수는 8724명, 지난 지방선거 기준 유권자는 6795명이다. 남 군수는 지난 선거에서 69.71%(4629표)라는 압도적 지지율로 당선된 바 있다. 이 표심을 온전히 지켜낸다면 당선권에 근접하지만, 재임 기간 강직한 군정 운영 스타일로 인해 이탈한 지지세를 얼마나 회복하느냐가 이번 선거의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

2026-03-10

대구 도시재생 기자단 발대식 개최⋯시민·대학생 10명 선발

대구 도시재생 현장을 시민의 시선으로 기록할 ‘2026 대구 도시재생 기자단’이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대구시와 대구정책연구원, 대구시 창의도시재생지원센터는 지난 9일 대구정책연구원 10층 대회의실에서 ‘2026 대구 도시재생 기자단 발대식’을 열고 기자단 활동의 시작을 알렸다. 올해 기자단은 지난 1월 26일부터 2월 9일까지 대구 시민과 인근 지역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공개 모집을 진행해 총 56명이 지원했다. 이후 서류 심사를 거쳐 기획·영상 부문에서 모두 10명이 최종 선발됐다. 기자단은 오는 12월 해단식까지 정례 기획회의와 현장 취재, 기사 작성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들이 제작한 기사와 영상 콘텐츠는 웹진과 유튜브 등을 통해 대구 도시재생 홍보 자료로 활용된다. 발대식 이후에는 첫 공식 일정으로 제1차 기획회의도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기사 작성과 기획기사 작성법, 영상 콘텐츠 제작 방법, 타 지역 도시재생 사례 취재 지원 등에 대한 안내와 함께 기자단이 취재할 주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신우화 대구시 창의도시재생지원센터장은 “공정한 절차를 통해 선발된 기자단이 시민의 시선에서 도시재생의 의미와 변화를 전해주길 기대한다”며 “기자단 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3-10

대구상의 지식재산센터 ‘우수센터상’ 수상

대구상공회의소 지식재산센터는 2025년도 사업 수행 성과평가에서 우수한 성과를 인정받아 최근 천안 소노벨 리조트에서 열린 ‘2026년 지역지식재산센터 워크숍’에서 우수센터상(한국발명진흥회장상)을 수상했다. 이번 평가는 특허청이 주최하고 한국발명진흥회가 주관해 전국 26개 지역지식재산센터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책임경영과 센터 운영, 고객만족도, 목표 달성도, 성과 창출 등 다양한 지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우수센터를 선정했다. 센터는 이번 수상으로 2021년 이후 다섯 번째 우수센터상을 받게 됐다. 센터는 지난해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특허·브랜드·디자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IP스타기업 지원, 지식재산 긴급지원, 소상공인 지식재산 창출지원 등 지식재산 창출 지원사업 347건을 수행했다. 또 창업 초기 기업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IP나래 프로그램을 통해 중소기업 24개사를 지원하고 예비창업자 35명을 대상으로 특허 전략 컨설팅과 특허 출원을 도왔다. 지원 기업의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지식재산 긴급지원 사업에 참여한 ㈜클린디는 포장 디자인 개발 지원을 받아 칫솔 살균 건조기를 출시해 지난해 하반기에만 6억 4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IP나래 프로그램 지원을 받은 ㈜지오로봇은 협동로봇 기술 관련 특허 분석과 컨설팅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높였고, 이를 바탕으로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12억 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김종훈 센터장은 “지식재산 경쟁력 강화를 통해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 기업의 지식재산 창출과 보호를 위한 지원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3-10

대구시, 주요 현안 점검⋯TK행정통합 무산 대비(?)

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가 정치권의 정쟁으로 사실상 무산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대구시가 주요 현안 점검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받고 있다. 대구시는 최근 ‘2027년도 제2차 국비전략 보고회’를 열고, 내년도 국비 9조 원 이상 확보를 목표로 대응 전략을 점검한 바 있다. 국비 전략 보고회에 이어 연이은 주요 현안 점검회의가 열리면서 일각에서는 행정통합이 무산될 경우에 대비한 조치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주요 현안 점검회의에서 △대구경북 민군 통합공항 이전 재원 마련 △국립치의학연구원 유치 △대구취수원 이전 △2차 공공기관 이전 등의 중대 현안의 진행사항과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점검회의는 각 국별로 진행되면, 이번 주중에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는 이번 현안 점검회의는 정례적인 회의로 행정통합 결과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시청 내부에서조차 행정통합이 아무런 진척이 없이 시간이 흐르는 상황에서 무산될 경우를 대비한 점검회의라는 의견이 많다. 행정통합이 불발 될 경우 핵심 전략 사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대구시가 선제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는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가장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정부가 ‘나눠먹기식 분산 배치’를 지양하고 행정통합 지역에 우선 배정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신공항 건설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다. 그동안 통합이 이뤄질 경우 확보될 재정 여력을 신공항 사업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해 온 터라 재원 마련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신공항 건설비 이자 비용만 약 5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아직 TK행정통합에 대한 희망을 불씨는 살아있다고 본다. 끝까지 행정통합이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면서도 “행정통합 결과가 주요 현안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기 때문에 (주요 현안 사업들에 대한) 점검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3-10

대구·경북 초광역 인재양성 협력 본격화⋯산업·인재 동반 성장 추진

대구시와 경북도가 대경권 초광역 인재양성 협력체계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역 산업 수요에 맞는 전문 인력을 공동으로 육성해 대구·경북 성장엔진 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10일 시청 산격청사에서 ‘대구·경북 초광역 인재양성 추진단(TF)’을 출범하고 첫 킥오프 회의를 개최했다. 추진단은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과 교육부의 지역 주도형 고등교육 정책에 대응해 대구·경북 권역 인재양성 체계를 구축하고, 교육부 공모사업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구성됐다. 정부는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역 성장 거점 육성을 위해 ‘5극3특’ 국가균형발전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초광역 협력 기반의 산업·교육 생태계 구축을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부도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를 개편해 산업·경제 권역 단위 맞춤형 인재양성을 강화하고 있다. 교육부가 추진 중인 초광역 인재양성 체계 구축 공모사업은 △초광역 단위 인재 육성(총 800억 원, 과제당 100억~150억 원) △초광역 공유대학 네트워크 확대(총 1200억 원, 대경권 약 195억 원 규모)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한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이러한 정책 기조에 맞춰 초광역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산업 수요 중심의 인재양성 모델을 공동 발굴할 계획이다. 대구의 인공지능(AI)·로봇·헬스케어·미래모빌리티·반도체 등 ‘D5 미래산업’과 경북의 반도체·소재부품·이차전지·바이오 등 성장엔진 산업을 연계해 전문 인력 양성 전략을 마련하고, 대경권 산업벨트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대구·경북 초광역 인재양성 추진단 운영 계획 △교육부 공모사업 공동 대응 전략 △성장엔진 산업 분야 인재양성 협력과제 발굴 방안 등이 논의됐다. 양 시·도는 이번 회의를 시작으로 지역 대학과 산업체가 참여하는 실무협의체를 확대 운영하고, 산업 수요 기반의 초광역 인재양성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장 중심의 실무형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이상수 경북도 지방시대정책국장은 “대구시와 협력해 지역 기업과 연구소 등 현장 수요를 충분히 반영한 성장엔진 분야 인재양성 및 산학협력 모델을 마련해 국비 공모사업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은아 대구시 대학정책국장은 “이번 추진단 출범을 계기로 양 시·도의 초광역 협력을 강화해 산업과 인재를 함께 키우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교육부 공모사업과 연계한 인재양성 협력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지역 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3-10

미국-이란 전쟁에 대구 섬유 ‘직격탄’⋯경북 철강·자동차 수출도 긴장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로 중동 정세가 급격히 불안해지면서 대구·경북 수출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대구는 섬유, 경북은 철강과 자동차 산업의 중동 의존도가 높은 구조여서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지역 제조업 전반에 파장이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의 대(對)중동 수출액은 3억 3000만 달러, 경북은 9억 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6%와 2.6% 수준이지만, 중동 수출의 상당 부분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협력회의(GCC) 국가에 집중돼 있어 지정학적 리스크에 취약한 구조다. 특히 대구는 중동 수출의 절반가량이 GCC 국가에 몰려 있고 경북은 이 비중이 77%에 달한다. 대구의 중동 수출은 직물류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UAE 수출 가운데 직물류가 48%, 사우디아라비아 수출에서는 70% 이상이 직물류로 나타났다. 중동 시장은 전통 의상용 직물과 기능성 원단 수요가 꾸준해 대구 섬유업체들이 최근 적극적으로 공략해 온 시장이다. 하지만 전쟁으로 현지 소비가 위축되거나 물류가 불안해질 경우 주문 지연이나 거래 축소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구 서구의 한 섬유 수출업체 관계자는 “중동은 거래 규모는 크지 않지만 꾸준히 성장하던 시장”이라며 “분쟁이 길어지면 바이어들이 계약을 미루거나 선적을 늦추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환율 변동과 해상 운임 상승이 겹치면 중소 섬유업체들은 수출 채산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북의 경우 철강과 자동차 관련 제품이 중동 수출의 핵심 품목이다. 아연도강판과 중후판 등 철강 제품, 특장차, 자동차부품, 전선 등이 중동 건설·플랜트 시장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포항 철강업계에서는 중동 건설 경기 위축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포항의 한 철강업체 관계자는 “중동 플랜트나 건설 프로젝트가 지연되면 철강 수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유가 상승으로 철강 생산 원가가 올라가는 점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구미 자동차부품업계 역시 중동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구미의 자동차부품 업체 관계자는 “중동 자동차 시장이 위축되면 완성차 수출이 줄고 부품 주문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아직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지역 수출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이다. 세계 원유 해상 운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이 해협이 봉쇄될 경우 국제유가와 해상 운임이 동시에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 상승과 환율 상승, 물류비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 수출기업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직접적인 수출 감소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분쟁이 길어지면 지역 수출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중동 정세와 유가, 환율 변동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동 사태가 단기간에 마무리될 경우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장기화될 경우 지역 제조업 전반으로 파장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대구는 섬유, 경북은 철강과 자동차 산업 비중이 높은 구조”라며 “유가 상승과 물류 차질이 동시에 발생하면 지역 제조업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3-10

포항시, 읍면동까지 재난안전통신망···시민 안전 골든타임 확보

포항시가 산불 발생이 집중되는 봄철을 대비해 읍면동에까지 재난안전통신망을 보급하고, 반복 훈련을 통한 통신망 활용을 높이는 등 시민 안전 골든타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는 구청과 29개 읍면동,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 23개 부서에 재난안전통신망을 보급해 긴급 연락 체계를 구축했고, 매일 상황 훈련과 더불어 매달 재난 대응 영상회의를 하는 등 화재와 안전사고 발생 때 신속한 초동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국가가 운영하는 LTE 통신망을 이용하는 무전기 형태의 재난안전통신망은 재난 현장의 신속한 상황 전파와 대응을 위해 관계기관 간 멀티미디어 정보를 송수신할 수 있는 재난 전용 무선통신망으로, 현장 중심의 신속한 대처가 요구되는 재난 상황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시는 10~11일 이틀간 재난안전상황실에서 각 구청과 읍면동,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 협업 기능 부서 담당자를 대상으로 재난안전통신망을 활용한 산불 대응 긴급훈련을 실시하고 재난 대응 연락 체계를 점검한다. 훈련에서는 실제 산불 발생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 기반 통신 실습을 통해 신속한 상황 전파와 초동 대응 역량을 점검한다. 시는 특히 재난안전통신망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경찰과 소방, 군부대 등 유관기관과 매일 정기 교신을 하고 있으며, 긴급 상황 발생 시 신속한 소통을 통해 대응력을 강화해 왔다. 앞으로 산불 외에도 태풍이나 극한 강우로 인한 하천 붕괴와 도시 침수 상황에 대비해 유관기관 합동훈련도 실시하는 등 돌발 재난 상황에 대한 대응 체계를 지속해 강화할 방침이다. 김복수 도시안전주택국장은 “예측하기 어려운 사고와 재난으로부터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현장에서의 신속한 상황 전파 체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재난 대응 체계를 더욱 강화해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시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6-03-10

임이자, 경북지사 출마 후 첫 행보 안동·예천 방문⋯“북부권 소외 없는 통합 필요”

국민의힘 임이자(상주·문경) 의원이 지난 9일 경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뒤 첫 일정으로 안동과 예천을 방문해 “북부권이 소외되지 않는 통합을 통해 경북의 대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의원은 이날 안동농산물도매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만나 산불 피해 상황을 살폈다. 그는 “최근 산불로 사과와 배 등 과수농가의 피해가 커 새로 묘목을 심어야 하는 상황인데, 묘목 가격이 크게 올라 농가의 걱정이 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과수와 임산물 피해는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운 만큼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산불로 임산물 가공 작업장도 피해를 입었지만 제대로 된 보상과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폐업 수준에 놓였다”며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임 의원은 “피해 농가뿐 아니라 임산물 가공산업 피해까지 함께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임 의원은 예천군청을 방문해 김학동 예천군수를 만나 행정통합 추진과 관련한 지역의 우려를 듣고, 도청 신도시 정주여건 개선과 e스포츠센터 건립 추진, 도시첨단산업단지의 저조한 분양 실적 등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임 의원은 “행정통합에 대한 북부권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지역 국회의원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도시첨단산업단지 미분양 문제와 관련해 “부지는 예천에 있지만 경북도시개발공사가 분양을 담당하는 만큼, 도 차원의 공모사업이나 추가 인센티브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조기에 분양을 마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면담 이후 예천 도시첨단산업단지 예정지를 찾은 임 의원은 “예천 도시첨단산업단지는 단순한 공장 집적지가 아니라 도청 신도시와 연계된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이 입주해 청년 일자리 거점으로 발전해야 한다”며 “북부권이 소외되지 않는 행정통합을 통해 경북의 대혁신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3-10

차수환 동구청장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동구 100년 성장동력 확보”

국민의힘 대구 동구청장 예비후보인 차수환<사진> 전 동구의회 의장이 10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선거 행보에 나섰다. 차 예비후보는 동구 반야월삼거리 안심로 대로변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개소식을 열고 “지속가능한 동구의 100년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구청장 선거에 도전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강대식 국회의원이 축사를 전했으며, 지역 후원회와 각종 단체 관계자, 시·구의원, 출마 예정자, 지역 당원과 지지자 등 약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차 예비후보는 이 자리에서 동구 발전을 위한 5대 핵심 비전을 제시했다. 주요 내용은 △K-2 군공항 후적지 개발을 통한 첨단산업 허브도시 조성 △주거환경 재정비사업 추진을 통한 도시 경쟁력 강화 △교통환경 개선을 통한 안전·교통도시 구축 △팔공산·금호강·안심권역을 잇는 체류형 관광벨트 조성 △주민 일상 참여형 공동체 구축 등이다. 차 예비후보는 “오늘은 단순히 선거사무소의 문을 여는 날이 아니라 동구의 100년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출발점”이라며 “지속 가능한 일자리와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시대정신에 부응하는 정책으로 동구 발전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또 자치구가 직면한 재정 문제 해결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당정 협의체를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적극적인 공모사업을 통해 국·시비 확보에 나설 것”이라며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통한 지방세제 개편도 추진해 동구 재정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3-10

최경환·이재만 공천 신청에 국민의힘 내부 논란⋯‘비리 전력자 배제’ 원칙 충돌

국민의힘에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등의 공천 신청을 둘러싸고 내부 잡음이 나오고 있다. 장동혁 대표가 올해 초 공언한 ‘비리 전력자 원천 배제’ 원칙이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등 중량급 인사들의 공천 신청과 정면으로 충돌하면서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지난 9일 공개한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자 공천 신청 현황에 따르면,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경북지사 후보로,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은 대구시장 후보로 각각 공천을 신청했다. 두 인사는 모두 실형을 받은 전력이 있다. 최 전 부총리는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로 2019년 징역 5년이 확정됐다. 이 전 청장 역시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2020년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앞서 장동혁 대표는 지난 1월 ‘이기는 변화’를 강조하며 “뇌물을 비롯한 비리 전력이 있는 인물은 공천 자격을 원천 박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강력범죄, 부패범죄, 성범죄, 선거범죄 등에 해당하는 후보자는 부적격 또는 실격 처리한다는 지침을 마련했다. 장 대표는 앞서 22대 총선 시 사무총장으로 공천관리위원회 당연직 부위원장을 맡았을때도 “강력범죄·뇌물범죄·재산범죄·선거범죄·도주차량·음주운전 등 파렴치 범죄로 집행유예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공천에서 원천 배제한다”고 밝혔었다. 당시 최 전 부총리는 공천을 받지 못했고 경북 경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최 전 부총리는 적극적인 소명에 나섰다. 최 전 부총리 측은 “당시 사건은 정치적 보복 성격이 짙었으며, 이미 사면을 통해 복권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특히 당규상 사면 후에도 공천이 불가한 ‘성범죄’와 달리 뇌물 수수는 해석의 여지가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작년 5월 국민의힘이 대선을 앞두고 최 전 부총리의 복당을 허용하며 정치 활동 재개 길을 열어준 만큼 상황이 달라졌다는 해석도 나왔다. 경북의 한 도의원은 “지역 민심이 복당을 수용한 만큼 공천 심사에서도 이를 반영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당내 갈등으로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도덕성 후퇴’ 프레임에 갇힐 경우 선거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당직자는 “최 전 부총리 사례를 허용하면 음주운전이나 다른 재산 범죄를 저지른 후보들을 걸러낼 명분이 사라진다”며 “공천 원칙이 연쇄적으로 무너지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3-10

수제화 50년, 향촌동에 꽃 피운 ‘편아지오’

“구두는 발이 편해야 한다.” 대구 향촌동 제화 골목의 역사는 우종필(64) 장인의 손끝에서 다시 쓰였다. 3대째 가업을 이어가는 그는 쇠락해 가던 거리의 명맥을 살린 주역이다. 1976년, 축구선수의 꿈을 접고 열다섯 나이에 망치를 든 소년은 이제 200여 개의 표창장을 지닌 대한민국 신지식인 명장이자 지역 공동체의 상징이 된 인물이다. 장인의 48년 외길은 순탄치 않았다. 8년의 수련 끝에 재봉틀 한 대로 시작한 작업장은 꼼꼼한 솜씨로 소문나면서 한때는 직원이 15명이나 되는 규모로 커졌다. 그렇지만 호황은 길지 않았다. 결재한 거래처의 수표가 줄줄이 부도나면서 납품 대금 회수 실패라는 가혹한 시련이 찾아왔다. 채무자를 찾아 전국을 헤매었지만, 돌아오는 것은 아픔뿐이었다. 하는 수없이 삼촌 공장에 다시 들어가 일을 시작했다. 또 새로운 재기를 위해 중국으로 건너가 일을 했으나 이곳에서도 바이어들의 횡포로 몸만 겨우 빠져나오는 고생을 했다. 그러나 이것이 그를 오히려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고나 할까. 2000년대 들어 제화 경기가 추락하며 향촌동 거리에 폐업 행렬이 이어질 때, 그는 전업 대신 ‘상생’을 택했다. “모든 것은 내가 책임지겠다”는 각오로 반대하는 동료들을 설득해 ‘대구 수제화 마을기업’을 탄생시킨 것이다. KBS ‘아침마당’ ‘다큐 3일’ 등 생방송의 조명을 받으며 전국에서 고객이 몰려들었고, 죽어가던 거리는 다시금 망치 소리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못다 한 학업을 위해 야간학교와 대학을 장학생으로 졸업했다. 지인들의 추천으로 한때 대구 중구의원으로 진출해 지역 봉사에도 앞장섰다. 우 장인이 운영하는 (주)편아지오는 이름부터 남다르다. 외래어 대신 “발이 편안해지오”라는 우리말로 상호를 지었다. “아무리 가죽이 좋고 맵시가 있어도 발이 편하지 않으면 신지 않는다”는 그의 장인 정신과 철학이 담긴 상호다. KBS 생방송을 통해 그의 이름이 전국으로 알려지자 국경을 넘어 일본 교포한테서도 주문이 들어왔고, 뉴욕에서는 300mm 맞춤형 구두 주문이 들어오기도 했다. 석 달을 기다려야 받을 수 있는 ‘진품 수제화’의 명성은 이때부터 알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그의 곁에는 아들이 서 있다. 한때 자리를 비우기도 했던 아들이 돌아와 아버지의 가업을 잇는 모습은 이젠 장인에게 가장 큰 보람이다. 수백 개의 상패보다 마을기업 우수상이 더 자랑스럽다고 말한 그는 “이 길은 선택이 아니라 숙명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최선을 다한 뒤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그의 좌우명처럼, 우 장인은 오늘도 묵묵히 구두를 만든다. /유무근 시민기자

2026-03-10

서각(書刻) 30년, 금곡 신동호 작가

금곡 신동호는 1948년생으로 78세다. 서각에 반 갑(甲)년을 보내고, 지난 2월 20일부터 3월 8일까지 대구 수성아트피아 전시실에서 ‘전통의 숨결을 새기다’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가졌다. 지금도 시간만 나면 공방으로 가서 하루에 5시간 이상 작품 활동을 한다. 또 오전에는 매일 대구 범물노인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할 정도로 건강도 좋다. 범물복지관에서 신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신 작가는 서각을 시작하게 동기를 이렇게 말했다. 모 방송국에서 퇴직한 후 운동을 위해 신천을 산책하다 한가히 놀고 있는 노인들의 모습을 보고 늙어가지만 무언가 의미 있는 것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서경을 공부하다 잡지에서 본 서각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서각은 “나무와 작가가 나눈 이야기를 표현하는 예술작품이라 생각한다”면서 “때로는 나무가 나에게 말을 걸고 어떤 때는 내가 나무에게 말을 거는 예술”이라 설명한다. 그 와중에 나무의 무늬가 이야기에 끼어들기도 한다고 했다. 하지만 칼을 잡고 작업을 하는 순간만은 번뇌와 망상이 끼어들 틈이 없다고 했다. “참선보다도 더 좋은 것 같다”며 서각의 매력을 이야기했다. 신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 32점을 전시했다. 작품이 팔려 수익이 생긴다면 전액을 이웃 돕기에 사용하고 남은 작품과 앞으로 만드는 작품도 원하는 공공 기관이나 복지관 등에 기증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의 작품 가격이 궁금해서 주변에 살짝 알아보았더니 주는 대로 받지만 ‘십장생’은 400만원에 팔렸다고 했고, 소품도 30만원 정도는 된다고 귀띔했다. 서각에는 나무가 가장 중요하다. 그는 무늬가 좋고 야문 느티나무를 주로 사용하며 은행나무, 호두나무, 먹감나무, 참죽나무 등도 사용한다고 했다. 나무가 좋으면 값이 비싸고 너무 싼 나무와 수입된 알마사카, 마디카 나무는 물러서 작품성이 떨어져 잘 사용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가 가장 아끼는 작품은 ‘마음을 다스리는 글’을 표현한 작품인데 느티나무를 사용했고 테두리는 참죽나무로 만들었다. 집 거실에 걸어 두면 좋다고 했다. 마음을 비우려 늘 노력한다는 그는 78세의 나이에도 현재 예목서각회 고문과 사단법인 한국각자협회 자문위원, 목산서각연구원 원장으로 후학을 지도하고 있다. 또 대한민국 각자대전 초대작가, 운영위원 심사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까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서각 전을 둘러보던 시인 김동원씨는 “신 작가는 먹물의 흐름에 따라 나무와 한 마음이 되어 칼로서 글을 썼다”며 ”그의 양각은 쪽빛 하늘 허공에 대고 무형각(無形刻)으로 봄바람이 매화 향기를 머금듯 도풍(道風)을 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안영선 시민기자

2026-03-10

(시민기자 단상) 김유신에게 배우는 지도자의 자세

김유신을 둘러싼 평가는 시대에 따라 달라져 왔다. 한때 그는 삼국통일의 위대한 장군으로 추앙받았다. 그 후에는 외세와 손을 잡았다는 이유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다양한 해석과 논쟁을 거쳐도 분명한 사실이 하나 있다. 김유신은 여전히 역사적 영웅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영웅은 신화 속 인물이 아니다. 오히려 가장 어려운 현실 속에서 결단을 내린 사람이다. 7세기 동아시아는 거대한 제국 당이 군림하던 국제 질서였다. 고구려는 강대했고, 백제 역시 해양 세력과 연계된 강국이었다. 상대적으로 약소했던 신라가 살아남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많지 않았다. 신라가 당과 동맹을 맺은 것은 사실이다. 이를 두고 외세 의존이라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국제정치에서 동맹은 굴종이 아니라 전략이다. 생존을 위해 힘의 균형을 활용하는 것은 약소국이 취할 수 있는 현실적 선택이다. 김유신은 감정이 아니라 계산으로 움직인 군사 지도자였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이후다. 통일이 이루어진 뒤 신라는 당과 충돌했고, 매소성과 기벌포 전투를 통해 당 세력을 한반도에서 몰아냈다. 만약 신라가 진정한 사대 국가였다면 그런 전쟁은 없었을 것이다. 도움을 받았으되 지배를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 동맹은 굴종이 아니라 자주권을 향한 과정이었다. 김유신의 공적은 단순히 전장에서의 승리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신라 내부의 귀족 연합체제를 조정하며 왕권을 뒷받침했다. 분열과 전쟁이 반복되던 한반도에 처음으로 장기간의 통합질서를 여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그 통합은 이후 고려와 조선으로 이어지는 국가 전통의 토대가 되었다. 한반도 역사에서 ‘하나의 정치 질서’가 지속된 경험은 가볍지 않다. 물론 그의 선택이 모든 면에서 이상적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외세와의 협력은 언제나 위험을 동반한다. 그러나 우리는 결과를 알고 있는 자리에서 과거의 결단을 쉽게 재단하는 경향이 있다. 김유신은 결말을 모른 채 국가의 존속을 위해 선택해야 했던 인물이었다. 그가 짊어진 것은 영광 이전에 책임이었다. 영웅은 완벽해서 영웅이 되는 것이 아니다. 시대의 가장 어려운 문제 앞에서 도망치지 않았기에 영웅이 된다. 김유신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현실을 택했다. 그 현실적 선택은 한반도의 통합과 자주적 질서 확립으로 귀결되었다. 우리는 영웅을 흠 없는 존재로 만들고 싶어 하지만, 역사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오히려 논쟁 속에서도 지워지지 않는 이름이 진정한 영웅에 가깝다. 김유신은 비판과 재해석을 거쳤음에도 여전히 역사에서 중심적 위치를 차지한다. 그것은 그의 선택이 한 시대의 운명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분열의 시대에 통합을 이끈 결단, 외세 속에서도 자주권을 지켜낸 전략, 그리고 그 결과를 끝까지 감당한 책임. 이 세 가지가 바로 김유신을 오늘날에도 영웅으로 남게 하는 이유다. 그런 의미에서 김유신은 한 시대의 영웅이기 이전에, 지도자가 가져야 할 자세를 보여 준 인물이었다. /김성문 시민기자

2026-03-10

대구에 있는 아름다운가게를 아시나요

(재)아름다운가게는 비영리 공익재단이다. 우리 사회의 생태적, 친환경적 변화에 기여하고 국내외 소외계층을 위한 공익활동을 벌인다. 기증품 판매 수익금, 개인 단체 기부금, 행사 수익금 등을 통해 지역공동체 회복 및 빈곤 해결과 환경문제 해소를 목표로 2002년 처음 시작했다. 지난 20여 년간 전국 164개 매장과 690개 이상 운영된 나눔장터에서 총 2억5700만점의 중고물품을 거래했다. 2012년에는 미국 LA에, 2013년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지점을 개점하기도 했다. 아름다운가게는 전국 매장 수익의 약 70%를 매장이 속한 지역사회에 환원한다. 20여 년 동안 저소득층과 공익단체를 지원하고 있다. 또 환경을 위해 ‘아름다운 숲’ 조성 사업에도 힘쓴다. 전국 매장과 17개의 되살림 센터(기부물품 집하 및 배송 담당)를 통해 자원순환도 이루어진다. 아름다운가게의 사업은 물품 기부, 착한 소비, 업사이클링 사업 등이다. 물품 기부의 참여를 원하면 3가지 방법으로 참여할 수 있다. 직접 매장을 방문하여 기부할 수 있고, 기부할 물품이 3박스 이상이면 전화를 하면 직접 수거해간다. 물품을 기부하면 그 중 판매 가능한 것은 오프라인 아름다운 가게 매장에서 판매한다. 아름다운가게 대구수성점(대구 수성로 69길 65. 상가 7동 101호)을 찾았다. 지상철 대봉교역 4번 출구에서 대봉교를 지나 횡단보도를 건너면 바로 보인다. 기부 코너에 가서 기부할 옷과 도서를 세고, 회원가입을 한 뒤 등록을 마치니 휴대전화에 물품의 개수와 기부금을 신청하라는 메시지가 보인다. 가게에는 의류, 도서, 생활용품 등 없는 것 없다. 필요한 물건은 누구나 여기서 살 수 있다. 값은 아주 저렴하다. 겨울용 패딩이 2만원 정도며 점퍼 바지는 1만원에 살 수 있다. 학용품과 문구류는 대부분 새것이다. 값은 절반 수준. 여기서 팔리는 물건들은 대부분이 기증품이다. 해당 방문 매장에 기부된 물건은 본사 측에서 소독을 마친 뒤 가격 측정 후 전국 매장으로 보내지게 된다. 나에게는 필요 없는 물건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요긴하게 쓰일 물건들이 기부를 통해 판매되고, 그 수익금은 국내외 소외계층을 돕는다. 고마운 일이다. 지나는 길에 자주 들른다는 수성동 박수현(42)씨는 “중학생과 초등학생 두 자녀가 있는데 크는 아이에게는 새 옷을 사도 1년 못 입는다”며 “못 입는 옷은 깨끗하게 세탁하여 기부하면,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받아 연말정산 하면 환급되고, 입을만한 옷도 사 가면 일거양득”이라며 웃었다. 도서 코너에는 전집, 소설, 수필집, 시집, 시조집 등이 많다. 판매가는 정가의 20% 정도였다. 책들이 모두 깨끗해 새 책이나 다름없다. 매장에는 고가품인 카메라, 전자제품, 주방용품 식품도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가게를 이용하여 물품을 기부하기도 하고 사가게 되면, 재사용으로 환경도 보호하고 가게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영선 시민기자

2026-03-10

깡통계좌 공포

모 증권회사가 2년 전 자산 30억원 이상 보유한 고객을 상대로 그해 증권시황 전망과 투자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응답자의 33%가 사자성어 거안사위(居安思危)라는 말에 동의했다. 거안사위는 중국 고서 한비자에 나오는 말로 “평안할 때도 위험을 생각한다”는 뜻이다. 전국시대 재상 관중은 제나라 환공을 도와 패권을 차지했지만 전쟁이 끝난 뒤에도 군사력을 축소하지 않고 전쟁이 없을 때 무기를 갈고 병사를 훈련시켜야 다음 위기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을 했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이 말을 증시에 대입하면 안정적인 시장 상황에도 미래에 닥쳐올 위기에 대비하라는 뜻이다. 설문 응답자 중 시황의 불확실성을 예측한 응답자들은 새옹지마(塞翁之馬)와 설상가상(雪上加霜)을 그해 사자성어로 꼽았다. 이는 투자의 길흉화복은 늘 바뀌면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는 말로 경계를 게을리 하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이 된다. 이란 전쟁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오르막 내리막 요동을 치고 있다. 빚내 주식을 투자한 개인의 빚투 공포도 확산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의하면 주식 투자를 위해 돈을 빌린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5일 현재 33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라 한다. 중동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주가 등락에 따라 증권사의 반대매매가 감행될 소지도 높다. 이럴 경우 투자자들은 원금 회수는 고사하고 깡통계좌를 찰 판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주식의 본질은 불확실성을 전제로 한 기업의 가치 투자에 있다. 지나친 욕심과 성급함은 낭패를 부를 수 있다. 교활한 토끼는 자신이 숨을 굴을 세 개 파놓고 있다는 교토삼굴(狡免三窟)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6-03-10

기름값 2000원대···에너지 쇼크 방지에 총력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열흘째 이어지면서 기름값이 폭등하고 있다. 9일 심리적 방어선으로 여겼던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했다. 서부텍사스원유 선물가격이 이날 배럴당 107.54 달러를 기록, 2022년 이후 처음 100달러를 넘어섰다. 문제는 중동에서 벌어지는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금 상승하는 유가는 세계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지급해야 할 작은 대가”라고 말하나 유가 폭등이 장기화하면 한국 경제는 치명적 충격을 받아야 할 입장이다. 이란전쟁으로 유가가 빠르게 오르자 대구 등지 주유소 기름값도 2000원대를 육박하고 있다. 각 주유소에는 조금이라도 싼값에 기름을 넣으려는 사람들도 장사진을 이루고, 갑자기 급등한 기름값에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유가 급등이 산업체 전반의 부담으로 확대되면서 정부도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휘발유값 2000원대를 앞두고 정부는 30년만에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판매가 상한을 정해 소비자 부담을 낮추는 제도이나 시장 왜곡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지속 가능 여부도 미지수다. 급한 불부터 꺼야겠지만 정부의 면밀한 추후 대책도 별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기름값이 오르면 소득에서 에너지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과 영세사업자들이 가장 가혹한 충격을 받는다. 서민가구에게 물가 상승은 사실상 임금 삭감과 같은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늘어난 난방비를 제대로 감당하지 못한 영세가구는 채 추위가 가시지 않은 겨울 보내기가 부담이다. 이들을 도울 세심한 정책도 준비해야 한다. 또 영세 화물차 기사나 소상공인, 운송업·배달업 종사자들은 기름값이 바로 생산원가로 적용되나 이를 원가에 당장 반영하기가 쉽지 않아 수익성 급락에 따른 생계 위협도 우려된다. 면세유를 사용하는 농민이나 화훼농 등도 직격탄을 맞는다. 가격급등으로 유통 질서가 혼탁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부는 시장 질서 회복과 실질적인 민생지원책을 당장 강구해야 한다.

2026-03-10

국힘의 ‘절윤’ 결의, 장동혁 과연 실천할까

국민의힘 의원 107명 전원이 9일 총회를 열고 12·3 비상계엄 사태 사과와 ‘윤 어게인’에 반대하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들은 이날 12·3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재차 사과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를 요구하는 일체의 주장에 반대한다”고 했다. ‘윤 어게인’ 세력과의 절연을 다짐한 것이다. 이날 의원들은 장 대표 면전에서 “윤 전 대통령이 뭐라고 우리가 국민과 절윤으로 기싸움을 하느냐”, “당을 지지하지 않는 80%의 국민을 등 돌리게 만들어 놓고 선거를 어떻게 치르겠다는 것이냐”라는 비판발언을 쏟아냈다고 한다. 한동훈 전 대표의 징계 철회와 친한계 징계를 주도한 윤민우 윤리위원장의 사퇴 요구도 나온 모양이다. 최근 발표되는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나듯이,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거센 민심의 역풍을 맞고 있다. 국민의힘이 지난 8일 공개한 시·도지사 공천 신청자를 보면, 현역 의원은 7명뿐이었는데 대구·경북(TK)이 5명이었다. 수도권에서는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당 노선 정상화를 요구하며 신청 마감 시한까지 접수 서류를 내지 않았다. 민주당 현역의원들이 앞다퉈 지방선거에 뛰어드는 현상과 너무 대조된다. 국민의힘 후보로 공천되더라도 당선될 가능성이 희박하니까 현역의원들도 다들 후보가 되는 걸 꺼려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지금이라도 바뀌지 않으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TK당’으로 쪼그라들 가능성이 다분하다. 각종 여론조사의 정당 지지율 추세가 이를 여실히 대변해주고 있다. 국민의힘이 선거를 80여 일 앞두고 당 노선을 바꾸겠다는 결의문을 채택했지만, 장동혁 지도부가 기존처럼 마이웨이를 고수할 경우 아무 소용이 없다. 장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도 내내 침묵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이 변화의 진정성을 국민에게 보여주려면, 의총에서 일부 의원들이 요구한 ‘한동훈 복귀’나 ‘윤리위원장 교체’ 등 후속 조치를 하루빨리 단행해야 한다. 말로만 변화를 외치는 것은 아무 설득력이 없다.

2026-03-10

존재인구 시대의 도시 건축

중소도시에서 인구수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50만, 100만이라는 숫자는 도시의 체급이었고 자존심이었다. 그 안에는 “우리 도시는 아직 괜찮다”는 믿음도 들어 있었다. 당연하게도 산업화 이후 도시는 정주인구를 중심으로 짜였다. 주택지구와 도로, 학교와 상업시설, 산업단지와 행정체계도 모두 그 감각 위에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지역소멸이 현실이 된 지금, 그 시스템의 빈틈도 선명하게 드러난다. 청년층은 떠나고 인구는 계속 빠져나가며, 도심은 활력을 잃고 있다. 임대 표시가 붙은 빈 상가와 쓰임을 잃은 시설도 늘어난다. 문제는 단지 인구가 줄어드는 데만 있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우리가 여전히 낡고 고정된 인구 개념으로 도시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오늘의 도시에는 디지털 노마드와 원격근무자, 한달살기 체류자, 5도 2촌처럼 여러 지역을 오가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계절과 기후에 따라 거주지를 바꾸는 사람들도 있고, 이민자와 재외동포처럼 둘 이상의 언어와 문화, 생활권을 넘나들며 살아가는 이들도 있다. 기술의 발전과 이동성의 확대는 20세기에는 쉽게 상상하기 어려웠던 삶의 방식과 사람들을 만들어냈다. 이들은 주민등록을 옮기지 않아도 지역에 머물고, 일하고, 소비하고, 관계를 맺는다. 그렇게 도시의 공기와 흐름을 바꿔놓는다. 하지만 지금의 도시 시스템은 이런 사람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 이런 현실 속에서 생활인구와 관계인구라는 개념이 등장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필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존재인구라는 개념을 제안한다. 존재인구는 단지 잠시 체류하는 사람의 수가 아니다. 한 장소에 반복적으로 존재하며 관계를 만들고, 소비와 기억, 문화적 가능성과 활력을 남기는 사람들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주민등록 여부가 아니다. 누가 이곳에 실제로 존재하고, 무엇을 남기며,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는가가 더 중요하다. 존재인구를 중심에 놓고 보면 도시와 건축이 해야 할 일도 달라진다. 도시는 더 이상 주민만 붙잡아 두는 시스템이어서는 안 된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머물고, 만나고, 섞이면서 새로운 일과 관계가 생겨나는 장이 되어야 한다. 원격근무자를 위한 일터, 유연한 체류형 주거, 지역민과 외부인이 함께 쓰는 문화교류 공간, 프로젝트형 방문자를 위한 실험의 장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요에 가깝다. 장기 체류자를 위한 작은 작업 공간, 지역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공유 거점도 중요해진다. 빈 상가와 유휴시설도 더 이상 쇠퇴의 흔적만은 아니다. 새로운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쓰임을 만드는 공간으로 바뀔 수 있다. 무엇보다 존재인구의 관점은 도시 안에 다름과 차이를 만들어낸다. 새로운 감각과 지식, 네트워크와 수요가 들어오면 교환과 실험이 시작된다. 기존 산업과 결합해 새로운 산업이 태어날 수도 있다. 이제 지역소멸의 해법은 정주인구를 붙잡는 데만 있지 않다. 새롭게 등장한 사람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연결하고, 머물게 하며, 지역의 동력으로 바꿀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도시의 미래는 얼마나 많은 주민을 붙잡느냐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곳에 머물고 싶어 하게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 이제 도시와 건축도 정주인구만이 아니라 존재인구까지 함께 품는 방식으로 다시 짜여야 한다. /조관필 한동대 교수

2026-03-10

기업의 조직·성과와 감정 전염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오늘 회의가 생산적인지, 형식적인지 분위기가 말해준다. 표정, 목소리의 높낮이, 미묘한 침묵, 감정은 공기처럼 퍼진다. 우리는 그 공기를 무의식적으로 들이마신다. 타인의 감정이 언어·표정·행동·목소리 톤 등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전달되어, 상대방도 유사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현상을 심리학자 일레인 헷필드(Elaine Hatfield)는 ‘감정 전염(Emotional Contagion)’이라 했다. 웃음과 짜증은 전이되고, 감정은 무형으로 전염된다. 감정 전염이 발생하는 조건은 첫째, 물리적, 심리적 근접성이다. 가까이 자주 만나는 관계일수록 강하게 일어난다. 가족, 동료, 팀 단위 조직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둘째, 권력과 영향력 차이다. 상사의 감정은 부하에게 더 강하게 전염되는 속성이 있다. 리더의 정서 상태가 조직 분위기를 좌우한다. 셋째, 공감 능력이다. 감수성이 높은 사람일수록 감정 전염에 민감하다. 넷째, 반복·노출이다. 지속적 접촉은 감정의 누적 전염이 된다. 다섯째, 집단 동일시다. ‘우리는 한 팀이다’란 인식이 강할수록 전염 효과가 증가한다. 사람 관계 관점에서 보면, 긍정적 전염은 밝은 사람과 함께 있으면 에너지가 상승하고, 감사 표현을 하면 관계 만족도 증가하고, 웃음은 신뢰 형성을 가속화한다. 부정적 전염은 불안·짜증이 갈등을 확산하고, 피해의식이 집단 냉소주의로 이어지고, 한 명의 불만이 팀 전체 분위기 하락으로 간다. 기업에서는 감정 전염이 조직 성과에 직접 영향을 준다. 긍정적 리더십을 연구한 다니엘 골만(Daniel Goleman)에 따르면 리더의 감정 상태가 조직 몰입도와 생산성에 큰 영향을 준다. 긍정 감정 전염 효과는 몰입도 증가, 창의성 향상, 협업 촉진, 안전사고 감소, 고객 만족도 상승 등이 있다. 감사 문화를 도입하면 생산성이 올라가고, 정서 안정 리더가 긍정 피드백이 증가하면 팀 성과가 향상된다. 기업 현장에서 자주 목격되는 장면이 있다. ‘또 혁신이야?’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이다. 이 말은 단순한 불만이 아니다. 장기간 매너리즘에 젖어 있고, 혁신이 현업 공감대 형성을 못하고 현실에 맞지 않게 운영하면 누적되어 형성된 집단 감정이 되는 것이다. 이 냉소가 퍼지면 조직은 냉각되고, 개선 활동은 한계에 이른다. 겉으로는 움직이지만 속으로는 멈춘 조직이 된다. 반대로 긍정 감정이 전염되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 미국의 항공사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유머와 존중의 문화를 통해 직원 만족과 고객 충성도를 동시에 끌어올렸다. 기술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정서적 분위기가 달랐다. 구성원들은 서로의 태도를 모방했고, 그 감정이 서비스 품질로 이어졌다. 조직은 전략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감정으로 움직인다. 전략은 머리를 설득하지만 감정은 몸을 움직인다. 혁신이 멈춘 조직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 힘은 새로운 슬로건이 아니라 새로운 정서 경험이다. 감정은 보이지 않지만 비용을 만들고, 성과도 만든다. 우리가 매일 전염시키고 있는 감정은 무엇인가. 이 질문이 조직의 미래를 가르는 첫 출발점일지 모른다. /정상철 미래혁신경영연구소 대표

2026-03-10

안데스 콘도르, 볼리비아에서 다시 날다

티티카카 호수를 건너 긴 밤 버스를 타고 볼리비아 라파스에 도착했을 때, 나는 숨 쉬는 것부터 다시 배워야 했다. 해발 4천 미터의 고지대 공기는 희박했고, 그 희박함이 라파스의 첫인상이었다. 다운타운의 작은 호텔에 짐을 풀고 창문을 여니, 분지 경사면을 따라 불빛이 층층이 쏟아져 내렸다. 거대한 항아리에 별빛을 한가득 담아둔 듯한 야경 앞에서 피로는 잠시 잊혀졌다. 로비 카페에서 화이트와인과 피자를 주문했다. 산뜻한 향이 혀끝에 감돌자, 문득 이 땅의 이름이 떠올랐다. 우리는 흔히 ‘라틴 아메리카’라고 부르지만, 이곳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이 대륙을 ‘아비아 얄라(Abya Yala)’, 즉 ‘성숙한 대지’라고 불렀다. 그 이름을 마음속으로 되뇌는 순간, 여행은 단순한 풍경 감상을 넘어섰다. 나는 이곳의 역사와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시작했다. 수천 년 동안 문명이 꽃피운 이 땅의 운명은 16세기, 쇠와 총으로 무장한 이방인들의 발자국과 함께 뒤바뀌었다. 금과 은은 바다를 건너 유럽으로 흘러갔고, 신전 위에는 성당이 세워졌다. 땅의 주인이었던 사람들은 어느새 자기 땅에서 이방인 신세가 되었다. 페루가 행정과 정치의 중심지였다면 볼리비아는 풍부한 자원의 보고였다. 특히 포토시 은광은 막대한 부를 쏟아내며 세계 경제를 뒤흔들었지만, 그 빛의 이면에는 수많은 원주민들의 희생이 숨겨져 있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험준하고 고립된 지형은 또 다른 선물이 되었다. 외부의 손길이 쉽게 닿지 못했던 덕분에, 이곳은 고유한 언어와 전통을 오랫동안 지켜낼 수 있었다. 지금도 잉카의 언어 중 아이마라어와 케추아어가 살아 숨 쉬고 있다. 문자가 없었던 잉카의 기억은 입과 발을 통해 전승되었다. 말이 이어지고, 발걸음이 이어지는 한, 정체성 또한 이어지는 것이다. 밤이 깊어갈수록 라파스의 공기는 더욱 차가워졌다. 그때 문득 뉴욕에 두고 온 가족이 떠올랐다. 떠나온 지 3주가 지나자 그리움은 생각보다 빠르게 마음의 빈자리를 채워갔다. 여행은 때로는 이기적인 열망에서 시작되지만, 그 이기심이 낯선 삶 앞에서 마음의 문을 열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나는 이 도시에서 깨달았다. 다음 날 아침, 창밖으로 펼쳐진 라파스의 풍경은 비현실적이었다. 거대한 분지에 빼곡히 들어선 집들이 반짝이는 모습은 운석이 파놓은 구덩이에 보석을 흩뿌려 놓은 듯했다. 숨은 여전히 가빴고 심장은 빠르게 뛰었지만, 멀리 보이는 일리마니의 은빛 설산이 조용히 나를 감싸안아 주었다. 이방인의 지친 마음을 “괜찮다”라는 듯 다독이는 산의 침묵이 느껴졌다. 나는 산 프란시스코 성당 앞 광장으로 갔다. 전통 복장을 입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악기를 연주하고 있었고, 곳곳에는 손팻말과 구호가 눈에 띄었다.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삶의 고통과 분노가 모이는 ‘저항의 공간’이었다. 구호는 정치적인 외침처럼 들렸지만, 그 속에는 늘 삶의 고뇌가 담겨 있었다. 먹고사는 문제, 아이를 키우는 문제, 내일을 살아가는 문제. 생존이 절실한 사회에서 희망은 때때로 사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때 내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촐리타들이었다. 풍성한 포요라 치마, 중절모, 가파른 골목길을 짐을 지고 오르내리는 굳건한 뒷모습. 그 투박하고 강인한 발걸음에서 오래전 한국의 풍경이 겹쳐 보였다. 1960년대 명절이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장터로 향하던 어머니와 할머니의 모습이 떠올랐다. 낯선 도시 라파스는 순간, 향수의 빛깔로 물들었다. 비록 이곳 사람들의 가난이 내 삶의 고단함을 완전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삶을 꿋꿋이 살아내는 자세는 시대와 대륙을 초월하여 닮아 있었다. 서툰 스페인어로 “당신은 잉카인입니까?”라고 묻자, “우리는 순수한 아이마라입니다”라는 단호한 대답이 돌아왔다. 에보 모랄레스 집권 후에도 현실은 여전히 복잡했지만 그들의 촉촉한 눈빛은 패배가 아닌 존재의 증거를 보여주는 듯했다. 나는 그 눈빛에서 정체성의 의미를 되새겼다. 한낮에는 텔레페리코, 하늘을 가르는 케이블카에 몸을 실었다. 붉고 푸른 곤돌라 창밖으로 라파스의 과거와 현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마녀 시장의 향초 냄새, 노점에 가득한 알록달록한 보자기, 천에 짐을 싸서 어깨에 메고 걷는 사람들, 장터의 소음과 웃음. 그 모든 것이 어린 시절 시골 장터의 따뜻한 정경을 떠올리게 했다. 라파스는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쉽게 닳아 없어지지 않는, 사람의 손때가 묻어 있는 도시였다.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시대에, 이 도시는 오히려 주름과 흔적으로 자신의 존엄을 증명하고 있었다. 해가 저물자 분지를 따라 불빛이 하나둘 켜졌고 라파스는 세상에서 가장 큰 벽난로처럼 따스하게 빛났다. 붉은 노을이 일리마니의 허리를 감싸안는 짧은 순간, 차가운 공기를 깊게 들이마시며 깨달았다. 우리가 풍요라고 부르는 것의 상당 부분은 ‘더 빠르게’라는 욕망에 기대고 있다는 것을. 그러나 라파스의 사람들은 느리고 고단한 하루를 묵묵히 살아냄으로써, 다른 차원의 풍요를 보여주고 있었다. 숨쉬기조차 힘든 고지대에서 오히려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역설처럼, 결핍은 때로 삶의 본질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진정한 웰빙은 화려한 소비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한 인간이 자기 이름을 지키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방식에 있었다. 여행은 지도를 따라 낯선 땅을 밟는 행위가 아니라, 타인의 고된 삶 속에서 잊고 지냈던 나의 뿌리와 진심을 다시 만나는 여정이었다. 라파스의 붉은 야경은 말없이, 그러나 깊은 여운으로 그 사실을 가르쳐 주었다. 나는 언덕길을 내려오며 마음속으로 조용히 다짐했다. 라파스가 가르쳐 준 ‘느린 성실함’을 잊지 않겠다고. 콘도르가 하늘을 힘차게 날아오르듯 우리 각자의 삶에서도 존엄은 다시 날아오를 수 있다고 믿으며. 나는 내일 소금 사막 우유니(Uyuni)를 향한다. /김상국(세종대 명예교수)

2026-03-10

생일 꽃다발 위에 내린 하얀 작별

가장 화려한 빛의 꽃을 품에 안았던 날, 역설적이게도 내 삶에서 가장 깊은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한 달 전부터 약속된 생일 약속이었다. 친구들의 축하 속에 미역국과 점심을 먹으며 생의 환희를 만끽했다. 셔터 소리에 맞춰 웃음을 지어 보이던 그 찰나, 휴대폰 진동이 정적을 깨뜨렸다. 수화기 너머 오빠의 목소리는 울먹이고 있었다. 화장실에서 넘어져 중환자실의 사투를 견디다 요양병원으로 옮기신 지 불과 열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통보였다. 그 순간, 세상의 모든 색채가 휘발되었다. 어떻게 운전대를 잡았는지, 도로 위의 풍경이 어떠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다만 내 머릿속을 지배한 것은 지독한 죄책감이었다. 아버지가 생의 마지막 숨을 몰아쉬며 고독한 강을 건너실 때, 막내딸은 자신의 생일을 축하하며 기름진 음식을 삼키고 있었다는 사실이 비수처럼 심장을 찔렀다. 나는 아버지의 차가워진 손을 붙잡고 절규했다. 한 달 전, 화장실에서 미끄러지시던 그 순간부터 중환자실의 기계음에 의지해 숨을 이어가시던 고통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사실 그날 아침 기이한 꿈을 꾸었다. 영정사진 속 아버지가 평소보다 훨씬 환하게, 마치 모든 고통에서 해방된 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웃고 계셨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이별의 전조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쩌면 믿고 싶지 않았기에 애써 외면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사망 선언 5분 후에야 도착한 병실, 이미 온기를 잃어가는 아버지의 육신 앞에서 나는 생전 단 한 번도 내뱉지 못했던 짐승 같은 곡성을 쏟아냈다. 그것은 단순히 슬픔이 아니라, 끝내 가닿지 못한 임종의 거리에 대한 통한이었다. “아버지, 내가 미안해···. 생일밥이 뭐라고, 그게 뭐라고 아버지 가는 길도 못 보고, 아버지 너무 미안하고 고생했어.” 내 목소리는 메아리 없는 빈 공간에 흩어졌다. 아버지는 막내딸의 불효를 이미 용서하신 듯, 그저 고요히 눈을 감고 계셨다. 아버지는 늦은 나이에 얻은 막내딸인 나를 유독 금지옥엽으로 키우셨다. 세상 모든 풍파를 당신의 마른 등 뒤로 숨기시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이라면 무엇이든 응원해주시던 분. 여든이 넘은 노구(老軀)를 이끌고도 막내딸이 친정에 오면 손수 된장찌개를 끓여 밥상을 차려주시던 분이었다. “우리 막내 왔나” 하시며 냄비 뚜껑을 열 때 나던 그 구수한 연기는 이제 전설처럼 사라졌다. 구수한 된장 냄새는 아버지의 사랑이 시각화된 온기였고, 그 찌개 한 그릇에 나는 언제나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보호를 받는 어린아이로 돌아갈 수 있었다. 아버지의 영정사진은 내 휴대폰 속에 저장되어 있던, 꿈속의 모습처럼 환하게 웃고 계신 사진으로 결정되었다. 슬픔의 예식장에 걸린 사진은 죽음을 말하고 있었으나, 그 표정만큼은 생(生)의 절정보다 찬란했다. 이제 나의 생일은 영원히 아버지의 기일(忌日)과 겹쳐지게 되었다. 매년 돌아올 나의 탄생일은 아버지가 이승의 옷을 벗으신 날이며, 내가 꽃다발을 들었던 시간은 아버지가 수의(壽衣)를 입으신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삶과 죽음은 이처럼 잔혹하게 맞닿아 있고, 기쁨과 슬픔도 한 몸임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앞으로 나는 길가에서 카스텔라의 달콤한 향기를 맡을 때마다, 하얀 머리칼을 휘날리며 걸어가는 노인을 마주칠 때마다, 그리고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된장찌개의 김 서린 냄새를 접할 때마다 불쑥불쑥 아버지라는 이름의 파도에 휩쓸릴 것이다. 삶과 죽음은 단절이 아니라 치환이다. 아버지는 당신이 끓여주셨던 된장찌개의 온기로, 당신이 좋아하시던 카스텔라의 부드러움으로 내 일상의 곳곳에 스며들어 계실 테니까. 육신은 소멸하였으나 그분이 내게 부어주신 사랑의 질량은 우주 어디에도 사라지지 않고 내 삶의 궤적을 지탱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생일날 아침, 나를 향해 환하게 웃어주신 그 꿈속의 미소는 아마도 당신의 마지막 배려였으리라. “막내야, 미안해하지 마라. 나는 이렇게 웃으며 잘 가고 있단다.” 나는 이제 비로소 눈물 젖은 손으로 그 웃음을 받아 안는다.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니라, 가장 깊은 사랑을 완성하는 마침표라는 사실을 가슴에 새기며 사랑하는 아버지를 보내 드린다. /김경아 작가

2026-03-10

지인 상대로 ‘투자 수익’ 미끼 수십억 가로챈 50대, 징역 8년

부동산 투자로 높은 수익을 내주겠다고 속여 지인들로부터 거액을 가로챈 50대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형사11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51)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서울 영등포구 일대 부동산 개발사업 등에 투자하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여 지인들로부터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위와 간경화 등 지병으로 2014년 이후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개인 신용카드 대금과 기존 채무가 늘어나자 이를 돌려막기하기 위해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부동산 개발사업에 투자하면 단기간에 수익을 낼 수 있다”거나 “카드 대금을 갚으면 투자금을 상환하겠다”는 식으로 지인과 사업 관계자 등을 상대로 반복적으로 돈을 빌린 뒤, 실제로는 기존 채무 변제나 생활비 등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기존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이나 원금을 지급하는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 다른 지인들에게 돈을 받아 돌려막는 방식으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장기간에 걸쳐 주변 지인들의 신뢰를 이용해 반복적으로 247억 원 이상의 돈을 편취했고 피해 규모도 60억 원을 상회한다”며 “피해 회복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