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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 뜨면 뜯고, 돌아서면 짓고⋯승마장의 ‘11년 꼼수’

단정민 기자
등록일 2026-04-09 14:59 게재일 2026-04-1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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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 완료’ 받아낸 뒤 적발 4개월 만에 원상복구

보조금 편취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포항시 북구 A 승마 클럽<본지 4월 8일 자 5면 보도>이 불법 건축물을 11년째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승마 클럽은 단속이 나올 때만 일시적으로 시설을 치워 ‘시정 완료’ 판정을 받은 뒤 감시가 뜸해지면 곧바로 다시 짓는 수법을 반복해 왔다. 포항시가 예산 문제로 불법 시설을 강제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실시하지 못하는 허점을 악용한 것이다.

9일 본지가 입수한 A 승마 클럽의 건축물대장에 따르면, 이 시설의 건축법 위반 기록은 2014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시멘트벽돌조 마사(80㎡)와 조립식 판넬 창고(9㎡) 등이 적발된 것을 시작으로 2024년에도 60㎡ 규모의 마사를 무단 증축했다가 추가 적발됐다.

대장 기록을 보면 지난해 4월 80㎡였던 위반 마사 면적은 44㎡로 줄어들었다. 이어 두 달 뒤인 6월 15일에는 다시 4㎡로 축소 신고됐으며 2024년 적발된 60㎡ 규모 마사 역시 같은 날 시정 완료된 것으로 기재됐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이러한 조치는 행정 처분을 피하기 위한 ‘눈속임’에 불과했다. ‘시정 완료’ 처리를 받았던 60㎡ 규모의 마사는 10월 단속에서 다시 적발됐고 이 과정에서 78.5㎡ 규모의 경량 철골조 마사가 무단으로 더 지어진 사실도 확인됐다.

북구청 건축허가과 관계자는 “지난해 6월 부과 당시에는 시설이 철거됐으나 절차가 끝나자마자 다시 설치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10월 현장 점검을 나갔다”며 “확인 결과 철거됐던 시설이 그대로 재설치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현재 이 시설에는 다시 2차 시정 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구청 측은 “과거에는 직접 철거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예산 문제 등으로 대집행을 하지 못한다”며 “불법 건축물의 면적에 따라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있지만, 벌금을 내면서까지 버티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구조적인 행정 공백이 불법을 방치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김주일 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이행강제금 제도의 핵심은 ‘즉시성’과 ‘반복성’인데 단속 이후 부과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행정 절차의 틈을 이용해 ‘철거 후 재설치’하는 꼼수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단순히 벌금만 매길 것이 아니라 불법 영업으로 얻는 수익보다 이행강제금이 현저히 높게 책정되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며 “행정 누락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문성과 업무 연속성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포항시 북구청은 현재 내려진 2차 시정 명령 기간이 종료되는 대로 의견 조회 절차를 거쳐 추가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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