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노동정책에 대해 이념을 넘어선 실용적 접근을 강조하며, 비정규직 제도와 실업급여 체계 등 주요 제도의 개편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9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민경제자문회의 1차 회의에서 “이념이나 가치에 매여선 안 되며,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노동 문제는 매우 예민해서 조심스러운 문제이기는 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저는 최소한 ‘반노동적’이라는 평가를 받지 않을 것 같아 이런 얘기를 용감하게 하는 것”이라며 비정규직 사용 기한을 2년으로 제한한 현 제도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그는 “유연화를 막기 위한 제도라고 하지만 (이 제도를 적용한 뒤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느냐 봤더니 절대 비정규직을 2년 이상 고용하지 않고 1년 11개월 만에 계약을 끝내버린다”며 “정규직화를 강제하기 위한 제도가 오히려 ‘2년 이하의 고용’을 강제하는 결과를 낳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노동자들이 억압받고 탄압을 받은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에 (고용의) 안정성을 얘기하지만 저는 안정성에 대한 기대를 다 내버렸다”며 “기업이 안정적인 고용을 아예 하지 않고, 하청을 주거나 계약직을 늘리는 등 온갖 꼼수를 쓸 뿐 정규직을 뽑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임금 체계에 대한 문제의식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이상하게 불안정한 노동에 대해 더 많은 보상을 해야 하는데, 똑같은 일을 해도 고용이 안정된 사람이 더 많이 받는다”며 정규직과 비정규직 임금 체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업수당 문제도 개편 대상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자발적 실업에 대해서는 실업수당을 주지 않으니 다 권고사직을 하게 되지 않느냐”며 “사장과 사용자가 서로 합의해 권고사직을 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편법과 탈법을 광범위하게 허용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발적 실업은 ‘자기가 좋아서 그만둔 것’이니 수당을 안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전근대적이지 않나”라며 “이런 부분들을 수정해야 할 것 같다. 국민들이 함께 고민해봤으면 한다”고 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