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환율·성장 동시 압박 속 ‘관망’ 7연속 동결···사실상 인하 사이클 종료 유가·환율 변수에 하반기 인상 가능성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하며 ‘장기 관망 국면’에 들어갔다. 이란 전쟁 여파로 물가·환율·성장 모두 불안해진 가운데, 금리 인하도 인상도 어려운 정책 딜레마가 뚜렷해진 모습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0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다. 지난해 7월 이후 7차례 연속 동결로, 약 10개월째 금리가 묶이게 됐다.
이번 결정은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촉발한 ‘삼중 압박’ 때문이다. 국제유가 급등 영향으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로 다시 2%대를 넘어섰고, 원·달러 환율도 최근 1520원대까지 상승하는 등 불안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내릴 경우 시중 유동성 확대가 물가와 환율을 더 자극할 수 있다는 부담이 크다. 특히 미국과의 금리 격차 확대는 자본 유출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금리 인상 역시 쉽지 않다. 전쟁 여파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통화 긴축은 내수와 투자 위축을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7%로 낮췄다.
IMF는 9일 에너지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수정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국내외 여건 속에서 26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 등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과도 충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통위는 ‘동결 후 상황 점검’이라는 선택지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결정을 계기로 사실상 금리 인하 사이클이 종료된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관심은 ‘언제 인상으로 돌아서느냐’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물가 흐름이 변수라고 입을 모은다. 유가 상승이 지속돼 물가 압력이 커질 경우 하반기 통화 긴축 전환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연말 기준금리가 3.0%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결국 한국은행은 당분간 물가와 환율 안정, 경기 방어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정책 줄타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