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의무 추가 등 엄격한 경영 요건 요구돼
공정거래위원회가 29일 쿠팡의 동일인(총수)을 법인에서 창업자인 김범석(미국명 범 킴) 쿠팡Inc 의장으로 변경했다.
쿠팡이 지난 2021년 대기업 집단으로 처음 지정된 이후 5년간 김 의장이 동일인 지정 예외 요건을 충족한다는 판단을 내려왔는데, 이를 뒤집은 것이다.
김범석 의장의 동생인 김유석씨가 부사장급으로 근무하면서 연간 보수가 동일한 직급의 등기 임원 평균에 이르고, 구체적인 업무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법인 동일인 지정 예외 요건을 어긴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김유석 씨가 “물류·배송 정책 관련 정기·수시 회의를 수백 회 이상 주최하고,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대표이사 등을 초대해 주간 업무실적을 점검하거나 물량 확대, 배송 정책 변경 등 개선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그가 주요 사업의 구체적인 업무 집행 방향에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의 사실관계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동일인으로 지정될 경우 친족 범위와 그들의 계열사 범위가 확정되고, 기업집단 현황 공시 의무와 일감 몰아주기 금지 등 각종 규제가 적용된다.
김유석 씨는 사내에서 미국명 ‘유 킴’으로 불리고 있지만 부사장(Vice President)급이라서 쿠팡 내 최상위 등급에 해당하는 것으로 공정위는 파악했다.
작년까지 공정위는 줄곧 김 의장이 아닌 쿠팡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특혜 논란이 커지자 2024년 5월 10일 신설한 공정거래법 시행령 규정을 적용해 쿠팡의 경우 자연인이 아닌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예외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작년에 벌어진 개인정보 대량 유출 사태를 계기로 올해 초 대대적으로 쿠팡 본사 현장 조사에 들어갔다가 이처럼 김 의장의 동생이 경영에 참여하는 것으로 볼 근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의 동일인이 법인에서 자연인으로 변경됐기 때문에 쿠팡은 더 투명한 경영을 요구받게 된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