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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군의 수소산단 3개 대안, 실현 가능성 희박…"원점부터 다시 검토해야"

임창희 기자
등록일 2026-05-12 19:20 게재일 2026-05-1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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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수방식’·'취수원' 변경, ‘단계적 접근’으로 개발 방식 변경
막대한 예산 수반, 상당한 시일 소요, 정부와의 협의 어려움
"상수원 보호구역 내 선정 잘못 인정하고 제대로 된 안 필요"
울진군이 상수원 보호구역에 ‘원자력수소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려다 암초에 부딪히자 규제를 피해 가려고 마련 중인 ‘우회로’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또다른 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많아 부지 재선정을 포함, 원점부터 다시 심도 있게 살펴보아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다. /울진군 제공

울진군이 야심차게 추진하던 원자력수소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상수원 보호구역 규제라는 암초에 부딪혀 무산위기에 처하자, 군은 뒤늦게 취수방식 또는 취수원 변경을 통한 문제 해결 방안을 찾고 있다.

이것이 여의치 않으면 저촉되지 않는 사업 부지부터 개발에 나서는 단계적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규제를 피해 가려고 마련 중인 ‘우회로’ 대책은 또다른 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많아 부지 재선정을 포함, 원점부터 다시 심도 있게 살펴보아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다.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울진군은 산단 전체 부지의 무려 27.7%가 공장설립 승인지역에 저촉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일단 세 가지 대처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먼저 테이블에 오른 대안은 남대천 취수 방식을 복류수에서 표층지하수로 변경하는 카드다. 지하수로 취수원을 바꾸면 규제 지역을 반경 1km 이내로 축소할 수 있는 수도법 시행령을 이용하겠다는 계산이다.

다음은 기존 남대천 취수장을 공업용수로 전환하고 왕피천 취수장을 확장해 군민들에게 생활용수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공업용수 전용 시설은 상수원 보호구역 지정 해제가 가능하다는 점을 염두에 둔 안이다. 상수원 보호 구역이라는 규제를 없애버리면 문제될 게 없다는 구상인 것.

마지막으로 원자력수소산단 계획 변경이다. 한꺼번에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단계적 추진 방식으로 가면 난관 돌파가 가능한지를 연구 중에 있다. 상수원 보호구역 해제에 걸리지 않은 지역부터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울진군의 이런 검토는 실현 가능성도 희박할뿐더러 주민들에 대한 2차 피해를 불러일으킬 우려가 크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특히 취수 방식을 변경하거나 취수원을 이전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막대한 추가 예산은 결국 국민의 혈세로 충당되어야 하고 적잖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면에서 적절한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또 갑작스러운 수계 변경이 이뤄질 경우 남대천 지역 생태계와 농업용수 공급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울진군민에게 공급되는 식수 공급 방식을 변경하는 것도 주민 동의를 받아야 하는 사안이라 현실화될지도 의문이다. 또한 기본설계를 다시 해야 할 경우 사업 방식이 바뀌기 때문에 힘들게 받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다시 받아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어 당초 계획대로 굴러갈지도 불투명해 질 수 있다.

수자원 및 토목 전문가들은 “산단 입지를 선정하기 전, 상수원 보호구역과의 이격 거리와 법적 저촉 여부를 따지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인데 왜 이제 와서 대안을 검토한다고 호들감을 떠는지 모르겠다”면서 “울진군의 이번 원자력국가산단 업무처리는 ‘전형적인 뒷북 행정 모델케이스“라고 비판받아도 할 말이 없게 돼 있다”고 꼬집었다.

/임창희기자 lch860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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