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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포항 도시가스 누출, 상수도 고압수에 배관 마모 때문”

속보 = 지난 8월 31일 포항시 남구 연일읍 유강리 도시가스 누출 사고(본지 9월 2일 자 5면 등 보도)는 상수도관 누수로 분출된 고압수에 의해 철강기업 전용 LNG 배관이 마모되면서 발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포항시는 8월 30일 상수 누수에 따른 물 빼기 작업을 위해 퇴수유공관을 설치했고, 다음날 오전 퇴수유공관 유출부에서 가스가 미세하게 누출된 사실을 발견했다. 당시 LNG의 주성분인 메탄 때문에 냄새가 난다는 민원도 많았다. 사고 조사 결과보고서를 작성한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상수도관 누수 지점에서 분출된 고압수에 의해 가스배관 하단의 모래·자갈 등이 지속적으로 움직이면서 배관 표면을 마모·침식시킨 것으로 분석했고, 이 마모 부위에서 도시가스가 누출된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에는 LNG 배관 외부에서 내부 방향으로 파괴된 흔적이 확인됐고, 해당 부위에서 약 10㎜ 크기의 원형 관통부가 발견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관통부 주변부의 배관 두께가 감소하는 것도 확인됐다. 정규덕 포항시 수소에너지산업과장은 “상수도관이 왜 누수됐는지에 대해서는 보고서에 명확한 결론이 없다”라면서 “상수도관 손상 원인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우 상수도과 시설팀장은 “자발적인 노후화보다는 외력에 의한 손상으로 추정된다”며 “9월 9일 상수도관 수선 작업 과정에서 실제 파손 부위를 직접 확인했다. 누수 모양과 표면 상태가 외력 손상의 특징을 보였고, 이번 보고서 그림에도 같은 형태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사고 지점은 폭 4m가 되지 않는 좁은 2차로 도로이다. 지하에는 상수도관(700mm)과 철강기업 전용(400mm) 가스 배관이 아래위로 나란히 매설돼 있다. 건너편에는 영남에너지 도시가스 공급 배관(600mm)이 지나고 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11-20

‘7년간 표류’ 포항 항사댐, 반복 유찰·계획 변경에 주민 불안↑

포항시 남구 오천읍 일원의 홍수 방지 차원에서 계획된 항사댐 건설 사업이 7년이 넘도록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복된 입찰 유찰과 잦은 계획 조정때문에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면서 지역주민들의 불안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 사업은 2017년 시작된 이후 2030년을 목표로 총사업비 1092억 원을 들여 치수 안전성 확보와 하류지역 재해 예방을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핵심 공정인 댐 건설 입찰은 2025년 5월부터 11월까지 무려 5차례나 유찰됐다. 지난 9월에는 총사업비가 1066억 원에서 1092억 원으로 증액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이 같은 반복적인 유찰은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과 공정 난이도에 비해 사업비가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지역 건설업계에서도 “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의 리스크에 비해 수익성이 낮기 때문에 입찰 참여를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찰이 이어지면서 포항시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오랜 검토 끝에 내놓은 방안이 2025년 12월 설계 후 발주 방식이다. 당초 확정됐던 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변경이 알려지자 업계의 비판이 적잖다. 처음부터 다양한 의견을 받아 진행했어야 할 사안을 잘못된 판단때문에 결과적으로 엄청난 폐해를 낳게 됐다는 것이다. 사업 추진의 전문성 부족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크다. 사업 지연 문제는 향후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2024년까지 공사를 시작했어야 하지만 현재 일정상 2027년 10월 착공하는 것이 목표로 제시되고 있다. 최소 2~3년 이상 사업이 늦춰지는 셈인 것이다. 그 사이 인근 지역은 여름철 마다 태풍·집중호우에 의한 홍수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다. 하류 지역 주민들은 “댐이 필요하다고 해놓고 7년 동안 아무것도 안 되고 있다”며 “이게 말이 되는 것이냐”고 하소연했다. 또 “비만 오면 불안해지는 일이 언제까지 반복돼야 하느냐”고 토로했다. 댐 건설을 둘러싼 향후 계획도 불확실하다. 설계 후 발주 방식의 경우 비교적 리스크가 적은 방식으로 평가되지만, 이미 총사업비 조정과 예타 면제 등을 거친 복잡한 사업 구조에서 다시 설계를 진행하면 사업비 변동 가능성과 행정 절차 장기화 우려도 커지면서 제대로 사업이 진행될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선 한국수자원공사의 위탁 관리 체계가 충분히 기능을 발휘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오천읍 주민 A씨는 “올해는 큰 비가 오지 않아 그럭저럭 넘어갔지만 내년에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면서 “포항시 담당부서의 능력이 부족하다면 전문가들을 초빙해서라도 제발 방법을 좀 찾아 달라”고 말했다. 주민 B씨도 “항사댐 사업이 반복된 유찰, 방식 변경, 장기간 지연이라는 삼중 문제에 갇히면서 사업 목적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며 “이러다 사업자체가 유야무야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며 불안해 했다. 이어 “치수 안전이라는 필수 공공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사업 전체 계획의 현실성과 타당성을 재검토하고, 행정·절차의 속도와 전문성을 높이는 전면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창희기자 lch8601@kbmaeil.com

2025-11-20

대구교통공사, 노조 파업 대비 비상운영체제 돌입

대구교통공사가 오는 21일 예고된 노조의 시한부 파업에 대비해 20일부터 전면 비상운영체제에 돌입한다. 20일 대구교통공사에 따르면, 교통공사 양대 노조 중 하나인 대구교통공사노동조합은 21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9시간 동안 시한부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파업이 공식화될 경우 도시철도 운행 차질이 우려되는 만큼, 공사는 지난 17일 비상운영계획을 수립하고 비상운영회의를 열어 열차 운행 조정과 안전관리 대책 등 비상수송대책을 준비했다. 공사는 20일 오후 6시부터 비상대책본부를 가동해 모든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고, 파업 기간에도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최우선 방침을 두고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교통공사는 파업이 현실화되더라도 도시철도 1·2호선의 운행률을 평상시 대비 63.5% 수준까지 유지해 대중교통 마비 상황을 막겠다는 목표다. 특히 출근 시간대(오전)와 퇴근 시간대(오후) 등 혼잡 시간이 가장 큰 구간에 열차를 집중 투입한다. 오전, 오후 혼잡시간대에는 각각 5분, 9분 간격으로 열차를 집중 투입해 출퇴근 수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그 외 시간대는 13분대 간격으로 조정 운행한다. 3호선은 시간대에 상관없이 100% 정상 운행한다. 대구교통공사와 교통공사노조는 지난 7월부터 현재까지 총 17차례 교섭과 경북지방노동위원회의 세 차례 특별조정회의를 이어왔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상태다. 최종교섭은 20일 오후 5시에 열릴 예정이다. 노조는 지속적으로 △임금 인상 △유고 인력(육아휴직·장기 병가 등)에 따른 현장 인력 부족 문제 해소를 위한 인력 충원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공사는 긴축재정 기조 속 정부 지침을 반영해 임금 3.0% 이내 인상안 외에는 제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인력 충원 역시 “정부 별도 정원 운영 지침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다”며 선을 긋고 있다. 대구교통공사 김기혁 사장은 “시민의 일상에 지장이 없도록 노조와의 합의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협상이 결렬돼 파업이 현실화되더라도 도시철도 운행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11-20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도농 상생협력 정책토론회 개최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지난 19일 울산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 회의실에서 ‘지방소멸 대응을 위한 도시-농촌 간 상생협력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지방자치 30주년을 맞아 저출생·고령화 및 수도권 일극화에 따른 지방소멸 대응 도시-농촌 상생협력과 파트너십 기반 균형발전을 위한 법적, 제도적 틀로 정착시키기 위한 논의를 중점으로 다뤘다. 이번 토론회는 지방자치 30주년을 맞아 저출생·고령화, 수도권 집중 심화로 인한 지방소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도시와 농촌이 협력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논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제발표에서는 국토연구원 이차희 부연구위원이 지방소멸의 현황과 문제점, 대응 전략을 제시했으며, 수원시 김도영 정책실장은 수원과 봉화 간 생활 인프라 공유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 지역 활성화센터 오형은 대표는 도시-농촌 상생협력의 제도화 방안을 발표하며 법·제도적 기반 마련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도시-농촌 상생협력의 제도화를 위한 행안부 등 대정부 건의문도 발표했다. 건의문 주요 내용은 △(가칭)도시-농촌 상생협력 촉진법 등 법적 근거 마련 △자발적 협력 촉진을 위한 (가칭)도·농상생협력기금 등 재정지원체계 구축 등이다. 조재구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은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 지역 간 불균형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며 “도시·농촌 간 자생적 상생협력 모델을 확산해 균형성장과 지방소멸 대응이 실질적으로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지방시대위원회, 행정안전부, 산업통상자원부, 울산시가 공동 주최한 ‘2025 대한민국 지방시대 엑스포’의 부대행사로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인구감소지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수원특례시, 봉화군 등이 공동 주최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11-20

국무총리 경주시청 전격 방문···APEC성공시킨 공무원들 격려

김민석 국무총리가 20일 오전 경주시청을 찾아 2025 APEC 정상회의 준비·운영에 참여한 직원들을 직접 격려했다. 공개 일정 없이 이뤄진 이번 방문에서 김 총리는 실무 부서를 돌며 현장 의견을 들었고 “경주가 세계적 행사 운영 능력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김 총리는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시청에 도착해 중국 출장 중인 주낙영 시장을 대신해 송호준 부시장의 영접을 받았다. 총리는 곧바로 식품위생과, 교통행정과, 도로과, 안전정책과 등 APEC 대응 핵심 부서를 차례로 찾아 직원들을 만났다. 김 총리는 회의 기간 새벽부터 심야까지 이어진 근무, 돌발 상황 대응 등을 언급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리를 지킨 경주시 공무원들이 APEC 성공의 진짜 주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정상회의는 지방정부도 세계 무대에서 중심을 잡을 수 있음을 보여준 성공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며 “경주는 이제 다른 지자체의 부러움을 받는 도시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단 한 건의 사고 없이 모든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성숙한 협조 덕분”이라며 “경주 시민께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했다. 송호준 부시장은 “여러 부서의 헌신이 있었기에 정상회의를 큰 사고 없이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직접 현장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해 주신 데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이번 방문은 일절 의전 절차 없이 진행된 비공식 일정이었다. 총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실무 부서를 돌며 준비 과정에서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데 할애했다. 경주시는 이번 기회에 단기 인력 보강, 야간 근무 부담 완화, 시설 확충 필요 등 그간의 현장 요구를 전달했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5-11-20

수능 끝났으니 돈 벌자… 아르바이트 열풍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종료 후 일주일이 지나면서 시험의 긴장감에서 해방된 수험생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과거 수험생들은 ‘단잠’이나 ‘무계획 여행’으로 지친 몸을 달래는데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올해 수험생들의 손에는 여행 가방 대신 이력서가 들려있다. 최근 구인·구직 플랫폼 등 조사에 따르면 수험생들이 수능 후 가장 하고 싶은 활동 1위는 단연 ‘아르바이트(알바)’로 나타났다. 약 60%에 달하는 수험생들이 경제 활동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지난 18일 오후 대구 동성로 거리에는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이 친구들과 이곳 저곳을 살펴보고 있었다. 이들의 걸음걸이는 가벼웠고, 걷는 내내 웃음 꽃이 피었다. 단순히 맛난 것을 먹고 노는 모습보다 목표 의식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한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이력서를 들고 나온 김승현군(19)은 “대학 입학 전에 친구들과 유럽 배낭여행을 가고 싶은데, 부모님께 손 벌리고 싶지 않다”며 “지금부터 한 달만 열심히 일해서 내 힘으로 여행 경비를 모으는 게 목표”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카페·패스트푸드점 등 외식·음료 업계는 이들의 대거 유입으로 일명 ‘수능 알바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들 업소는 수험생들의 알바 선호도가 높은 곳이다. 한 카페 점주는 “수능 직후 평소보다 2~3배 많은 아르바이트 지원서를 받았다”며 “근면하고 성실한 고3 학생들이 많은데, 주로 늦은 시간까지 일하는 타임이나 주말 근무를 선호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돈 버는 일 외에도 수능 수험생들의 ‘해방 계획’은 매우 다양하다. 과거 보다 눈에 띄게 늘어난 활동은 바로 ‘자기 계발’과 ‘외모 관리’다. 대구의 한 헬스장에는 ‘수험생 특별 할인’을 이용해 등록하는 학생들이 줄을 잇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험생 박모양(19·수성구) 은 “3년 동안 찐 살을 빼고, 예뻐져서 대학에 가고 싶다”며 “운동 뿐 아니라 운전면허, 외국어 학원도 등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단순하고 무턱댄 휴식 보다 ‘나를 위한 투자’를 통해 미리 대학 생활을 준비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수험생들은 단순히 스트레스를 푸는 것을 넘어 경제적 자립과 사회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실용주의적인 성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기간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쌓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독립성을 키우는 긍정적인 전환점을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욱·황인무기자

2025-11-19

포항시, 25일 국회서 ‘영일만항 북극항로 특화전략’ 포럼

포항시는 25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북극항로, 새로운 해양 패러다임과 포항 영일만항의 도전’을 주제로 ‘포항 영일만항 북극항로 특화전략 포럼’을 개최한다. 정부가 국정 과제로 ‘북극항로 시대를 주도하는 K-해양강국 건설’을 선정한 상황에서 급변하는 국제 해양 정세에 맞춰 주도적인 북극항로 시대 대응과 영일만항의 특색있는 전략을 찾기 위해서다. 이번 포럼은 포항시와 경북도, 김정재 국회의원(포항 북)과 정희용 국회의원(고령·성주·칠곡), 이상휘 국회의원(포항 남·울릉)이 공동 주최한다.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이 ‘북극항로의 기회와 도전, 그리고 한·러 관계’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북극항로 진출 전략, 국가 정책 방향, 북극 상업 항로화 전략 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주제 발표가 이어진다.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아 ‘영일만항의 북극항로 특화 항만 전략’, ‘지역 산업 환경을 고려한 북극항로 대응 방안’ 등을 주제로 패널 토론도 진행한다. 특히, 한국해양진흥공사,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 유라시아21, 에너지경제연구원, 포스텍(POSTECH) 등 다양한 기관 전문가도 참여해 영일만항의 북극항로 특화 거점항만 도약을 위한 방향을 함께 논의한다. 이날 포럼은 유튜브(YouTube)에서 실시간 중계하며, ‘포항 영일만항 북극항로 특화전략 포럼’ 검색 또는 QR 코드 스캔으로 누구나 시청할 수 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1-19

이충형 포스텍 교수 “국어 17번 정답 없다”···커뮤니티 ‘갑론을박’

13일 시행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영역 17번 문항에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와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이충형 (과학철학)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는 국내 최대 대학입시 정보 커뮤니티에 이해황 독해·논리 강사의 아이디로 올린 글을 통해 “칸트 관련 문제가 나왔다고 하기에 풀어봤는데, 17번 문항에 답이 없어 보였다”고 했다. 이 주장에 동의하는 글과 반박하는 글이 뒤섞이고 있다. 국어 17번(인문·철학) 문항은 입시업계와 EBS, 수험생 사이에서 고난도 문항으로 꼽힌다.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인격의 동일성 개념을 지문으로 내세웠다. 두뇌에서 일어나는 의식을 스캔해 프로그램으로 재현한 경우 본래의 자신과 재현된 의식은 동일한 인격이 아니라고 보는 ‘갑’의 입장을 보고 이를 이해한 반응으로 가장 적절한 보기를 고르도록 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칸트 이전까지 유력했던 견해에 의하면, ’생각하는 나'의 지속만으로는 인격의 동일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갑의 입장은 옳지 않겠군'이라는 3번을 정답으로 공개했다. 그러나 이충형 교수는 의식을 스캔해 프로그램으로 재현하면, 본래의 나와 재현된 의식 둘 다 존재하게 되고, ‘생각하는 나’는 지속하지만 영혼이 단일한 주관으로 지속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생각하는 나'의 지속만으로는 인격의 동일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갑’의 입장이 옳다고 판단했다. 이 교수는 또 해당 문제는 ‘a=b이고 a가 C이면, b도 C이다’를 통해 바로 풀 수 있는데, 잘못된 문제 풀이라고 지적했다. 칸트 이전 견해에 따르면 영혼이 지속하면 동일성이 보장되므로 ‘생각하는 나’가 지속하면 동일성이 보장되기에 3번이 답이지만, ‘생각하는 나’의 지속만으로는 인격의 동일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갑’의 입장이 옳다면 17번 문항은 오류라고 했다. 이어 ‘생각하는 나’가 지속하면 영혼이 지속한다는 게 옳고 17번 문항의 답이 3번임을 보여주는 다른 좋은 풀이가 없다면 17번 문항은 오류라고 했다. 실제 17번의 답이 3번임을 보여주는 다른 좋은 풀이가 없어 보인다고 이 교수는 밝혔다. 이 교수는 “17번 문항에 오류 없음을 보이려면 나의 2가지 주장을 모두 반박하거나 ‘생각하는 나’의 지속만으로는 인격의 동일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갑’의 입장이 옳다는 내 판단을 반박하고 17번 문항의 답이 3번임을 보여주는 다른 좋은 풀이를 제시하라”고 강조했다. 이충형 교수는 “'칸트 이전 견해에 의하면'이라는 표현을 부자연스럽게 특정한 방식으로 해석하고, 많은 사람이 사용하지만 실제로는 오류인 추론을 사용할 때만 3번 보기가 나오는 것”이라면서 “오류 없이 3번이 답이라고 하는 주장은 깊은 사고 없이 실제로는 논리적 오류를 저지르면서도 단편적으로 일부 문구의 유사성만 갖고 선지를 고르는 방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피상적 유사성을 인간보다 훨씬 빠르게 찾아내는 인공지능이 있는 시대에 수학능력시험이 문구의 피상적 유사성과 실제로는 오류인 피상적 사고 추론을 통해 문제를 풀라고 요구하는 것은 교육의 목적에 어긋나 보인다”고 덧붙였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1-19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대행 내달 1일 ‘침촌인문학당’ 특강

포항의 명상학교 침촌인문학당(원장 공봉학·포항시 북구 장성동 소재)이 오는 12월 1일 침촌문화회관에서 사띠스쿨(Sati School) 개원 12주년을 맞아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을 초청해 특별 강연을 연다. 이번 행사는 지역 주민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40분 강연과 30분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문형배 전 재판관은 헌법재판소에서 재판관으로 재직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당시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맡아 선고 요지를 낭독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날 강연에서는 그가 최근 출간한 저서 ‘호의에 대하여’에서 다룬 주제인 ‘진정한 호의의 의미’, '사회적 갈등 속에서도 지켜야 할 인간 존중의 가치’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다. 침촌인문학당은 2014년 5월 “개인의 성찰이 사회 진보로 이어진다”는 신념 아래 공봉학 원장(현 변호사)이 설립한 교육 기관이다. ‘자유와 행복으로의 여행’을 모토로 명상과 인문학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현재까지 약 500명의 수강생이 참여했다. 모든 과정은 참여자들의 자발적 후원금과 공 원장의 사비로 운영되고 있다. 공봉학 원장은 “이번 특강이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갈등을 넘어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명상과 인문학적 성찰을 통해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19

철강 위기 포항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

철강산업 불황 등으로 고용불안이 심화하는 포항이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공식 지정됐다. 지난 8월 지정된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과 함께 철강기업과 근로자의 고용안정은 물론 지역 경제 충격 완화에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포항시는 철강산업 불황이 공장 가동 축소와 인력 감축으로 이어지는데다 협력업체와 중소기업에도 압력이 누적되면 인위적 감원, 핵심 숙련 인력 외부 유출, 협력업체 연쇄 부실 등 부정적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을 호소하면서 최근 고용노동부에 신속한 지정을 요청했다. 고용노동부는 18일 2025년도 제4차 고용정책심의회를 개최해 경북 포항시와 충남 서산시를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신규 지정하기로 심의·의결했다. 통상환경 불확실성 증가, 글로벌 공급과잉, 내수 부진 등으로 포항(철강), 서산(석유화학) 등 두 지역 내 주된 산업이 어려워져 고용이 둔화하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 제도는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의 지정 기준 등에 관한 고시’를 통해 고용 상황이 급격히 악화할 우려가 있는 지역을 미리 지정해 지원한다. 고용유지 지원금과 직업능력개발 지원사업, 생활안정자금 융자 등의 지원 요건이 완화되는데다 지원 수준은 확대된다. 구체적으로는 근로자의 경우 △직업훈련비를 위한 내일배움카드 확대(300만 원→500만 원) △생활안정 자금 융자(2000만 원→2500만 원) △임금체불 근로자 생계비 융자(1000만 원→1500만 원) △직업훈련 생계비 대부(1000만 원→2000만 원) △국민취업제도(Ⅱ유형) 소득요건 면제(중위소득 100%→지정일전 3개월 부터 퇴사자는 소득요건 면제)다. 기업은 고용유지지원금(휴업수당의 66.6%→80%), 사업주 직업훈련 지원(훈련비 단가의 100%→130%) 혜택이 있다. 포항시는 이번 지정을 국·도비 추가 확보의 발판으로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앞서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시 고용노동부 예산 50억 원 편성과 국회 73억 원 증액을 요청한 바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고용유지, 전직지원, 직업훈련, 생계안정 등 관련 국·도비 사업을 중점 발굴·확대한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1-18

일제강점기 포항 인공동굴 드디어 빛 본다···국가등록문화유산 추진

포항시가 남구 오천읍 일대에 방치된 일제강점기 인공동굴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전쟁 등 비극적 역사현장 탐방을 통해 교훈을 얻는 '다크투어리즘’ 역사 관광지로 활용하기로 해 관심이 쏠린다. 19일 경북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오천읍 세계리와 광명리 일대에는 20곳의 인공동굴이 확인됐다. 이중 절반은 해병대 1사단 부지 안에 있고, 나머지는 농지와 민가 담장 사이에 흩어져 있다. 성찬문 광명리 이장은 “제대로 보존된 동굴은 거의 없고, 일부 창고로 쓰이거나 아예 방치돼 무너진 것도 있다”면서 “대부분 사유지 안에 있어 접근조차 어렵다”고 전했다. 이상준 포항문화원 부원장은 “일제강점기 오천읍 일대에는 일본 해군 항공대가 전쟁 대비를 위해 건설한 ‘영일항공기지’가 있었다”면서 “1937년부터 1945년까지 조성된 이 기지의 도면을 일본 아시아역사자료센터에서 직접 입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중에서 적함에 돌진해 자폭하는 인간어뢰인 ‘가이텐’을 보관하는 창고로 사용된 사실도 확인됐다”라고 밝혔다. 이 부원장이 확보한 도면과 자료가 결국 "인공동굴의 역사적 가치가 문헌으로 확인돼야 한다”는 입장인 포항시를 움직였다. 포항시는 내년 초 용역에 착수해 인공동굴의 역사적 가치에 대한 학술조사와 더불어 동굴의 수·규모·위치·를 정밀 조사할 계획이다. 국가등록문화유산 지정을 추진해 5~10년 단위의 단계별 정비계획도 세울 예정이다. 김규빈 포항시 문화유산활용팀장은 “전쟁의 상흔과 평화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다크투어리즘형 역사관광지’로 발전시키는 구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의 인공동굴 대부분이 사유지 또는 군부대 부지에 묶여 있는 만큼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사현지 경북연구원 박사는 포항시·해병대·사유지 소유주·전문가·주민이 참여하는 상설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보존·운영·활용이 하나로 이어지는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사 박사는 특히 “군부대나 사유지 내 동굴은 협약(MOU)을 통한 제한 탐방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해병대와 협력해 소규모 예약제 탐방을 운영하면 보안문제를 해결하면서도 ‘특별 탐방’이라는 관광적 차별성을 확보할 수 있고, 접근할 수 없는 구간은 VR·AR 기반의 가상탐방 콘텐츠로 대체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국가등록문화유산은 규제 위주가 아니라 소유자의 자발적 보호와 활용을 유도하는 덕분에 구조 변경이나 내부 개조가 상대적으로 자유롭지만 법적 보호와 예산 지원은 제한적이다. 사 박사는 “단기적으로는 등록을 통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장기적으로는 핵심 동굴을 국가지정문화재로 승격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11-18

대구 노동청, 허위 취득 실업급여 부정수급자 80명 ‘기소’ 의견 송치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이하 대구노동청)은 실업급여와 육아휴직급여 등을 부정수급한 80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고 18일 밝혔다. 대구 노동청은 올해 3월부터 10월 말까지 ‘2025년 부정수급 정기 기획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건설업 일용근로 내역을 기초로 실업급여를 받은 수급자 약 22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일하지 않는데도 건설 현장의 인건비 처리 등을 위해 명의를 대여하고 고용보험을 허위로 취득해 실업급여를 부정 수급한 125명을 적발하고 부정수급액과 추가징수액 14억 6000여만 원에 대해 반환토록 처분했다. 주요 적발 사례는 건설회사 현장 관리자로 재직 중인 A씨는 작년 2월부터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배우자 B씨가 현장에서 일용 근로한 것처럼 처리해 본인은 육아휴직급여 1400여만 원을 부정수급하고, 배우자에게도 실업급여를 신청하도록 한 사례가 적발됐다. 이들 모두 육아휴직급여와 실업급여 부정수급 및 공모 혐의가 적용돼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실업급여 부정수급은 부정수급액의 2배에서 최대 5배까지 추가징수가 가능하며 별도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형이 적용될 수 있는 중범죄에 해당한다. 김선재 대구고용노동청장 직무대리는 “실업급여 제도가 앞으로도 취약계층의 버팀목이 되고 노사가 기여한 보험료가 꼭 필요한 곳에 쓰일 수 있도록 허위 취득 등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11-18

“아침에도 저녁에도 브런치를”

오늘 저녁은 가볍게 먹기로 했다. 맛있고 건강에도 좋은 메뉴가 있어서 자주 가는 곳이 가까이 있다. 5시, 이른 시간이라 가게 앞에 주차할 곳도 널널했다. 들어서니 단골이라 사장님이 반갑게 인사를 한다. 연두색으로 입은 내 옷을 보고 눈이 환해진다며 웃으셨다. “브런치 두 개요.” ‘다나커피’를 2년 전에 지인에게서 소개받았다. 저녁을 먹자고 하면서 왜 카페에서 만나자고 하냐고 물으니 가보면 안다고 했다. 실내는 의외로 넓어서 단체 손님도 가능하다. 그때도 브런치 두 개를 주문했다. 아침에도 브런치, 저녁에도 브런치다. 고를 것도 없어 편하다. 최근에 수프도 추가 가능하다. 삼각형의 큰 접시에 가득 무언가 담겼다. 1인 1접시를 받았다. 제일 눈에 들어온 것은 잘 익은 아보카도였다. 얇게 저며서 얌전히 양상추 위에 누웠다. 까만 올리브 두 개, 빨간 토마토 세 조각, 채 썬 파프리카도 여러 색깔 골고루 놓였다. 제철 과일이 때에 따라 달라지는데 오늘은 단감이다. 달걀도 어찌 이리 얇게 썰었을까, 렌틸콩과 병아리콩이 소복하게 양상추 밑에 숨었다. 삼각형 치즈와 적양배추가 색깔을 맞춘다. 따로 담은 수제 요거트 위에 바나나와 샤인머스켓이 송송, 견과류도 뿌렸다. 따끈한 통밀빵과 발라서 먹으라고 잼과 크림이 앙증맞은 숟가락과 함께다. 한 접시 가득 대접받는 기분이다. 주문할 때 커피와 허브티 중에 선택하라고 해서 잠을 못 자는 나는 허브티, 남편은 얼죽아라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시켰다. 세트 메뉴다. 가볍게 먹자고 왔지만 푸짐한 한 상이다. 브런치는 아침과 점심을 합친 말로 ‘브렉퍼스트+런치’의 합성어로, 1895년 영국 잡지 기사에서 처음 제안된 용어다. 1895년 헌터스 위클리의 가이 베린저가 일요일 늦은 아침 식사를 설명하며 ‘브런치’를 제안했다. 1896년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실릴 만큼 오래 사용된 어휘다. 가톨릭의 공복재(예식 전 금식) 전통과 연결된 일요일 늦은 점심에서 유래했다는 설, 영국 귀족의 사냥 후 식사 문화에서 비롯됐다는 설도 있다. 1920~30년대 뉴욕의 늦은 아침 식사 습관에서 비롯됐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서구에서는 대개 샴페인이나 칵테일을 곁들여 늦은 아침에 먹는 식사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점’으로 불리며, 1990년대부터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맛난 브런치와 함께 나온 커피 향이 그윽하다. 사장님께 언제부터 카페를 시작했냐고 여쭈니 2009년부터였다고 했다. 커피에 빠져 더 맛있는 원두를 직접 찾아다니고, 원두도 누가 어떻게 로스팅하느냐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지니 직접 도구를 만들기도 했단다. 2014년 GSC 커피 수입하는 곳에서 손으로 커피를 뽑는 대회인 수망 로스팅 대회를 열었다. 직접 개발한 도구를 들고 가서 우승했다며 상패를 보여주셨다. 카페 한쪽 벽 장식장에 반짝이는 상패가 놓였다. 상을 타니 드립 커피를 맛보려고 오는 손님도 늘고 곳곳에서 로스팅하는 방법을 배우겠다고 찾아왔다. 지금은 카페 옆 공방에서 상을 탄 남편분이 수업도 진행한다. 올해도 서울 코엑스에서 카페쇼가 열린다고 해서 참여한다고 즐거워했다. 2025년 서울 카페쇼는 19일부터 22일까지 4일간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다. 19일과 20일은 비즈니스 데이로 일반 참관객들을 21일과 22일에 입장이 가능하다. 커피에 진심인 사장님이 만든 커피 한 잔과 브런치는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 포항시 북구 장성로 7-1, 장흥초등 삼거리에 자리한 다나커피(050-71410-4040)는 오전 10시-밤 10시까지 영업, 월요일 휴무이다. 새로 생긴 바비큐는 예약하고 가면 맛 볼 수 있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1-18

경주 아이들에게 APEC은 어떻게 기억될까?

조용히 산책하기 좋은 관광도시였던 경주는 한동안 축제로 들썩였다. APEC이란 중요 행사를 앞두고 이곳저곳 수선도 해야 했으며 사람들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잦은 축제성 행사도 이뤄졌다. 조용함과는 거리가 먼 날들이었다. 특히 교통통제로 인한 피해가 컸다. 경주시는 넓은 행정구역 덕분에 해양도시, 산업도시 역할을 모두 품고 있지만 외부엔 관광도시란 이미지로 주로 알려져 있다.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출퇴근 및 이동의 불편을 감내해야 했다. 규모가 규모다 보니 시간도 길어졌다. 준비하는 사람들부터 시민들까지 많은 이들의 희생과 열정으로 이뤄진 행사였다. 다행히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이제 여유로운 뒤풀이를 즐기고 있다. 특히 APEC으로 준비된 몇몇 행사들은 아직도 엄청난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박물관은 평일 이른 아침부터 6개의 금관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선다.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이란 주제로 11월 2일부터 12월 14일까지 경주국립박물관 내 신라역사관에서 진행된다. 주말엔 엄두도 못 낼 정도다. 어떤 이는 역사적 현장을 기억에 담기 위해 어르신들 중 일부는 황금의 좋은 기운을 받기 위해 찾는다 했다. 금관 관련 굿즈상품도 인기다. 거기에 새롭게 재단장한 월지관도 열기에 한몫 하고 있다. 또한 한미 정상회담 및 한중 정상회담의 현장 또한 관람 가능하다. 공개 기간은 11월 6일부터 12월 28일까지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정상회담 당시 실제 사용된 집기들을 직접 둘러보며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저마다 의미 있는 이유들로 당분간 박물관 주자창은 만차 예약이다. 그리고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는 APEC 본회의장 및 라운지 및 기타 회의장을 11월 7일에서 9일까지 공개했다. 회차별 150명, 하루 12회로 11월 5일 자정부터 관람 예약이 시작되었다. 아이에게 기념이 될 만한 추억을 남기고자 낮 12시 정각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다른 공연 예약에 비해 인원수가 넉넉하다고는 하나 마음을 놓을 수 없어 긴장감을 안고 대기했다. 그리고 낮 12시가 되자마자 바로 신청버튼을 눌렀다. 다행히 원하는 시간대 예매가 가능했다. 당일 오후 아이 친구와 함께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공간이 넓기도 했거니와 정체될 만한 요소가 없다 보니 원래 예약 시간인 오후 4시가 되기 10분 전에 입장이 가능했다. 유달리 폭신한 레드카펫을 밟고 안으로 들어서자 회의장이 나타났다. 사람들이 제법 있었으나 트인 공간 덕에 서로 불편함 없이 관람이 가능했다. 인터넷 예매자 외에 현장 신청자들도 대기 없이 관람 가능해보였다. 회의장 입구에 들어서니 Republic of Korea란 명패가 눈에 들어왔다. 그 앞에 서서 기념사진을 남겼다. 포토존에서는 봉사자와 행사 담당자가 사진을 찍어줬다. 보통 다음 사람에게 부탁하거나 가족 중 한 명이 촬영을 해야 했는데 편하게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친절하고 즐거운 분위기로 진행되었다. 문득 벌써 오래전 88올림픽이 기억났다. 학교와는 도보로 30분 정도 떨어진 큰 도로에 성화 봉송자가 지나간다고 했다. 많지 않은 시골학교 전교생들은 손을 흔들기 위해 수업도 빠진 채 그곳을 찾았다. 생각지 못한 나들이에 신났던 기억이 있다. 나에게 88올림픽이 그랬듯 이 아이들에겐 2025년 APEC이 유년의 추억이 될 것이다. 모두의 고생 덕분이다. /박선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1-18

수능을 추억하며

2026학년도 수능이 끝났다. 지난 12년간 열정으로 쏟아부은 시간이 수능과 함께 마침표를 찍은 날이다. 시험을 끝내고 어둑해진 교문을 나서는 수험생들은 두 팔을 들어 올리며 기쁨과 후련함을 맘껏 즐겼다. 아이를 맞은 부모들은 선물을 건네기도 하고 아이의 밝은 앞날을 기원하며 행복하기를 바랐다. 이제 학교 정문과 거리 곳곳에 수험생을 응원하는 ‘수능 대박’이라는 현수막 대신 거리의 상점들은 발 빠르게 ‘수험생 할인’ 광고를 내걸었다. 올해는 황금돼지 띠인 고3 수험생의 재학생 응시자 수가 전년 대비 9.1% 늘었고 N수생도 함께 늘어 지난 7년 만에 가장 많은 수험생이 응시했다. 당연히 수능 한파는 없었다. 큰 아이가 내년 수능을 치러야 하는 고등학교 3학년이라 생각하니 올해 수능이 조금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까마득히 지나버린 시민기자의 수능도 추억해 본다. 정확히 30년 전이다. 수능은 시민기자가 고등학교 1학년이던 1993년도에 학력고사 대신 처음 치러졌다. 미국식 수능인 SAT를 모델로 삼았다. 처음 수능은 8월과 11월 두 번 치러졌다. 새로 바뀐 입시의 첫 타자가 아니라서 좋다고 생각했고 8월 어느 날 시내엔 시험을 끝낸 수험생으로 와글와글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3년 차였던 1995년에 수능을 치렀다. 후배들의 커다란 응원 같은 것은 없었던 시절이다. 고등학교 때 자취를 했었기에 예비소집을 마치고 친구와 함께 시장에 가서 수능 날 먹을 점심으로 김밥을 미리 샀다. 그리고 수능일 아침 일찍 도착해 아무도 없는 교실에 앉아 오늘 칠 시험을 그려보았다. 1995년 11월 수능은 날씨가 추웠다. 지금은 기후변화로 수능 한파가 없어진 지 오래지만 그땐 수능 전날까지 괜찮았던 날씨가 수능을 기점으로 추워졌기 때문이다. 교실에 정확히 몇 명이 있었는지 기억이 없지만 같은 반 친구 한 명과 같은 교실에 있었다. 지금은 없어진 언어영역의 듣기 시험이 있었고 기억엔 카세트테이프에서 흘러나온 아나운서의 목소리만이 고요와 긴장감의 교실을 가득 채웠다. 교실에는 고3 수험생뿐 아니라 사십 대 후반이나 오십 대 초반으로 보이는 아주머니와 그보다 더 나이 많아 보이는 아저씨도 앞줄에 앉아 함께 수능을 보았는데 그 모습이 많이 낯설어 보였다. 지금은 익숙한 풍경이지만 나이 들어서도 공부하고 학생들과 시험을 보는 그 자체가 어린 눈에 조금 색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점심 후의 3교시 탐구영역은 많이 어려웠다. 쉬운 1번 문제를 틀려서였을까. 시험의 결과는 모의고사 때보다 좋지 않았다. 창가를 뚫고 들어온 오후의 햇살에 살짝 멍해지기도 한 3교시였다. 다시 시험은 못 보았지만 탐구영역 결과가 아쉽기는 했다. 4교시 영어 시험은 마지막 5분을 남겨놓고 답안지를 2번이나 바꾸었다. 덜컥하는 마음이었는데 감독 선생님께서 시간 충분하니 당황하지 말고 천천히 하라는 말에 편한 마음으로 무사히 답안지를 작성했다. 선생님의 ‘괜찮아’라는 말은 아직도 귓가에 남아있다. 덕분에 영어는 평소보다 결과가 잘 나와 기분 좋은 기억이 되었다. 다시 돌이켜 생각해 보면 수능을 치른다는 건 어쩌면 학생에서 어른으로 넘어가는 하나의 과정이기도 하다. 또 앞으로 어떤 점수를 받던 이후의 이야기도 펼쳐질 것이다. 잘 보면 잘 본대로, 못 보면 못 본대로 결과를 잘 받아들여 자신에게 주어진 멋진 이야기를 계속 잘 써 내려가길 바란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1-18

사단법인 대구학회 4차 학술대회 열려

사단법인 대구학회(회장 권정태)는 지난 15일 오후 대구수성구 신매동 고산도서관에서 김천대학교 남상권 교수 사회로 ‘대구의 근대 문화와 역사’라는 주제의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대구학회 회원과 내빈으로 대구시의회 이재화 부의장, 수성구의회 황치모 운영위원장 등 1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경북대 전자공학부 오철수 명예교수는 ‘해방공간에서의 대구사회의 변천’이란 주제로 대구의 근대 역사에 관하여 설명했다. 두 번째 연사로 나선 영남대 이동기 교수는 ‘대구의 근대교육 전개과정’이라는 주제로 발표했으며, 주로 ‘교남교육회’의 설립 시기의 사회적 배경, 설립 과정과 목적 등을 구체적으로 밝혀 좋은 반응을 받았다. 세 번째는 광복회 대구시지부 정인열 사무국장의 ‘일제강점기 대구형무소,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주제의 발표가 이어졌다. 일본인의 대구감옥 시작, 대구형무소에서 순국한 독립운동가, 삼덕교회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대하여 소개하고 대구형무소의 설립 배경과 의미를 설명했다. 다음으로 권정태 회장은 ‘대구 사진계의 개척자인 최계복’에 대한 인물 설명과 그가 남긴 수십 개의 사진을 보며 시대상황 등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나선 소설가 정만진 작가는 ‘상징과 인물로 본 근대 대구’라는 주제의 발표를 했다. 그는 근대의 시대 정신을 잘 담고 있는 상징물과 인물을 거론하며 그들을 기념할 기념관 건립을 주장했다. 최종식 시민기자

2025-11-18

구미서 3D 프린팅 엑스포·디자인박람회 잇따라 개최

구미 전시컨벤션센터인 구미코에서 3D 프린팅 엑스포와 디자인박람회가 잇따라 열린다. 18일 구미시에 따르면 오는 19일 ‘디자인페스타 in 경북 2025’가 먼저 개막한다. 행사는 경북 유일의 디자인 박람회로 인공지능(AI) 기술과 디자인의 융합을 통한 성과물을 6개 전시관에서 선보인다. 전시관에서는 유명 회화, 동양화, 디자인 작가 5인의 작품을 생성형 AI 기술로 재해석한 작품과 중소기업 우수디자인 약 100여점 및 어린이들이 AI를 활용해 제작하는 ‘AI 동화책’ 체험 등이 마련된다. 디자인페스타는 나흘간 무료로 진행되며 문화심리학자 강연, 디자인·AI 토크콘서트 등도 마련돼있다. 이어 20일에는 ‘제13회 국제 3D프린팅 코리아 엑스포’가 열린다. 이틀 동안 33개 기업과 기관 등이 참가해 금속·플라스틱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산업혁신 기술을 선보인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구미는 산업기술과 첨단 제조의 중심도시에서 문화선도산단 지정을 계기로 산업문화도시로 도약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디자인페스타를 통해 기업과 디자이너, 청년 인재 등이 어우러진 산업디자인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고 3D프린팅을 비롯한 첨단 제조 산업의 중심도시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승완기자

2025-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