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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당익장(老當益壯) 문인을 찾아서> 금태남 수필가

금태남 수필가는 팔순을 넘긴 노익장으로. 고령에도 불구하고 왕성한 집필 활동과 활발한 사회 참여를 이어가며 ‘노당익장’의 표본으로 꼽힌다. 금 수필가는 대구 수성구청 총무국장을 역임했으며, 수성구의회 의원으로 활동하며 지역 행정과 의정 발전에 기여했다. 현재는 수성구 행정동우회를 수년간 이끌어오면서 지역 환경개선에도 크게 이바지 하고 있다, 그는 또 선친의 업적을 기리는 현창사업의 일환으로 금경연 화백 예술기념관 관장을 맡아 지역 문화예술 계승에도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자유대한민국 희망연대가 수여하는 문화예술 공헌상을 받았고, 대구시 행복진흥원에서 주관한 ‘사랑의 편지 쓰기’ 공모전에서 ‘팔순에 쓴 어머님 전상서’로 특별상을 수상했다. 금경연 화백 예술기념관은 경북 영양군 수비면 금촌마을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한국 근대미술의 중요한 인물인 금경연 화백의 예술혼이 깃든 공간이다. 금 화백은 서양미술 도입기의 선구자로, 일본이나 서구 유학없이 조선미술전람회에서 특선 1회와 입선 5회를 기록한 보기 드문 작가다. 그는 하양·안동·경주 등지에서 미술 교사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 힘썼고, 이후 고향인 영양 수비초등학교 교장으로 봉직하다 33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금 화백의 작품 세계는 탄탄한 데생력을 바탕으로 인상파의 빛의 표현을 거쳐 후기 인상파, 야수파, 표현주의로 이어지는 흐름을 보여준다. 현재 남아 있는 도록과 유작들은 그의 예술적 궤적과 잠재력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금태남 수필가는 젊은 시절 월남전에 참전해 생사의 갈림길을 넘나드는 경험도 겪었다. 그는 ‘팔순기념 출판기념회’ 인사말에서 부친을 회상하며 “서양화를 우리나라에 알리는 데 앞장섰던 천재 화가이자 교육자였던 아버지를 깊이 존경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버지가 재능을 다 펼치지 못한 채 33세에 요절한 것이 통한스럽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아버지의 예술적 DNA가 후손들에게 이어져 손자·손녀 가운데 다수가 정규 미술대학을 졸업했다”며 “저승에서도 흐뭇한 미소를 지으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경연 화백의 예술적 유산은 다음 세대로 이어지고 있다. 차남인 금태남 수필가의 장녀 금영숙씨는 프랑스 국립대학에서 예술조형학 박사학위를 받고 화단에서 활동 중이며, 외손녀 박진주씨 역시 계명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수학했다. 또한 금 화백의 장녀 금계영씨는 시인으로 등단해 문학과 미술을 아우르는 창작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그의 두 딸 이원순·이원희씨도 미술을 전공해 가문의 예술적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 장남 고(故) 금도춘씨의 손자 금재성씨 또한 국민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증조부의 뒤를 잇고 있다. 한 가문의 예술적 유산이 세대를 넘어 계승되고 있는 가운데, 금경연 화백의 정신은 오늘도 후손들의 창작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금태남 수필가의 왕성한 활동 역시 이러한 문화적 계보를 잇는 또 하나의 증거다. 앞으로 이들 가문에서 ‘후생가외(後生可畏)’의 인물이 배출되기를 기대해 본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6-04-14

겹벚꽃이 활짝 핀 월곡역사공원에서 호국정신을 배운다

대구시 상인동에 있는 월곡역사공원은 역사와 자연이 잘 어우러진 시민의 안식처이자 월곡역사박물관과 낙동서원을 품고 있는 역사적인 공간이다. 도시철도 월촌역에 내려서 고층아파트 숲을 따라 걸어 월곡역사공원 입구에 들어서니 마침 만개한 겹벚꽃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족과 연인들이 삼삼오오 짝지어 활짝 핀 겹벚꽃 나무 앞에서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기에 바쁘다. 이곳은 4월 중순이면 겹벚꽃이 만개하는 대구지역 겹벚꽃 명소로도 유명하다. 연못 둑에 두 줄로 핀 겹벚꽃과 길옆, 낙동서원 앞에 흐드러지게 핀 겹벚꽃은 화사함을 더해 이곳을 찾은 많은 시민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월곡역사박물관은 단양 우씨 월촌 종중에서 2002년 5월에 개관한 사립 박물관이다. 외관부터 전통의 멋을 물씬 풍긴다. 이곳의 핵심은 단연 보물 제1334호로 지정된 ‘화원 우배선 의병장 관련 자료’다. 우배선 의병장은 임진왜란 당시 의병을 일으켜 1등 선무원종공신에 봉해진 인물이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임진왜란 당시 의병들의 전공 보고서인 ‘성주화원의병군공책’은 당시 의병 활동의 실상을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다. 박물관 내부에는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농기구, 생활 도구, 고문서 등 8000여 점의 유물이 전시되고 있다. 자녀들과 함께 방문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박물관 바로 옆에 위치한 낙동서원은 1708년(숙종 34년) ‘덕동서원’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세워졌다. 이후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훼철되는 아픔을 겪었으나 1965년 후손들에 의해 지금의 낙동서원으로 재건되었다. 이곳에서는 우배선 장군뿐만 아니라 고려 시대의 대학자 우현보, 우탁선생 등 다섯 분의 위패가 모셔져 있고 매년 향사를 통해 그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주변에는 월곡 우배선장군상, 덕양재, 열락당, 우종식 공적비, 의마비, 하늘 높이 솟은 민족 정기탑이 있다. 박물관 맞은편 장지산의 울창한 소나무 숲을 배경으로 공원 내 조성된 울창한 대나무 숲길은 도심 속에서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곳은 단순히 유물을 전시하는 곳을 넘어, 우리 고장을 지켰던 조상들의 호국 정신을 배우고 느끼는 소중한 자산”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알리는 데 최선을 다 하겠다”라고 말했다. 도심 속에서 임진왜란 의병의 호국 정신을 되새기고, 계절마다 변하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만끽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라 하겠다. /유병길 시민기자

2026-04-14

봉사하며 공부하는 수성시니어클럽

대구수성시니어클럽(관장 전태수) 소속 일하는노인회자원봉사단(회장 겸 단장 신현구) 회원 68명은 지난 10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수성못 상화동산 일대에서 문화유산을 배우고 자연보호 활동을 병행하는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 자원봉사단은 총 136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평소 월 1회 50~100명이 참여한다. 이날은 68명이 함께했다. 이날 행사는 신현구 회장의 인사로 시작해 수성못에 대한 개요 설명과 이상화의 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감상하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수성못(약 2㎞)을 한 바퀴 돌며 쓰레기를 수거하는 등 환경정화 활동을 펼쳤다. 이어 단군국조성전과 수성못을 건립한 미즈사키 린타로의 묘, 상동 지석묘를 둘러본 뒤 수성그림책도서관에 다시 모여 일정을 마무리했다. 수성못 관광안내소 모퉁이에서 서쪽으로 약 10여 m 지점에는 민족시인 이상화의 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새긴 시비와 흉상이 자리하고 있다. 이상화는 일제강점기인 1926년 이 작품을 발표해 민족혼을 일깨운 시인으로 평가받는다. 대구시 수성구는 그의 숭고한 애국·애족 정신과 문학적 가치를 기리기 위해 2017년 9월 23일 이곳에 시비와 흉상을 건립했다. 단군국조성전 내 천진전에 대해서는 황승민(수성시니어클럽) 복지사가 설명을 맡았다. 현재의 천진전은 1945년 8월 15일 해방 직후 달성공원 내 일본 신사 터에 있던 것을 1966년 대구시 수성구 용학로 116-34로 옮겨와 단군 영정을 모시며 ‘천진전’이라 이름 붙였다. 수성못 남쪽에 위치한 미즈사키 린타로의 묘에 대해서는 서예가 신동호(78) 씨가 설명했다. 일제강점기인 1915년 개척농민으로 대구에 온 미즈사키 린타로는 1924년 9월 수성못 공사에 착수해 1927년 4월 24일 완공했다. 이후 1939년 12월까지 수성못의 수량을 관리하다 임종을 앞두고 “장례는 조선의 전통 방식으로 치르고, 수성못이 보이는 곳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으며, 이에 따라 현재의 위치에 안장된 것으로 전해진다. 봉사활동에 참여한 회원들은 “일자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운데 봉사까지 할 수 있어 더욱 보람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정모(75) 씨는 “쓰레기는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두면 줍기 쉬운데, 구석에 숨겨 놓은 경우가 많아 더 꼼꼼히 살펴야 한다”며 “줍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쓰레기를 버리지 않으려는 시민 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영선 시민기자

2026-04-14

KBS1 TV ‘브라보 내 인생 ’ 방영

대구예술대학교 시니어아카데미(학장 김태호)는 지난 9일 대구 동구 효목동 평생교육원 강의실에서 진행된 목요대학 수업 장면을 KBS 대구방송총국이 촬영했다고 밝혔다. 이번 촬영분은 15일 오후 7시 KBS 1 TV ‘브라보 내 인생’ 에서 방송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대구지역 어르신들의 다양한 일상을 소개하는 콘텐츠로, 이번 방송에서는 대구예술대학교 시니어아카데미 학생들의 활기찬 하루 수업 모습을 담아낸다. 첫 번째 장면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7·8학년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밝은 표정으로 교실로 향하는 모습을 담았다. 두 번째 장면에서는 대구예술대학교 시니어아카데미를 소개하며 학장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카데미의 설립 배경과 운영 과정, 학생 규모 등 전반적인 내용이 소개됐고, 학감은 연간 교육 프로그램의 구성과 지향점, 이날 수업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세 번째 장면은 1교시 수업으로, 웃음치료사이자 보건학 박사인 양기영 강사의 ‘오장육부 건강법’ 강의가 진행되는 모습을 담았다. 제작진은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해 이 대학에 오게 된 계기와 강의를 들으며 느낀 점 등을 물었다. 네 번째 장면은 2교시 수업으로, 대구예술대학교 전속 이서영 가수의 가요 강의가 진행됐다. 제작진은 수업에 앞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지난 시간에 배운 노래를 복습하는 모습과 최근 ‘미스트롯4’에 소개된 최신 곡을 배우는 장면을 촬영했다. 이어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해 수업이 즐거운 이유와 학습을 이어가고 싶은 기간 등에 대해 물었다. 김태호 학장은 “이번 방송이 대구예술대학교 시니어아카데미의 우수한 시설과 수준 높은 교육을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15일 방송되는 ‘브라보 내 인생’에 많은 관심과 시청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최종식 시민기자

2026-04-14

금오산에서 찿은 조선 정신의 뿌리

지난 11일 문장작가회(회장 이병욱)는 문학적 소재 발굴을 위한 답사로 금오산을 찾았다. 화창한 봄날 아침 9시, 벚꽃 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계절의 정취를 가슴에 안고 출발한 여정은 시작부터 따뜻한 배려로 물들었다. 사무국장 김숙현, 편집국장 고경아, 재무국장 임미숙이 정성껏 준비한 간식은 길 위의 소소한 기쁨을 배가시키며 일행의 발걸음을 한층 가볍게 했다. 첫 답사지인 구미 성리학역사관에서는 전문 해설사의 안내 속에 조선 정치이념의 근간을 이룬 성리학의 흐름을 되짚는 뜻깊은 시간이 마련되었다. 성리학의 뿌리가 이 지역에서 비롯되었음을 상기시키며, 야은 길재를 필두로 점필재 김종직, 신당 정붕, 송당 박영, 여헌 장현광에 이르는 학맥이 조선 사림 정치의 중심축을 형성했음을 확인했다. 더불어 사육신의 한 사람인 하위지와 생육신의 인물 이맹진 또한 구미 출신이라는 사실은 영남 인재의 산실로서 구미가 지닌 역사적 위상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이어 찾은 채미정은 자연과 절의가 어우러진 공간이었다. 정면과 측면이 각각 3칸으로 이루어진 팔작지붕의 정자는 고려 멸망 이후 불사이군의 절의를 지킨 길재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곳이다. 이곳에 서린 그의 정신은 단순한 역사적 기억을 넘어, 시대를 관통하는 도덕적 지표로 남아 있다. 채미정 입구에 새겨진 시조 한 수는 오백 년 왕조의 흥망을 초월한 인간사의 허무와 성찰을 절절히 전하며, 방문객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긴다. 답사단은 다시 야은 역사체험관으로 이동했다. 2020년 개관한 이 공간은 길재의 학문과 충절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교육의 장으로, 다양한 사료와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성리학의 정신적 근간을 오늘의 시점에서 재해석하게 한다. 금오산이라는 이름 또한 흥미로운 유래를 지닌다. 본래 ‘대본산’이라 불리던 이 산은 신라 승려 아도화상이 황금빛 까마귀, 곧 태양의 상징인 금오가 노을 속으로 날아드는 모습을 보고 ‘금오산’이라 명명했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이는 곧 이 산이 지닌 영험함과 생명력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일행은 도립공원 주차장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약 10분 만에 해운사에 도착했다. 이 사찰은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직지사의 말사로, 신라 말 도선 국사가 창건한 유서 깊은 도량이다. 임진왜란의 화마로 소실된 뒤 오랜 세월 방치되었으나, 근대에 이르러 재건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특히 해발 450m 절벽에 자리한 도선굴은 수행과 피난의 역사가 중첩된 장소로, 난세 속에서도 생명을 지켜낸 민초들의 숨결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마지막으로 찾은 대혜폭포는 수직 27m 높이에서 쏟아지는 장쾌한 물줄기로 답사의 대미를 장식했다. ‘명금폭포’라는 별칭처럼, 떨어지는 물소리는 산천을 울리며 자연의 위엄을 실감케 했다. 일행은 이곳에서 단체사진을 촬영하며 하루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답사는 단순한 탐방을 넘어, 역사와 자연, 그리고 인간의 정신이 어우러진 총체적 체험의 장이었다. 문학은 결국 삶과 시대를 비추는 거울임을 상기할 때, 금오산에서의 하루는 문장작가회 회원들에게 깊은 사유의 원천이자 새로운 창작의 밑거름으로 자리할 것이다. 김윤숙 시민기자

2026-04-14

대구 보건복지단체, 대구시장 후보들에게 8대 요구안 제시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는 14일 오전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6·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대구시장 후보들에게 ‘8대 보건의료·복지 요구’를 핵심 공약으로 채택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최근 발생한 응급실 수용 지연 문제와 고위험 임산부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지역 필수의료 체계 붕괴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연대회의는 “응급실 ‘뺑뺑이’와 고위험 임산부 사망 사건은 지역 필수의료 붕괴가 초래한 구조적 참사”이라며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할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의료 대응 체계가 병원의 자발적 수용에 의존하고 있어 중증 응급환자의 골든타임 확보가 어렵다”면서 “고위험 환자 발생 시 즉시 적정 의료기관으로 이송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구축과 ‘응급환자 강제 배정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지역 의료 공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병원 기능 강화와 책임의료기관 중심의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구축해야한다”면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확대와 동북권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제2대구의료원 건립 재추진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연대회의는 “필수의료 재원이 단순 손실 보전이 아닌 환자 생존율 향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만큼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시민참여위원회 구성도 필요하다”면서 “고독사와 자살 문제를 지역 공중보건 위기로 규정하고 통합돌봄 예산 확대와 자살 예방 체계 구축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보건과 복지 행정 간 칸막이를 해소하고 현장 인력 처우를 개선해 서비스 질을 높이는 것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은 시정의 최우선 책무”라며 “대구시장 후보들이 실효성 있는 공약과 실행 의지를 통해 무너진 의료·돌봄 안전망을 재건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4-14

포항해경, 26일 수상레저기구 ‘무상점검·안전 캠페인’ 실시

포항해양경찰서가 본격적인 레저 시즌을 맞아 수상레저기구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특별 서비스에 나선다. 포항해경은 오는 26일 오후 1시부터 포항시 남구 포스코대교(형산큰다리) 슬립웨이에서 ‘동력수상레저기구 무상점검 서비스 및 안전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서비스는 바다 위에서의 단순 기관 고장이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 포항해경에 따르면 지난해 관내에서 발생한 수상레저사고 35건 중 약 77%인 27건이 기관 고장 및 표류 사고인 것으로 나타나 사전 점검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민간 수리업체 전문가와 해경으로 구성된 합동 점검팀이 엔진 및 주요 장비를 정밀 진단한다. 또 활동가들이 스스로 기구를 관리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정비 노하우를 전수하는 교육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무상점검 신청은 오는 13일부터 24일까지 포항해경을 통해 사전 예약하거나 행사 당일 현장에서 접수하면 된다. 아울러 해경은 구명조끼 착용 생활화와 근거리 자율신고 홍보 등 안전 캠페인도 병행해 건전한 레저 문화 확산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근안 포항해양경찰서장은 “기관 고장은 바다에서 조난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철저한 사전 점검이 필수”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자신의 기구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고 안전한 레저 활동을 즐기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4-14

혈액암 환자에 생명 나눈 공군 정승빈 중사⋯조혈모세포 기증 ‘귀감’

공군 군수사령부 제82항공정비창(이하 82창) 소속 정승빈 중사가중사가 혈액암 환자를 위해 조혈모세포를 기증하며 생명 나눔을 실천했다. 정 중사는 2021년 공군 부사관으로 입대해 82창 기체정비공장 연료팀에서 근무하며 평소 헌혈을 꾸준히 실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22년 부대 헌혈 행사 중 조혈모세포 기증 홍보물을 접하고 “살면서 한 번쯤은 대가 없이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소신 아래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에 자신의 유전자를 등록했다. 조혈모세포는 조직적합성항원(HLA)이 일치해야만 기증과 이식이 가능해 가족 간에도 일치 확률이 낮고, 타인 간에는 수만 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약 4년이 지난 2026년 3월, 정 중사는 협회로부터 유전적으로 일치하는 환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 기증 가능 여부를 확인받았다. 그는 순간적인 두려움 속에서도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기증을 결심하고 절차를 신속히 진행했다. 정 중사는 건강검진과 유전자 검사 등 필요한 과정을 거친 뒤 지난 4월 8일부터 10일까지 입원해 약 5시간에 걸친 채취 수술을 통해 조혈모세포 기증을 마쳤다. 정승빈 중사는 “군인으로서 국민에게 헌신하고 소중한 생명을 살릴 기회가 주어져 뜻깊게 생각한다”며 “조혈모세포 유전자 등록은 헌혈보다도 간단하게 참여할 수 있는 만큼, 공군 내 조혈모세포 기증 동참자가 늘어나 더 많은 생명을 살리는 데 힘이 보태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4-14

6시간 이하·9시간 이상 수면, 우울증상 2배 이상···적정 수면시간 중요

수면 시간이 우울증상의 가장 큰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너무 적게 자거나 많이 자지 않고 적정 수면시간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5월 16일~7월 31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23만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를 활용해 우울 관련 지표를 심층 분석한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 우울증상의 주요 관련 요인은 수면시간, 사회적 관계(친구 교류·이웃 간 신뢰), 건강행태(흡연·신체활동·고위험음주)로 나타났다. 특히 수면이 우울증상 관련성이 가장 큰 요인으로 확인됐는데, 적정 수면시간(7~8시간)을 지키는 집단과 6시간 이하 또는 9시간 이하 집단은 우울증상 가능성 비율이 2.1배나 높았다. 또, 친구와의 교류가 월 1회 미만으로 적으면 우울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2배, 이웃 간 신뢰가 낮은 경우 1.8배 높았다. 흡연(1.7배)과 신체활동 부족(걷기 1.4배, 근력운동 1.2배), 고위험음주(1.3배)도 우울증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울증 위험군으로서 의료기관 방문과 전문가 상담을 권고받은 비율을 말하는 우울증상유병률의 경우 대구가 3.0%로 광주·전북(2.3%) 다음으로 낮았다. 최근 시·군·구별 우울증상유병률(2023~2025년 3개년 평균)은 구미시가 7.2%로 높았고, 영덕군(1.2%), 예천군(1.3%), 상주시(1.4%), 울진군(1.7%)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심층분석을 통해 우울증 위험집단은 20~30대 여성, 70세 이상 고령층, 1인 가구, 무직, 저소득층으로 확인됐고, 과다‧과소 수면6), 월 1회 미만 친구 교류, 흡연 등 건강행태가 주요 관련요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울증 예방을 위해서는 적정 수면과 사회적 관계 유지 및 건강한 생활습관이 중요하며, 지역별로는 이번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위험집단과 주요 관련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근거 중심의 지역보건정책을 수립‧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6-04-14

경주시선관위, ARS 이용한 선거운동 혐의로 시장선거 예비후보자 고발

경주시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3일 경주경찰서에 ARS(자동응답시스템) 전화를 이용해 선거운동과 당내경선운동을 한 혐의로 경주시장 선거 예비후보자 A씨와 관계자 B씨를 고발했다. 경북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월 말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내용의 음성 메시지를 녹음했으며, B씨는 이 메시지를 4월 초 ARS 전화 방식으로 경주시민 등에게 발송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메시지는 약 27만 건이 발송됐으며, 이 가운데 약 9만 7000여 건이 실제 수신된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59조는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선거운동은 상시 가능하되, 전화 선거운동은 선거일을 제외한 기간에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직접 통화 방식으로만 허용하고 있다. 컴퓨터를 이용한 자동 송신 장치를 활용한 전화 발송은 금지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같은 법 제254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또 정당이 당원과 일반 유권자가 함께 참여하는 방식의 당내경선에서는 법에서 정한 방법 외의 방식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선관위 관계자는 “자동 발신 방식의 전화 선거운동은 명백한 위법 행위에 해당한다”며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4-14

봄소풍에는 ‘죽장휴게실’ 김밥이지

요즘 우리 집 밥도둑은 고추장아찌이다. 열흘 전 벚꽃투어 전 답사길에 들른 포항 죽장휴게소에서 사 왔다. 희정언니가 맛보고는 맛있다며 칭찬하던 것을 지날 때마다 들러 물어봐도 늘 솔드아웃이었다. 그렇게 시기를 맞추기가 쉽지 않아 맛보지 못한 장아찌를 김밥 사러 들렀더니 맛보라며 손에 쥐어 주셨다. 혀끝이 알싸한 게 내 입맛에 딱이었다. 산초가 들어가서 느끼한 음식 뒤에 사이다 한 잔 들이켜는 느낌이었다. 김밥과 함께 먹으니 찰떡궁합이다. 이번 답사길에 동행한 하원씨는 죽장휴게소에 잠시 쉬어가자고 하니, 겉모습이 허름해서 늘 그냥 지나쳤다고 한다. 주말이 아닌 화요일 오전이라 어르신 내외만 가게를 지키고 계셨다. 시골은 동네 점방에서 온갖 잡동사니를 판다. 여기가 그곳이다. 블링블링한 운동화, 색색의 모자와 명품을 닮은 목걸이 시계까지 구경만 해도 한나절이 지난다. 우리 처음 목표가 김밥이라 도시락 두 개를 샀다. 할머니는 우리가 반가운지 자신의 여러 음식을 자랑하기 시작했다. “새댁아, 유과 먹어봤나 내가 오래 끓인 조청으로 만들어서 맛있다. 엿도 맛볼래, 이래 많아 보여도 주말에 손님 들이닥치면 세 개 네 개씩 달라캐가 금방 다 나간다.” 냉장고에 넣어 둔 엿을 꺼내 입에 넣어주신다. 너무 달지 않고 맛있다. 하원씨는 유과를 좋아한다고 해서 두 봉지 선물로 사주었다. 둘이 무슨 사이인데 사주고 그라노 하셔서 함께 근무한 동료라고 하니 둘이 닮았다고 한다. 엿이 입에서 다 녹을 무렵 냉장고에서 고추장아찌를 꺼내 맛보라 했다. 입에 넣자마자 사야겠다 싶어 한 통 담아 달라고 했다. 할머니 인심까지 꾹꾹 눌러 담으셨다. 두 손 가득 들고 영천 벚꽃백리길 답사를 떠났다. 3월 30일, 아직 꽃이 하나도 피지 않아 서울에서 오는 친구들과 이 길에 서지 못했다. 일주일 후, 포항은 벚꽃이 거의 떨어져 남편과 다시 영천 벚꽃을 보려고 죽장휴게소로 향했다. 오후 2시 즈음이라 배가 고파 김밥을 사서 차에서 한 줄 후딱 해치웠다. 남편은 더 먹으라 하고 다시 어르신께 김밥 비법을 들으려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제야 자세히 보더니 그때 유과랑 장아찌 사 갔던 새댁이구나 하며 알아보셨다. 언제부터 조청김밥을 만들었냐고 여쭈니, 옆에 있던 따님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어린 시절 소풍날에 엄마가 어묵을 늘 끓이던 조청에 졸여서 싸준 김밥이 친구들에게 제일 인기였다고. 그렇게 시작한 것이, 30년 넘게 이 자리에서 김밥을 말았다. 어르신은 도라지 조청을 달여 고추장을, 유과와 엿을 만들어 자식들을 키웠다고 한다. 지금도 조청에 어묵을 여섯 시간 졸여서 김밥을 싼다. 그 정도 끓여야 어묵에 조청 맛이 깊이 스며들기 때문이란다. 말이 여섯 시간이지 불 앞에 그렇게 오래 있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검게 물든 어묵 옆에 곱게 채로 썬 당근, 길게 자른 단무지와 오이, 두툼한 달걀지단이 차려졌다. 고슬한 밥을 김에 얇게 펴고 재료를 올려 스르륵 말아 썰어 담는다. 어묵 말고는 별 특별한 재료는 없는데 맛있다. 한 줄 4천 원 두 줄 7천 원! 우동이나 국수가 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 컵라면 하나 사서 테이블에 앉아 먹으면 된다. 간판은 휴게소가 아닌 휴게실이다. 동네 마실 가듯 찾아오라는 뜻인가 보다. 매장 앞과 옆에 주차할 공간이 넉넉해서 좋다. 벽에 영화감독 봉준호님이 다녀갔다고 써 있어 언제냐고 물으니, 청송에서 원빈과 김혜자 나오는 영화('마더') 찍으러 지나다가 들러서 김밥 먹어보고는 영화 찍는 동안 자주 들러 사 갔다고 한다. 조청 고추장 청국장 가루 등 여러 가지 판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4-13

환호공원을 즐기는 사람들

봄의 한가운데로 들어섰다. 산과 들, 길가의 나무들도 때맞춰 새 옷을 갈아입었다. 가까운 곳이든 먼 곳이든 바야흐로 봄과 꽃을 찾는 상춘객의 발걸음이 바쁜 때이다. 새뜻한 봄을 맞이하러 환호공원 산책을 나섰다. 길가엔 이미 활짝 핀 벚꽃이 꽃등을 이루었고 한차례 비를 뿌리고 난 후, 연두색 잎이 부끄러운 듯 고개를 내민다. 그 사이를 부지런히 걷거나 달리는 사람들이 서로 어울렸다. 공원 계단으로 막 올라서는 순간, 노란 원복의 어린이집 원아들이 봄을 즐기려는 소리가 발 앞까지 걸어온다. 눈앞의 활짝 핀 개나리꽃을 지나치지 못하고 선생님들은 원아들의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느라 손길이 바쁘다. 그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공원 안에서는 아이들과 성인들, 그리고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섞인 가운데 한 무리의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보아하니 벚꽃 아래서 졸업식 사진을 찍는 대학생들이었다. 까르르 소리가 하늘 위로 펴졌고 준비해 온 캐릭터 옷을 입고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고 있었다. 뭐가 저렇게 좋을까 싶지만, 삼삼오오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니 저절로 젊어지는 기분이다. 봄과 청춘은 동의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또 하나의 봄을 구경한 느낌이었다. 카톡 단체방에 소식을 전하니 ‘젊음이 좋다’는 답이 곧장 날아온다. 한참 그 모습을 구경하다 대학생들의 웃음을 뒤로하고 스페이스워크로 발길을 옮겼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들 또한 스페이스워크를 오르기 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건 필수다. 어느새 포항의 랜드마크가 되어버린 스페이스워크는 포항에 오면 꼭 들러야 하는 인기 관광지다. 누군가는 환호공원은 몰라도 스페이스워크는 안다고 말한다. 오늘은 사람들이 많지 않아 여유로운 관람이다. 옆에는 대구에서 단체로 나들이 온 어르신들이 벤치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두런두런거린다. 스페이스워크를 오르지는 못하고 전쟁 이야기와 기름값 오른 이야기, 어제 마트에서 장 본 이야기를 이어갔다. 스페이스워크에서 바라본 봄 바다는 고요했지만, 바다 위의 배들은 멀리서도 쉼 없이 움직였다. 다시 미술관으로 내려오는 길은 곳곳에 조각 작품이 배치되어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공원 속의 미술관이라 접근하기도 좋다. 아이들과 놀다가 전시 작품을 관람할 수도 있고 산책하러 왔다가 자연스레 미술관 안으로 들어가기도 쉽다. 입구 앞에는 제2미술관 건립으로 인해 지난 3월 중순부터 시작한 공사 안내판이 붙어있다. 또 ‘미술관 무엇이 될 것인가’의 포럼도 진행했는데 내년 상반기 지나 완성된 모습으로 시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미술관은 지난 1월 27일부터 김창영 작가의 샌드플레이, 존재와 기억의 방식, 그리고 2026 소장품전을 전시하고 있었다. 설렁설렁 감상하는 사이에도 작가가 모래에 진심인 듯 보였다. 모래를 회화로 풀어냈다는 게 새롭다. 특별히 이 전시를 위해 죽천 바닷가의 모래를 가져왔다고 하니 작가의 열정이 남달라 보였다. 2층으로 올라서자, 오스트리아에서 왔다는 20대 여성 배낭 여행객이 소장전을 감상 모습도 보였다. 서울과 부산뿐 아니라 포항을 찾아온 것에 감사하며 포항 여행이 멋진 추억으로 남길 바랐다. 환호공원은 테마파크처럼 화려하지는 않다. 하지만 시민들이 공원을 즐기는 다양한 모습과 가까이에서 계절이 오가는 소리를 느낄 수 있다. 앞으로도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었으면 좋겠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4-13

아직 벚꽃 나들이 못 하셨나요···봉화에서 “벚꽃엔딩”

남한의 시베리아로 불리는 봉화. 그래서인지 이곳에는 봄이 가장 더디게 찾아온다. 전국 곳곳에서 벚꽃이 지고 난 뒤에야 봉화의 벚꽃은 절정을 맞는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늦게 피는 벚꽃으로 알려진 이곳은 올해도 4월 14~15일께 만개가 예상되며, 늦게 찾아온 봄의 아름다움이 더욱 깊은 감동을 전하고 있다. 봉화군 물야면 오전리 물야댐을 에워싸고 있는 벚꽃길은 다른 벚꽃 명소와는 또 다른 인상을 남긴다. 찬란한 분홍빛 벚꽃 사이사이로 비치는 물빛은 ‘벚꽃엔딩’의 감성을 자아내며, 화려하게 피어난 꽃잎이 바람에 흩날려 눈송이처럼 수면 위로 떨어지는 풍경은 그리움과 아쉬움을 함께 전한다. 물야댐은 선달산(1236m) 늦은목재 옹달샘에서 발원한 물이 모여 형성된 곳으로, 내성천 300리의 시작점이다. 영주와 문경을 지나 낙동강으로 이어지는 물길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해발 400m에 자리한 이곳은 이른 아침이면 차가운 기온이 잔잔한 수면 위로 내려앉아 신비로운 안개를 만들어내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고산에서 흘러내린 맑은 물이 댐을 채우고, 벚꽃길에는 잔도와 데크길, 야자매트 길이 설치돼 있어 누구나 여유롭고 낭만적인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둘레길을 따라 흐드러지게 피어난 벚꽃의 속삭임은 계곡 바람을 타고 은은한 봄의 향기로 번지고, 떨어진 꽃잎이 수면 위를 떠다니는 모습은 올봄 벚꽃엔딩의 감성을 온전히 느끼게 한다. 특히 이른 아침,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시간대에는 푸른 물과 벚꽃이 어우러진 풍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지며,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장면을 선사한다. 벚꽃은 짧은 시간 피었다 지지만, 그 찰나의 아름다움은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시작과 희망을 떠올리게 하고, 동시에 사랑과 이별의 감정을 상징하기도 한다. 물야댐 벚꽃길은 단순한 자연경관을 넘어 이야기를 품은 공간이기도 하다. 이곳은 과거 애전 마을이 자리했던 곳으로, 보부상들의 집단 거주지이자 임방이 있던 지역이었다. 그러나 저수지 건설로 마을은 수몰됐고, 지금은 역사로만 남아 있다. 당시 보부상들은 대부분 홀아비로 살다가 생을 마감하며 많은 전답을 마을에 남겼고, 묘소 또한 댐 건설과 함께 사라졌다. 현재는 후세가 기억하는 11분의 이름이 위령비로 남아 있으며, 매년 10월 셋째 주 토요일 위령제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 주민들이 벚꽃길 일대 대청소를 마치고 관광객 맞이에 나서는 등 방문객을 위한 준비도 마무리했다. 이곳은 오전약수 관광지와 인접해 있어 봉화군민은 물론, 전국에서 마지막 벚꽃을 즐기려는 상춘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벚꽃길 위쪽에는 오전약수터가 자리해 있어 볼거리와 먹거리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약수 백숙과 송어회, 화덕피자 등 다양한 먹거리가 유명해 외지 방문객들도 많이 찾는다. 또한 주변에는 천년고찰 축서사와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이몽룡 생가인 계서당 등이 있어 하루는 물론 1박 2일 일정으로도 충분히 둘러볼 수 있는 여행지다. 빼어난 산과 계곡, 그리고 맑은 물이 어우러진 물야댐 일대는 사계절 내내 많은 이들이 찾는 산책 명소다. 특히 수변을 따라 이어지는 벚꽃길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봄의 풍경으로 기억되고 있다. 봄날의 낭만이 흐르는 봉화 물야댐 벚꽃길. 늦게 찾아온 만큼 더욱 특별한 이곳에서, 곧 지나갈 짧은 봄의 아쉬움을 달래고 오래도록 간직될 추억을 만들어보길 권한다. /류중천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4-13

대구·경북 헌혈률 10년 만에 5%대 회복⋯전국 평균 근접했지만 여전히 하위권

대구·경북 지역은 헌혈률이 10년 만에 5%대를 회복하며 전국 평균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가 발표한 ‘2025 혈액사업통계연보’에 따르면, 2024년 대구·경북의 인구 대비 헌혈률은 5.6%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4.9%보다 0.7%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헌혈 건수는 총 27만 2167건에 달했다. 이로써 대구·경북 헌혈률은 2015년 이후 처음으로 5%대를 기록했다. 해당 지역 헌혈률은 2016년부터 4%대에 머물렀으며, 코로나19 확산 직후에는 3%대까지 떨어지는 등 큰 폭의 감소를 겪었다. 이후 방역 완화와 함께 헌혈 참여가 점차 회복되면서 상승세로 전환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전국 평균 수준에는 근접은 했지만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렀다. 대구·경북은 인천(4.2%), 경기(4.5%), 경남(4.9%), 충북(5.5%)에 이어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낮은 헌혈률을 기록했다. 전국 13개 혈액원의 평균 헌혈률은 5.56%로, 2021년 이후 이어오던 상승세가 지난해 처음으로 꺾였다. 실제 헌혈 가능 인구 대비 헌혈자 비율인 ‘실제 헌혈률’도 3.26%로 전년(3.27%)보다 소폭 하락했다. 연령별로는 20대가 33.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이어 16~19세(18.6%), 40대(17.5%), 30대(16.4%), 50대(11.4%) 순으로 나타났다. 헌혈 방식은 헌혈의집을 통한 개인 헌혈이 73.4%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헌혈버스를 활용한 단체 헌혈은 26.6%였다. 특히 대구·경북에서는 단체 헌혈 참여가 활발했다. 지난해 총 516개 단체에서 4만 8477건의 헌혈이 이뤄졌으며, 이 가운데 고등학교(165곳·2만 1067건)와 대학교(36곳·1만 197건)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종교단체와 일반단체도 각각 2284건, 1만 4929건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강원이 10.3%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10%를 넘어서며 가장 높은 헌혈률을 기록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70.5%로 여성(29.5%)보다 두 배 이상 높은 비중을 보였고, 직업별로는 회사원(35.6%), 대학생(22.6%), 군인(11.8%) 순으로 참여율이 높았다. 한편, 동절기 한파와 독감 유행, 방학 종료 등의 영향으로 혈액 수급난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13일 기준 전국 평균 혈액 보유량은 3.8일분으로 ‘관심 단계’에 해당한다. 혈액 보유량이 3일 미만일 경우 ‘주의 단계’로 격상된다. 혈액형별로는 O형이 3.0일분으로 가장 부족한 상태이며, A형은 3.1일분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AB형(4.8일분)과 B형(5.0일분)은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혈액 수급 안정화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헌혈 참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4-13

경북농협 지역 쌀 활용 안동소주 생산 및 판매 업무협약 체결

경북농협이 13일 지역 쌀을 활용해 안동소주 생산을 준비중인 농업회사법인소주스토리(주)와 쌀 소비확대, 지역 농업 가치 제고 및 판매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쌀 소비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농업의 활성화와 전통주 산업과의 연계를 통한 새로운 소비시장 창출을 위해 마련됐으며, 특히 농업의 가치를 소중이 여기는 ‘농심천심’을 실천하는 상생 협력 모델로 추진됐다. 이날 협약에 따라 소주스토리(주)는 지역쌀을 활용해 안동소주를 생산하고, 연간 약 300t 규모의 쌀을 소비할 계획이다. 또한 지역쌀 기반 고품질 제품 생산과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통해 전통주 시장 확대에 기여할 예정이다. 아울러 경북농협은 농협 유통망을 활용한 판매 및 홍보 지원과 함께 각종 행사 참여를 통해 제품 홍보를 지원하고, 내부 조직을 통한 제품 소비를 추진하는 한편 다양한 홍보·캠페인을 통해 우리 쌀 의 가치와 의미를 적극 전달할 계획이다. 김주원 본부장은 “이번 협약은 농심천심 가치를 바탕으로 지역 농업과 전통주 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의미있는 사례”라며 “앞으로도 우리 쌀의 가치를 높이고 소비를 확대할 수 있는 다양한 협력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북농협은 농심천심 운동의 일환으로 쌀 소비촉진과 농업농촌 가치 확산을 위해 아침밥먹기 문화확산 교육, 미래교육봉사단 운영, 전(全)이용 조합원 시상, 도시·농촌 농협간 이사회 개최 교류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6-04-13

경북농협 ‘범농협 영농지원 전국 동시발대식’ 개최

경북농협이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농촌 인력난 해소와 범국민 참여 분위기 확산을 위해 13일 서안동농협 기산지점에서 ‘범농협 영농지원 전국 동시 발대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주원 경북농협 본부장, 김진욱 NH농협은행 경북본부장, 설홍섭 NH농협은행 안동시지부장, 박영동 서안동농협 조합장을 비롯해 범농협 임직원 봉사단과 문성모 (사)고향주부모임 경북도지회장, 김명란 (사)농가주부모임 경북도연합회장, 여성조직 회원 등 80여 명이 참석해 영농지원 결의를 다지며 농촌 일손돕기 참여에 대한 범국민적 공감대를 넓히기로 뜻을 모았다. 발대식 직후 참가자들은 서안동농협 관내 농가를 방문해 2800평 규모의 마 농장에서 지주대 설치 작업을 하고, 9000평 규모의 쪽파밭에서 잡초 제거에 나서며 구슬땀을 흘렸다. 김주원 본부장은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농촌 현장의 일손 부족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범농협 전사적으로 힘을 모으고 있다”며 “경북농협은 동심협력의 마음으로 농업인들에게 실질적인 영농지원을 통해 농업·농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북농협은 △영농철 집중 일손돕기 추진 △농촌 인력 지원 체계 강화 △범농협 임직원 참여 확대 및 유관기관·자원봉사단체 협력 강화를 통해 농촌 현장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6-04-13

대구콘서트하우스 ‘2026 봄의 합창’ 개최

대구콘서트하우스(관장 박창근)는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21개 팀이 참석하는 특별연주회 ‘2026 봄의 합창을 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개최했다. 신록의 계절 4월을 맞아 개최되는 봄의 합창에는 대구지역을 대표하는 아마추어 시니어 합창단, 직장인, 혼성, 여성 등 다양한 연령대와 배경을 가진 총 21개의 합창단들이 참여했다.매일 7개 합창단들이 무대에 올라 각기 다른 색깔의 화음을 선보이는 릴레이 형식으로 공연해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번 연주회에 참여한 21개 합창단은 상원한마음합창단, 칼리오페코러스, 권유진청춘코랄, 하프문합창단, 대구중구문화원 시니어여성합창단, 나유타합창단, 덴탈하모니, 월드미션콰이어, 대구CBS혼성합창단, 필그림쥬빌리싱어즈, 수성OB싱어즈, 달서은빛합창단, 영남일보합창단, CTS대구권사합창단, 보아스청합창단, 대구레이디스싱어즈, 아마빌레여성합창단, 수성행복싱어즈, 대구소리온합창단, 한울림여성합창단, 아남카라합창단 등이다. 박창근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은 “합창은 서로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 완성되는 가장 인간적인 종합예술”이라며, “이번 공연을 통해 일상에 지친 여러분의 마음에 위로와 희망이 되었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병길 시민기자

2026-04-13

전국법관대표회의 새 의장에 강동원 부장판사...사법개혁3법 공포 후 첫 회의

전국법관대표회의는 13일 오전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올해 첫 회의를 열고 강동원(56·사법연수원 31기)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를 새 의장으로, 조정민(45·35기) 부천지원 부장판사를 부의장으로 선출했다. 이번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새 의장단이 선출되는 것과 함께 지난 2월 말부터 3월 초 사이 이른바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이 공포된 이후 처음 열린 터라 법조계는 물론 정치권의 관심을 끌고 있다. 새 의장이 된 강 부장판사는 2002년 사법연수원 수료 뒤 변호사로 활동하다 2009년 법관으로 임용됐다. 법원 안팎에서는 재판 업무를 꾸준히 맡아온 인물로 평가한다. 공개적으로 정치적 입장을 드러낸 경우는 많지 않았다. 의장에 입후보했다가 낙선한 송승용(52·29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경우 사법부 현안에 대해 상대적으로 강경한 목소리를 내온 인물이다. 그는 작년 5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이재명 대통령 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판결 이후 조희대 대법원을 향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런 점으로 볼 때 법관대표회의가 강 부장판사를 의장으로 선출한 것은 안정적인 운영 기조를 선호하는 법관들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날 전국법관대표회의에 직접 참석해 인사말을 통해 “최근 사법제도의 근간을 바꾸는 법률들이 시행되면서 법관 여러분께서 느끼고 계실 우려가 클 줄로 안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면서 실효성 있는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4-13

장애인 이동 편의 확대⋯하이패스 단말기 무상 지원 ‘행복패스’ 시행

한국도로공사 대구경북본부가 오는 10월 31일까지 대구시 및 경북도와 협력해 장애인 감면 하이패스 단말기를 무상으로 지원한다. 이번 사업은 대구·경북에 등록된 장애인 가운데 통합복지카드 소지자를 대상으로 하며, 최근 5년 이내 동일 혜택을 받지 않은 경우 신청할 수 있다. 신청은 별도 방문 없이 QR코드 또는 전화로 가능하며, 총 2670대의 단말기(약 2억 2000만 원 규모) 가 무상으로 제공된다. 신청은 신청자가 QR코드 또는 전화로 접수하면 단말기 업체에서 배송을 진행하며, 이후 이용자는 단말기를 수령한 뒤 도로공사 영업소 또는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지문 등록이나 위치기반 서비스 신청을 하면 된다. 이후 통합복지카드와 함께 사용하면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문 등록은 서대구·북대구·포항·칠곡 영업소와 행정복지센터에서 가능하며, 위치기반 서비스 역시 대구경북본부 관내 영업소 및 행정복지센터에서 신청할 수 있다. 행복패스 사업은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과 교통 편의 증진을 위해 2019년부터 추진돼 왔다. 지금까지 약 1만 8000대의 단말기(총 17억 원 규모)가 지원되는 등 지속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유호식 본부장은 “지자체와의 협업을 통해 장애인 대상 하이패스 단말기 무상 지원을 지속 확대할 것”이라며 “이동권 보장과 고속도로 이용 편의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4-13

한국도로공사, ‘2026년 길 사진 공모전’ 개최⋯총상금 2760만원

한국도로공사가 ‘우리나라의 길’을 주제로 한 ‘2026년 길 사진 공모전’을 개최한다.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이번 공모전은 2000년 처음 시작된 이후 올해로 24회를 맞이한 대표적인 국민 참여형 행사다. 올해 공모전은 △고속도로 △일반도로 △특별부문(Safety & Smart) 등 총 3개 부문으로 진행되며, 1인당 최대 5점까지 작품을 출품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Safety & Smart’ 특별부문이 새롭게 신설됐다. 해당 부문은 도로 위 안전 문화 확산과 스마트 교통 인프라에 대한 인식 제고를 목표로 하며, 안전 시설물이나 첨단 교통 시스템 등 ‘안전한 길’과 ‘스마트한 길’을 주제로 한 작품을 공모한다. 접수는 4월 13일부터 5월 29일까지 공모전 공식 누리집을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수상작은 6월 중 발표될 예정이다. 시상은 총 50점 규모로 진행되며, 대상 1점(상금 400만원), 금상 3점(각 250만원), 은상 3점(각 150만원), 동상 6점(각 70만원), 입선 37점(각 20만원) 등 총 2,76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대상은 고속도로 부문에서 선정된다. 수상작은 한국도로공사 본사를 비롯해 수목원,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전시될 예정이며, 공모전 누리집에서는 역대 수상작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4-13

다둥이 아빠·예비신랑 소방관 2명 참변…전남 완도 냉동창고 화재 진압 중

전남 완도의 수산물 냉동창고에서 12일 불이 나, 진압에 나섰던 소방관 2명이 숨졌다. 전남소방본부는 이날 오전 8시25분쯤 완도군 군외면의 한 수산물 가공공장 냉동창고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신속히 출동, 화재를 진압하던 중 소방관 2명이 냉동창고 안에서 고립됐다. 수색 과정에서 완도소방서 소속 박모(44), 해남소방서 소속 노모(31) 대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한 대원 2명은 공장 내부로 진입했다가 오전 9시 조금 지나 연락이 끊겼다. 이 중 박 대원은 오전 10시2분에 숨진 상태로 발견됐고, 노 대원도 오전 11시23분께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이날 사고는 밀폐된 공간에 쌓여있던 유증기가 폭발해 큰 피해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숨진 두 대원은 진화 현장에 투입된 선착대에 포함됐다. 1차로 화재를 진압하고 부상자를 구조한 대원들은 현장 판단 회의 중 공장 내부에서 다시 연기가 보이자 진화를 마무리하기 위해 재차 내부에 들어갔다. 이후 화염이 분출하고 폭발과 함께 다량의 검은 연기가 발생했다. 현장 대원들에게 대피 명령이 3∼4차례 무전으로 하달됐으나 두 사람은 밖으로 탈출하지 못했다. 희생된 대원들은 냉동창고 내 여러 구획 가운데 같은 공간에서 차례로 발견됐다. 창고 내부는 콘크리트 벽면에 우레탄폼 내장재를 바르고 샌드위치 패널로 마감한 형태였다. 냉동 기능을 위해 구조적으로도 밀폐돼 대원들의 구조와 연기 배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냉동창고 불은 오전 11시26분 완전히 진압됐다. 창고는 비어 있어서 다행히 큰 재산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페인트 제거 작업 중 토치를 사용하다 불이 났다는 공장 관계자 진술을 토대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냉동창고 화재 사고와 진압 현장 활동 중 사고를 당한 소방공무원에 대해 보고를 받고 사고 수습과 인명 구조에 가용한 자원을 모두 동원할 것을 지시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강 수석부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무엇보다 인명이 최우선이기에 인명 구조와 구조 인력의 안전 확보 및 사고 방지에 전력을 기울이라 재차 당부했다”고 밝혔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4-12

포항 이동노동자 쉼터, 접근성·출입 인증 문제 해결 과제

지난 10일 오후 8시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인근 이동노동자 쉼터에는 대리운전 기사와 배달 라이더가 수시로 찾았다. 텀블러에 물을 받아 가기도 했고, 잠시 눈을 붙이는 이도 있었다. 대리운전 3년 차 박상훈씨(54)는 “영일대 쉼터는 화장실과 공영주차장이 있어서 잠깐씩 이용하기가 편하다”며 “1시간씩 기다려도 콜을 못 잡는 경우가 있는 평일에는 추위와 더위를 피해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배달 라이더 김주형씨(38)는 “지난겨울 이 쉼터가가 매서운 추위를 버티게 해줬다”라고 전했다. 포항 영일대해수욕장과 오천읍, 상도동, 양덕동 4곳에 마련된 이동노동자 쉼터가 이동노동자들이 잠시나마 기댈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접근성과 출입 인증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포항시는 지난해 4억6000만 원을 들여 오천읍·상도동·양덕동에 쉼터를 새로 조성하고, 영일대해수욕장 쉼터는 개보수했다. 냉·난방은 기본이고, 여성 휴게실과 화장실, 간이북카페 등의 편의시설도 갖췄다. 올해는 1억1749만 원을 추가 확보해 운영비로 활용하고 있다. 오천읍·상도동 쉼터는 지난해 12월 18일, 양덕동 쉼터는 올해 1월 2일부터 운영을 시작했고, 2021년 3월 문을 연 영일대해수욕장 쉼터는 지난해 5월 1일 리모델링을 마쳤다. 각 쉼터는 매주 100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다. 쉼터는 오후 6시부터 10시 사이 이용객이 많다. 10시 이후에는 대리운전 기사들이 차지한다. 이용이 집중되는 시간대에 맞춰 현장 근무 인력도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배치한다. 아쉬운 이야기도 나온다. 상도동 쉼터가 2층에 있어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라이더 김모씨(32)는 “대리기사는 전동휠, 라이더는 오토바이를 이용하다 보니 장비를 눈에 보이는 곳에 둬야 안심이 되는데 2층이라 불편한 점이 있다”고 했다. 출입 인증 방식도 쉼터 이용에 걸림돌이 된다. 영일대해수욕장 쉼터는 전화 인증 방식으로 운영한다. 초기에는 미성년자 출입 문제가 발생했지만, 폐쇄회로(CC)TV 확인을 통해 해당 번호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포항시는 ‘신용·체크카드 사용이 어려운 때도 있다’라는 대리운전 기사와 라이더 협회의 의견을 반영해 전화 인증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에 새로 생긴 오천읍·상도동·양덕동 쉼터는 여러 사정으로 신용·체크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대리운전 기사와 라이더는 출입 인증을 받을 수 없어서 이용이 불가능하다. 대리운전 기사와 라이더들은 전화 인증 방식이나 신분증 인증을 요구하고 있다. 서경화 포항시 노동권익팀장은 “양덕·상도·오천 쉼터는 조성 당시 1층에 적절한 공간이 없고 임대료 차이도 있어 2층에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라면서 “향후 재계약 과정에서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신용카드 인증은 카드 자체에 칩이 있어 비교적 간편하고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방식이지만 신분증은 행정안전부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고 별도의 장비도 필요해 도입이 쉽지 않으며 예산 문제도 따른다”며 “지문 인증 등 다른 인증 방식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6-04-12

(방종현 시민기자의 유머산책) ‘지공선사(地空善士)'

혹시 지공선사’라는 법명을 들어보셨는지요? 불가(佛家)에는 대사나 선사가 있지요. 대사란 말 그대로 “큰 스승”이라는 뜻입니다. 교학(경전 연구), 수행, 포교 등 전반적으로 업적이 큰 인물에 종파와 관계없이 사용하지요. 대표적인 예가 원효대사, 의상대사 등이죠. 선사는 “선(禪·명상 수행)을 지도하는 스승”이라는 뜻입니다. 특히 선종(禪宗) 계통에서 깨달음을 중시하는 수행자를 가리킵니다. 참선, 좌선 등 직접 체험을 통한 깨달음 강조주로 선종 계통에서 제자들에게 수행을 지도하는 역할을 강조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혜능선사, 지눌선사가 있지요. 위대한 스승 원효대사나 초의선사는 익히 아시겠지만, 지공선사는 아마 생소하실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은밀하고도 영광스러운 법명은 제가 명명하여 저만 알고 있던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 신비로운 ‘지공선사’의 정체를 밝히기 전에 잠시 우리네 술자리 풍경을 한번 떠올려 볼까요? 단합의 상징인 건배사에도 시대의 결이 묻어납니다. 5·16 직후엔 투박하게 “재건합시다!”를 외쳤고, 요즘은 암호같은 삼행시가 대세지요. “변함없이 사랑하고 또 사랑하자”는 ‘변사또’, “개인과 나라의 발전을 위해”라는 ‘개나발’ 같은 것들 말입니다. 청춘은 바로 지금 ‘청바지’ 등 이 모든 수다를 한데 버무려 결국 너와 나, 우리 모두를 “위하여!”라는 우렁찬 외침으로 밤은 깊어가지요. 자, 이제 제가 만든 지공선사(地公善士)의 비밀을 공개합니다. 눈치 빠른 분은 이미 짐작하셨겠지만, 바로 ‘지하철 표를 공(空)짜로 선물받은 사람’을 높여 부르는 말입니다. 대한민국에서 만 65세라는 고개를 넘어야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자격이지요. 그런데 왜 하필 ‘선사’일까요? 스승 사(師) 자를 쓰기엔 제 삶이 그리 거창하지 않아, 그저 선비 사(士) 자를 빌려왔습니다. 평생을 성실하고 착하게 살아온 노년의 품격을 기리고자 ‘착할 선(善)’ 자를 보탰지요. 청춘을 다 바쳐 일군 이 나라가 이제야 노병(老兵)의 노고를 알아보고 “그동안 애쓰셨습니다” 하며 건네는 따뜻한 예우표 같아 마음이 뭉클합니다. 덕분에 저도 오래전 이 영광스러운 지공선사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이 법명을 얻고 보니, 인생길이 어느덧 황혼이 지는 마루턱에 서 있음을 실감합니다. 이제는 서서히 산을 내려가야 하는 하산(下山)의 시간이지요. 죽음이라는 그림자가 한 발짝씩 다가오는 것이 느껴지지만, 짐짓 모른 척 허허 웃어넘길 뿐입니다. 다만 침침해지는 눈과 어두워지는 귀, 예전 같지 않은 근력 앞에 자꾸만 마음이 작아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얼마 전, 저의 ‘할망구’가 발바닥에 가시가 박혔다며 쩔쩔매고 있었습니다. ‘할망구’란 표현이 야속하게 들릴지 모르나, 본래 망구(望九)란 아흔(90세)까지 장수하기를 바란다는 귀한 뜻이 담겨 있지요. 저는 돋보기를 코끝에 걸치고 가시를 찾아보았지만, 희미한 형체만 보일 뿐 도무지 잡히질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제각기 둥지를 틀어 떠나고, 휑한 큰 집에 노부부만 덩그러니 남았으니 눈 밝은 구원 투수가 없더군요. 며칠을 씨름하다 결국 주말에 이웃 동네 딸아이를 찾아갔습니다. 딸애가 뾰족한 바늘로 몇 번 툭툭 건드리더니 단숨에 가시를 뽑아내는 게 아니겠습니까. ‘아, 젊음이 좋구나, 밝은 눈이 참으로 부럽구나’ 싶어 코끝이 찡했습니다. 지공선사가 되어 지하철을 마음껏 누비게 된 것은 참 고마운 일입니다. 그러나 몸 상태가 작년 다르고 올해 다르니 문득 겁이 나기도 합니다. 귀야 좀 어두워지면 어떻겠습니까. 골치 아픈 세상사 안 들으면 그만이지요. 하지만 눈만은 부디 조금만 더 버텨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우리 ‘망구’ 발바닥에 박힌 가시라도 직접 뽑아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지공선사의 혜택은 달콤하지만, 무심하게 흘러가는 세월은 참으로 야속합니다. 오늘도 저는 공짜 지하철 표 한 장을 손에 쥐고, 노을 비치는 차창 밖을 보며 이 아름다운 하산길을 음미해 봅니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6-04-12

(이사람) “붓끝으로 영남의 기개를 깨운다'

대구 봉산동 문화거리. 영남의 서단 ‘도심명산장(道心名山藏)’에서 율산(栗山) 리홍재(李洪宰) 선생을 만났다. 변함없는 생활 한복에 긴 머플러 두른 정장 차림이다. 영남의 산세를 닮은 획, 율산 선생의 글씨를 마주하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압도적인 ‘기운’이다. 그가 긋는 획은 때로는 영남의 가파른 산맥처럼 단단하고, 때로 굽이치는 낙동강 줄기처럼 유연하다. 세간에서 그의 글씨를 ‘율산체’라 칭송하는 이유는 그만큼 독보적인 조형미와 힘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선생은 자신의 서체를 ‘기운생동(氣韻生動)’으로 설명한다. 글자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 그것이 율산이 추구하는 예술의 정점이다. 그의 대작에서 볼 수 있는 파격적인 공간 구성과 대담한 필치는 전통 서예의 틀을 존중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놓치지 않는 절묘한 균형감을 보인다. 율산 선생의 예술 철학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단연 ‘법고창신(法古創新)'이다.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원칙이다. “전통은 박제된 유물이 아니며 그 안에 갇혀서는 안 됩니다. 법을 지키되 법을 넘어서는 것, 그것이 서예가가 평생 고민해야 할 숙제”라고 말한다. 선생은 매일 새벽 수천 번의 획을 그으며 기본을 다진다. 이러한 기초 위에서 탄생한 그의 행초서(行草書)는 자유분방함 속에서도 엄격한 질서를 유지하며 영남 서예만의 묵직하고도 파격적인 힘을 대변한다. 팔공산 취락지구 중심가에 세운 ‘대동방 서예술문화관(大東房 書藝術文化館)'에 들어서면 분위기부터가 압도된다. 육십 년 내공이 쌓인 율산의 먹물 예술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벽면 계단에 80폭 병풍이 대동방 문화관의 수문장처럼 보였다. 이천여 평을 가득 채운 대작(大作)들은 관람객을 압도한다. 그는 영남 유림의 곧은 절개와 타협하지 않는 선비정신이야말로 자신의 서예를 지탱하는 뿌리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그의 작품들은 화려한 기교보다는 내공이 단단한, 진실함이 묻어난다. 그는 퍼포먼스 타묵(打墨)의 개척자다. “예술은 창작이어야 하며 글씨는 그 사람의 인격입니다.” 그만의 예술적 일화가 있다. 1999년 KBS 방송에서 시연해달라는 제의를 받고 16mm 큰 붓을 사용했는데 첫 번째 글자에서 붓이 나가지 않았어요. 제자가 “선생님 술 한잔하세요!” 소주 한 컵을 물 마시듯 들이키고 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붓에 힘이 붙어 일필 휘하 성공리에 마쳤다는 것이다. 마음이 굽어 있으면 필획이 흔들리고, 정신이 흐트러지면 글이 탁해짐으로 그래서 서예는 마음을 닦는 기본이라고 한다. 선생은 최근 디지털 문명에 밀려 서예가 소외되는 현실에서도 역설적으로 서예의 가치가 더 빛날 것이라고 했다. 속도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고, 찰나의 순간에 영원을 담아내는 서예야말로 현대인들의 메마른 정신을 치유할 수 있는 장(藏)이라는 것이다. 율산의 계보는 영남 서예의 거목인 석재 서병오와 죽농 서동균의 제자 죽헌(竹軒) 현해봉으로 이어지는 영남 서예의 맥을 계승하고 있다. 다른 지역의 서예가들이 영남 서예를 ‘투박하다’라고 평할 때마다, 선생은 오히려 “그 투박함이 바로 꾸밈없는 기개며 생명력”이라고 일러 준다. 자신의 호(號) 율산처럼 겉은 단단하지만 속은 알차고 부드러운 영남 서예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서예가다. /유무근 시민기자

2026-04-12

가야의 시간이 스며 있는 산성을 찾아

가락국 시대에 축조된 여러 산성이 오늘날까지 그 자취를 간직하고 있다. 산성은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자연의 지세를 최대한 활용한 방어 유산이자, 오랜 세월을 견뎌 온 삶의 흔적이다. 우리나라 산성의 기원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환단고기’ ‘단군세기’에 등장하는 강화도 삼랑성은 그 시원을 짐작하게 한다. 기원전 2300여 년 전 단군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이 성은 마니산 참성단과 더불어 제천의 자취를 전한다. 따스한 봄 햇살이 내려앉은 날, 가락국 시기에 축조된 것으로 전해지는 산성들을 찾아 나섰다. 성곽은 흙으로 쌓은 토성과 돌로 축조한 석성으로 나뉜다. 먼저 찾은 곳은 김해시 진례면의 진례토성이다. 수로왕이 쌓았다고 전해지며, ‘진례면지’에는 신월리·신안리·송정리를 감싸던 토성이 있었다고 전한다. 지금은 산월마을 중심에 성벽 일부만 남아 있고, 주변이 밭으로 개간되어 보존이 절실해 보였다. 조상들은 ‘판축’ 기법으로 서로 다른 흙을 층층이 다져 성을 쌓았다. 무너져 드러난 흙층을 보며, 먼 곳에서 흙을 실어 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다. 진례토성을 뒤로하고 양동산성으로 향했다. 김해시 주촌면 양동리 해발 333m 정상부에 자리한 이곳은 테뫼식으로 축성된 석성이다. ‘가곡산성’ 또는 ‘내삼산성’이라 불리며, 둘레는 약 860m에 이른다. 동쪽과 남쪽 성벽 일부가 남아 있고, 경상남도 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삼한시대의 토기가 출토되어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삶터였음을 보여 준다. 양동산성에는 동·남·북 세 방향에 문터가 남아 있다. 줄이나 도르래로 여닫는 ‘현문식’ 구조는 신라의 특징이고, 문터 바깥 벽의 곡선은 백제 양식을 떠올리게 한다. 서로 다른 요소가 함께 드러나는 이 모습은 경남 지역에서도 드문 사례라 한다. 성 위에 오르자 김해평야와 낙동강 하구가 한눈에 펼쳐졌다. 이곳에서 사방을 살피며 외적의 동태를 헤아렸을 사람들의 긴장감이 아득히 전해지는 듯했다. 바람은 땀을 식혀 주고, 눈앞에 열린 풍경은 산성이 지닌 자리를 말없이 증명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마현산성이었다. 김해시 생림면 봉림리 무척산 서쪽 해발 215m의 독립 산봉우리에 자리한 이 산성 역시 수로왕이 쌓았다는 설이 전해진다. 둘레는 약 600m이며, 고려시대의 보수 흔적과 조선 후기까지의 사용 흔적이 남아 있다. ‘김해읍지’에는 이미 사라진 것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이번 답사에서 서쪽 능선 일대에 비교적 잘 남은 성벽 일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마현산성은 가파른 지형에 맞춰 보조 성벽을 세워 2단으로 쌓았고, 자연 암반을 활용해 방어력을 높였다. 동·서·북 세 곳에 성문을 두었으며, 특히 북문은 내부가 곧장 드러나지 않도록 곡선 형태로 처리되어 있었다. 지형을 읽고 그에 맞춰 성을 쌓은 세심한 고려가 엿보인다. 마현고개는 예로부터 밀양과 김해를 잇는 관문이었다. 고려 고종 때 몽골의 침입을 피해 피난처로 쓰였다는 전설은 이곳의 전략적 가치를 짐작하게 한다. 이처럼 산성은 단순한 방어 시설에 머물지 않는다. 그 안에는 위태로운 시대를 견디고 삶을 지켜 내려 했던 사람들의 의지가 배어 있다. 가야 시대의 산성은 대부분 산지에 자리하며, 전시에는 방어의 전초기지로, 평시에는 행정과 통치의 중심으로 기능했을 것이다.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성벽의 흔적은 오래된 돌과 흙의 자취에 그치지 않는다. 그곳에는 가야의 시간이 스며 있고, 그 시간을 지켜 낸 사람들의 삶이 함께 남아 있다. /김성문 시민기자

2026-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