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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앵기랑 바위처럼 합장한 가족···군위 아미산에서

주말 아침, 부드럽게 쏟아지던 가을 햇살이 창문을 두드렸다. “어디 좋은 곳으로 바람 쐬러 가자”는 엄마의 말에, 우리는 자연스럽게 차에 올랐다. 목적지는 대구시 군위군의 아미산(峨嵋山). 아미산은 해발 737.9m로 그리 높지 않아 산책하듯 가볍게 등산하기 좋은 산이다. 군위의 들판을 지나 산 입구에 닿자 공기가 달라졌다. 도심의 묵직한 냄새 대신 흙과 나무의 향이 가슴속 깊이 스며들었다. 산길은 그리 가파르지 않았다. 누구라도 천천히 걸으며 풍경을 즐기기 좋은 등산로였다. 햇살은 따사롭게 내리쬐고,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빛이 바닥에 부서졌다. 그 빛 위로 낙엽이 천천히 내려앉아 아름다운 빛깔을 자랑했다. 길가에 이름 모를 버섯들이 여기저기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동생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이거 독버섯인가?” 하고 물었다. 동생의 말에 궁금해진 엄마가 버섯 사진을 찍어 검색해보니 매우 강력한 독버섯이란 정보가 나와 함께 웃음 지었다. 어쩐지, 이름 모를 채로 예쁜 버섯으로 남겨두는 편이 더 좋을 뻔했다. 조금 더 오르니 시야가 넓고 마을이 한 눈에 보였다. 건너편 풍력발전소도 눈에 잘 보였다. 그곳에서 아미산의 명물이라 불리는 앵기랑 바위의 모습이 잘 보였다. 그 모습이 마치 합장하는 애기 동자승 같아 앵기랑바위라고 불린다. 오래전 누군가의 소망이 그 바위에 스며든 듯, 차가운 바람에도 경건한 기운이 돌았다. 우리는 자연스레 그 앞에 그와 같은 모습으로 두 손 모아 합장하고 사진을 찍었다. 그 모습이 재미있으면서도 아름다웠다. 바위와 함께 합장한 엄마의 모습을 보니 마음속의 복잡한 생각과 걱정들이 다 날아가고 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미산은 크지 않아 짧은 산행이었다. 하지만 그곳에서의 마음은 길게 머물렀다. 화려하지 않고, 특별히 유명한 관광지도 아니지만, 마음을 편안히 품어주는 곳이다.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빛처럼 사람의 마음을 조용히 비춘다. 엄마는 아미산을 올라가며 어린 시절 친구들과 이야기했던 아미산에 대한 전설을 이야기해주었다. “아미산 동굴에 빠지면 압곡사 화장실로 나온다는 전설이 있었어.” 우리는 엄마의 말에 웃음 지으며 아미산을 올라갔다. 지금도 문득 그날의 햇살이 떠오른다. 합장의 바위 앞에서 셋이 나란히 웃던 모습이 아직도 그려진다. 아미산은 우리 가족의 사진 속에 머물러 있지만 동시에 내 마음 한구석에도 여전히 남아 있다. /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1-13

대한어머니회 문경지회 회원들 아자개장터 감성 여행

단풍이 마지막 붉은빛을 뿜어내는 지난 9일. 문경시 가은읍에서는 전통 시장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감성 여행이 있었다. 문경이 고향인 윤보영 시인의 펜클럽을 주축으로 이뤄진 행사이다. 전국에서 500여 명의 참가자가 11대의 버스를 이용해 가은읍을 찾았다. ‘가은 아자개장터 감성 여행’이라는 테마로 이뤄진 행사였다. 전통 시장인 가은아자개장터 활성화를 위한 홍보와 체험, 문경의 아름다운 자연을 알리는 목적으로 이루어졌다. 아자개장터는 문경시 가은읍에 있는 시장으로 매 4일과 9일에 열리는 전통 5일장이다. 대한어머니회 문경시지회(회장 오점숙) 회원들도 서둘러 가은 아자개장터를 찾았다. 현명하고 건강한 소비문화를 추구하는 소비자 운동을 펼치고 있는 대한어머니회의 취지에 따라 농산물과 지역 특산물을 두루 살펴보았다. 우수한 품질의 농산물을 산지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전통 시장을 살리는 일은 가족의 건강을 책임지는 어머니의 중요한 역할이기도 하다. 문경을 찾는 관광객에게 전통 시장을 통해 싱싱한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어머니의 마음으로 알려주고 함께했다. 문경의 농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홍보하는데에도 매진했다. 회원들도 시장을 돌며 직접 마늘과 생강을 배추 등을 구매하고 아자개장터의 명물인 연탄 모양을 그대로 살린 연탄빵도 구매해 시식했다. 이번 ‘가은 아자개장터 감성 여행’에는 ‘가은 아자개장터 디카시 공모전’도 함께 열린다. 총상금 300만원으로 문경시 가은읍 ‘가은아자개장터’에서 시장풍경과 간판 등을 담은 사진과 5행 이내의 시를 써서 응모하면 된다. 또 이날 행사에는 캘리그라피 체험과 시낭송, 아자개장터의 노래, 숟가락 난타와 가요대회 입상 가수의 가을 노래 등의 공연도 함께 하였다. 신현국 문경시장님이 자리하여 장터의 흥겨운 분위기를 북돋우는 노래를 직접 불러 분위기를 고취시키기도 했다. 대한어머니회 회원들도 함께 나가 우리 전통 시장의 친근함을 위해 함께 박자를 맞춰 흥을 돋우기도 했다. 아자개장터에는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먹거리 장터도 있다. 주막의 정취를 그대로 살린 디자인과 야외 휴게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전통 시장과 현대적 푸드존이 공존하는 복합형 공간이다. 회원들은 문경을 찾은 참여자들과 함께 아자개장터의 약돌장터국밥과 배추떡볶이, 문경국수, 부추전, 육전, 약돌족발 등을 맛보며 흥성이고 활력 넘치는 전통시장 분위기를 함께 체험했다. 도시와 농촌이 아자개장터에서 만난 즐겁고 흥성스러운 한마당 잔치였다. 깊고 그윽한 단풍의 향연이 펼쳐지는 봉암사 백운대까지의 단풍길 걷기로 행사는 마무리되었다. 대한어머니회 문경지회는 앞으로도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동참하고 아름다운 문경을 알리는 데에 계속 힘을 쏟을 계획이다. 지난 10월에는 ‘대한어머니회 쿠킹 클래스’를 열어 1인 가구 어르신을 위한 요리와 1인 청년 가구, 다문화가정의 참가자들에게 식생활 교육과 요리실습을 하여 크게 호응을 받기도 했다. 앞으로 조손가정돕기 김장 행사도 앞두고 있고 연말에는 후원자들을 위한 송년 후원의 밤도 준비되어 있다. ‘강력한 국가는 깨달은 어머니로부터, 요람을 흔드는 손이 세계를 흔든다’는 대한어머니회의 슬로건이다. 세상 어느 곳, 어느 일이든 어머니의 손길이 필요하지 않은 곳은 없다. 깨인 어머니 정신으로 어디서나 빛을 발하는 대한어머니회 문경시지회의 다음 행보를 기대해 본다. /엄다경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1-13

“동부초 학부모 동의 받고 POEX 2단계 확장 추진하겠다”

“일방적 추진이 아니라 학부모들과 논의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입니다. 학부모 반대가 많으면 사업을 진행할 수 없습니다”. 이상현 포항시 관광컨벤션도시추진본부장은 12일 오후 7시 두호동행정복지센터에서 마련한 학부모 설명회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포항시는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POEX) 2단계 확장의 전제조건으로 동부초등학교 이전을 내세우고 있다. 학부모 설명회에서 이상현 본부장은 포항의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마이스(MICE) 인프라 구축 사업인 POEX의 2단계 확장의 당위성과 더불어 부지 적합성 조사를 통해 도출한 동부초 이전 후보지 3곳(환호공원 서편, 현대제철 사옥, 두호공원 부지)에 대한 설명도 보탰다. 그는 “통학거리, 교통안전, 교육환경을 모두 고려했다”라면서 “노화화한 데다 지진에도 취약한 동부초를 새로운 곳으로 옮길 경우 장점이 더 많다“고 강조했다. 학생, 학부모,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수영장 건립 방안까지 제시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60명 가까운 학부모들은 동부초 이전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찬반 설문조사에는 27명이 참여해 20명이 찬성 의견(74%)을 냈다. 학부모들은 학교를 옮길 경우 통학시간이 더 길어지는 문제 해결이 필요하고, POEX 2단계 확장을 위해 동부초가 아닌 다른 부지를 검토하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상현 본부장은 “동부초가 그대로 남아 있을 경우 POEX 행사 때 교통 체증과 소음과 같은 불편이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라면서 “장기적으로 보면 학습권 측면에서 학교 이전이 더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글·사진 /이시라기자

2025-11-13

‘우주의 근본 물리’ 한자리에서⋯APCTP 국제학회 17일 개막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APCTP)가 오는 17~21일 포항 라한호텔에서 우주의 기원과 현대 이론물리의 핵심 난제를 다루는 국제 학술행사를 연다. APCTP는 이 기간 ‘2025 APCTP International Conference’(17~19일)와 ‘The 9th APCTP Alumni Scientific Symposium’(19~21일)을 연속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기초물리학 관점에서 우주의 구조와 진화를 논의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연구자 간 학문 교류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제컨퍼런스는 ‘Cosmology as Fundamental Physics’를 주제로 우주론의 기초 원리를 재해석하는 강연으로 꾸려진다. 암흑물질, 인플레이션, 블랙홀, 중력파 등 현대 우주론의 핵심 이슈를 중심으로 대만국립타이완대학교 천 피신 교수, IBS 최기운 단장, 도쿄대 카블리연구소 마사히로 타카다 단장 등 세계 주요 연구기관의 석학들이 최신 이론과 관측 결과를 소개한다. 특별세션에는 우주배경복사(CMB)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수냐예프 라시드(막스플랑크 천체물리연구소 명예소장)가 참여한다. 그는 은하단과 블랙홀의 물리 과정을 규명한 업적으로 크라포르드 천문학상, 그루버 우주론상, 막스플랑크 메달을 수상한 바 있다. 뒤이어 열리는 동문 심포지엄에서는 APCTP를 거쳐간 연구자들과 상주 연구진이 우주론·물질물리·양자이론 등 다양한 분야의 성과를 공유한다. 한노 잘만 교수(프리드리히 알렉산더대), 최기영 교수(성균관대), 송태근 교수(공주대) 등 국내외 연구자들이 참여해 APCTP 연구 네트워크의 확장성과 협력 기반을 확인하는 자리로 마련된다. 사사키 미사오 소장은 “이번 행사는 우주의 근본 문제를 물리학적 관점에서 새롭게 탐구하고 국제 연구 교류를 넓히는 의미가 있다”며 “한국의 기초과학 연구 환경이 세계 연구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APCTP는 1996년 APEC 회의를 계기로 설립된 국제이론물리센터로 포항공과대학교 캠퍼스에 자리한다. 지금까지 300여 명의 신진 연구자를 배출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공동연구와 과학문화 확산을 이끌고 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1-13

조재구 대표회장 등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대통령과 대화

새 정부 들어 전국 시장·군수·구청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재명 대통령과 국정현안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조재구 대표회장(대구 남구청장)과 전국 기초자치단체장 180여 명은 12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 설명회에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새 정부 국정 기조와 운영 방향에 관해 설명을 듣고, 자치분권 강화와 지방소멸 대응 등 지역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 조재구 대표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국정 설명회가 중앙과 지방이 진정한 동반자로서 협력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실질적 자치분권 강화, AI 지방정부 시대 선도, 5극 3특 균형성장 실현을 위해 시장·군수·구청장들도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설명회에서는 ‘국민주권 정부 국정운영 방향’에 대한 설명이 있고 난 뒤, 시장·군수·구청장들은 실질적 자치분권 강화와 지방소멸 대응을 위한 주요 현안을 건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요 건의 사항은 △중앙지방협력회의 참석자 확대 △자치단체 기준인건비 지방교부세 감액 페널티 폐지 △보통교부세율 인상 및 직접 교부 △고향사랑기부제 세액공제 상향 및 법인기부제 허용 △지방소멸 대응 기금 확대 및 사용 용도 자율성 제고 등이다. 이날 정부 대표로는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무수석, 국무총리, 기획재정부장관, 행정안전부 장관, 국무조정실장, 지방시대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11-13

드론·탐지견 동시 투입… ‘차 봉지’ 마약을 찾아라

12일 오후 2시쯤 포항시 북구 오도1리 간이해수욕장 상공에 띄운 10대의 드론 중 1대가 청진리 해안가 사이에서 하얀 물체를 발견했다. 고영현 포항해양경찰서 형사계장이 한달음에 달려가 ‘마약’이 아니라는 확인을 하고서야 긴장이 확 풀렸다. 제주와 포항에서 ‘차 봉지’로 위장한 마약이 잇따라 발견되자 포항해경이 100여 명으로 꾸린 민·관·군 합동수색에 나섰다. 해경과 육군 50사단, 해양재난구조대, 한국해양안전협회가 참여해 이날 1시 30분부터 시작한 수색은 칠포해수욕장에서 방어리 해안가까지 약 8.6㎞ 구간 9개 구역에서 진행했다. 대구세관 마약탐지견인 라브라도 리트리버 암컷 이온(4살)이 투입돼 오후 4시까지 해안을 누비며 마약 탐지 활동을 벌였다. 포항에서는 10월 15일과 26일, 지난 7일 동해면 임곡리 해안과 북구 청하면 청진리 해안, 북구 청하면 방어리 해안에서 중국산 우롱차 포항 형태로 위장한 마약 의심 물질 3㎏이 발견됐다. 이들 3건 중 1건은 케타민으로 확인됐다. 제주에서는 지난 9월 말부터 제주항·애월읍·조천읍·구좌읍·용담포구·우도 해안가와 서귀포시 성산읍 광치기해변 등에서 10차례에 걸쳐 차 봉지로 위장한 마약이 발견되기도 했다. 백상권 포항해경 수사과장은 “포항에서도 대대적인 수색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민·관·군 합동 수색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7일 방어리 해안에서 마약 의심 물질 봉지를 발견한 김달식 해양안전협회 영일만지부 순찰대장은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던 중 ‘녹차’ 표시 봉지를 발견했는데, 내용물이 흰색 압축물이어서 이상하다고 느껴 즉시 해경에 신고했다”고 했다. 이어 “SNS에서 본 중국 우롱차 포장과 비슷해 단번에 의심이 들었다. 이런 사례가 널리 알려져야 시민들도 마약으로 인식하고 신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색 현장에서 만난 흥해읍 주민 박상일씨(62)는 “포항 앞바다도 이제 안전지대가 아닌 것 같아 불안하다”고 했고, 박씨 일행도 “포항은 바다 축제와 관광으로 유명한 곳인데 이런 사건이 이어지면 이미지가 나빠질까 걱정된다”고 했다. 고영현 형사계장은 “해류에 의해 차 봉지 형태의 마약이 포항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에서 발견된 마약류와 외형이 같고 포장 색상은 녹색·금색 계열, 벽돌 모양의 블록 형태”라며 “케타민으로 추정되는데 현재 정밀 감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사진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11-12

대구소방, 겨울철 노후 산업단지·전통시장 화재예방 총력 대응

대구소방안전본부가 겨울철 화재 위험 증가에 대비해 노후 산업단지와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화재예방대책을 집중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대구소방에 따르면, 최근 5년간(12월~익년 2월) 대구에서 발생한 겨울철 화재는 총 1787건으로, 사망 15명, 부상 124명, 재산피해 약 332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대구소방은 취약시설 대상 선제적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안전점검 강화, 현장 컨설팅 확대, 교육훈련 강화 등을 핵심 전략으로 삼았다. 대구소방은 노후 산업단지와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소방시설 및 피난·방화시설에 대한 긴급 화재안전조사를 실시한다. 기존 자체점검 방식에서 벗어나 객관적 평가체계를 적용해 실효성을 높일 예정이며, 불시 점검을 병행해 위험요인을 정밀하게 확인한다. 노후 산업단지에는 공장·제조업체 대상 현장 화재안전 컨설팅과 관계자 간담회, 화재예방 교육이 확대된다. 전통시장에서는 영업 종료 전 화재예방 안내방송을 시행하고, 상인회와 협력해 자율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한다. 또 초기 화재대응훈련과 상인 대상 안전교육을 통해 화재 대응력을 높인다. 119안전센터의 기동순찰은 전통시장과 노후 산업단지를 주요 노선으로 포함해 취약요인을 상시 점검한다. 위험 요소 발견 시 즉시 개선 조치를 취할 예정이며, 불법행위 적발 시 무관용 원칙에 따라 입건 또는 과태료 부과 등 법적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모든 조사 과정은 사진 촬영 등 증빙을 통해 사후 분쟁을 예방한다. 엄준욱 대구소방안전본부장은 “겨울철은 작은 부주의가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계절”이라며 “사업장과 전통시장 상인, 시민 모두가 안전점검과 화재예방수칙 준수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대책은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집중 운영되며, 대구소방은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현장 지원을 통해 화재 피해 최소화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1-12

“재난은 또 온다… 피해 줄이려면 기억을”

포항시 북구 흥해읍 한미장관아파트 주민 김홍제씨(66)는 2017년 11월 15일 규모 5.4 지진에 몸서리친 경험을 했다. 12일 만난 김씨는 “재난은 또 온다. 피해를 줄이려면 먼저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진의 기록과 피해자의 목소리를 보존하기 위한 ‘포항지진 기억저장소’ 건립이 필요하고,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나 일본 고베처럼 우리도 ‘메모리얼’이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아물지 않은 상처를 남긴 8년 전 그날을 떠올렸다. 김씨의 아파트는 진앙지 인근이어서 입주민 240가구 모두 큰 피해를 봤다. 지금도 일부 세대는 벽체가 갈라지거나 건물이 기울어진 공간에서 살고 있다. 그날 오후 2시 무렵 늦은 점심을 먹던 중 지진이 덮쳤는데, 김씨는 “아파트가 통째로 들썩였고, 세상이 확 솟구쳐 오르다 좌우로 흔들렸다”고 회상했다. 행정당국의 피해 대책은 김씨를 ‘투사’로 만들었다. 주택 전파(완전 붕괴)는 빨간색, 반파(절반 붕괴)는 파란색, 소파(부분 피해)는 노란색으로 구분하고, 지원금도 1400만원, 600만원, 100만원으로 정하는 것을 본 김씨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그는 “같은 건물인데도 1층은 금이 가고 위층은 멀쩡했는데, 일률적으로 ‘소파’ 판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벽지만 새로 바르고 살라”는 말을 들은 후 행정안전부와 청와대 앞에서 시위했다. 그날 포항시는 대피소 폐쇄 명령을 내렸고, 공무원들이 산불 진화복을 입고 텐트를 포위했다. 그는 포항시를 상대로 행정소송도 제기했다. 포항시 지침을 따르면 자신이 피해를 입은 건물의 안전 등급이 C등급으로 ‘소파’ 수준 밖에 나오질 않았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개정된 건축법을 기준으로 검사를 다시 맡아 E등급 전파 수준을 입증했지만, 행안부는 포항시에 결정권을 넘겼다. 법원도 행정 재량 범위 내에 있는 처분이라면서 포항시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결정을 내렸다. 생존을 위한 싸움에 몰두하느라 지진 트라우마를 느낄 틈이 없었다. 매일 대책 회의에다 시위와 협상의 연속이었다. 김씨는 “요즘에서야 그때의 진동이 느껴진다. 아무 일도 없는데 벽에 등을 대면 몸이 흔들리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지진 발생 8년이 지났지만, 흥해는 여전히 복구되지 않았다. 240가구 중 60%는 떠났고, 40%는 무너진 집에 산다고 했다. 일부는 외벽이 갈라진 집을 대충 손봐 외국인 근로자에게 월세를 놓는다는게 김씨의 설명이다. 그는 “포항시가 여전히 손을 놓고 있다”라면서 “시가 책임지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안전진단 비용조차 주민에게 떠넘긴다. 누군가 사고가 나면 그땐 또 남 탓을 할 거다”고 비판했다. 김씨는 “외양간은 고쳤을지 몰라도 잃은 소는 아무도 찾아주지 않았다”는 말로 지난 8년을 정리했다. 그는 “지금 새로 지은 도서관도, 새로 생긴 도로도 다 외양간에 해당한다. 우리는 소를 잃었다. 소는 무너진 사람들의 삶과 상처다. 그 잃은 소를 찾아주지 않으면 진짜 복구는 없다”고 간절하게 말했다. 글·사진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1-12

“군•민간공항 통합이전 빨리 추진을”

대구·광주·수원 시민단체가 군·민간공항 통합 이전 사업을 촉구하는 공동행동에 돌입했다. 이들은 지역 현안으로만 치부되던 공항 이전 문제를 국가적 차원의 과제로 부각시키며 향후 정부와 국회의 대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구·광주·수원 3대 도시 시민단체 대표들은 12일 대구상공회의소 10층 대강당에서 공동성명발표, 공동협약식, 공동촉구결의대회 및 기자회견을 열고 군·민간공항 통합 이전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번 행사는 3대 도시 시민단체 대표들이 주최하고 통합신공항 대구시민추진단(대표 장세철)이 주관했다. 시민단체들은 공동성명서에서 “공항 통합 이전 사업이 국가 균형발전과 지방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과제”라며 “정부가 즉각 국책사업으로 지정해 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구·광주·수원 3대 도시는 수십 년간 도심 내 군 공항 및 민간 공항 시설로 인한 소음 피해, 안전 문제, 도시 발전 제약 등 심각한 고통을 겪어왔다. 그러나 최근 정권 교체와 중앙 정치권의 무관심으로 사업 추진 동력이 약화하자 시민단체들이 이재명 정부와 국회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로 한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정부의 국책사업 지정 및 즉각 추진 △대통령실 주도의 범정부 전담 기구 설치 △국회의 특별법 개정 및 예산 지원 방안 마련 등을 주요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또 “사업이 완료될 때까지 연대와 협력을 강화하겠다”며 지속적인 공동행동을 예고했다. 장세철 통합신공항 대구시민추진단 대표는 “공항 이전은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과 국가 발전을 위한 절체절명의 과제”라며 “정부가 책임을 지고 신속히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1-12

대구고법 “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 수목장 인정하라” 소송 항소 각하

대구고등법원 민사3부(손병원 부장판사)는 12일 ‘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 대책위원회’가 대구시를 상대로 제기한 ‘수목장지 사용권한 확인’ 소송 항소를 각하했다. 재판부는 “원고의 청구 자체가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유골 안치 권리 확인을 구하려면 먼저 대구시장에게 수목장 사용 허가를 신청한 뒤, 그 결과에 따라 행정소송을 제기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또 “별도의 합의가 있었다는 주장만으로 권리 확인을 요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책위는 2003년 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 192명의 유골 전부를 팔공산 시민안전테마파크에 안치할 권한을 인정해달라며 지난해 4월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32명의 유골만 해당 테마파크에 안장된 상태이며, 나머지는 칠곡군 대구시립공원묘지 등에 분산 안치돼 있다. 대책위는 대구시와 전체 유골 안치에 합의했다고 주장했으나, 대구시는 이를 부인했다. 1심 재판부 역시 합의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며 원고 청구를 기각한 바 있다. 재판 후 유족들은 약 10분간 재판부에 항의하며 자리를 지켰다. 대책위 관계자는 “대법원 상고 여부나 수목장 허가 신청 후 행정소송 진행 여부를 검토 중”이라며 “별도로 대구시에 대한 행정감사를 중앙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1-12

‘포항지진 8년, 아물지 않은 상처’···특집 다큐 13일·16일 포항MBC 방영

2017년 11월 15일 규모 5.4의 촉발지진이 발생한 지 8년을 맞아 포항시가 제작한 특집 다큐멘터리 ‘포항지진 8년, 아물지 않은 상처’가 13일 오후 9시와 16일 오전 10시 포항MBC를 통해 방영한다. 포항지진 이후 8년간의 기록을 정리하며 포항지진이 자연재난이 아닌 지열발전소로 인한 촉발지진이라는 점과 다수의 업무상 과실로 인한 인재라는 점을 다시 알리고, 피해자들의 심리적인 어려움이 현재진행형이라는 부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다. 실제 포항지진트라우마센터가 발표한 ‘포항지진 경험자(고위험군)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 523명 중 19.9%인 104명이 여전히 고위험군인 5단계에 해당했다. 고위험군은 직업·사회적 기능 손상이 명백해 정신과 치료와 약물치료가 필요한 상태다. 전체 표본의 일반적 사항 비교해 추출한 18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불안’을 겪은 인원이 156명으로 86.6%를 차지했다.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한 시민도 136명(75.6%)으로 확인됐다. 다큐멘터리에서는 포항지진 8년이 지난 지금도 피해자들이 어떤 형태의 트라우마를 겪고 있고, 향후 어떤 지원과 도움이 필요한지를 살핀다. 또, 인공저류층 지열생성 발전소와 지진의 상관관계를 살펴보고, 해외 사례 비교 등을 통해 지열발전 사업 시작 전 우려됐던 점을 포함해 더욱 과학적인 관점에서 문제점을 짚었다. 특히, ‘진정한 피해 회복’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되짚고, 이를 통해 포항지진에 대한 책임과 배상이라는 법적·사회적 쟁점까지 조명한다. 시민과 전문가 인터뷰를 중심으로 구성했고, 지진 피해의 물리적 복구를 넘어 ‘사람 중심의 회복’, ‘온전한 일상의 지속’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계기도 제공한다. 한편, 2017~2018년 두 차례에 걸쳐 촉발지진을 겪은 포항시민들이 국가를 상대로 한 첫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이 심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1심 재판부는 포항시민들에 대한 정신적 피해를 인정해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포항시민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1-12

대구 사례로 본 ‘진화하는 보이스피싱’···피해자 심리적 세뇌 통해 돈 갈취

대구경찰청이 심리적 통제를 통해 돈을 가로채는 보이스피싱 범죄 2건(총 2억 2500만원 규모)을 사전에 차단했다. 60대 여성 A씨는 카드발급을 미끼로 보이스피싱을 당할 뻔 했다. A씨는 지난 7일 오후 1시 40분쯤 복현지구대를 방문해 “은행에서 고액 인출을 해야 한다”며 경찰 동행을 요청했다. 그는 초기에는 경찰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으나 은행에서 현금 인출 직전 경찰관이 피해자의 가방에서 새로 개통된 휴대전화와 텔레그램 대화 기록, 악성앱 2개를 발견해 2억500만 원의 피해를 예방했다. 같은 날 오후 11시36분쯤에는 경남경찰청의 공조 요청을 받은 황금지구대가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피해자를 구조했다. 피해자 B씨는 검찰을 사칭한 범죄자에게 세뇌당해 모텔에 감금된 상태였다. 경찰은 1시간 이상 대화를 이어가며 피해자를 진정시킨 뒤 새 휴대전화에 설치된 악성앱 3개를 확인해 2000만 원의 피해를 차단했다.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은 ‘공권력 사칭’, ‘공포심 조성’, ‘사회적 격리’ 등을 통해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밀 유지’ 또는 ‘외부 연락 시 구속’ 등의 협박으로 피해자를 호텔이나 모텔에 격리시키는 ‘셀프 감금’ 수법이 20~30대 및 전문직 사이에서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범죄자들은 검찰·금융감독원 등을 사칭해 위조 문서를 제시하며 피해자를 압박하고, 원격제어앱을 설치해 개인정보와 통화 내용을 탈취한다. 이를 근거로 “정보를 확인했다”며 피해자를 안심시키거나 위축시키는 방식으로 심리적 지배를 강화한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심리적 조종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어 국가기관을 사칭한 전화나 문자를 받으면 즉시 통화를 끊고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1-12

대구경찰, 홀덤펍 불법 도박장 139명 검거⋯범죄수익 10억 원 추징보전

대구경찰청이 작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대구·경북 지역 홀덤펍에서 불법 도박장을 운영한 139명을 검거하고, 이 중 6명을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이번 단속에서 도박 규모 58억 원, 범죄수익금 10억 원에 대한 법원의 추징보전 인용 결정을 받았다. 검거 대상은 업주·환전책·딜러 등으로, 단순 도박 참가자는 제외됐다. 피의자들은 단속을 회피하기 위해 다양한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40대)는 상호없는 상가에서 현금과 칩을 교환하며 10% 수수료를 받고 홀덤 게임을 운영했다. 도박 장소를 수시로 변경하고 지인을 통해 참가자를 모집했으며, 폐쇄회로TV로 출입자를 감시하는 등 조직적 운영을 했다. B씨(30대)는 홀덤 대회 참가용 마일리지와 전용 앱을 개발해 40여개 가맹점을 모집했다. 1차 대회에서는 마일리지로 시상해 2차 대회 참가를 유도한 뒤, 2차 대회에서 현금 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불법 도박을 운영했다. 경찰 관계자는 “단순 칩 교환은 불법이 아니지만 참가비를 받고 상금을 지급하거나 칩을 현금·현물로 환전하는 행위는 도박장 개설 및 방조에 해당한다”며 “추가 수사를 통해 관련자들을 엄중 처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1-12

대구·경북 ‘수능일 한파’ 없어… 맑고 비교적 온화

대구·경북은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기간 동안 한파 없이 비교적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겠지만, 낮과 밤의 기온 차는 10도 안팎으로 크게 벌어질 전망이다. 대구지방기상청은 수능일에는 서해상에서 확장한 고기압이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특별한 위험기상 없이 대체로 맑겠다고 11일 예보했다. 예비소집일인 12일은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며 가끔 구름이 많겠고, 기온은 평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수능 당일인 13일에는 대부분 지역이 맑고 평년보다 1~4도 높은 기온 분포를 보일 전망이다. 아침 최저기온은 섭씨 1~9도, 낮 최고기온은 14~18도로 예상된다. 다만 내륙을 중심으로 가시거리 1㎞ 미만의 안개가 발생할 수 있어 등교길 교통안전에 주의가 필요하다. 해상 상황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수능 전후 대부분 해상에서 파고는 0.5~2.0m로 예측돼 배편 이동에도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은 최근 겨울철 특징인 ‘삼한사온’이 가을부터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매주 초반에는 반짝 추위가 찾아왔다가, 후반에는 기온이 오르는 패턴이 이어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주 초에는 쌀쌀했고 수능일에는 날씨가 풀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14일까지 전국 1310개 시험장의 육상·해상 예보, 기상특보, 실시간 지진 정보를 제공한다. 관련 정보는 기상청 홈페이지 ‘날씨누리’에서 학교명을 입력하면 확인할 수 있다. 이현수 대구지방기상청장은 “수능일에 큰 추위는 없겠지만 일교차가 10도 안팎으로 크겠다”며 “아침과 낮 기온 변화에 대비해 얇은 옷을 여럿 준비해 달라”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11-11

'글로벌 CEO 전용 공항’ 포항경주공항, 세계 향해 날갯짓하려면?

APEC 개최기간 ‘글로벌 CEO 전용 공항’으로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글로벌 경제인을 맞은 포항경주공항이 CIQ(세관·출입국·검역) 시설을 철거하면서 국내선 전용 공항으로 돌아왔다. 그럼에도 APEC을 계기로 인지도를 높인 포항경주공항은 세계를 향한 날갯짓을 포기하지 않는다. 교통 접근성 개선과 더불어 김포와 제주 노선을 넘어 국내선을 더 활성화하고, 대만·중국·일본·동남아 등 단거리 부정기 국제선을 확충해 김해공항·대구공항과는 다른 틈새 노선으로 차별화한 거점공항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포항시는 공항~도심~APEC 개최지 경주를 잇는 대중교통망을 체계적으로 다듬는 등 교통 접근성 개선에 나선다. 포항과 경주 시내를 오가는 9000번 리무진 버스 노선을 주요 관광지 중심으로 조정하거나 확대하고, 공항내 렌터카·공유차 이용 활성화와 타보고 택시 등 교통 서비스와 연계한 이동 편의 강화에도 힘을 쏟는다. 동해선 철도 전체 구간 개통과 KTX-이음 도입에 따라 울진·삼척권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 점을 고려해 포항경주공항 승객 유치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상훈 포항시 철도항공팀장은 “국내선 이용률부터 높여서 공항 인지도를 높이고, 삼척·울진을 포함한 동해안권 전체가 포항경주공항의 배후 수요지가 되도록 하는 게 목표이다”고 말했다. 장거리 중심의 김해·대구공항과 달리 포항경주공항의 활주로는 길이 2133m, 폭 46m로 보잉 737-800(190석·75t)과 같은 C급이나 아주 작은 비행기만 수용할 수 있다. 이때문에 대만·중국·일본·동남아 등 단거리 국제선 노선 개발에서 경쟁력을 가진다. 기존 대형공항에서 운항하지 않는 틈새 노선을 포함한 단거리 중심의 부정기 국제선을 통해 동해안권 수요 흡수와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 특히 포항경주공항의 거점공항인 대구국제공항이 군위·의성으로 이전하면 경북 남부권 주민들에게는 포항경주공항이 거점공항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포항~경주~울릉으로 이어지는 남부·동해안권 항공축 재편 논의가 본격화하면 포항경주공항이 거점공항이 될 가능성도 있다. 윤대식 영남대 도시공학과 명예교수는 “포항경주공항은 울릉도와 경주를 잇는 환승 허브공항으로 특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포항을 거쳐 울릉도로 가는 정기선을 만들면 국내선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경주 관광 수요를 겨냥해 김포·인천공항에서 포항경주공항을 거쳐 경주나 울릉도로 향하는 노선을 개발해 관광 벨트를 형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해성 포항경주공항 운영파트장도 “울릉도와 경주를 연계한 관광코스를 구성해 포항경주공항을 중심으로 한 복합 관광 동선을 만드는 게 현실적인 구상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국제공항 승격은 장기 과제로 삼고, 우선은 국내선 활성화 등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최진호 국토교통부 항공정책과 사무관은 “국제공항 전환을 위해서는 면세구역과 입출국·검역시설, 상시 인력 운영 등 여러 요건이 충족돼야 하고, 충분한 수요와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11-11

북극해운정보센터 최적지는 ‘포항’···포스텍 등 지역 첨단 R&D 인프라 ‘강점’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간사인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성주·칠곡) 의원은 지난달 30일 해양수산부 국정감사에서 “포항이 가진 장점을 적극 반영해 북극해운정보센터가 포항에 설치되도록 검토해 달라"고 전재수 해수부 장관에게 요청했다. 정 의원이 대표발의한 ‘북극항로 개발 및 거점항만 지정·육성에 관한 특별법안’에는 영일만항 등 복수의 항만을 북극항로 거점항만으로 지정·육성할 것과 북극해운정보센터를 설치·운영할 것이 담겨 있다. 정희용 의원의 주장 처럼 영일만항을 품은 북극항로 시대 전략적 전초기지인 포항은 북극해운정보센터 운영에 필요한 포스텍 등의 첨단 연구개발(R&D) 역량이 결집해 있다. 최상민 포스텍 산업혁신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동해연구소와 독도연구센터 등의 해양 연구 네트워크가 이미 포항에 구축돼 있고, 북극 관련 해양관측과 데이터 연계의 실질적 기반이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포항의 연구인프라가 북극해운정보센터와 연계되면 단순한 해빙 관측이나 항로 모니터링을 넘어 인공지능(AI) 기반의 예측·분석 중심형 데이터 허브로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수범 사단법인 한국북극항로협회 사무총장도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자율운항 선박과 무인선박 개발·실증 역량이 북극해운정보센터의 핵심 기능이 되고, 상업용 운항 선박의 안전한 운항을 위한 항로 예측 서비스가 핵심이 될 것이 분명해서 적극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포항의 가장 큰 경쟁력은 포스텍을 중심으로 한 첨단 연구개발(R&D) 역량에 있다. 포스텍은 국내 최고 수준의 AI, 빅데이터, 위성 관측, 해양정보처리 연구 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세계적 수준의 과학 인프라(인공지능연구원, 포항가속기연구소, 나노융합기술원, 생명공학연구센터,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를 갖췄다. 포스텍 등 지역 R&D 및 산학연 인프라는 단순한 해양 데이터 분석을 넘어 극지 해양환경에 특화된 AI 관측 알고리즘, 저전력 극지센서, 온디바이스 AI 통신부품, 극저온 소재 기술 등 북극항로 시대를 대비한 첨단 기술 연구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 할 수 있다. 특히 극지환경에서의 실시간 데이터 수집, 유빙(Sea Ice) 감시, 해상교통 예측 등은 모두 AI·위성·센서 융합기술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포스텍의 연구 인프라는 국가 차원의 북극항로 대응 전략에 핵심적 기반이 된다. 최상민 책임연구원은 북극항로 시대의 북극해운정보센터 유치에 대응하는 포항의 핵심 전략으로 ‘데이터 → AI 알고리즘 → 현장 실증 → 산업화’로 이어지는 북극항로 전주기 생태계 구축을 제시했다. 이어 △위성·드론·부표 등에서 수집되는 극지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는 AI 기반 데이터 허브를 구축 △유빙 예측·항로 안전·물류 최적화 기술 실증을 통한 AI 기반 해운정보 플랫폼 완성 등을 구체적인 실행 전략으로 내세웠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1-11

‘60대 모습의 정약용 선생 복원 초상화 포항에’···남양주시, 영정 모사본 제공

포항시 남구 장기면(옛 장기현 마현리)의 장기유배문화체험촌 다산초당과 장기면 행정복지센터 회의실에 아주 특별한 정약용 선생의 영정이 걸렸다. 장기면은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 선생이 1801년 신유박해 때 시작해 18년간에 걸친 유배생활의 시작점이다. 초상화 모사본은 후손 신체 계측 자료와 사료를 종합해 정약용 선생의 60대 생전 모습을 사실적으로 복원한 것이다. 정약용 선생의 고향인 경기도 남양주시(옛 광주군 초부면 마현리)에서 1년의 연구와 제작 과정을 거쳐 완성했다. 초상화 원본은 정약용 선생의 위패를 모신 사당인 ‘문도사(文度祠)’에 봉안돼 있다. 포항시와 남양주시는 지난해 10월 실학자 다산 정약용 선생의 사상과 정신을 포항 장기의 유배문화와 연결해 인문 교류의 폭을 넓히기 위해 ‘다산 정약용 선생 브랜드 교류 업무협약’을 맺었고, 11일 다산 정약용 선생 영정 전달식을 했다. 이 자리에서 정약용 선생 영정 제작 배경과 과정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고, 포항시는 영정을 만들어 제공한 남양주시에 감사패를 수여했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다산의 실학 정신이 포항 시민의 삶 속에서도 살아 숨 쉬길 바라며, 포항시와 남양주시가 지속적인 인문 교류의 모범 사례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장기는 정약용 선생의 유배 여정이 스쳐 간 뜻깊은 역사 공간이며, 장기유배문화제 등 지역축제와 연계한 인문·문화 교류를 더 강화하겠다”며 “남양주시와 협력해 포항 장기 지역을 대한민국 대표 유배 문화의 거점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1-11

새 고속도로를 타고 참게추어탕을 먹으러 가다

포항에서 영덕까지 새 길이 뚫렸다. 19분이면 영덕에 도착한다. 2025년 11월 8일부터 달릴 수 있다 해서 우리도 차를 몰고 길을 나섰다. 밤새 가을비가 내린 뒤라 하늘은 가을가을 했다. 주말이라 우리처럼 새로 난 길을 경험하려고 나선 행렬이 가득했다. 동해를 끼고 달리는 아름다운 7번 국도, 신호가 많아서 속도를 내기 힘들었는데 고속도로는 단숨에 청하를 거쳐 포항, 영덕 경계를 지났다. 휴게소에서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톨게이트였다. 우리의 목표는 ‘참게추어탕’이다. 고속도로에서 내리자마자 나오는 신호에서 우회전하면 오십천을 건너는 다리가 나온다. 그 다리를 건너면 또 다른 동네가 나온다. 그 앞을 지나는 길이 오래전 영덕으로 가는 시외버스 길이다. 지금은 논밭 뷰의 시골길처럼 보이지만 말이다. 여기에 과수원에 둘러싸인 ‘참게추어탕’ 집이 있다. 메뉴 이름이 가게 이름이다. 오래된 산장 같은 모양의 가게다. 실내는 단체 손님도 거뜬히 맞아도 될 정도로 넓은데 주말이라 조용하다. 자리에 앉자마자 “두 개 드려요?” 메뉴가 간단하니 이런 질문이 가능하다. 참게추어탕 하나와 미꾸라지 튀김 소(小)자와 소주 한 병을 시켰다. 탕이 먼저 나왔다. 참게는 어디서 오냐고 하니, 앞에 흐르는 오십천에서 잡는다고 했다. 국물이 걸쭉하다. 함께 나온 반찬도 정갈하다. 마늘과 땡초 다진 것을 넣고 산초가루도 뿌렸다. 국물이 잡내 하나 없이 깔끔하다. 생선 비린내에 민감한 내 입맛에도 딱이다. 호록호록 먹다 보니 미꾸라지 튀김이 뒤이어 나왔다. 바삭하고 고소하다. 튀김도 비린 맛은 찾아볼 수 없었다. 평소 생선튀김에 손이 안 가는 편인데, 순식간에 몇 마리를 해치웠다. 소주 한 잔이 들어가자 남편은 어릴 적 참게 많이 잡고 놀았냐고 내게 물었다. 집 앞에 강물이 낙동강으로 바로 들어가던 동네에 살던 나는 은어, 골부리는 잡아도 참게는 기억에 없었다. 포항 장기에서 나고 자란 옆지기(남편)는 여름이면 늘 냇가에서 동네 친구들과 고기를 잡고, 그러다 가끔은 모포 가까이 까지 가서 참게를 잡았다고 했다. 동네를 멀리 돌아가던 냇물이 어느 해 태풍에 큰 물이 지나고 논밭과 냇가가 물진자리로 경계가 무너졌다. 불도저가 와서 새로 물길을 낼 때 휘돌던 물길을 짧게 새로 만들었다. 며칠 전까지 논이던 곳이 물이 흘러 바다로 들어가니 참게가 살기 좋은 환경이 완성되었다. 근처에 시댁에서 농사짓던 논이 있었는데 논 가운데 큰 너럭바위가 떡 버티고 있었다고 했다. 사람의 힘으로 옮기기엔 힘든 크기였고, 일하다 잠시 새참을 먹으며 쉬기도 했다. 때마침 태풍이 지나 불도저가 들어와 물길도 사람길도 새로 낼 때 너럭바위도 논에서 치워달라고 했더니 밀어서 재방 속에 묻었다고 한다. 그 바위를 들어내니 밑에서 세숫대야만 한 참게가 나와 절구에 콩콩 찧어 국을 끓여 온 식구가 나눠 먹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 참게를 먹고 잘 자란 남편이 포항 시사를 쓰는 프로젝트에 참여했을 때, 포항 향토 연구를 오래 하신 분이 시댁 논 그 언저리에 고인돌이 하나 있어야 하는데 없다고 해서, 그 너럭바위가 고인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너럭바위 밑에서 오래 살았던 참게는 동해안 유입 하천에 사는 동남참게일지도. 경상북도 민물고기연구센터는 2017년, 2018년 영덕군 오십천과 울진군 왕피천에 어린 동남참게 25만 마리를 방류했다. 그해 6월 울진군 왕피천 하구에서 포획한 어미로부터 부화해 전갑폭 0.7㎝ 이상 성장한 치게다. 동남참게는 민물과 바다를 오가는 회유종으로, 바다에서 부화한 알은 총 6번의 유생 성장과정을 거쳐 어린 게의 형태를 보이는데, 강 하구의 기수지역을 따라 하천 중·상류로 이동해 어미까지 성장한다. 과거에는 큰 강 하구나 하천에서 쉽게 포획할 수 있었지만, 서식 환경오염, 하천 둑과 보 설치에 따른 이동 경로 차단 등으로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었다. 새 길이 나니 금방 달려가 맛난 참게추어탕을 먹을 수 있었고, 어린 시절로 훌쩍 달려갈 수도 있었다. (054)733-5621, 경북 영덕군 강구면 강영로 290 1층, 오전 8시~저녁 7시, 월요일은 휴무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1-11

따끈한 어묵 국물이 그리운 계절

입동이 지났다. 겨울이 시작된다는 소식에 더디게 온 가을이 빨리 달아나려고 한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붕어빵 포장마차가 돌아왔다. 예전에는 길거리에서 쉽게 붕어빵 노점을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다 옛말이다. 오죽하면 붕어빵 노점이 있는 동네를 ‘붕세권’이라 부를까. 심지어 붕어빵 노점을 공유한 붕어빵 지도 어플까지 나왔다고 한다. 이용자들은 실시간 댓글을 통해 문 열고 닫는 시간, 가격과 맛 평가까지 공유하고 있으니 추억의 붕어빵을 먹기 위한 이들의 열성과 진심이 느껴진다. 우리 동네에도 붕어빵 노점이 반년 만에 돌아왔다. 단팥맛과 슈크림맛 두 가지로 승부를 보는데 가격은 3개 이천 원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건 바로 어묵은 팔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묵은 붕어빵의 영혼의 단짝이다. 붕어빵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때 구원 투수로 나서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 바로 어묵이다. 꼬치에 꽂힌 납작 어묵과 둥근 어묵으로 추위를 녹이다 보면 어느새 빵틀에서 굽혀져 나오는 붕어빵과 만나게 된다. 만약 베테랑 붕어빵 장사꾼이라면 손님이 어묵을 충분히 먹을 시간을 준 다음 붕어빵을 담아줄 것이다. 예전에는 어묵 국물을 빨간 플라스틱 미니 바가지로 먹었다면 요즘은 종이컵을 사용한다. 친환경과는 거리가 있지만 좀 더 위생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간장도 개인용 앞접시에 덜어서 찍어 먹을 수 있게 준비되어 있으며 꼬맹이 손님에게는 먹기 쉽게 꼬지를 나무젓가락으로 교체해 주기까지 한다. 노점인 만큼 카드 결제는 불가하나 현금이 없어도 먹을 수 있다. 주인장의 계좌번호가 친절히 적혀 있으니까. 국물 맛은 주인장의 자존심이기도 한데, 무를 기본으로 때론 게, 파, 고추 등을 넣고 취향껏 뭉근하게 끓여 맛을 낸다. 굳이 어묵을 먹지 않아도 붕어빵 손님이 어묵 국물을 먹는 것은 암묵적 합의다. 하굣길의 학생과 퇴근길의 직장인,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 기사와 한잔 걸친 취객의 발걸음을 모두 멈추게 하는 뜨끈한 국민 간식, 어묵의 계절이 도래했다. 이렇듯 세상의 시간은 빨리 흐른다. /백소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1-11

늘어나는 ‘로드킬’, 동물과 함께 잘 사는 길은···

해마다 로드킬(roadkill·동물 찻길 사고) 이 늘어나고 있다. 로드킬은 야생동물이 도로 가까이에서 빠른 속도로 달리는 차에 부딪쳐 죽음을 맞이하는 사고다. 지금도 수없이 늘어나는 도로로 인해 로드킬이 일어나는 건 어쩌면 그다음 순서인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운전을 크게 즐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늘 운전대를 잡고 산다. 아이가 있으니 반은 강제로 차를 몰고 있다. 늦은 밤 운전할 일이 생기고 아침 일찍 길을 나서야 할 때도 있다. 새로 도로가 생겨 조금이라도 시간이 단축되면 그만큼 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럴 때면 종종 차 바퀴에 물컹하고 뭔가 밟히는 일도 생기곤 한다. 바퀴로부터 전해지는 느낌이 좋지 않은데 알고 보니 이미 형체를 알 수 없게 된 어느 동물의 사체였다. 로드킬이었다. 동물들이 말하는 길 위의 하소연이기도 했다. 로드킬 당한 동물이 안타깝지만, 사람과 동물이 함께 잘 지내는 길은 없을까. 환경부의 로드킬 사고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9~2023년 5년간 21만7032마리의 동물이 도로 위에서 죽은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2020년엔 1만5000마리 대였던 로드킬이 2023년엔 7만9278건으로 4배를 훌쩍 넘겼다. 최근에는 차가 다니는 도시는 물론이고 농촌에서도 어렵지 않게 로드킬을 본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도 천만 시대라고 하니 길거리 어디에서도 동물을 마주하는 건 자연스럽다. 그만큼 로드킬 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증거다. 로드킬을 많이 당하고 있는 동물은 대부분이 고라니지만 이제는 국도나 산지로 이어진 길에서도 동물들이 로드킬을 당하고 있다. 개구리나 두꺼비 같은 작은 동물부터 수달, 노루, 사슴, 개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도시 생활의 편리를 위해 늘어나는 도로는 원래 동물들의 길이었다. 야생동물들은 먹이를 찾고 짝을 구하기 위해 목숨 걸고 길을 나선다. 자신들이 다니던 길에 도로가 생긴 줄 모르고 검은 아스팔트 위에서 희생당한다. 낮보다 운전자의 시야가 멀리까지 확보하기 어려운 야간에 많이 발생하고 있다. 봄과 가을철을 포함해 차량 이동이 많은 휴가철인 7~8월에도 그 수가 상당하다. 과속운전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포항 시민 이은정(42·북구 양덕동)씨는 “토요일 오후에 구룡포 가는 길에 로드킬 당한 동물을 봤다. 이 길은 생각보다 사람들이 속도를 많이 내는 구간이라 평소에도 위험하다 느끼는 곳이다. 수거하러 오신 분들이 길을 건너는 것도 위험해 보였고 동물들도 가여웠다”라고 전했다. 로드킬이 과속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려면 운전속도를 줄이는 게 필요하다. 차량 속도를 줄이면 도로에 갑자기 나타나는 동물들이 방향감각을 잃고 차량으로 오거나 차량 불빛에 도로로 뛰어와도 쉽게 사고로 이어지지 않는다. 또, 로드킬 예방 대책으로 생태통로나 야생동물주의표지판을 설치하고 있지만 일반국도나 지방도로에서는 잘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동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다. 동물을 하나의 생명체로서 존중하는 인식이 로드킬과 같은 끔찍한 죽음을 겪지 않도록 하게 할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발생한 로드킬에는 신속한 뒤처리도 필요하다. 그래야 2차 사고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관심이 결국은 사람과 동물이 함께 잘 사는 길이 될 거라 여겨진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