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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포항 철강산단 완충저류시설 준공···형산강 유역 수질오염 예방

포항시가 형산강 유역 수질오염 예방을 위해 558억 원을 들여 2017년 착공한 ‘철강산업단지 완충저류시설’이 성공적으로 준공됐다. 2000㎥의 규모의 저류조인 완충저류시설은 5만6800㎥ 규모의 비점오염저감시설, 9.5㎞ 차집관로 , 펌프시설 등으로 구성됐다. 산업단지에서 사고가 발생할 때 오염수를 먼저 받아 외부 유출을 차단하고 안전하게 처리하는 역할을 하는데, 하천 오염과 2차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시는 이번 시설 준공으로 예기치 못한 수질오염 사고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고, 형산강의 수질 보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완충저류시설 준공에 따라 포항시는 포항시의회, 포항남부소방서, 포항철강산업단지관리공단, 경북동부환경기술인협회 등 관계 기관과 환경안전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각 기관은 수질오염사고, 화학물질 유출, 화재 등 비상 상황 발생 시 신속한 정보 공유와 공동 대응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시는 이번 협약으로 산업단지 내 안전관리 공조가 더욱 강화되고, 각 사업장에서도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시설 운영이 체계화돼 수질오염 사고 발생 시 초기 대응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포항시는 영일만 산업단지,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 등에도 연차적으로 완충저류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1-17

“시민의 발 멈추면 어떡하나”···“버스회사 자구책 마련 시급”

포항 유일의 시내버스업체인 (주)포항버스의 운전기사들은 2019년 3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주 40시간을 초과해 근무하고도 받지 못한 연장근로수당을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올해 4월 24일 대법원이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했고, 포항버스는 2019~2024년 근무한 운전기사들에게 이자 등을 포함해 25억 원을 지급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포항버스는 25억 원의 연장근로수당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포항시의 지원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포항시는 표준운송원가에서 정한 가동비 중 운전직 인건비에 2024년도분 연장근로수당 3억8000여만원만 반영했다. 2019~2023년분은 이미 결산이 끝나 지급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 9월 23일 열린 버스개선위원회에서 이같은 결론이 났다. 포항시는 시내버스 1대당 실제 운행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표준화된 기준으로 산정한 금액인 표준운송원가에 비해 운송수입금이 부족하면 손실 보상금을 추가로 지급하고, 반대로 수입금이 많으면 보조금을 반환한다. 버스개선위원회에서는 두 갈래 의견이 있었다. 포항버스가 경영난 등으로 버스 운행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가면 포항시민이 최종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어 2019~2023년 연장근로수당을 법적 테두리내에서 지급할 방안을 고민하라는 제안이 있었지만, 경영개선을 통해 충분히 지급할 수 있는데도 자구책 없이 보조금에만 의존한다는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포항시는 18일 포항시의회 건설도시위원회와 2024년 시내버스 결산 완료 보고를 겸한 간담회에서 버스개선위원회에서 나온 의견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강정보 포항버스 사업부장은 “2021년부터 3년간 운전직 인건비 실비에 못 미치는 수준의 표준운송원가를 산정한 탓에 우리도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퇴직금 미적립 상황도 빚었다”면서 “버스회사가 연간 운영할 수 있는 금액이 정해진 상황에서 추가로 발생하는 인건비를 충당할 수 없는 구조 등을 반영해 2024년분 이전의 연장근로수당도 반영해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오대용 포항시 대중교통과장은 “이미 정산완료된 상황에서 추가 지급할 법적 근거가 없어 2024년분 연장근로수당만 줄 수 있다”면서 “포항시의 표준운송원가는 광역시 수준으로 책정됐기 때문에 결코 인건비 실비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특히 “보조금에 전적으로 의존할 게 아니라 행정처분과 과징금 등의 지표를 종합해 지급하는 성과이윤, 임원 인건비 삭감을 통한 운전기사 인건비 전환, 친절도 향상 등을 통한 운송수입금 확대 등 자구책 마련이 더 시급하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고법 제1행정부(곽병수 부장판사)는 28일 오전 10시 포항버스가 포항시장을 상대로 낸 ‘보조금 환수 및 반환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1심 재판부는 2023년 6월 포항시가 포항버스에 한 45억5700여만 원의 시내버스 보조금 환수·반환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처분 사전통지 및 의견청취 절차를 위반한 절차적 하자가 있어 위법하고, 포항버스가 허위로 실적보고서를 작성했다거나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을 청구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1-17

APEC AI 이니셔티브···포항시, 아시아·태평양 AI 데이터센터 유치

포항시가 아시아·태평양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유치에 나선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공식 채택된 ‘APEC AI 이니셔티브’에 한국이 주도해 아시아·태평양 AI 데이터 센터를 설립한다는 내용이 명시됐고, 이차전지와 철강 등 산업 강점을 가진 경북이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을 배경으로 삼았다. 포항은 포스텍을 중심으로 한 우수한 기초과학 연구 역령과 방사광가속기 등 세계적 수준의 연구 인프라 등 최적의 환경을 갖춘 덕분에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와 막스플랑크 한국·포스텍연구소 등 국제 기초과학·AI 연구기관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한 점과 AI 산업 육성을 이끌 국가 핵심 연구시설과 포스텍·한동대를 중심으로 한 우수 연구 인재가 모여 있다. 아태이론물리센터는 1996년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설립된 국내 유일의 국제이론물리센터다. 포항은 또, 철강과 이차전지 산업 중심지이자 수소·바이오 등 신산업을 육성하며 산업 전반에 AI를 접목하는 융합·실증 생태계가 구축된 점과 200%를 넘는 전국 1위 수준의 전력 자립률과 안정적인 전력망을 바탕으로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AI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를 수용할 수 있는 에너지·인프라 기반을 갖춘 점도 강점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17일 사사키 미사오 아태이론물리센터 소장, 박재훈 막스플랑크연구소장, 박수진 포스텍 연구처장, 유환조 인공지능연구원 부원장과 간담회를 갖고 아시아·태평양 AI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한 공동 협력과 지원 의지를 확인했다. 포항시는 앞으로 대학·연구기관장 간담회에 이어 추진위원회 구성, 타당성·기본구상 용역, 비전 선포식 등 단계별 로드맵을 신속히 가동해 아시아·태평양 AI 데이터센터 유치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아시아·태평양 AI 데이터센터 유치에 성공한다면 포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I 정책과 연구 협력 중심도시로 성장할 것”이라면서 “AI 기반 과학도시로 발전하는 중요한 계기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항은 오픈AI와 NeoAI Cloud(옛 텐서웨이브코리아)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동남권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건립지로 최종 확정돼 연내 착공이 이뤄질 전망이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1-17

“사전 협의 없었다”VS “수년간 협의했다”⋯동부초등 이전 갈등 심화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POEX) 2단계 확장의 전제조건인 동부초등학교 이전을 놓고 포항시와 포항교육지원청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3년간 갈등을 겪어온 두 기관이 최근 2차례 협의회를 열어 합의안 도출을 시도했으나 학부모 설명회를 계기로 다시 반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항교육지원청은 17일 동부초등 이전을 전제로 한 학부모 설명회를 학교와 교육지원청 사전 협의 없이 진행했다고 반발했다. 학교 이전이 학생 학습권과 통학 안전, 학부모 선택권은 물론 지역 주민 의견까지 연결된 민감한 사안임에도 포항시가 절차를 일방적으로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교육지원청은 동부초등 이전 필요성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동부초등은 최근 100억 원 규모의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조성, 내진 보강 등 주요 사업을 완료해 교육환경이 개선된 상황이고, 포항시가 제시한 3개의 후보지는 통학구역 외곽에 있어 통학 거리 증가와 안전사고 위험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포항시는 2~3년 동안 교육청과 협의한 데 이어학부모 설명회도 여러 차례 공동 개최를 제안했지만, 교육청이 거부했다는 입장이다. 이번 설명회도 학부모 의견 수렴 자리였을 뿐이라고 했다. 또 동부초등 부지의 한계도 지적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동부초등 이전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명지탕 앞 산 부지, 현대제철 인근 사업부지, 컨벤션센터 뒤 공원 부지 등 세 곳을 용역으로 살펴보고 학부모에게 장단점을 설명했다”며 “현 부지는 해안가 인접으로 쓰나미·지진 위험이 있고 건물이 낡았으며 사방이 도로여서 통학 안전도 더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설명회 표본 조사에서도 참석자의 74%가 이전에 긍정적이었다”라면서 “학교 이전은 학부모 3분의 2 동의가 있어야 교육청이 행정 검토를 시작할 수 있어서 기본 요건을 확인하기 위해 학부모 설명회를 열었다”고 강조했다. 교육지원청측은 “포항시가 학교 이전의 필요성을 객관적으로 확보하고 통학환경·학습여건 개선이 전제된 계획을 마련한다면 협의할 수 있다”고 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1-17

초록우산-한수원-BGF리테일 결식위험아동 지원 맞손 ⋯ 공공·민간·NGO 협력 사회문제 해결 새모델 제시

초록우산과 한수원, BGF리테일이 결식위험아동 지원을 위해 맞손을 잡았다. 초록우산(회장 황영기)은 17일 초록우산 본사에서한국수력원자력(주)(사장직무대행 전대욱, 이하 한수원), BGF리테일(대표이사 민승배)과 함께 결식위험아동을 위한 디지털 매칭기부 캠페인 ‘사랑의 간식포켓’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세 기관의 이번 협약식은 공기업·민간기업·비영리단체가 협력하는 새로운 사회공헌 모델의 출범을 공식 선언하는 의미있는 자리였다. 세 기관은 이날 협약 체결 이후 간담회를 갖고 향후 협력 방안과 사업 운영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사랑의 간식포켓’은 한수원 임직원이 포켓CU 앱에서 ‘기부하기’ 버튼을 클릭하면 클릭당 1만 원이 기부되는 디지털 매칭기부 캠페인이다. 최대 5000명의 참여를 목표로 하며 기부금은 초록우산을 통해 결식위험아동 500여명에게 간식 금액권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캠페인은 2025년 12월 1일부터 12월 26일까지 운영된다. 이번 협약을 통해 세 기관은 각자의 전문성과 자원을 기반으로 역할을 분담한다. 한수원은 임직원 참여 독려 및 기부금 출연을, BGF리테일은 포켓CU 앱 내 캠페인 개발 및 운영을, 초록우산은 기부금 수령 및 아동지원사업 집행, 성과보고를 맡는다. 전대욱 한수원 사장직무대행은 “임직원 참여형 기부를 통해 우리 사회의 취약한 부분을 함께 채워가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민승배 BGF리테일 대표이사는 “CU 플랫폼이 디지털 사회공헌 채널로서 새로운 역할을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은 “3자 간 협력으로 실질적인 아동 지원과 나눔문화 확산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함께 이룰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초록우산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한수원, BGF리테일과 함께 디지털 기반의 새로운 나눔 참여 모델을 검증하고 향후 전국 확대 및 상시 운영을 위한 협력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1-17

‘툭하면 사라지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농가 한숨

의성군에서 사과 농가를 운영중인 A씨는 지난 6월 필리핀 출신 근로자 2명을 배정받았지만, 이들 중 1명이 도착 3일 만에 연락이 두절됐다. A씨는 “숙소에 짐은 그대로 있고, 출근 당일 아침부터 보이지 않았다. 경찰에 신고했지만 지자체에서는 문자 통지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청송군의 고추 농가에서도 베트남 출신 근로자 3명이 수확철 직전 무단이탈 했다. 농장주는 “수개월간 준비한 인력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니 수확애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며 “브로커가 개입했다는 소문도 돌았다”고 전했다. 경북도가 농촌 인력난 해소를 위해 E-8 비자를 통해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적극 도입해왔지만 관리 체계의 허점이 드러나면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경북도는 농촌 고령화와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 외국인 계절근로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의성·청송·영양 등 농업 중심 지역은 인력 수급이 지역 경제의 핵심이기 때문에 무단이탈 문제는 단순한 행정 이슈를 넘어 지역 생존과 직결된다. 하지만 최근 3년간(2023년~2025년 상반기) 경북에서 무단이탈한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전국 1944명 중 211명으로 전남 922명, 전북 279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고령화가 심각한 경북 북부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무단이탈은 대부분 농가 배정 직후 또는 출국 예정 시점에 발생하고 있으며 필리핀·베트남·캄보디아 등에서 입국한 근로자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경북 각 지자체에서는 무단이탈 발생시 문자 통지(SMS) 외에는 실질적인 대응 수단이 없으며, 법적 제재도 어려운 상황이다. 브로커 개입, 표준계약서 미비, 보험 미가입 등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계절근로자에 대한 표준계약서 도입, 보험 의무화, 공공형 사업장 지정, 브로커 처벌 조항 등이 포함된 ‘농어업고용인력 지원 특별법 개정안’이 지난 7월 국회를 통과했지만, 이마저도 외국인 근로자의 무단이탈을 직접적으로 막기보다 제도적 보호와 관리 강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이탈을 줄이는데 그친다는 지적이다. 다만 개정안에는 운영기관의 책임 강화와 벌칙 조항 도입이 포함돼 제도 운영자나 고용주가 법을 위반할 경우 제재가 가능해졌다. 경북도 관계자는 “농촌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 근로자 유치는 불가피하지만 무단이탈 방지를 위한 제도적 보완과 농가의 인식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해결 방안으로 공공형 농장 확대, 근로자 정착 지원 프로그램 강화, 브로커 개입 차단을 위한 국제 협력, 그리고 농가 대상 교육과 계약 관리 시스템 도입을 제안하고 있다. 무엇보다 외국인 근로자를 지역 공동체의 일원으로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1-17

경북 전동킥보드 위반 올해 4272건···음주·무면허도 적지 않아

경북에서 전동킥보드를 포함한 개인형 이동장치(PM) 이용이 크게 늘면서 올해 적발된 법규 위반 건수가 4000건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들의 기본적인 안전의식 강화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17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도내 개인형 PM 교통법규 위반은 총 4272건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안전모 미착용이 3000건으로 가장 많았고 무면허 운행 960건, 음주운전 102건, 정원초과 16건, 기타 위반이 194건으로 확인됐다. 일상적 이동수단으로 자리 잡았지만 기본 수칙 준수는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경북도는 PM 안전을 위해 실태조사와 안전교육 확대, 생활권 중심의 주차공간 확충, 대여사업자의 안전모 비치와 속도관리 의무 강화 등을 시행하고 있다. 또 PM 안전교육과 홍보, 단속이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교통문화연수원, 경찰청, 교육청, 시군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경찰 역시 단속과 홍보 활동을 병행하며 헬멧 착용, 신호 준수, 야간 조심 운행 등 기본 수칙 준수를 당부하고 있다. 하지만 PM 이용이 보편화되면서 방심 속 사고가 이어지고 있어 제도적 관리 노력과 함께 이용자 스스로의 경각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내에서는 실제 사고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 새벽 영천시 금호읍에서는 전동킥보드를 타고 이동하던 30대 남성이 도로에서 승용차와 부딪혀 목숨을 잃었다. 구미시 도량동에서는 지난 1월 보행 신호가 적색인 상황에서 전동킥보드를 탄 채 횡단보도를 건너던 50대 여성이 SUV 차량과 충돌해 사망했다. 경찰 관계자는 “단속은 사고를 막기 위한 보조적 수단일 뿐 궁극적인 안전은 이용자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며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5-11-17

대구·경북 17일 체감온도 ‘뚝’ 떨어져⋯이번 주 내내 초겨울 날씨

대구·경북은 17일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기온이 크게 떨어지고, 강한 바람이 불어 추운 날씨가 이어지겠다. 대구지방기상청은 이날 대체로 구름이 많다가 늦은 오후부터 점차 맑아진다고 예보했다. 울릉도·독도는 밤부터 흐려져 늦은 밤부터 비나 눈이 내릴 전망이다. 예상 강수량은 5~10㎜다. 낮 최고기온은 5~11도로, 전날보다 5도 이상 낮겠다. 북서풍이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는 영하권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북 동해안에는 강풍 특보가 발효 중이다. 경북 북부 동해안은 오전까지, 북동 산지는 오후까지 순간풍속 시속 70㎞(산지는 90㎞)에 달하는 강풍이 예상된다. 건조한 날씨 속 강풍이 겹치면서 화재 발생 위험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미세먼지는 오전 한때 ‘나쁨’ 수준을 보이다가 오후부터 점차 개선되겠다. 바다의 물결은 동해 앞바다에서 0.5~3.5m, 해안선에서 약 200㎞ 이내의 먼바다에서는 1.0~5.0m로 높게 일겠다. 이번 주는 대체로 맑은 날씨가 이어지겠지만,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며 초겨울 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18일은 아침 최저기온 -5~0도, 낮 최고기온 4~9도, 19일은 -6~0도에서 8~12도로 예상된다. 20일에는 -5~4도, 낮 9~15도 분포를 보이겠고, 주말인 22일은 맑고 23일은 오전 맑다가 오후부터 구름이 많겠다. 기상청은 “오늘부터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체감 추위가 심해지겠다”며 “일교차도 큰 만큼 건강 관리에 유의하고, 강풍과 건조로 인한 화재 예방에도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11-17

상주영천고속도서 차량 13대 연쇄 출돌⋯2명 사망·4명 부상, 인근 농수로 유출 유류에 오염

새벽 시간대 고속도로에서 다량의 기름을 싣고 달리던 유조차와 화물차, 승용차 등 13중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했다. 사고 당시 일부 차량에서 발생한 화재는 약 2시간 30여분에 모두 진화됐지만, 현장 수습에 시간이 걸리면서 주변 일대 양방향 통행이 한때 통제됐다. 17일 오전 3시 12분쯤 영천시 신녕면 화남리 상주영천고속도로 신녕IC 인근(63.7㎞ 지점)에서 상주 방향으로 1차선을 주행 중이던 26t 탱크로리 차량(벙커C유 2만4천ℓ 적재)이 2차선에서 주행 중이던 25t 화물차량의 좌측 적재함을 추돌했다. 이어 14t 화물차가 사고 탱크로리 차량 뒷부분을 추돌하는 등 뒤따라 오던 2.5t 화물차와 승용차, 버스 등 차량 8대가 추가로 연쇄 추돌했다. 이 사고로 탱크로리와 14t·2.5t 화물차 2대 등 차량 3대에서 불이 났다.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20여명은 긴급 대피해 다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상주 방면 연쇄 추돌사고 발생 당시 사고 화물차 1대에 실려 있던 H빔 여러 개가 반대 방향인 영천 방면으로 쏟아졌고 이를 피하려던 승용차와 탱크로리, 13t 화물차 등 3대가 옹벽, 가드레일 등을 충돌하는 사고가 이어졌다. 이날 상주영천고속도로 양방향에서 발생한 연쇄 추돌 및 충돌 사고로 현재까지 상주방면으로 가던 2.5t 화물차 운전사와 반대편으로 달리던 승용차 운전자 등 2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친 것으로 조사됐다. 탱크로리 등 사고 차량 3대에서 난 불은 오전 5시 40분쯤 모두 진화됐다. 경찰은 사고 이후 동군위IC∼영천 방향(부산 방면) 5㎞ 구간, 부산에서 상주 방향 3.9㎞ 구간에서 차량 정체가 이어지자 후속 차량들을 대상으로 우회 운행토록 조치했다. 한편 이 사고로 유조차에서 유출된 기름이 인근 논밭 수로에 흘러들어, 일대 수로는 까만 기름으로 오염됐다. 영천시청 공무원들은 유·흡착지 등을 이용해 수로 방제 작업을 벌였다. 경찰 관계자는 "탱크로리에 실린 화물은 벙커C유로 폭발 위험은 없는 상태"라며 "정확한 사고 경위와 부상자 수를 파악중이다"고 밝혔다. /조규남기자 nam8319@kbmaeil.com

2025-11-17

한국신문협회 디지털협의회 ‘AI와 뉴스의 미래’ 세미나 개최20일 프레스센터…AI 기술과 뉴스룸 혁신 실천 전략 모색

한국신문협회 산하 디지털협의회(회장 신한수 서울경제 부국장)는 오는 20일 오후 2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AI와 뉴스의 미래: AI 기술과 뉴스룸 혁신의 실전 전략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번 세미나는 언론사와 AI 기업의 협력 방안과 뉴스룸의 AI 전환 전략을 모색함으로써 언론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 아래 마련했다. 세미나는 최민재 한국언론진흥재단 전문위원의 ‘국내 뉴스 생태계와 언론사의 AI 거버넌스’ 기조 강연으로 시작된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언론사와 AI 스타트업의 AI 전환 전략 수립 및 개발 담당자들이 현재 뉴스룸에서 실제로 활용되고 있는 AI툴 개발 사례를 소개한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세계신문협회 총회 등을 통해 기자들이 직접 경험한 해외 주요 미디어의 AI 활용 전략이 발표된다. 이어지는 토론에서는 뉴스룸 현장에서 AI 기술 도입을 직접 수행하고 있는 기자들과 뉴스룸의 인프라를 구성하는 CMS 기술 기업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해 AI가 뉴스룸을 어떻게 바꿔놓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변화시키게 될 것인가 등 AI와 뉴스의 미래를 주제로 토론을 펼칠 예정이다. 신한수 회장은 “이제 AI는 논의 수준을 넘어 뉴스룸의 실제 저널리즘 수행 과정에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며 “이번 세미나가 생생한 실제 사례들을 통해 AI라는 새로운 기술이 촉발한 뉴스룸의 현재와 미래 변화상을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17

개망초

참으로 억울한 이름이다. 개망초라니. 이 순한 얼굴에 ‘개’자를 붙인 것도 모자라, ‘망할 망(亡)’ 자까지 덤으로 얹었다. 누가 봐도, 이건 꽃에게 붙이는 이름이라기보다 저주에 가깝다. 그런데 이게 우리 주변 어디에나 흔히 피어 있는 꽃이다. 도심 화단, 아스팔트 틈새, 고속도로 옆, 밭두렁···. 심지어 버려진 집 마당에서도 활짝 웃고 있다. 귀여운 얼굴에 노란 동그라미 하나 톡 찍힌 모습은 계란프라이를 닮았고, 티 없이 맑은 미소는 동네 꼬마가 “안녕하세요~” 하고 손 흔드는 듯하다. 이런 꽃을 두고 ‘개망초’라니. 누가 이름 짓다가 술김에 그랬는지, 참 짓궂기도 하다. 그 억울한 유래는 일제강점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북아메리카에서 철도 침목에 실려 온 이 꽃. 한국 땅에 무단 입국한 건 맞지만, 처음부터 그런 비운의 이름을 달 생각은 없었을 거다. 그런데 철로를 따라 일제히 하얗게 피어나자 일본인들이 잔뜩 겁을 먹었다. “이거 조선이 살아나려고 그러나?”가 아니라, “조선이 망할 조짐이다!”라며 궤변을 늘어놓았다. 그렇게 ‘망초(亡草)’가 되었고, ‘개’까지 덧붙여 ‘개망초’로 진급했다. 꽃으로는 처음일 거다. 무슨 중죄라도 진 양 이름을 달게 된 건. 젊은 시절, 강원도 인제 원통에서 군 복무를 했다. 낮에는 총 들고 뛰고, 밤엔 보초 서며 졸음을 쫓았다. 그러다 문득 초소 앞 언덕에 핀 개망초를 보곤 했다. 하얀 꽃들이 밤안개 속에 소금 뿌린 듯 깔려 있었다. 혼자 피었을 땐 눈에 띄지 않던 꽃이, 무리 지어 피어 있으니 제법 위엄도 있었다. 그 하얀 군락을 보며 가끔 나도 모르게 중얼댔다. “야, 너희도 잠 안 자냐?” 그런데 그런 애잔한 기억의 꽃이 ‘망조’라니. 일제가 이 꽃을 싫어한 이유는 아마도 뭉쳐 피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개망초처럼 조선 사람들이 똘똘 뭉치면 자기들이 곤란하니까, ‘이 꽃 피면 망조’라고 겁부터 먹은 게 아닐까. 꽃에 주술적 의미를 씌운 것도 모자라, ‘개’ 자까지 붙여 기를 꺾으려 했던 것이다. 도무지 일제는 꽃 이름 하나 지을 때도 집요하고 옹졸했다. 그러나 “이제 이름 좀 바꿔줘야 하지 않겠나?” 망할 망(亡) 자 대신 바랄 망(望) 자로 바꾸면 어떨까? 그리고 그 앞에 ‘기쁠 희(喜)’ 자까지 얹어 ‘희망초(喜望草)’! 듣기만 해도 입가에 웃음이 번지고, 어딘가 힘이 솟는 이름이다. 개망초가 아니라 ‘희망초’라면, 길가에 피어 있어도 사람들 눈빛부터 달라질 것이다. 생각해보면, 개망초야말로 희망의 꽃이다. 화단에서 사치스럽게 가꿔지지도 않고, 비료 한 톨 못 받아도 꿋꿋하게 자란다. 아스팔트 틈바구니에서조차 굳센 생명력으로 꽃을 피운다. ‘개’ 소리 듣고도 주눅 들지 않고, ‘망조’란 이름 붙여도 매년 잊지 않고 돌아온다. 이런 꽃이야말로, 우리네 인생과 닮았다. 사람도 그렇지 않은가. 이름 때문에, 환경 때문에 주눅 들고 억울한 삶을 사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이름이 그 사람의 전부는 아니다. 살아가는 방식이, 뿌리를 내린 태도가 진짜 그 사람이다. 개망초도 마찬가지다. 이름은 억울해도, 살아가는 모습은 당당하고 곧다. 그래서 올해는 화분 하나에 망초를 심고, 이름표를 붙여줄 생각이다. “희망초 – 기쁨을 바라는 꽃.” 보는 이마다 궁금해할 것이다. “이 꽃이 무슨 꽃이에요?” 그러면 나는 웃으며 대답할 것이다. “옛날엔 개망초였는데, 요즘은 희망초라고 불러요. 시대도 바뀌었잖아요?” /방종현 시민기자

2025-11-16

대구 달서은빛합창단, 인생의 선율로 감동을 노래하다

대구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관장 김진홍) 소속 달서은빛합창단(단장 최윤서)은 지난 13일 달서아트센터 청룡홀에서 제2회 정기공연을 열었다. 이날 공연에는 450여 명의 주민 등이 참석해 합창단의 노래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깊어가는 가을 분위기를 즐겼다. 달서은빛합창단은 2024년 5월 창단된 평균 연령 70세의 합창단이다. 하지만 노래에 대한 열정만큼은 그 어느 청춘 못지않다. 남녀 혼성으로 구성된 50여 명의 단원들은 매주 복지관에 모여 노래 연습을 한다. 김우수 지휘자와 표혜창 부지휘자, 현두환 합창단 대표, 반주자 김효경, 트레이너 이성희의 지도 아래, 만들어진 하모니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깊어졌다. 작년 11월 달서아트센터에서 첫 정기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데 이어, 올 5월에는 대구합창연합회가 주관한 ‘광복 80주년 기념 815합창대회’에 참가해 두류공원 팔공기념탑 앞에서 장엄한 합창을 선보였다. 815명의 합창단이 만들어낸 대규모 무대 속에서도 달서은빛합창단의 진심 어린 노랫소리는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또 지난달 3일, 월광수변공원에서 열린 박태준 기념음악회에서는 ‘고향의 봄’과 ‘그리운 금강산’ 등 서정적인 선율을 선보여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세월의 무게를 고스란히 담은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인생의 여정이 들려주는 따뜻한 이야기로 관객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이번 제2회 정기공연에서도 그 감동은 이어졌다. 무대에 오른 단원들은 흰 셔츠와 은빛 스카프를 매고, ‘청춘의 노래’, ‘바람이 불어오는 곳’, ‘사랑으로’ 등 다양한 곡을 선보였다. 각 곡이 끝날 때마다 관객석에서는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축사를 통해 “음악과 노래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아름다운 힘이 있다. 세월의 깊이와 인생의 이야기가 담긴 여러분의 목소리는 듣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감동을 전했다”며 찬사를 보냈다. 최윤서 단장은 인사말에서 “오늘 무대는 단원 한 분 한 분이 흘린 땀과 미소, 그리고 인생의 이야기가 모여 이룬 결실이다. 우리의 노래에는 젊은 날의 꿈과 지나온 세월에 대한 감사, 그리고 지금 함께 살아가는 사랑이 담겨 있다. 삶의 희로애락이 녹아든 이 노래가 여러분의 마음속에 따뜻한 울림으로 남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진홍 관장은 “달서은빛합창단이 은빛 세대의 문화와 예술을 선도하며 지역사회에 감동을 전하는 자랑스러운 합창단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했다. 은빛 세대의 목소리가 한데 어우러진 달서은빛합창단의 무대는 단순한 음악회가 아니었다. 그것은 노래로 이어진 세대의 공감이자, 인생의 아름다움을 다시 노래하는 시간이었다. 무대를 마친 뒤에도 청룡홀 안에는 여운이 오래 남았다. 관객들은 “은빛의 목소리가 오히려 청춘처럼 빛났다”며 박수로 화답했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5-11-16

독용산성, 시간의 벽을 오르다

맑은 가을 햇살 아래, 발걸음이 유적지를 향한다. 이런 날이면 마음 깊은 곳에서 역사의 자취를 더듬어보고 싶다. 성산가야, 혹은 벽진가야라 불리던 고대 왕국의 흔적을 따라, 이름만으로도 여운이 남는 독용산성(禿用山城)을 오른다. 산성은 경북 성주군 가천면 금봉리 산 43번지에 자리한다. 금봉리 숲을 지나 오왕사를 거쳐 오르는 산길은 굽이굽이 이어진다. 어느새 독용산성 안내판이 모습을 드러낸다. 가야의 시간으로 들어서는 문턱이다. ‘독’(禿)은 ‘민둥’이라는 뜻이다. 이름처럼 예전에는 나무 한 그루 없는 산이었을지 모른다. 숲이 짙고, 돌길을 따라 걷다 보면 웅장한 누각이 눈앞에 나타난다. ‘관성루’라 새겨진 현판이 위엄을 더한다. 이곳이 독용산성의 동문이다. 독용산성은 포곡식 산성이다. 봉우리를 중심으로 여러 계곡을 따라 성벽이 둘려 있다. 둘레 7.7km, 면적 약 17만㎡로 영남 지방에서 가장 큰 규모다. 성안에는 물이 풍부해 장기전에 적합한 요새였으며, 축성 시기는 약 1700년 전으로 추정된다. 성벽은 화강암으로 쌓았다. 아래에는 큰 돌을, 위로 갈수록 작은 돌을 채워 단단히 다졌다. 빈틈없는 구조 속에서 가야인의 노동과 지혜가 느껴진다. 복원된 동문과 일부 성곽 외에는 원형이 많이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장엄하다. 성에는 일곱 개의 포루와 아치형 동문, 수구문, 남소문이 있다. 성내에는 연못 네 곳과 우물 두 곳이 자리한다. 일제강점기 발굴 당시 군기고에서는 전투 유물이 출토되었다. 그중 쇠 창과 갑옷, 삼지창, 말안장은 당시 치열했던 옛 전장의 기운을 전한다. 임진왜란 때 피란민들이 왜적을 피해 이곳에 숨었다고 전해진다. 숙종 원년(1675년) 경상도 순찰사 정중휘가 4개월 동안 성을 개축했고, 1995년에는 경상북도 기념물 제105호로 지정되었다. 해방 전후 성내에는 40여 호의 민가가 있었다. 1960년대 철거되었지만, 한때 이곳에도 삶이 이어졌다는 사실이 놀랍다. 현재의 관성루는 1997년 성주군이 복원 사업을 추진하며 세운 것이다. 아치형 동문은 옛 돌과 새 돌의 색이 다르지만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누각에 올라서면 성주의 산세가 수채화처럼 펼쳐지고, 뒤편에는 조선시대 선정비와 불망비가 가지런히 서 있다. 세월은 흔적을 지워도 정성은 돌에 남는다. 성곽 오른쪽 길을 따라 걷는다. 복원된 구간은 발걸음이 편하지만, 절벽 끝에 서면 아찔하다. 다리가 후들거려 평탄한 길로 우회한다. 성벽 옆으로 난 길은 돌에 스민 시간이 손끝에 닿는다. 민둥산일 줄 알았던 독용산은 지금 단풍으로 물든 숲이다. 가야의 흔적이 남은 이곳에서 한나절을 보내니 산이 품은 시간이 내 마음에도 내려앉는다. 성산가야의 백성들이 이 산성에 기대어 삶을 지켰던 간절한 마음을 떠올리면 가슴이 뭉클하다. 그들은 이곳에서 삶을 지켰고, 우리는 그 기억을 지켜야 한다. 전쟁 없는 세상, 평화로운 미래를 그리며 산길을 내려온다. /김성문 시민기자

2025-11-16

시니어 평생교육 15년 헌신 ‘진정한 교육자’

대구예술대 시니어아카데미 김태호 학장(78)은 교육을 천직으로 알고 2세 교육에 헌신하는 분이다. 늘 인자한 모습에 얼굴에는 웃음을 잃지 않는다. 김 학장은 경북 의성이 고향이다. 대구교육대학교와 한국교원대학교를 졸업했다. 교사로 시작해 교감, 교장 등 일선 현장을 거쳤고, 장학사, 장학관, 교육장 등 교육행정 기관에서도 오랫동안 몸담았다. 2009년 고령교육장을 마지막으로 교육계를 떠난 후 그가 찾은 곳은 시니어 평생교육을 담당하는 사회 교육기관이다. 대구예술대 평생교육원 시니어아카데미 과정을 태동 때부터 참여해 15년째 무보수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가 관여하는 동안 매년 배출한 졸업생 수만 해도 수천 명에 이른다. 이미 지역 내 시니어 교육기관에서는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그의 열정과 왕성한 교육열은 소문나 있다. 그가 야심차게 가꿔온 시니어아카데미는 쾌적한 강의실로 최고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매번 새로운 강사들을 초빙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지역 내 시니어에게 인기가 높다. 매년 수요대학과 목요대학 각각 120명을 정원으로 학생을 모집한다. 교육과정은 오후 2시부터 4시까지로 전국 유명 강사들의 교양교육과 신나는 가요 수업으로 진행한다. 특히 매월 1회 실시되는 현장학습은 전국 유명 지역을 답사하여 명승지의 아름다움을 직접 체험하고 그 지역에 대한 역사와 문화를 배우기도 한다. 김 학장은 시니어 과정을 운영하면서 현직에서 교육자로서 체험한 교육적 신념을 교육과정에 많이 쏟아 =붓는다. 시니어 대학에 참가하는 대상이 55세 이상 남녀 시니어인 만큼 축제나 교육과정 등 모든 영역에 걸쳐 비용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생각으로 실천하고 있다. 학생들로 하여금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각종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운영한다. 오랜 교육 경험에서 나온 그만의 노하우다. 이 같은 소문으로 대구 지역 많은 시니어들이 찾아 온다. 그는 교육 목표를 ‘건강하며 존경받는 어르신 양성’에 둔다. 그래서 적당한 운동으로 건강을 지키도록 하고 한편으로는 스스로 행복해지도록 노력하자는 것을 가르친다. 신외무물(身外無物) 즉, 어떤 것보다 몸이 가장 귀하다는 것을 항상 깨닫게 하고 내 행복을 위해서는 남에게 양보하는 삶을 역설한다. 김 학장은 자신의 인생 교훈을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말로 대신했다. “흐르는 물은 이끼가 끼지 않고 최고의 선한 것은 물과 같다.=”라는 말씀을 늘 가슴에 새기며 살고 있다고 했다. /최종식 시민기자

2025-11-16

‘英 명문교 포항분교 설립’ 합의각서 체결만 남았다

포항시가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에 2029년 개교를 목표로 추진 중인 내국인 학생 비율 50%의 외국인교육기관 설립(본지 9월 10일 자 1면 등 보도)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오는 20일 이강덕 포항시장, 영국 왕립 명문 학교인 크라이스트 칼리지 브레콘(CCB)의 가레스 피어슨 교장은 포항시청 대회의실에서 CCB 포항 분교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당사자 간의 신뢰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양해각서는 법적 구속력은 없다. 법적 구속력을 갖는 합의각서(MOA) 체결은 내년 지방선거 이후에 진행할 예정이다. 포항시는 이와 관련한 법적 검토를 하고 있다. 1541년 헨리 8세가 설립하고 왕실이 후원한 CCB는 4~18세에 이르는 초·중·고생 400여 명이 재학 중이며, 창작예술과 영어, 인문학, 과학, 현대언어, 수학, 컴퓨터 과학 등을 주로 가르친다. 올해 유럽 100위권 대학 3년 연속 입학률 70~75%를 달성하고, 물리학 분야 영국 전체 1위를 기록할 정도여서 ‘명문’으로 통한다. 김신 포항시 투자기업지원과장은 “포항에 문을 열 CCB 분교는 영국 본교의 커리큘럼을 그대로 적용해 직접 운영하는 형태”라면서 “합의각서 체결 이후 커리큘럼과 비용 등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내 6만6116㎡(약 2만 평) 부지에 연 면적 3만1252㎡ (약 9453평), 지하 1층~지상 4층으로 학교를 지어 2029년 초·중·고생 1500명 정원 규모로 개교할 예정이다. 건축비 1600억 원을 포함해 1800억 원 정도의 사업비로 교육시설과 실험실, 실내체육관 수영장, 기숙사, 도서관도 갖출 계획이다.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해 비영리 외국학교법인만 설립이 가능한 외국인교육기관은 입학 자격에 제한이 없는 데다 30%인 내국인 입학 비율을 시도 교육 규칙을 통해 50%까지 조정할 수 있다. 포항시는 내국인 비율 50% 가운데 10%를 포항시민 자녀로 할당할 방침이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1-16

포항 신흥동 철길숲서 도시재생 실험···‘청년 백신’ 한동대 ‘선로마루’ 주목

지난 14일 오후 한동대 학생인 김예송·김태빈·손예은·이건욱·주치언씨는 포항시 북구 신흥동 철길숲에 모였다. ‘철길에서 가장 평평하고 중심이 되는 지점’을 뜻하는 ‘선로마루’ 팀원들이다. 지난 9월부터 준비한 노후 도심을 되살리는 도시재생 프로젝트 현장을 누비고 있다. 빈집을 지역의 창작자들을 위한 팝업스토어로 만들거나 도심형 수박이 가능한 ‘촌캉스’ 공간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학생들은 “단순한 리모델링이 아니라 여기에 머물면서 일하고 소비하는 새로운 흐름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빈집이 즐비한 포항의 노후한 도심에 ‘청년 백신’을 주입하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어 관심을 끈다. 그 중에서도 목적 없이도 산책하는 시민이 끊이지 않는 선형 공간으로서 작은 점포를 두어도 자연스러운 방문이 가능한 구조를 지닌 ‘철길숲’을 무대로 삼았다. 북쪽엔 빈집이 밀집해 초기 시도에 대한 위험 부담도 상대적으로 낮다. 학생들은 새로운 역할을 기다리는 공간으로 빈집을 바라보고 있어서 프로젝트의 성과가 더 주목된다. ‘선로마루’ 팀이 주목한 주택은 1980년대 전방·뒤채 구조로 앞쪽은 좁고 긴 상업 공간, 뒤쪽은 마당과 연결된 단층 주택이다. 공사를 앞두고 활용 방향을 세밀하게 잡아가고 있다. 전방은 지역 창작자·N잡러가 한 달 단위로 운영하는 팝업존, 뒤채는 오래된 구조를 살린 소규모 숙박으로 설계했다. 디데이는 12월 크리스마스 팝업이다. 신흥동에는 숙박 공급이 거의 없어 새로운 형태의 1박이 주변 지역을 다시 연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선로마루’는 기대하고 있다. 프로젝트의 기반도 이미 마련됐다. 신흥동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은 지난해 도시재생 뉴딜사업 이후 남은 재원으로 약 5000만 원의 리모델링 비용을 부담한다. 학생들은 한동대 글로컬 사업을 통해 활동비와 교통비를 지원받으며 1년간 무료로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조합 예산 확정 즉시 공사에 돌입하고, 공정이 마무리되면 ‘선로마루’가 직접 운영한다. 김주일 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문제의 본질을 ‘주거 기능의 붕괴’로 규정했다. 김 교수는 “포항시는 중앙상가 공실 해소나 행사 중심 재생을 반복했지만, 정작 도심에 머물 사람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며 “고령화된 도심과 외지 거주 집주인 구조를 그대로 두면 쇠락 속도는 더 빨라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청년이 일상적으로 드나들고 머무르는 생활 기반이 마련되지 않는 한 도심 회복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한 김 교수는 “신흥동에서 가능성이 확인되면 철길숲 남쪽,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주변, 송도 등 다른 쇠퇴 지역에도 같은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하나의 변화가 인근 골목으로 번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도시 재생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글·사진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1-16

제2회 두류은빛 미로마을 축제 개최

대구 달서구 두류은빛복지관(관장 김진홍)은 12일 대구보건고등학교 남강관에서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회 두류은빛미로(美老)마을 축제를 개최했다. 두류1‧2동 고령친화복지 인프라 구축 및 커뮤니티 조성을 위한 사업으로 어르신과 청소년, 지역주민이 함께 어울리며 세대 간 소통과 화합을 이루는 뜻깊은 마을 축제다. 축제를 위해 2024년부터 대구보건고등학교, 구남중학교, 대구달서시니어클럽, 달서구도시재생지원센터, 두류1·2동행정복지센터, 두류1·2동주민자치위원회, 두류파출소가 함께 협력하고 있다. 미로마을 축제는 어르신들만 즐기는 축제이기 보다 중학생, 고등학생, 노인, 그리고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수 있는 축제다. 악기 연주, 춤, 수어, 시 낭송 등 예능발표회와 우리동네 가요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 으로 진행된다. 특히 이번 행사는 함께하는 사랑밭의 지원으로 진행되었으며 ‘두류은빛 미로마을 만들기’사업 세대친화 마을축제 프로그램 중 하나다. 김진홍 관장은 “세대 간의 벽을 허물고 서로를 이해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앞으로도 지역사회 내 다양한 세대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세대통합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드는데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유병길 시민기자

2025-11-16

대구 달서구 “용산 꿈땅센터” 문 열어

대구광역시 달서구 신당종합사회복지관(관장 박순만)은 지난 5일 용산동 와룡로 용산중학교 앞 ‘용산꿈땅센터’ 개소식을 가졌다. ‘용산꿈땅센터’는 이름부터 야무지다. 이곳은 복지관 접근이 어려운 용산동 주민들을 위해 마련된 ‘찾아가는 복지 거점’이다. 지역 주민이 보다 가까운 곳에서 복지 서비스를 접할 수 있도록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센터 최민아 과장은 용산 땅에 새로운 꿈을 심는다는 뜻으로 이름을 지었다고 했다. 특히 용산초등학교와 용산중학교 인근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을 살려 지역 아동과 청소년의 사례관리, 교육복지 지원 중심 공간으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방과 후 학생들이 안전하게 머물며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중장년, 1인가구 등 지역 주민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지난 개소식에는 이태훈 달서구청장을 비롯해 구의원, 지역의 각급 기관단체 대표, 후원자 등이 참석해 센터의 출발을 축하했다. 센터 개소는 대구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1000만 원을 기탁해서 기반이 조성됐다. 박순만 관장은 이번 ‘용산꿈땅센터’는 복지관이 지역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가기 위한 첫 시도이자 아이들과 주민들이 함께 성장해 가는 지역 복지의 거점 공간이라며, 앞으로도 용산동 주민들의 복지 접근성을 높이고 꿈이 자라는 마을공동체를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최종식 시민기자

2025-11-16

멋진 해병에 6만명 우르르… 포항해병대문화축제 열기 ‘후끈’

포항시 남구 해병대 제1사단 전투연병장은 해병대 의장대 공연과 마술쇼, 군악대 공연으로 분위기가 달궈졌고, ‘핫피플 선발대회’에서 절정을 이뤘다. 15일 개막해 16일까지 진행한 ‘포항해병대문화축제’ 현장 이야기다. 경북 산불 때문에 매년 개최하는 4월이 아닌 11월로 7개월 미뤄야 했는데, 이틀간 6만여 명이 몰릴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해병대와 포항시민이 함께 만드는 축제여서 민·관·군 화합의 모범 사례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도 크다. ‘핫피플 선발대회’에는75㎏ 이하·이상 각 20명씩 40명의 장병이 참가해 기량을 겨뤘다. 특히, 75㎏ 이상급에는 주한 미군 브라운이 함께 출전해 한‧미 우호의 의미를 더했다. 대회 결과 75㎏ 이하급 1위는 병장 권용주, 이상급 1위는 브라운이 차지했다. 시민이 직접 심사에 참여한 ‘서바이벌 노래·춤 한판 FESTA’가 축제의 열기를 끝까지 이어갔다. 부대 내부에는 해병대 마스코트 ‘필승이’ 포토존과 ‘빨간 해병 모자 만들기’ 부스가 마련됐고, 미 해병대 부스에서는 턱걸이 체험이 진행됐다. 아파트 4층 높이(약 11m)에서 뛰어내리는 막타워(모형낙하) 체험은 중학생 이상 시민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페인트탄 20발 사격, 전투 체력 평가, 특수 장비와 군복·군장 체험, 마린온(MUH-1) 헬기 관람, 차륜형 장갑차 K808 4대와 상륙돌격장갑차(KAAV) 4대 탑승 체험 부스에도 인파가 몰렸다. 해병의 거리에는 군번줄 만들기, 페이스페인팅, 전투식량 시식, 밀리터리캠프 종이접기 체험 부스가 마련됐다. 군번줄과 페이스페인팅 부스에는 20여 명이 줄을 설 만큼 인기가 높았다. 민·관·군 화합 행진과 개막식이 열린 15일에는 마린온(MUH-1) 헬기 3대와 해병대 특수수색여단 장병 7명이 고공강하 시범을 보여 박수를 받았고, 가수 송가인과 조정민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글·사진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11-16

캄보디아 거점 둔 투자리딩 세탁조직 41명 검거…前 조직폭력배까지 가담

수백억 원대 투자리딩 사기 피해금이 해외로 빠져나가던 조직적 자금세탁망의 실체가 7개월간의 추적 끝에 드러났다. 경북경찰청은 16일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을 거점으로 국내에 허위 법인을 세워 525억 원 규모의 투자금 세탁에 가담한 조직원 41명을 붙잡고 이 가운데 18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네이버밴드·메신저 앱을 기반으로 경제 전문가를 사칭하며 “고수익 보장”을 내세워 피해자를 끌어모은 뒤, 가짜 사이트와 허위 매매 화면으로 투자금 편취를 이어왔다. 지난 2월에는 증권사 명의를 도용해 5억4700만 원을 가로챈 사건이 접수되면서 수사가 본격화됐다. 수사팀은 7개월간 1차·2차·3차 세탁책으로 나뉜 국내 세탁망을 추적해 서울·경남·전남 등 전국에서 27명을 체포했고, 이 중 12명을 구속했다. 이들이 세탁한 금액은 254억 원에 달한다. 경찰은 압수한 휴대전화와 허위 매출 전표, 100여 개의 범행 계좌를 분석하며 국내 세탁총책에서 캄보디아 총책으로 이어지는 자금 흐름을 확인했다. 조직은 해외 총책의 지시에 따라 △관리총책 △실무총책 △중간관리책 등으로 역할을 세분화하고, 텔레그램만을 이용해 수직적·점조직 방식으로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에서는 서울 강동구 등에 허위 상품권 판매 법인 3곳을 설립해 자금세탁의 외형을 갖췄고, 친·인척과 지인들을 직원 명목으로 끌어들여 범행을 확장했다. 경찰은 아직 검거되지 않은 해외 총책과 범죄수익금 흐름을 계속 추적하고 있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투자 리딩방 사기는 경제 불안과 고수익 투자 심리를 노린 전형적 수법”이라며 “문자·SNS로 ‘원금 보장’, ‘고수익 보장’을 제시받을 경우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5-11-16

포항지진범대본 “촉발지진 책임, 대법원이 결론 내야 한다”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이하 범대본)는 15일 포항 육거리 실개천에서 촉발지진 8주기 시민 행사를 열고 대법원의 조속한 책임 판단을 촉구했다. 현장에는 시민 900여 명이 모여 촉발지진의 국가 책임과 장기화된 정신·심리 피해 문제를 제기했다. 시민들은 “트라우마 심각하다, 정신 피해 책임져라”, “정의 사회 실현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8년째 이어진 생활 불안과 후유증을 호소했다. 범대본은 이번 행사를 “시민이 스스로 권익을 지켜온 과정의 확인”이라고 설명했다. 모성은 범대본 의장은 지진 원인 규명부터 대법원 계류 사건까지 남은 쟁점을 중심으로 지난 8년의 대응 흐름을 정리했다. 그는 “지진 직후 시민들이 지열발전소 문제를 가장 먼저 공론화했고 토론회와 기자회견을 통해 원인을 요구해 왔다”고 말했다. 또 “지열발전소 운영 중단 가처분도 시민이 변호사 없이 직접 신청해 받아낸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범대본은 2019년 정부조사연구단, 감사원, 국무조정실 진상조사위 모두가 촉발지진을 공식 인정한 만큼, 지진 원인은 이미 국가 조사에서 확정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지진 원인 논란은 이미 끝났고, 남은 것은 책임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범대본은 또, 초기 70명으로 출발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49만 명 규모로 확대됐고, 1심 판결을 뒤집은 항소심 판단에 대해 국가 조사 결과의 증명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도 범대본은 특별법 운영의 한계도 지적했다. 포항지진 특별법이 구제 중심으로 설계돼 실제 피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고, 정신·심리 피해와 장기적 생활 기반 상실도 보상 체계 안에서 보완돼야 한다는 것이다. 모성은 의장은 “지난 8년 동안 정부도 지자체도 아닌 시민이 포항의 권익을 지켜왔다”며 “대법원 판단이 늦어질수록 피해는 누적된다. 국가 조사에서 확인된 내용을 사법부가 어떻게 반영하느냐가 시민 권리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1-15

고용노동부 안동지청 ‘제2차 안전 위험 요인 집중 점검 주간’ 운영

고용노동부 안동지청이 도소매업, 소비자용품 수리업, 건물종합관리업, 위생 및 유사서비스업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업종을 대상으로 오는 18일까지 ‘제2차 시기별 안전위험요인 집중점검주간’을 운영키로 했다. 이번 점검은 산업재해 발생 특성과 시기적 요인을 반영해 연말까지 매월 2회 테마를 선정, 전국 지방노동관서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집중 점검과 홍보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고용노동부 안동지청은 앞서 지난달 29일부터 4일까지는 초소형 건설현장의 추락 예방을 주제로 1차 집중점검주간이 운영된 바 있다. 안동지청은 이번 점검의 배경으로 최근 발생한 사망사고들을 들었다. 빌딩 옥상에서 조경 작업 중 안전모 등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은 채 0.8m 높이의 사다리에서 추락해 사망하거나, 고철 판매 사업장에서 압축기 이물질 제거 작업 중 전원을 차단하지 않아 기계에 끼여 사망하는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 미준수가 사고로 이어진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는 것. 특히 도소매업과 소비자용품 수리업에서는 지게차·트럭에 의한 부딪힘, 사다리 추락, 폐드럼통 해체 중 폭발, 적재물 무너짐·깔림 등의 사고가, 건물관리 및 위생서비스업에서는 장비 추락·끼임·부딪힘 등의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번 집중점검주간에는 추락, 끼임, 부딪힘, 화재·폭발, 질식 등 5대 중대재해 위험요인을 중심으로 개인보호구 지급 및 착용 여부, 근로자 안전 통로 확보, 보수 작업 시 전원 차단 여부, 적재·하역 작업 시 안전조치 이행 여부 등을 불시·집중 점검, 이를 통해 비제조 서비스업의 안전문화를 강화하고, 반복되는 중대재해를 구조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두영 안동지청장은 “도소매업, 소비자용품 수리업, 건물종합관리업, 위생 및 유사서비스업 등은 국민 생활과 가장 밀접한 분야이지만, 소규모 사업장이 많아 안전투자나 관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이번 집중점검은 동일한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현장의 안전 인식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1-14

4명 사망 포항 해군 초계기 추락 “직접적 원인은 특정 불가” 결론

해군은 지난 5월 포항에서 추락해 4명이 목숨을 잃은 P-3CK 해상초계기 사고의 직접 원인을 ‘규명 불가’로 결론 내렸다. 사고기의 비행기록장치(FDR)가 장착돼 있지 않고, 음성녹음장치(CVR)도 지상 충돌과 화재로 심하게 손상된 탓에 조종실 내부 상황을 확인할 수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기계적·인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사고가 났다는 판단이 나왔다. 특히, 조종사 인력 부족, 훈련 기회 축소, 기량 관리 미흡이 장기간 누적되면서 안전 체계 전반을 약화시켜 온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는 평가도 보태졌다. 13일 조사 결과를 발표한 해군 민·관·군 합동사고조사위원회는 사고기 분석이 사실상 기지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과 P-3 시뮬레이터 재연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 사고기는 2차 이착륙 훈련을 위해 이륙한 뒤 상승 선회 구간에서 속도가 감소하고 받음각(AOA)이 증가해 실속(Stall) 여유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도 상승이 미미한 상태에서 실속에 진입해 조종 불능 상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체 잔해 정밀 조사에서는 1번 엔진 파워터빈 1단에서 내부이물질(IOD)에 의한 손상이 확인됐다. 연소실 내부 물질과 동일한 성분이 검출됐으며, 조사위는 이 손상이 진동·소음을 유발해 조종사의 주의력을 분산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체 엔진은 지면 충돌 전까지 작동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 사고의 직접 원인으로 단정할 근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사고기에는 실속 경보장치가 장착돼 있지 않았고, 받음각 지시계 역시 조종사가 즉시 확인하기 어려운 위치에 설치돼 있었다. 비행교범에 명시된 실속 회복훈련과 조종 불능 회복훈련을 실제 비행교육 과정에서 시행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조사위는 이러한 요소들이 실속 징후 인지와 초기 대응을 어렵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환경적 요인도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CCTV 영상에는 조종사가 지면 충돌 직전 기수를 들어 회복 조작을 시도한 모습이 포착됐지만, 이미 깊은 강하각으로 저고도에 진입한 상태여서 회복할 여유 고도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고 조사위는 설명했다. 해군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조종사 비행훈련 강화 △실속·조종 불능 회복훈련 정례화 △엔진 연소실 검사 주기 단축 △받음각 지시계 위치 개선 및 추가 설치 △비행안전 예규 보완 등 재발 방지 대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비행이 중단된 P-3CK 기종의 운항 재개 시점은 향후 시험비행을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해군 관계자는 “순직 장병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조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1-13

“촉발지진에도 국가 책임 부정···대법원, 정의로운 판단 내려야”

2017년 11월 15일 규모 5.4의 촉발지진이 발생한 지 8년을 맞아 포항시가 13일 ‘포항지진 국제포럼’을 열었다. 포항시민들이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쟁점과 전망, 과제 등을 다룬 세션에 관심이 쏠렸다. 법률세션 주제 발표에 나선 신은주 한동대 교수는 “1심은 원고인 포항시민들의 증거를 상당히 수용해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지만, 항소심은 과실과 인과관곙 대한 엄격한 검증을 요구했다”라면서 “상고심 심리 절차를 밟고 있는 대법원은 과학적 합의와 국민 법 감정을 고려한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경운 경희대 교수도 “국가와 기관이 지열발전의 위험을 인지하고도 사전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국가배상법상 책임을 져야 한다”라며 “정부조사단이 2019년 포항지진의 직접적 원인으로 지열발전소를 규정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반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학적 근거를 외면한 판결은 정의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포항지진 국제포럼 추진위원장인 이진한 고려대 명예교수는 “지열발전소의 주입정(PX-2)에서 고압의 물을 주입할 때 인접한 생산정(PX-1) 사이의 단단한 암반층이 압력을 흡수하지 못해 주변 응력이 높아졌고 이로 인해 단층이 자극돼 지진이 발생했다”고 했다. 이 명예교수는 “과학은 이미 원인을 규명했다. 법이 그 결과를 반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종합토론에서는 윤상홍 법무법인 혜성 대표변호사가 “지열발전소의 수리 자극 과정에서 발생한 촉발지진임은 이미 법원도 인정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PX-2 시추공에서 90㎫의 고압으로 물을 주입하는 등 단층이 이미 임계응력 상태에 있었음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과실이고, 이수 누출과 미소지진이 반복됐다면 활성단층 여부를 조사했어야 함에도 적절한 예방조치를 하지 않은 국가와 사업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윤 변호사는 “50만 시민이 참여한 사건인 만큼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심리를 통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정의로운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쿠오퐁 마(Kuo-Fong Ma) 대만 중앙연구원 지구과학연구소 수석과학자가 ‘광섬유를 통한 단층과 지진 활동의 규명’을 주제로 대만의 지진 감시 및 시민 대응 체계를 소개했하면서 지진을 막을 수는 없으나 과학을 통해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만은 전국에 800여 개의 관측소와 GPS 감시망을 두고 최근에는 시추공에 광섬유 기반 DAS(Distributed Acoustic Sensing) 기술을 도입해 4m 간격으로 단층 움직임과 지하 유체 변화를 실시간 감시하고 있다. 산업 활동으로 인한 응력 변화를 정밀하게 측정해 촉발지진을 조기 경보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대만은 이런 데이터를 교육 과정과 훈련에 활용해 학생과 시민이 직접 대응법을 배운다. ‘포항지진관측망(PCSN)’의 성과를 발표한 김광희 부산대 교수는 “본진 이후 5000회가 넘는 여진이 이어진 만큼 작은 지진까지 탐지할 수 있는 정밀한 관측망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포항 지열발전 부지에 재설치한 심부지진계는 미세한 지진 신호까지 더 정확히 감지할 수 있고, 심부 관측은 비지진성 신호와 지진파를 구분할 수 있어 조기경보 체계 구축을 위한 기초 연구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1-13

2026학년도 수능, 경북 결시율 대폭 감소···탐구영역 결시율 ‘0%’ 기록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경북 지역 결시율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경북교육청 응시 현황에 따르면, 도내 전체 지원자 2만827명 중 제1교시 결시자는 1631명으로 결시율은 7.91%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교시의 결시율 9.58%에 비해 1.67%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제2교시와 제3교시 역시 각각 7.71%, 8.32%로 지난해 대비 1.64%포인트, 1.66%포인트 하락했다. 제4교시 한국사 영역은 9.25%로, 2025학년도 10.74%에 비해 1.49%포인트 줄었다. 특히 탐구영역에서는 결시율이 0%로 집계돼 이례적인 결과를 보였다. 이는 모든 응시자가 해당 교시에 시험을 치렀다는 의미로, 수험생들의 시험 참여율이 매우 높았음을 보여준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탐구영역 결시율이 0%로 나타난 것은 응시자 전원이 시험에 참여했거나, 집계 방식에 변화가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상주가 제1교시 기준 5.65%로 가장 낮은 결시율을 기록했으며, 구미(7.56%), 영주(7.66%)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안동은 9.05%로 비교적 높은 결시율을 보였지만, 지난해 대비 감소폭은 뚜렷했다. 김천과 경산 역시 모든 교시에서 결시율이 줄어들었으며, 포항은 제3교시 기준 8.73%로 전년 대비 1.28%포인트 감소했다. 최근 5년간 경북 지역 수능 결시율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2022학년도에는 제1교시 기준 10.97%였던 결시율이 올해 7.91%까지 낮아졌으며, 제4교시(한국사)는 12.78%에서 9.25%로 크게 줄었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결과는 수능에 대한 수험생들의 인식 변화와 함께, 시험 운영의 안정성, 학교 및 교육청의 지원 체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결시율이 높은 경향을 보였던 제4교시에서의 개선은 주목할 만하다. 앞으로도 이 같은 긍정적인 흐름이 지속될 수 있도록 세심한 관리와 지원에 촐역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1-13

아름다운 고궁의 가을

덕수궁 돌담길에도 가을이 깊었다. 돌담을 따라 흩날리는 처연하도록 고운 단풍에서도 고궁의 품격이 묻어난다. 가을을 즐기려는 북적이는 사람들. 그러나 아픈 역사를 품은 고궁의 가을빛은 고요하고 숙연하다. 돌담길의 정취에는 풍경만이 아니라 격동의 시대를 품은 역사의 숨결이 머문다. 열강들이 조선을 좌지우지하던 격변의 시절, 명성황후 시해사건이 일어나고 고종은 러시아 공사관으로 몸을 피한다. 아관파천 1년 뒤 1897년 고종은 경복궁이 아닌 경운궁(덕수궁)으로 환궁해 대한제국의 성립을 선포한다. 그러나 황궁은 1904년 원인 모를 대화재로 주요 전각들이 소실되었고, 복원공사가 이루어졌으나 1907년 일본의 압박으로 고종황제는 폐위된다. 덕수궁은 애초 궁궐로 지어진 곳이 아니다. 성종의 형 월산대군의 사저로 그의 후손들이 거주하던 저택을, 임진왜란으로 도성의 궁들이 모두 불타자 선조가 귀환 후 임시 거처로 삼으니 이곳을 정릉동 행궁이라 불렀다. 이후 재건한 창덕궁으로 광해군이 옮겨가면서 ‘경운궁(慶運宮)’이라는 이름을 남긴다. 그 후 270여 년간을 방치되어오다 고종에 의해 황궁으로 다시 사용된다. 그러나 1905년 중명전(重明殿)에서 을사늑약이 강제로 체결되고 1910년 한일병탄으로 우리나라는 주권을 잃는다. 일본은 한양의 모든 궁궐을 공원화 하였고 덕수궁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3분의 1로 축소된다. 덕수궁에서 가장 역사 깊은 전각은 석어당(昔御堂)과 즉조당(卽祚堂)이다. 이 두 건물이 애초 월산대군 후손이 거주하던 저택으로 선조가 임시 궁으로 사용하면서 덕수궁의 뿌리가 된다. 선조가 석어당에서 승하했고 선조를 이은 광해군과 인조의 즉위식이 즉조당에서 열린다. 인조가 경운궁 건물들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면서 이 두 건물은 임진왜란의 아픔과 역사를 그대로 보존하고자 남겨둔다. 석어당은 유일한 중층 목조 전각으로 단청이 없다. 선조를 애도하고 임진왜란의 고난을 잊지 않기 위해 소박한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자 함이다. 즉조당은 훗날 고종이 임시 정전(正殿)으로 삼는다. 주요전각들이 타버렸을 때도 최우선으로 복원해 고종이 직접 쓴 친필의 ‘卽阼堂’ 현판을 걸었다. 반면 돌로 지어진 서양식 궁궐 석조전(石造殿)은 부강한 나라를 꿈꾸었던 고종의 근대 의지가 담긴 건축물로 근대화의 상징이 된다. 그러나 완공과 동시에 국권을 상실한다. 실록에 따르면, 즉위한 순종이 일본에 의해 창덕궁으로 옮겨 가면서 경운궁에 남은 아버지 고종의 덕(德)과 장수(壽)를 기리며 ‘덕수궁’이라 이름을 바친다. 그러나 1919년, 고종은 덕수궁 함녕전(咸寧殿)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는다. 야참으로 올린 식혜 한잔에 이씨 조선 500년 역사는 무너지고 있었다. 윤치호의 영문일기에 따르면 식혜를 바쳤던 궁녀 2명도 의문사 당한다. 고종의 죽음은 전국적인 항일정신을 불러일으켰고 이는 곧 상해임시정부 수립으로 이어진다. 고운 단풍 흩날리는 고궁은 대한제국의 마지막 숨결이 서린 곳 이자 오늘의 대한민국이 태동한 역사의 무대이다. 나라의 운명을 함께 한 고종황제의 비극을 덕수궁이 품는다. 고종의 마지막을 지켜보았던 함녕전의 처마 끝에 처연한 가을빛이 머물고 아름다운 돌담길 너머 쌓여가는 낙엽 위에 대한제국의 마지막 숨결이 머문다. 사람들은 가을빛 담은 고궁에서 깊어가는 가을을 자유롭게 즐긴다. 이 자유가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지를 아는지 모르는지.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