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조산 증세를 보이던 28주 쌍둥이 임산부가 병원을 찾지못해 헤매다 수도권 병원까지 갔으나 끝내는 쌍둥이 중 한명은 사망하고 다른 한 명은 중태에 빠진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대구시 등에 의하면 지난 2월 28일 밤 10시쯤 대구의 한 호텔에 머물던 20대 미국인 여성 임산부가 복통을 호소하자 119에 연락, 구급차를 타고 대구지역 대형병원 7곳을 찾아 헤맸다. 그러나 병원측은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거나 신생아 중환자실 병상 부족을 이유로 수용할 수 없다며 모두 거절했다고 한다.
그러자 남편이 직접 임산부를 데리고 평소 다니던 분당서울대 병원에 가기로 하고 나섰지만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새벽 5시 35분이 돼서야 분당병원에 도착,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쌍둥이 중 한 명은 저산소증으로 숨지고 한명은 뇌손상을 입고 치료중이라 한다. 대구에서 치료를 받았거나 시간만 단축할 수 있었다면 무사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라 안타깝기 그지 없다.
대구는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상급종합병원과 모자의료센터를 갖춘 도시다.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며 의료관광산업을 대구 성장동력으로 삼고자하는 메디시티를 자임하는 곳이다.
이번 사고가 메디시티 대구에서 빚어졌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개별 의료기관의 인프라가 우수하다 한들 정작 위급한 산모 한명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의료에 대한 불신으로 종결될 수밖에 없다.
이번 사고는 의료자원의 문제가 아니고 자원의 효율적 배분에 문제가 있었던 탓으로 보아야 한다. 다수의 의료기관들이 유기적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콘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의료체계의 구조적 결함으로 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산부인과 전문의 부족과 신생아 중환자실의 포화 상태가 직접적인 이유이다. 특히 의정갈등이 장기화 되면서 심화된 필수의료 인력 부족과 서울에 쏠려 벌어지는 지역 간 의료격차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음을 알리는 사고였다. 대구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응급환자 이송체계 개선에 대한 혁신적 조치를 내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