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문경찻사발축제가 막을 올린 가운데, 문경 도자기의 상징인 ‘망댕이가마’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마침내 마무리됐다. 대법원이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함으로써 종손의 손을 들어주며, 가문 유산의 정통성과 소유권을 법적으로 확정지은 것이다.
이번 판결은 단순한 재산권 다툼을 넘어, 오랜 세월 이어져 온 문경 도자 문화의 뿌리와 정체성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그동안 물레와 가마를 둘러싼 반복된 갈등은 지역 전통문화의 위상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하지만 이제 법적 판단이 내려진 만큼, 분쟁을 넘어 전통의 본질적 가치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망댕이가마는 단순한 생산 시설이 아니라, 문경 도자의 역사와 기술, 그리고 장인의 정신이 응축된 상징적 유산이다. 특히 장작가마 소성 방식으로 대표되는 문경 도자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핵심 요소로서, 그 문화적·학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판결은 오히려 긍정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소유권이 명확해진 지금이야말로 망댕이가마를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국가 차원의 보호 체계로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미 문경 도자는 국가무형문화유산을 통해 그 가치를 인정받아 왔다. 여기에 실체적 기반이 되는 가마까지 국가유산으로 지정된다면, ‘기술’과 ‘공간’이 결합된 완전한 문화유산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는 문경 도자의 브랜드 가치를 한층 높이고, 후대 전승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가문의 어른과 종손, 그리고 관련 당사자 모두가 이번 판결을 계기로 갈등을 내려놓고 화합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전통은 특정 개인의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자산이며, 지켜야 할 문화적 책임이기 때문이다.
망댕이가마를 둘러싼 갈등은 끝났지만, 진정한 시작은 지금부터다. 사적 이해를 넘어 공공의 가치로 나아갈 때, 이 가마는 단순한 유산을 넘어 문경을 대표하는 국가유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정직한 흙과 불이 빚어낸 문경 도자의 정신처럼, 이제는 갈등이 아닌 화합의 손길로 미래를 빚어야 한다. 이번 판결이 문경망댕이가마의 국가유산 지정으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