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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기인삼과 함안 수박의 달콤한 조우, ‘주세붕’이라는 이름으로 손잡다

김세동 기자
등록일 2026-05-03 13:28 게재일 2026-05-0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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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의 아들이 영주에 심은 인삼의 꿈, 반천년 시공간 넘어 민간 교류의 꽃으로 피어나
2026 함안수박축제장 수놓은 영주의 향기… 경북·경남 잇는 지역 상생의 새 패러다임
소수서원 건립부터 인삼 재배까지… 선생의 고향 함안과 일터 영주가 나눈 뜨거운 우의
(사진좌)영주시 김완호 사회복지협의회장이 함안군 지방행정동우회 조철래 회장에게 홍삼가공제품과 인삼비누를 전달하고 있다. /김세동기자

경북 영주시와 경남 함안군, 영남의 남과 북을 상징하는 두 도시가 500년이라는 깊은 인연의 실타래를 풀며 새로운 상생의 꽃을 피워내고 있다. 

조선 중기 성리학의 거두이자 백성을 사랑했던 목민관, 신재 주세붕 선생을 매개로 한 주세붕 로드가 시공간을 넘어 두 지역을 잇는 따뜻한 이음의 다리가 되고 있다.

5월 1일, 영주시 사회복지협의회 김완호 회장과 요양보호사협의회 이호철 회장은 2026 함안 세계 수박 축제장을 찾아 함안군 사회복지협의회 이상육 회장과 지방행정동우회 관계자들과 만나 우의를 다졌다.

함안군 지방행정동우회 조철래회장(왼쪽)이 김완호 영주시 사회복지협의회회장에게 함안 흑미 수박을 전달하고 있다. 함안군사회복지협의회 이상육(오른쪽)회장과 김완호 회장. /김세동기자

이번 만남은 단순한 방문을 넘어, 두 지역이 가진 역사적 공감대를 확인하고 미래지향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방문이었다. 

함안군 사회복지협의회 이상육 회장과 영주시 김완호 회장은 상호 협력 체계 마련과 상생을 위한 정보 교환 등 민간 차원의 다양한 교류를 지속해 이어가기로 뜻을 모았다.

함안군 지방행정동우회 조철래 회장은 “경남과 경북 간의 지자체 및 민간 교류는 영남이라는 큰 틀 안에 있음에도 흔치 않은 사례”라며“현재 이어지고 있는 함안군과 영주시의 민간 교류는 지역 상생의 또 다른 패러다임을 만드는 소중한 표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주 역사에서 주세붕 선생은 결코 지울 수 없는 거인이다. 1541년 풍기군수로 부임한 선생은 백성들의 고통을 가장 가까이서 살폈다. 당시 명나라에 산삼 공납으로 고통받던 백성들을 위해 산삼 씨앗을 밭에 심는 재배법을 체계화했다. 

(사진좌 위부터 사진방향)신재 주세붕선생 묘역, 주세붕 선생 사당이 모셔진 무산사, 축제장에 마련된 풍기인삼 전시·홍보부스, 인산인해를 이룬 축제장 모습.  /김세동기자

이것이 오늘날 세계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풍기인삼의 시초가 되고 반천년 동안 영주 경제를 지탱해온 든든한 버팀목이 함안 출신 목민관의 애민 정신에서 시작된 셈이다.

또,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인 백운동서원(소수서원)을 건립해 성리학의 산실을 만들며 영남 유교 문화의 정신적 지주가 됐다. 

그러나 정작 영주 시민들은 선생의 고향이 함안이라는 사실을, 함안 군민들은 선생이 인삼 재배의 시조라는 사실을 깊이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아쉬움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 두 지역의 민간단체들이 발 벗고 나선 것이다.

그 결실로 이번 함안 수박 축제장에는 주세붕 선생의 유산인 풍기인삼 홍보전시 공간이 마련돼 함안 군민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함안군과 수박축제추진위원회의 배려로 마련된 이 전시 홍보관은 두 지역의 특산물이 한자리에서 만나는 상징적인 풍경을 연출하며, 주세붕 선생을 매개로 한 새로운 만남의 장이 됐다.

영주 방문단은 주세붕 선생의 묘역과 사당이 있는 무산사를 참배하며 선생의 자취를 되새겼다. 묘역 앞 망주석에는 선생이 평소 강조했던 효(孝)의 가르침이 아로새겨져 있다. “누구인들 부모가 없으며, 누구인들 사람의 자식 아니겠는가”라는 구절은 수백 년의 세월을 지나 오늘날을 살아가는 후대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무산사에는 선생의 영정이 모셔진 사당과 함께 후세들에게 효와 예절을 전수하는 예절교육관이 자리하고 있다. 영주 방문단은 이곳에서 선생이 영주에 심었던 애민의 마음이 고향 함안에서는 효의 정신으로 뿌리내리고 있음을 확인했다.

영주시 김완호 회장은 “주세붕 선생이 풍기에서 꽃피운 인삼과 서원 문화는 결국 함안의 정신적 토양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 깊은 인연을 바탕으로 두 도시가 서로를 배려하며 함께 성장하는 상생의 길을 걷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영주와 함안, 두 도시의 만남은 민간이 주도해 역사적 뿌리를 찾아가는 문화적 연대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함안군 지방행정동우회는 조만간 회원들과 함께 영주시를 방문해 만남의 발길을 이어갈 예정이다.

500년 전 주세붕 선생이 함안을 떠나 영주로 향했던 그 길은 이제 상생의 로드가 돼 다시 열리고 있다. 

영주와 함안 주민들이 만들어가는 이 따뜻한 이음의 돌다리가 앞으로 얼마나 더 아름다운 상생의 꽃을 피워낼지 기대된다.

/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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