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상수원 구역에 수소산단 추진, 모르고 했나

등록일 2026-05-12 17:34 게재일 2026-05-13 19면
스크랩버튼

정부와 울진군이 수천억 원을 투입, 야심차게 조성하려는 울진의 원자력수소 국가산업단지가 상수원 보호구역과의 이격거리를 지키지 못한 것으로 밝혀져 사업의 존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상수원 보호구역 내 산단 설치가 법적으로 불가한데다 울진군의 미래 발전을 담보로 한 대형 프로젝트가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함으로써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돼 문제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울진 원자력수소산단은 4334억 원이 투입되는 국책 사업으로 2023년 국토부가 국가산단 후보지로 공식 발표했다. 기획재정부는 예타 면제를 승인했고, LH가 사업자로 참여한다. 계획대로 조성되면 3만8000명의 고용 효과와 17조 원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GS건설 등 대형 기업들이 입주의향을 밝힌 바 있다.

본지가 취재한 바에 의하면 울진군 죽변면 후정리 일대에 조성하려는 46만평 규모의 원자력수소 국가산단의 위치는 상수도 보호구역과 불과 5.9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현행 수도법 및 산업입지 관련 법령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으며 주민들의 식수와 관련한 상수원 오염문제로 사업 추진이 사실상 어렵다.

국토부 산업입지개발에 관한 통합지침에 의하면 취수시설에서 10km 떨어져야 산단 조성이 가능하다. 또 수도법에는 상수원 보호구역 상류지역에서 10km 이내에 공장 설립을 제한한다. 이는 식수원 보호를 목적으로 하기에 예외가 없다. 각종 오염사고 발생 시 상수원으로 유입되는 시간을 차단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다.

문제는 4000억 원 이상 투입되는 국가산단을 추진하면서 가장 기본적인 입지 검토과정에서 상수원과의 이격거리가 검토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다른 도시전문가는 “상수원 보호구역에 산단 조성은 말도 안 되는 발상”이라며 “특혜 말고는 설명이 안 된다”고도 했다.

산단 추진 과정에 대한 종합적이고 철저한 점검이 있어야 한다. 모르고 했다면 엄한 책임을 물어야 하며 군민이 실망하지 않는 대안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심충택 시평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