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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팔트 열기에 숨이 턱턱”…폭염 속 이동노동자들, 쉼터에서 잠시 숨 고른다

김재욱 기자 · 황인무 기자
등록일 2026-06-18 15:53 게재일 2026-06-1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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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편의점형 100곳 등 이동노동자 쉼터 103곳 운영
배달기사들 “에어컨 바람 쐬고 물 한 잔 마시면 다시 일할 힘 생겨”
22일부터 문을 여는 대구 범어역 이동노동자 쉼터. 17일부터 21일까지는 임시 휴무 기간이다. /황인무기자

“오후 시간대에는 오토바이 시트도 뜨거워 앉기 힘들 정도입니다. 에어컨 바람이라도 잠시 쐴 수 있으면 훨씬 낫죠.”

18일 오후 2시쯤 대구 동구 신천동의 한 이동노동자 쉼터.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 속에 배달기사들이 하나둘 쉼터 안으로 들어와 헬멧을 벗고 숨을 돌렸다. 일부는 냉장고에서 생수를 꺼내 마셨고, 일부는 의자에 앉아 휴대전화로 다음 배달 주문을 확인했다.

이곳은 대구시가 운영 중인 이동노동자 쉼터인 범어역 이동노동자 쉼터이다. 배달기사와 택배기사, 대리운전기사 등 이동노동자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정된 공간이다.

배달기사 김모(43) 씨는 “일이 한꺼번에 몰릴 때는 쉴 시간도 없이 계속 움직여야 해 체력이 금방 떨어진다”며 “쉼터에 들러 잠시 땀을 식히고 물도 마시면 다시 일할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배달 중간에 쉴 곳을 찾기 쉽지 않았는데 지금은 이동 중 가까운 쉼터에 들를 수 있어 도움이 된다”며 “자주 이용하다 보니 점주와도 안부를 나누고 서로 응원하게 됐다”고 웃었다.

이동노동자들은 대부분의 근무시간을 야외에서 보낸다. 특히 여름철에는 뜨거운 햇볕과 아스팔트 복사열에 그대로 노출된다. 사무실이나 작업장에서 냉방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일반 근로자와 달리 배달기사들은 도로 위에서 폭염을 견뎌야 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이날 대구지역은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돌며 무더운 날씨를 보였다. 쉼터를 찾은 기사들은 연신 부채질을 하거나 얼음컵 음료를 마시며 체온을 식혔다.

쉼터 운영 효과를 체감하는 것은 이용자들만이 아니다.

CU신천상공회의소점 관계자는 “더위가 심해지면서 쉼터를 찾는 배달기사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잠시 쉬었다 가며 물을 마시고 체력을 회복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여름철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지역 내 이동노동자 쉼터 103곳을 운영하고 있다. 편의점과 연계한 쉼터 100곳은 생활권 내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대구 전역에 마련됐다.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 특성을 활용해 시간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와 함께 이동노동자 지원거점 3곳에서는 휴식 공간 제공은 물론 무료 노무상담, 권익교육, 생활법률 안내 등 다양한 복지서비스도 지원하고 있다.

대구시는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됨에 따라 이동노동자들의 쉼터 이용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 모자 착용 등 온열질환 예방수칙 홍보도 병행할 계획이다.

노태수 대구시 고용노동정책과장은 “이동노동자 쉼터는 폭염과 한파 등 기후 변화에 취약한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생활밀착형 지원사업”이라며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보다 안전한 노동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폭염이 일상이 된 여름. 도심 곳곳의 쉼터는 잠시 땀을 식히는 공간을 넘어 이동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작은 그늘’ 역할을 하고 있다.

/김재욱·황인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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