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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물가 기름값 급등에 다시 들썩

2026년 4월 대구·경북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 상승 영향에 따른 석유류 가격 급등으로 다시 오름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북은 전국 평균을 웃도는 3%대 물가 상승률을 기록하며 체감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동북지방데이터청이 6일 발표한 ‘2026년 4월 대구·경북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대구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9.03(2020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다. 이는 지난 3월(1.9%)보다 상승폭이 0.3%포인트 확대된 것이다. 경북은 120.69로 전년 동월 대비 3.1% 올라 전월(2.4%)보다 상승폭이 0.7%포인트 커졌다. 대구와 경북 모두 교통 부문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대구의 교통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9.9% 상승했고,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각각 23.1%, 33.9% 급등했다. 경북 역시 교통 부문 물가가 11.6% 상승했으며,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각각 21.2%, 31.8%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대구는 전년 동월 대비 2.7%, 경북은 3.7% 상승해 경북의 체감물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신선식품 가격은 채소와 과일 가격 하락 영향으로 큰 폭 내렸다. 대구의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5%, 경북은 4.9% 각각 하락했다. 특히 대구는 배추(-33.1%), 무(-45.5%) 등의 하락폭이 컸고, 경북도 무(-44.3%), 양파(-31.8%) 등의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외식과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세도 이어졌다. 대구의 음식·숙박 부문은 2.1%, 경북은 3.6% 상승했다. 보험서비스료는 대구와 경북 모두 13.4% 올랐고, 경북의 구내식당 식사비는 9.6% 상승했다. 지역의 한 경제전문가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류 가격 인상이 교통과 공업제품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며 “다만 채소류 가격 안정으로 신선식품 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5-06

쿠팡 1분기 영업손실 4년3개월만에 최대 적자...매출성장률도 뉴욕증시 상장 이후 최저치

쿠팡이 올 1분기 3500억원대 영업손실을 내며 4년 3개월 만에 분기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 성장률도 8%로 2021년 뉴욕증시 상장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종전 최저치는 지난해 4분기 14%였다. 주로 한국에서 영업하는 쿠팡이 지난해말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성장률 둔화와 비용 증가가 겹치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를 낸 것이다. 쿠팡Inc가 6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분기 연결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영업손실은 2억4200만달러(약 3545억원)로 전년 동기(2337억원 흑자) 대비 적자 전환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약 6790억원)의 52%에 달하는 규모다. 당기순손실도 2억6600만달러(약 3897억원)로 적자로 돌아섰다. 1분기 매출이 85억400만달러(12조45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성장했다. 지난해까지 분기마다 매출 두 자릿수 성장률을 냈으나 1분기에 성장세가 둔화하며 처음으로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실적 발표 직후 쿠팡 주가는 뉴욕증시 시간외 거래에서 3~4% 하락했다. 비용 구조 악화가 실적을 끌어내렸다. 매출 원가는 62억700만달러로 원가율이 73%까지 상승하며 전년(70.7%)보다 높아졌다. 판매비 및 관리비 증가까지 겹치며 총 영업비용이 87억4600만달러로 매출을 넘어섰다. 매출총이익은 23억달러로 전년 대비 1% 감소했고, 조정 에비타는 2900만달러로 전년(3억8200만달러) 대비 급감했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2026-05-06

韓 참전 압박하는 트럼프 “호르무즈 한국 화물선, 단독으로 움직이다 피격당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HMM 화물선 나무호 폭발 사건과 관련해 “한국 화물선이 단독으로 움직이다가 이란의 공격을 받은 것”이라는 주장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백악관의 한 행사에서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 43%를 조달한다고 언급한 뒤 “그들의 선박이 공격당했다. 그들은 선박 대열에 없었고 혼자 행동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의 선박은 어제 박살났다. 하지만 미국이 보호하던 선박들은 공격당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ABC방송과 전화 인터뷰에서도 “피격당한 건 혼자 운항하던 한국 선박이었다“며 “한국 선박을 겨냥해 다수 발포가 이뤄졌고 한국이 어떤 식으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은 아직 피격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며, 미국 언론들조차 정보가 없어 한국 언론을 인용해 보도하는 실정이다. 그런데 미국의 대통령이 한국 선박이 단독으로 이동하다가 이란 공격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한 것은 우방에 대한 예의를 넘어 무례하다는 지적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에 어떤 우방국도 나서지 않는 것에 짜증섞인 반응을 보여온 트럼프가 한국의 참전을 압박하기 위해 이 사고를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는 나무호에서 발생한 폭발·화재의 원인이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청와대는 아직도 “폭발의 원인은 알 수 없다. 피격인지 아닌지도 지금 분명치 않다“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트럼프는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경색 해소 기여를 촉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은 ‘해방 프로젝트‘ 작전과 관련한 선박 이동 문제와 관련해 한국의 화물선 등 무관한 국가들을 향해 몇 차례 발포했다“며 “한국도 이 작전에 합류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도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한국이 ‘프로젝트 프리덤‘에 동참할 징후가 있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전날 오후 8시 40분쯤 호르무즈 해협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해역에 정박하고 있던 나무호의 기관실 좌현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 한국 국적 선원 6명을 포함해 총 24명이 탑승해 있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2026-05-06

84세 박지원 의원의 ‘이색적인 국회의장 선거운동’…“저를 보내주십시오”

22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에 출사표를 던진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민주당 동료의원들에게 페이스북을 통해 ‘저를 보내주십시오’라는 편지글을 보냈다. 국회의장을 하고 나면 정계를 은퇴하고 딸·사위·손자가 기다리는 가족에게 돌아가겠으니 마지막을 장식하고 떠나게 해달라는 호소문이다. 1942년생으로 올해 84세인 박 의원은 국회 최고령 의원이자 5선의 중진이다. 12·3 불법계엄을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뒤 박 의원이 우원식 의장의 뒤를 이어 국회의장 출마를 말하고 다닐 때만 해도 주변에선 거의 농담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정말 의장을 하고 싶어하는 인물로 각인돼 있다. 의장 출마를 선언한 60대 조정식(6선)·김태년(5선) 의원에 뒤지지 않는 열정으로 의장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그런 그가 5일 밤늦게 민주당 의원들에게 “저 박지원을 보내달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간절하게 (의장을) 하고 싶다”면서 “국민과 나라, 이재명 대통령을 위해 마지막을 불사르겠다”고 호소했다. 박 의원은 “물리적으로 마지막 도전"이라며 "의원 여러분의 재선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마지막을 불사른 뒤 저를 기다리는 두 딸과 사위, 손자들 곁으로 돌아가겠다”며 지지를 당부했다. 더 이상 국회의원에 도전하기에는 많아 보이는 나이를 내세워 동료의원들의 감정에 호소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경쟁자인 두 후보는 상대적으로 나이가 젊어 아직 다음 기회가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작전이기도 하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 부부를 끝까지 충성스럽게 모셨듯이 마지막 정치인생을 국민과 당원, 이재명 대통령께 충성을 다해 성공한 대통령이 되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자신을 선택해달라고 말해 친명 그룹에 호소하는 것은 물론 “‘노무현 대통령이 우리 대통령’이라고 싸우면서 MB를 감옥보냈다”고 언급하면서 노무현을 좋아하는 진보 진영의 정서를 자극하기도 했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2026-05-06

미 국방장관 “한국, 호르무즈 해방프로젝트에 동참하길 바라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5일(현지 시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내 한국 선사 운영 선박을 공격한 것을 언급하며,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묶인 민간 선박을 구출하는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미 국방부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에 동참할 징후가 있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그는 전날 호르무즈 해협 내에서 한국 관련 선박에서 폭발이 일어난 것과 관련해 “중부사령부가 해당 선박과 연락을 유지하고 있고, 해양조정부처도 소통 중이다“며 “그런 식으로 표적삼는 것은 이란이 자행하고 있는 무차별적 행태를 반영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호주도 언급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일본이 더 나서주기를, 호주가 더 나서주기를, 유럽이 더 나서주기를 바란다“면서 “그들이 그러기를 기다리고만 있는 건 아니다. 그들에게 넘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은 당신들 배다. 당신들이 방어에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우리는 그들이 그러기를 매우 바란다“고 부연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란과의 휴전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면서 “(이란이) 미군이나 상선을 공격할 경우 압도적이고 파괴적인 미국의 화력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2026-05-05

잉카의 침묵 앞에서, 나는 나를 만나다

리마 공항에서 뉴욕행 비행기를 기다리던 중,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사람은 먼 길을 떠났다가 돌아올 때 비로소 자신이 무엇을 보고 왔는지 깨닫게 되는 것은 아닐까. 쿠스코와 마추픽추, 티티카카와 라파스, 우유니의 거친 바람과 안데스의 높은 하늘을 지나온 40여 일의 여정은 이제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었다. 처음에는 잉카 문명을 향한 설렘이 나를 이끌었지만, 돌아오는 길의 내 마음을 채운 것은 찬란한 유적에 대한 감탄만이 아니었다. 오히려 오래된 돌들의 침묵 앞에서, 나는 잊고 지냈던 내면의 질문들과 다시 마주하고 있었다.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는 동안 가족 생각이 먼저 밀려왔다. 중학생 손녀의 재잘거림과 돌 지난 손자의 해맑은 웃음이 떠오르자, 길 위에서 쌓인 피곤함도 어느새 따뜻한 기쁨으로 바뀌었다. 손주란 할아버지에게 삶에 지친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워 주는 정신의 비타민과 같은 존재다. 그리움은 참으로 이상하다. 먼 문명의 폐허를 보고 돌아오는 길 끝에서, 사람은 다시 가장 가까운 사랑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 직전까지도 내 마음 한구석에는 안데스의 바람이 잔향처럼 남아 있었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단지 낯선 나라를 둘러본 것이 아니었다. 익숙한 생활과 관계, 책임과 역할에서 잠시 벗어나 세상으로부터 한 걸음 물러나 있었다. 그것은 자발적 고립을 통한 성찰의 시간이었다. 혼자 걷고, 혼자 바라보고, 혼자 생각하는 시간. 그 시간 속에서 나는 풍경보다 더 깊은 것을 보게 되었다. 여행은 장소를 바꾸는 일이기도 하지만, 결국 시선을 바꾸는 일이기 때문이다. 멀리 떠난다는 것은 때로 세상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안으로 더 깊이 걸어 들어가기 위함이다. 안데스산맥의 품 안에서 만난 잉카 문명은 참으로 경이로웠다. 해발 높은 산악지대에 도시를 건설하고, 계단식 농업을 일구며, 거대한 돌을 정교하게 다듬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맞물리게 한 기술은 경이롭다는 말로는 다 담기 어렵다. 돌 하나하나가 단순한 건축 재료가 아니라, 인간 정신의 끈기와 질서, 헌신을 품은 상징처럼 보였다. 척박한 자연 앞에서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자연을 이해하고 극복하며 문명으로 일구어 낸 사람들. 그 폐허 앞에 서면 누구라도 숙연해진다. 무너진 제국의 흔적 앞에서 내가 본 것은 멸망의 잔해만이 아니라, 한때 인간이 얼마나 높이 꿈꾸고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냈는가를 보여 주는 정신의 높이였다. 그런데 그렇게 강하고 정교했던 문명이 불과 백 년도 채 되지 않아 스페인의 소수 정예군 앞에 허무하게 무너졌다는 사실은 깊은 충격을 남긴다. 왜 그토록 찬란했던 제국이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사라질 수 있었을까. 이 질문은 여행 내내 나를 따라다녔다. 나는 그 답의 한 부분을 자연의 이치 속에서 찾게 되었다. 흐르지 않는 물은 결국 썩는다. 처음에는 맑아 보여도, 오래 고이면 생명을 잃는다. 문명도 마찬가지다. 외부와의 교류가 끊기고, 새로운 변화에 응답하는 힘이 약해질 때 문명은 내부에서부터 굳어 간다. 역사학자 토인비가 말했듯, 문명은 도전과 응전 속에서 성장한다. 하지만 잉카는 천연두라는 보이지 않는 재앙 앞에서, 낯선 무기와 종교, 완전히 다른 세계관이라는 거대한 도전에 충분히 응전할 준비를 갖추지 못했다. 더구나 황제를 정점으로 한 절대적 중앙집권 체제는 평소에는 강점이었지만, 위기의 순간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되었다. 한 사람의 붕괴가 곧 제국 전체의 붕괴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심장이 멈추자 거대한 몸 전체가 함께 흔들렸다. 이 역사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교훈을 준다. 개인, 조직, 사회 모두 지나치게 하나의 방식, 하나의 질서, 하나의 성공 경험만을 고집할 때 취약해진다. 진정한 강함은 단단함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변화 앞에서 자신을 조정할 수 있는 유연함이 함께 있을 때 비로소 오래간다. 잉카 문명의 멸망은 과거의 비극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오늘의 우리에게도 조용하지만 단호한 질문을 던진다. 나는 지금 잘 흐르고 있는가. 나는 내 생각과 습관, 경험과 고집 속에 나 자신을 가두고 있지는 않은가. 나는 세상과 소통하고 있는가. 나는 변화 앞에서 깨어 있는가. 닫힌 세계는 결국 무너진다. 흐르지 않는 삶은 결국 멈춘다. 문명만 그런 것이 아니다. 사람의 마음도, 사회의 질서도, 관계의 생명력도 모두 그렇다. 이번 여행이 내게 준 가장 큰 선물은 바로 그것을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깨닫게 했다는 점이다. 나는 세상을 보러 갔지만, 결국 세상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 되었다. 혼자 걷고, 높은 고원의 침묵 속에 머무르며, 나는 일상 속에서는 미처 듣지 못했던 내면의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었다. 자발적 고립은 외로움이 아닌, 내면을 정화하는 시간이었다. 사람들로부터 잠시 멀어졌기에, 오히려 나는 나 자신에게 더 가까이 갈 수 있었다. 그래서 여행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성찰의 행위다. 낯선 길 위에서 우리는 비로소 익숙한 자신을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어쩌면 이것이 여행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깊은 축복인지도 모른다. 많이 보는 것이 아니라 깊이 느끼게 하고, 멀리 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가게 하는 것. 그런 의미에서 여행은 웰니스의 조용한 통로이기도 하다. 몸이 길 위를 걷는 동안 마음은 오래 묵은 피로를 비워내고, 영혼은 잊고 지냈던 질문들을 다시 길어 올린다. 웰니스란 단지 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몸과 마음과 관계와 영혼이 다시 균형을 되찾아 가는 과정이라면, 진정한 여행은 그 균형의 회복을 돕는 깊은숨 고르기와도 같다. /김상국(세종대 명예교수)

2026-05-05

김부겸·추경호, 대구경제 살릴 해법 두고 공개 설전

대구시장 선거를 코앞에 두고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예비후보와 국민의힘 추경호 예비후보가 대구경제를 살릴 해법을 놓고 공개 설전을 벌여 주목받고 있다. 김 후보는 어린이날인 5일 밤 SNS를 통해 “이번 선거를 ‘누가 대구 경제를 살릴 수 있는가’의 경쟁으로 가져가자”라고 제안했다. 대구의 침체한 경제를 살릴 주체가 ‘여당 프리미엄’을 가진 자신이라는 점을 부각한 글이다. 그는 대구 경제 침체 원인으로 ‘산업·경제 구조 전환 지연’을 지목하면서 AI·로봇·미래 모빌리티·반도체 등 첨단 산업 전환과 전통 제조업의 스마트화·고부가가치화를 구체적인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대구 경제회복 해법에 대한 방향성 자체는 추 후보와 유사하다고 밝히면서도 “아이디어보다 중요한 것은 디테일이다. 추 후보는 공약의 재원 조달, 입법 추진 등 실행계획을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공약 실천을 위한 구체적 재원과 로드맵을 제시하라는 주장이다. 추 후보의 경제 분야 대표 공약은 ‘대구경제 대개조’다. 대구 산업구조를 AI, 로봇, 미래 모빌리티, 바이오, 반도체 등 5대 미래 성장 산업으로 대전환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김 후보가 SNS에서 밝힌 경제 공약 내용과 비슷하다. 추 후보는 이날 밤 김 후보의 글을 읽고 SNS를 통해 곧바로 반격했다. 그는 “'대구경제 대개조 공약'은 지난해 12월 대구시장 출마 선언 이후 수 차례 공개해온 내용”이라며 “뒤늦게 유사 공약을 내놓고 저작권을 거론하는 것은 정치적 시비”라고 비판했다. 추 후보는 자신이 경제부총리 출신임을 강조하면서 “국가 예산을 설계·집행해본 경험을 대구에 쏟아붓겠다”면서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대구경제 회복 해법에 대한 공약은 차례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추 후보는 이날 SNS를 통해 △대구·경북 행정통합 무산에 대한 김 후보의 입장 △TK 신공항 국가주도 전환 방안△민주당 인사들의 대구 비하 발언 △이재명 대통령 관련 조작기소 특검법 추진 △대구경제발전 공동협의체 구성 등 5개 사안을 구체적으로 적시하며, 김 후보의 답변을 요구했다. 이날 SNS 설전에 대해 김 후보 측은 “정쟁을 피하고 실질 정책 토론으로 가자”는 제안이지, 싸움하자고 쓴 글은 아니라고 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여야 대구시장 후보들이 공약 검증을 두고 공개토론을 하는 것은 선거 이슈를 정책 중심으로 가져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5-05

포항 철강단지, 생산·수출 동반 감소··· 대외 리스크 영향

포항철강산업단지가 건설 경기 부진과 대외 공급망 불안의 영향으로 생산과 수출이 동시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포항철강산업단지관리공단(이사장 전익현)이 발표한 ‘포항철강산업단지 경제동향’에 따르면 2026년 3월 말 기준 포항철강산업단지의 누계 생산 실적은 3조3655억원으로 연간 계획 대비 92% 수준을 기록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3.0% 감소했다. 3월 생산은 1조1264억원으로 전월 대비 5.2% 증가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7.2% 줄었다. 수출 부진은 더 두드러졌다. 올해 1분기 누계 수출은 7억1055만달러로 계획 대비 91% 수준에 그쳤으며, 전년 동기 대비로는 16% 감소했다. 3월 수출 역시 2억5095만달러로 전월 대비 8.8% 증가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14.2% 줄었다. 산단 내 가동 공장은 354개 중 317개로 가동률은 89.6%를 기록했다. 생산 감소는 건설 경기 위축과 원자재 수급 불안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여기에 해상 운임 변동성 확대와 주요국의 수입 쿼터 제한 등 대외 불확실성이 겹치며 수출 감소폭을 키웠다. 다만 고용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전체 고용은 1만3461명으로 전월 대비 12명, 전년 동월 대비 54명 증가했다. 포항지역의 한 경제전문가는 “중동 리스크 등 글로벌 변수로 물류와 원자재 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철강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건설 경기 반등과 수출 환경 개선 여부가 향후 실적 회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2026-05-05

삼성, 키움 11-1 완파⋯최형우 4타점·오러클린 첫 승 신고

삼성 라이온즈가 화끈한 타격 집중력을 앞세워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완승을 거뒀다. 5일 오후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경기에서 삼성은 키움을 11대 1로 승리했다. 삼성 선발 투수 잭 오러클린은 6이닝 1실점(4피안타·1피홈런·3볼넷·7탈삼진)으로 안정적인 투구를 펼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타선에서는 부상에서 복귀한 구자욱이 2안타 2타점으로 공격의 물꼬를 텄고, 최형우는 3점 홈런 포함 4타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여기에 전병우와 김성윤까지 홈런을 보태며 장타력이 폭발했다. 1회말 김지찬 2루타와 구자욱 중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고, 르윈 디아즈와 박승규의 연속 볼넷으로 이은 1사 만루 상황에서 류지혁의 내야 땅볼로 3루 주자 구자욱이 득점하며 2대 0으로 앞섰다. 반격에 나선 키움이 2회초 양현종의 솔로 홈런으로 한 점을 따라붙었다. 하지만 삼성은 3회말 최형우, 디아즈, 박승규의 3연속 안타로 1점을 올려 점수차를 다시 벌렸다. 이어 4회말에는 김지찬, 구자욱의 연속 안타와 최형우가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했다. 승부는 5회말 사실상 갈렸다. 삼성이 대거 5점을 쓸어 담으며 경기를 결정지었다. 전병우의 좌월 솔로 홈런을 시작으로 구자욱의 희생플라이, 최형우의 좌중월 3점 홈런까지 터지며 순식간에 점수 차를 9대 1까지 벌렸다. 삼성은 8회말 김성윤의 투런 홈런까지 더해지며 11대 1로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한편 이날은 어린이날을 맞아 다양한 현장 이벤트도 진행됐다. 마술 공연과 페이스 페인팅, 랜덤 뽑기 행사뿐 아니라 응원단과 마스코트가 함께하는 포토타임까지 마련돼 야구장을 찾은 가족 팬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선사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5-05

박근혜 ‘사저정치’, TK 민심 결집시킬까

지방선거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지난 4일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이철우 경북도지사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달성군 유가읍)를 방문했다. 대구시장 여야 판세가 박빙구도로 흐르면서 보수세력이 총결집에 나선 것이다. 지난 1일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함께 방문했던 추경호·이철우 후보는 3일 열린 추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도 공동 비전을 선포하며, ‘원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저 방문에는 박 전 대통령의 4년 9개월 수감생활을 뒷바라지했던 유영하 의원과 대구시당위원장 이인선 의원, 경북도당위원장 구자근 의원도 배석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외부로 나오진 않았지만, 사저 앞에는 많은 지지자가 몰려 그의 정치적 영향력이 여전함을 드러냈다. 박 전 대통령과 50여 분간 만난 후 사저를 나온 두 후보는 취재진에게 “대구·경북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확정되고 본선이 시작됐기 때문에 우리 당 전직 대통령이며 보수의 큰 어른인 박 전 대통령이 달성에 머물고 계셔서 인사를 드리는 게 도리라서 찾아 뵀다“고 했다. 추 후보는 박근혜 정부 당시 두터운 신임을 받았던 핵심 경제 관료 출신이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4선 국회의원을 연임한 달성군을 지역구로 물려받아 3선 고지에 오른 남다른 인연이 있다. 여야 정치권에서는 이날 TK 보수세력을 대표하는 세 사람의 회동에서 어떤 내용의 메시지가 오가고, 향후 TK 민심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됐다. 박 전 대통령은 달성사저에 머물면서 그동안 정치적 행보를 자제해 왔지만, 지난 1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이재명 정권의 폭정에 항의하며 단식농성을 하던 국회를 찾아 단식중단을 권유하기도 했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장 대표에게 “정부·여당이 야당 대표의 단식에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 것은 정치 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정치권에서 논란이 됐었다. 추경호·이철우 두 후보의 달성사저 방문이 6·3 지방선거에서 TK민심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6-05-05

봉화 K-베트남 밸리, 한·베트남 교류 거점되나

봉화군이 추진하는 K-베트남 밸리 조성사업이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공식 언급되면서 국가추진 프로젝트로 급부상할지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지난달 28일 열린 제18회 국무회의 겸 제6차 비상경제 점검회의에서 조현 외교부장관은 “대통령이 말씀하신 봉화 베트남 마을을 문체부와 협력해 관광명소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봉화군 봉성면 일원에 조성중인 K-베트남 밸리 사업이 지자체 차원의 프로젝트를 넘어 국가 차원의 전략사업으로 급부상할지 모두가 주목한다는 것. 봉화군 주도로 추진해 왔던 K-베트남 밸리 사업은 800년 전 베트남 리왕조 후손이 봉화에 정착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군 기획으로 준비한 사업이다. 베트남 특구를 설치해 한·베트남 교류에 새로운 지평을 열고, 동시에 지방인구 소멸 극복의 새로운 대안으로 삼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다. 지자체 사업으로 콘텐츠가 우수하고 글로벌 다문화 혁신거점이나 관광·교육·산업과 연계한 신규사업 발굴 가능성 등이 높아 전국 지자체가 관심 갖고 지켜보는 사업이다. 특히 봉화와 베트남의 역사적 인연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사업의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도 장점이다. 13세기 리 왕조의 왕자 이용상이 고려에 귀화해 화산이씨의 시조가 됐고, 그 후손이 아직 봉화에 거주하고 있다. 충효당 등 리 왕조 후손의 역사적 유산이 남아있는 것은 봉화군만이 가진 독보적 문화자산이라 할 수 있다. 베트남은 한국의 3대 교역국이자 핵심 경제협력국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을 계기로 한·베트남 간의 문화·경제적 교류의 필요성이 더 높아진 가운데 베트남 밸리 조성은 양국 교류의 외교적 상징성으로서도 가치가 충분하다. 정부의 전략적 사업으로 지원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봉화군은 2033년까지 K-베트남 밸리 사업에 34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나 지방재정 여건상 쉽지 않다. 재정적 혹은 행정적 한계를 극복하는데 국가의 지원은 필수다. 정부 차원의 지원을 통해 사업의 완성도를 높여 이곳을 한·베트남 교류의 허브로 키우는 것이 좋다.

2026-05-05

아동학대, ‘정치·경제 아노미’의 부산물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정치·경제적 혼란이 주도하는 아노미(무규범) 상태로 병들어 가고 있다. 민주당의 입법독주로 법치주의와 삼권분립이라는 헌법시스템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대다수 국민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삼성전자 노조는 1인당 7억원의 성과급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권력에 의해 법과 도덕이 붕괴되고, 대부분 국민이 빈부격차로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며 살맛을 잃고 있으니 그야말로 온 사회가 아노미 상태에 빠져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정치·경제적 아노미는 극단적인 사회병리 현상을 필연적으로 수반한다. 일차적으로 나타나는 게 ‘아동학대’다. 가장 쉬운 분풀이 대상이 가까이 있고 힘없는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아침에는 TV를 켜니 자신이 낳은 생후 8개월 된 아들의 머리를 리모컨으로 때려 숨지게 한 비정한 30대 엄마(경기도 시흥시)가 구속됐다는 뉴스가 나왔다. 잠을 자지 않고 칭얼대 이런 짓을 저질렀다니 충격적이다. 아마 아이를 둔 모든 부모가 이 뉴스를 듣고 가슴이 미어졌을 것이다. 대구에서도 지난 3월 25일 생후 42일 된 아이를 때려 숨지게 한 30대 친아버지에게 징역 13년 형이 선고되는 사건이 있었다. 선고 공판이 열리던 당일에는 대구지방법원 앞에 아이를 추모하는 근조화환이 길게 늘어서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한 시민은 “‘남 일이다’ 외면하지 마시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만들어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는 추모글을 남기기도 했다. ‘아노미 사회’의 부산물인 가족해체의 그늘이 짙어지면서 아동학대 사건 건수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학대 내용도 잔인해지는 추세다. 부모들의 반복된 학대로 숨진 아이가 최근 5년간 207명이나 된다. 매년 적게는 30명에서 많게는 50명에 이른다고 한다. 대구에서도 지난해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1700건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실제 아동학대로 판정된 634건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신체학대(313건)’가 가장 많았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주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학대 의심 신고가 두 번 이상 접수된 아동이 6795명에 이른다. 신고가 접수된 전체 아동 4만3050명 가운데 15.8%에 해당한다. 세 차례 이상 신고된 아동도 2433명이었고, 114명은 열 번 넘게 신고가 접수됐다. 이처럼 아동학대가 구조적인 사회병리현상으로 굳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그동안 이를 너무 경시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아동학대 사건은 사회가 방관하게 되면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사회학자 중에는 지난 2024년 12월 3일 밤 발생한 6시간의 악몽 같은 비상계엄 사태가 우리 사회를 극단적인 아노미 상태로 몰아가는 기폭제가 됐다고 분석하는 사람도 있다. ‘정치 아노미’라는 용어가 생긴 이유다. 실제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시작된 민주당의 일방적인 사법 질서 파괴는 우리 사회의 상식과 법적·도덕적 규범을 마치 모래성처럼 무너뜨리고 있는 중이다. /심충택 정치에디터 겸 논설위원

2026-05-05

가정의 달

5월을 가정의 달이라 부른다. 어린이날을 비롯해 어버이날, 스승의날, 성년의날, 부부의날 등 가정과 관련한 행사가 많이 있는 달이어서 그렇게 부른다. 1993년 UN은 5월 15일을 가정의 날로 지정했다. 가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건강한 가정을 위해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적극 참여를 하자는 취지로 만든 날이다. 이후 세계 각국은 5월 15일을 가정의 날로 지정하고 각종 행사를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듬해부터 가정의날을 기념해오다 2004년부터는 법정 기념일로 정했다. 가정은 전통적으로 부부와 자녀 중심의 집단을 말하나 시대 흐름에 따라 현대 사회에 와서는 동거 여부와 관계없이 포괄적 의미로 쓰이는 경우도 많다. “가정이 화목해야 모든 일이 잘 이뤄진다”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은 유교 문화권의 사상적 배경이 되는 가정의 교훈이다. 유교문화에서는 개인보다 가정, 가정보다는 사회 질서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 출발점이 화목한 가정에 있다는 뜻이다. 수신제가(修身齊家) 역시 가정의 화목이 바탕이 돼야 나라를 다스릴 수 있다는 뜻으로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덕목이다. 프랑스 르네상스 시대 사상가 몽테뉴는 “왕국을 통치하는 것보다 가정을 다스리는 것이 더 어렵다”는 말을 했다. 가정의 화목이 기초가 된다는 동양권의 수신제가와 의미가 일맥상통한다. 성경에서도 “마른 빵 한조각을 먹으며 지내는 것이 진수성찬을 가득히 차린 집에서 다투어 사는 것보다 낫다”고 했다. 가정은 사회 구성의 최소 단위이지만 사회를 건강하게 이끌어가는 근본이다. 모든 가정에서 부모를 공경하고 가족애가 충만하고 행복한 가정의 달이 되길 기원한다. /우정구(논설위원)

2026-05-05

앤디 워홀을 만나는 가장 영리한 방법···대구문화예술회관 5월 6일 ‘얼리버드 30%’ 오픈

팝아트의 살아있는 전설, 앤디 워홀이 대구에 상륙한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오는 7월 3일부터 10월 25일까지 대규모 기획전 ‘앤디 워홀: 예술을 팔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27년 예정된 미국 순회전에 앞서 대구에서 가장 먼저 공개되는 자리로, 단순한 작품 감상을 넘어 예술을 비즈니스로 완성한 워홀의 ‘문화 전략가’적 면모를 집중 조명한다. 전시는 워홀 연구자 폴 마레샬이 30년간 수집한 초기 일러스트와 광고, 영화, 레코드 커버 등 희귀 자료 300여 점으로 채워진다. 특히 워홀이 대중 잡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던 초기 시절부터 실크스크린 기법을 통해 예술의 ‘대량 생산’ 시대를 열기까지의 전 과정을 관통한다. 이는 단순히 아름다운 대상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대중의 욕망과 소비 심리를 꿰뚫어 본 그의 날카로운 비즈니스 감각을 여실히 보여준다. 또한, 워홀의 스튜디오인 ‘팩토리’는 단순한 작업실을 넘어 예술가, 음악가, 셀러브리티가 모여 새로운 문화를 생산하던 거대한 브랜드 창고였다. 이번 전시는 그가 실크스크린 기법을 통해 일상의 통조림 캔과 유명인의 얼굴을 전 세계가 열광하는 아이콘으로 탈바꿈시킨 과정을 조명하며, 예술을 ‘복제 가능한 상품’으로 재정의한 그의 치밀한 ‘이미지 전략’을 입체적으로 추적한다. 이러한 워홀의 선구적 행보는 오늘날 굿즈 산업과 팝컬처가 결합한 현대 문화 콘텐츠의 원류를 확인하는 소중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이번 전시는 유료로 진행되며, 개막 전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얼리버드 티켓 판매도 시작된다. 온라인 예매는 5월 6일부터 7월 2일까지 가능하며, 이 기간에는 정가보다 30% 저렴한 1만4000원에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해당 티켓은 9월 30일까지 사용 가능하다. 김희철 대구문화예술회관장은 “예술을 상아탑에서 끌어내 산업의 영역으로 확장시킨 워홀의 비즈니스 모델을 조명하는 기회”라며 “대구에서 시작되는 이 국제적인 여정에 많은 시민이 함께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전시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대구문화예술회관 누리집에서 확인 가능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5-05

6·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대진표 확정···TK ‘부총리 vs 총리’ 격돌

6·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대구·경북(TK)을 포함한 전국 16개 광역단체장 대진표가 사실상 확정됐다. 이번 선거는 이재명 정부 집권 1년의 성적표이자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재편된 정치 구도가 맞붙는 첫 대규모 전국 단위 대결로 여야 모두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정 안정론’과 함께 현역 단체장들을 ‘윤석열 키즈’로 규정하며 ‘지방정부 심판론’을 내세웠다. 반면 국민의힘은 입법·행정권을 장악한 집권 여당의 독주를 견제해야 한다며 ‘이재명 정부 심판론’으로 맞불을 놨다. 이번 선거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히는 대구는 ‘전직 부총리’와 ‘전직 총리’가 맞붙는 유례없는 대진표가 짜였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경제부총리를 지낸 추경호 의원을 공천했고,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국무총리 출신의 김부겸 후보를 내세웠다. 애초 국민의힘의 압승이 점쳐졌으나 김 전 총리의 가세로 박빙 구도가 형성되면서 TK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경북은 국민의힘 이철우 현 지사가 3선 고지 점령에 나선 가운데 민주당 오중기 후보가 세 번째 도전에 나서며 8년 만의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여야의 공천 기조는 극명하게 갈렸다. 민주당은 직전 선거에서 승리했던 현역 단체장 5명(경기, 광주, 전북, 전남, 제주)이 모두 경선에서 탈락하거나 컷오프되며 전원 물갈이됐다. 이 자리는 박찬대(인천), 위성곤(제주), 이원택(전북), 민형배(전남·광주통합) 등 자당 소속 현역 의원들이 채웠다. 반면 국민의힘은 현역 단체장이 있는 12곳 중 정계 은퇴를 선언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제외한 11곳의 현역을 그대로 공천하며 ‘현역 불패’ 기조를 유지했다. 오세훈(서울), 박형준(부산), 유정복(인천), 이장우(대전), 김두겸(울산), 최민호(세종), 김태흠(충남), 김영환(충북), 김진태(강원) 지사 등이 수성전에 나선다. 최대 승부처인 서울은 ‘3선 성동구청장’ 출신의 민주당 정원오 후보와 ‘4선 현역’ 오세훈 후보가 맞붙는다. 경기는 6선 추미애(민주당) 후보와 삼성전자 임원 출신 양향자(국민의힘) 후보가 격돌해 헌정사 최초의 여성 광역단체장 탄생 여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이번 지방선거는 전국 9개 시·도 14개 지역구에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동시에 치러져 ‘미니 총선’의 성격도 띠고 있다. 특히 대구 달성군을 제외한 13곳이 민주당 지역구였던 만큼, 재보선 결과에 따라 국회 의석 판도가 뒤바뀔 가능성이 커 여야 지도부의 화력도 집중될 전망이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4일 부산 현장 최고위에서 “오만한 ‘윤 어게인 공천’을 부산 시민들께서 부마항쟁의 정신으로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반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주권자의 분노로 이재명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에 투표하는 것만이 ‘이재명 세금폭탄’을 막는 길”이라고 맹공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6-05-05

2차종합특검, 한동훈 ‘출국금지’...법무장관 때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 개입 의혹

3대 특검의 남은 의혹을 수사중인 2차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출국금지했다. 대통령실 수원지검 수사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고발장이 접수됐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부산 북구갑 보궐 선거에 출마한 한 전 대표는 “정치 특검들이 쇼만 거듭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2차 종합특검팀은 5일 언론 공지를 내고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출국금지를 한 사실이 있다. 대통령실 수원지검 수사개입 의혹사건‘과 관련해 피고발인으로 고발장이 접수됐기 때문인데, 구체적 사항은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특검팀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이 수원지검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앞서 시민단체는 대통령실과 검찰 등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조작했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한 전 대표, 이원석 전 검찰총장과 당시 수사 검사 등 7명을 직권남용 및 모해위증 교사 혐의로 특검에 고발했다.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 출마를 준비중인 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재명 정권의 이른바 2차 종합특검이 저를 출국 금지했다”며 “작년 채상병 특검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저를 출국금지하고는 조사 한 번 못 하고 종결하는 식의 정치 수사를 했는데 이번 특검도 똑같이 무리수를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를 위한 국정조사에 민주당이 저를 증인으로 부르라 해도 못 부르더니 민주당과 정치 특검들이 쇼만 거듭하고 있다”며 “이번에도 똑같이 ‘할 테면 해 보라’는 말씀을 드린다. 단 선거 개입은 안 된다”고 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5-05

조작기소 특검 둘러싼 ‘결집 vs 차단’···6·3선거 최대 변수로

6·3 지방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이 선거판을 뒤흔들 최대 쟁점으로 급부상했다.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특검법 추진에 반발한 국민의힘 등 보수 진영이 총결집에 나서면서 이미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5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지상 후보와 이철우 경북도지사 후보를 비롯한 대구·경북(TK), 부산·울산·경남(PK) 시·도지사 후보 전원은 6일 울산시청에서 ‘민주당 공소취소 특검법 규탄 영남권 5개 시도지사 후보 긴급 기자회견’을 연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흩어진 보수 지지층을 재결집하기 위한 ‘선거 프레임 전환’ 시도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TK와 PK에서는 공천 갈등으로 이완됐던 보수 지지층이 다시 결집하는 흐름이 감지된다. 특히 정권 이슈가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치는 TK 특성을 고려하면 이번 사안을 선거 국면의 중심 의제로 끌어올려 결집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국민의힘은 특검법에 기존 공소를 취소할 권한이 포함된 것을 두고 ‘사법 내란’이자 ‘대통령 방탄용’으로 규정하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전날 “한 사람만을 위해 존재하는 법은 폭력이자 범죄”라며 “차라리 ‘이재명 최고 존엄법’을 만들라”고 직격했다. 야권의 이러한 반발은 오세훈 서울시장 주도로 지난 4일 열린 수도권 후보 연석회의를 시작으로 강원·충청권 회동 등 전국 범야권 공동 대응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지역 내 보수 결집 흐름이 뚜렷해지자 민주당 내에서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살얼음판 승부를 벌이고 있는 대구시장 선거의 김부겸 예비후보는 당 지도부를 향해 이례적인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김 후보는 지난 3일 대구시당 필승 전진대회에서 “여러분들이 정국 전체를 보기 때문에 쉽게 던지는 말 한마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법안 하나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아실 것”이라며 “여기서 고생하면서 뛰고 있는 동지들을 버릴 셈이 아니라면 법안 처리에 신중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는 중앙정치 이슈가 지역 민심을 자극하면 어렵게 구축한 TK 내 지지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메시지로 읽힌다. 파장이 커지자 이재명 대통령은 “구체적 시기나 절차에 대해서는 숙의 과정을 거쳐 판단해 달라”며 사실상 속도 조절을 지시했다. 강경론을 펴던 민주당 정청래 대표도 5일 “국민과 당원, 국회의원의 총의를 모아 가장 좋은 선택을 하겠다”며 속도 조절 방침을 공식화했다. 다만 전면 철회보다는 선거 이후로 시점을 조율하는 ‘전략적 후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TK 정치권 관계자는 “지방선거는 사소한 변수 하나로도 판세가 뒤집히는 경우가 많다”며 “중앙 이슈의 파급력을 두고 벌어지는 이번 ‘차단 vs 증폭’ 싸움이 TK뿐 아니라 전국 판세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6-05-05

경북선관위, 거소투표·선거공보 신청 12~16일 접수⋯전입신고는 12일까지 완료해야

신체적 제약 등으로 투표소 방문이 어려운 유권자를 위한 거소투표 신고와, 군인·경찰 등을 대상으로 한 선거공보 발송 신청이 오는 12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다. 이사 등으로 주소지를 옮긴 유권자는 선거일에 새로운 주소지에서 투표하기 위해 오는 12일까지 전입신고를 마쳐야 한다. 5일 경북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자택 등 거주지에서 우편으로 투표하려는 유권자는 반드시 거소투표 신고를 해야 한다. 신고 대상은 △중대한 신체 장애로 거동이 어려운 사람 △병원·요양소 입원자 및 교정시설 수용자 △영내 또는 함정 등에서 장기간 근무하는 군인·경찰 △독도 등 외딴 섬 거주자 등이다. 거소투표 신고는 주민등록지 관할 구·시·군청 홈페이지 또는 서면 접수, 우편을 통해 가능하다. 우편 접수의 경우 배송 기간을 고려해 오는 15일까지 발송해야 하며, 16일 오후 6시까지 해당 행정기관에 도착해야 유효하다. 신고서 서식은 행정복지센터에 비치돼 있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각 지자체 홈페이지에서도 내려받을 수 있다. 사전투표에 참여하는 군인과 경찰공무원 가운데 부대 근무 등으로 선거공보를 받기 어려운 경우에는 인터넷 또는 서면으로 선거공보 발송을 신청할 수 있다. 신청은 온라인(apply.nec.go.kr)이나 주민등록지 관할 선관위를 통해 가능하다. 다만 거소투표를 신청한 경우에는 투표용지와 함께 선거공보가 발송되므로 별도 신청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와 함께 주소지를 이전한 유권자는 오는 12일까지 전입신고를 완료해야 선거일에 새로운 주소지에서 투표할 수 있다. 다만 사전투표일인 29일과 30일에는 주소지와 관계없이 전국 어디서나 투표가 가능하다. 경북선관위는 허위 거소투표 신고나 대리 투표, 특정 지역에서 투표하기 위한 위장전입 등 불법행위에 대해 집중 단속에 나설 방침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위법행위 적발 시 엄정 조치할 계획이며, 관련 사례 발견 시 국번 없이 1390으로 신고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5-05

호르무즈를 건넌 힘, 관계였다

봉쇄된 바다를 건넜다. 모두가 멈춘 길에서 단 한 척의 유조선만 통과했다. 일본 이데미쓰코산(出光興産)의 초대형 유조선 ‘이데미쓰마루(出光丸)' 이야기다. 지금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세계 에너지 물류의 ‘목’이다. 중동발 긴장이 격화되면서 각국 선박의 통항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일본 이데미쓰의 유조선만 통과했다는 사실은 그저 해운과 관련한 해외토픽으로 보고 지나가서는 안되는 뉴스다. 그것은 ‘누가 위기에서 움직일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는 일본 정부의 지원이 있었다. 그러나 본질은 따로 있다. 왜 하필 이데미쓰였는가. 답은 ‘관계’다. 이데미쓰의 이름 뒤에는 70년을 넘는 시간이 쌓여 있다. 1953년, 서방의 제재를 뚫고 이란으로 향했던 ‘니쇼마루(日章丸)’ 사건은 하나의 거래라기 보다는 정치·외교적 상징으로 남았다. 이후 이데미쓰는 이란뿐 아니라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과 끈질길 정도로 관계를 이어왔다. 전쟁 이후 가장 먼저 테헤란 사무소를 재개하고, 혼란기에도 현지와 접점을 유지했다. 이 축적이 결국 위기에서 차이를 만든다. 위기는 갑자기 오지만, 통과 능력은 축적의 결과다. 이번 사태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질문을 던진다. “의존은 했지만, 관계는 쌓았는가.” 한국 역시 에너지 구조에서 중동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문제는 의존 그 자체가 아니다. 의존에 걸맞은 관계를 구축했느냐가 핵심이다. 공급망은 계약으로 유지되지만, 위기는 신뢰로 통과한다. 특히 산업 구조를 보면 이 문제는 더 직접적이다. 포항 철강산업은 에너지 가격과 물류 안정성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원유 가격 상승은 전력비와 운송비 등 생산원가로 이어진다. 호르무즈 리스크는 먼 중동 뉴스가 아닌 포항 산업의 비용 구조를 흔드는 변수로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 하나 더. 이데미쓰 사례는 ‘비가격 경쟁력’을 보여준다. 기업은 흔히 가격, 기술, 규모로 경쟁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위기 상황에서는 전혀 다른 요소가 작동한다. 신뢰, 네트워크, 역사 같은 보이지 않는 비가시적 자산이다. 이것은 단기간에 만들수도, 필요할 때만 꺼내 쓸 수도 없다. 한국 기업들도 중동과 많은 거래를 해왔지만 관계는 다르다. 거래는 계약으로 끝나지만, 관계는 기억으로 남는다. 호르무즈 해협을 누가 통과할 수 있는지, 누가 멈춰야 하는지를 가르는 기준은 군사력도, 물량도 아니다. 얼마나 오래, 얼마나 깊게 연결되어 있었는가다. 포항도 마찬가지다. 포항은 오랜 시간 포스코를 중심으로 함께 성장해왔다. 기업과 협력사, 지역 상공인, 그리고 지자체까지 서로 긴밀하게 얽혀 지역경제를 지탱해왔다. 하지만 지금처럼 산업 환경이 흔들리는 국면이라면 이 관계가 그저 ‘거래의 연장선’에 머물러 있다면 다가올 위기를 버티기 어렵다. 거래는 상황이 바뀌면 끊어진다. 관계는 위기에서 오히려 작동한다. 앞으로 포항경제에 닥칠 리스크는 공급망, 에너지, 산업 구조 등의 복합 위기일 가능성이 크다. 이때 이를 함께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은 서로 ‘얼마나 오래 거래를 했느냐’가 아닌 ‘얼마나 서로 신뢰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6-05-05

결혼, 가문과 가문의 만남

‘삶은 선택과 도전의 연속이며, 자기 창조다.’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선택은 ‘배우자 선택’이다. 인연은 하늘에서 내리고 그 관계는 사람이 만든다. 결혼은 개인과 개인의 만남보다 가문과 가문의 만남이다. 한 집안에 며느리가 들어온다는 것은 한 사람의 가족 구성원으로 편입되는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가문, 서로 다른 문화, 서로 다른 삶의 방식이 한 지점에서 만나는 일종의 ‘문화 결합’에 가깝다. 오랫동안 한국 사회는 이 결합을 ‘며느리의 일방적 적응’이라는 방식으로 풀어왔다. 시대와 문화의 흐름에 따라, 기성세대와 MZ세대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사회적 문제가 나타난다. 삶의 가치관 차이, 시어머니와 며느리 갈등 등 세대 변이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야기된다. 이 시대의 결혼 문화는 어떻게 되어야 할까. 과거의 좋은 며느리는 묵묵히 참고, 시댁의 질서에 순응하고, 자신의 생활 방식을 뒤로 미루는 사람으로 정의되곤 했다. 이러한 기준은 현대의 가족 구조와 충돌한다. 맞벌이, 개인의 자율성, 사회적 여성 지위, 관계의 평등성이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은 지금, 일방적인 희생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한 해법이 아니다. 오늘날 좋은 며느리 상은 시대에 맞는 모습으로 그려지고 역할은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관계를 참는 것이 아니라 조율한다. 첫째, 시부모와의 관계에서 기대와 한계를 분명히 하고, 원칙을 중심으로 대화를 이끌어가는 능력이 필요하다. 갈등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지만, 갈등 구조를 정리하는 적극성이 중요해졌다. 둘째, 균형 감각을 지닌다. 친정과 시댁 사이에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기보다 가족 전체의 안정과 조화를 고려하는 태도가 요구된다. 단순 중립보다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셋째, 배우자와 팀워크를 기반으로 움직인다. 시댁 문제를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부부 공동의 문제로 바라보고, 중요한 결정은 함께 내린다. 며느리는 홀로 버티는 존재가 아니라, 가족시스템 안에서 협력하는 구성원이 된다. 이러한 변화는 실제 가정의 모습에서도 확인된다. 명절 노동을 둘러싼 갈등을 가족 회의를 통해 역할 분담으로 나뉜다. 시부모의 육아 개입을 지원자 역할로 재정의 하고, 제사와 가족 모임을 간소화하며, 새로운 가족 문화를 만들어 가는 등의 공통점은 하나다. 갈등을 개인의 인내로 해결하지 않고, 구조의 문제로 인식했다는 점이다. 중요한 질문은 ‘좋은 며느리는 누구인가’가 아니라, ‘좋은 가족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이다. 며느리 한 사람의 덕목만으로 건강한 가정이 유지되던 시대는 지났다. 시부모의 태도, 배우자의 책임, 가족 전체의 문화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며느리는 그 안에서 희생자가 아니라 설계자의 역할을 맡는다. 가정은 더 이상 전통을 그대로 답습하는 공간이 아니라,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작은 사회다.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힘은 누군가의 일방적인 적응이 아니라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조율하는 능력에서 나온다. ‘좋은 며느리’란 좋은 가족을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정의되는 이름인 것이다. /정상철 미래혁신경영연구소 대표

2026-05-05

대구, ‘휴머노이드 로봇 인증·제조AI’ 동시 선정⋯국비 247억 확보

대구시가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공모사업인 ‘휴머노이드 로봇 안전인증센터 구축 사업’과 ‘제조 AI 데이터 밸류체인 구축 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이번 선정으로 시는 5년간 국비 247억 원을 포함해 총 412억 원 규모의 사업비를 투입할 계획이다. 우선 ‘휴머노이드 로봇 안전인증센터 구축 사업’은 국내 최초로 추진되는 사업으로, 2026년부터 5년간 총 187억 원이 투입돼 국가로봇테스트필드 부지에 조성될 예정이다. 해당 센터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글로벌 규제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핵심 거점 역할을 맡는다. 사업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을 중심으로 고등기술연구원, 대구기계부품연구원, 계명대학교,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 등이 참여하는 협력체계로 추진된다. 특히 인공지능 신뢰성 검증부터 사이버보안까지 아우르는 통합 인증 체계를 구축해 로봇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최근 인공지능 기술 발전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이 확대되면서 인간과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위험에 대한 검증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센터는 실제 운용 환경을 기반으로 한 위험요소 평가와 함께 시험·평가·실증·인증을 통합 지원하는 원스톱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유럽연합(EU)의 사이버복원력법(CRA)과 인공지능법(AI Act) 시행에 대응해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인증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부담을 줄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제조 AI 데이터 밸류체인 구축 사업’도 본격 추진된다. 해당 사업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총 225억 원 규모로 진행되며, 대구기계부품연구원을 중심으로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한국섬유기계융합연구원, 지역 기업 등이 참여하는 산·학·연 컨소시엄 형태로 운영된다. 사업은 정밀가공, 금형·소성가공, 열처리 등 지역 주력 제조업을 대상으로 데이터 기반 AI 전환을 촉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센서 데이터, 설비 로그, 공정 조건, 영상 데이터 등을 체계적으로 수집·구조화하고, 이를 활용한 AI 학습 및 품질 평가·인증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특히 제조데이터의 신뢰성과 활용도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평가 체계를 마련해 기업들이 보유한 데이터와 AI 모델의 성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아울러 데이터 수집 장치 보급과 현장 맞춤형 컨설팅을 통해 영세 제조업체의 AI 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대구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공정 진단, 품질 예측, 설비 이상 감지 등 제조 현장의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고, 지역 산업 전반에 인공지능 전환(AX)을 확산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이번 공모사업 선정은 정부의 제조 인공지능 전환 정책을 지역에 확산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대구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AI·로봇 산업 중심 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사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5-05

안동서 어린이 백일장·사생대회 열려…가족과 함께한 창작 시간

경북매일신문과 안동청년회의소, 대만 남투청년상회가 공동주최하고 안동시가 후원한 ‘2026 안동 어린이 백일장 및 사생대회’가 지난 4일 한국문화테마파크 남문광장에서 열렸다. 행사장에는 참가 어린이들과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모였고, 나무 그늘과 돗자리 위에는 원고지와 도화지를 펼쳐든 어린이들이 자리를 잡고 작품 구상에 집중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접수를 마친 뒤 준비해 온 색연필과 크레파스를 꺼내 밑그림을 그리거나, 원고지에 문장을 적어 내려가며 자신이 표현할 내용을 정리했다. 일부 어린이들은 주변 풍경을 바라보며 주제를 떠올리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대회는 ‘행복한 우리 가족’, ‘나의 꿈’, ‘미래의 나의 모습’ 등을 주제로 운영됐다. 어린이들은 가족과의 기억이나 앞으로의 희망을 글과 그림으로 풀어내며 각기 다른 시선을 드러냈다. 연필을 쥔 채 한 글자씩 써 내려가거나 색을 덧입히는 장면이 이어지며 행사장은 전반적으로 차분한 집중 분위기를 보였다. 완성된 작품을 부모에게 보여주거나 표현 방법을 상의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포착됐다. 접수 부스 주변에는 작품 제출을 기다리는 참가자들이 모였고, 마지막까지 그림을 수정하거나 글을 다듬으며 완성도를 높이려는 모습이 이어졌다. 행사는 어린이날을 맞아 열린 ‘안동 어린이 한마당’과 연계돼 체험 프로그램과 공연이 함께 운영됐다. 대회를 마친 어린이들은 체험 부스와 공연 무대를 오가며 시간을 보냈다. 가족 단위 방문객의 발걸음도 꾸준히 이어졌다. 부모들은 아이들 곁에서 준비물을 챙기거나 창작 과정을 지켜보며 참여를 도왔고, 작품을 마친 뒤에는 결과물을 함께 살폈다. 이날 행사는 어린이들이 글과 그림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체험 중심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며 어린이날 연휴 분위기를 더했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6-05-05

별미(別味)

주변에서 하나같이 입을 모았다. ‘여자 셋이 여행을 가면 꼭 한 명은 소외되거나 싸우게 마련이다, 평소에 아무리 친해도 여행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등의 우려 섞인 조언들이 가방의 덤처럼 따라붙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 걱정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일본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잠시 벗어나 누군가의 아내나 어머니가 아닌 오로지 ‘나’로서 그리고 ‘우리’로서 마주한 첫 여정이었다. 그것은 익숙한 집밥을 떠나 낯선 이국의 별미를 마주할 때의 짜릿한 긴장감과도 같았다. 일본의 복잡한 노선도 앞에서 나는 길잡이를 자처했다. 유창하지 못한 실력이었지만 손짓과 발짓을 섞어가며 역무원에게 묻고 또 물었다. 혀끝에서 맴도는 서툰 단어들이었으나 뒤에서 나를 믿고 따라오는 두 친구의 존재가 나를 용감하게 만들었다. 환승 플랫폼을 찾아 헤매고 구글 지도를 돌려보며 낯선 골목을 누비는 과정조차 우리에게는 하나의 유희였다. 길을 잃으면 어떠하랴, 우리 세 사람의 발길이 닿는 그곳이 바로 목적지인 것을. 타자와의 동행은 언제나 자기 세계의 균열을 전제로 하지만, 이번 여정은 그 균열 사이로 오히려 눈부신 교감이 범람하는 경이로운 합주였다. 우리는 각자의 고유한 결을 유지하면서도 상대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절묘한 거리감을 유지하며 우정이라는 이름의 유대감을 더욱 견고하게 길어 올렸다. 낯선 이국의 풍광은 그저 부차적인 배경일 뿐, 정작 우리를 고양시킨 것은 서로의 결핍을 메워주는 배려와 그 틈바구니에서 피어난 찰나의 웃음들이었다. 익숙한 일상의 궤도를 이탈하여 조우한 낯선 연대(連帶)는 고착화된 중년의 삶에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었다. 여행지에서 음식을 고르는 일은 때로 고역이 되기도 한다. 특히 한 친구는 갑작스러운 두드러기 증상 때문에 현지 음식보다는 한국 음식을 먹어야 하는 형편이었다. 미안해하는 친구의 손을 잡고 우리는 기꺼이 한식당을 찾아 나섰다. 그러나 그녀는 미안함을 ‘기록’으로 승화하였다. 자신의 얼굴을 담기보다 렌즈 너머로 우리를 바라보는 시간이 더 길었던 친구는 “얘들아, 저기 서봐! 지금 빛이 너무 예뻐”라고 외치며 연신 셔터를 눌렀다. 그녀의 배려는 우리의 식탁 위에, 그리고 핸드폰 갤러리 속에 영원히 박제된 온기로 남았다. 또 다른 친구는 마치 마법사의 가방을 지닌 만물상 같았다. 호텔 실내화의 불편함을 예견하여 챙겨온 여분의 슬리퍼, 짐이 늘어날 것을 대비한 보조 가방, 심지어 예기치 못한 상황을 대비해 챙겨온 여유 자금까지. “혹시 이거 있어?”라는 물음이 떨어지기도 전에 그녀의 가방에서는 정답 같은 물건들이 튀어나왔다. 그녀의 치밀함 덕분에 우리는 타지에서의 불편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온전히 즐거움에만 침잠할 수 있었다. 그녀는 우리의 여정을 지탱해 준 가장 견고한 안식처였다. 하루의 끝과 시작을 우리는 뜨끈한 온천물에 몸을 담갔다. 뿌연 수증기 사이로 스며드는 달빛을 보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십사 시간을 붙어 지내며 발견한 서로의 새로운 단면들이 있었다. “너는 이런 습관이 있었구나”, “너는 이런 생각을 하며 살았구나.” 일상을 공유한다는 것은 서로의 세계에 깊숙이 발을 들이는 일임을 깨달았다. 돌이켜보니 우리의 여행은 잘 짜인 삼중주였다. 부족한 언어와 여정의 조율로 앞장선 나, 배려의 시선으로 우리를 담아낸 친구, 빈틈없는 준비로 우리를 채워준 친구. 누구 하나 욕심내지 않고 각자의 자리에서 제 몫을 다하였기에 여행 내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길을 묻다가 터져 나온 폭소, 잘못 탈까봐 노심초사한 기차 안에서 나누던 농담, 편의점 간식 하나에 아이처럼 기뻐하던 순간들. 그 ‘까르르’ 하는 웃음소리가 일본의 낯선 공기를 타고 경쾌한 파동으로 번져나갔다.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이 든든한 집밥이라면, 친구들과의 이번 여행은 평생 잊지 못할 이국의 별미였다. 익숙함 속에 숨겨진 새로운 맛을 보고 나니 인생이라는 긴 여정 자체가 조금 더 가볍고 경쾌해진 기분이다. 우리는 세간의 우려와 달리 서로의 소중함을 재확인하며 더 깊은 우정의 닻을 내렸다. 세 사람의 박자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던 이번 여행을 뒤로하며 벌써 다음 식탁을 고대한다. 삶이라는 허기진 길 위에서 또 어떤 낯설고 맛깔스러운 풍경을 함께 나누게 될지, 벌써부터 혀끝에서 기분 좋은 군침이 돈다. /김경아 작가

2026-05-05

오중기 경북도지사 예비후보 영덕서 민심 청취

더불어민주당 오중기 경북도지사 예비후보가 지난 4일 영덕시장 방문과 포항 라한호텔에서 열린 경북 공천자 대회를 연이어 소화하며 본격적인 선거 체제에 돌입했다. 이번 행보는 지역 민심을 직접 확인하고 당내 후보들과 결의를 다지는 자리로, 경북에서의 승리를 통해 전국적 변화를 이끌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오 예비후보는 이날 영덕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일일이 손을 맞잡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자리에는 강부송 영덕군수 에비후보, 임민혁 경북도의원 예비후보, 김미애 영덕군의원 예비후보 등 지역 출마자들이 함께했다. 시장 곳곳에서 영덕 군민들은 “당보다 사람”이라며 특정 정당에 얽매이지 않고 지역을 위해 헌신할 일꾼을 원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특히 한 주민은 “당이 무슨 소용이냐, 정말 우리를 위해 열심히 일해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오 후보의 손을 꼭 잡았다. 다른 어르신은 “이제 진짜 경북을 위해 일할 사람이 필요하다”며 변화에 대한 갈망을 드러냈다. 오 예비후보는 이에 “경북 민심이 변화를 말해주고 있다”며 자신감을 표출했다. 같은 날 오후 포항 라한호텔에서는 민주당 경북도당이 ‘경북 공천자 대회 및 필승 결의 대회’가 열렸다. 오 예비후보는 필승 결의문을 통해 “경북에서 치르는 선거는 늘 험난했지만 이번 선거의 의미는 어느 때보다 남다르다”며 “경북에서 민주당이 승리해야만 무너진 정의를 바로 세우고 대한민국의 변화를 완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6-05-05

포항 죽도4구역 재개발 본격화… 원도심 재편 시험대

포항 죽도4구역 재개발사업이 정비구역 지정 고시를 기점으로 본격화됐다. 포항시는 지난 29일 죽도동 602-1번지 일원 ‘죽도4구역 재개발사업’에 대한 정비계획 결정 및 정비구역 지정을 확정하고 지형도면과 함께 고시했다. 이번에 지정된 정비구역 면적은 총 8만2083.9㎡로, 도심권 내 비교적 대규모 사업지에 해당한다. 시는 체계적인 개발을 위해 전체 면적의 약 24.1%인 1만9757.2㎡를 도로와 공원 등 기반시설로 배정했다. 특히 6228.2㎡ 규모의 공원 조성과 함께 인근 교통 흐름 개선을 위한 도로망 확충이 포함되면서, 단순 주택 공급을 넘어 생활 인프라 개선까지 병행하는 구조다. 핵심 주거용지(5만9058㎡)에는 최고 34층 이하 규모의 공동주택 1441세대가 들어선다. 건폐율은 18% 이하, 용적률은 248% 이하가 적용돼 과밀도를 억제하면서도 효율적인 토지 이용을 도모했다. 공급 물량의 대부분은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으로 구성됐다. 전체의 95.7%인 1379세대가 실수요 중심 평형으로 계획됐으며, 85㎡ 초과 대형은 62세대에 그친다. 공공성 확보를 위한 장치도 포함됐다. 전체의 5.4%인 78세대는 임대주택으로 배정돼 서민 주거 안정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이와 함께 교육연구시설, 근린생활시설 용지를 별도로 확보해 주거·교육·생활 기능이 결합된 복합형 도시 구조를 지향했다. 안전성과 교육환경 보호 역시 주요 설계 기준으로 반영됐다. 내진 설계 적용은 물론, 화재 대응을 위한 소방차 진입 동선 확보, 침수 피해 예방을 위한 우수관망 구축이 의무화됐다. 북서측에 인접한 포항남부초등학교에 대한 일조권 분석 결과도 교육환경평가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사업시행인가 단계에서도 교육청과 협의를 지속해 학습권 침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사업은 정비구역 지정 고시일로부터 5년 이내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목표로 추진된다. 재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세입자 대책도 포함됐다. 저소득층 이주 대상자에 대한 생활 보상과 함께 재정착 지원 상담체계를 운영해 이주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죽도4구역은 도심 접근성이 높은 입지에도 불구하고 노후 주택 밀집으로 장기간 개발 수요가 누적돼 온 지역이다. 이번 정비구역 지정으로 사업 추진의 제도적 기반이 확보되면서, 향후 북구 주거지 재편의 핵심 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공급 규모와 입지, 기반시설 확충 계획을 감안할 때 원도심 재생의 시험대이자, 동시에 과잉 공급 논란 속 지역 주택시장에 미칠 파장까지 함께 검증받게 될 전망이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2026-05-05

대게의 7년, 법은 누구를 지키고 있나

동해안 어민들에게 대게는 단순한 수산물이 아니다. 인내의 시간이다. 코끝부터 등딱지까지 9cm. 이 한 마디 길이를 채우기까지 대게는 깊은 바다에서 7년을 버틴다. 그 시간 동안 어민들 역시 ‘자원 보호’라는 이름 아래 기다림을 선택해왔다. 하지만, 요즘 영덕 강구항과 포항 구룡포항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다르다. 만선의 기쁨 대신 “법을 지키면 손해”라는 자조가 퍼지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수입산 대게의 ‘이중적 지위’다. 러시아와 일본에서 들어오는 대게는 국내 반입 순간 ‘수산자원’이 아닌 ‘식품’으로 분류된다. 그 결과, 국내 어민이 잡으면 불법이 되는 치수 미달 대게나 암컷이 수입산이라는 이유만으로 아무 제약 없이 유통된다. 법은 분명 존재하지만 적용 대상이 다르다. 자국 어민에게는 엄격한 규제가, 수입산에는 상대적으로 느슨한 잣대가 적용되는 구조다. 현장에서는 이를 ‘역차별’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자원을 지키려는 이들이 오히려 시장에서 밀려나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다. 총허용어획량(TAC) 제도 역시 현실과의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다. 최근 3년 실적을 크게 반영하는 할당 방식은 어획량 감소가 다음 해 할당 축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는다. 남는 물량이 있어도 행정 절차에 막혀 실제 필요한 어선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자원 관리가 아닌 ‘숫자 관리’에 치우쳤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변화의 움직임은 있다. 정부가 법 개정을 위한 의견 수렴에 나섰고 지자체 간 할당량을 유연하게 조정하려는 시도도 시작됐다. 하지만 대응이 늦었다는 현장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핵심은 단순하다. 수입산이든 국내산이든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형평성’이다. 최소한 같은 규칙 아래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요구다. 7년을 기다린 대게와 그 시간을 함께 견딘 어민들. 그들의 노력이 법의 빈틈 속에서 무너져서는 안 된다. 어민들이 원하는 것은 특혜가 아니다. 상식적인 규칙, 그리고 공정한 경쟁이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5-05

공정위, 에스엘 하도급법 위반 제재⋯과징금 3800만 원 부과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구지역 자동차부품 기업인 에스엘의 하도급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800만 원을 부과했다. 지연이자와 어음할인료를 지급하지 않은 행위에 대해서는 자진 시정을 감안해 경고 조치했다. 5일 공정위에 따르면 에스엘은 2020년 5월부터 2023년 5월까지 40개 수급사업자에게 총 328건의 자동차 부품 금형 제조를 위탁하면서 계약서면을 제때 발급하지 않았다. 수급사업자가 작업을 시작한 뒤 최소 8일에서 최대 605일이 지나서야 서면을 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수급사업자가 작업에 착수하기 전 계약 내용을 명시한 서면을 교부하도록 한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한다. 대금 지급 과정에서도 법 위반이 확인됐다. 에스엘은 41개 수급사업자와 체결한 342건의 계약에서 목적물 수령일로부터 60일을 넘겨 잔금을 지급하면서, 초과 기간에 대한 지연이자와 어음할인료를 지급하지 않았다. 미지급 금액은 지연이자 5억 965만 1000원, 어음할인료 2억 1924만 3000원 등 총 7억 2889만 4000원에 달했다. 공정위는 “하도급 대금을 늦게 지급할 경우 지연이자와 어음할인료를 반드시 지급해야 한다”며 “이를 지급하지 않은 행위는 명백한 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에스엘은 공정위 조사 착수 이후 해당 금액을 모두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이를 고려해 지연이자·어음할인료 미지급 행위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를 내렸다. 공정위는 “금형업계에서 관행처럼 이어져 온 서면 지연 발급과 대금 지연 지급 행태를 적발해 제재한 것”이라며 “유사 행위 재발 방지를 위한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라고 밝혔다. 에스엘은 조사 이후 계약 체결 시점에 맞춰 서면을 즉시 발급하고 하도급 대금도 조기 지급하는 방향으로 내부 절차를 개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