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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사발 하나에 문경의 봄이 담겼다”

고성환 기자
등록일 2026-05-12 10:55 게재일 2026-05-1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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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문경찻사발축제 10일 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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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문경찻사발축제 폐막식 조명섭 공연 모습. /문경시 제공

신록이 가장 짙어진 5월, 문경찻사발축제가 10일간의 뜨거운 여정을 마무리하며 수많은 관광객의 박수 속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올해로 28회를 맞은 축제는 ‘문경찻사발, 새롭게 아름답게’를 주제로 전통의 깊은 멋에 MZ세대의 감성을 더하며 세대를 아우르는 축제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축제가 열린 문경새재도립공원 일대는 연휴와 주말마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오픈세트장 골목마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찻사발을 빚는 손끝에서는 흙냄새와 장인의 숨결이 살아 움직였다. 어린아이부터 부모 세대, 외국인 관광객까지 함께 어우러진 풍경은 축제장의 열기를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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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문경찻사발축제 도자기 경매 모습. /문경시 제공

올해 축제의 가장 큰 변화는 ‘관람객 중심’ 운영이었다. 체험 사전 예약 스마트 시스템을 도입해 긴 줄을 서야 했던 불편을 줄였고, 주요 길목마다 설치된 로드 사인은 넓은 행사장에서도 길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왔다. 곳곳에 마련된 비가림막과 쉼터, 촘촘히 깔린 야자매트는 관람객들의 이동 편의를 높이며 “한층 쾌적해졌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먹거리 공간도 대폭 확대돼 축제장은 하루 종일 사람들로 붐볐다. 

특히 올해는 MZ세대와 어린이를 겨냥한 체험형 콘텐츠가 큰 인기를 끌었다. 포졸과 도둑으로 나뉘어 축제장을 누비는 ‘문경 낙관사수대’는 젊은 층의 인증 사진 명소로 떠올랐고, 배우들과 함께 조선시대 복장을 입고 즐기는 ‘조선시대 코스튬데이’는 행사장 전체를 거대한 사극 세트장처럼 만들었다. 관광객들은 배우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려 사진을 찍고 상황극에 참여하며 축제를 몸으로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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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문경찻사발축제 ‘문경낙관수사대’ 모습. /문경시 제공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이어진 가정의 달답게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EBS 인기 프로그램 ‘한글 용사 아이야’ 뮤지컬 공연장에는 어린이들의 환호성이 가득했고, 찻사발 빚기와 페이스 페인팅 체험장에는 긴 줄이 이어졌다. 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 흙을 만지며 특별한 추억을 만들었고, 곳곳에서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축제”라는 반응도 나왔다. 

축제의 중심인 찻사발의 전통성과 예술성도 더욱 깊어졌다. 문경 도예 작가들이 참여한 ‘사기장의 하루’에서는 장인들이 물레를 돌리며 전통 찻사발 제작 과정을 시연했고, 올해는 관람객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함께 도자기를 빚으며 큰 호응을 얻었다. 흙 한 덩이가 찻사발로 탄생하는 순간마다 관람객들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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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문경찻사발축제 다례체험 모습. /문경시 제공

또 도예명장 특별전과 한상차림전, 문경도자기 명품전 등 수준 높은 전시가 이어지며 문경 찻사발의 아름다움을 한층 빛냈다. 특히 중국 이싱시와 경덕진시, 호주 작가들까지 참여하면서 축제는 국내를 넘어 세계와 교류하는 글로벌 문화축제로의 가능성도 보여줬다. 

관람객 만족도를 높인 ‘축제패스권’도 큰 인기를 끌었다. 1만5천 원에 각종 체험권과 관광지 할인 혜택을 묶어 제공하면서 “가격 이상의 만족”이라는 평가가 이어졌고, KTX 문경역 이용객을 위한 왕복 셔틀버스 운행도 관광객 유입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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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문경찻사발축제가 열린 문경새재 드라마 오픈 세트장 모습. /문경시 제공

열흘 동안 축제장을 누비며 관람객들과 함께 호흡한 박연태 축제추진위원장은 “도예 작가들과 문경시, 문경관광공사가 모두 한마음으로 준비한 덕분에 많은 사랑 속에 축제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내년에는 더욱 깊은 감동과 즐거움을 전하는 축제로 찾아오겠다”고 밝혔다. 

전통 찻사발의 깊은 울림과 현대적인 즐거움이 어우러졌던 올해 문경찻사발축제. 축제장은 막을 내렸지만, 문경의 봄을 가득 채웠던 흙과 불, 사람의 온기는 오래도록 관광객들의 기억 속에 남게 됐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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