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지난 28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자동차부품산업 발전 포럼’을 개최하고, 글로벌 전기차 통상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 필요성을 논의했다. 해당 제도는 전략산업 제품의 국내 생산·판매 실적에 연동해 법인세를 공제하는 방식으로, 오는 7월 세제개편안 반영이 추진되고 있다.
이날 포럼에서는 수요 중심의 전기차 정책이 갖는 한계가 주요 쟁점으로 부각됐다. 업계는 보조금 중심 정책이 외국산 전기차 점유율 확대를 불러오며 국내 생산 기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생산과 투자를 유도하는 공급 측면 정책 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동차부품산업의 핵심 거점인 대구·경북 지역은 생산 기반 변화에 따른 파급 영향이 큰 만큼 정책 대응의 시급성이 제기됐다.
이택성 이사장은 “생산 기반이 뒷받침되지 않는 산업 전환은 지속 가능하기 어렵다”며 “전기차 정책은 수요 지원을 넘어 국내 생산과 공급망, 부품산업 생태계까지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주요국이 자국 내 생산을 직접 유도하는 정책으로 경쟁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우리 역시 생산 연계 세제 지원을 통해 제조 기반을 유지·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제 발표에서는 산업 환경 변화와 대응 전략이 제시됐다. 전설 한국자동차연구원 실장은 자동차산업 주요 동향과 전망을 설명했고, 조수정 고려대 교수는 글로벌 전기차 통상 이슈 확대에 따른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조 교수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각국이 자국 내 생산 중심 정책을 강화하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수입 전기차 점유율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세액공제와 같은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현장 목소리도 이어졌다. 대구·경북 지역 부품업체 대표는 “완성차 생산 감소는 곧바로 부품 발주 축소로 이어져 중소 협력사의 매출과 고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생산 기반 유지가 가장 큰 과제”라고 밝혔다.
김정윤 대구가톨릭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패널 토론에서는 정책 대응 방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임태호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 본부장은 “국내 부품산업의 생산 기반 유지를 위해서는 생산과 연계된 지원 체계를 통해 기업 투자를 유도하는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호영 경북테크노파크 본부장은 “글로벌 경쟁 속에서 국내 생산과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산량에 연계한 세제 지원이 필요하다”면서도 “해외에서 조달한 부품을 국내에서 조립하는 경우까지 혜택을 적용할지 여부는 제도 설계 과정에서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양정직 한국자동차연구원 소장은 “전동화 전환으로 기존 내연기관 중심 생산체계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으며, 중소 부품기업의 공정 전환 부담과 인력 부족이 동시에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AI 기반 공정 자율화를 통해 생산 효율성과 품질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설비 투자와 연계된 정책적 지원, 특히 생산 연동형 세제 기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성진 영남대 교수는 “미래자동차 산업의 국내 생산 유지와 산업 공동화 방지를 위해서는 생산(PTC)·연구개발(R&D)·인력양성을 연계한 선순환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며 패키지형 기업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성동진 아진산업 상무는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투자 부담과 수요 불확실성이 동시에 존재한다”며 “전기차 생산 확대를 통해 일정 규모 이상의 수요가 확보되면 부품 구매 구조도 다변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기 투자 부담 완화를 위해 보조금과 생산 연계 세제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는 향후 세제개편 논의 과정에서 전기차를 포함한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건의할 방침이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