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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지역 선거 과열… 공익제보자 향한 위협성 글까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문경지역 선거 분위기가 과열되면서 공익제보자를 향한 위협성 글과 신상 추적 정황까지 나타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칫 온라인상의 적대적 언행이 오프라인 행동으로 이어질 경우 심각한 사고로 번질 수 있어 선거관리위원회와 수사기관 등 관계당국의 조속한 대응이 요구된다. 최근 국민의힘 당원 A씨가 모 공사 사장과 문경시 고위공무원 등을 선거 개입 의혹으로 경상북도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한 뒤, 특정 후보 지지자들이 모인 공개 온라인 밴드에서 A씨를 겨냥한 폭언과 협박성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왔다. 해당 밴드에는 “찾으러 다니고 있다”, “그냥 두면 안 되겠다”, “얼굴이나 보려고 특정 캠프에 다녀왔다”는 취지의 폭언성 글이 게시됐다. 일부 참여자는 A씨의 주거지와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수소문하는 듯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특히 가족을 겨냥한 표현과 주거지 노출을 암시하는 글까지 등장하면서, A씨와 가족들은 상당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미성년 자녀와 함께 생활하는 상황에서 ‘찾아가겠다’는 식의 표현은 단순한 감정 표출을 넘어 실제 위해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일부 게시 글에서는 A씨의 과거 근무 이력 등 일반인이 쉽게 알기 어려운 개인정보가 거론되고,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함께 확산된 것으로 알려져 개인정보 유출과 명예훼손, 협박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 고발이나 제보는 법과 제도 안에서 판단돼야 할 문제다. 이를 이유로 제보자의 신상을 캐거나 가족까지 압박하는 행위는 선거 질서를 해칠 뿐 아니라 보복성 범죄로 번질 수 있다.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선거 경쟁이 아무리 치열하더라도 폭언과 위협, 신상 공개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관계당국이 사전 예방 차원에서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필요한 보호 조치를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

2026-05-11

문경오미자, 스타벅스 타고 서울 물들였다

문경오미자가 국내 대표 커피 브랜드인 스타벅스 코리아 신제품으로 서울 소비자들과 만났다. 지역 농산물이 전국 소비 트렌드의 중심에 선 것이다. 문경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관내 가공업체 농업회사법인 문경미소㈜(대표 김경란)가 스타벅스 코리아에 문경오미자청을 납품했으며, 이를 활용한 신제품 ‘서울 석양 오미자 피지오(Seoul Sunset Omija Fizzio)’가 지난 6일부터 서울 전역 688개 매장에서 판매에 들어갔다. 이번 음료는 서울의 석양과 궁궐 연못의 색감을 모티브로 기획됐다. 푸른빛 라임 에이드와 붉은 오미자 피지오가 어우러지며 보랏빛으로 변하는 독특한 색감이 눈길을 끌고, 청량하면서도 새콤달콤한 맛으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 대표 오미자 산지인 문경의 오미자를 활용해 지역 농산물의 프리미엄 가치와 감성을 동시에 담아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동로면에서 오미자 농사를 짓고 있는 김모(58) 씨는 “문경오미자가 전국적인 브랜드인 스타벅스 음료로 출시됐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뿌듯했다”며 “우리 지역 농산물이 이렇게 세련된 상품으로 인정받는 모습을 보니 문경 사람으로서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점촌동의 직장인 이모(36) 씨도 “젊은 세대가 많이 찾는 스타벅스에서 문경오미자를 활용했다는 점이 반갑다”며 “오미자가 건강한 이미지뿐 아니라 트렌디한 감성까지 갖춘 식재료라는 걸 보여준 사례인 것 같다”고 반응했다. 문경오미자는 전국 유일의 오미자특구인 문경에서 생산되는 대표 특산물로, 뛰어난 색감과 향, 오미(五味)가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풍미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음료와 디저트, 기능성 식품 등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되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농업회사법인 문경미소㈜ 김경란 대표는 “문경 농가가 정성껏 재배한 오미자가 스타벅스를 통해 서울 시민들과 만나게 되어 매우 뜻깊다”며 “문경오미자의 색과 향, 그리고 문경만의 이야기를 담은 제품인 만큼 많은 소비자들이 오미자의 새로운 매력을 경험하시길 바란다. 앞으로도 지역 농가와 함께 성장하며 문경 농산물의 가치를 높이는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

2026-05-11

제12기 문경학연구소 출범… 문경 역사·문화 기록 새 출발

문경문화원(원장 김제윤)은 지난 8일 제12기 문경학연구소를 출범하고, 문경의 역사와 문화를 발굴·기록·보존하는 활동에 본격 들어갔다. 이번 제12기 문경학연구소는 황준범 부원장이 소장을 맡고, 고성환 상임이사가 부소장으로 위촉됐다. 또 김학모·이욱·조시원 전 소장이 자문위원으로, 박희태 문경시 학예연구사가 전문위원으로 참여하며, 이창근 부원장 등 14명이 연구위원으로 위촉됐다. 연구위원들은 앞으로 2년 동안 문경문화원의 주요 사업 가운데 하나인 문경의 역사·문화 조사와 기록 보존 활동을 이어가고, 문경의 오늘을 담아내는 기관지 ‘문경문화’ 편집에도 참여하게 된다. 또한 읍면동 분원의 전초기지 역할을 강화해 지역 곳곳의 향토 자료 발굴에도 힘을 보태는 한편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계획이다. 이날 출범 회의는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김제윤 원장의 위촉장 수여, 연구소 연혁 보고, 원장 인사, 소장 인사, 위원 자기소개와 인사 순으로 진행됐다. 문경학연구소는 문경문화원이 1986년 ‘문경대관’, 1987년 ‘문경항일의병사’를 발간하면서 필요성이 제기됐고, 1987년 4월 1일 ‘향토사연구소’로 출범했다. 이후 40여 년 동안 향토사료집 33권을 엮어내며 문경 향토문화의 기록과 보존에 크게 기여해 왔다. 김제윤 원장은 “문경학연구소 연구위원들을 새롭게 만나게 돼 매우 반갑고 기대가 크다”며 “특히 문화원의 저변을 확대하는 데 각 읍면에서 선봉적인 역할을 해 주고, 문경의 역사와 문화를 기록하는 데 역량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황준범 소장은 “지금 당장 ‘문경문화’ 발간부터 일을 시작해야 하고, 향토사료집 34집을 엮는 일도 눈앞에 다가왔다”며 “제 힘은 부족하지만 위원 여러분들을 보니 든든하다”고 말했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

2026-05-11

POSTECH 한세광 교수, 국내 최초 ‘CRS Fellow’ 선정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신소재공학과·융합대학원 한세광 교수가 약물 전달 분야의 세계적 권위 기관인 ‘Controlled Release Society(CRS)’로부터 국내 연구자 최초로 ‘CRS Fellow’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CRS Fellow는 약물 전달 과학 및 기술 분야에서 탁월하고 지속적인 연구 성과를 통해 학문 발전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연구자에게 수여되는 최고 권위의 학술 영예다. CRS는 코로나 팬데믹 당시 mRNA 전달체를 개발해 백신 상용화를 주도한 학회로 전 세계 50개국 이상의 다국적 제약사 및 연구자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Fellow 선정은 역대 누적 인원이 약 185명에 불과할 정도로 문턱이 높다. 모더나 백신을 개발한 MIT 로버트 랭어(Robert Langer) 교수가 이름을 올린 자리이기도 하며 매년 전 세계에서 단 10~15명 내외만 선출된다. 한 교수는 서울대 약대 오유경 교수(식약처장)와 마리아 알론소(Maria Alonso) CRS 전임회장의 추천을 통해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한 교수는 다기능성 생체재료를 개발해 약물 전달, 나노 의약 및 광(光)의약에 적용한 융합 연구로 세계적 수준의 성과를 거둬왔다. 현재 ‘Advanced Drug Delivery Reviews’ 수석편집장과 ‘Biomaterials’ 부편집장을 맡아 전 세계 관련 학문과 산업 발전을 이끌고 있다. 한세광 교수는 “CRS Fellow로 선정돼 매우 영광스럽다”며 “앞으로도 약물 전달 분야의 학문적 발전과 실용화 연구에 매진해 한국 바이오·의약 연구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5-11

트럼프 “이란 종전안, 수용불가·용납할 수 없어”...월요일부터 다시 파국 치닫나

아슬아슬하게 전개되던 미국과 이란의 종전협상이 월요일 새벽부터 파국으로 치닫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이란이 완전히 수용 불가능한 답변을 보내왔다면서 “난 이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방금 이란의 이른바 ‘대표들’로부터 온 답변을 읽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앞서 양국이 1쪽짜리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에 근접했다는 보도가 있었고, 이란 국영 매체가 이날 중재국 파키스탄을 통해 답변을 전달했다고 전했지만 트럼프가 반발하면서 불안하게 유지되던 휴전도 깨질 위험에 놓이게 됐다. 트럼프가 폭발하면서 종전 기대감 속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던 한국 증시에도 상당한 영향이 우려된다. 이란이 미국에 제시한 종전 조건이 상세히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이날 미국에 보낸 제안에서 모든 전선에서 전쟁 중단과 이란에 대한 제재 해제를 종전의 핵심 조건으로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언론들은 양국이 간결한 종전 양해각서 체결에 근접했다는 보도를 내놔 종전 기대감이 한껏 높아지던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 게시물에 이란의 답변 가운데 어떤 부분이 ‘용납 불가’인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줄곧 이란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 금지’를 최우선 순위 목표로 거론하는 한편 ‘호르무즈 해협 개방’ 역시 종전을 위한 필수 조건임을 강조해온 만큼 이에 대한 이란 측 반응을 수용 불가 수준으로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속 국지 전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격렬한 반응으로 볼 때 협상이 좌초 위기에 빠지면서 이란 상황이 중대한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2026-05-11

정부 “호르무즈 나무호 화재, 미상의 비행체 선미 타격해 발생”…기종 미확인

정부는 10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정박 중이던 국내해운업체 HMM 소속 나무호에서 발생한 화재 원인이 외부 충격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외교부는 이날 저녁 “정부 합동 조사단이 현장 조사를 지난 8일 실시했다”며 “조사 결과 미상의 비행체가 나무호 선박 선미를 타격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일각에서 제기됐던 수중 드론이나 떠다니던 기뢰가 아닌 ‘미확인 비행물체’에 의한 충격으로 불이 났다고 했다. 나무호를 타격한 비행체가 드론인지 미사일인지, 어느 국가의 소행인지가 당장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앞서 해양안전심판원 조사관과 소방청 감식 전문가 등 조사단 7명은 나무호가 두바이항 조선소에 도착한 다음 날인 지난 8일부터 현장 조사를 벌였고, 이날 조사를 마무리했다. 조사단은 사고 당시 나무호의 블랙박스격인 VDR CCTV 영상을 분석하고, 선원들의 증언도 청취했다. 미상 비행체가 이란의 것으로 추후 확인될 경우 우리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하지만 주한이란대사관은 이 사건에 이란 공화국의 군이 개입하지 않았다며 그간 제기된 ‘이란 공격설’을 부인한 바 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선박 화재 발생 직후 이란의 공격이라고 단정하고서는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각국 선박을 ‘해방’하기 위한 미군의 작전에 한국도 동참해야 한다고 압박해왔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2026-05-10

민주당-'제명된' 김관영 전북지사 감정싸움 최고조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된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오는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자 민주당이 “영구 복당 불허”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복당시켜준다고 해도 받을 마음이 없고, 복당 신청할 이유도 없다”고 밝히면서 양측의 감정 싸움이 최고조에 달했다.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인 조승래 총괄선대본부장은 10일 국회에서 현안 기자간담회를 열어 김 지사를 향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공천 불복에 해당할 뿐 아니라 중대한 해당 행위에 해당해 영원히 복당이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조 총괄선대본부장은 “민주당이라는 공당은 본인 마음대로 들락날락 할 수 있는 정당이 아니다”라며 “마치 민주당 지도부에서 탄압해서 징계를 기획한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그것은 후안무치”라고 비판했다. 김 지사가 현금 살포 의혹에 ‘삼촌의 마음으로 지급한 대리기사비’라고 해명한 데 대해서는 “모든 금품 살포가 삼촌의 마음, 이모의 마음으로 나눠주면 면죄부가 되는 건가. 황당한 궤변”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 지사 측은 “사익에 눈이 먼 정청래 지도부 하에서는 복당시켜준다고 해도 받아들일 일이 없고, 복당을 신청할 이유도 없다”고 맞섰다. 자신을 컷오프시킨 정 대표와 지도부를 향해 막말성 발언을 하면서 일전불사를 피력해 양측의 관계는 사실상 회복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김 지사 측은 이날 성명에서 조 총괄선대본부장을 향해 “공정과 정의에 기초해 정당 권력을 행사했는지 반성하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김 지사는 지난해 11월 전북도당 청년위원 등 20여명이 참석한 저녁 자리에서 대리기사비 명목으로 1인당 2만∼10만원을 나눠준 의혹을 받아, 지난달 1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제명됐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2026-05-10

날과 날 사이에서

가정의 달이라 불리는 5월은 행사가 넘치는 달이다. 20대 질풍노도 시절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도무지 달갑지 않았다. 어린이와는 무관(無關)했고, 어버이나 스승을 기리는 일보다는 반독재 민주화 투쟁이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한 까닭이다. 지금도 나는 그런 자세를 온존하며 살고 있다. 혈연보다 공동체가 더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주 예전에는 ‘어버이날’이 아니라 ‘어머니날’이었다. 어머니날 같은 행사가 어린 시절의 내게는 무척이나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웠다. 4남매가 모여 엄마한테 빨간 카네이션을 달아 드리고 ‘어머니 은혜’를 불러야 했다. 하지만 그때 나는 소리 내서 ‘어머니 은혜’를 불러본 기억이 거의 없다. 너무 속 보이는 부끄러운 짓 아닌가, 생각한 탓이다. 당신 눈앞에서 둘째 아들이 입도 달싹거리지 않는 걸 보는 엄마는 서운한 기색이다. 그렇다고 눈치 보면서 형제들의 노래를 따라 하기는 싫었다. 그렇게 어린 시절을 보내고 대학생이 되었으니, 그 뒷일이야 재언(再言)이 필요하지 않을 터다. 여기에 찬물을 끼얹은 행사가 스승의 날이었다. 대학원 시절, 학과 교수님들 모시고 조촐하게 식사했던 기억이 새롭다. 1958년 강경여고 단원들이 시작했다는 스승의 날은 1965년 5월 15일부터 공식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한다. 1973년 박정희는 스승의 날 행사를 돌연 금지하고 ‘국민교육헌장’ 선포일인 12월 5일에 통합해버린다. 전두환이 1982년에 스승의 날 행사를 되살린 것은 참 불가사의한 일이다. 권력 찬탈을 위해 동족 학살마저 꺼리지 않던 자가 스승 운운이라니?! 세월이 무상하게 흘러 교수가 된 후에 학생들이 마련한 스승의 날 행사에 참여하곤 했다. 언젠가는 학과 ‘엠티(MT)’에 갔다가 한밤중에 느닷없이 들려오는 ‘스승의 은혜’ 합창 소리에 아연실색(啞然失色)한 일도 있었다. 한편으로는 고맙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미안하기도 하고, 떨떠름하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 역시 행사는 내게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다. 언제부턴가 스승의 날 행사에 일절 가지 않았다. 이유는 아주 단순했다. 나는 스승이 아니라, 일개 교수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 까닭이다. 제자가 없으면 스승은 홀로 존재할 수 없다. 그래서 나온 말이 사제지간(師弟之間)이다. 그런데 문득 돌아보니 나는 지식을 전달하는 교수일 뿐이고, 학생들 역시 제자가 아니라, 지식 전수자(傳受者)에 지나지 않았던 터였다. 형식과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행사에 얼굴을 들이밀고 작은 선물을 받는 어색함과 불편함을 거부한 것이다. 그러다가 ‘김영란법’이란 게 만들어지고, 그 주요 목표물은 초중고교 교사들로 확정된다. 참으로 보기 민망한 일들이 이어졌고, 어떤 교사들은 스승의 날에 학교 가기가 죽기보다 싫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밀어낸 셈이다. 제자도 없는 나라에 무슨 스승의 날이 필요한지, 의아하기 짝이 없다. 최소한의 기본적인 예의범절마저 사라진 학교에서 딱 하루 날 잡아서 행사한다는 게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짓인가?! 의미도 없이 행사만 넘쳐나는 5월에 백작약 화사하게 피어나니 그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김규종 경북대 명예교수

2026-05-10

대구 낙석사고, 원인 밝히고 재발 막아야

어버이날인 지난 8일 오전 대구시 남구 봉덕동 용두낙조 지하차도 옆 경사면에서 대형 암석과 토사 등이 쏟아지면서 이곳을 지나던 50대 남성 보행자가 매몰돼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용두낙조 지하차도는 차량과 보행자 모두 다니는 구간이다. 신천둔치와 고산골을 오가는 통로로서 평소에도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그럼에도 대형 암석이 무너질 정도의 위험한 상태로 현장이 방치됐었다는 것이 의아하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관계자도 사고가 난 경사면에는 큰 암석들이 박혀있지만 낙석사고에 대비한 안전펜스나 낙석위험 구간임을 알리는 표지판은 없었다고 했다. 또 주민들 사이에 이곳 경사면에 쌓여 있는 암벽 상태를 두고 평소 불안해 왔다는 이야기도 나오니 사고 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와 남구청 등은 사고 후 현장을 통제하고 추가 붕괴 가능성에 대비, 전문가 안전진단과 보완조치에 나서고 있다. 또 대구시내 유사 시설물에 대한 전수 조사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사고가 나면 사후약방문식의 행정조치가 따르기 마련이다. 대구시는 지난 2월부터 47일간 해빙기 취약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한 바 있으나 점검상황이 제대로 이행됐는지 의문이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기후변동이 심해지면서 지반약화가 빈번해지고 있다. 당국이 지정한 기존 취약지가 시민의 안전을 제대로 담보하고 있는지 근본부터 살펴야 한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번 사고에 대한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 소재도 따져야 한다. 멀쩡하게 길을 가던 시민이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사고를 당한다면 불안해 바깥출입을 할 수 있겠는가. 사고원인 조사와 함께 대구시내 전역에 걸쳐 옹벽과 석축, 경사면 등에 대해 전면 조사를 벌여 유사한 사고가 재발되지 않게 해야 한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대구시장에 출마한 대구시장 후보들도 이를 반면교사 삼아 안전한 대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안전에는 설마가 없다. 철저한 조사와 대책 마련으로 시민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2026-05-10

보수결집 속도내나

국민의힘 대구시장 예비후보 경선에서 컷오프된 후 반발해왔던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지난 8일 대구시당 선대위에 합류해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주 부의장은 이날 대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가 김부겸과 민주당에 넘어가는 것만은 결단코 막아야 한다”면서 “국민의힘이 대구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회견장에는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도 깜짝 등장해 주 부의장과 두 손을 맞잡고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반드시 이기겠다”고 다짐했다. 주 부의장은 선대위에 전격 합류한 배경에 대해 “당 대표와 추 후보가 잘못된 공천 과정에 대해서 사과하고 선거지원을 간곡하게 부탁했다. 그리고 대구 동료 의원 전원과 많은 당원 동지들이 당을 위해서 앞장서 주기를 요청해 왔다”고 설명했다. 주 부의장은 지난 2일 대구 지역 국회의원들이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추대하는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고, 3일 열린 추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도 참석하지 않아 후유증이 오래 갈 것으로 예상됐었다. 민주당 김부겸 후보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서는 ‘가짜 뉴스‘라고 밝히면서 “현재 나돌아다니는 왜곡된 영상을 더이상 방치해선 안 되겠다 싶어 오늘 나오게 됐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구시당은 이로써 경선과정에서 불거졌던 예비후보들간의 갈등을 모두 봉합하고 원팀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각종 대구시장 선거 여론조사를 보면, 김부겸 후보와 추경호 후보가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선거가 얼마나 치열하게 전개되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지난주(5~6일) JTBC가 대구 유권자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구시장 지지도 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는 김 후보가 40%, 추 후보가 41%로 나타났다.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김 후보가 앞서가던 초반 흐름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어느 한쪽의 우세를 점치기 어려운 박빙 구도다. 앞으로 누가 지지자를 투표장으로 더 많이 끌어들이냐가 대구시장 선거 승패의 핵심변수가 됐다.

2026-05-10

스님도 로봇으로?

지난 2월 일본 교토의 유서 깊은 한 사찰에 사람처럼 말하고 움직이는 로봇스님이 등장해 화제가 됐다. 이름하여 붓다 로이드. AI를 탑재한 인간형 로봇이다. 불교 경전을 학습해 인생 상담이나 마음의 고민 같은 인간적인 질문에 답할 수 있게 만든 로봇스님이다. 취재에 나선 기자가 질문을 던졌다. “너무 많이 생각하고 걱정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고 했더니 로봇스님이 답했다. “불교에서는 자신의 생각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 자체를 내려놓으려고 노력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라 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로봇스님 등장 배경으로 인구감소와 초고령사회로 인한 인력난을 지적한다. 일본에 있는 많은 지방사찰들이 후계자를 찾지 못해 문을 닫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또 스님 한 명이 여러 사찰을 돌아다니며 운영하는 곳도 수두룩하다는 것이다. 부족한 스님을 대신해 로봇으로 대체하는 것이 옳으냐 그르냐는 찬반 양론도 있다. 반대쪽은 종교란 사람과 사람 간의 대화로 교감을 이루는 특성이 있는데 AI가 대신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견해다. 한국 불교계가 부처님 오신날을 앞두고 우리나라 최초의 로봇스님을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서울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열린 수계식에서 휴머노이드 G1 로봇스님은 ‘가비’라는 법명을 수여받고 불교 계율에 서약했다. 앞으로 부처님 오신날을 전후해 명예스님으로 활동할 예정이라 한다. 조계종은 “인간과 기술이 함께 공존해 새로운 가능성을 상징하는 것”이란 말로 로봇스님 등장의 의미를 설명했지만 우리나라 사찰에서도 로봇 스님을 만나는 일이 멀지않아 있을 것 같은 예감을 떨쳐버릴 수 없다. /우정구(논설위원)

2026-05-10

‘행정가’가 아닌 ‘전략적 리더’를 선택하라

오는 6월 지방선거는 인공지능(AI) 확산과 다중격차 심화라는 거대한 전환기 속에서 지역의 생존 방향을 결정할 분수령이다. 이제 지방은 단순한 인물 교체를 넘어 스스로 문제를 진단하고 해법을 설계해야 하는 ‘전략 공간’이 됐다. 이번 선거는 공약의 양을 겨루는 경쟁이 아니라, 지역의 복합적 현실을 정확히 읽고 지속 가능한 해법을 설계할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오늘날 지역이 마주한 문제는 결코 단선적이지 않다. 인구 감소는 일자리 부족으로, 이는 다시 교육·주거·복지 위기로 이어진다. 고령화는 의료와 재정 부담을 키우고, 디지털 격차는 교육과 소득의 양극화를 고착화한다. 하나의 문제가 다른 문제를 증폭시키는 구조 속에서 과거식 단편 개발 공약이나 일회성 사업으로는 해법을 찾기 어렵다. 지금 필요한 것은 현상 너머의 시스템을 읽어내는 통찰력이다. 자치단체장은 지역의 인구 구조, 산업 기반, 재정 여건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핵심 과제를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제한된 예산과 인력 속에서 우선순위를 정할 용기가 필요하다. 모든 민원을 동시에 해결할 수는 없다. 리더는 당장의 표심을 자극하는 인기 사업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을 선택해야 한다. 단기 성과에 매몰되지 않고 10년 뒤의 지역을 설계하는 중장기 전략가로서의 면모가 본업이 되어야 한다. 또한 다중사회에서 리더는 지배하는 지휘자가 아닌 갈등을 조정하는 ‘조정자’여야 한다. 지역 내 다양한 세대와 계층, 원주민과 다문화 가정 등의 요구는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갈등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이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리더의 역량이다. 정책의 취지를 충분히 설명하고 주민의 의견을 경청하며, 반대 의견조차 존중하는 태도가 필수적이다. 설명 없는 결정은 불신을 낳고 행정의 동력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AI 시대에는 기술이 정책의 중요한 기반이 되지만, 결국 주민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 정책은 지속될 수 없다. 단체장은 기술의 혜택이 소외된 곳 없이 닿을 수 있도록 기술과 사람을 잇는 다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유권자는 후보가 상대를 비난하기보다 설득하는지, 어려운 정책을 주민 눈높이에서 쉽게 풀어내는지, 다양한 계층과 소통해 온 실질적인 경험이 있는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실행력과 책임성도 빼놓을 수 없는 덕목이다. 아무리 좋은 구상이라도 성과로 연결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예산 확보 능력과 조직 관리, 협치 능력은 필수 조건이다. 더불어 정책의 한계나 실패 앞에서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태도가 주민의 신뢰를 만든다. 특히 단체장에게 부여된 권한은 시민이 위임한 것인 만큼, 도덕성과 청렴성은 행정의 공정성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가 된다. 이번 6월 지방선거는 개발 공약의 화려함을 겨루는 자리가 아니다. 우리 지역의 미래를 설계할 전략가를 선택하는 자리다. 유권자는 후보가 지역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갈등을 조정하며 약속을 책임 있게 실행할 수 있는지를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결국 지역의 미래는 공약집의 분량이 아니라, 그것을 실천할 ‘사람’의 역량에 달려 있다. /이성근 영남대 명예교수·전 대구경북연구원장

2026-05-10

스페이스워크

포항 북구 환호공원 언덕 위에 세워진 스페이스워크는 이제 도시를 대표하는 상징이 되었다. 2021년 포스코 기부 이후 2026년 1월 기준 누적 방문객 371만 명을 넘어섰고, 400만 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주말마다 인근 도로가 관광객 차량으로 가득 차 혼잡할 만큼 이곳은 이미 강력한 핫 플레이스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들은 한 상인의 말은 이 활기를 다른 시선으로 보게 만든다. “사람은 많은데, 손님은 아닙니다. 올라갔다가 그냥 내려와서 가버려요.” 이 짧은 문장은 지금 포항 관광의 구조적 한계를 정확히 드러낸다. 스페이스워크는 사람을 불러 모으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그 시간을 붙잡아 두는 데까지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하나의 강력한 목적지는 만들어졌지만, 그 이후의 흐름은 비어 있다. 사람들은 올라가서 풍경을 보고 사진을 찍은 뒤, 더 머물 이유를 찾지 못한 채 도시를 떠난다. 결국 포항은 경험되는 도시가 아니라 스쳐 지나가는 장소로 남는다. 이제 필요한 것은 무엇을 더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왜 머물러야 하는가에 대한 설득이다. 언덕 아래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음악, 해 질 무렵 시작되는 미디어아트, 매일 반복되지만 지루하지 않은 짧은 공연 같은 요소들은 공간의 체류 시간을 바꾸는 작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규모가 아니라 지속성이다. 일상처럼 이어지는 콘텐츠가 쌓일 때, 이곳은 단순한 방문지가 아니라 다시 찾는 공간으로 바뀐다. 관광의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사람들은 이제 보고 끝나는 여행보다 기억을 가져가는 경험을 원한다. 스페이스워크의 형태와 이야기를 담은 디자인 상품, 포항을 상징하는 감각적인 굿즈, 지역 작가의 시선이 담긴 작품들은 단순한 기념품을 넘어 도시의 이미지를 확장시키는 매개가 된다. 이런 경험이 축적될수록 포항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더 오래 남는 도시가 된다. 현재 운영 중인 포항관광 시티투어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주요 관광지를 연결하는 기능을 넘어, 스페이스워크를 체류의 시작점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이곳에서의 체험이 공연과 전시, 야간 프로그램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면 관광객의 동선은 단순한 방문에서 머무는 경험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이동 중심의 투어가 아니라 경험 중심의 흐름으로 전환되는 순간, 하나의 점은 도시 전체를 잇는 선이 된다. 결국 핵심은 흐름이다. 스페이스워크에서 시작된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그 길 위에 머물 수 있는 공간과 경험이 연결될 때 사람은 떠나지 않는다. 지금처럼 올라갔다 내려오는 구조에서는 체류가 만들어지기 어렵다. 관광은 점이 아니라 선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완성된다. 이미 스페이스워크는 사람을 불러 모으는 힘을 충분히 증명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그 힘을 시간으로 바꾸는 일이다.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소비는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그 경험은 기억으로 남는다. 371만 명이라는 숫자를 기록으로 남길 것인지, 도시 전체를 경험하는 흐름으로 확장할 것인지. 그 선택이 포항 관광의 다음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손철호 지역문화포럼 따로또같이 대표

2026-05-10

선택

창문을 연다. 집 뒤 야산에 하얗게 아카시아꽃이 피었다. 푸른 잎들과 함께 바람결에 제 몸을 맡기고 흔들리고 있다. 향기가 바람을 타고 온 집안으로 퍼진다. 봄의 온기가 무르익고 있다. 어린 시절 아카시아는 우리에게 친숙한 꽃이었다. 하교 길에 가끔씩 따 먹기도 했고 친구들과 잎 따기 놀이도 했다. 풍성하고 아름다운 꽃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지만 향기가 매우 좋았다. 그 이름을 딴 껌이 있었는데 씹으면 향기를 먹는 듯해 자주 샀던 기억이 있다. 요즈음은 옛날만큼 아카시아가 흔하지는 않다. 아까시가 원 이름인 이 나무는 빠른 성장 속도와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어 1960년대 산림녹화사업에서 주종 수종으로 선정되었다. 이차대전과 한국전쟁을 겪으며 황폐해진 산을 짧은 시간 동안 살리기에 적합한 나무로 보았던 것이다. 빠른 성장력은 산을 푸르게 하는 것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부작용을 가지고 왔다. 다른 나무의 생장을 방해하는 것이었다. 또 하나는 뿌리의 번식 속도나 힘이 좋다 보니 주변의 묘지 속으로 침투해 들어가는 일이 생긴 것이다. 특히 소나무를 죽인다고 해서 아카시아를 뿌리까지 파서 개체수를 줄였다. 개발로 인한 군락지 훼손, 1세대 나무의 수령이 다함으로 인한 감소. 그리고 부정적인 여론에 급격히 줄어들었다. 2012년부터 5년 동안 절반 이상 사라졌다고 한다. 단순히 이것으로 끝났으면 좋은데 다른 곳에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꿀은 아카시아가 70~80%를 차지하고 있는데 꿀의 생산량이 현저하게 줄어든 것이다. 결과 양봉업자의 피해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아카시아가 주는 부작용을 줄이는 일에 신경을 쓴 나머지 일어날 일을 미처 예측치 못한 것이다. 선택은 여럿 가운데서 필요한 것을 골라 뽑는 일이다. 선택은 작은 것에서 큰일까지 다양하게 그리고 매 순간 우리 앞에 나타난다. 어쩌면 우리의 삶은 그런 선택의 연속인지도 모른다. 매번 우리가 최선의 선택을 뽑는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그렇게 잘 풀리지만은 않는다. 가벼운 선택은 커다란 난제를 동반하지 않지만 설사 문제가 생겨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때로는 하나의 선택이 삶의 변곡점을 그어놓기도 한다. 선택이 늘 책임이라는 것과 떼어놓을 수 없는 이유이다. 가장 적합한 수종이라 생각해 고른 아카시아가 생각 외로 피해를 줬고 그래서 아카시아를 많이 없앴다. 그것으로 문제가 해결됐다고 생각했지만 사라진 것은 나무만이 아니었다. 우리의 선택은 사회에 커다란 흔적을 남기게 된 것이다. 어린 시절의 기억도 묻히고 양봉업자의 시름은 깊어지며 삶의 온도가 달라졌다. 선택은 자유를 부르는 이름이기도 하지만 책임이라는 그림자를 깊이 남기기도 했다. 꿀의 부족과 양봉업자들의 위기는 선택이 빚어낸 결과였다. 우리가 그 결과를 보며 그 전의 선택을 한탄만 하고 있다면 그 역시 올바른 일은 아닐 것이다. 그 전의 일들을 되짚어보고 책임지는 일들이 없다면 그와 유사한 일들은 이름만 바꾸어 반복될 것이다, 정부는 아카시아를 다시 심어 그 나무의 개체수를 일정 부분 늘여가고 있다. 젊었을 때에 내 삶은 내가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믿었다. 무엇이든지 원하는 것은 할 수 있고 얻을 수 있다는 자만에 빠져 살았다. 삶은 자유로웠고 선택은 무겁지 않은 것이었다. 실수를 해도 쉽게 되돌릴 수 있고 가볍게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서 삶의 범위와 관계는 확장되었고 선택은 나날이 모양과 형태가 다양해졌다.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수많은 변수가 나타났다. 수시로 조용한 후회가 내 삶에 찾아왔으며 참담한 결과를 가져온 일도 생겨났다. 그 이면에는 결과를 상상하지 못한 나의 경솔함이 낳은 선택도 있었다. 뒤늦은 후회들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조금씩 내 발걸음을 조심스럽게 만들었다. 결국 좋은 선택이란 결정하기 전에 최대한 책임을 상상해보고 덜 무너지는 쪽을 택하는 일이 아닌가 싶다. 아카시아의 짙은 향기를 맡으니 두 마음이 든다. 집안일을 계속 할까 아니면 산책을 나갈까. /전영숙 시조시인

2026-05-10

보이지 않는 손, AI가 짠다···물류·유통의 새 질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전 세계 항만이 멈추고 마트 진열대가 비어가던 풍경을 우리는 아직 또렷이 기억한다. 마스크 한 장, 손 소독제 한 통을 구하려 줄을 서던 그때, 지구촌이 거대한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공급망(Supply Chain)’에 우리 일상이 얼마나 깊이 의존하고 있는지 새삼 깨달았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그 톱니바퀴를 다시 돌리고 더 정교하게 다듬는 새로운 동력이 등장했다. 바로 인공지능(AI)이다. 물류·유통은 본질적으로 ‘예측 게임’이다. 어떤 상품이, 언제, 어디서, 얼마나 팔릴지 미리 알 수 있다면 재고도 줄이고 배송도 빨라진다. 문제는 변수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날씨, 명절, 환율, 입소문, 심지어 SNS의 짤막한 글 한 줄까지 수요에 영향을 미친다. 사람의 직관과 엑셀 표만으로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AI는 바로 이 빈틈을 메우는 도구로 떠올랐고,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과 맞물려 그 가치가 더욱 커지고 있다. ■ 종이 장부에서 ‘파운데이션 모델’로 수요 예측은 기업의 오래된 고민 중 하나다. 과거 유통 담당자들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판매량에 약간의 보정을 더해 발주 수량을 정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존 방식은 단순 추세를 연장하는 것이라 사실상 예측이라 부르기 어려웠다”고 토로한 바 있다. 그 결과 폐기·결품·인력 낭비라는 세 가지 고질병이 늘 따라붙었다. 너무 많이 들이면 버려지고, 너무 적게 들이면 손님을 놓친다. 그 사이를 가르는 칼날은 늘 흐릿했다. 이마트는 이런 한계를 넘기 위해 자체 예측 엔진 ‘사이캐스트(Saicast)’를 개발해 7만여 개 상품의 판매 패턴을 AI에 학습시켰다. 요일·가격·날씨·시즌·행사 여부 등 40여 개 변수를 동시에 따져 다음 주 판매량을 추론한다. 신세계그룹은 한발 더 나아가 지난달 미국 AI 기업 ‘리플렉션AI’와 손잡고 상품 소싱(Sourcing)부터 발주, 가격 책정, 물류, 재고, 고객관리에 이르는 6대 영역 전반에 첨단 AI를 접목하기로 했다. 유통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AI가 흐르게 하겠다는 선언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이 분야의 교과서로 통한다. 아마존은 4억여 개 상품의 일일 수요를 예측하는 자체 시스템 ‘SCOT(Supply Chain Optimization Technology)’을 30년간 다듬어 왔다. 지난 2024년 6월에는 새로운 ‘파운데이션 AI 모델’을 공개했는데, 판매 이력에 더해 날씨와 휴일 데이터까지 통합해 지역별 예측 정확도를 20%, 대형 할인 행사 예측을 10% 끌어올렸다고 발표했다. 매사추세츠 해안의 여름철 자외선 차단제와 콜로라도 겨울철 스키 고글을 따로 예측하는 식이다. 같은 미국이라도 지역마다 ‘내일 팔릴 것’이 다르다는 점을 AI가 읽어낸다. 여기에 생성형 AI 매핑 기술 ‘웰스프링(Wellspring)’까지 더해 단 몇 달 만에 280만 개의 아파트 주소를 자동으로 정리해, 라스트마일 배송 효율을 한층 끌어올렸다. ■ 공급망 최적화, AI가 바다와 하늘을 읽다. 수요 예측이 ‘얼마나 팔릴지’를 푸는 문제라면, 공급망 최적화는 ‘어떻게 옮길지’를 푸는 문제다. 글로벌 해운사 머스크(Maersk)는 전 세계 700여 척의 선박에서 매일 20억 건의 데이터를 수집해 AI로 분석한다. 부품 이상이 나타나기 3주 전에 85% 정확도로 고장을 예측해 정비를 미리 끝낸다. 그 결과 선박 가동 중단 시간이 30% 줄고 연간 약 3억 달러를 절감한 것으로 평가된다. 컨테이너 적재 순서, 항만 혼잡, 항로 변경까지 AI가 실시간으로 계산한다. 항해 한 번에 한반도 면적의 바다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선박이, 사실은 보이지 않는 알고리즘에 의해 조용히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미국 유니레버는 SNS 트렌드와 기상 데이터를 결합한 ‘디맨드 센싱’ 플랫폼으로 예측 오차를 30% 줄이고 재고 비용 3억 달러를 아꼈다. 월마트 역시 AI 수요 예측으로 결품률을 낮춰 고객 만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공급망이 ‘일직선 파이프라인’에서 ‘실시간 신경망’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최근 아마존웹서비스(AWS)는 ‘Amazon Connect Decisions’라는 에이전틱 AI 솔루션을 공개해, 25개가 넘는 공급망 도구를 ‘AI 동료(Teammate)’로 묶어 인간 실무자와 24시간 함께 일하도록 만들었다. 24시간 잠들지 않는 디지털 동료가 재고를 감시하고, 이상 신호를 추리며, 필요한 결정을 사람에게 추천한다. ■한국 물류, ‘에이전틱 AI’ 시대로 국내 기업들의 행보도 빠르다. 신선식품 새벽 배송으로 시장을 연 마켓컬리는 자체 개발한 AI 분석 시스템 ‘데이터 물어다 주는 멍멍이(데멍이)’로 고객 주문을 정교하게 예측한다. 상품 종류, 연령별 수요, 날씨, 시기별 이슈, 고객 반응률, 기획전 등 수십 개 변수를 일·주·월 단위로 따져 발주량을 결정하고, 입고된 상품의 시간대·지역별 판매 추이까지 실시간으로 추적해 재고와 인력 운영을 미리 조정한다. 그 결과 일반 대형마트 폐기율이 3% 내외, 슈퍼가 7~8%에 달하는 가운데 마켓컬리는 신선식품 폐기율을 7년 연속 1% 미만으로 유지하고 있다. AI가 환경 부담과 운영 비용을 동시에 줄이는 좋은 본보기다. CJ대한통운은 한 걸음 더 들어가 ‘에이전틱 AI(Agentic AI)’ 전략을 내세웠다. 단순 자동화를 넘어,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자율 운영 체계다. 미들마일 운송 브랜드 ‘더 운반’은 AI·빅데이터 기반 라우팅으로 운임과 경로를 동시에 최적화한다. 라스트마일 ‘오네’는 2025년 업계 최초로 주 7일 배송 ‘매일오네’를 도입했다. 군포 풀필먼트센터에서는 AI 휴머노이드 로봇이 포장 공정에서 완충재 보충 작업을 실증하며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로봇이 단순한 팔다리가 아니라 ‘판단하는 동료’가 되어가고 있다. ■ 포항·경북, 산업 물류의 새 무대 이 흐름은 포항에도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2월 제철소 철강 제품 물류관리에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을 공식화했다. 이미 포항제철소에서는 AI 기반 크레인 자동 운송 시스템이 가동 중인데, 영상 인식과 라이다(LiDAR) 센서로 비정형으로 쌓인 코일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한 번에 최대 8톤을 안전하게 옮긴다. 과거 12시간이 걸리던 복잡한 소량 주문 설계가 AI 덕분에 단 1시간으로 단축됐고, 용광로에서 쇳물을 빼는 출강 과정까지 AI가 스스로 최적화하고 있다. 그룹 물류 자회사 포스코플로우는 통합 물류 시스템 ‘플라워(Flower)’로 그룹 전반의 선박·차량·재고 정보를 실시간으로 연동하고 있다. 철강뿐 아니라 영일만항을 거쳐 가는 수출 컨테이너, 경북 내륙의 농수산물 산지 출하, 의성·청송 사과의 출고 타이밍 조절까지 AI 공급망 기술이 적용될 영역은 무궁무진하다. 중소 판매자가 대형 플랫폼의 AI 풀필먼트 인프라를 빌려 쓰는 네이버의 ‘NFA(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 같은 모델은 지역 소상공인에게도 새로운 길을 열어 주고 있다. 거대 IT 기업의 전유물이던 AI 물류 역량이 작은 가게의 무기가 되는 시대다. 포스텍과 지역 연구기관이 보유한 데이터 분석 역량이 지역 물류 스타트업과 결합한다면, 동해안에 한국형 ‘AI 물류 허브’가 자리 잡는 그림도 결코 먼 미래가 아닐 것이다. ■ 과제와 전망···사람과 AI의 동행 물론 그늘도 있다. 데이터 품질이 곧 예측 품질을 결정하기에, 양질의 데이터 확보가 관건이다. 전쟁·기후 재난·관세 같은 외부 충격에는 어떤 모델도 완벽히 대응하기 어렵다. 일자리 변화도 풀어야 할 숙제다. 단순 분류·운반 직무는 줄지만, 데이터 분석가, 로봇 운영자, AI 트레이너 같은 새 직무가 생겨난다. 정부와 지자체의 재교육 투자, 그리고 중소 물류·유통기업의 AI 도입을 돕는 공공 인프라가 절실한 이유다. 결국 AI 물류·유통 혁신의 진짜 가치는 ‘빠른 배송’을 넘어선다. 폐기 식품을 줄여 환경 부담을 낮추고, 품절로 인한 헛걸음을 막아 시민의 시간을 아끼며, 영세 판매자에게도 대기업 수준의 예측 도구를 손에 쥐여 준다. AI가 짜는 보이지 않는 연결망은, 결국 우리 일상의 풍경을 조용히 바꾸어 가고 있다. /서용운 계명대 글로벌 창업대학원 벤처창업학과 교수

2026-05-10

이진숙 달성 개소식 총집결한 국민의힘⋯“달성서 대한민국 지켜달라”

국민의힘 이진숙 대구 달성군 국회의원 보궐선거 예비후보가 10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갔다. 이날 개소식에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 이철우 경북도지사 후보, 이인선 대구시당위원장, 윤재옥 대구시 공동선대위원장, 정희용 당 사무총장, 나경원·권영진·최은석·강선영·박준태·이달희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 후보는 “이번 6·3 선거는 단순히 시장·군수·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선거”라며 “입법부와 행정부를 장악한 민주당이 지방권력까지 장악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 “대통령도 죄가 있으면 평범한 시민과 마찬가지로 재판을 받아야 한다. 대한민국에 왕은 없다”면서 “만약 대구까지 민주당 좌파에 넘어가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달성의 미래가 대구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방송통신위원장 재직 시절과 자신에 대한 수사 과정을 거론하며 “비민주·탈공정·부정의에 맞서 싸웠고 이겼다”며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 마지막 열정까지 바치겠다”고 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축사를 통해 “달성이 어떤 곳인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3선을 하고 대통령이 된 곳이고 추경호 후보가 지역을 지켜온 곳”이라며 “달성이 깨어나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압도적 승리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지금 제대로 싸워야 할 때인데 힘이 부족하다. 이진숙 후보가 국회에 와 민주당과 이재명 정권에 맞서 함께 싸워달라는 부탁을 했다”면서 “이진숙 후보는 싸워야 할 때 끝까지 물러서지 않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는 “달성은 국민의힘 이름만 가지고 당선되는 곳이 아니다. 군민들이 늘 예리한 눈으로 살펴보고 선택하는 곳”이라며 “저보다 훨씬 뛰어난 분이 제 빈자리를 채우게 돼 마음이 든든하다”고 말했다. 추 후보는 “이진숙을 보는 것이 추경호를 보는 것이라고 생각해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5-10

김부겸, 서문시장·동성로 찾아 “정치 싸움 말고 대구 경제 살리자” 민심 공략

9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예비후보가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 들어서자 상인들의 지지 목소리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상인들은 “대구 경제 좀 살려주소”, “시장님 되면 서문시장 자주 오이소”, “이번엔 진짜 바꿔보입시다” 등을 외치며 환영했다. 김 후보가 서문시장을 공식 방문한 것은 대구시장 후보로 처음 출마했던 2014년 이후 12년 만이다. 연신 허리를 숙이면서 시장 골목을 도는 김 후보를 보고, 상인들은 한 목소리로 장사가 안된다고 말했다. 한 상인은 “지금 서문시장 안에 비어 있는 가게가 너무 많다”며 “장사가 안 되니 젊은 사람도 떠난다”고 말했다. 김 후보가 이날 동행한 권칠승·박해철 의원과 같이 찾은 서문시장 상인연합회에서도 민원이 쏟아졌다. 변기현 서문시장연합회장은 “교통과 주차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며 “손님들이 차를 대지 못하니 시장 자체를 안 오려 한다”고 말했다. 다른 상인은 “동산상가 쪽은 비가림 시설이 낮아 소방차 진입이 어렵다”며 화재 안전 문제를 거론했다. 야시장 상인들은 “비가 오면 장사를 접어야 한다”며 아케이드 설치 필요성을 제기했다. 10년째 진척되지 않는 4지구 재건축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상인들은 “한전 변압기 이전 문제를 시가 적극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후보는 연합회 상인들에게 "서문시장과 인접해 있는 옛 계성고 부지에 독립기념관 분관을 유치하겠다”며 “분관과 함께 대규모 공영주차장을 조성해 주차 문제를 풀겠다”고 말했다. 그는 “행정안전부 장관 시절 교부세 사업을 다뤘던 경험이 있다”며 “연도별 예산 확보 계획까지 세워 환경 개선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대구 경제 회복의 핵심으로는 신공항 건설사업을 꼽았다. 그는 “국채 연동 금리 방식으로 1조 원 규모 재원을 확보해 공항 이전과 주변 개발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며 “시장이 되면 첫날부터 정부 부처를 찾아다니며 사업을 밀어붙이겠다”고 말했다. 시장 순회가 시작되자 골목은 금세 사람들로 꽉 찼다. 시민들은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찍었고, 상인들은 악수를 청했다. 한 부침개 가게 상인은 “10년 전에 봤는데 다시 보니 더 잘생겨졌다”고 말했고, 김 후보는 웃으며 “그땐 50대였고 지금은 70”이라면서도 “얼굴은 늙었어도 일 하나는 제대로 하겠다”고 답했다. 일부 시민은 “민주당이 여기 왜 왔느냐”, “공소취소 특검법 반대”, “총리 시절 한 게 뭐가 있느냐”고 외치며 현 정부에 대한 거부감을 표시하기도 했지만, 김 후보는 별다른 대응 없이 일정을 이어갔다. 김 후보는 이날 저녁에는 대구 최대 번화가인 동성로로 이동해 구도심 상권 회복 방안을 내놨다. 동성로축제 현장을 찾은 뒤 구도심상인연합회와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였다. 상인들은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이들은 “승용차 접근이 막히면서 소비층이 외곽 쇼핑몰로 빠져나갔다. 대구백화점과 노보텔 등 랜드마크가 사라진 뒤 구도심 공동화가 심해졌다”고 했다. 김 후보는 “도시 정책은 시민 생활 변화에 맞춰 조정돼야 한다”며 “교통과 상권 활성화가 함께 갈 수 있는 방향에서 검토하겠다”고 했다. 상인들은 일본 롯폰기힐스식 복합개발 모델도 제안했다. 공공과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랜드마크 건물과 문화·상업 시설을 결합하자는 구상이었다. 김 후보는 “동성로를 단순 쇼핑 공간이 아니라 대구의 미래 이미지를 상징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바꾸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야권이 주 공격타깃으로 삼고 있는 ‘조작기소 특검법’과 관련해서는 “정치 싸움은 서울에서 하면 된다”며 “대구 시민들은 지금 경제를 살릴 시장을 원한다. 대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지로 경쟁해야 한다”고 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5-10

(방종현 시민기자의 유머산책) 접고 사는 남자

우리 때는 할아버지께서 사랑채에 앉아 헛기침 한 번만 해도 집안의 대소사가 큰 마찰 없이 잘 돌아갔다. 그저 “거기 계신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존재감이 곧 통제력이요, 침묵이 곧 명령이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오늘에 와서는 그 가부장의 권위라는 것이 왜 이리도 작아졌을까. 오호통재라. 다시 생각해도 서글픈 노릇이다. 헛기침은커녕 숨소리조차 눈치를 봐야 하는 처지가 되었으니 말이다. 특히 페미니스트라 불리는 분들은 고개부터 가로저을지 모른다. 그래도 오늘을 사는 우리 남자들 역시 할 말은 있다. 변명처럼 들릴지 몰라도, 우리 시대에는 여자가 결혼을 하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게 하고, 돈 벌어 오는 일은 남자의 몫, 여자는 집안 살림이 본분이라는 생각이었다. 살림이 편하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돈 버는 일’에 비하면 그래도 덜 고되었을 거라는 이야기다. 돈 버는 일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돈벌이는 죽을 모퉁이”라는 말이 생겼겠는가. 시장바닥에서 손님과 실랑이를 벌이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가족들 먹여 살리겠다는 일념 하나로 버텨낸 세월이었다. “장사꾼 똥은 개도 안 먹는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직장생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상사의 눈치는 기본이고, 젊은 후배들이 치고 올라올 때마다 의자는 점점 불안해졌다. 그래도 집에 돌아오면 말없이 가장 노릇을 해냈다. 자기는 고생을 해도 여자는 집에서 편히 살림만 하게 했다. 그것이 최선의 배려라고 믿었다. 배려가 어디 그것뿐이었겠는가. 미국 같은 선진국도 여자가 시집을 가면 남자의 성을 따르지만, 우리는 끝까지 자기 성을 지키게 했다. 자라온 동네 이름으로 택호까지 불러 주지 않았던가. 투박해 보여도 나름의 예우였다. 그렇게 갖은 고생 끝에 자식들 공부시키고 시집·장가 다 보내고 정년퇴직을 맞은 실버 세대. 이제는 좀 편히 쉬며 “그동안 수고 많았다”는 말 한마디쯤은 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요즘은 이분들을 두고 ‘간 큰 남자’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희화화한다. 한 끼도 집에서 안 먹으면 영식님(零食任)이라 높여 부르고, 한 끼 먹으면 일식 씨(一食氏), 두 끼 먹으면 두 식군(二食君)으로 슬슬 낮아지더니, 세 끼 다 먹으면 그냥 ‘삼식이’란다. 세 끼 꼬박꼬박 챙겨 먹는 게 무슨 대역죄라도 되는 양 취급을 받는다. 그뿐인가. 부인이 드라마를 보는데 스포츠 중계를 보자고 하면 간 큰 남자란다. 종이 돈도 반쯤 접어야 지갑에 들어가니, 그 정도는 지폐 접듯 접어 줄 수도 있다. 밥상 앞에서 반찬 투정하는 간 큰 남자란다. 그것도 이재에 어두워 재산을 못 늘렸으니 손수건 접듯 접어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침에 밥 달라고 밥상머리에 앉는 간 큰 남자”라는 말만큼은 도저히 접어 줄 수가 없다. 사람은 먹어야 산다. 아침밥 달라는 게 그렇게 큰 배짱일 일인가. 자꾸 접고 또 접다 보면, 나중에는 접을 자존심조차 남지 않는다. 웃자고 하는 말도 반복되면 학습 효과가 생긴다. 처음엔 농담이었는데 어느새 머릿속에 각인되고, 그렇게 규정이 되어 버린다. 말이 현실을 만들고, 현실은 다시 사람을 옭아맨다. 사용자 원칙으로 보자면, 이 말은 아마도 여자들이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세상의 여자들이여, 한평생 몸이 만신창이가 되도록 가족을 부양해 온 실버 세대에게 이쯤이면 예우를 해 주자. 믿는 분들은 알겠지만 성경에도 이런 말씀이 있다. “아내들이여, 자기 남편에게 복종하기를 주께 하듯 하라.” 요즘 기준으로 읽으면 불편할 수 있으나, 그 속뜻은 가정을 이루는 두 기둥이 서로를 존중하라는 말일 것이다. 사랑채에 앉아 있기만 해도 집안이 조용히 돌아가던 할아버지 시절이 문득 그립다. 오늘을 사는 우리가 그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존재감만으로도 존중받기를 바라는 것이 과연 만용일까. 아니면 아직 접히지 않은 마지막 자존심일까. /방종현 시민기자

2026-05-10

꿀벌, 올해만 100억마리 이상 죽거나 사라져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 올해만 100억 마리의 꿀벌이 죽거나 사라졌다고 한다. 매년 반복되는 꿀벌의 실종사태에 양봉농가의 피해는 갈수록 태산이다. 매년 5월 20일은 ‘세계 꿀벌의 날’이다. 국제연합(UN)이 전 세계의 식량 생산과 생태계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꿀벌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지정한 날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농산물 중 70% 이상이 꿀벌의 수분으로 생산된다. 꿀벌이 우리에게 꿀을 주는 것보다 식량을 생산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꿀벌의 보호가 더 절실하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꿀벌이 사라지면서 양봉 농가가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꿀벌이 사라지는 이유는 급격한 기후 변화, 농약과 화학비료의 무분별한 사용, 살충제 과다한 사용 등 복합적이다. 올 들어 우리나라에서만 벌통 50만 개 이상, 100억 마리 이상이 죽거나 사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는 저온 현상이 발생해 꿀벌의 활동이 원활하지 못했고, 12월에는 겨울잠에 들어간 일벌들이 고온 현상으로 인해 일찍 외부활동을 시작하면서 체력이 소진되어 돌아오지 못한 때문이다. 벌집에 남은 여왕벌과 애벌레가 죽어 군집 붕괴 현상까지 나타났다. 응애류의 피해로 꿀벌의 생태계가 붕괴 직전이라 한다. 꿀벌은 벌목과 곤충으로 누에와 함께 인류에게 사육된 가장 오래된 곤충이다. 꿀벌의 몸 표면에는 잔털이 나 있는데, 점성이 큰 꿀이 달라붙지 않고, 꽃가루를 잘 모을 수 있도록 한 구조다. 이들 꿀벌은 자기들의 먹이를 구하기 위해 꿀과 꽃가루를 모으기도 하지만, 식물의 꽃을 찾아다니며 곡식이 열매를 맺을 수 있게 수분(受粉) 작용도 해준다. 국제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는 꿀벌이 식량 재배에 기여하는 경제적 가치가 473조원에 이른다고 했다. 한국양봉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2일 기준 전국 227만6593개의 벌통 중 39만517개의 벌통이 피해를 입었으며 일반적으로 벌통 1개당 겨울에는 1만5000마리 여름에는 3만마리가 사는데 지난 겨울에만 약 78억 마리의 꿀벌이 사라진 것으로 보고 있다. 양봉업자에 의하면 1kg의 꿀을 만드는데, 400만 송이의 꽃을, 지구 네 바퀴인 140만 km를 꿀벌이 비행한다고 한다. 꿀벌은 잠시도 쉬지 않고 날아다니며 꿀을 모아 놓으면 양봉업자는 그걸 꿀벌에게서 빼앗아 오는 것이다. 대구지방에 아카시아 꽃이 피기 시작했다. 양봉가 김봉수(72·군위군 산성면)씨는 아카시아 꽃이 한창 필 때는 아침에 채밀하고 저녁에 보면 벌써 꿀이 또 많이 들어 와 있다고 한다. 농촌진흥청에서는 꿀벌을 보호하고 양봉 농가의 안정적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와 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 2024년에는 농약이 꿀벌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 국내 환경에 맞는 꿀벌 유충 독성시험법을 만들었고, 2020년에는 딸기와 수박에 맞는 맞춤형 화분 매개용 꿀벌도 준비하여 꿀벌 감소의 원인을 분석하며 수분의 방법도 연구하고 있다. 꿀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때다. 일단 꿀벌에게 치명적인 살충제의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살충제 대신 친환경적인 방제법을 도입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벌이 좋아하는 식물을 재배하는 방법도 있다. 농장 근처에 꿀벌의 먹이원이 되는 꽃이 계절별로 피도록 다양하게 배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안영선 시민기자

2026-05-10

달성군 마비정 삼거리에 핀 ‘붉은 아카시아’

초록의 싱그러움이 짙어가는 5월,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본리 마비정 삼거리에 이색적인 봄의 전령사가 찾아왔다. 지난 1일 수줍게 한두 송이 꽃망울을 터트리던 ‘붉은 아카시아(붉은꽃아까시나무)’가 어린이날인 5일, 마침내 흐드러지게 만개하며 상춘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연녹색 잎사귀 사이로 탐스럽게 피어난 진분홍빛 꽃송이들은 마치 삼거리를 화사한 수채화 물감으로 물들인 듯 장관을 연출한다. 하얀 향기 대신 진한 붉은빛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붉은 아카시아는 어떤 나무일까. 우리가 흔히 아는 아카시아(아까시나무)는 하얀 꽃을 피우지만, 마비정 삼거리의 주인공은 멀리서 보면 마치 영산홍이나 자목련을 연상케 하는 짙은 분홍빛을 자랑한다.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장미목 콩과의 낙엽 교목으로, 정식 명칭은 ‘붉은꽃아까시나무’(꽃아까시나무)다. 1920년대 무렵 한국에 조경용으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흰 아카시아보다 꽃송이가 더 크고 탐스러우며,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매달려 피어난다. 흰 아카시아만큼 향이 강렬하지는 않지만, 은은하고 달콤한 향기를 풍겨 코끝을 자극한다. 현재 마비정 삼거리에는 이 희귀한 붉은 아카시아나무 몇 그루가 군락을 이루며 매년 이맘때쯤 마을의 명물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마비정(馬飛亭) 마을은 이름에서부터 애틋한 전설을 품고 있다. 붉은 아카시아의 강렬한 빛깔은 어쩐지 마을에 내려오는 전설과 닮아 꽃을 바라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아련하게 만든다. 옛날 이 마을에 하루에 천 리를 달리는 ‘비마(飛馬)’가 살고 있었다. 당시 이곳을 다스리던 장수는 비마의 기량을 시험하기 위해 “내가 쏜 화살보다 늦게 달리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며 활을 쏘았다. 비마는 바람처럼 달려 화살보다 먼저 목적지에 도착했지만, 화살이 보이지 않자 장수는 비마가 진 줄 알고 단칼에 베어버렸다. 그 순간 뒤늦게 화살이 날아와 꽂혔고, 장수는 자신의 경솔함을 크게 후회하며 비마를 위해 무덤을 만들어 주었다. 훗날 사람들은 말의 넋을 기리며 이곳을 ‘마비정(馬飛亭)’이라 불렀다고 한다.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는 봄마다 피어나는 이 붉은 아카시아꽃이 아깝게 목숨을 잃은 천리마의 뜨거운 붉은 피이자, 자신을 증명하려 했던 일편단심의 사랑과 충정의 상징이라는 이야기를 구전으로 전하고 있다. 이곳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맞아 나들이를 나온 가족과 연인들에게 최고의 포토존이 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 관광객은 “늘 하얀 아카시아만 보다가 녹음 속에서 피어난 분홍빛 아카시아를 보니 마술을 부린 것 같다”며 “마비정 삼거리의 전설을 듣고 보니 꽃이 더 붉고 애틋하게 느껴진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중교통 이용 시 도시철도를 타고 대곡역에 내려 1번 출구 버스정류장에서 달성 2번 마비정가는 버스를 타고 마비정 삼거리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유병길 시민기자

2026-05-10

대구 성당동의 숨은 명소 ‘금봉 참옻닭’

대구시 달서구 대성사 인근, 화려한 상권과는 거리가 먼 호젓한 변두리 길목에 유독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 있다. 바로 금봉산 자락의 명소 ‘금봉 참옻닭’ 집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투박하지만 묵직한 존재감을 뽐내는 ‘뚝배기’다. 자리에 앉아 주문하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진한 국물이 담긴 뚝배기가 상 위에 오른다. 놀라운 것은 식사가 끝날 때까지 국물이 식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 먹을 때까지 따끈한 온기를 유지하는 그 국물 한 모금에 손님들의 고단한 하루가 녹아내린다. 이곳을 운영하는 김민지 대표는 올해로 12년째 옻닭을 만들고 있다. 해물탕집을 운영하다가 우연히 시작한 옻닭이 이제는 그녀의 인생 자체가 되었다. 김 대표는 성공 비결을 묻는 말에 단호하게 ‘밥맛’과 ‘정성’을 꼽았다. “처음에는 어르신들이 편하게 드실 수 있게 닭고기를 일일이 손으로 찢어서 내어드렸어요. 지금은 물가가 올라 그렇게 하지는 못하지만, 대신 옻닭 진국으로 지은 찰밥만큼은 타협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이곳 손님들은 찰밥을 ‘명품 밥’이라 부른다. 옻닭 국물의 영양이 고스란히 밴 윤기 흐르는 찰밥은 그 자체로 보약이다. 식당에서 밥이 남아 싸가는 풍경은 생소하지만, 이곳에서는 흔한 일이다. 집에 가서도 그 밥맛을 잊지 못해 남은 밥을 소중히 챙겨가는 손님들이 부지기수라고 한다. 옻은 예로부터 ‘천하의 명약’이라 불렸지만, 독성 때문에 꺼리는 이도 많다. 하지만 김 대표의 참옻닭은 다르다. 비결은 철저한 건조와 정직한 조리법에 있다. 충북 제천 자연산 참옻나무를 군위 약재상에서 직송한다. 최소 6개월 이상 바짝 말려 독성을 제거한다. “비법은 간단해요. 다른 첨가물 없이 오로지 잘 마른 참옻나무와 물, 그리고 닭뿐입니다. 센불에서 팔팔 끓이다가 약불로 줄여 4시간을 우려내죠. 그래야 맑고 투명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는 황금빛 진국이 나옵니다.” 여기에 10년 넘게 간수를 뺀 천일염으로 간을 맞춘다. 정제된 소금은 뒷맛을 깔끔하게 하고 건강까지 챙겨준다. 김 대표 스스로가 일주일에 네다섯 번은 이 국물을 마실 만큼 품질에 자신감이 넘친다. “제가 12년간 이 일을 하며 건강을 유지하는 게 바로 이 국물 덕분 아니겠냐”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만 원의 행복, 우리 이웃을 위한 보양식입니다” 금봉 참옻닭의 메뉴는 1만 원이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참옻닭 진국과 고기, 명품 찰밥, 그리고 정갈한 밑반찬까지 내어주며 1만 원을 받는 것은 수익보다는 ‘봉사’에 가깝다. 김 대표의 따뜻한 마음은 식당 밖에서도 이어진다. 몸이 식당에 매여 있어 직접 봉사하러 가지는 못하지만, ‘사랑의 밥차’ 등에 11년째 꾸준히 기부하며 다른 매체에도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그녀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거창한 답변 대신 소박한 진심이 돌아왔다. “별다른 계획은 없어요. 그저 내 몸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이곳을 찾는 분들에게 따뜻하고 맛있는 한 끼를 대접하는 것, 그거면 충분합니다.” /유무근 시민기자

2026-05-10

안동호 쇠제비갈매기 공존협의체 공식 출범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이 지난 6일 국립경국대학교에서 ‘안동 쇠제비갈매기 공존협의체’ 발족식을 열고, 안동호 쇠제비갈매기 보호 및 서식지 보전을 위한 민·관·연 협력 체계를 공식 가동했다. 국내에서 특정 종을 대상으로 한 단독 공존협의체가 구성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에 따르면, 쇠제비갈매기는 202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Ⅱ급으로 지정된 후 체계적인 보전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공존협의체 필요성이 대두돼 왔다. 안동호는 내륙 담수호에서 쇠제비갈매기가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르는 국제적으로도 드문 내륙 담수호형 번식지 였지만 지난 2019년 수위 상승으로 기존 서식지인 ‘쌍둥이 모래섬’이 사라지게 됐다. 이에 환경부와 안동시가 인공 모래섬을 조성했다. 이후 안정적인 번식이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드론과 인공지능(AI) 기반 모니터링 기술을 활용한 첨단 조사와 관리 연구가 진행돼, 연구자가 직접 접근하지 않고도 개체 수와 둥지 상태를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고 있다. 이날 발족식에는 국립생태원, 안동시, 국립경국대, (사)조류생태환경연구소, (사)안동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쇠제비갈매기사랑시민본부 등 5개 기관·단체가 참여해 ‘안동 쇠제비갈매기 보전 합동 선언문’에 서명하며 서식지 보전과 지속 가능한 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공동 협력을 약속했다. 또한, 이번 출범에 따라 협의체는 앞으로 △안동호 쇠제비갈매기 및 서식지 정보 공유 △장기 모니터링 및 연구 협력 △서식지 개선 및 위협 요인 관리 △교육·홍보 및 생태관광 연계 △지역사회 참여 확대 등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정기 간담회와 현장 조사를 통해 관리 방안을 개선하고 중장기 보전 계획도 수립할 예정이다. 최승운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장은 “이번 공존협의체 출범은 지역사회와 행정, 연구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실질적인 멸종위기종 보전 협력체계의 모범 사례”라며 “안동호 쇠제비갈매기의 안정적인 번식 환경 조성과 지속 가능한 생태 보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안동호 쇠제비갈매기 서식은 지난 2013년 경북매일신문이 최초로 보도한 바 있다. 당시 기사에서는 안동호가 국제적으로 드문 내륙 담수호형 쇠제비갈매기 번식지라는 점과,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된 이후 체계적 보전 필요성이 커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후 경북매일신문은 안동호의 인공 모래섬 조성과 안정적인 번식 활동, 그리고 생태관광 자원화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지역사회와 학계의 관심을 환기시켰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6-05-10

민주당 김부겸·오중기 ‘원팀’ 정책 협약식⋯“대구경북 하나로 묶겠다” 행정통합·신공항 공동 전면전 펼쳐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예비후보와 오중기 경북도지사 예비후보가 10일 “대구와 경북은 더 이상 따로 갈 수 없다”면서 대구·경북 공동 발전 전략을 담은 정책 협약을 체결했다. 김 후보와 오 후보는 이날 대구 달서구 김부겸 후보 선거 사무소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대구·경북 공동 발전을 위한 8대 정책 협약을 발표했다. 행사에는 임미애 경북도당 위원장과 허소 대구시당 위원장, 권칠승(경기 화성병)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날 두 후보가 “수도권에 맞서려면 대구경북이 하나의 경제 단위가 돼야 한다”며 발표한 8대 정책은 △대구·경북 행정통합 조기 완성 △TK신공항 국가 핵심사업 격상 및 조기 착공 △맑은 물 공급체계 구축 △광역교통망 혁신을 통한 1시간 생활권 구축 △첨단의료복합단지·공공의대 연계 △반도체·로봇 첨단산업벨트 조성 △북극항로 시대 글로벌 물류허브 구축 △에너지 전환 및 지역산업 혁신 등이다. 김 후보는 이날 “행정통합이 무산되면서 대구·경북은 한 번 기회를 놓쳤다. 그러나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면서 “236만 대구와 250만 경북이 따로 가서는 답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행정통합이 이뤄지면 정부가 조건 없이 연간 5조 원 규모의 지역 지원을 약속하지 않았느냐”며 “그 돈으로 미래 산업과 인프라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K신공항과 관련해서는 “대구·경북이 세계로 나가기 위한 관문”이라며 “국가 책임을 강화해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비상계엄과 내란의 밤을 지나 국민의 선택으로 새 정부가 출범했다. 이제 좌우와 지역주의를 넘어 민생과 미래로 가야 할 시기”라면서 “대구·경북도 더 이상 과거 정치에 머물러선 안 된다. 대구·경북은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할 충분한 잠재력이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번 협약식을 통해 ‘TK 원팀’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허소 위원장은 “이번 협약은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이재명 정부와 함께 지방 주도 성장 모델을 실현하겠다는 약속”이라고 했고, 임미애 위원장은 “대구·경북의 미래를 주민들에게 직접 평가받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5-10

강은희 “장애학생 교육권 강화”⋯특수학교·행동중재교원 확대 공약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예비후보가 장애학생 교육권 강화를 위한 ‘따뜻한 온(On) 특수교육’ 공약을 발표했다. 강 후보는 10일 특수학교 및 특수학급 확충, 개별화교육계획(IEP) 기반 맞춤형 교육 강화, 영유아 장애 조기 발견 및 지원 확대, 행동중재 전문교원 양성 등을 핵심으로 하는 특수교육 지원 정책을 공개했다. 강 후보는 장애학생 교육 접근성을 높이고 중증·중복장애학생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특수학교를 신설하고, 특수학교 수준의 지원이 가능한 ‘특수학교형 특수학급’도 확대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돌봄·치료를 연계한 통합 지원체계 구축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장애학생 맞춤형 교육 강화를 위해서는 장애 특성과 발달 수준을 다면적으로 진단하고, 교사와 학부모 등이 참여하는 ‘개별화교육지원팀’을 중심으로 통합 지원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영·유아 단계 지원도 확대한다. 강 후보는 발달 지연 및 장애 위험군을 조기 발견해 상담·치료·교육으로 연계하는 지원체계를 강화하고, 장애유아 대상 맞춤형 놀이·문화체험 활동 확대를 통해 언어·정서·사회성 발달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특수교육 현장 대응력 강화 방안도 공약에 포함됐다. 강 후보는 학생 문제행동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행동중재 전문교원 300명을 양성하고, 학부모 대상 ‘온맘 리더 부모교육’을 신설해 가정과 학교의 연계 지원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강 후보는 현재 대구시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운영 중인 성인 장애인 대상 중학 학력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을 고등학교 학력인정 과정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강 후보는 “특수교육은 아이 한 명 한 명의 삶과 성장을 책임지는 공교육의 본질”이라며 “장애학생 개별화교육계획(IEP)을 중심으로 장애 특성과 발달 수준, 자립 역량까지 반영하는 맞춤형 특수교육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5-10

민주당 경북도당, 경주 박근영·고령 정석원 단수추천⋯광역·기초 공천 마무리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공관위는 지난 9일 제17차 회의를 열고 기초단체장 2곳과 광역의원 3곳, 기초의원 2곳에 출마할 후보자를 추가로 발표했다. 경북도당 공관위는 이날 후보자 면접을 통해 경주시장에 박근영(전 한국관광학회 이사), 고령군수에 정석원(현 민주당 고령성주칠곡지역위원장)후보를 추가로 단수 추천했다. 이와함께 광역의원 영주시 제2선거구는 최인식(전 영주시의원), 경산시 제4선거구는 장말선(전 경산문화원 운영위원), 영양군선거구는 김대연(전 대한적십자사 영양군협의회장)후보를 공천했다. 기초의원 포항시 아 선거구에는 허종문(현 민주당 포항남울릉지역위원회 부위원장), 구미시 바 선거구에는 이정임(전 구미시 재선 시의원)후보를 각각 단수후보로 추천했다. 경북도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북도내 기초단체장 후보로 모두 18곳에 공천했다. 지난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때 8곳 공천한 것과 크게 대비된다. 지난 지방선거와 비교해 광역의원은 15곳에서 21곳으로, 기초의원은 63곳에서 71곳으로 늘어났다. 한편 지난 5일 안동시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을 위한 순위경쟁 투표 결과 권해숙(현 민주평통 경북협의회 간사)후보가 1위, 김은경(전 국립경국대 초빙교수)후보가 2위, 손애숙(현 민주평통 안동시협의회 자문위원)후보가 3위를 차지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