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장 부지 용도폐지·개발 현장조정회의···집단 고충민원 최종 합의 내년 6월 30일까지 부지 교환·매각 등 처분 방법 결정
속보 = 1992년 국방부에 반환된 이후 해병대 제1사단의 행정재산 성격으로 묶여 활용되지 못한 포항시 북구 장성동 미군저유소 부지(본지 1월 20일 자 5면, 5월 18일 자 2면 보도)가 시민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2024년 2월 집단 고충민원을 접수한 국민권익위원회가 뒤늦게나마 나서서 이해관계 기관과의 합의를 끌어내면서다.
권익위는 20일 포항시 북구 꿈트리센터에서 한삼석 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총장, 장상길 포항시장 권한대행, 김헌 해병대사령부 부사령관, 박성순 해병대 제1사단장, 김희석 국방시설본부 경상시설단장, 최문순 포항사랑 시민모임 회장 등 민원 신청인이 참여한 가운데 ‘현장조정회의’를 열고 2014년부터 해병대훈련장 부지로 지정된 임야 3만616㎡(100필지)를 ‘포항 어린이 테마공원’ 등으로 개발할 수 있게 조정했다. 이날 집단고충 민원 신청인과 관련 기관은 조정안에 이의가 없다는 뜻을 밝히고, 조정서에 서명도 했다.
최종 조정안에는 포항시장, 해병대사령관, 해병대 제1사단장, 국방시설본부 경상시설단장은 6월 30일까지 해당 부지를 국유재산법 등에 따라 교환·매각 등을 협의하기 위해 실무협의 추진단을 구성하고, 내년 6월 30일까지 토지 등의 교환·매각 등에 대한 방법을 협의해 결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민원 신청인인 최무순 포항사랑시민모임 회장은 “오늘은 오랫동안 방치돼 온 장성동 옛 저유소 부지 문제 해결을 위한 첫 문이 열린 날”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이 부지가 시민 품으로 돌아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용석씨는 “60년 전 국가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임야는 3.3㎡당 50원, 전답은100원에 강제 수용됐지만 나라를 위해 쓰인다기에 참고 기다렸다”며 “이제는 그 부지가 포항 시민을 위해 공익적으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삼석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겸 사무총장은 “해병대로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에서도 관심을 두고 지난 4월 현장을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권익위가 조정 내용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2024년 2월 14일 포항사랑시민모임 회원 108명은 권익위에 ‘포항 미군저유소 부지 활용 촉구 민원’을 제기했다. 국방부와 해병대사령부가 훈련장으로 사용하지 않으면서 방치하고 있고, 다른 지역에서는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에 따라 각종 발전사업을 추진하는데도 국방부는 이를 방치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을 담아서다. 이 단체는 미군저유소 부지를 포항시에 반환해 지역이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촉구했다.
포항시는 2031년까지 목표로 5500억 원을 들여 어린테마공원 조성과 재정지원 사업, 민자유치 사업 추진 계획을 세웠지만, 국방부와 해병대사령부는 훈련장으로 등록한 미군저유소 부지를 매각하면 가뜩이나 부족한 훈련장을 포기하는 것이어서 불가능하다고 맞서왔다.
/배준수·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