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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터뷰] 각설이 엿장수·연극배우·방송 MC···‘대게 쏙 빼닮은’ 영덕대게축제 총감독 이재선

26일 개막하는 제29회 영덕대게축제를 기획·진행하는 총감독은 48살의 배우 이재선씨다. 대구 중구 김광석다시그리기길에 있는 지하 1층 극장에서 올리는 1인 단편극 ‘이등병’은 800회를 넘길 정도로 인기다. 지역방송에서도 구수한 사투리로 진정성을 담아 임하기에 팬덤을 형성할 정도다. ‘향토 예능인’으로 통하는 배우이자 방송인이 영덕대게축제 총감독을 맡았다는 자체가 화제가 됐다. 지난 18일 비 내리는 해파랑공원에서 만난 이재선 총감독은 “제 인생 자체가 대게를 쏙 빼닮았기에 이런 기회가 주어졌다”며 활짝 웃었다. 알에서 부화한 뒤 여러 차례 탈피하면서 성장하는 대게와 이재선 총감독의 인생은 쏙 빼닮았다. 고교 졸업 후 스포츠센터 수영강사를 시작으로 PC방 주인, 프로골퍼 지망생, 각설이 엿장수, 이벤트 MC, 늦깎이 연극예술과 대학생, 대구시립극단 단원에 이르렀다. 고정적인 월급에 정년도 보장되는 시립극단 단원이 된 그는 대학 시절 천착한 신체극으로 각종 연극제에서 호평받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공연예술축제인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는 ‘공씨의 헤어살롱’이라는 가면극의 주인공으로 코믹 신체극을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월수입 500~600만 원을 마다하고 늦깎이 대학생을 거쳐 연기자의 꿈을 실현한 보람을 그때 느꼈다. 15년 전에는 대구시립극단에 사표를 냈다. 캐리비안의 해적의 선장 잭 스패로처럼 아내와 딸, 아들을 데리고 지구 반대편인 남미의 콜롬비아로 훌쩍 떠났다. 콜롬비아에서 대학을 졸업한 딸은 다국적 기업에 취업했고, 아들은 건축과 3학년에 재학 중이다. 2015년 3월에는 콜롬비아 가족 여행기를 담은 ‘아싸라비아 콜롬비아!’라는 제목의 책도 냈다. 현재의 이재선 총감독은 여전히 배우, 방송인, 이벤트 기획자 등 ‘멀티맨’의 역할을 하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 같은 삶을 성장을 위한 탈피의 자산으로 삼은 이재선 총감독은 “‘영덕 장터에서 엿을 팔았던 이재선이 대한민국 대표 축제인 영덕대게축제 총감독이 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하며 PT를 시작할 때 울컥 올라오는 게 있었다”라면서 “그런 초심으로 영덕대게축제를 성공시키고 싶다”고 했다. 20년 넘게 엿장수, 이벤트 기획자, 방송인으로 지역의 축제를 경험한 이재선 총감독은 주민과 상인이 만족하는 축제를 꼭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는 “미리 선정한 ‘동행가게’와 ‘가격정찰제 모니터링 봉사단’을 통해 바가지 요금 근절과 친절한 서비스를 보여주면 고객들이 영덕과 영덕대게를 신뢰하고 찾을 것으로 믿는다”라면서 “동행가게 홍보 영상 제작에 직접 진행자로 참여해 홍보한 결과 반응이 너무 좋아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이재선 총감독은 특히 대게 주산지에서 잡는 재미와 먹는 즐거움을 만끽하도록 영덕대게낚시와 통발잡이 체험 등 체험형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했고, 29년 역사와 이야기를 머금은 영덕대게축제를 새롭게 조명하는 공연도 특별하게 준비했다. 이재선 총감독은 “걱정과 설렘 속에 준비한 영덕대게축제가 모두를 행복하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부디 날씨가 도와주길 바란다”고 소원을 말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6-03-22

경북산불 1년, 국가의 길을 묻다

1년 전 경북 북부 산림 10만 4000㏊를 집어삼킨 초대형 산불은 꺼졌지만, 주민들의 삶은 여전히 시커먼 잿더미 속에 갇혀 있다. 국가적 재난 수습을 위해 제정된 ‘산불특별법’은 피해 주민의 일상 복구는 외면한 채 산림 규제를 완화해 민간 자본의 개발 길을 터주는 ‘특혜법’으로 전락했다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의성·안동·영덕 등 피해 현장을 점검한 결과, 주민 10명 중 6명(62.4%)은 여전히 24㎡(약 7평) 남짓한 임시 컨테이너에서 두 번째 봄을 맞고 있었다. 주택 재건축 비용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보상 체계 탓에 전소 피해자의 42.1%는 집 짓기를 포기했다. 산불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들은 수천 평 규모의 공장시설이 전소됐음에도 정부 지원금이 재건 비용의 1~2% 수준에 불과한 법정 지원금 상한액에 묶여 재건은 커녕 도산 위기로 내몰린 상태다. 과수 농가의 상황은 더 처참하다. 묘목을 심어 수확까지 최소 5~7년의 소득 공백이 예상되지만, 특별법 시행령이 보장하는 긴급 생계 지원은 고작 6개월뿐이다. 극심한 주거 불안과 경제적 몰락 속에 피해 주민 87%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의심 수준을 보이는 등 정신적 내상은 깊어지고 있다. 주민들이 생존의 기로에서 신음하는 사이 산불특별법은 산림 규제를 허무는 ‘고속도로’가 됐다. 특별법 61개 조항을 전수 분석한 결과, 주민 지원 조항은 대부분 “지원할 수 있다”는 식의 선언적 재량 규정에 그친 반면 민간 투자자를 위한 조항은 “수용할 수 있다”, “협의가 완료된 것으로 본다” 등 행정 절차를 강제하는 ‘간주·의제’ 규정으로 채워졌다. 특히 환경영향평가 협의가 45일 내 이뤄지지 않으면 자동으로 통과된 것으로 보는 ‘간주 처리’ 조항과 민간 사업자에게 토지 강제 수용권을 부여한 조항은 전례 없는 ‘특례’라는 지적이다. 법 통과 직후 경북도가 청송과 영덕에 골프장 조성을 포함한 개발 프로젝트를 발표하자 전국의 85개 시민단체는 “산불을 빌미로 한 난개발 면죄부”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간벌 위주의 정책이 오히려 화를 키웠다고 지적하며 이제라도 ‘진화’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개발’ 중심에서 ‘존엄한 회복’으로 국가 재난 대응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잿더미 위에서 주민들은 묻는다. 국가가 말하는 ‘특별한 지원’은 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3-22

대구·경북 22일 구름 많고 큰 일교차⋯건조 속 화재 주의

대구·경북은 22일 구름이 많은 가운데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큰 하루가 되겠다. 대구지방기상청은 이날 낮 최고기온이 15~20도라고 예보했다. 건조특보가 발효된 대구(군위 제외)와 경북 안동, 포항 등에서는 대기가 매우 건조하겠다. 바람도 다소 강하게 불면서 작은 불씨가 큰불로 번질 수 있어 산불 및 각종 화재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미세먼지 농도는 ‘보통’ 수준으로 예상된다. 해상에서는 동해 앞바다의 물결이 0.5~1.0m로 일겠고, 해안선에서 약 200㎞ 이내의 동해 안쪽 먼바다에서는 파고가 0.5~1.5m로 전망된다. 이번 주는 대체로 흐린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뚜렷한 비 소식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23일은 대체로 맑고 일교차가 큰 날씨가 이어지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7도, 낮 최고기온은 13~21도로 예보됐다. 아침 기온이 0도 안팎까지 떨어지면서 일교차가 15~20도로 크게 벌어질 것으로 보여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또 이날 오후부터 밤사이 동해안을 중심으로 순간풍속 시속 55㎞(초속 15m) 안팎의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있겠으니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미세먼지 농도는 ‘보통’ 수준을 유지하겠다. 동해와 남해 앞바다의 물결은 0.5~2.0m로 일겠고, 해안선에서 약 200㎞ 이내의 동해 안쪽 먼바다에서는 파고가 0.5~2.5m로 예상된다. 24일은 대체로 흐리겠고 울릉도·독도는 맑다가 오전부터 차차 흐려지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7도, 낮 최고기온은 13~19도로 전망된다. 25일은 대체로 흐리다가 오후부터 차차 맑아지겠으며 아침 최저기온은 1~7도, 낮 최고기온은 14~19도로 예보됐다. 26일은 맑은 가운데 아침 최저기온은 2~9도, 낮 최고기온은 14~22도로 예상된다. 27~28일은 구름이 많거나 흐린 날씨가 이어지겠다. 아침 기온은 2~10도, 낮 기온은 13~22도로 평년(최저기온 1~7도, 최고기온 14~19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전국 내륙을 중심으로 새벽부터 아침 사이 서리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며 “농작물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3-22

“철강은 안보다”···포스코·현대제철 노조, 국회서 공동전선 구축

대한민국 철강산업 위기를 ‘국가산업안보 비상사태’로 규정한 노동계가 처음으로 한목소리를 냈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과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항지부 현대제철지회는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철강산업은 단순 산업이 아닌 국가 안보의 핵심”이라며 정부의 즉각적인 정책 대응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는 이상휘·권향엽·김정재·이인선·강명구·김장겸 국회의원과 김성호 포스코노동조합 위원장, 송재만 포항 현대제철지회장 등이 참석했다. 노조는 현재 상황을 ‘경기 침체 수준을 넘어 산업 생태계 붕괴 위기’로 진단했다. 글로벌 수요 둔화와 공급 과잉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가운데, 탄소중립 정책에 따른 배출권 비용과 산업용 전기요금 상승이 동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동발 리스크로 인한 유가·환율 상승까지 겹치며 “국가 기간산업 존립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양대 노총 소속이자 업계 1·2위 사업장 노조가 함께 나선 점을 두고 “경쟁과 진영을 넘어선 역사적 선택”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노조는 “철강은 방산·자동차·조선·건설 등 전 산업의 뿌리이자 공급망 핵심”이라며 “철강 붕괴는 곧 국가 경제와 안보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의 정부에 3가지를 요구했다. 먼저,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 완화다. 노조는 “전력비 비중이 절대적인 산업 구조상 전기료 폭등은 곧 생존 문제”라며 에너지 비용 지원 정책을 촉구했다. 또, 탄소배출권 제도의 합리적 개선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일방적 규제는 친환경 전환을 가로막는 장벽이 되고 있다”며 업계 상황을 반영한 할당 기준 재설계를 요구했다. 수소환원제철 등 친환경 철강 기술에 대한 국가 차원의 투자도 촉구했다. 노조는 “주요 철강국은 대규모 재정 지원으로 기술 전환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국내 역시 R&D와 인프라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금이 철강 안보를 지킬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노·사·정 협의체 구성을 통해 실질적인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호 위원장과 송재만 지회장은 공동 낭독문에서 “현장 노동자들이 먼저 연대의 손을 내밀었다”며 “정부가 철강산업을 국가 산업안보의 핵심으로 인식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응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6-03-19

“호미곶항 정비공사 설명회 4차례”···끊긴 전달체계, 해녀는 몰랐다

속보 = 2021년 4월 시작한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대보항 일대 ‘호미곶항 정비공사’에 따른 환경 변화로 채취물 급감을 호소하는 해녀들(본지 3월 17일 자 1면 보도)에게는 공사 추진 과정에서 의견 반영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주민설명회 등의 의견 수렴 절차는 진행했지만, 바다에서 생계를 잇는 해녀들에게는 공사 내용과 공사에 따른 영향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전달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19일 경북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주민설명회는 2018년 2차례, 2019년 1차례, 2020년 1차례 진행됐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은 이후에도 어촌계장과 선주협회 등을 통해 지속해 의견을 청취해 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달은 어촌계와 선주협회 등 대표 단위 중심으로 이뤄졌다. 해녀 정미자씨(76)씨는 “바다 일은 대부분 어촌계 중심으로 움직인다”라면서 “공사 같은 것도 어촌계를 통해 이야기 듣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그런 설명을 제대로 들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해자씨(85)씨는 “공사가 진행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작업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공사라는 설명은 듣지 못했다”며 “나중에 생산량이 줄어든 뒤에야 상황을 알게 됐고, 처음부터 알았다면 대응할 수 있었을 텐데 시점을 놓쳤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바다 특성상 영향 범위를 특정 구간으로 한정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해녀들은 “위쪽부터 바깥 물등대까지 전부 우리가 작업하는 바다”라며 “공사가 한쪽에서 이뤄져도 물살을 타고 영향이 퍼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해녀들은 생산량 감소를 겪고 어촌계를 통해 문제를 제기했지만,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탓에 대응 시점을 놓쳤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뒤늦게 이야기해도 달라지는 게 없었다”고 말했다. 서덕준 구만1리 어촌계장은 “주민설명회에 선주협회와 어촌계 등은 참석했지만 해녀 등 생산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며 “공사 추진 과정에서 해녀들이 뒤늦게 상황을 알게 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 계장은 “해녀들이 피해를 호소하자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생산 관련 자료를 정리해 전달했고, 피해 입증을 위해 필요한 자료 확보를 도왔다”고 해명했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은 절차상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해수청 관계자는 “주민설명회 개최와 관련해 지자체와 어촌계·수협 등에 공문을 보내 주민 참여를 안내했다”고 밝혔다. 글·사진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6-03-19

흑백요리사 셰프도 줄 섰다⋯1095일 기다려야 맛보는 ‘지독한 장맛’

와인에 프랑스 보르도가 있다면 한국 장(醬)에는 포항 죽장연이 있다. 해발 450m 고지대, 낮과 밤의 기온 차가 15도를 넘나드는 이곳의 서늘한 바람은 잡균의 침입을 막고 발효의 속도를 늦춘다. ‘빨리빨리’가 미덕인 시대에 죽장연이 굳이 1095일이라는 지독한 숙성 시간을 고집할 수 있는 건 오직 이곳의 기후와 환경만이 허락한 ‘느림의 미학’ 때문이다. 국내 미쉐린 스타 셰프들이 영하의 칼바람을 뚫고 이 오지 산골을 직접 찾는 이유도 바로 이 대체 불가능한 ‘죽장 테루아(Terroir·환경적 특성)’에 있다. 19일 오전 포항시 북구 죽장면 상사리 산자락. 장독대 곳곳에서 항아리 뚜껑 여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 지푸라기에 불을 붙여 옹기 속 잡균을 태워내는 매캐한 연기가 걷히자 10여 명의 작업자가 달려들었다. 일 년 농사의 서막 ‘장 담그기’ 현장이다. 항아리에 들어가기 전 메주는 혹독한 목욕을 거친다. 수개월간 볏짚에 매달려 발효되며 묻은 먼지를 솔로 일일이 털어내고 흐르는 물에 씻어낸다. 죽장의 칼바람 아래 다시 몸을 말린 뽀얀 메주 20개가 옹기 바닥에 차곡차곡 박혔다. “물 들어갑니다!” 소리와 함께 투명한 소금물이 폭포처럼 쏟아졌다. 죽장의 기후가 허락한 ‘황금 염도’ 18%의 소금물이다. 물이 차오르면 빨간 고추와 검은 숯, 대추가 던져졌다. 마지막은 얇게 깎아낸 대나무살이 장식했다. 탄성 있는 대나무를 격자로 엮어 입구에 고정하자 소금물 위로 뜨려던 메주들이 묵직하게 가라앉았다. 이 옹기 속으로 몸을 던진 메주 7000개에는 ‘이력’이 새겨져 있다. 마을 주민들이 재배한 햇콩을 참나무 장작불 무쇠 가마솥에서 3시간 삶고 7시간 뜸 들여 정성으로 빚어낸 것들이다. 가로 11cm, 세로 17cm 규격에 무게 약 1.5kg으로 성형된 메주들은 지난 70일간 15~26°C(습도 40~60%)를 오가는 발효실에서 노랗고 푸른 곰팡이를 속까지 꽉 채웠다. 항아리에 갇힌 메주는 이제 60일간의 ‘동거’를 통해 제 몸을 녹여낸다. 소금물 안에서 발효가 일어나며 딱딱했던 메주가 흐물흐물해지면 비로소 된장과 간장으로 나뉘는 ‘장 가르기’를 한다. 메주 덩어리는 건져내 치대어 된장으로 만들고 갈색으로 변한 소금물은 맑게 걸러 간장이 된다. 죽장연은 여기서 다시 3년의 숙성을 더해 맛의 밸런스를 완성한다. 작업자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린 죽장연 정연태 대표의 손은 거칠었다. 2500개의 항아리 하나하나를 살피는 그의 눈빛에는 단호함이 서려 있었다. 정 대표는 “우리가 만드는 장에는 특별한 기교나 기술이 없다. 상사리 주민들이 키운 콩을 사고 깨끗이 씻어 말린 메주를 죽장의 바람과 햇볕에 맡길 뿐”이라며 “화학 첨가물 한 방울 넣지 않고 정직하게 자연환경을 이용해 기다리는 것 그것이 우리 장맛의 유일한 힘”이라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3-19

포항 영일만 ‘어선 화재’ 가상 훈련⋯민·관·군, 야간 입체 구조 펼쳐

포항해양경찰서는 지난 18일 포항 영일만항 인근 해상에서 해병대, 지자체, 해양재난구조대 등 관계기관과 함께 ‘2026년 제1차 민·관·군 합동 수난대비 기본훈련’을 실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훈련은 일몰 전후 야간 취약 시간대의 사고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지난 1월 어선 화재 당시 선원 전원이 구명뗏목으로 자력 탈출해 구조된 실제 성공 사례를 모델로 삼아 훈련의 실전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훈련은 조업 중인 어선에서 화재가 발생, 선원들이 한국형 구명뗏목(ISO 9650)을 이용해 탈출한 긴박한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다. 해경 함정의 서치라이트와 해병대 해안경계대대의 열상감시장비(TOD)를 연계해 어둠 속 사고 지점을 신속히 포착하는 입체적 수색 체계를 점검했다. 이어 구조 세력은 실제 사고에서 결정적 역할을 했던 구명뗏목의 팽창 상태와 야간 가시성 등 장비 신뢰성을 확인했다. 뗏목 내 고립된 선원들을 안전하게 구조하는 과정을 통해 민·관·군의 긴밀한 공조 체계도 재확인했다. 포항해경 관계자는 “실제 구조 사례를 훈련에 접목해 대원들의 실전 대응 감각을 높였다”며 “앞으로도 취약 시간대 사고에 대비한 합동 훈련을 지속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3-19

항만 보안관의 ‘매의 눈’⋯신항 내 불법 해산물 포획범 잡았다

항만 출입 차량을 검문하던 보안관리관의 세심한 관찰력이 불법 수산물 포획범을 붙잡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포항해양경찰서는 포항신항에서 발생한 불법 수산자원 포획 행위를 신고해 검거에 기여한 포항신항해양사무소 소속 항만보안관리관(청원경찰) 이상윤 씨에게 표창을 수여했다고 18일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 10일 포항신항 출문에서 차량 검문을 하던 중 차량 내부에 실린 잠수장비와 함께 소라, 멍게, 전복 등 다량의 해산물을 발견했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이 씨의 신속한 신고로 출동한 해경은 현장에서 불법 포획 사실을 확인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포항신항 내 수중 안전 점검 작업을 하던 잠수부들로 작업 중 몰래 채취한 수산물을 외부로 반출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수산자원관리법에 따라 비어업인이 잠수장비 등을 이용해 수산동식물을 포획·채취할 경우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근안 포항해경서장은 “항만 보안관의 투철한 신고 정신이 수산자원 보호와 항만 질서 확립에 큰 도움이 됐다”며 “앞으로도 유관기관과 협력해 항만 내 불법 행위를 근절하겠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3-18

대구·경북 농협 18곳 ‘벼 육묘·신기술 협의회’ 출범

대구·경북 지역 농협들이 벼 재배 신기술 확산과 농촌 인력난 해소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 경북농협은 지난 17일 농협경북본부에서 ‘벼 육묘·신기술 대구경북협의회’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협의회는 벼 공동육묘장 설치·운영 확대와 드문모심기 등 신기술을 활용한 벼 재배 활성화를 목표로 회원 농협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협의회에는 18개 농협이 참여했으며, 초대 회장으로 의성군 다인농협 송강수 조합장이 선출됐다. 부회장은 경주시 외동농협 이채철 조합장, 감사는 상주시 외서농협 김광출 조합장이 맡는다. 이날 총회에서는 임원진 선출과 함께 올해 사업계획 및 예산안도 확정됐다. 송강수 회장은 “공동육묘장 활성화와 드문모심기 등 신기술 보급을 통해 농촌의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적극적인 농정활동으로 관련 제도 개선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김주원 경북농협 본부장은 “협의회에 참여한 18개 농협이 같은 마음으로 힘을 합쳐 농업인의 일손 부족 해소와 소득 증대 기반 마련에 앞장서길 기대한다”며 “경북농협도 육묘장 사업 활성화와 드문모심기 기술 보급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협의회 출범으로 대구·경북 지역 벼 재배 현장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6-03-18

“회사보다 학군”⋯ 대구 수성구로 몰리는 교육 이주, 사교육비 부담은 ‘최고 수준’

대구 수성구가 ‘대구판 강남’으로 불리는 현상이 현실로 굳어지고 있다. 자녀 교육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이른바 ‘교육 이주’가 확산되면서 지역의 인구 흐름과 주거 시장, 사교육 구조까지 빠르게 재편되는 모습이다. 최근 수성구로 이사한 40대 학부모 A씨는 “직장과의 거리가 멀어졌지만 교육 환경을 고려해 이사를 결정했다”며 “아이를 위해서라면 생활 불편은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학군을 중심으로 거주지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면서 수성구 쏠림 현상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5만 8000원으로 전년보다 감소했다. 그러나 사교육에 실제 참여한 학생 기준으로는 월평균 60만 4000원으로 증가하며 처음으로 60만 원을 넘어섰다. 특히 고등학생의 경우 월 70만 원대 후반 수준까지 올라 입시 시기에 비용 부담이 집중되는 구조가 확인됐다. 전체 평균이 감소한 것은 학생 수 감소와 일부 참여율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학부모들이 체감하는 부담과는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수성구에서 더욱 극단적으로 나타난다. 지역 학원가에 따르면 고3 수험생의 경우 주요 과목 수강과 입시 컨설팅을 포함한 사교육비가 월 150만~200만 원 수준까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국어·영어·수학만 해도 기본 100만 원이 넘는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오갈 정도다. 일정 수준 이상의 사교육비는 선택이 아닌 필수 지출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수성구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단순한 비용 수준 이상의 구조적 특징이 자리하고 있다. 학원 밀집도, 외부 지역 학생 유입, 입시 중심 교육 시스템, 고액 프로그램 확대 등 교육 환경 전반이 서울 강남과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성구 일대 학원 수는 약 3000개에 달해 비수도권 최대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일부 학원은 수도권 유명 강의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사실상 ‘강남식 교육 시스템’을 지역에 이식한 구조를 갖췄다는 평가다. 교육 쏠림 현상은 주거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성구는 대구에서 아파트 가격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로, 특정 학교 인근 단지를 중심으로 ‘학군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자녀의 학령기에 맞춰 수성구로 이주하는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집값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구 흐름에서도 차이가 확인된다. 대구 전체적으로는 인구 감소가 지속되고 있지만 수성구는 상대적으로 유입이 유지되는 지역으로 꼽힌다. 교육을 중심으로 인구가 재편되는 모습은 서울 강남권과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집중 현상이 지역 간 격차를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과 인구, 자본이 특정 지역에 몰리면서 다른 지역과의 교육 여건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교육비 상승이 단순한 가계 부담을 넘어 지역 양극화 심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수성구는 대구에서 가장 높은 교육 경쟁력을 갖춘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동시에 학부모에게 가장 큰 경제적 부담을 요구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한 학부모는 “아이를 위해 선택한 곳이지만 사교육비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이 흐름이 계속된다면 감당하기 어려운 가정도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3-17

해상풍력 개발, 국가 주도 ‘계획입지’로 전면 개편···26일 해상풍력법 시행

앞으로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정부가 적합한 입지를 사전에 발굴하는 계획입지 제도가 도입되고, 범정부 차원의 통합 기구를 통해 인허가 절차를 한꺼번에 처리하게 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해상풍력법)’ 시행령이 17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26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번 시행령은 지난해 제정된 ‘해상풍력법’의 구체적인 실행 지침을 담았다.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개별 민간 사업자가 입지를 발굴하고 인허가를 추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지만, 앞으로는 정부가 주도하는 ‘계획입지’ 체계로 전면 개편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전력계통, 군 작전성, 주민 수용성 및 복잡한 인허가 절차로 인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질서 있는 해상풍력 개발과 보급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번 시행령은 △해상풍력발전위원회의 구성·운영 △해상풍력발전 예비지구 지정 절차 △민관협의회 구성 및 운영 △해상풍력발전사업자 선정 절차 △환경성 검토 절차 등 해상풍력 계획입지 제도의 구체적인 운영 기준을 규정하고 있다. 해상풍력법의 핵심은 해상풍력 사업 전 과정에 대한 정부의 공적 책임을 강화한 것이다. 먼저 국무총리 소속의 ‘해상풍력발전위원회’를 신설해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하고 예비지구·발전지구 지정 등 계획입지 전반의 주요 정책을 심의하고 의결한다. 또, 정부가 선제적으로 해상풍력 적합 입지를 발굴하고 검토한다. 풍황, 어업활동·환경에 미치는 영향, 해상교통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예비지구’를 지정하고, 이후, 경제성, 수용성, 계통 등을 검토해 ‘발전지구’로 확정한다. 이 밖에도 발전지구 내 사업자로 선정되면 관련 법령에 따른 인허가 절차를 일괄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해 사업 추진 절차의 효율성을 높인다. 지방정부는 민관협의회 운영을 통해 주민 수용성 확보 및 이익공유 방안 등을 논의하며, 위원으로 어업인·주민 대표가 전체의 2분의 1 이상 참여하도록 의무화한다. 정부는 법 시행일인 26일부터 제도 운영을 위한 후속 조치에 착수한다. 해상풍력발전위원회와 실무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해 범정부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관계부처 및 지방정부와 협력해 해상풍력 발전 입지 여건과 지자체의 추진 의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내에 1차 예비지구 후보지를 발굴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법령에서 위임한 환경성 평가 세부 기준과 기존 사업자 및 집적화단지의 편입 기준 등을 담은 하위 고시를 연내에 단계적으로 마련한다. 한편,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입지를 발굴하고, 지역주민·어업인·지자체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회를 통해 주민 수용성을 확보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추진하는 구역인 ·재생에너지 해상풍력 집적화단지’ 지정에 실패한 포항시는 해상풍력법 시행에 따른 국가 주도 해상풍력 사업 예비지구 지정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6-03-17

[르포] “성게·전복 씨가 말랐어요”···포항 호미곶 해녀들, ‘호미곶항 정비공사’ 피해 호소

지난 15일 포항시 남구 구만1리 마을회관에 모인 구만1리와 대보2·3리 나잠어업인 30여 명은 일제히 가슴을 내리쳤다. 40년 이상 물밑에서 생계를 이어온 70~80대 해녀들은 ‘호미곶항 정비공사’ 이후 성게와 전복 등 채취물이 급감해 생계가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오래된 방파제 등을 제거하거나 새로 만드는 정비공사 과정에서 백화현상 등 바다 환경이 달라졌고, 성게·전복이 모이던 핵심 작업장 일부까지 매립되면서 삶의 터전을 잃고 있다고 주장했다.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대보항 일대에서는 313억4200만원 규모의 호미곶항 정비공사가 2021년 4월 시작됐고, 올해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공사 현장은 해녀들의 터전과 불과 150~400m 거리에 있다. 구만1리 최고령 해녀 이해자씨(85)는 “보라성게와 말똥성게, 전복을 잡아 평생 먹고살았다”라며 “평소 1주일 하던 성게 작업을 작년에는 사흘밖에 못 했다”고 털어놨다. 김춘희씨(80)는 “5kg, 10kg씩 잡던 성게를 1kg도 못 잡는 날이 많다”며 “성게 작업 수입도 예전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해녀들은 공사 이후 바닷속 환경이 확연하게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서정순씨(77)는 “공사하면서 시멘트 물이 돌고 바닥에 백화현상이 나타났다”며 “예전에는 성게와 전복이 많이 나던 바닥이었는데 지금은 환경 자체가 달라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전에는 큰 성게 하나를 잡으면 주변에 손톱만 한 새끼 성게들이 깔려 있었는데 요즘은 작은 것조차 잘 보이지 않는다”며 “잡아봐도 알이 시커멓게 변해 있고 예전처럼 노랗게 차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끼가 있어야 다음 해에도 잡을 수 있는데 지금은 번식 자체가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미자씨(76)는 “구만1리 쪽 바다는 물살이 센 곳이라 성게와 전복이 물 흐름을 타고 내려오다 마지막으로 붙는 자리가 있는데 그 핵심 작업장이 공사 구간과 겹치면서 일부 매립됐다”고 밝혔다. 또 “공사를 하면서 모래나 자갈, 시멘트 같은 것들이 바닥에 쌓이면서 오염이 생겼다”며 “바다 바닥에 풀이 자라야 성게나 전복이 먹이를 먹고 살 수 있는데 지금은 마치 바닥에 시멘트를 발라 놓은 것처럼 돼 물건들이 서식을 못 한다”고 했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 어항건설과 조준우 계장은 “해녀들이 주장하는 바다 자원 감소는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다”며 “공사 때문인지, 자원 고갈 등 다른 원인 때문인지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그는 “호미곶항은 어항구역으로 설정된 곳이라 법적으로 양식 행위를 할 수 없고, 채취 행위도 제한되는 구역”이라며 “지자체 요청으로 어민들이 어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시설을 만들어 주는 어항 정비사업은 어업 피해 보상을 전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6-03-16

부산은 영화·축제 도시로 도약하는데 대구는?⋯ ‘수성못 수상공연장’이 필요한 이유

지방 도시 경쟁력은 이제 ‘문화’와 ‘관광’이라는 콘텐츠에서 결정되는 시대가 됐다. 영화와 축제를 앞세워 문화도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는 부산과 달리 대구는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찾는 상징적 문화 공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흐름 속에서 대구 수성구가 추진 중인 ‘수성못 수상공연장’은 단순 공연시설을 넘어 대구 문화도시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인프라가 될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부산은 대표적인 문화도시 전략 사례로 꼽힌다. 아시아 최대 영화 축제인 부산국제영화제를 중심으로 도시 브랜드를 구축해 왔다. 영화제 기간 해운대와 영화의전당 일대는 세계 영화인과 관람객이 모이는 문화 중심지로 변하고, 영화의전당은 상영시설을 넘어 공연과 축제, 각종 문화행사가 이어지는 복합 문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최근 대형 문화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산 북항 재개발지에 약 1800석 규모의 부산 오페라하우스가 2027년 개관을 목표로 건립되고 있다. 부산시는 오페라하우스와 부산콘서트홀 등 문화시설을 연계해 북항 일대를 해양·문화 복합지구로 조성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국제 행사와 대형 공연시설, 해양 관광 자원을 결합해 도시 브랜드를 강화하는 1구상이다. 반면 대구는 공연시설 자체는 적지 않지만 시민과 관광객이 일상적으로 찾는 대형 야외 문화 공간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와 대구콘서트하우스 등의 공연장이 있지만 관광과 문화가 결합된 대표 공간이라고 하기엔 부족한 면이 있다. 이 때문에 시민이 자연스럽게 모이고 공연과 축제가 이어지는 상징적 문화 공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런 논의 속에 수성못 수상공연장은 대구 문화 인프라 전략의 중요한 대안으로 거론된다. 수성구는 대구를 대표하는 관광지인 수성못에 약 2500석 규모의 수상공연장을 조성해 오페라와 클래식, 대중 공연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선보이는 공연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수변 공간과 공연이 결합된 문화시설은 세계 주요 도시에서도 관광 자산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자연 경관과 공연이 어우러진 공연장은 야간 관광과 축제 활성화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관광지로 자리 잡은 수성못에 공연 인프라가 결합될 경우 문화와 관광이 함께 작동하는 도시 명소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사업 추진 과정에서 공연장 규모에 따른 교통 문제와 예산 타당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문화 인프라 투자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역 문화정책 전문가들은 “지방 도시 경쟁력은 산업뿐 아니라 문화 공간에서 갈리는 경우가 많다”며 “수성못처럼 이미 시민과 관광객이 찾는 공간에 공연 인프라가 결합되면 도시 이미지와 관광 경쟁력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가 문화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찾고 문화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축적되는 상징적 공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문화도시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대, 대구 역시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찾는 문화 거점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3-16

한국신문협회 디지털협의회 ‘뉴스 제공 계약 가이드라인’ 세미나 개최

한국신문협회 산하 디지털협의회(회장 신한수·서울경제 부국장)는 오는 19일 오후 3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AI 시대 저널리즘 가치 보호를 위한 뉴스 제공 계약 가이드라인’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번 세미나는 AI 시대에 부합하는 공정한 뉴스 이용 기준을 확립하고, 언론과 AI 산업이 상생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미디어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했다. 세미나는 신한수 회장의 ‘언론사-AI기업 상호 발전을 위한 뉴스콘텐츠 이용 방안’ 기조 설명으로 시작된다. 이어 퍼블리시 김위근 최고연구책임자가 ‘언론사-AI 기업 간 뉴스 제공 계약 가이드라인’을 주제로, 표준계약서의 주요 내용과 제정 배경, 계약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실무적 사항들을 발표한다. 지정토론에서는 뉴스 저작권 관련 심층 논의가 이뤄진다. 법무법인 민후 양진영 대표변호사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뉴스 저작권 분쟁 현황과 해외의 입법·규제 동향을 분석하며 향후 전망을 분석한다. 연합뉴스 이광빈 AI콘텐츠부장은 변화하는 뉴스 활용 환경 속에서 언론사 차원의 기술적 대응 전략을 공유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최영진 저작권정책과장은 AI 시대 뉴스 저작권 보호를 위한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 방향을 제안할 계획이다. 사회는 경기대 홍성철 미디어영상학과 교수가 맡는다. 참가 문의는 한국신문협회 디지털협의회 사무국으로 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3-16

최고 2만4000% ‘살인 이자’ 챙긴 일당 실형 선고

법원이 연 최대 2만4천%에 달하는 살인적인 고리를 챙긴 일당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춘천지방법원은 15일 형사3단독 박동욱 판사가 대부업법과 전자금융거래법,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A(43)씨 등 5명에게 징역 8개월∼1년 8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부업 등록을 하지 않은 채 대출 중개 사이트에 ‘비대면 신속 대출‘ 광고를 보고 연락한 피해자들과 대부계약을 맺은 뒤, 피해자들로부터 얼굴이 나온 사진이나 지인 연락처를 받아 불법으로 돈을 받아내는 범죄조직에 가담했다. 이들은 2024년 11월 30만원을 5일간 빌려주고 원금과 이자 구실로 60만원을 상환받아 연 7300%의 이자를 갈취하는 등 이듬해 4월까지 83회에 걸쳐 1600%에서 최대 2만4000%에 달하는 이자를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피고인들은 범행 기간 중 일부는 대부업 등록을 했으므로 불법사금융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대부업체 명의로 대부계약을 맺지도 않았고, 대부계약 체결과 대여·변제 과정에서 대포폰과 대포계좌를 사용한 점을 근거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판사는 판결문에서 “미등록 대부업을 영위하면서 매우 높은 이율의 불법적인 이자를 착취하는 데 그치지 않고, 범죄수익을 가장한 이 사건 범행은 금융거래 질서를 저해하고 경제적으로 취약한 채무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더 가중하는 등 사회적 폐단이 크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3-15

대구·경북 15일 흐림⋯주 중반 비 소식·큰 일교차 이어져

대구·경북은 15일 대체로 흐리다가 밤부터 일부 지역에 비가 내릴 전망이다. 대구지방기상청은 이날 경북 북동 산지에는 오후부터 곳에 따라 0.1㎜ 미만의 빗방울이 떨어지거나 0.1㎝ 미만의 눈이 날리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낮 최고기온은 10~14도의 분포를 보이겠다. 미세먼지 농도는 청정한 동풍 기류 유입의 영향으로 ‘좋음’~‘보통’ 수준을 보이겠다. 해상에서는 동해 앞바다의 물결이 0.5~2.0m로 일겠으며, 해안선에서 약 200㎞ 이내의 동해 안쪽 먼바다에서도 파고가 0.5~2.0m로 예상된다. 이번 주 대구·경북은 대체로 흐린 날씨 속에 낮과 밤의 기온 차가 15도 안팎으로 크게 나타날 전망이다. 월요일인 16일은 가끔 구름이 많은 날씨를 보이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5도, 낮 최고기온은 11~17도로 일교차가 크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17일은 대체로 흐리겠으며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6도, 낮 최고기온은 13~19도의 분포를 보이겠다. 18일은 흐린 가운데 늦은 새벽부터 오후 사이 비가 내리겠다. 경북 남부 동해안은 저녁까지 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울릉도·독도는 늦은 오후부터 저녁 사이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침 최저기온은 2~8도, 낮 최고기온은 11~14도로 전망된다. 19일은 구름이 많은 날씨가 이어지겠으며 아침 최저기온은 3~7도, 낮 최고기온은 9~16도로 예보됐다. 다만 기압골의 발달과 위치, 이동 속도 등 주변 기압계 변화에 따라 강수 구역과 시점, 강수 형태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20~21일은 아침 기온이 영하 1~8도, 낮 기온은 11~18도로 평년(최저기온 1~5도, 최고기온 12~16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낮 기온이 오르며 포근하겠지만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크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새벽부터 아침 사이 일부 지역에는 안개가 끼고, 곳에 따라 빗방울이나 눈이 날릴 수 있는 만큼 교통안전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3-15

포항시 송라면 조사리 일대 농지, 골재채취 후 원상복구 않아 농민 ‘분통’

포항시 북구 조사리 일대 농지가 골재채취 사업 종료 후에도 원상복구 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 지주와 인근 주민들은 사업자가 농사도 짓지 못하도록 해 놨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문제가 된 농지는 조사리 378번지 5필지 약 1만3000㎡(약 4000평) 규모다. 이 땅은 골재채취 사업자가 지난 2023년 3월 허가를 받아 약 1년 동안 작업을 진행했다. 이 업자는 기간 내 작업을 완료하지 못하자 6개월의 연장 허가를 받은 뒤 농지 소유자에게 임대 연장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간 갈등이 발생하는 바람에 계약에 실패, 결국 사업이 중단됐다. 사업자 측은 이후 농지 복구도 해주지 않은 채 현장에서 발을 빼버렸고, 관리는 물론 정리가 안된 해당 부지에는 현재 무성히 자란 잡풀 등만 뒤엉켜 있다. 이로 인해 지주는 본격적인 영농철임에도 경작도 하지 못하는 등 적잖은 경제적 피해를 입고 있다. 지주 A씨는 “골재채취가 끝난 뒤 즉시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복구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가 없다”며 “비옥했던 땅이 훼손돼 농사가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고 분노를 터뜨렸다. 그는 사업자가 추진 과정에서 불법, 탈법을 일삼았다고 고발했다. 해당 사업자가 골재채취 허가권이 없자 울진의 모 업체 명의를 빌려 진행했는가하면 1년 동안 상당한 매출 누락도 있었다며 탈루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골재 운반 시 공사장 인근 하천 제방을 임의로 절개해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조사리 주민들도 이 사업자의 무책임을 비난했다. 주민 B씨는 “업체는 골재차량이 드나들 수 있도록 제방 둑 두 곳을 파손시킨 후 이용했다”며 “공공시설물인 제방을 무단으로 훼손한 것은 도덕적 해이를 넘어선 범법 행위”라고 지적했다. 지주와 조사리 주민들은 포항시 등 관리 관청의 미온적인 대응이 사태를 키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사업자의 불-탈법 행위를 방치했고, 결과적으로 농민들의 피해만 가중됐다는 비판이다. 지주와 조사리 주민들은 “골재채취업자들의 횡포로 포항 지역 여러 곳에서 농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면서 “당국은 지금이라도 철저히 조사해, 불법 골재채취나 명의 대여 등 탈법 행위가 확인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진호선임기자 fair199500@kbmaeil.com

2026-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