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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 삶 경험하며 인생의 눈 넓혔죠”

연합뉴스
등록일 2013-06-05 00:03 게재일 2013-06-0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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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직장의 신`서 무정한 역 이희준
지난달 21일 막 내린 KBS 2TV 월화극 `직장의 신`은 여러 가지 의미로 화제작이었다.

국내에도 많은 팬을 거느린 일본 드라마 `파견의 품격`의 리메이크작이라는 점이나, 그동안 방송가에서 다루지 않은 비정규직 문제를 정면으로 해부한 `드라마`라는 점에서다.

드라마는 이처럼 가볍지 않은 소재를 택했음에도 주인공 미스김(김혜수 분)을 중심으로 개성 넘치는 인간군상을 해학적으로 그려내며 `웃음`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이러한 인물 가운데에는 극 중 와이장 팀장 무정한도 포함돼 있다.

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연기한 배우 이희준(34·사진)을 만났다.

“우리나라의 계약직과 정규직을 구체적으로 다룬 작품이 없어서, 의미가 있겠다 싶었어요. 식품 회사에 실제로 다니는 친한 친구가 있는데, 그들의 일상도 궁금했거든요.”

주로 대학로 연극 무대에서 관객과 호흡하다 KBS 2TV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그는 `전우치`에 이어 `직장의 신`까지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정신없이 달려왔다.

그래도 타인의 인생을 살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배우를 하는 게 감사하다”는 그는 천상 연기자였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힘든 일을 경험해 볼 수 있었죠. 인생의 눈이 넓어진 것 같아요.”

처음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는 최근 촬영에 들어간 영화 `결혼전야`의 출연이 이미 예정돼 있을 때였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너무나 재미있어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는 어디나 있을 법한 평범한 회사 안 풍경을 담아냈지만, 그 안에는 정규직과 계약직이라는 보이지 않는 `벽`이 도사리고 있었다. 물론 두 가지 유형의 회사 생활 모두 그에게는 처음 접한 풍경이었다.

“처음에는 이들의 애환을 과연 이해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사람 사는 집단은 어디나 다 비슷한 모습이 있는 것 같아요. 어찌 보면 배우 생활도 계약직인걸요.”

그는 극중 무정한 캐릭터에 몰입하고자 친한 회사원 친구에게 `무정한 같은 사람이 있느냐, 있다면 어떤 습관이 있느냐`고 세세하게 물었다. 그가 일하는 책상의 풍경까지 사진에 담아 받았다. 현실적인 캐릭터를 구현하기 위함이다.

“작가 선생님도 처음에 `이 캐릭터는 현실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저런 사람이 어디 있느냐`는 반응이 나오면 안 됐죠. 너무 착하기만 하고 매력이 없으면 안 되잖아요.”

그의 말대로 극 중 무정한은 이름과는 달리 `착한` 인물이었다. 비정규직 정주리(정유미)가 겪는 고충에 가슴 아파하고, 미스김의 업무 능력뿐 아니라 인간적인 외로움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러나 그는 여기에 무언가를 더 보여주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매력을 가질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포인트는 이거였죠. 다른 사람처럼 화도 나고, 불쾌감도 느끼고, 자존심에 상처를 입으면서도 또다시 남을 배려하는 과정이 그려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역할이라는 설정에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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