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은 7일 많은 눈이 내린다는 절기 ‘대설(大雪)’이지만 구름이 많고 흐린 가운데 평년보다 포근한 날씨를 보이겠다. 대구지방기상청은 이날 낮 기온이 11~16도로 평년(5.3~9.6도)과 전날(6.2~12.1도)보다 높아 비교적 따뜻하다고 예보했다. 다만 일교차가 15도 이상 크게 벌어질 전망이어서 건강 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으로 예상됐다. 바다의 물결은 동해 앞바다에서 0.5~3.5m로 높게 일겠고, 해안선에서 약 200㎞ 이내의 동해 안쪽 먼바다 파고도 1.0~3.5m로 비교적 높게 일겠다. 이번 주는 대체로 흐린 가운데 주 중반에는 뚜렷한 비 소식이 없겠으나, 주말인 토요일쯤 다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8일은 가끔 구름이 많다가 오후부터 차차 맑아지겠다. 울릉도·독도도 가끔 구름 많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5도, 낮 최고기온은 6~10도로 평년(5.3~9.6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겠다. 9일은 대체로 맑겠으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8~1도로 크게 떨어지며 반짝 한파가 나타나겠다. 낮 최고기온은 6~10도로 예보됐다. 10일은 아침 최저 영하 6~2도, 낮 최고 8~13도로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겠다. 11일부터 13일까지는 아침 기온이 영하 2~5도, 낮 기온은 6~14도로 평년(최저 영하 6~1도, 최고 5~9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말인 13일은 흐리고 비가 내리겠다. 동해 남부 해상은 물결이 1.0~3.0m로 높게 일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경북 동해안을 중심으로 대기가 매우 건조해 화재 위험이 높겠다”며 “일교차가 크니 감기 등 건강 관리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국민연대, 국민생명 안전네트워크 등 시민단체들이 병원들의 허위 광고에 대해 정부에 강력 대응을 요구하고 나섰다. 시민단체들은 5일 “줄기세포로 연골을 재생한다는 등 과학적으로 인정되지 않은 표현을 방송과 언론 등을 통해 지속 홍보하는 일부 병원들의 상술적 행태가 무릎 통증 환자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며 보건복지부의 강력한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시민단체들은 이날 복지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일부 병원들의 상술적 행태가 무릎 통증 환자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며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관절이 손상된 60대 이상 노인 환자들이 수술을 미루고 ‘대체 치료’를 찾는 과정에서 잘못된 광고에 노출되는 일이 빈번하다”며 “환자의 절박함을 이용한 금전적 이익 추구가 공공의료 신뢰를 훼손한다”고 질타했다. 시민단체들은 보건복지 해당 주무부서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들은 진정서에서 서울에 위치한 Y병원이 보건복지부 고시 제2024-127호(자가 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 관절강 내 주사, SVF)와 제2024-254호(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 관절강 내 주사, PRP)를 통해 ‘무릎 기능 향상’과 ‘통증 완화’ 수준의 유효성을 인정받은 신의료기술임에도, 이를 ‘자가 지방 줄기세포 치료’, ‘연골 재생’ 등으로 왜곡해 홍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진정서에 “이 같은 표현은 신의료기술 평가에서 인정된 범위를 명백히 넘어서는 허위광고”라며 “환자들에게 근거 없는 기대를 심어 치료 선택을 왜곡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또 허위 의료정보가 환자의 치료 결정에 직접적 악영향을 미치고 예후를 악화시킬 수 있음에도 복지부가 수년 동안 사실상 방관해 왔다고 주장했다. 김선홍 행·의정 감시네트워크 중앙회장은 이날 집회에서 “연골 재생이 가능하다는 식의 과장 광고는 고통으로 신음하는 환자를 상대로 거짓 희망을 파는 행위이자 명백한 기만”이라며 “복지부와 지자체 보건소가 해당 문제를 알고도 적절한 조치 없이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민단체들은 광고 규제 미비로 인해 환자들이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효과를 기대했다가 좌절하는 사례가 반복되는 상황을 강조하며 “정부가 더는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민의 생명과 건강권’과 직결된 중대한 공익 사안이라고도 했다. 시민단체들은 복지부가 미온적으로 대처할 경후 향후 피해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Y병원을 포함한 관련 의료기관에 대한 즉각적인 행정처분, 허위·과장 광고 일괄 조사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절박한 환자들의 목소리가 더 이상 묵살되어서는 안 되며, 환자들이 안전하고 효과가 검증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사회 전체의 관심과 복지부의 신속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우주에서 술 빚기? 일본이 세계 최초로 우주 공간에서 사케(일본식 청주)를 빚는 실험에 나선다. 일본의 대표 사케 브랜드 닷사이(獺祭)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사케 양조를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공식 발표하고, 미쓰비시중공업과 함께 전용 양조장치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말 그대로 ‘우주酒’ 시대의 개막이다. “우주에서도 한 잔 할 수 있어야 삶이 풍요롭다”는 다소 낭만적인 이유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사실 꽤 본격적이다. 원료는 지구에서 준비하지만, 술은 우주에서 직접 빚는다. 쌀이 포도보다 가볍고 운반이 쉬워 우주용 양조 재료로 선정됐다는 설명도 흥미롭다. 결국 닷사이는 쌀·누룩·효모를 전용 장치에 담아 ISS로 올려 보낸다. 양조는 ISS에 체류 중인 우주비행사 유이 가미야가 맡는다. 가미야는 F-15를 몰던 항공자위대 출신. 전투기를 타다 우주에서 술을 빚는 날이 올 줄 본인도 몰랐을 것이다. 이번에 ISS로 향할 양조장치는 ‘미니 양조장’이라 부를 만하다. 재료와 물을 넣으면 자동으로 당화·발효가 진행되고, 내부 중력은 ‘달의 1/6’ 수준으로 유지된다. 지상에서는 약 2주 동안 발효의 모든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지켜본다. 말 그대로 우주에서 술이 익어가는 과정을 지구에서 중계로 바라보는 셈. 발효가 끝난 술덧 약 520g은 동결 상태로 지구로 귀환한다. 이후 해동, 여과 과정을 거쳐 절반은 연구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상품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닷사이는 이를 통해 생산될 100ml 사케 ‘닷사이 문(Moon)’을 1억 엔(약 9억 400만 원)에 예약 판매했으며, 수익금 전액을 우주 개발에 기부하기로 했다. 원래는 10월 21일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H3 로켓 7호기로 발사할 예정이었지만, 기상 악화로 연기됐다. 새로운 발사 일정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이번 실험은 단순히 우주 술을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같은 발효 원리를 활용하면 낫토·된장·김치 같은 발효식품의 우주 생산 가능성도 열린다. 나아가 식량, 의약품 제조 기술 개발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우주에서 술을 빚으려는 닷사이의 도전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하지만 분명한 건 하나다. 인류는 지금, 우주에서 ‘취해볼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간송 전형필’ 선생의 장손인 전인건 간송미술관 관장이 사기 혐의로 피소돼 오는 11일 경찰조사를 받는다. 전 관장은 자신이 지난해 8월 주최한 전시회에 참여한 제작사 4곳으로부터 정산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혐의로 지난 10월 고소당했다. 해당 전시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디디피)에서 열린 ‘구름이 걷히니 달이 비치고, 바람 부니 별이 빛난다’ 전시회로, 간송미술관이나 간송재단이 아닌, 전 관장의 개인사업자 법인인 ‘KMM아트컨설팅’을 통해 진행됐다. 이 전시회는 신윤복의 미인도와 추사 김정희의 글씨, 훈민정음해례본 등 우리나라 고미술 작품들을 미디어아트트로 재탄생시킨 전시로, 제작업체들은 전시회에서 전시된 미디어아트 작품을 납품했다. 총 계약금액은 약 16억 5000만원인데, 이중 13억 5000만원이 미지급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들은 전 관장이 정산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음에도 무리하게 전시를 추진했다고 보고 있다. 전 관장을 상대로 2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했으며 전 관장이 일가와 함께 소유하고 있는 ‘청자상감운학문매병’에 가압류를 신청해,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현재 대구 간송미술관에 전시돼있는 청자상감운학문매병은 고려청자의 아름다움이 극대화한 보물(국보 68호)로 평가받는다. 이와 관련해 전 관장은 5일 입장문을 통해 “전시는 오픈 당시 호평과 함께 큰 기대를 모았으나, 예상치못한 국내 정치상황(계엄사태)로 인해 내국인과 외국인 관람객이 급감해 손익 분기점을 넘기지 못하고 큰 손실을 입은채 전시회가 종료됐다”며 “이에 따라 KMM 재정이 악화돼 지급이 지연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업체들이 ‘청자상감운학문매병’에 가압류 신청을 한 것을 두고는 “충분한 자산에 대한 가압류 이후에도 굳이 문화유산보호법에 의해 보호되고 관리되는 지정문화재까지 채무변제 압박의 목적으로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것은 변제수단을 넘어선 것이라고 판단한다”며 “신청한 가처분 이의신청 및 정지 신청이 법원에 의해 속히 받아들여져서 이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도와는 달리 간송미술관의 소장품을 소재로 한 미디어 전시회를 성공시키지 못하고, 민사소송으로 인해 관장의 직위를 가진 제가 간송미술관의 전통과 명예에 흠집을 내게 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성실하게 조사에 임해 오해가 해소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간송미술관은 전 관장의 조부인 간송 전형필 선생이 설립한 국내 최초 사립 미술관이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12-05
대구와 경북 지역의 혈액 보유량이 적정 기준인 5일분을 밑돌아 비상이 걸린 가운데 헌혈 동참을 격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5일 오전 10시 대구 서구청 주차장. 이날 한파가 이어졌지만, 녹색 조끼를 입은 새마을 회원과 공무원, 주민 등이 혈액 수급 안정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참여를 넘어 ‘지역이 스스로 해결에 나섰다’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서구새마을회는 코로나19 이후 혈액 보유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수혈이 필요한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적극적인 헌혈 참여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생명나눔 사랑의 헌혈 운동’ 매년 4차례 행사를 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윤 서구새마을회장은 “생명을 살리는 직접적이고 순수한 사랑의 실천하기 위해 헌혈캠페인을 지속해 이어 나가고 있다”면서 “최근 혈액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소식을 접하고 회원들을 비롯한 주민들에게 헌혈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구 새마을회는 헌혈을 비롯한 다양한 봉사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혈액 보유량 5일 미만은 ‘관심’ 단계로 분류된다. 고령 인구 증가로 수혈 수요가 늘어나지만 젊은 층 헌혈 참여가 줄어드는 구조적 문제도 겹치면서 혈액 수급 상황이 더욱 위축되고 있다. 이에 혈액 수급 안전을 위해 기업과 지자체, 사회단체 등이 단체 헌혈 참여 행사를 잇따라 열고 있다. 겨울철 안정적인 혈액 공급을 확보하고 지역사회에 힘을 보태겠다는 취지다. 글·사진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10년 만에 K리그2로 강등된 시민 프로축구단 대구FC의 응원단 ‘그라지예’가 대구시청 앞에 근조화환을 보내며 구단의 쇄신을 요구했다. 5일 오전 대구시청 동인청사 주차장에는 그라지예와 대구FC 팬들 등이 자발적으로 보낸 근조화환 200여 개가 설치됐다. 화환에는 ‘방황하는 대구FC’, ‘대구FC를 사유화하지 말라’, ‘구단을 망친 주범들’, ‘대구시도 공범이다’ 등의 항의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앞서 그라지예는 지난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구FC가 직면한 상황에 대해 최대한 많은 시민의 관심을 끌기 위해 근조화환 시위를 진행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날 그라지예 측은 시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FC 강등에 대한 책임과 이에 대한 대구시 및 구단의 무책임한 태도를 규탄했다. 조성범 그라지예 소속 소모임 구름 회장은 “2011년과 2013년에 이어 2025년 다시 거리로 나오게 된 현실이 참담하다“며 “ 2024시즌 생존 이후 구단 쇄신을 기대했으나 돌아온 것은 처참한 경기력과 강등, 알맹이 없는 혁신안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특히 팬들이 대구시가 ‘전면 쇄신’을 내걸고 발족한 혁신위를 믿고 응원 보이콧을 해제했음에도 불구하고, 구단은 책임 회피로 일관하며 팬들을 기만했다”면서 “구단 정상화를 위해 혁신위 활동 내역 및 회의록 전면 공개와 디렉터 및 부장급 인사의 책임 있는 행동 결의, 객관적이고 투명한 프로세스를 거쳐 축구단 운영 경험이 풍부한 전문성 있는 단장 조기 선임, 적법한 감사 외 독립된 구단 운영 보장 등 4가지 요구 사항이 이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구단 정상화와 쇄신이 이루어질 때까지 모든 방법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라며 “대구시와 이사회, 프런트 등은 대구FC의 존재 가치를 잊지 말고 혁신적이고 합리적인 대답을 하루 빨리 내놓길 바란다”고 규탄했다. 현장을 찾은 윤권근 대구시의원은 “오는 10일 의회에서 대구시와 대구FC, 그라지예 관계자 등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갖고 현 상황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그라지예 측은 대구시와 구단 등이 이해할 만한 쇄신안을 내놓지 않을 시, 다음 주부터 트럭 시위와 시위 등을 이어갈 계획이다. 글·사진/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포항시가 도시관리계획(재정비) 결정 및 변경(안)에 대한 주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열람공고를 실시했다. 이번 절차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과 포항시 도시계획조례 등에 근거한 정규 행정 절차로, 향후 포항시 전역의 용도지역 및 지구단위계획 변경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포항시에 따르면 열람 기간은 공고일로부터 14일이며,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시청 3층 민원실에서 관련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남구청 민원실과 북구청 시민커뮤니티실에도 별도 열람공간이 마련돼 시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장소는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시는 안내했다. 열람 공고의 핵심은 도시관리계획(재정비) 결정 변경안이다. 시는 이번 재정비안을 통해 도시 전반의 토지 이용 구조를 보다 효율적으로 조정하고, 주거·상업·공업·녹지 지역의 용도 균형을 재검토했다. 제2종 및 제3종 일반주거지역의 일부 면적이 조정되었으며, 상업지역과 공업지역, 보전녹지구역 등 다수의 토지 이용 구역에서 증·감이 이뤄졌다. 특히 기성 시가지 내 주거 밀집 지역 일부가 조정되면서 향후 정비사업이나 개발사업 추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 주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는 재정비 변경안이 ‘최종 결정된 내용이 아닌 잠정안’임을 강조하며, 주민과 이해관계자의 의견이 계획에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제출을 당부했다. 의견 제출은 열람 기간 내 서면으로 가능하며, 제출처는 포항시청 도시계획과 또는 남구 시청로에 위치한 포항시 남구청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도시관리계획 재정비는 향후 수년간 포항의 도시 구조와 개발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과정”이라며 “시민 한 분 한 분의 의견이 도시 계획에 실제로 반영될 수 있도록 폭넓은 의견 청취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또한 시는 이번 재정비안이 법적 절차에 따라 조정될 수 있으며, 향후 추가적인 보완이나 수정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열람 기간 동안 주민 의견이 어느 정도 접수되는지가 향후 계획의 방향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는 “시민들의 생활 환경과 직결된 사항인 만큼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임창희 선임기자
양재곤 재경대구경북시도민회장이 연말을 맞아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성금 1억 원을 5일 경북도청에 기탁했다. 이날 성금 전달식에는 이철우 지사, 양재곤 회장, 허재대 특임부회장, 전우헌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등이 참석해 나눔의 뜻을 함께했다. 경북 의성 출신인 양 회장은 현재 다성건설(주) 대표로 있으며, 지난 2022년 12월부터 재경대구경북시도민회장을 맡아 대구·경북 지역 발전과 고향 사랑 실천을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특히, 지난 초대형 산불 당시에는 피해 이재민 지원을 위해 시도민회 차원에서 성금을 모아 19억2601만 원을 경북도에 전달했으며, 지난해 7월에는 저출생 극복을 위해 개인 명의로 1억 원을 기탁하는 등 꾸준한 나눔을 이어왔다. 양 회장은 “연말을 맞아 어려움을 겪는 고향 이웃들에게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어 성금을 마련했다”며 “도내 취약계층과 도움이 필요한 분들께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철우 지사는 “늘 고향을 먼저 생각하시는 양재곤 회장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기탁해 주신 성금은 도움이 절실한 도민들에게 소중히 쓰이도록 꼼꼼히 챙기겠다”며 “출향인의 나눔이 지역사회에 큰 위로와 희망이 되고 있으며, 도민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민생 현장을 더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전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대구지법 형사1단독 박성인 부장판사는 장애인주차증을 변조해 공영주차장에서 사용한 혐의(공문서변조 등)로 기소된 40대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2023년 8월 직장 동료에게 발급된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주차 표지에 적힌 차량 번호를 지우고 매직으로 자신의 차량 번호를 기재해 운전석 전면 유리에 부착한 뒤, 2025년 5월 30일 대구국제공항 공영주차장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차를 세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초범인 점, 이 사건으로 과태료를 부과받은 점 등을 두루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대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무단으로 교내 시설에 침입해 교사와 학생들의 개인 정보 등을 무더기로 빼낸 사실 뒤늦게 알려지면서 대구시교육청이 감사에 나섰다. 시 교육청은 경찰에도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5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토요일인 지난 9월 20일 오후 한 사립고에서 이 학교 3학년생 5명이 잠겨 있지 않은 이사장실을 통해 교장실과 행정실에 들어가 USB와 외장하드를 훔쳤다. 학교 측은 지난 10월 이러한 사실을 알고 나서도 뒤늦게 경찰에만 신고했을 뿐 시 교육청에는 이를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정보를 빼낸 학생들의 정확한 동기는 확인되지 않았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감사와 수사를 통해 학생들이 학생·교사의 개인정보를 빼낸 경위와 유출 내용 등을 확인할 예정”이라며 “현재까지 학생들이 빼낸 자료가 외부에 유출된 정황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이강덕 포항시장은 5일 12월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낼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육성을 통한 도시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는 마이스산업과의 ‘유럽·브라질 방문 성과 및 국제회의 발굴·유치 현황’과 관광산업과의 ‘포항-헝가리 글로벌 협력 강화’ 관련 국외 방문 결과 보고에 이어 포항의 미래 성장전략과 주요 시정 현안을 논의했다. 이 시장은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와 유럽·브라질의 주요 국제기구 및 컨벤션 기관 방문을 계기로 산업도시 기반의 MICE 전략을 고도화해야 한다”며 “POEX 개관 시점에 맞춰 글로벌 컨벤션 도시 도약을 위해 국제기구 및 해외 컨벤션 기관과의 협력 체계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또, 배터리 산업 중심의 미래 신산업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헝가리 데브레첸시와 체결한 교류의향서를 언급하며 실질적 협력사업을 발굴해 글로벌 배터리 선도도시 위상을 높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현재 건립을 추진 중인 시립박물관과 시립미술관 제2관이 포항의 정체성을 담아낼 수 있는 핵심 문화 인프라가 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다른 도시와 차별화되는 포항만의 자연·역사·문화를 담아 시민들이 일상에서 향유할 수 있는 스마트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할 것을 지시했다. 이강덕 시장은 “포항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행정 역량을 집중하고, 모든 부서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현안 대응과 미래 준비에 흔들림 없이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경북교육청이 2026학년도 직업계고 신입생 원서접수 결과, 전체 평균 경쟁률이 1.20:1로 집계됐다. 5일 경북교육청에 따르면 2026학년도 경쟁률은 2025학년도 1.11:1 대비 상승한 수치로, 학령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직업계고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올해 전체 지원자는 6144명으로 정원 5101명 보다 크게 높았으며, 이 중 타 시·도 출신 지원자가 1456명(28.5%)에 달해 전국 단위 유입이 확대됐다. 특히, 마이스터고의 경우 타 시·도 비율이 무려 44.7%를 기록해 지역 인구 감소에도 안정적인 신입생 확보 기반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도내 마이스터고 9교는 총 894명 정원에 1304명이 지원해 1.46: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첨단 산업 수요가 높은 분야의 학교에서 특히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특성화고 46교 역시 총정원 4207명에 지원자 4840명이 몰려 1.15: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1.03:1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경북교육청은 이번 경쟁률 상승을 △산업 변화에 맞춘 학과 개편 △신산업·지역 전략산업 중심 교육과정 혁신 △현장실습 및 취업 연계 프로그램 강화 △기업 참여 확대 등 직업계고 경쟁력 강화 정책의 결과로 분석했다. 임종식 교육감은 “이번 신입생 지원 결과는 경북 직업계고가 단순한 진학 선택지를 넘어 미래 산업을 이끌 전문 기술 인재의 요람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라며 “앞으로도 반도체·이차전지·소프트웨어 등 신산업 분야 교육과정 혁신과 기업 협력 기반 현장 실무 중심 교육을 더욱 강화해 학생들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결과는 학령인구 감소라는 전국적 난제 속에서도 직업계고가 산업 맞춤형 인재 양성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주눈 사례로 특히 반도체, 이차전지, 소프트웨어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 경북 직업계고 출신 인재들이 활약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와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5800여세대가 들어서는 포항 글로벌 기업혁신파크 개발을 위한 환경영향평가 초안 공청회가 4일 북구 흥해읍복지회관에서 개최됐다. 공청회에는 주민과 관계자 40여 명이 참석해 사업 내용과 환경 영향 전반을 놓고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사업 개요와 추진 경과, 초안 주요 내용이 설명된 뒤 질의응답이 이어졌고 현장에서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했다. 이 사업은 포항시 북구 흥해읍 남송리 11-1번지 일원 72만여㎡ 규모로 추진되며, 시행자는 포항 글로벌 기업혁신파크 특수목적법인이다. 2023년 선도사업 공모 신청 이후 환경영향평가 준비서 제출, 협의회 구성 및 심의, 주민 의견 공개 과정 등을 거쳐 올해 11~12월 공청회 단계에 이르렀다. 이날 주민과 환경단체 의견은 엇갈렸다. 박규현 흥해읍 남송2리 이장은 해당 부지는 4대째 이어져 온 한동대 전 포도밭이라며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반면 환경운동연합 한대정 집행위원장은 사업이 사실상 ‘5800여 세대 아파트 분양’ 목적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이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한동대 안경모 교수는 개발 예정지가 원래 한동대와 백여 명의 개인 소유였고 국토부 전국 공모를 통해 선정된 사업임을 강조하며 지역 발전 차원의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과거 지목이 과수원이었지만 배수가 되지 않는 지질 탓에 폐기됐던 역사, 천마지의 산성 수질과 알루미늄 이온 문제 등도 상존했었다며 차근차근 설명했다. 그는 1998년 대홍수 이후 생태계가 상당히 복원됐다고 평가하고, 다만 사업이 생태환경을 악화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과 함께 “일대 개발이 아파트 이익이 아니라 포항 발전이 목적”이라고 역설했다. 질의응답에서는 천마지 수질과 지질 문제, 내륙 습지 보전 필요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한 주민은 “공사 과정에서 이암석이 산성 배수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천마곡지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사업지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승규 수성엔지니어링 이사는 “사후 관리 계획에 관련 내용을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또다른 주민은 철새 이동 경로 상에 30층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의 영향과, 인근 영일만 산업단지의 발암물질 우려가 있는 지역에 아파트를 짓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검토를 요청했다. 백 이사는 철새 이동 경로는 차후 검토해 제출하고 발암물질 관련 내용은 본안에서 다루겠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다른 요구도 쏟아냈다. 양봉업자 이태영씨는 사업 일정 사전 안내를 요구했고, 또 다른 한 주민은 인근 초고압 송전선로에 대한 안전 검토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 사업 시행회사측 관계자는 “양봉은 추후 이주 보상 절차에서 다루겠으며 초고압 송전은 환경법상 이격거리 등을 고려해 제외됐지만 참고하겠다”고 했다. 환경단체는 상설 협의체 구성 등 공동 대응을 제안했다. 이날 공청회는 예상과 달리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됐지만 5800세대 아파트 건립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포항은 전국에서 아파트 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지역으로, 반 토막 난 곳도 수두룩하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계획이 발표되자 주부들이 많이 참여하는 각종 블로그 등에서 ‘이것이 타당한가’하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주부들은 사이버 상에서 논쟁만 벌이고 있을 뿐 이날 공청회장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글·사진/임창희 선임기자
2025-12-04
류중일 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한 살배기 손자를 동반해 고등학생 제자와 부적절한 만남을 한 전 며느리를 처벌해 달라는 국민청원을 올렸다. 류 전 감독은 4일 국회전자청원 게시판에 ‘가족이 겪은 억울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 달라’는 내용의 청원을 제출했다. 그는 “저는 ‘학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여교사 사건’의 제보자”라며 “한 명의 부모로서 이번 일을 겪으며 사법기관과 교육행정의 대응에 깊은 실망을 느꼈다”고 밝혔다. 청원에서 “해당 여교사가 당시 고3 학생과 학기 중 장기간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있고, 그 과정에서 제 손자가 여러 차례 호텔 등에 동행한 사실이 확인돼 가족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장에 남아 있던 물증과 여러 정황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구청은 이를 아동학대가 아니라고 판단했고, 학교 역시 ‘책임이 없다’며 관여를 회피했다”고 비판했다. 또 “교사가 재직 중 학생을 성적 대상화하고, 어린아이를 부적절한 현장에 노출한 점, 학교의 관리 책임 등은 명확히 규명돼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류 전 감독은 “(전) 며느리는 현재 교사 복직까지 준비하고 있으며 교육청도 ‘문제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며 “학생과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아동복지법 개선과 수사 기준 강화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전 며느리이자 전직 교사 A씨(34)는 재직 중이던 학교의 고3 학생인 B군과 2023년 8월부터 작년 1월까지 6개월 간 서울·경기·인천 일대 호텔에 머물며 성적 행위를 한 혐의로 전 남편으로부터 고소·고발을 당했다. 이 과정에서 한 살 아들을 데려간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전 남편 측은 A씨와 B군이 호텔 로비와 식당에서 포옹·입맞춤을 하는 CCTV 영상, 호텔 예약 기록, 코스튬 구매 내역, 사설 업체 DNA 감정 결과 등을 증거로 제출했다. 하지만 서울남부지검은 지난달 14일 “2023년 9월 B군이 만 18세가 되기 이전에 성적 행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A씨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다. 아동학대 혐의 역시 같은 이유로 불기소됐다. 전 남편 측은 이에 불복해 지난 3일 검찰에 항고장을 제출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지난 11월 29일, 연일무료급식소 마당은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다. 중앙라이온스 후원으로 김장용 절임배추 500kg과 양념이 준비되고, 김장을 도우기 위해 중앙·재아 라이온스클럽, 한봉우리 봉사단, 방송대 학생회 등 다양한 단체의 자원봉사자들이 모여든다. 그들은 하나같이 밝은 표정으로 즐거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분주히 오간다. 이날 담근 김장김치는 무료급식소를 찾는 어르신들의 한 해 식탁을 책임진다.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단순한 마음으로 시작된 무료급식소. 17년째다. 운영자 김희철 씨는 경상북도에 ‘비영리 민간단체’ 등록을 하고 포항시로부터 최소한의 행정지원을 받고 있다. 무료급식 대상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독거노인 등이지만 대상자가 아니더라도 혼자 식사를 해결해야하는 어르신이라면 누구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따뜻한 점심을 먹을 수 있다. 봉사자들은 매일 장을 보고 직접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든다. 그날 만든 음식은 반드시 그날 소진을 원칙으로 한다. 하루 80~100인분을 준비하는 식재료비 일부는 보조금으로 충당이 되지만 직원인건비, 월세, 관리비 등의 운영비는 턱없이 부족하다. 부족분은 운영자의 사비로 채워진다. 무료급식소가 지금까지 유지될 수 있었던 힘은 자원봉사자와 지역주민들의 참여 그리고 작은 정성이 담긴 CMS 후원 덕분이다. 무료급식 대상이 아닌 어르신들의 요청으로 급식소 안에 작은 모금함도 놓여졌다. 마음의 불편함을 덜고자 넣는 백 원, 천 원은 그들의 또 다른 자존감이다. 혼자 생활하는 어르신이 냉장고에 묵혀 둔 반찬으로 스스로 챙겨야 하는 식사와는 비교가 안 된다. 하루 한 끼라도 든든히 드시게 하는 즐거움에 17년을 쏟았다. 가족들도 처음에는 많이 힘들어 했지만 남편과 아버지로서 가정에 충실하며 성실히 살아가는 모습에 지금은 든든한 지원군이다. 가장 힘들었던 코로나 시기, 봉사자의 발길도 후원금도 끊겼다. 외출이 제한되면서 대체식(푸르미)으로 연명했지만 팬데믹이 길어지며 그마저도 한계가 왔다. 그 와중에 집세와 관리비는 꾸준히 빠져 나가 사실상 운영이 멈출 위기에 선다. 팬데믹 상황이 끝나고도 봉사자와 후원금이 쉽게 회복되지 않았던 당시는 정말 ‘그만둬야 하나’라는 생각을 수없이 반복했다. 봉사는 왜 할까? 자신들의 소중한 시간과 노동 그리고 비용까지 들이면서 굳이 봉사를 하겠다는 그들에게 물어본다. 그냥 기분이 좋다, 마음이 가벼워진다,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하고 싶다, 마음이 즐거우면 어떤 노동도 힘들지 않다 라며 흔흔히 말한다. 김희철 씨는 “봉사도 중독입니다”라며 웃는다. ‘중독’이라는 말에 아름다움이 묻어난다. 김장을 마치고 누군가 가져 온 과메기를 펼친다. 꿀맛이다. 단순한 먹을거리가 아니라 함께 일한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성취의 맛이다. 공자는 말했다 “선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난초가 있는 방에 앉아 있는 것처럼 향기롭다”고. 이들의 온기와 웃음으로 채워진 연일 무료급식소에 김치 냄새 어디가고 난초향이 가득하다. 누군가에겐 대수롭지 않은 한 끼가 누군가에게는 내일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되고 또 누군가에겐 삶의 이유가 된다.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데워준 그 온기는 봉사자들의 따뜻한 마음이 식지 않는 한 계속 지속될 것이다. /박귀상 시민기자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지난 3일 2026년도 정부 예산안 중 통합돌봄 예산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협의회는 “2026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국회가 통합돌봄 관련 예산을 정부안 대비 일부 증액한 것에 대해선 환영한다”면서도 “현장의 실제 소요예산 대비 증액예산으로는 사업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최소 요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국회는 정부안 777억 원에서 137억 원을 증액해 914억 원의 통합돌봄 예산을 확정했으나 기초지방정부의 실질적 실행력을 담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부안에는 통합돌봄 전담 인력 2400명의 6개월 인건비 한시 지원이 포함돼 있으나, 이는 실제 업무 수준을 고려할 때 매우 제한적인 수준으로 평가했다. 협의회는 원활한 사업추진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인건비 지원 대상을 4800명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건의했지만 국회 심의 과정에서 반영되지 못했다. 지역별 서비스 개발·확충을 위한 사업비 역시 최소 수준에 머물러 다양한 돌봄 수요에 대응하기에 제약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협의회는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2026년 3월 본격 시행 시 지자체가 통합돌봄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는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성공적인 제도 시행을 위해서는 빠른 시일 내 추경 편성을 통한 추가 예산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조재구 협의회 대표회장(대구남구청장)은 “내년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매우 부족한 수준이어서 중앙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이번 주말에 딸이 결혼을 한다. 어느새 이만큼 자랐는지 새삼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엄마 생각이 난다. 스물넷 철모르는 딸이 결혼하겠다고 했을 때 혼자 그렇게 펑펑 우셨다던 엄마. 그때 엄마의 심정이 어땠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딸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엄마일 것이니 결혼이라는 쉽지 않은 길로 들어갈 걸 생각하니 걱정이 되었을 것이다. 그 길을 어떻게 걸어갈까 혼자 노심초사 하셨으리라. 이제 내가 엄마가 되어 그 길을 걸어가는 딸을 위해 가만히 기도한다. 그리고 어머니를 그리는 시를 읽는다. “어둠 속의 별 하나, // 어머니의 눈빛이다 // 별도 천천히 돌아가던 시절 / 멍석에 누워있으면 은하수 무량하고 매캐한 모깃불에 / 저만치 반딧불이 날아다녔지요 / 엄마 / 별을 갖고 싶어요 / 엄마 / 별을 먹고 싶어요 / 엄마 / 별과 놀고 싶어요 // 어머니는 / 풀벌레 울음 섞인 목소리로 / 나중에 나중에···. // 오늘 밤에는 별 대신 그리움 하나 / 나의 가슴을 채우고 있다” - 채만희 시 ’별‘ 어머니는 영원한 우리의 고향이다. 어머니를 통해 세상으로 건너왔으니 당연한 일이리라. 나를 여기 데려다준 어머니는 먼저 돌아가서 밤하늘의 별빛이 되어 나를 바라보신다. 어머니의 다정한 눈빛이 하늘에 가득하다. 별을 쳐다보며 아련한 시절로 되돌아간다. 기억 속에 새겨져 있는 밤하늘에는 은하수가 무량하고 푸르게 반딧불이가 날고 있다. 그 어린 날의 꿈은 하늘만큼이나 넓었다. 그때는 어머니도 우주만큼 커 보이던 시절. 저 무한한 별을 다 갖고 싶다고 마구 떼를 쓰는 아이. 별을 먹고 싶고 별이 되고 싶던 아이. 어느 어머니가 아이에게 별을 따 주고 싶지 않을 것인가. 반짝이는 것들은 죄다 아이에게 안겨주고 싶었으나 어머니는 그러지 못했다. 나중에 나중에를 되뇌이는 어머니의 목소리에 애절한 안타까움이 묻어있다. 별이 되고 싶다던 아이를 위해 울먹이는 것이 엄마의 마음이다. 이제 삶의 새로운 출발점에 선 아이에게 엄마로서 어떤 길잡이가 되어야 할까.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며 아끼라는 말만이 떠오른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신뢰와 존중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 믿는다. 엄마의 마음을 닮은 축시를 써서 간절한 마음을 담아본다. 햇살처럼 아름다운 신부가 될 아이에게 엄마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축원이 앞길을 밝혀주길 바라본다. “사랑하는 딸아, 네가 품은 꿈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이길 바라며, 엄마는 네 곁에서 늘 지켜볼게. 결혼이란 두 사람이 서로의 그림자가 되어주는 일이라더라. 때로는 햇살처럼 따뜻하게, 때로는 폭풍 속에서도 함께 손잡고 걸어갈 수 있기를. 네 웃음소리가 집안을 가득 채우던 어린 시절처럼, 앞으로도 행복이 너를 떠나지 않길 기도해. 엄마의 눈빛이 닿는 모든 곳에 네가 있음을 잊지 말고, 두려울 땐 하늘을 보렴. 거기엔 네가 태어났던 그날처럼 환한 별이 빛나고 있을 테니까.” /엄다경 시민기자
대구지방변호사회가 한 해 동안 지역 법관들의 재판 태도와 사건 처리 역량을 평가한 ‘2025년 법관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현장에서 매일 법관을 마주하는 변호사들이 직접 작성한 평가라는 점에서, 지역 사법 신뢰의 온도를 가늠하는 참고 지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평가에서는 7명이 ‘우수법관’으로 선정됐고, 6명은 ‘개선요망 법관’으로 분류됐다. 4일 대구변호사회에 따르면, 올해 법관평가는 지난달 28일까지 총 1170매가 접수됐다. 평가 대상은 대구고등법원 관내 법관 중 평가표가 8매 이상 제출된 경우에 한해 성적이 산정됐다. 특정 법관의 기존 선정 이력은 고려하지 않고, 오직 평가표의 점수와 서술식 기재만으로 판단했다는 게 변호사회 설명이다. 이번 평가에서 우수법관에는 대구지법 유성현·오덕식·안경록 부장판사, 박경모·전명환 판사, 김천지원 방진형 부장판사, 서부지원 우영식 판사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사건 쟁점 파악 능력 △조정·변론 과정의 공정성 △소송 당사자·대리인에 대한 존중 △나홀로 소송인에 대한 친절 안내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평가표에는 “소액사건도 대충 넘기지 않고 끝까지 듣는다”, “예단 없는 심리”, “부적절한 표현을 바로잡고 사과하는 겸손한 태도”, “보이스피싱 사건에서 피고인 방어권 보장을 위해 필요 증거를 적극 채택했다” 등 긍정적 후기가 다수 담겼다. 일부 판사는 타 지역 변호사회에서도 우수법관으로 선정된 바 있어, 공정한 평가의 신뢰성을 높였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반면, 개선요망 법관 6명에 대해서는 명단을 법원에만 비공개 전달했다. 변호사회는 “개선요망은 법관의 기본 자질이 부족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평가 시점에서의 재판 진행 태도에 대한 피드백”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적된 사례는 △무례하거나 고압적인 언행 △과도한 조정 압박 △부당한 소송 지휘 △예단성 질문 △증거신청 회피 △절차 지연 △소송관계인 면박 등으로 다양했다. 일부 사건에서는 재판 지연으로 피해 회복이 늦어졌다는 의견도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개선요망 법관 중 일부는 과거 우수법관으로도 선정된 경험이 있어, 평가가 ‘단선적 낙인’이 아니라 시기별 태도 점검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대구지방변호사회 관계자는 “법관평가는 법원과 변호사회가 함께 사법 신뢰를 높이기 위한 상호 점검 과정”이라며 “우수법관의 긍정 사례는 확산하고, 개선 의견은 법원이 참고해 더 나은 재판환경을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