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울어져 있다 기울어져서 걸어다닌다 의자에 앉아 기울어져 졸기도 한다 진짜 기울어졌나 거울을 갸우뚱 바라보다 진짜 기울어진다 비탈에 서 있는 것처럼 구부정하게 기울고 척추를 바로 세워도 조금씩 기울고 기울어져 기우는 중이다 무너지는 중인가 쓰러지는 중이다 비스듬히 중력을 버티는 중이다 기우는 운명을 한탄하며 우는 중이다 울면서 기우는 중이다 오래 기울면 우는 것이다 기울기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기울기에 갇혀 울다 지쳐 졸기도 한다 기울어지면 기울어진 쪽으로 향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디로? …… 기울어지는 삶. 중력의 힘에 꼿꼿히 맞선다기보다는 중력이 끌어당기는 데 따라 쓰러져가는 삶. 우리의 삶이 그렇지 않은가. “기우는 운명을 한탄하며 우는 중”인 삶. 하나 이런 기울어지기에 삶의 진실이 있다고 시인은 생각한다. 그렇기에 “기울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는 것, 하여 울음은 진실의 표현이다. 그래서 그 울음은 시가 아닐까. 어딘지 모르는 “기울어진 쪽으로 향하”면서 흘리는 울음의 시. <문학평론가>
배가 포구로 들어설 때 한참을 기다렸던 아낙이 사내의 어로(漁撈)를 올려 받는다 오늘의 양은 함지박을 반도 못 채웠지만 아낙의 몸피 어디서 흘러나오는지 웃음소리 통통하다, 사내도 일찍 온 저녁이 허기졌는지 어구를 둘러맨 발길이 재바르다 허전한 결실조차 서로의 위안이 되는 하루의 살림살이가 잔물결이니 나누어진 파도의 무게 곤핍한 수평을 거두며 주름져 가리 남자가 뒤돌아보며 아낙의 보폭에 저를 얹는다 바다는 줄곧 제 할 일에 골몰하다 …. 돈에 굶주린 도시인으로서, 바다에서 노동하며 “하루의 살림살이”를 함께 꾸리는 부부의 아름다운 모습은 나를 부끄럽게 한다. “파도의 무게”를 나누며 “허전한 결실조차 서로의 위안”으로 삼는 부부는 부부의 진정한 본질에 닿아 있다. 행복이란 저 부부의 ‘통통’한 웃음소리에 있지 않을까. “보폭에 저를 얹는” 부부의 삶은 자연에 가깝다. “줄곧 제 할 일에 골몰하”는 바다와 부부의 저 모습은 닮은 모습이다. <문학평론가>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이 방사선종양학과에 최첨단 방사선치료기 ‘Halcyon 4.0(헬시온 4.0)’과 ‘무표식 실시간 표면유도기법(SGRT) 4.0’을 도입해 치료 속도와 정확도를 동시에 높이는 정밀 방사선치료 환경을 구축했다. 10일 계명대 동산병원에 따르면 방사선종양학과는 최근 Halcyon 4.0과 SGRT 4.0 도입을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하고, 의료진과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장비 운영 방향과 향후 활용 계획을 공유했다. 이번에 도입된 ‘Halcyon 4.0’은 치료 장비의 회전 속도가 기존 장비 대비 약 4배 빠르고, 방사선 빔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다엽 콜리메이터의 반응 속도도 2배 향상돼 치료 시간이 크게 단축된 것이 특징이다. 영상 촬영 시간은 약 15초로 줄어들었으며, 실제 방사선 조사 시간은 2~5분 수준으로 환자의 전체 치료 과정이 10~15분 내에 완료된다. 치료 시간이 짧아짐에 따라 환자의 움직임 가능성이 감소해 치료 정확도가 향상되고, 고해상도 영상 기반으로 종양과 주변 정상 조직을 더욱 정밀하게 구분할 수 있다. 또 이중 다엽 콜리메이터 구조를 통해, 불필요한 방사선 누출을 최소화해 정상 조직 손상을 줄이고 부작용을 감소시키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함께 도입된 ‘무표식 실시간 표면유도기법(SGRT) 4.0’의 경우 국내 최초로 도입됐다. SGRT는 카메라를 통해 환자의 피부 윤곽과 표면을 실시간으로 인식·추적해 치료 중 환자 위치를 정확하게 모니터링하고 보정하는 첨단 기술이다. 기존 방사선치료에서 필요했던 피부 펜 표식이나 점 문신이 필요 없어 치료 후에도 흔적이 남지 않으며, 치료 기간 중 샤워 등 일상생활의 불편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로 인해, 치료 오차를 줄여 안전성과 정확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어 환자 만족도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배재훈 동산의료원장은 “이번 첨단 방사선치료 장비 도입을 통해, 환자의 치료 부담을 줄이면서도 치료의 정확도와 안전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게 됐다"며 "앞으로도 환자 중심의 진료 환경을 강화하고 첨단 의료기술을 적극 도입해 지역을 넘어 신뢰받는 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칠곡경북대학교병원 대구경북지역암센터는 최근 국민체육진흥공단(KSPO)과 함께 지역주민의 체력 향상과 암생존자의 건강증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대구경북지역암센터 채의수 소장과 국민체육진흥공단 정철락 스포츠진흥본부장을 비롯한 양 기관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지역민의 체력향상을 통한 암 예방과, 암 치료 이후 일상 복귀를 준비하는 암생존자의 체력 회복 및 삶의 질 향상을 함께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양 기관은 대상자 특성과 지역 여건을 고려한 맞춤형 운동 협력 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대구경북지역암센터는 지역민을 대상으로 신체활동 증진과 건강 교육을 통해 암 예방에 기여하고, 암생존자를 대상으로는 치료 이후 변화된 신체 상태를 고려한 체력 증진과 건강관리 지원에 집중할 예정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공공 체육 인프라와 국민체력100 사업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안전하고 체계적인 운동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연계·지원한다. 협약식 이후 간담회에서는 향후 협력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간담회에서는 △지역 특성에 맞는 운동 프로그램 및 서비스 지원 △암종별·회복 단계별 암생존자(성인,소아청소년) 맞춤형 운동 가이드 개발 △일반인과 암생존자간 체력 차이에 대한 연구 협력 △지역민을 위한 운동 수업 지원 및 사회공헌 차원의 공공 협력 확대 방안 등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졌다. 두 기관은 앞으로 지역 특성에 맞는 운동 프로그램과 서비스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으며, 암생존자를 위한 맞춤형 운동 처방 마련을 위한 연구의 중요성에도 공감했다. 특히 의료 전문성과 체육 분야의 현장 경험을 결합한 협력이 지역사회 건강 수준 향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대구경북권역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는 “이번 협약은 지역민의 암 예방과 암생존자의 건강한 일상 복귀를 함께 지원하는 공공 협력의 출발점”이라며 “앞으로도 의료와 체육이 연계된 건강증진 모델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관계자는 “국민 체력 향상을 위한 공공기관의 역할을 지역암센터와의 협력을 통해 한층 넓히게 됐다”며 “지역사회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운동 지원과 연구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두 기관은 정기적인 협의와 공동 사업을 통해 협력 내용을 단계적으로 구체화하고, 지역민과 암생존자가 함께 건강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건강증진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대구경북권역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는 암 치료를 마치고 신체·신리·생활 등 다양한 어려움을 경험하는 암생존자와 가족의 건강증진 및 사회적 기능회복을 위하여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상담을 운영하고 있다.
2026-02-10
대구의료원이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여성농업인 특수건강검진 의료기관으로 지정돼 지역 여성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건강검진을 지속 시행한다. 10일 대구의료원에 따르면 여성농업인 특수건강검진은 농작업 특성으로 인해 발생하기 쉬운 근골격계 질환, 골다공증, 심혈관계 질환, 폐 질환, 낙상 위험, 농약 중독 등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기 위한 국가 지원 사업으로, 여성농업인의 신체적 특성과 농촌 작업 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검진 프로그램이다. 대구의료원은 2025년 검진 사업을 통해 여성농업인에게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한 성과를 인정받아, 2026년에도 의료기관으로 연속 지정됐다. 이에 따라 올해 역시 △기초 건강검사 △혈액·소변검사 △근골격계 및 골밀도 검사 △폐 기능 검사 △전문의 상담 △예방 교육 등 종합적인 검진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검진 비용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으로 개인 부담을 최소화해 여성농업인이 경제적 부담 없이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김시오 대구의료원장은 “2년 연속 지정은 여성농업인의 특수건강검진에 대한 의료원의 전문성과 공공성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앞으로도 여성농업인의 건강 증진과 농촌 지역 의료 안전망 강화를 위해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시의사회는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일본을 방문해 고베시의사회, 효고현보험의협회 등과 세미나 및 현장 방문을 진행하며 한·일 의료 제도의 차이와 과제를 공유했다. 이번 해외 교류 사업은 ‘재택의료를 둘러싼 한·일 비교’를 중심으로 고베시의사회 세미나, 효고현보험의협회 세미나, 의료·개호 서포트 센터 및 고베아사히병원 방문간호센터 방문 등으로 구성됐다. 대구시의사회는 6일 일본 오사카 의료·개호 서포트 센터와 고베아사히병원 방문간호센터를 방문했다. 고베시 나가타구의사회로부터 일본 개호센터 운영 체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일본의 재택의료와 개호 실정에 관한 강의를 청취한 뒤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강의에서는 일본의 재택의료가 행정기관에서 의사회로 전적으로 위임돼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 소개됐다. 일본의 각 구의사회는 지역포괄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센터 마다 전문 코디네이터 2명을 두고 상담, 지역 개호 수요 파악, 다기관 연계, 인력 교육 등 포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7일에는 고베시의사회와 공동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는 한·일 재택의료의 도입 배경과 변화 과정, 현재의 문제점과 향후 과제를 주제로 진행됐다. 한국 측에서는 김대현 계명대학교동산의료원 가정의학과 교수가, 일본 측에서는 마츠오 레이코 고베시의사회 이사가 발표에 나섰다. 고베시의사회 호리모토 히토시 회장은 “포괄적 재택의료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고베 대지진 31주년 추도식이 진행 중인 만큼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민복기 대구시의사회장은 “올해 대구시의사회 80주년 학술대회에 고베시의사회의 연자 참여를 요청했다”며 “AI바이오메디시티대구협의회 회장으로서 AI 기반 의료 혁신 산업에서도 양 도시가 함께 교류하며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한국 측이 일본의 재택의료 구성과 재원 마련 방식에 대해 질문했고, 일본 측은 한국의 요양등급 분류 체계와 운영 방식에 관심을 보이며 활발한 논의가 이어졌다. 호리모토 회장은 “일본도 고령화로 의료 수요가 증가하고 지방 근무 의사가 부족한 문제가 있어 정부와 의사협회가 협의해 정원을 조절해왔다”며 “증원이 필요할 경우 정상적인 교육이 가능한 범위인 8% 이내에서 점진적으로 조정해 왔기 때문에 1년에 18%씩 늘리는 방식은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8일에는 효고현보험의협회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에서는 한국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 방향과 주치의 제도를 주제로 한국 측 이상호 대구시의사회 부회장과 김대현 교수, 일본 측 한다 노부오 효고현보험의협회 이사가 각각 발표했다. 니시야마 히로야스 효고현보험의협회 회장은 “의대 정원 증원은 반드시 정상적인 교육이 가능한 범위에서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일본은 한 번에 10% 이상 증원한 사례가 없고, 추가 증원도 1% 내외로 안정적으로 추진해 왔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포항세명기독병원 지역심뇌혈관질환센터가 24시간 상시 대응 체계를 통해 중증 심장 응급환자의 골든타임을 지켜내고 있다. A씨(64)는 지난 2일 저녁 별다른 전조 증상 없이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을 느껴 응급실을 찾았다. 잠자리에 들기 직전 발생한 통증이었다. 검사에서 A씨는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주요 혈관인 좌전하행지가 혈전에 의해 급격히 막히는 급성 심근경색 진단을 받았다. 심근경색은 혈류 차단 후 짧은 시간 안에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는 중증 응급질환이다. A씨의 초기 혈액검사에서는 심장 손상을 명확히 보여주는 수치가 뚜렷하지 않았지만, 심전도 검사에서 심장으로 가는 혈액 공급이 갑자기 차단됐음을 시사하는 이상 소견이 확인됐다. 배준호 심혈관센터 과장은 증상과 검사 결과를 종합해 즉시 응급 시술에 들어갔다. 시술 도중 심장이 정상 박동을 멈추는 치명적인 부정맥이 발생했고, A씨의 의식도 급격히 저하됐다. 배 과장은 즉시 심장 마사지와 전기충격 치료를 시행해 심장 박동을 회복시킨 뒤 막힌 혈관을 다시 여는 시술을 이어갔다. 다행히 혈관은 정상적으로 재개통됐다. A씨는 이후 심혈관계집중치료실(CCU)에서 집중 치료를 받았고, 상태가 빠르게 호전돼 심장 재활치료를 거친 뒤 지난 5일 무사히 퇴원했다. A씨는 “당시 상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배준호 과장을 비롯한 의료진의 헌신적인 대응으로 생명을 지킬 수 있었다는 말을 가족을 통해 들었다”며 “제2의 삶을 선물해 준 의료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배준호 과장은 “심근경색은 증상이 시작된 직후에는 혈액검사에서 이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며 “가슴 통증의 양상과 심전도 변화를 종합해 빠르게 판단하고 치료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2026-02-09
나는 내리는 비 아래 소나기를 피하겠다고 조금이라도 젖지 않아보겠다고 애초에 괴롭지 않겠다고 그러니 나가지 않으면 되는 거라고 차라리 묻지 않는 사람이 되겠다고 그러겠다고 전력으로 달릴 때마다 나는 알게 된다 저 날씨 끝에 누군가를 두고 왔다는 것 이제는 데리러 갈 수 없다는 것 …… 세상엔 소나기가 내린다. 소나기를 맞으면 괴롭다. 하여 소나기를 피하고 “조금이라도 젖지 않”기 위해 “나가지 않으면” 된다고, 시인은 생각했나보다. 그 홀로 살아가는 일도 쉽지 않다. 마음을 다잡고 “전력으로 달”려야 하는 칩거이기에. 그때 시인은 깨닫는다. 이 칩거의 삶에서, “저 날씨 끝에 누군가를 두고 왔다는 것”을 말이다. 이젠 돌아갈 수 없는 과거여서 그 누군가는 영영 “데리러 갈 수 없”다는 것을. <문학평론가>
설 연휴를 앞두고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질병관리청이 인도에서 보고된 니파바이러스 확진 사례와 관련해 해외여행객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치명률이 높은 고위험 감염병의 국내 유입 가능성을 염두에 둔 선제적 대응이다. 다만 현재까지 인도 현지와 국내 여행업계에서는 여행 수요나 예약 동향에 뚜렷한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인도에서 니파바이러스 확진 사례가 확인됨에 따라 인도와 방글라데시를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29일부터 해당 국가로 출국하는 여행객을 대상으로 감염병 예방 수칙을 담은 안내 문자를 발송하고 있으며, 입국 시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 등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Q-CODE(또는 건강상태질문서)를 통해 검역관에게 건강 상태를 신고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감염병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예방 중심의 대응이라는 설명이다. 니파바이러스는 과일박쥐 등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파되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감염 시 치명률이 40~75%에 이를 정도로 위험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는 발열과 두통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지만, 증상이 악화될 경우 뇌염 등 중증 신경계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까지 예방 백신이나 확립된 치료제가 없는 점도 경계 요인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설 연휴를 앞둔 인도 여행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체감할 만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인도 현지 랜드사들에 따르면 설 연휴 기간 국내 출발 북인도 상품 예약자는 약 300명 수준으로 파악되며, 현재까지 취소 사례는 1~2명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의 여행객은 기존 일정대로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도 출장 및 전문 여행상품을 운영하는 한 업계 관계자는 “니파바이러스와 관련해 당장 수요 위축을 느낄 정도의 변화는 없다”며 “발생 지역이 동인도 일부에 국한돼 있고, 북인도 주요 관광지와는 항공 이동 기준으로 3시간 이상 떨어져 있어 여행 전반으로 불안이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국내 대형 여행사와 항공사들도 현재로서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단계다. 북인도 관광상품을 운영 중인 하나투어와 인도 델리 직항 노선을 운항하는 대한항공은 니파바이러스와 관련해 “예약 취소 등 눈에 띄는 수요 변화는 없다”며 “방역 당국의 공식 발표와 현지 상황을 중심으로 추이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 역시 “태국과 베트남 등 주요 동남아 노선은 인도와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어 직접적인 수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방역 당국은 여행 자체를 자제하기보다는 현지 체류 중 개인 위생 관리와 건강 상태 확인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설 연휴를 앞둔 여행 시장은 당분간 경계와 관망이 교차하는 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오는 27일까지 관광분야 중소기업의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혁신바우처 지원사업’의 수혜기업을 모집한다. 혁신바우처 지원사업은 관광기업의 AI·디지털 전환 관련 과업 수행 비용을 바우처 형태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수혜기업으로 선정되면 추후 서비스 제공기업과 매칭 후 과업을 수행하고, 공사는 바우처 형태로 대금을 지급한다. 올해는 AI 등 고난도 과업 수행이 원활하도록 지원 규모를 전년 대비 최대 3000만 원 늘었다. 확대한다. ‘심화’와 ‘일반’ 2개 유형에서 총 78개 사를 선정하며, 심화유형은 자부담금 포함 최대 1억 3000만 원, 일반유형은 최대 7000만 원 규모의 바우처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앱·웹 개발 및 고도화 △ AI·빅데이터·로봇 등 신기술 도입 △ ICT 솔루션 도입 △디지털 전환 컨설팅 △디지털 마케팅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아울러 수혜기업의 디지털 역량 내재화를 위해 IT·AI·관광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멘토단이 과업 전반을 밀착 지원한다. 기술 도입이 실질적인 사업 성과로 이어지도록 사후 관리까지 체계적으로 뒷받침할 계획이다. 신청 자격은 중소기업기본법상 중소기업으로서 관광사업을 영위하거나 관광 관련 사업을 계획 중인 기업이다. 단, 기존 혁신바우처 사업을 포함해 공사의 △여행업계 디지털 전환 지원사업, △스마트MICE 활성화 사업 등 1회 이상 수혜 이력이 있는 기업은 신청할 수 없다. 공모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혁신바우처 누리집(tourvoucher.or.kr)과 한국관광산업포털 투어라즈(touraz.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참여를 원하는 관광기업은 동 사업 누리집에서 신청하면 된다. 공사는 바우처 활용계획 우수성, 과업 수행 역량, 기대효과 등을 평가해 4월 중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충남 부여를 기반으로 로컬 관광의 혁신을 이끌어온 협동조합 주인(이사장 노재정)이 국내 여행사 최초로 국제지속가능관광위원회(GSTC, Global Sustainable Tourism Council)의 ‘투어 오퍼레이터(TO, Tour Operator)’ 인증을 획득했다. 이번 인증으로 한국 관광산업이 글로벌 지속가능 관광의 표준에 진입하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협동조합 주인은 지난 2월 2일(월) 오후 2시 30분 컨트롤 유니온 코리아에서 ‘GSTC 인증서 수여식’을 개최했다. 글로벌 인증기관 컨트롤유니온 코리아를 통해 1년간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2025년 12월 26일 공식 승인된 이번 인증으로 협동조합 주인은 ‘대한민국 1호 GSTC 인증 여행사’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 GSTC 여행사 인증은 단순한 친환경 활동을 넘어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SMS) 구축 △지역사회의 사회·경제적 이익 증진 △문화유산 보호 △환경 영향 최소화 등 4대 영역 42개의 엄격한 국제 표준 기준을 모두 통과해야 하는 까다로운 인증이다. 협동조합 주인은 특히 로컬 관광 프로그램 성과와 로컬 기념품 개발 등 지역 경제 활성화 기여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투명한 정보 공개 및 정확한 마케팅 기준 준수를 위해 홍보 자료 검증 체계를 강화했으며, 향후 탄소 배출량 측정 기반 투어 상품 론칭을 계획하고 있어 일회성이 아닌 지속가능한 관광 비즈니스 모델을 정착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협동조합 주인 노재정 이사장은 수여식에서 “대한민국 최초 GSTC 인증 여행사가 된 것은 우리가 추구해 온 지역 상생의 가치가 세계적 표준과 일치한다는 증명”이라며 “앞으로 GSTC 가이드라인에 따라 부여 지역의 문화적 진정성을 지키고, 로컬 공급망을 우선 활용해 지역 주민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는 ‘진짜 여행’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컨트롤유니온 APAC 총괄 Dirk Teichert 지사장은 “한국에서 첫 번째 GSTC 여행사 파트너가 탄생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협동조합 주인의 이번 인증은 한국 관광산업에 찍힌 ‘지속가능성의 첫 발자국’으로, 로컬 여행사가 글로벌 표준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가장 고무적인 사례이자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축하 의사를 전했다. 협동조합 주인은 이번 인증을 기점으로 ‘탄소 중립 여행’ 등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지역 주민이 주도하는 지속가능 관광 생태계 확산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노재정 이사장은 “부여라는 지역의 작은 거인이 세계 표준을 선도하듯 관광을 통해 지역 소멸의 대안을 제시하는 진정성 있는 행보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마이리얼트립은 최근 여행 계획 단계에서 목적지보다 예산을 우선 고려하는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항공권 가격을 중심으로 여행지를 탐색할 수 있는 ‘럭키글라이드’를 새롭게 선보였다. 럭키글라이드는 마이리얼트립 항공 캘린더 API를 활용해 최대 6개월간의 항공권 가격 데이터를 분석, 도시 및 일정별 가격 흐름을 직관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예산 범위 내에서 여행지를 비교, 선택 할 수 있다. 특히 마이리얼트립은 관심 노선의 가격 변동을 안내하는 ‘알림 기능’과 동일 노선 내에서 합리적인 인접 일정을 찾아주는 ‘대안 일정 제안’ 기능을 도입하며, 목적지와 일정이 미정인 상황에서도 항공권 탐색을 시작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럭키글라이드의 초기 프로토타입은 마이리얼트립의 내부 AI 실험 프로그램인 ‘AI 챔피언’ 제도를 통해 개발됐다. 임직원이 AI 기술을 활용해 현업 문제를 직접 정의하고 해결책을 실험했으며, 이후 사내 해커톤을 거쳐 기능과 완성도를 고도화해 정식 서비스로 이어졌다. 이번 출시를 시작으로 마이리얼트립은 숙박·액티비티 등 여행 상품 전반에 가격 기반 탐색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마이리얼트립 관계자는 “항공권 가격이 여행지와 일정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이번 서비스를 기획했다”며 “여행의 시작 단계에서 고객이 보다 가볍게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관련 기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럭키글라이드는 마이리얼트립 공식 홈페이지 및 앱 내 ‘항공’ 카테고리를 통해 이용 가능하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문명은 흔적을 남기지만, 질문을 남기는 경우는 드물다. 마야문명은 예외다. 이 고대 문명은 웅대한 건축물과 정교한 천문 지식, 고도로 발달한 문자 체계를 남겼지만, 정작 “왜 사라졌는가”라는 가장 근본적인 물음에는 끝내 답하지 않았다. 그래서 마야는 폐허가 아니라, 질문으로 남아 있다. 마야로 가는 여정은 정답을 찾기 위한 여행이 아니다. 오히려 질문을 더 많이 안고 돌아오기 위한 길이다. 마야인들은 누구였으며, 무엇을 믿었고, 어떤 방식으로 세계를 이해했는가. 그리고 왜, 그렇게 찬란했던 문명은 어느 순간 숲 속으로 스며들 듯 사라졌는가. 그 비밀을 캐내려 밀림속으로 들어가 보자. △ 수많은 도시국가와 부족들의 느슨한 집합체 마야 수수께끼의 마야문명. 오늘날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주에서 과테말라, 유카탄반도 전역과 온두라스 일부에 걸쳐 퍼져 있던 중앙아메리카의 고대문명을 가리킨다. 그 기원은 놀랍게도 기원전 2000~3000년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6세기부터 10세기에 이르기까지 중앙아메리카 전역을 무대로 찬란한 전성기를 누렸다. 지금 우리가 만나는 마야의 흔적은 대부분 열대 밀림 속 깊은 곳에 잠들어 있다. 마야인들이 왜 유카탄 반도를 비롯한 열대 우림 지역에 터전을 잡았는지는 아직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마야문명이 단일한 중앙집권 국가가 아니라 수많은 도시국가와 부족들의 느슨한 집합체였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유적 역시 밀림 곳곳에 흩어져 있고, 마야문명을 찾아가는 여정은 자연스레 탐험의 성격을 띤다. 멕시코 치아파스주에 자리한 팔렌케로 향하는 길은 결코 쉽지 않았다. 이 지역은 원주민 중심의 사파티스타 반군이 활동하는 곳으로, 검문과 통제가 유독 삼엄했다. 치아파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꼽히는 산크리스토발을 출발한 버스는 밀림을 따라 이어진 구불구불한 포장도로를 10시간 넘게 달렸다. 밀림 속을 헤집듯 이어지는 도로는 마치 긴 터널을 통과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안락한 좌석에 몸을 맡기고 있었지만, 반복되는 커브는 이내 멀미를 불러왔다. 그러나 그 몽롱함은 단지 도로 사정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수천 년 전, 온갖 의문과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마야의 세계로 향하는 길이었기에, 어둠에 잠긴 밀림길 자체가 블랙홀처럼 강한 흡인력을 지니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팔렌케는 수많은 마야 유적 가운데서도 가장 뛰어난 곳으로 꼽힌다. 이 유적에 대한 소문은 18세기 중엽부터 전해졌지만, 고고학적 가치를 인정받고 세인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그로부터 100여 년이 지난 뒤였다. 이곳을 처음 기록한 이는 현지에 파견돼 있던 아기알 신부였으나, 보다 체계적인 보고서를 남긴 인물은 포병대장 안토니오 델 리오였다. 그의 보고서는 지하 통로와 석조 수도(水道)의 존재를 밝히는 등 의미 있는 내용을 담고 있었지만, 발굴 과정에서 무분별하게 유적을 훼손한 점은 지금까지도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 ‘비명의 신전’ 세계를 놀라게 한 피라미드 구조물 팔렌케가 세계를 놀라게 한 계기는 한 피라미드, 즉 오늘날 ‘비명의 신전’이라 불리는 건축물에서 비롯됐다. 높이 22m, 69단의 급경사 계단을 오르면 마야 특유의 아치 구조를 지닌 신전이 나타난다. 1949년, 멕시코의 고고학자 알베르토 루스는 이 신전 바닥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현재는 수많은 방문객의 발길로 돌계단이 반들반들해졌지만, 발견 당시 계단은 흙과 모래에 완전히 묻혀 있었다. 4년에 걸쳐 이를 제거한 끝에 위장된 왕묘가 모습을 드러냈고, 그 주변에서는 왕을 따라 순장된 여섯 명의 유체가 발견됐다. 더 깊숙한 조사 끝에 막다른 통로 왼편에서 삼각형 모양의 거대한 바위가 확인됐는데, 그것이 바로 왕묘로 들어가는 입구였다. 희미한 조명 아래 이어지는 지하 통로는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끝없이 아래로 이어지는 계단은 가파르고 미끄러워, 자칫하면 이곳에 그대로 묻힐지도 모른다는 긴장감을 안겨줬다. 도굴을 피하기 위해 통로는 지하에서 다시 지하로 이어져 있었다. 그러나 이 음산한 공간은 동시에, 마야 시대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묘한 마력을 품고 있는 듯 느껴졌다. 통로 끝에는 크지 않은 묘실이 자리하고 있었다. 천장은 마야식 아치로 되어 있고, 벽에는 저승의 왕을 묘사한 벽화가 남아 있었으나 희미해 알아보기는 쉽지 않았다. 이곳 석관 안에서 비취 가면을 비롯해 온통 비취로 장식된 파칼 왕의 미이라가 발견됐다. 현재 이 유물들은 멕시코 국립 인류학 박물관에 옮겨져 전시되고 있다. 그러나 세상을 더욱 놀라게 한 것은 석관의 뚜껑이었다. 5톤에 달하는 석판에는 인간과 신, 식물, 마야 문자가 빈틈없이 새겨져 있었고, 그 전체적인 흐름이 마치 우주선 내부를 연상시켰다. 마야의 신관이 우주선을 조종하는 듯 보이는 이 문양은 ‘팔렌케의 우주인설’을 낳으며 마야문명을 한층 더 신비롭게 만들었다. 오늘날 멕시코 유카탄반도를 뒤덮은 열대 숲 아래에는 수백 곳의 마야 유적이 잠들어 있다. 대부분은 밀림 깊숙이 감춰져 접근이 쉽지 않다. 이 가운데 일부만이 정비돼 관광객을 맞고 있는데, ‘우물가의 집’이라는 뜻의 치첸이사와 ‘마법사의 피라미드’로 유명한 욱스말이 대표적이다. 스페인 탐험대가 최초로 목격했다는 툴룸 신전과 캄페체 요새 역시 짙푸른 카리브해를 내려다보는 언덕 위에서 세월의 무상함을 전하고 있다. △ 마야 후기 고전기 건축물이 밀집한 욱스말 광대한 밀림 속에 흩어진 치첸이사 유적군을 한눈에 보기 위해 피라미드 카스티요에 올랐다. 전사의 신전, 천문 관측대, 펠로타 경기장이 정글 속에서 신비롭게 모습을 드러낸다. 그중에서도 작은 길 하나가 눈길을 끈다. 전설의 샘, 세노테로 향하는 길이다. 치첸이사에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곳은 바로 이 ‘성스러운 샘’ 세노테다. 울창한 밀림 한가운데 갑자기 뚫린 거대한 석회암 구멍. 직경 66m, 깊이 20m에 이르는 이 천연 샘을 마야인들은 비의 신이 거처하는 곳으로 믿었다. 가뭄이 들 때마다 여자와 아이들을 산 채로 제물로 바쳤다고 전해진다. 그런 사연 때문인지, 지금도 이곳에는 음산함과 경건함이 동시에 감돈다. 욱스말은 유카탄의 주도 메리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마야 후기 고전기 양식의 건축물이 밀집한 이곳은 치첸이사보다 규모는 작지만, 지형의 기복이 심해 더 많은 체력을 요구한다. 입구에 우뚝 솟은 ‘마법사의 신전’은 계단 경사가 급해 쇠사슬을 잡고 올라야 할 정도다. 난장이가 하룻밤 사이에 지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이 신전 꼭대기에는 기묘한 우상들이 조각돼 있어 묘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마야 문명의 마지막 도시는 과테말라에 속한 티칼이다. 유카탄반도 중앙부에 자리한 이곳은 마야 고전기 문명의 최대 도시로, 17세기 말까지 독립을 유지하며 번영했다. 그러나 1697년 스페인 군대의 침공으로 엘 페텐 호수가 피로 물들 정도의 참혹한 학살이 벌어졌고, 마야 최후의 도시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로써 3700년에 걸친 마야 문명의 긴 여정도 막을 내렸다. 울창한 밀림 위로 솟아오른 티칼의 거대한 피라미드 군은 마야 문명권 전체를 통틀어 가장 빼어난 건축물로 평가된다. 대광장 그란플라사의 1호 신전과 2호 신전의 장대한 모습, 그리고 숲 너머로 우뚝 솟은 4호 신전에서 내려다보는 끝없는 밀림의 파노라마는 마야 답사의 백미라 할 만하다. 그럼에도 마야문명의 실체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 신비로운 문명을 이해할 열쇠는 보다 정확한 신성문자의 해독에 있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고대 마야인들이여, 그대들은 과연 누구였는가. 그리고 어디로 사라진 것인가. 광활한 밀림 위로, 오늘도 천년의 적막만이 흐르고 있다. /글 사진 박하선 작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문> 근로복지공단에서 실시하고 있는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 체불근로자 생계비 대부에 대해 궁금합니다. <답> 네. 임금체불로 인해 생계에 어려움이 있는 근로자에게 저금리로 생계비를 융자해 체불근로자의 생활안정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포항 소재 사업장 근로자로 신청일 이전 1년 동안 1개월분 이상 임금 등 체불된 경우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건설일용근로자는 신청일 이전 180일 이내 30일 이상 고용보험 이력이 있어야 합니다. <문> 운영 기간 및 대부 한도는 어떻게 되나요? <답> 운영은 5월20일 까지이며, 재직자의 경우 대부 한도는 체불임금 범위 내 최대 1500만 원입니다. 퇴직자는 최대 1000만 원을 한도로 최종 3개월 임금과 최종 3년분의 퇴직금 범위내에 신청할 수 있으며, 퇴직 후 6개월 이내에 신청해야 합니다. <문> 대부금리, 보증료 및 상환방법 등은 어떻게 되나요? <답> 3월3일까지 한시적으로 대부금리가 1.5%에서 1%로 인하돼 진행되며, 신용보증 보험료는 연 1%(선공제)입니다. 상환방법은 1년 거치 3년 또는 4년, 2년 거치 3년 또는 4년 분할 상환 중 선택이 가능합니다. <문> 대부 신청방법은 어떻게 되나요? <답> 근로복지넷(http://welfare.comwel.or.kr)에 로그인 후 서비스 신청 ‘체불근로자 생계비 대부’에서 신청(간편인증 가능) 또는 근로복지공단에 직접 방문해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 보다 자세한 내용은 콜센터(1588-0075) 또는 관할 근로복지공단 경영복지부(054-288-5252)로 문의하시면 자세히 안내 받을 수 있습니다. /근로복지공단 포항지사
2026-02-08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신발도 신지 않고 외투도 걸치지 않고 배고프면 먹이를 찾고 때가 되면 짝을 찾고 몸이 시키는 대로 산을 넘고 강을 건너 집을 짓고 알을 낳고 어느 겨울날 재수없이 바퀴에 깔려 피범벅이 되어도 새는 후회하지 않는다 제 살을 파먹으며 아파하지 않는다 …… 시인은 살면서 행한 어떤 일에 대해 후회와 함께 “제 살을 파먹으며 아파하”고 있는 인간이다. 이에 그는 자신의 삶을 극복한 표백으로서 새를 생각한다. 새는 자기 몸밖에 갖지 않은 가난한 존재이지만 자유롭다. “몸이 시키는 대로” 날아다니며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집을 짓고 알을 낳”으며 살아가는 존재. 자유로운 만큼 “바퀴에 깔”릴 위험도 많지만 “후회하지 않”고 “아파하지 않는” 강인한 존재가 새다. <문학평론가>
종을 울리며/ 깊은 밤 기도를 합니다 종소리는 손을 벌리지도/ 뛰지도 않고서/ 방안을 채웁니다 몸도 없이/ 얼굴도 없이/ 먼 곳까지 갑니다 당신에게 갑니다/ 사랑한다는 소리로 속삭입니다 입술도 없이/ 소리가 되어/ 몸도 없이 당신의 몸을 울립니다 깊은 밤/사람의 몸이 울고 있습니다 한밤중에 일어난 일로/ 하늘 가운데서/ 별 하나/ 소리조차 없이/ 온몸이 반짝반짝 빛이 됩니다. … 종소리에 대한 아름다운 시. 외로이 고통 속에 있는 당신에게 종소리가 들린다. 기도와 함께 울리는 그 종소리는 “몸도 없”고 “얼굴도 없이” “방안을 채”우며 “당신에게” 간다. “사랑하는 소리로 속삭”이면서. 하여 “입술도 없”는 종소리는 “몸도 없이 당신의 몸을 울”리고, 당신의 몸은 ‘깊은 밤’에 홀로 “울고 있”게 될 것이다. 하나 이 홀로 우는 울음이야말로 당신의 ‘온몸’을 “반짝반짝” 빛이 되게 하는 것이다. <문학평론가>
2026-02-05
이방인이라고 생각하면 만사형통이다 이방으로 걸으니 차림새가 신경 쓰이지 않는다 이방으로 먹으니 혼자여도 쓸쓸하지 않다 이방인으로 일하니 최저시급도 감지덕지다 이방인으로 기도하니 어느 신이건 상관없다 이방인으로 사랑하니 사랑도 사랑이 아니다 너는 나에게 아무것도 아니고 너도 나에게 아무것도 아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고 아무 말이나 막 하고 살아갈 수 있다 실수를 하면 이방인이 되어 사과하고 범죄를 저지르면 이방인으로 감옥에 간다 (중략) 이방인이니까 이토록 좁고 불편하고 낮은데 비로소 자유롭다 이방인이니까 …. 젊은 시인 김은선의 시. 정식으로 등단하지 않고 시집을 낸 시인이다. 위의 시는 MZ세대의 의식을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이방인으로서 자신을 느끼고 또한 이방인이 되고자 하는 의식. “혼자여도 쓸쓸하지 않”으며 돈에 대한 욕망도 가지지 않고 누구에게도 “아무것도 아”닌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하나 이방인이 가질 수 있는 건 자유로움. 차림새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말을 하나 안 하나 신경 안 써도 되는. <문학평론가>
2026-02-04
마음이 진동해서 걷다가 우뚝 멈춰요 레일 부딪는 소리 들려오고 마음의 지층을 깨뜨리며 열차가 지나가고 있어요 어둠 속 협궤를 달리는 열차, 불 밝힌 객실에 밤 소풍 가는 달뜬 얼굴들 사이 언뜻 보이는 챙 넓은 모자, 증기를 뿜으며 열차가 멈추고 외등 켠 간이역에 내려서는 뒷모습, 끝내 돌아서지 않는 당신을 내버려 두고 다음 지층을 향해 기적 소리 울리며 열차는 달려가고 있어요 몰래 돌아보면 호박꽃 얼굴로 당신이 노랗게 웃고 있어요 ….. 마음엔 지층이 있다. 지층 밑에는 몰래 숨겨둔 기억들이나 열망이 있다. 위의 시에 따르면 마음의 지층을 깨뜨리는 것은 ‘협궤열차’다. ‘당신’과 관련된 협궤열차에 대한 기억이 있기에. ‘당신’은 협궤열차에서 내려 “끝내 돌아서지 않”은 이다. 시인이 몰래 사랑한 사람일까. 그런데 ‘다음 지층’이 있다. “호박꽃 얼굴로” “노랗게 웃고 있”는 당신에 대한 기억. 마음의 협궤열차는 ‘당신’에 대한 기억의 힘으로 달린다. <문학평론가>
2026-02-03